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 정치적 중심인 광주에서 희한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당을 만든 정치인들이 20대 총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당 바람은 전남은 물론이고 이웃인 전북 일부 지역까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총선 기간에 드러났듯이 국민의당은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책이나 후보들의 면면이 크게 다르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이 새누리당과 함께 기득권정당의 축을 이루고 있으므로 그것을 깨뜨려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당의 주된 구호이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더불어민주당이 ‘친노패권주의’에 지배당해 왔다고 주장하면서 그것을 청산해야 한다고 외친다. 그런데 얄궂은 것은 문재인이 대표로 ‘영입’한 김종인이 국민의당이나 권력언론(조선·중앙·동아일보 등과 종편)이 끈질기게 밀고나가는 프레임, 곧 ‘친노 청산’과 ‘문재인 배제’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종인이 주도하는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단순히 ‘친노’라는 주홍글씨를 찍어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요직을 맡은 인물들이나 재야운동권 출신 사람들을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정무적 판단’에 따라 공천에서 탈락시키는가 하면, 문재인이 광주를 방문하겠다는 것조차 ‘선거전략’에 따라 ‘금지’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현재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들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직전 당대표이던 문재인에게 김종인이 ‘정치적 금족령’을 내리는 것은 부당하기 짝이 없다.
2002년의 16대 대통령선거에서 호남 유권자들이 90%를 넘는 지지를 민주당 후보 노무현에게 보낸 것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밀 대북 송금’에 대한 특검, 노무현 자신과 측근들이 호남을 경시하는 듯한 언행을 보인 일 등이 ‘친노세력’에 대한 서운함과 반감을 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청와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도 거기서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런데도 호남인들은 2012년 대선에서 그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이명박에 이어 박근혜가 민주주의와는 거꾸로 가는 정권을 세우는 것을 저지하겠다는 열망의 표현이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문재인은 새누리당과 권력언론이나 국민의당, 심지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자신을 호남이 가장 기피하고 혐오하는 정치인으로 몰아붙이는 상황에서 당당하게 광주를 찾아가서 “노무현 정권의 핵심으로서, 더불어민주당의 대표로서 광주의 5·18 정신을 바르게 실천하지 못한 점이 있거나 호남인들을 소홀히 대한 적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문재인은 2012년 12월 19일 대선 개표가 절반도 진행되기 전에 부정선거의 증거들이 여기저기서 드러나는데도 고분고분하게 ‘패배 선언’을 했던 것처럼 이번 총선 기간에도 어정쩡한 행보로 일관했다. 새시대전략연구소장 유창오는 4월 6일자 오마이뉴스에 올린 글(‘문재인이 광주 못 간다니, 더민주 60년에 해괴한 일’)에서 “호남 출신이 80%나 되는 권리당원들이 직전 당대표로 선출한 문재인”이 호남에 가지 못하는 현실을 비판하면서 다음과 같이 권고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당연히 호남에 가야 한다. 회피하면 안 된다. 그것이 논란이 되는 상황 자체가 비정상적인 상황이며, 잘못된 프레임에 갇힌 결과일 뿐이다. 국민들에게, 특히 호남 사람들에게 더민주는 ‘문재인의 당’이다. 호남에게 표를 달라고 하면서, 문재인 전 대표가 선거 기간에 코빼기도 비치지 않으면 자멸할 뿐이다. 지금 호남의 서운함과 의구심을 풀어주고, 정권교체에 나서줄 것을 설득할 사람은 문재인 전 대표뿐이다.”
내년 12월에 치러질 19대 대선에 문재인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서게 될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현재로서는 내리기가 쉽지 않다. 그가 설령 후보가 된다 하더라도 지금보다 강력한 정치적 지도력을 보이지 못하는 채 ‘인간성은 좋다’는 평가만으로 관권의 지원과 권력언론의 옹호를 받는 새누리당 후보를 누를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문재인은 아무런 정치적 계산도 하지 말고, 김종인을 비롯한 더민주 ‘현재 권력’의 금족령에 아랑곳하지 않고 광주에 가야 한다. 1980년 5월의 광주민중항쟁 이래 언제나 진취적 정치의식을 선도해온 그곳 주민들에게 ‘광주정신’을 되살리는 데 헌신하겠다는 약속을 굳게 할 의무가 그에게 있다. “국민의당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게 표를 달라”고 호소하는 일은 실효가 별로 없을 것이다. 다만 총선이 며칠밖에 남지 않은 지금 그가 호남 대중을 향해 겸허한 자세로 호소해야 할 것은 이런 내용이 아닐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수도권에서만이라도 후보 단일화를 이루어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 확보를 저지하고, 최악의 경우 박근혜 정권의 장기집권을 위한 개헌을 막을 수 있도록 호남에서 강력한 운동을 일으켜 주기 바란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더불어민주당이 ‘친노패권주의’에 지배당해 왔다고 주장하면서 그것을 청산해야 한다고 외친다. 그런데 얄궂은 것은 문재인이 대표로 ‘영입’한 김종인이 국민의당이나 권력언론(조선·중앙·동아일보 등과 종편)이 끈질기게 밀고나가는 프레임, 곧 ‘친노 청산’과 ‘문재인 배제’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종인이 주도하는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단순히 ‘친노’라는 주홍글씨를 찍어 과거 노무현 정부에서 요직을 맡은 인물들이나 재야운동권 출신 사람들을 합리적인 이유도 없이 ‘정무적 판단’에 따라 공천에서 탈락시키는가 하면, 문재인이 광주를 방문하겠다는 것조차 ‘선거전략’에 따라 ‘금지’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현재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들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직전 당대표이던 문재인에게 김종인이 ‘정치적 금족령’을 내리는 것은 부당하기 짝이 없다.
2002년의 16대 대통령선거에서 호남 유권자들이 90%를 넘는 지지를 민주당 후보 노무현에게 보낸 것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밀 대북 송금’에 대한 특검, 노무현 자신과 측근들이 호남을 경시하는 듯한 언행을 보인 일 등이 ‘친노세력’에 대한 서운함과 반감을 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청와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지낸 문재인도 거기서 예외일 수는 없다. 그런데도 호남인들은 2012년 대선에서 그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이명박에 이어 박근혜가 민주주의와는 거꾸로 가는 정권을 세우는 것을 저지하겠다는 열망의 표현이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문재인은 새누리당과 권력언론이나 국민의당, 심지어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자신을 호남이 가장 기피하고 혐오하는 정치인으로 몰아붙이는 상황에서 당당하게 광주를 찾아가서 “노무현 정권의 핵심으로서, 더불어민주당의 대표로서 광주의 5·18 정신을 바르게 실천하지 못한 점이 있거나 호남인들을 소홀히 대한 적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문재인은 2012년 12월 19일 대선 개표가 절반도 진행되기 전에 부정선거의 증거들이 여기저기서 드러나는데도 고분고분하게 ‘패배 선언’을 했던 것처럼 이번 총선 기간에도 어정쩡한 행보로 일관했다. 새시대전략연구소장 유창오는 4월 6일자 오마이뉴스에 올린 글(‘문재인이 광주 못 간다니, 더민주 60년에 해괴한 일’)에서 “호남 출신이 80%나 되는 권리당원들이 직전 당대표로 선출한 문재인”이 호남에 가지 못하는 현실을 비판하면서 다음과 같이 권고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당연히 호남에 가야 한다. 회피하면 안 된다. 그것이 논란이 되는 상황 자체가 비정상적인 상황이며, 잘못된 프레임에 갇힌 결과일 뿐이다. 국민들에게, 특히 호남 사람들에게 더민주는 ‘문재인의 당’이다. 호남에게 표를 달라고 하면서, 문재인 전 대표가 선거 기간에 코빼기도 비치지 않으면 자멸할 뿐이다. 지금 호남의 서운함과 의구심을 풀어주고, 정권교체에 나서줄 것을 설득할 사람은 문재인 전 대표뿐이다.”
내년 12월에 치러질 19대 대선에 문재인이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서게 될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현재로서는 내리기가 쉽지 않다. 그가 설령 후보가 된다 하더라도 지금보다 강력한 정치적 지도력을 보이지 못하는 채 ‘인간성은 좋다’는 평가만으로 관권의 지원과 권력언론의 옹호를 받는 새누리당 후보를 누를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문재인은 아무런 정치적 계산도 하지 말고, 김종인을 비롯한 더민주 ‘현재 권력’의 금족령에 아랑곳하지 않고 광주에 가야 한다. 1980년 5월의 광주민중항쟁 이래 언제나 진취적 정치의식을 선도해온 그곳 주민들에게 ‘광주정신’을 되살리는 데 헌신하겠다는 약속을 굳게 할 의무가 그에게 있다. “국민의당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에게 표를 달라”고 호소하는 일은 실효가 별로 없을 것이다. 다만 총선이 며칠밖에 남지 않은 지금 그가 호남 대중을 향해 겸허한 자세로 호소해야 할 것은 이런 내용이 아닐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수도권에서만이라도 후보 단일화를 이루어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 확보를 저지하고, 최악의 경우 박근혜 정권의 장기집권을 위한 개헌을 막을 수 있도록 호남에서 강력한 운동을 일으켜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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