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무기 로비스트' 린다 김 씨를 면회하려 했던 사실이 SBS 취재결과 확인됐다. 최순실 씨가 우리 군의 7조 원대 차기 전투기 사업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비롯해 일련의 '안보농단' 의혹에 대해서도 특검팀이 수사의 칼을 빼든 정황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차기 전투기로 선정된 'F-35'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를 제조하는 미국 록히드마틴사를 위해서 로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진 린다 김 씨(한국 이름 김귀옥)는 지난해 12월, 필로폰 투약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대전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30일, 특검팀의 핵심 수사 관계자(변호사)를 대전교도소로 보내 린다 김과 접견을 시도했다.
특검팀 핵심 관계자는 오후 3시 넘어 대전교도소에 정식으로 린다 김 씨와의 면회를 요청했다. 교도소 측은 이 관계자의 접견 의사를 린다 김 씨에게 알렸지만, 린다 김 씨가 면회를 완강하게 거부하면서 접견은 성사되지 않았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특검팀 관계자가 린다 김을 여러 차례 설득해달라고 교도소 측에 요청한 뒤, 장시간 기다렸지만 린다 김이 원치않는 이상, 아직은 강제할 방법이 없어 접견은 일단 성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 특검의 다음 타겟은 '방산비리 의혹'?
최순실 씨가 차기 전투기 사업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이번 사태 초기부터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11일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긴급현안질문에서 "린다 김 씨와 정윤회 씨(최순실 씨 전 남편)가 록히드마틴 측과 함께 만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따져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하자, 안 의원은 "록히드마틴과 최순실 씨가 만난 것도 모르느냐"고 재차 질문했다. 최 씨가 우리 군의 록히드마틴과의 무기거래에 개입한 게 아니냐는 방산업계 안팎의 의혹을 장관에게 물었던 것이다.
특검팀 핵심 관계자가 린다 김 씨와 접견하려한 지난해 12월 30일은 특검이 '삼성물산 합병 의혹',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등과 관련해 사건 관련자들을 잇따라 소환하던 날이다. 두 줄기의 큰 수사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과정에서 핵심 관계자를 대전교도소까지 내려보낸 것은 특검팀이 '최순실 씨의 무기거래 개입 의혹'을 차기 수사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오늘(12일) 피의자로 소환했고,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를 받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양대 수사가 궤도에 올랐다는 점에서 특검이 새로운 수사에 나선 걸로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 갑작스런 F-X 기종 변경 배후 드러날까
정치권에선 F-X(차세대전투기사업)를 비롯해 최순실 씨가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구체적인 사업명까지 거론되고 있다. 최 씨가 글로벌 방위산업 업체의 일을 대행해주는 국내 에이전트 쪽과 접촉해 동업을 제의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014년 3월에 이뤄진 F-X 최종 기종은 선정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당초 F-X의 최종 기종으로 선정이 유력했던 기종은 록히드마틴 F-35A가 아닌 보잉의 F-15SE이었다. 가격 입찰 결과에서 F-15SE는 정부가 계획한 사업비 8조 3천억 원을 충족시켰고, 핵심기술 이전도 약속했다. 그런데 결과가 갑작스럽게 뒤집혔다.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김관진 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방위사업추진위는 'F-15SE 차기 전투기 선정안'을 부결시키고, 대신 록히드마틴사 F-35A를 최종 기종으로 선정했다.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이 회의에서 "정무적으로 판단해야겠다"는 발언과 함께 부결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주무부처 장관이 어쩔 수 없는 '정무적 판단'은 결국 장관의 윗선이라는 것인데, 그 윗선은 결국 대통령이 가능성이 높다면, 최순실 씨가 수조 원대 무기거래에도 개입한 것 아니었겠느냐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특히 F-X 사업 선정 과정에서 최 씨가 직접 경쟁업체 고위관계자들에게 전화를 했다는 증언도 있다.
● 특검 관계자는 린다 김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떠났다
'최순실-린다 김의 방위사업 개입 의혹'에 대해 국방부는 전면 부인하고 있다. 록히트마틴도 “최순실 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공식 해명했다. 차세대 전투기 사업과 관련해 린다 김과도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방위사업은 다른 분야와 달리 수 조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때문에 의사 결정 과정에서 정부 최고위층이 관여될 수 밖에 없다. 또, 이에 따른 커미션도 수백억 원에 달한다는 설이 방산업계에선 정설처럼 떠돈다. 최순실 씨와 록히드마틴, 그리고 린다 김 씨. 이들의 커넥션 의혹은 사실일까.
특검 관계자의 '린다 김 면회 시도'에 대해 사정기관 관계자는 “특검팀이 체포영장 집행을 통한 소환과 같은 압박이 아닌 회유의 방법으로 린다 김의 진술을 끌어내려하고 있다”며 “대전교도소 접견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특검 관계자는 린다 김이 접견을 거부하자, “마음이 바뀌면 꼭 연락을 달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차기 전투기로 선정된 'F-35'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를 제조하는 미국 록히드마틴사를 위해서 로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진 린다 김 씨(한국 이름 김귀옥)는 지난해 12월, 필로폰 투약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대전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30일, 특검팀의 핵심 수사 관계자(변호사)를 대전교도소로 보내 린다 김과 접견을 시도했다.
특검팀 핵심 관계자는 오후 3시 넘어 대전교도소에 정식으로 린다 김 씨와의 면회를 요청했다. 교도소 측은 이 관계자의 접견 의사를 린다 김 씨에게 알렸지만, 린다 김 씨가 면회를 완강하게 거부하면서 접견은 성사되지 않았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특검팀 관계자가 린다 김을 여러 차례 설득해달라고 교도소 측에 요청한 뒤, 장시간 기다렸지만 린다 김이 원치않는 이상, 아직은 강제할 방법이 없어 접견은 일단 성사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 특검의 다음 타겟은 '방산비리 의혹'?
최순실 씨가 차기 전투기 사업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이번 사태 초기부터 제기됐다. 지난해 11월 11일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최순실 게이트 긴급현안질문에서 "린다 김 씨와 정윤회 씨(최순실 씨 전 남편)가 록히드마틴 측과 함께 만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따져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하자, 안 의원은 "록히드마틴과 최순실 씨가 만난 것도 모르느냐"고 재차 질문했다. 최 씨가 우리 군의 록히드마틴과의 무기거래에 개입한 게 아니냐는 방산업계 안팎의 의혹을 장관에게 물었던 것이다.
특검팀 핵심 관계자가 린다 김 씨와 접견하려한 지난해 12월 30일은 특검이 '삼성물산 합병 의혹',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등과 관련해 사건 관련자들을 잇따라 소환하던 날이다. 두 줄기의 큰 수사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과정에서 핵심 관계자를 대전교도소까지 내려보낸 것은 특검팀이 '최순실 씨의 무기거래 개입 의혹'을 차기 수사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오늘(12일) 피의자로 소환했고,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를 받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양대 수사가 궤도에 올랐다는 점에서 특검이 새로운 수사에 나선 걸로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 갑작스런 F-X 기종 변경 배후 드러날까
정치권에선 F-X(차세대전투기사업)를 비롯해 최순실 씨가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구체적인 사업명까지 거론되고 있다. 최 씨가 글로벌 방위산업 업체의 일을 대행해주는 국내 에이전트 쪽과 접촉해 동업을 제의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014년 3월에 이뤄진 F-X 최종 기종은 선정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당초 F-X의 최종 기종으로 선정이 유력했던 기종은 록히드마틴 F-35A가 아닌 보잉의 F-15SE이었다. 가격 입찰 결과에서 F-15SE는 정부가 계획한 사업비 8조 3천억 원을 충족시켰고, 핵심기술 이전도 약속했다. 그런데 결과가 갑작스럽게 뒤집혔다.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김관진 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방위사업추진위는 'F-15SE 차기 전투기 선정안'을 부결시키고, 대신 록히드마틴사 F-35A를 최종 기종으로 선정했다.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이 회의에서 "정무적으로 판단해야겠다"는 발언과 함께 부결 결정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주무부처 장관이 어쩔 수 없는 '정무적 판단'은 결국 장관의 윗선이라는 것인데, 그 윗선은 결국 대통령이 가능성이 높다면, 최순실 씨가 수조 원대 무기거래에도 개입한 것 아니었겠느냐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특히 F-X 사업 선정 과정에서 최 씨가 직접 경쟁업체 고위관계자들에게 전화를 했다는 증언도 있다.
● 특검 관계자는 린다 김에게 메시지를 남기고 떠났다
'최순실-린다 김의 방위사업 개입 의혹'에 대해 국방부는 전면 부인하고 있다. 록히트마틴도 “최순실 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공식 해명했다. 차세대 전투기 사업과 관련해 린다 김과도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방위사업은 다른 분야와 달리 수 조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때문에 의사 결정 과정에서 정부 최고위층이 관여될 수 밖에 없다. 또, 이에 따른 커미션도 수백억 원에 달한다는 설이 방산업계에선 정설처럼 떠돈다. 최순실 씨와 록히드마틴, 그리고 린다 김 씨. 이들의 커넥션 의혹은 사실일까.
특검 관계자의 '린다 김 면회 시도'에 대해 사정기관 관계자는 “특검팀이 체포영장 집행을 통한 소환과 같은 압박이 아닌 회유의 방법으로 린다 김의 진술을 끌어내려하고 있다”며 “대전교도소 접견도 그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특검 관계자는 린다 김이 접견을 거부하자, “마음이 바뀌면 꼭 연락을 달라”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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