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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February 21, 2016

더불어민주당의 김현종 영입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이번 글에서 김상곤 위원장이 영입한 김종현에 대해 다루고, 내일은 문재인 전 대표가 김종인 위원장을 선택한 것에 대해 글로 올리겠습니다. 물론 제가 문재인의 마음 속까지 들여다볼 수 없는 것이라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은 미리 말해둡니다. 오늘은 진보진영의 엄청난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미FTA를 실질적으로 이끌었던 김현종의 영입이 진보진영을 향한 또 한 번의 엿먹이기 아닌가 하는 얘기들이 많은 것 같아 그런 것이 아님을 밝히고자 합니다. 


먼저 노무현 대통령이 김현종을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임명해 한미FTA를 체결한 것에 필자도 반대를 했었습니다. 그때는 저의 공부가 매우 부족할 때여서, 충분히 예상되는 노동자와 농민들의 피해를 받아들일 수 없어 반대했었습니다. 한미FTA가 수출 위주의 경제구조를 생각하면 한국에 더 유리하지만, 이익이 늘어난 쪽에서 피해를 보는 쪽으로 이익이 이전되는 것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반대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다릅니다. 미국에 대한 지식이 축적되고, 형과 동생은 물론 많은 친척과 지인들(그 중에는 형님처럼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들이 상당수에 이르고, 골드만삭스에서 일하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의 경제팀으로 참여한 적이 있었던 사촌도 있습니다)로부터 미국의 현실에 대해 듣게 되면서, 최소한 지금까지는 중기 수준에서도 한미FTA가 유리한 협정(이명박근혜 정부 체결한 한-EU FTA는 손해)이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통상교섭본부장으로 한미FTA 협상을 총괄했던 김현종은 전 세계적으로 자기들만의 리그를 구축해 국경없는 이익을 공유하는 주류 통상교섭관료(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된 김종훈처럼)가 아니었기 때문에, 협상의 결과가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으면 그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비주류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실력에 비해 불이익을 받고 있던 그를 본부장으로 임명한 것은 신의 한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현종은 노통으로부터 국익에 반하면 협상을 중단해도 된다는 전권까지 받았기 때문에, 미국의 내수기업과 노조들이 격렬하게 반대할 정도로 좋은 결과를 끌어낼 수 있었습니다. 한미FTA가 가동된 이후의 통계를 따지면 제조업이 파탄난 미국보다 한국의 이익이 더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정 분야를 빼면 미국의 제조업은 지금도 한국 제조업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으니 한국의 이익이 더욱 큰 것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에 생겼습니다. 이명박이 대통령에 오르자마자 나성린(당시 한나라당 의원) 등을 앞세워 한미FTA로 이익을 본 분야에 세금을 부과해 손해를 본 분야에 보존해주기는커녕 정반대로 나갔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한미FTA의 이익을 재벌이 독점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고, 피해는 노동자와 농민이 뒤집어쓰도록 만들었습니다. 이것 때문에 한미FTA가 (최소한 지금까지는) 한국에 유리했음에도 참여정부가 죽일 놈들로 전락했습니다.





월가의 탐욕이 만들어낸 글로벌 금융위기로 사회경제적 약자들을 위한 임금 인상과 복지의 확대가 절실함에도 이명박은 역주행은 이것에서만 끝나지 않았습니다. 부의 재분배 기능을 가진 착한 세제이자 조세 정의의 모범이었던 종부세를 나성린(당시 한나라당 의원) 등을 앞세워 무력화시켰고, 법인세 인하와 부자감세를 강행해 불평등을 극대화시켰습니다. 


세월호참사의 근원인 규제 완화, 최저임금을 동결하고 대졸자 초봉을 삭감하고 직원들의 연봉을 동결하고, '창조컨설팅'처럼 노조 파괴를 전문으로 하는 용역업체들을 동원해 노조를 무력화시킴으로써 하위 99%를 헬조선으로 몰아넣은 기초공사를 완성시켰습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와 '747공약'이라는 역대급 대국민사기에 놀아난 유권자들이 이명박에에 몰표를 주었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박근혜의 대국민사기는 이명박을 능가했으니 헬조선의 도래는 당연한 일이다. 이 둘에게 표를 준 유권자는 또다시 새누리당 후보에게 표를 줄 것이다).


김현종이 삼성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비난받아 마땅한 일이었지만, 그 역시 통상교섭관료로서 이명박 정부에서 살아남을 방법이 없었음을 감안하면 그에게 퍼부어진 비난은 과도했다 할 수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통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서 한국에 유리하게 맺은 한미FTA를 이용해 최대한의 이익을 거둘 수 있도록 삼성전자에서 일하는 것도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제가 언제나 주장하듯이 문제의 근원은 법인세 인상과 부자증세만 나오면 입에 거품을 물고 반대하는 새누리당에 있습니다. 이들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한, 한미FTA를 통해 걷어들인 이익을 손실보존으로 사용할 수 없으며, 종부세의 무력화로 대표되는 부의 불평등은 더욱 강화될 뿐입니다. 김현종이 한미FTA를 체결할 때 우리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한 것은 칭찬받을 일이지 비난받을 일이 아닙니다. 





정말로 비난받아야 할 자들은 이명박근혜 정부와 친일수구세력의 해방구인 새누리당과 김현종 다음에 통상교섭본부장이 돼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주도한 김종훈 새누리당 의원과 민동석 같은 주류 통상교섭관료들이지 노무현과 참여정부, 김현종 등이 아닙니다. 먼 훗날에 한미FTA의 대차대조표가 한국에 불리해지면 그때는 근원을 제공한 노무현과 참여정부, 김현종 등을 욕해도 됩니다.  


삼성전자에 오래 머무르지 않았던 김현종이 새누리당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것은 이 모든 것을 고려할 때 잘된 영입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병기의 영입이 최악으로 전락한 국정원을 견제하는 장치가 됐고, 조응천의 영입이 청와대 환관들의 정치조작을 예방하는 장치가 됐듯이, 수많은 사람들을 현혹시킨 김종훈과 통상관료들의 사실왜곡과 궤변들도 김현종의 영입으로 불가능해졌습니다.   


많은 진보정당이 비판하는 것처럼, 한미FTA가 정말로 매국행위였는지, 이익을 본 분야에서 손해를 본 분야로 피해를 보존해주지 않은 것이 참여정부인지 이명박근혜 정부인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이런 면에서 김현종은 참여정부의 입장에서 김종훈을 앞세운 새누리당의 대국민사기에 가장 완벽한 대응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인물입니다. 김상곤 위원장이 영입한 김현종은 더불어민주당에 마이너스가 아니라 플러스로 작용할 것이며,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게 쏟아진 지난 6년 간의 엄청난 비난과 저주들이 정확한 대상을 찾아갈 수 있도록 만들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6년 동안 단 한 번도 자신의 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었습니다. 죽은 자는 말할 수 없기 때문에, 이명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 조중동과 쓰레기들의 악질적이고 파렴치한 비난에 반박할 수 없었습니다. 김현종은 문재인과 김종인 체제를 통틀어 더불어민주당이 영입한 인사 중에 친노가 아닌 최초의 참여정부 출신입니다. 노무현과 참여정부 인사들을 옥죄었던 친일수구세력의 봉인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김현종의 영입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정동영의 국민의당 입당에 맞춘 문재인의 트위처럼, 이제는 가득한 안개가 걷혔으니 거대한 반격의 나팔이 울려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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