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이 기가막혀 [불타는감자 #34]
긴 출장을 다녀온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출장에 앞서 국무회의를 주재했습니다. “대통령은 한참 외교에 온 힘을 쏟고 있는데, 광화문에서 대체 그게 뭐 하는 짓이냐!” 뭐, 이런 신경질이 느껴집니다. 시위대는 졸지에 테러단체 조직원 취급을 받았습니다. 야당은 나라 지키는데 꼭 필요한 법안을 14년 동안이나 가로막고 있는 몹쓸 집단으로 매도됐습니다. “이러고도 정부 탓 할래?” 야단맞는 기분입니다. 때맞춰 ‘밀덕’(밀리터리 덕후)스러운 이주노동자 1명 붙잡아 놓고, 경찰은 테러단체 일망타진이라도 한 것처럼 호들갑입니다. 아~,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기가 무섭게 복면시위 금지법안을 마련해 내놓는 여당의원들의 근면한 모습이라니! 〈불타는 감자〉가 테러방지법과 복면시위 금지법의 정치학을 조목조목 파헤쳤습니다. 결론? “국정원은 헛힘 쓰지 말고, 생업에나 전념하라!”
최근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제국의 위안부〉를 쓴 박유하 세종대 교수 문제도 짚어봤습니다. 박 교수의 견해엔 동의할 수 없지만, 〈불타는 감자〉는 그에 대한 평가를 검찰과 법원에 맡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제의 쌀 수탈을 ‘수출’이라고, 쿠데타를 ‘혁명’이라고 우긴다고 형사처벌 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채택율이 0으로 수렴했던, 교학사가 펴낸 역사교과서의 운명을 따르게 하면 그만입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나서 그렇게 만들어줄 것이라는, 그런 기운이 옵니다.
기온은 뚝 떨어졌지만, 불타는 금요일은 어김없이 돌아왔습니다. 감자도 불타고 있습니다. 불타는 금요일에는 〈불타는 감자〉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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