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사병중 상당수는 아직도 1인 침대가 아니라 수십명이 하나의 침상에서 잠을 자고 있다. 국군 병사 전원이 1인용 침대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10년간 6조8000억원의 세금을 투입해 ‘내무반(병영생활관) 현대화’ 사업을 추진했지만 육군에서 사업이 20~30%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2조6000억원의 예산을 더 달라고 요구했던 것이다. 사병에게 1인용 침대를 들여놓는데 무려 10조원이 소요된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10조원이면 개당 40만원짜리 침대를 2500만명에게 지급할 수 있는 돈이다. 우리 군장병은 60만명 수준이다. 침대 뿐 아니라 내무반 개조공사에 추가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해도 석연치 않다.
지난해 재정적자가 38조원, 국가부채는 1284조원에 달했다고 기획재정부가 5일 발표했다. 박근혜 정부가 취임초 약속한 ‘건전한 재정’은 허언이 된지 오래다. 나라빚이 늘어나는데는 예산을 허투루 쓰는 사례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방부문에서는 불합리한 지출이나 비리사건이 적지 않아 국민의 신뢰를 금가게 하고 있다. 나라살림의 기강을 잡기 위해 ‘사병 내무반 현대화’에 들어간 예산이 제대로 쓰였는지, 딴데로 새지 않았는지 반드시 검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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