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방송은 1월 6일 12시 30분 특별 중대보도를 통해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결심에 따라 주체105(2016)년 1월6일 10시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방송의 보도가 있기 전인 10시 30분 유럽지중해지진센터와 미국지질조사국, 한국 기상청 등은 북한에서 규모 4.3~5.1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의 수소폭탄 발표가 있자, 한국은 긴급안전보장회의를 개최했습니다. 국방부는 대북경계태세를 격상했고, 이순진 합참의장은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과 전화통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종편은 격양된 목소리로 마치 당장에라도 전쟁이 벌어질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국민들은 이런 언론의 보도에 공포를 느꼈습니다. 그런데 과연 언론과 정부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믿어야 할까요?
‘북한의 수소폭탄 발표, 진짜 수소폭탄일까?’
우리가 핵폭탄의 위력을 kt이라고 하는데 TNT폭탄 1000t를 의미합니다. 원자폭탄은 10~20kt이고 수소폭탄은 1Mt(메가톤)으로 TNT 폭탄 100만t의 위력을 갖습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당시의 위력을 전문가들은 6kt~10kt로 보고 있습니다. 4차 핵실험도 비슷한 수준으로 본다면 수소폭탄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정말 근접했다고 해도 증폭핵분열탄에 가깝다고 봐야 합니다.
만약 북한이 진짜 수소폭탄 실험이 성공했다면 방사능의 여파가 감지됐어야 합니다. 실제로 소련의 수소폭탄 ‘차르 붐바’ 때는 100km 밖에 있는 사람도 3도 화상을 입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수소폭탄의 성공은 김정은의 말에 억지로 갖다 붙인 핵실험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5년 12월에 수소폭탄을 언급한 김정은’
북한이 수소폭탄을 언급한 것은 지난 12월 10일이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수소폭탄을 직접 언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평천혁명사적지(1945년 김일성이 북한의 첫 병기공장을 세운 것을 기념)를 시찰하면서 “우리 수령님(김일성 주석)께서 이곳에서 울리신 역사의 총성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 조국은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의 존엄을 굳건히 지킬 자위의 핵탄, 수소탄(수소폭탄)의 거대한 폭음을 울릴 수 있는 강대한 핵보유국으로 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이 핵폭탄 보유 사실을 언급한 적은 몇 번 있지만, 직접 수소폭탄을 말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북한이 불과 25일 만에 수소폭탄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이유가 김정은의 말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면, 이번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을 무조건 믿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한 전략 로켓을 언급하는 등 수소폭탄을 개발 중이었다는 정황은 수차례 있었습니다. 결국 당장은 수소폭탄이 없다고 봐야 하겠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수소폭탄을 개발할 것임을 분명합니다.
‘안보 무능 박근혜 정권, 국내 정치에 이용’
북한이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회정보위는 국정원으로부터 구두 보고를 받았습니다. 밤 10시, 주호영 정보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이전 핵실험을 하면서 다음번 핵실험까지 노출이 안 되게 준비했다. 버튼만 누르면 되는 정도로 준비했기 때문에 (국정원도 사전에) 특이 동향을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했습니다.
수소폭탄이 진짜 성공했다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초래됩니다. 그렇다면 국정원은 김정은의 12월 수소폭탄 언급 때부터 진위 여부와 이후 어떠한 핵실험이 강행될 것인지 예상하거나 대처했어야 합니다. 별거 아니고, 다른 정보기관도 몰랐는데 왜 국정원을 비판하느냐고 한다면 이렇게 반문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왜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권에서는 모든 정쟁을 멈추라’는 말을 했습니까?
정치권에서 모든 정쟁을 멈추라는 말은 정말 위기 상황일 때 국회 해산까지도 할 수 있다고 확대하여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설마 그럴 일은 없겠지만, 워낙 종잡을 수 없는 정권이라 현실로 될까 두렵기도 합니다.
정쟁을 멈추라는 말은 그동안 청와대가 국회를 압박해 왔던 노동개혁 등의 악법을 조속히 처리할 수 있는 빌미가 될 수가 있습니다. 지금 북한은 수소폭탄에 성공했고 나라가 위기인데 너희가 왜 빨리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느냐는 형태가 될 것입니다.
북한에 매번 끌려가면서 안보도 외교도 실패하는 안보 무능 정권의 모습도 답답하지만, 기회는 이때다 싶어 정치권을 압박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행태도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북한의 수소폭탄이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건이라면 왜 사전에 알지 못했는지를 물어 국정원장과 국방부 장관을 해임해야 합니다.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고 대국민특별 기자회견을 하시기 바랍니다. (서로 짜고 치는 기자회견 말고 생방송으로)
국민이 불안에 떠는 틈을 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기회라고 생각하며 웃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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