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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November 19, 2011

정국의 핵 ‘내곡동 땅’ 이명박을 삼킨다

정국의 핵 ‘내곡동 땅’ 이명박을 삼킨다(서프라이즈 / 부천사람사는세상 / 2011-11-19)

말 많았던 내곡동 땅의 지휘자가 이명박이라는 결정적 증언이 나왔다. 전 청와대 경호실장 김종인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명박이 내곡동 부지를 직접 둘러봤고 승인해서 부지를 매입했다’고 말했다. 내곡동 땅과 관련된 기획, 결정, 승인 그 모두가 이명박에게서 나왔다는 증언이다. 이 발언의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제 죽은 이슈였던 내곡동 땅 문제가 이명박 집권 말년 ‘정국의 핵’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신동아 12월호 표지

내곡동 땅과 관련해 두 가지를 짚고 넘어간다.

먼저 이명박은 국민을 기만했다. 내곡동 땅과 관련해 여론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을 때까지 이명박과 그의 청와대는 ‘대통령은 무관한 일’이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진실이 밝혀진 지금 그러한 태도는 국민에 대한 예의가 없는 파렴치한 행위였다. 이명박 정권은 확인사살도 했다. 지난 10월 17일 이명박과 면담을 하고 나온 홍준표가 기자회견에서 ‘내곡동 사저 문제는 대통령은 개입하지 않고 아들과 경호처 간의 일로 보면 되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 것이다. 이명박이 내곡동 땅 구입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여당 대표 입을 빌려서 전달한 것이다.

이뿐 아니었다. 같은 날 청와대는 서면 브리핑을 통해 ‘본의 아니게 사저 문제로 많은 사람들 걱정을 끼치게 되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이명박의 말을 전했다. 덧붙여 ‘사저 문제는 대통령실장을 중심으로 빠른 시간 내에 전면 재검토해서 결론을 내려달라’는 대통령 지시사항까지 소개했다. 청와대 브리핑에 등장하는 이명박은 마치 자신과는 무관한 현안 이슈에 대해 중립적인 업무 지시를 내리는 지도자의 모습으로 전달되고 있다.

전 경호처장 김인종의 발언으로 진실을 알게 된 이 시점, 상식을 가진 국민이라면 혼란을 느끼게 된다. 도대체 이명박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내곡동 땅에 대한 이명박의 태도는 ‘사기’에 해당한다. 자신이 기획하고, 승인한 땅이 문제가 된 상황에서 국민의 분노에 ‘나는 무관한 일’로 넘어간 것은 우롱, 사기 이외에는 해석의 여지가 없다. 과연 국민을 기만하고 우롱한 그와 같은 자세로 국정을 이끌 수 있을지 대단히 의문이다. 그리고 미국에서 했던 ‘한국은 원래 시끄러운 나라’라는 말과 태도는 또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이명박이 기획하고 지휘했는데 이시형이 구입했다?

두 번째로 짚고 넘어갈 문제는 그 거래의 불법성 여부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수많은 언론에서 이미 다룬 바 있지만 그때에는 기획 및 승인이 이명박이라는 사실이 확인되기 전이었었다.

그 모든 불법적인 거래도 이명박의 승인으로 진행되었다. 김인종은 (부지매입 방식과 관련해) “아들 시형 씨 이름으로 땅을 사자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건의했다고 말해 주군을 위하는 척했지만 김인종의 고백은 결과적으로 이시형 이름으로 매입하라고 결정한 건 이명박이라는 사실을 확인해줄 뿐이다. 차라리 그가 이명박 모르게 단독적으로 진행했다면 이명박이 빠져나갈 구석이라도 있을 텐데 이명박으로서는 가슴 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김인종의 말처럼 누구의 이름으로 살 것인지도 이명박이 일일이 승인했다면 ‘누구의 돈’으로 ‘어떻게’ 사라는 것도 이명박 머리에서 나왔다고 해석하는 것이 상식에 해당할 것이다. 그게 아니더라도 경호처에서는 내곡동 사저 땅에 대해 지속적, 주기적으로 보고를 했을 것이다. 즉, 이시형과 경호처의 매입지분이 복잡한 것도, 이시형이 싼 값에 구매하고 경호처가 비싼 값에 구매한 것도 이명박은 사전에 모두 보고받아 알았거나, 지시했다.

참여연대에서는 아들 명의로 부지를 구입한 이유를 ‘편법 증여나 부동산 거래를 통한 재산증식’으로 해석했다. 또한 이시형과 경호처의 복잡한 지분구조를 분석한 결과 이시형은 싼 값에 매입하고 경호처는 비싼 값에 매입함에 따라 국고에 손해를 끼친 ‘업무상 배임의 죄’도 논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당시에는 누가 기획했고, 지휘했는지 불명확했기 때문에 넘어간 측면이 강했지만, 이명박이 지휘했음이 드러났다. 그렇다면 얘기는 전혀 달라진다.
▲ 참여연대 활동가들로 구성된 ‘이명박 대통령 사저 부지 방문단’이 지난 10월 17일 낮 서울 서초구 내곡동 사저 부지를 방문, 대문에 ‘이곳은 범죄현장입니다’가 적힌 현수막을 매달고 있다. ⓒ오마이뉴스


역대 대통령들의 레임덕 양상과는 다른 전개

김영삼 때도,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 때에도 레임덕은 있었고 4년 차에 접어들면서 대통령들은 무력해졌다. 그 결정타는 도덕성을 허물어트리는 최측근들의 비리였다. 앞의 두 정부는 아들들 비리가 특히 컸고, 노무현 정부 때에는 측근들 비리가 컸다. 상황이 그쯤에 이르게 되면서 레임덕 대통령은 국민들로부터 ‘혐오의 대상’이 됐고 권력을 상대방에게 내줘야 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뭐가 달라도 다른 느낌이다. 이국철 폭로 등에서도 나오지만 측근들에 대한 건수도 대기 중인 듯싶다. 이에 더해 내곡동 사저 땅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대통령이 직접 행위의 주체인 사례가 추가되었다. 이전 정부를 보면 비리의 직접 행위자가 대통령이 아니었기에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했지만 임기는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내곡동 사저 땅이 터졌다. 그의 최측근은 그가 지시했음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비리의 직접 행위자가 현직 대통령임이 밝혀지는 순간이다. 국민들이 이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내곡동 땅은 정국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부천사람사는세상
 
 

천안함 69시간 생존설, ‘희망고문’이었나

천안함 69시간 생존설, ‘희망고문’이었나 “이론상 수치일 뿐, 구조 나섰을 때 이미 사망 판단” “왜 솔직하게 발표 안 했나”
(미디어오늘 / 조현호 / 2011-11-18) 

해군이 천안함 침몰 직후 유가족(당시 실종자 가족)들에게 46명 가운데 21명이 격실에 갇힌 것으로 추정되며 최대 69시간 동안은 생존해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당시 전 국민에게 실낱같은 희망을 불어넣었지만, 실제 구조작업에 참여했던 대원들은 함미 탐색에 들어간 순간 이들이 모두 사망했을 것으로 판단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진황 해군 해군구조대장(대령)은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유상재 부장판사)에서 열린 신상철 전 민군합조단 민간위원(현 서프라이즈 대표) 명예훼손 재판에서 “당시 구조에 나섰던 구조대원들이 함미 선체를 나이프 뒷부분으로 가격하자 ‘틱틱’ 소리가 났고, 아무런 응답도 없었다며 이미 죽었을 가능성이 많다는 마음을 가졌다”고 밝혔다.

특히 이 같은 소리가 난 것은 선체엔 물이 가득 차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김 대장은 설명했다. 김 대장은 “선체에 물이 얼마나 차있는지는 딱딱한 물체로 가격하면 안다. 공기가 남아있다면 ‘텅’ 하는 소리가 나고, 물이 가득 차 있으면 ‘틱틱’하는 소리가 난다. 더구나 수심 45m 밑까지 내려가 있었다. 두들겨 본 뒤 공기가 없고, 물이 차있다고 보고했다”고 말했다.
▲ 천안함 함미

김 대장이 지휘한 구조대원들이 함미 선체에 접근해 나이프로 두드린 시점은 지난해 3월 29일 낮. 이때는 ‘생존 가능 한계 시간’으로 알려졌던 69시간 이내였다. 이미 천안함 함미에 있던 장병들은 생존할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장수만 국방부 차관은 천안함 침몰 직후인 3월 27일 국회 국방위 답변을 통해 실종된 천안함 승조원들이 밀폐된 격실에 생존해 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물이 들어오지 않는 격실에서라면 최대 69시간 생존할 수 있다고 밝혔었다. 이 때문에 이른바 군사전문가를 비롯해 많은 언론들은 ‘마의 69시간’ 등의 표현을 써가며 실낱같은 희망을 가졌다.

특히 해난구조대원들이 구조에 들어간 29일 저녁 함미 선체의 틈새로 압축공기를 넣은 이유도 전적으로 유가족들의 요청 때문이었을 뿐 자신들은 이미 사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김진황 대장은 증언했다. 김 대장은 ‘함미에 압축공기를 주입한 이유가 뭐냐’는 검찰신문에 대해 “애초 압축공기를 넣을 계획이 없었다”며 “가족들이 넣어줄 수 있느냐고 요청해 넣었다”고 밝혔다.

김 대장은 ‘가족이 요청하지 않았다면 공기를 넣을 생각이 없었나’는 신문에 “그런 시도는 한 적이 없었다”며 “대원들이 함미를 두드려보니 ‘틱틱’하는 소리가 났고, 이는 물이 차있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장은 “하지만 가족들이 믿지 않았다”고 전하면서 “(특히) 선체를 건져 올렸을 때 산 사람도 없었지만, 에어포켓(공기주머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해 천안함 침몰 직후엔 국방부 차관을 비롯해 해군이 유가족과 언론에 설명한 것은 크게 달랐다. 해군은 지난해 3월 27일 자정 무렵 유가족들에 브리핑을 열어 “생존자 증언을 토대로 사고 당시 밀폐가 가능한 침실에 머물렀던 탑승자는 21명 정도”라며 “보통 공기 중에는 약 17%의 산소가 있는데 7% 정도로 떨어지면 인명이 위험하다. 21명이 통상적으로 호흡할 경우 최대한 69시간쯤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태호 당시 해군 2함대 정훈공보실장도 28일 SBS <8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배 구조가 격실로 돼 있다 보니 경우에 따라서는 물이 들어오는 게 차단돼서 방어막을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하기도 했다.
▲ 해군 해난구조대가 지난해 3월 29일 밤 천안함 함미 선체에 있던 승조원 구조를 하고 있던 장면. ⓒ연합뉴스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장도 이튿날인 29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수색했는데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고 다른 물건들도 거의 발견되지 않을 것으로 미루어 봤을 때 침몰되는 순간에 격실을 단단히 잠갔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함내 생존시간’과 관련해 “평균적으로 69시간을 잡는다”고 주장했다. KAIST 해양시스템공학부의 신영식 교수 역시 이날 언론인터뷰에서 “격실에 갇혀 있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본다”고 주장했었다.

김진황 해난구조대장의 증언은 이런 당시의 분석과 주장이 얼마나 허망하고 부질없는 일이었는지를 보여줬다. 변호인단의 이강훈 변호사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69시간이니 72시간이니 했던 생존가능성 얘기는 이론상이었을 뿐 현실적으로는 엉터리였다”며 “현장에서도 이미 보고가 있었는데, 군이 왜 솔직히 발표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국민적 비난을 모면하고 국면전환을 위해 그랬을 것이라고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며 “아무리 생존을 기원하고 싶은 상황이었지만, 이런 문제를 쉬쉬하고 넘길 수는 없는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출처 :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98563

이명박 정부는 미국과 "전략적 유연성 제2단계"합의를 공개하라 - 박선원

이명박 정부는 “전략적 유연성 제2단계 합의”를 공개하라(서프라이즈 / 박선원 / 2011-11-17)

올해 여름 위키리크스에서 주한 미국대사관이 워싱턴으로 보낸 외교 전문이 공개되던 날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미국 부루킹스 연구소에 3년 가까이 초빙연구원 생활을 하면서 친해진 특파원이었다. 2009년 12월 3일 외교부 장호진 북미국장과 미 국무부 조 도노반 수석부차관보 면담 내용이 이상하다는 거다. 그래서 문제의 외교전문(SEOUL 0010907-PDAS Donovan’s December 2 Meeting with MOFAT DG for North American Affairs)을 살펴보았다. 장호진 국장의 발언을 이렇게 전하고 있다:

“(이번) 전략적 유연성은 동맹의 제2차보다 포괄적 단계(comprehensive phase)로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이 개념을 한국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게 까다로운 문제이다. 동맹이 진화해 가고 있으며, 더욱 포괄적으로 되어가고 있음을 잘 보여줄 아이디어를 함께 짜내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방위라는 전통적인 범위를 뛰어넘는 협력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게 좋은 침로이다. … 비록 [2+2] (한미 외교국방장관 회담)가 그 개념을 논의할 적절한 장인지는 확신이 들진 않지만 (이러한) 전략적 유연성 개념은 동맹의 진화과정에서 ‘제2단계’로 꼽힐 수 있다.”

여기까지 읽어선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지 감이 잘 잡히지 않을 수 있다. 그다음 문장을 읽어봐야만 장호진 국장이 말하는 전략적 유연성 개념의 ‘제2단계’ 의미를 추론해 볼 수 있다:

“전략적 유연성은 한국에서 민감한 주제이다. 야당이 그 이슈를 쉽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략적 유연성과 용산기지 이전 논의를 분리하는 게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야당은 이명박 정부가 미 육군기지(미 2사단)를 이전하는 데 드는 한국 측의 재정 지원은 여하튼 한반도에서 미군의 임무를 (재정적으로) 보조(subsidize)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만들어 낼 것이다. (한국) 국방부는 아직 이 개념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외교부 관리들 역시도 미국의 제안 (the U.S. Proposal)을 더 잘 이해하기를 원하고 있다.”

이 문장을 보면 미국 측에서 새로운 전략적 유연성 개념을 제시하면서 미 2사단 이전 비용도 한국이 대야 한다는 제안을 했고, 이명박 정부는 이 제안을 “전략적 유연성 제2단계”로 기록될 것이라며, 동맹이 더욱더 포괄적인 방향으로 진화하는 징표가 된다면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외교관들이 이 정도로 의미를 부여하는 데는 반드시 그에 상응한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새로운 상황, 중요한 의미의 변화가 있었고, 그래서 한미동맹의 성격 자체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합의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장호진 국장은 야당이 이 사실을 알면 정치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필자도 가급적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려 했다. 그런데 지난 10월 10일 워싱턴 포스트는 이명박 씨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재관여가 중요하다”고 발언했음을 보도했다. 장호진 국장의 발언과 이명박 씨의 발언을 합치면 더욱더 심각해진다.

참여정부 시절 부시 행정부와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문제를 처음 논의할 때 개념은 매우 단순했다. 해외 주둔 미군의 규모는 제한되어 있고, 세계 각국의 안보는 늘 불안하기 때문에 필요시 필요한 지역이나 전장으로 해외 주둔 미군이 신속하게 투입될 수 있는 일종의 운용 방침에 국한되어 있었다. 주한미군이 한반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고 제3의 장소로 빠져나가면 그 부대는 더 이상 주한미군이 아니다. 다시 말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개념은 주한미군의 지역 역할, 즉 한반도에서 북한 억제가 아닌 동북아 지역을 임무 대상 지역으로 간주하는 데까지 나아가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6년 초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통해 반기문 외교장관과 라이스 국무장관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 이렇게 합의했다.

1. 한국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존중한다.
2. 미국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실행에 옮김에 있어 한국이 원치 않는 동북아 지역 분쟁에 말려들지 않는다는 한국의 입장을 존중한다.


이렇게 합의한 이유는 주한미군이 자칫 동북아에서 군사적 충돌에 동원되고, 한국이 결과적으로 그 지역 분쟁에 휘말리는 상황을 원치 않는 노무현 대통령의 판단 때문이었다.

장호진 국장이 염려했듯이 “전략적 유연성 개념”과 “동맹 또는 전략적 유연성 제2 단계” 문제는 매우 민감하다. 필자는 주한미군이 어떻게든 한국에 주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매우 긴요하다는 점을 중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억측이나 정치적 공방으로 끌고 가고 싶지 않다. 그래서 이명박 청와대와 김성환 외교부에 설명을 요구한다.

첫째, 국방부는 물론 외교부 관리들도 더 제대로 이해하고 싶어하는 “미국의 제안”(the U.S. Proposal)은 무엇이며, “제2단계”의 의미는 무엇인가?,

둘째, 미2사단 기지이전비용은 어떤 맥락에서 한국이 “보조”(subsidize)하는 것인지 설명하라.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 자국의 세금이 얼마나 많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고 싶다는 소박한 뜻에 국한된 건 아니다.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것은 이명박 씨의 “중국 견제” 운운과 연관지어 생각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제대로 설명해서 제대로 정리하고 끊어달라는 것이다.

셋째, 중국의 위협이 아니라 북한의 급변사태와 북한의 내정 불안이 내전으로 비화되어 한미 양측 특수부대가 들어가 안정화 작전을 펼치는 문제를 상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해소해 주기 바란다.

박선원
한국미래발전연구원 부원장, 노무현 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전략비서관

금융위는 왜 서둘러 론스타 지분 강제매각 명령을 할까?

금융위는 왜 서둘러 론스타 지분 강제매각 명령을 할까?(서프라이즈 / 추억에산다 / 2011-11-17)

솔직히 내일(18일)로 예정된 금융위의 론스타 강제매각 명령은, 실제로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론스타에 피해를 주기는커녕 먹튀를 도와주는 식의 ‘명령’이 나올 공산이 크다고 본다. 여태까지 해온 행태를 보자면 말이다.

대법원에서는 ‘금융위’에 대한 정보공개 거부 취소 소송에 대한 판결을 24일로 예정해 두고 있기 때문에 원칙대로라면 금융위는 그 판결 뒤에 강제매각을 내리는 것이 맞다.
왜냐하면, 내일 나올 강제 매각은 외환은행 주가 조작에 대한 유죄 판결에 대한 것이므로, 론스타는 10%의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41%에 대한 지분을 강제매각해야 되지만, 24일 판결에서 2심에서와 마찬가지로 금융위가 패소하게 된다면 금융위는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를 공개해야 하고, 그에 따르면 실제로 비금융주력자인 론스타는 4%의 지분을 제외한 47%의 지분을 강제 매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자의 경우처럼 론스타가 10%의 지분을 유지할 경우 여전히 론스타는 최대 주주이지만, 후자의 경우처럼 4%의 지분만을 인정받을 경우 론스타는 최대주주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3대 주주가 되고, 따라서 그동안 최대주주로서 주주총회 의결을 주도하면서 고배당을 한 의결결과까지도 무효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외환은행 노조가 18일 오후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론스타에 대한 징벌적 강제 매각 명령을 요구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금융위원회는 임시회의를 열어 론스타펀드에 대해 외환은행 지분 매각을 명령할 예정인 가운데 매각방식과 이행기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투데이

대한민국의 금융위는 그러한 론스타를 곤경으로부터 구하고자 불법을 저지르면서 내일 서둘러 강제 매각 명령을 내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금융위’는 대한민국의 공무원들이다. 그들이 눈치를 봐야 하는 것은 미국도, 미국의 전 대통령도, 미국의 사모펀드도 아니다. 그들이 눈치를 봐야 할 것은 딱 두 가지. 첫째, 그들의 생사여탈권을 가진 현재의 권력 둘째, 그들의 주머니이다. 물론 주머니라 하면 당장의 돈도 말하지만, 퇴직 후 그들의 밥벌이까지도 포함한다는 말이다.

말하자면, 김석동이를 위시한 현 금융위가 불법을 감수하고 무리하게 론스타를 비호하고 도는 것은 현재의 살아있는 권력과 자신들의 미래를 위한 보장 때문이라는 것이다.
앞선 소설에서 론스타 펀드의 상당 부분이 삼성의 해외비자금으로 이루어졌을 가능성과 그 지분이 이명박 대통령에게로 연결되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얘기했다. 이런 얘기는 그야말로 소설로서, 아무런 증거를 내놓을 수가 없다.
하지만 미국의 IRS(미국 국세청)는 다르다.

아무리 론스타가 해외펀드이고 또 사모펀드라서 그 펀드구성에 대해서 비밀이라고 떠들어도 IRS의 입장은 다르다. 그들은 세금을 매겨야 할 의무와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에 론스타 펀드의 구성에 이명박과 관련된 어떤 흔적이 있다면 그냥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BBK처럼 겨우 몇 푼짜리 비즈니스(?)가 아니라는 말이다.

지금 한미 FTA를 놓고 BBK와 천안함 때문에 목줄 잡혀서 그런 것 아닌가 하는 일부의 시선도 있지만, 이명박은 지금 그것이 밝혀진다 한들 그것 때문에 자진사임할 정도로 양심 바른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논현동 집 공시지가에서도, 내곡동 땅 매입에서도 보여주었듯이 여전히 돈 한 푼에는 벌벌 떤다. 그런데 론스타 규모의 돈이라면?

만약 그가 한미 FTA를 놓고 미국과 딜을 한다면 그것은 BBK나 천안함이 아니라 론스타일 것이라는 데 한 표를 건다.

※ 소설 ‘론스타’ http://www.ddanzi.com/ddanzi/blog/blog.php?blid=ppx306&bno=2431

추억에산다

“내 지역 했나?”…‘한미FTA 반대’ 46명 명단공개

“내 지역 했나?”…‘한미FTA 반대’ 46명 명단공개
네티즌 “서명 안한 41명 뭐야? 전화 돌리자” ‘무한알티’
진나리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11.18 17:23 | 최종 수정시간 11.11.19 14:38
 
민주당내 한미FTA 비준안 처리에 반대한다고 뜻을 모은 ‘당론파’ 의원 46명의 명단이 공개됐다.

18일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이들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강창일, 김상희, 김영진, 김영록, 김우남, 김재균, 김재윤, 김진애, 김춘진, 김충조, 김효석, 김희철, 문학진, 박우순, 박은수, 박주선, 박지원, 서종표, 신건, 신학용, 안규백, 안민석, 양승조, 우윤근, 유선호, 이강래, 이미경, 이석현, 이윤석, 이종걸, 이찬열, 이춘석, 장세환, 전현희, 정동영, 정범구, 조경태, 조배숙, 주승용, 천정배, 최규성, 최규식, 최재성, 최인기, 최종원, 홍재형 (이상 46명)

역시 김진표, 김성곤, 송민순, 김동철, 박상천, 신낙균, 조영책 등 협상파 의원은 빠져 있다. 또한 분명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는 박영선, 최영희, 이낙연, 전병헌, 백원우, 박선숙, 이용섭, 김부겸, 정세균, 추미애 의원 등도 서명에 참여하지 않았다.

앞서 정동영, 정범구, 박지원 의원 등 강경파는 지난 16일 의원총회가 끝난 뒤 입장을 정리해 서명을 받았다. 이들이 뜻을 모은 내용은 세 가지로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으로 한미 FTA 상황은 달라진 게 없다. △기존 당론인 10+2 재재협상과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 폐기 후 재협상’이라는 당론을 지켜야 한다. △한나라당의 한미 FTA 국회 강행처리는 용납할 수 없다”이다.

이같은 내용을 문건으로 만들어 김진표 원내대표에게 17일 전달했다. 애초 문안에는 원내대표단의 협상권을 최고위원회의에 이양하자는 항목과 ‘결사 항전’이라는 표현이 있었으나 논의 끝에 최종안에서는 빠졌다.

협상파도 지난 주 45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주장해 양쪽을 합치면 민주당의 총 의원수 87명을 넘는다. 양쪽 모두에 이름을 올렸거나 협상파로부터 이탈한 의원들이 일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에는 자기의 지역구 의원이 포함돼 있는지 확인하는 멘션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우리 계양구 신학용 의원님도 46명의 명단에 있지용”이라고 했고 또 다른 네티즌도 “전주는 3분(정동영, 장세환, 신 건)모두 좋은 서명. 끝내줍니다” 라고 응수했다. 민주노동당 트위터는 “격려전화 작렬하여 명랑저지 이룩하세!”라고 촉구했다.

네티즌들은 “서명 안한 사람들의 면면이 경악을 넘어 너무 실망적이군요”, “힘내세요, 끝까지 고수하세요...아직 안한 분들 내년 표없습니다”, “이들이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을 보호하는 애국 의원이자 진정한 민주당의 의원입니다. 힘찬 격려의 메시지를 보냅시다”, “서명안한 41명은 뭐야?” 등의 반응을 보이며 ‘무한알티’를 이어갔다.

민주당내 흐름을 예의주시해 수시로 정리하고 전화를 돌려온 네티즌 ‘노루귀’는 다음 토론방 아고라에 “서명하지 않은 분들에게 어제부터 개별적으로 몇 분한테 물어봤지만 개무시하거나 두루뭉실한 답변 뿐...”이라며 “더구나 최영희 의원은 카더라 통신이라고 아고라 답글로 힐난을 ㅎㅎ”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 의원도 서명하지 않은 것 맞잖아요!”라고 항의했다.

19일자 <한겨레> 신문에 따르면 최영희 의원도 서명자 명단에 포함됐다. 추가로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도합 47명이 한미FTA 비준안 반대에 뜻을 모았고 40명이 서명에 불참했다.

이정희 "MB-김윤옥 고발장 이미 써놨다"

이정희 "MB-김윤옥 고발장 이미 써놨다"

"기다렸는데 때가 됐네요", "MB 임기후 형사소추 대상"

2011-11-19 20:16:43
김인종 전 대통령실 경호실장이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내곡동 땅은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OK한 뒤 '각하 개인돈'으로 구입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대통령 고발장도 이미 써놨습니다"라며 이 대통령 형사고발 방침을 밝혔다.

이정희 대표는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김 전 실장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대통령 개인 돈' 형사처벌되는 명의신탁 대통령이 직접 하셨다는 결정적 증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고발장에 대통령과 여사님 다 포함해 써놨습니다"라며 "때를 기다렸는데.. 때가 됐네요"라고 이 대통령 부부를 모두 고발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앞서 민주당은 내곡동 사저 파문과 관련, 이 대통령 아들 시형씨와 청와대 관계자들만 고발한 상태다.

그는 탄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탄핵은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 위반 있을 때 가능"이라며 "내곡동 땅 명의신탁은 대통령 사적 비리니까요, 탄핵사유는 아니고 임기 후 형사소추 대상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그러면서 "아드님은 수사해야죠"라고 말해, 이 대통령 아들 시형씨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주장하기도 했다.
김동현 기자

금융위, 론스타 요구 전면수용. '부시 입김'?

금융위, 론스타 요구 전면수용. '부시 입김'?

외환노조 등 금융계 "론스타 고비때마다 부시 일가 방한"

2011-11-18 16:02:04
금융위원회는 18일 론스타펀드 요구대로 6개월 내 외환은행 초과지분을 매각하라는 '조건없는 단순 매각 명령'을 내려, 사실상 하나금융지주로의 매각을 허용했다.

금융위는 이날 임시회의에서 외환카드 주가조작으로 외환은행 대주주 자격을 잃은 론스타에 대해 초과 지분 41.02%를 6개월 내 매각하라고 결정했다.

금융위는 민주당 등 야당과 외환은행 노조가 요구한 징벌적 매각명령에 대해선 현행법 규정상 매각방식을 규정한 조항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론스타는 지난 7월 총 4조4천59억원(주당 1만3천390원)에 외환은행 지분을 넘기기로 한 하나금융지주와의 합의에 따라 외환은행을 하나금융에 매각할 전망이다.

금융위 결정에 외환은행 노조와 야당, 시민사회단체 등은 강력 반발하면서 국정조사와 행정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으로 대응하기로 하는 등, 거센 파문이 일고 있다.

민주당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앞서 17일 "조건 없는 단순매각 명령은 론스타가 엄청난 특혜를 받고 한국을 탈출하도록 도와주고 방조하는 결과로 결코 좌시할 수 없는 행태"라며 "만일 금융위가 징벌적 매각 명령이 아닌 단순매각 명령을 내린다면 민주당은 즉각 국정조사를 비롯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금융당국의 책임을 강력히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2천여명이 여의도 금융위를 감싸며 반대 시위를 벌였던 외환은행 노조 등도 앞으로 행정처분 효력정지 등 강력한 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외환카드 주가조작이라는 론스타의 불법행위가 명백히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가 론스타에게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5조원이 넘는 차익을 챙기게 한 배경에 대해서도 강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은 금융위가 결정을 미룬 채 고심하던 지난 7일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해 이명박 대통령과 극비 회동한 대목에 강한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론스타의 주요투자자로 알려진 베스 형제는 부시 집안의 최대 재정후원자이며, 베이커 전 국무장관이 경영하는 미국 로펌이 론스타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MBC는 이날 이와 관련, 부시와 이 대통령의 극비회동을 거론하며 "금융권에서는 부시 전 대통령이 론스타와 관련한 금융위의 결정이 있을 때마다 방한해 론스타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의혹도 제기한다"고 금융계의 의혹어린 눈길을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부시는 론스타 문제가 한창 뜨겁던 지난 3월28일에도 방한해 이 대통령과 비밀리에 회동한 바 있다. 당시에도 외환은행 노조와 시민사회단체는 “부시 가문이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외환은행 매각이 중대한 고비를 맞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2003년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때는 ‘아버지’ 부시가 방한하는 등, 부시 일가는 론스타와 관련된 석연치 않은 행보를 보여왔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고대 동기인 김승유 하나금융회장이 국부 유출 논란에도 불구하고 외환은행을 고가 매입할 경우 김 회장도 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지욱 기자

'MB사돈가' 효성도 남이천 IC로 돈벼락

'MB사돈가' 효성도 남이천 IC로 돈벼락

남이천 IC 특혜 논란 더욱 확산될듯

2011-11-18 16:41:55
남이천 IC를 건설하기로 하면서 인근에 거대한 땅을 보유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형 이상득 의원 일가가 막대한 이득을 보게 된 동시에, 이 대통령 사돈가인 효성그룹도 마찬가지로 큰 이득을 보게 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18일 발간된 <신동아> 최신호에 따르면, 남이천 IC를 둘러싼 논란을 취재하기 위해 이 지역 부동산을 확인하던 중 문제가 된 이상득 의원 가족 소유의 부동산 외에도 이 지역에 이 대통령 일가와 관련 있는 부동산이 더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대통령의 사돈 기업인 효성그룹이 2008년 경부터 이천시 모가면 일대에 골프장(두미CC)을 짓고 있음이 확인된 것. 골프장이 건설되는 지역은 남이천 IC 예정지에서 직선거리로 1km도 되지 않는 곳이었다.

골프장을 짓고 있는 기업은 효성그룹 계열사인 두미종합개발로, 이 회사는 2009년 8월 골프장을 착공해 현재 공사가 진행중이다. 이 골프장은 내년말 오픈할 예정이다.

두미종합개발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 조현문씨와 삼남 조현상씨가 각각 49.16%, 장남 조현준씨가 나머지 1.68%를 갖고 있는 회사다.

남이천 IC는 이 골프장과 인근 지역의 부동산 가치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쳐, 특히 공사 중인 두미CC의 부동산 가치가 아주 가파르게 상승했다. 두미CC가 포함된 부지인 이천시 모가면 두미리 산40번지의 경우 2007년 1월에는 공시지가가 제곱미터당 1만4천원이던 것이 남이천 IC가 허가난 직후인 올 1월에는 2만4천원으로 4년만에 70%가량 뛰었다. 같은 두미리 산 70번지의 경우는 2007년 1월에 7천60원이던 것이 올해초에는 2만4천원으로 3배이상 폭등했다.
엄수아 기자

최문순 지사 "참여정부의 한미FTA 추진은 잘못"

최문순 지사 "참여정부의 한미FTA 추진은 잘못"

안희정-송영길의 합의 처리 주장, 우회적으로 질타

2011-11-18 22:53:50
최문순 강원도지사(55)는 18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추진은 전 정권에 참여했던 인사들이 반성해야 할 일이지 이를 연속선상에 있는 것으로 협의처리하는 등 절대 공감해서는 안될 중대한 사안"이라며 안희정 충남지사와 송영길 인천시장을 우회적으로 질타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최 지사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참여정부 당시 대표적으로 잘못한 일이 한·미 FTA를 추진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지사는 “참여정부가 한미 FTA를 추진하면서 진보진영의 정체성을 흐트려 놔 직간접적으로 정권을 잃게된 원인을 제공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 입장에서도 전 정권이 했다고 해서 지고지순(至高至純)될 순 없다”며 “바로 지금이 FTA를 추진한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라며 한미 FTA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더 나아가 “근본적으로 ISD(투자자-국가소송제) 등 독소조항이 문제가 아니라 경제규모가 엄청나게 차이가 나는 나라끼리 FTA를 추진한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민주당이 ISD 폐기에만 매달리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민주당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FTA를 추진하면 경제규모가 큰 쪽으로 부가 빨려들어갈 수 밖에 없다”며 “그동안 신자유주의를 추종했던 국가에서 이미 저성장, 고실업 문제가 발생하는 등 모두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이는 FTA가 성장에도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각국에서 신자유주위 질서의 위험성을 뒤늦게 알고 이를 탈피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는데 우리가 시계 바늘을 거꾸로 돌려서 되겠냐”며 “만약 제가 광역자치단체장이 아니었다면 더욱 강력하게 저항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강원도의 경우 농·축산업분야에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되는 등 FTA의 피해만 많을뿐 득이 될 것이 거의 없다”며 “며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강원도 입장에서도 FTA에 강력 반대한다”고 밝혔다.

MBC 사장 출신인 그는 “우리나라 언론들이 진실과 사실에 기초해 FTA 문제점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언론들을 질타하기도 했다.
이영섭 기자

'MB 동지상고 후배' 최원병, 농협회장 연임

'MB 동지상고 후배' 최원병, 농협회장 연임

사상 최악의 농협 전산망 마비, 자격시비에도 연임 성공

2011-11-18 14:00:08
이명박 대통령의 '동지상고 후배'인 최원병(65세) 농협중앙회 회장이 18일 농협중앙회 회장 연임에 성공했다. 한국 금융사상 최악의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연임하게 돼, 농협 노조가 반발하는 등 진통이 일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전체 대의원 289명 가운데 288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진 투표에서 191표를 얻어 97표를 득표한 김병원 전남 나주 남평농협조합장을 누르고 연임에 성공했다.

이로써 이명박 대통령 당선직후인 2007년 12월 농협회장에 당선돼 '동지상고 특혜' 논란이 일었던 최 회장은 앞으로 4년간 더 농협 회장직을 맡게 됐다.

최 회장은 특히 이날 투표에 앞서 소견 발표에서 "(사업구조개편의) 부족자원금 정부지원도 반드시 6조원 관철시켜 내겠다"고 공약, 논란을 예고했다. 현재 기획재정부는 농협에 대해 4조원이상의 지원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 회장 연임은 금융계에서 '미스테리 중 미스테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농협은 지난 4월말 한국사상 최악의 전산망 마비 사고가 발생하면서 거짓 해명과 우왕좌왕식 대응으로 마비 사태가 한달이나 계속되면서 국민적 원성을 샀었기 때문이다. 당시 야당 등에서는 "비전문가들이 낙하산으로 내려왔기 때문"이라며 최 회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쳤으나 그는 자신이 "비상근 회장"이라는 이유로 사퇴를 거부하며 해당 임원들만 옷을 벗었다.

그때만 해도 금융계에서 최 회장이 연임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는 또다시 회장선거에 출마, 연임에 성공하면서 권력고위층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그는 이번 선거과정에 농민신문사 회장직을 유지한 채 출마, 자격 시비가 붙기도 했다. 농협노조는 최 회장이 농협 회장 당선 90일전까지 출연기관의 임직원에서 사퇴토록 한 농협중앙회 정관을 어겨 후보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자신들에게는 유권해석 자격이 없다며 뒷전으로 빠졌고, 농협중앙회는 유권해석을 통해 농민신문사를 출연기관으로 볼 수 없어 최 회장의 후보자격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결정했으나 노조측은 이에 불복해 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도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박태견 기자

"본회의 예정된 24일 국회를 점령해 달라"

박원순 "정치 잘돌아가면 우린 안나섰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8일 `안철수 신드롬'을 깎아내린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의 발언에 일침을 놓으며 "정치가 잘 돌아가고 최장관 같은 분들이 잘하고 있었다면 정치할 생각을 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면서, 최 전 장관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기술대학원장의 1천500억원 기부를 '정치적 행보'로 규정하며 "과학자는 과학을 해야한다. 왜 정치권에 기웃거리느냐"고 말한데 대해 이렇게 밝혔다.

박 시장은 자신은 원래 정치하려던 사람이 아니라면서 "그런데 우리나라 정치, 행정, 정부가 제 궤도를 밟고 있지 못하다. 너무 심각해서 우리가 각자 전문영역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 오히려 죄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런 상황에서 어찌보면 참 힘든 길을 선택했다"고 정치인으로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박 시장은 또 안철수 원장도 자신의 경우와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본인이 어떤 책무감, 시대적 책무관, 시대적 요구, 많은 사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죄인이 될 거란 생각이 깊으면 하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안철수씨가 서울시장을 꿈꿨던 건 틀림없다. 사업, 강의, 세상을 바라보면서 적어도 이것은 아니라고 생각해 그런 용기를 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 원장이 그 당시 반(反)한나라당 얘길 한 것도 무슨 정파적 입장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런 맥락이었을 것"이라며 "현 정부 하는 일이 너무 시대를 거스르고 역류하고 있는 것을 한 시민, 전문가, 한 분야의 통찰력을 가진 입장으로서 이건 안되겠다 생각한 거 아닌가"라고 풀이했다.

박 시장은 또 안 원장에게 정치 참여를 권유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나도 많은 권유를 받았지만 정치라는 길은 누가 누구에게 권하기 힘든 일"이라고 답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 후 안 원장에게 감사표시를 아직도 못했다며 "일단 감사를 표하는 메일이라도 보내야 될 것 같다. 또 한 번 뵐 것"이라며 "선거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도와주셨으니 감사의 인사 자리를 마련하는 건 너무 당연한 일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그동안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던 야권 통합 논의에 직접 나서기보다는 다소 거리를 두고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는 입장도 전했다.

그는 "시장이라는 행정의 책임자로 있으면서 그런 통합 과정이나 정치에는 조금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연석회의) 출범 때는 힘 실어 드리는 입장에서 했지만 많이 개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20일 열릴 예정인 2차 연석회의에도 직접 참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자존심 무너졌다…'예외주의' 붕괴

미국의 자존심 무너졌다…'예외주의' 붕괴
NYT "향수 버리고 개혁하자


'미국은 다른 나라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미국인의 우월주의적 인식에 대해 미국 내부에서 근본적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스스로를 가리켜 로널드 레이건 전(前) 대통령은 "언덕 위의 빛나는 도시"로 불렀지만, 어느덧 흘러간 옛말이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예외주의(exceptionalism)가 쇠퇴의 길로 들어섰다고 전했다.

예외주의란 말은 프랑스의 정치사상가 알렉시 드 토크빌이 1835년에 펴낸 '미국의 민주주의'에서 유래됐다.

드 토크빌이 미국과 러시아에 대해 "어떤 섭리에 의해 언젠가 세계의 운명을 떠안게 될 '예외적 위치'에 있다"고 찬양한 이후 200년 가까이 통용돼온 것.

지금은 러시아로 축소된 옛 소련이 무너지면서 미국의 자존심은 그야말로 하늘을 찔렀다.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은 "신의 선택에 의해 세계의 모델이 되라는 역사적 사명을 부여받았다"고 미국을 신성시했다.

그러나 이제 예외주의를 믿는 미국인은 전체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최근 '퓨리서치센터'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미국)의 문화가 그 어떤 나라보다 우수하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은 부시 집권기인 2002년 60%에서 올해 49%로 떨어졌다.

NYT는 예외주의적 태도가 50%를 밑돌기는 이 조사가 실시된 이래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런 결과보다 미국의 미래를 열어갈 젊은이 대부분이 예외주의에 동의하지 않고 있음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예외주의에 대한 18~29세 연령층의 응답 결과만 보면 미국은 37%로 미국만큼 자존심이 강한 독일(45%)을 비롯해 과거 세계를 호령했던 스페인(39%)과 영국(38%)에 뒤졌다.

지난달 시사주간지 타임, 이달 초 NBC·월스트리트저널(WSJ)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미국 예외주의의 현주소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타임 조사에선 '지난 몇 년 사이에 미국이 세계에서 차지하는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데 71%가 동의했고, NBC·WSJ 조사에서는 대다수가 '미국은 더는 세계를 주도하는 나라가 아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NYT는 이러한 비관적 흐름을 돌려놓으려면 미래에 대한 투자 등 뼈를 깎는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칼럼을 쓴 찰스 블로우는 "과거에 대한 향수를 접고 미국이 예전만 못한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며 "그러한 토대 위에서 근면과 힘든 선택을 통해 원상회복의 길을 모색하자"고 말했다.

안철수 띄우는 1등공신은 여의도정치권

정봉주 “안철수, 대권 도전하고 싶지만…힘들어 해” 디지털뉴스팀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은 대권 도전할 마음이 있으나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전 의원은 14일 숙명여대 대안포럼 강연에서 “정치를 하려면 스트레스 내성이 좋아야 한다”며 “정치는 잡놈들이 하는 것이다. 조국 교수 같은 분은 정치를 못한다, 안 하는게 좋다”고 말했다.

이어 정 전 의원은 “조국 교수와 악수해 보면 금방 기운이 나온다”며 “점잖고 곱고 스텐다드한 길을 갈 사람이다. 그 역할을 벗어나는 순간 기 쓰라고 하면 더 역할을 못할 사람이다”고 밝혔다.

또 정 전 의원은 “안철수 교수가 비슷한 느낌이다. 좋은 일을 많이 했다”며 “안철수 연구소 신상털기 들어갔다. 무척 힘들어한다”고 밝혔다. 이어 “검증이나 신상 털기 들어가면 못 버틴다”며 “그런 것 때문에 안철수 원장이 대권도전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고민인 것이다”고 주장했다.

“정치인이 사망하면 암으로 죽는 케이스는 별로 못봤다, 그러나 정치인 부인이 돌아가시면 거의 암이다”고 말했다. “남편은 잘 버티는 것이다”며 정 전 의원은 “기에 흐르는 독한 기운이 있는 것”이라고 정치인의 특성을 설명했다.

그는 “박원순 시장도 ‘나는 꼼수다’가 없었으면 무릎을 꿇었을 것”이라며 “나꼼수 봐라 잡놈 같잖아, 즐기잖아”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빚더미’ 초대형 교회, 천주교에 매각

한국 개신교계에서도 유명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초대형 복음주의 교회인 수정교회(Crystal Cathedral)가 천주교에 팔린다. 캘리포니아주 산타 애나 연방 파산법원은 가톨릭 교회 오렌지카운티 교구를 수정교회 건물 인수자로 확정했다고 지역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미국 ‘메가처치(megachurch)’의 원조격인 수정교회는 으리으리한 교회건물과 자동차극장(drive-in)형 예배, TV 설교 방송 등으로 한국 개신교계에도 잘 알려져 있다.

수정교회라는 이름처럼 교회 외벽은 유리 1만664장으로 덮여 있고, 내부에는 세계 최대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돼 있다. 한 때 출석 교인 수 1만명이 넘던 수정교회가 기울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 로버트 H. 슐러 목사가 아들에게 담임 목사직을 물려준 이후부터이다.


이후 부자간·남매간 불화로 아들 슐러 목사가 2008년 교회를 떠나는 등 내부 갈등을 겪었다. 교인 감소에 세계 경제 위기가 겹치면서 재정이 악화일로로 치달았고 결국 교회는 지난해 10월 법원에 파산신청을 냈다.

가톨릭 오렌지카운티 교구는 교회의 기존 시설을 최대한 보존하고 도서관과 방문 센터를 만들어 슐러 목사의 업적을 널리 알리겠다는 조건을 내걸어 최종 인수자로 낙점받았다. 인수 가격은 교회에 딸린 부동산 일체와 채무 변제 등을 합쳐 5700만 달러로 알려졌다.

어느 국회의원의 절규 "국회를 점령해달라"

기온은 저녁 들어 뚝 떨어졌다. 2500여 명(주최측 추산)의 사람들이 켠 촛불이 위태롭게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노동자, 농민, 정당, 학생회, 온라인 모임…. 각각의 깃발들은 자유발언대에서 흘러나오는 커다란 목소리를 압도할 정도의 큰 소리로 펄럭이고 있었다. 24일 본회의를 닷새 앞둔 19일 저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동의안 처리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동그랗게 모여 앉아 서울 시청광장을 차지하고 앉았다.

여느 촛불집회가 그렇듯, 한미 FTA 발효로 가장 큰 영향을 받으리라는 노동자와 농민 대표가 목청을 돋웠다. 손병휘가 노래를 불렀고, 공연이 이어졌으며, 참가자들은 플래시몹 행사도 만들었다. 한미 FTA에 반대한다는 구호가 울려퍼졌고, 자유발언에 나선 고등학생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이어 정치권 인사들이 올라왔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김혜경 진보신당 비대위원장,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고봉균 창조한국당 사무총장, 정종권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 최재천 전 국회의원,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그들이었다. 이종걸 의원이 말했다. "무대에 오른 7명 중 현직 국회의원이 단 둘밖에 없습니다. 야당 힘으로는 FTA 강행처리를 못 막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이 24일 국회를 점령해주시기 바랍니다."

정상적인 의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나오기 힘든 말이다. 국회의원이 국민에게 국회를 점령해달라고 한다니. 국회는 대의민주주의 제도의 핵심 아닌가. 국회가 비정상적이거나, 국회의원의 민주적 소양이 부족하거나, 둘 중 하나다.

▲19일 저녁 서울광장에서 한미 FTA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프레시안(최형락)

국회의 상황

한나라당은 오는 24일 강행처리를 공식화하고 있다. 국회의석 299석 중 18대 국회는 한나라당 169명, 민주당 87명, 자유선진당 18명, 미래희망연대 8명, 민주노동당 6명, 창조한국당 2명, 무소속 5명으로 이뤄져 있다(공석 4석).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미래희망연대 국회의원 수의 합계는 195명. 강용석 의원 등 무소속 의원들과 민주당 내 FTA 찬성파 40여 명을 더한다면 본회의 개회 시 비준 동의안 처리는 확정적이다.

국회 구성이 주권자들의 수에 비례해 이뤄졌다면, 국민의 절반 가까운 수가 한미 FTA에 반대하는 현상을 설명하기 어렵다.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가 지난 8일 공개한 한미 FTA 여론조사에서 한미 FTA에 반대하는 의견은 40.1%에 달했다. "지난 3일과 10일 시위 도중 국회로 진입하다 두 차례 연행됐다"던 시민이 나오는 까닭, 현직 국회의원이 "국회로 와 달라"고 시민들에게 요구하는 까닭은 현재 국회가 국민의 의견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함을 반증한다.

한미 FTA에 반대하는 이들은 연이은 촛불집회와 일인시위, 국회의원 낙선운동 등으로 24일 한나라당의 강행 처리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가 다음 일정을 촘촘히 짜 놓은 까닭도 국민 여론을 더 집결시키기 위해서다. 당장 21일에는 문화예술인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22일에는 국민토론회가 열리며, 23일은 <나는 꼼수다> 특별방송이 열린다. 그리고 24일 당일에는 범국본이 주최하는 3차 범국민대회와 촛불집회가 예정돼 있다.

▲날이 추워지면서 한미 FTA에 반대하는 '인증샷'을 찍자는 움직임이 온라인상에서 일어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운명의 5일

한미 FTA가 발효되면 어떤 미래가 열릴지는 누구도 확신하지 못한다. 반대측의 예상보다 악영향이 덜할 수도 있고, 찬성하는 자들의 생각보다 더 큰 재앙이 될 수도 있다. 하나 확실한 건,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이 얘기했듯 한미 FTA는 "미국식 시장경제 법과 제도를 전면적으로 (한국에) 이식"할 것이라는 점이다. 한나라당도 인정했듯 이를 위한 법률 개정 역시 필수적이다. 미래가 어떻든, 한미 FTA 발효 이후 한국은 이전과 다른 국가가 된다.

그 변화까지 남은 시간은 단 5일. 국회가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면 5년 간 이어진 한미 FTA 협상은 사실상 끝난다. 변화는 막을 수 없고, 되돌릴 수 없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그 변화를 두려워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한미 FTA가 가져올 변화 자체에 의문을 지닌다. 한미 FTA 협정문은 여전히 너무 어렵고, 국민들은 여전히 의문을 가지고, 국회와 정부는 여전히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길"이라는 추상적인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많은 정치인들이 "내년 4월 총선에서 (한미 FTA 강행 처리를 밀어붙이는) 한나라당을 심판하자"고 말한다. 그리고 "박원순 시장처럼 정치판을 바꾸면 된다"고 강조한다. 실제 선거는 미래를 바꾼다. 촛불집회가 열린 이날, 당초 서울광장은 스케이트장 건설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서울시는 집회를 허가하고 건설 계획을 미뤘다. 그 덕분에 서울광장이 오랜만에 촛불집회를 위해 개방됐다. 그러나, 한미 FTA는 후진이 없는 제도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촛불집회는 유일한 희망인지도 모른다. "촛불집회로 드러나는 민심만이 국회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며 내년 총선과 연계해 국회의원들을 압박해달라는 요구가 많은 이유다. ⓒ프레시안(최형락)

본회의를 5일 앞둔 저녁의 시청광장. 촛불을 든 사람들은 갑작스런 기온의 변화에도 흐뭇한 미소로 구호를 외치고, 발언대에서 나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한 시민에게 물어보았다. "24일 국회가 비준 동의안을 처리하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그런 일이 생기지 않게 막아야죠." "그래도 처리되면요?" "그런 일이 없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의 눈은 흔들림이 없었고, 미소도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애써 다음을 기약하지 않는 듯 보였다. 중립도 브레이크가 되지 않는 달리는 열차가 돌아오지 않을 5일 뒤로 질주하고 있다. 힘이 없는 야당은 국민들이 국회에 브레이크를 걸어달라고 사정하고 있다. 야당이, 노동자가, 농민이, 이밖에도 한미 FTA가 바꿀 미래를 두려워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기댄 유일한 대안은 겨울바람이 부는 야외에서 켜지는 촛불뿐이다. 바람이 거세질수록 촛불이 더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다. 다음이 없는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
 

/이대희 기자

친일·독재미화…'거짓역사'의 색깔론 중독자들

이제는 ‘역사왜곡’이다. 일본 교과서 얘기가 아니다. 한국 중학교 교과서를 놓고 벌이는 논쟁이다. 중학교 교과서 집필기준에서 ‘친일파 청산’ 문구가 삭제됐다. ‘박정희 독재’ ‘5·18 민주화’도 사라지게 됐다. 역사를 권력의 입맛대로 바꿀 수 있을까. 절대권력을 누렸던 ‘왕조시대’에도 함부로 선택하지 못할 무리수다. ‘거짓의 역사’를 강요하는 색깔론 중독자들이 바로 그 엄청난 행위를 저질렀다. / 편집자 주

“이제 학문의 자유와 교육의 중립성은 치명상을 입었다. 실무선에서 이를 미봉하려 하지만 정권에 의한 역사 농단의 과오를 덮을 순 없다.”

한겨레는 11월 15일자 <이주호 교과부 장관을 경질해야 하는 이유>라는 사설에서 이렇게 밝혔다. 자진 사퇴도 해법이 아니며 역사의 이름으로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을 둘러싼 논란의 본질은 정권의 입맛에 따라 역사교과서를 왜곡하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2013년 중학교에서 사용될 교과서 지침이 될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을 발표하자 역사학계는 물론 정치권까지 발칵 뒤집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한미 FTA 비준 논란 등에 여론 시선이 쏠려있는 동안 중학교 교과서 ‘역사왜곡’이라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오전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친일·독재미화와 교과서 개악을 저지하는 '역사정의실천연대' 발족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교과서 개편에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중학교 교과서 집필기준에서 ‘친일파 청산’ 문구가 삭제됐고, ‘5·18 민주화’ ‘6월 민주항쟁’ ‘4·19 혁명’ ‘제주 4·3 항쟁’ 등에 대한 내용도 빠졌다.

한국 민주화의 대표적인 역사가 집필기준에서 빠진 셈이다. 더불어 ‘이승만 독재’ ‘박정희 중심 5·16 군사정변’ ‘전두환 신군부 정권’ 등 독재의 역사도 집필 기준에서 사라졌다. 역사학계는 ‘역사왜곡’에 깊은 우려를 전했다. 문제는 교과부의 이번 선택이 역사학계의 우려와 경고를 무시한 채 이뤄졌다는 점이다.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개발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이익주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교과서는 사실에 근거해야 하고 정치의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는 대원칙이 훼손됐다”면서 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 역사학계의 반발 속에 ‘뉴라이트’ 계열인 한국현대사학회 이명희 교과서 위원장은 “친일파 청산 관련 내용은 교과서에서 다뤄도 되고 안 다뤄도 된다”면서 “교과서에까지 다룰 정도로 중요한 사안이 아니라고 봤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진보 대 보수의 대결구도로 보기도 어렵다. 뉴라이트 계열 등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역사학계에서 깊은 우려를 전하는 것은 ‘사실 왜곡’ 시도 때문이다. 오죽하면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위원장’까지 사퇴를 했겠느냐는 탄식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민주정부 수립 이후 지속돼 온 친일파 청산 노력을 중단시키고, 독재를 미화시키거나 감추고, 5·18 민주화 운동의 의미를 사장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세력들의 본질임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주목할 대목은 이런 결과가 나오게 된 배경이다. 중학교 교과서 집필기준에서 ‘친일파 청산’ 문구가 삭제되고 ‘5·18 민주화 운동’이 사라지게 된다는 게 제대로 알려졌다면 여론의 반발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역사왜곡’을 시도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여론의 물줄기가 엉뚱한 곳으로 흐르게 된 이유는 보수언론이 집요하게 ‘색깔론 여론몰이’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역사교과서 ‘개악’의 배후에는 언론의 역할이 있었다는 얘기다. 보수언론들은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개발위원회’가 북한을 대변하려 한다는 식의 여론몰이를 이어갔다.

조선일보는 10월 25일자 <‘대한민국이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 역사 왜 바꾸려 드나>라는 사설에서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자유민주주의’를 가르쳐서는 안 되고 북한식 인민민주주의도 포함하는 ‘민족주의’를 가르치자고 주장하는 것과 맥을 같이하는 이념 투쟁의 연장선 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10월 25일자 <대한민국을 격하하는 역사 집필진의 정체 뭔가>라는 사설에서 “국사학계 인사들이 주축이 돼 이번에 내놓은 집필기준에서도 대한민국에 대한 반감과 친북 편향성을 드러냈다. 교과서 좌편향의 근본 원인은 국사학계 내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는 10월 26일자 <‘자유’ 빼고 ‘유일’ 빼서 뭘 얻으려는 건가>라는 사설에서 “좌파 역사학자들은 이른바 학문적 엄밀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그것은 핑계일 뿐 저변에 깔린 것은 이념적 편향성이고 친북 성향”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식 인민민주주의를 가르치자는 것’ ‘이념적 편향성과 친북 성향’ 등 보수층의 반발정서를 자극하면서 중학교 교과서 집필기준 논란이 좌우의 대결인 것처럼 몰아갔다. 심지어 문화일보는 10월 28일자 <대한민국 제헌헌법이 사회민주주의라는 궤변>이라는 사설에서 “정권들이 독재를 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다 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국가 정체성을 부정했다는 말인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수언론들은 중학교 교과서 집필기준에 대해 꾸준히 보도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이념 대립 문제를 자극하는 내용이었고 심지어 ‘독재정권’을 옹호하는 것 같은 보도도 나왔다. 역사학계에서 ‘역사왜곡’을 우려하는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을 내놓자 이를 비판하기는커녕 이를 옹호하는 사설을 내놓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11월 9일자 <바른 역사교육 이제 시작이다>라는 사설에서 “대한민국을 자학하고 종북주의까지 횡행하는 우리 사회의 이념적 혼란은 1980년대 이후 자칭 진보 진영이라는 좌파세력의 역사 뒤집기 탓이 적지 않다. 새 역사 교과서에서는 이런 왜곡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언론은 이번 결과에 ‘표정관리’를 하고 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학술단체협의회와 민족문제연구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422개 시민사회단체는 14일 ‘친일·독재 미화와 교과서 개악을 저지하는 역사정의실천연대’ 출범 기자회견에서 “수구세력의 역사왜곡이 상식을 넘어 거대한 범죄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이는 민주주의를 축소하고 친일·독재를 찬양해 기억의 공공화를 파괴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머스 게이건의 <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야>

미국이라는 이름의 후진국>(사회평론 펴냄)의 저자가 <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야>(한상연 옮김, 부키 펴냄)라는 책에 대해 어떤 종류의 서평을 쓸 수 있을까. "당근이지!"라는 말 말고 또 무엇을 덧붙일 수 있을까. 사실 책을 받아 단숨에 읽어버리고 지난 보름 동안의 고민은 동종(同種) 패착(敗着)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는 것이었다. 구구절절 옳은 말씀에 박수를 보낸다는 평가 말고 어떤 찬사를 더할 수 있을까.

"일중독 미국 변호사의 유럽 복지 사회 체험기"라는 부제가 보여주듯이 저자 토머스 게이건은 유럽의 복지 사회가 미국의 일중독 사회보다 훨씬 살기 좋다고 설명한다. 이 책의 최고 장점은 유럽이 미국보다 선진적인 이유를 다양한 실제 사례를 통해 뛰어난 유머 감각으로 재미있게 소개한다는 점이다. 일례로 그는 독일에서 한 미국 노동법 강의를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소개한다.

첫 번째 강의에서 나는 미국에서는 노동자가 언제든지,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든지 해고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아무런 이유가 없어도 해고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려고 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여러분이 사장이고 나는 여러분 회사에서 29년간 근무했다고 합시다. 1년 후면 퇴직입니다. 어느 날 내가 노란색 넥타이를 매고 출근했어요. 여러분은 '당신 넥타이 색깔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당장 해고야'라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그런 일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유럽에서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이런 고용주의 횡포에 학생들이 믿을 수 없다고 항의하자, 게이건은 분명히 이 같은 해고가 미국에서 존재하지만 그런 일이 매일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한발 물러선다. 이런 에피소드가 특별히 감동적이고 신뢰감을 주는 이유는 저자가 다름 아닌 미국의 노동 전문 변호사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이 천지차인 경우는 해고 방면뿐이 아니다. 삶의 질이라는 차원에서 미국과 유럽은 비교하기조차 어렵다. 게이건에 의하면 미국인이 연간 2300시간을 일할 때 유럽 사람은 1600시간만 일한다. 따라서 "유럽인은 연간 700시간 이상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다른 언어를 하나 더 익히거나 스리랑카를 여행할 수도 있고 독서를 할 수도 있다." 2000년 통계를 기준으로 볼 때 미국의 빈곤선 이하의 노인 비중(24.7퍼센트)은 독일(10.1퍼센트)이나 프랑스(9.8퍼센트)보다 높고, 빈곤한 미국 아동의 비율(21.9퍼센트)도 유럽의 독일(9.0퍼센트)이나 프랑스(7.9퍼센트)보다 높다.

하지만 유럽에서도 복지 국가가 후퇴하고 있다고? 어림없는 말이라고 게이건은 주장한다. 1990년대 이후 유럽에서 일부 복지 혜택이 축소되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제도들도 만들어졌다. 예를 들어 출산을 하면 엄마는 물론 아빠에게도 유급 출산 휴가가 주어진다. 정부의 재정 지원을 통해 휴일은 확대되었고 노동 시간은 줄었으며, 노인을 부양하면 이에 대한 수당이 생겼다. 이상의 제도는 유럽의 독일, 프랑스, 스웨덴 등 주요 국가에 모두 도입되었다. 그런데 미국은 어떤가? 위의 제도가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2010년 시작된 유럽의 재정 위기는 바로 복지 지출이 너무 많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 아닌가? 아니다. 게이건은 "유럽의 몇몇 나라가 겪는 위기는 유럽식 '사회민주주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미국 자본주의의 신용 사기극에 말려든 '사회민주주의자 유럽'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리스를 제외한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등은 복지 지출보다는 과도한 금융 부문의 확대와 세계화를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다.

▲ <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야>(토머스 게이건 지음, 한상연 옮김, 부키 펴냄).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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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야>의 논리적 힘은 유럽의 전형적인 모델로 독일을 내세운다는 데 있다. "독일인으로 대표되는 유럽인은 고임금과 복지 혜택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독일은 유럽에서도 노동 시간이 가장 적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제조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수출 성장 모델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 덕분에 글로벌 위기 이후 미국보다 낮은 실업률을 보유한다.

게이건은 독일 성공의 비법으로 금융보다는 제조업을 중시하는 문화와 대학 교육보다는 기술 교육을 강조하는 전통, 그리고 기업을 운영하는데 노동조합의 경영 참여를 보장하는 제도 등을 들고 있다. 물론 이 세 가지는 서로 연관되어 있다. 인재들이 제조업으로 진출하고, 확실한 기술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하며, 노동조합이 주주와 경영진을 감시하는 역할을 할 때 효율적인 기업이 만들어 진다는 주장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미국인 독자를 타깃으로 삼는다. 선민사상으로 똘똘 뭉친 미국인은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제도 아래 가장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라는 믿음을 굳건하게 갖고 있는데, "미국에서 태어난 게 잘못"이라는 지적은 약간의 충격과 많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저자는 수많은 이야기와 통계, 경험을 통해 독자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한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대중 교육의 중요한 수단이다.

미국인 중에 여권을 소유한 사람은 20퍼센트 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외국에 대해서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 미국인에게 유럽은 선조들이 자유를 갈망하며 도망쳐 나온 구시대의 봉건주의가 지배하는 후진적 사회라는 생각뿐이다. 그런데 게이건은 유럽에서 태어나는 것이 훨씬 좋다고 주장하니 과연 이런 종류의 진리가 미국인에게 통할지 궁금하다.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식코>와 <자본주의 : 러브 스토리> 역시 이 책과 같은 맥락에서 미국 모델의 황당함에 대한 대중적 교육을 목표로 한다. 글로벌 위기 이후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와 같은 운동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 일종의 자각이 시작되는 기운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자각에서 변화까지는 먼 길이 있을 테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에서 이 책의 의미는 무엇인가? 한국은 미국인보다 미국을 더 사랑하고 존경하고 찬양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다. 대부분의 경우 뭐 딱히 미국이 좋아서 그런다기보다는 미국을 밑천으로 삼아야 자신이 한국에서 잘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식은 미국에 유학 보내지만 치과 치료는 국민 건강 보험이 되는 한국에서 받도록 하는 부모들 말이다. 이들은 한국 사회의 지배층을 형성하여 장기간 미국에 대한 환상과 착각의 성(城)을 쌓았다. 게이건의 책은 이 신기루를 붕괴시키는데 한 몫을 담당할 것이다. 무엇보다 미국인이 쓴 책이니까….

한국에서도 홍세화의 <나는 파리의 택시 운전사>(창비 펴냄)나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창비 펴냄) 등의 책이 유럽, 특히 프랑스 모델이 한국 사회에서 가지는 의미를 충분히 잘 설명해 왔다. 게이건이 상세하게 묘사하는 독일 모델과 홍세화의 프랑스 모델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미국이나 유럽 모델의 역사적인 배경과 사회적 뿌리에 대해 관심이 있는 독자는 제레미 리프킨이 2004년에 펴낸 <유러피언 드림>(이원기 옮김, 민음사 펴냄)의 일독을 권한다. 부제 "아메리칸 드림의 몰락과 세계의 미래"는 인류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미국이 아닌 유럽으로 명백하게 규정하고 있다. 리프킨 역시 게이건과 마찬가지로 미국인이다!

유럽 모델에 대한 더 철학적이고 학술적인 소개와 분석을 희망하는 독자는 <위험 사회>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의 '코스모폴리탄(Cosmopolitan)' 시리즈를 찾아보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세계화 시대의 권력>, <코스모폴리탄 비전>, <코스모폴리탄 유럽> 등의 3부작은 왜 21세기의 세계가 유럽이 만들어 온 코스모폴리탄 성격의 모델을 지향해야 하는지를 규범적으로 역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양성을 가치로 부각시키는 정치 제도로 유럽 통합은 조명을 받는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후발 주자로서 한국이 갖는 특혜다. 우리는 미국과 유럽을 비교해서 어느 모델이 우수한지, 어떤 사회에서 살고 싶은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물론, 앞으로 유럽 모델의 단점과 폐해를 보완하고 향상할 수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이런 특혜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는 미국과 유럽을 비교해서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대중적 교육 프로그램이라도 개발하고, 사회 제도 체험 관광(?)을 장려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조홍식 숭실대학교 교수

안철수 1500억 기부…MB청계재단은 재산보존용?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안철수연구소 주식 지분 기부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안 원장은 연구소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절차를 밟는 것이 좋을지, 또 어떻게 쓰이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것인지는 많은 분들의 의견을 겸허히 들어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안 원장은 다만 그 방향에 대해서 “저소득층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쓰였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부 방식이 관심을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어떤 방식을 채택하느냐에 따라서 기부 규모가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이다. 공익법인을 만들어 기부하는 경우 5%가 넘는 지분은 증여세로 내야 한다. 안철수 원장이 갖고 있는 연구소 지분은 372만주, 약 37.1%다. 안 원장 지분의 절반(18.55%)에 해당하는 주식이 186만주인데, 이 경우 약 136만주가 증여세 부과대상이 되는 것이다.

반면 안 원장이 주식을 매각해서 본인이 양도소득세를 물고 매각대금을 공익법인에 출연하는 방식이 되면 증여세는 물지 않는다

지난 9월 6일, 안철수 서울대융합기술과학대학원 원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장 후보를 박원순 후보에게 양보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우철훈 기자

“차명계좌 처리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특검에서 조세포탈 문제가 된 차명계좌는 과거 경영권 보호를 위해 명의신탁한 것으로 이번에 이건희 회장 실명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누락된 세금 등을 모두 납부한 후 남는 돈을 회장이나 가족을 위해 쓰지는 않겠다고 하면서, 유익한 일에 쓸 수 있는 방도를 찾아보자고 하였습니다. 구체적인 용도에 대해서는 이러한 회장의 취지에 맞도록 시간을 갖고 준비하겠습니다.” 지난 2008년 4월 22일, 삼성이 발표한 ‘경영쇄신안’이다.

삼성특검에 의해 밝혀진 이건희 회장과 삼성의 차명재산은 4조5373억원. 이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생명 주식을 제외하고 벌금, 양도소득세와 증여세를 제외한 차명재산은 1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경영쇄신안이 나온 지 3년이 넘었지만 아직 이 돈의 ‘구체적 용도’는 정해지지 않았다. .‘구체적 용도’와 관련, 삼성 측은 “지난 4월 삼성경제연구소에 ‘사회공헌연구실’을 만들어 효과적인 출연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고만 밝혔다. 이건희 일가의 재산 헌납은 이전에도 있었다.

·환원 약속 3년, 아직도 “방법 모색 중”

2005년 이른바 ‘안기부 X파일 사건’과 ‘에버랜드 편법·불법상속 의혹’ 사건이 벌어지면서 이건희 회장은 8000억원 사회 헌납을 약속했다. 이건희 회장이 언급한 8000억원은 2002년에 설립된 ‘삼성이건희장학재단’에 3500억원을 추가 출연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삼성이건희장학재단’은 한국장학재단이 운영하는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지난해 7월 다시 ‘삼성꿈장학재단’으로 이름을 바꿨다.


2008년 4월 22일, 삼성그룹 임원들이 삼성그룹 경영쇄신안 발표 후 줄을 지어 기자회견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남호진 기자

8000억원 사회 헌납 당시 삼성 측은 재산 헌납 약속과 함께 ‘삼성을지켜보는모임’(삼지모)을 만들었다. 외부인사 8명과 삼성사장단 8명이 함께 모여 삼성의 조직문화나 공익사업 등을 검토하는 모임이었다. 2007년 가을,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폭로사건이 벌어지면서 모임은 사실상 해체됐다. 원래 모임을 해산하기 전 그동안 모임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했지만 그 역시 흐지부지되었다. 삼지모에 참여했던 김형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이학수 부회장이 퇴진하고 전략기획실이 해체되면서 구두로 삼지모도 해체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삼지모에 참여한 외부인사 측 간사를 맡았던 최열 환경재단 대표는 “삼성의 조직문화를 21세기에 맞게 바꾸고, 삼성이 이미 글로벌 기업인 만큼 공익사업도 한국에 국한하지 말고 진행해야 한다고 건의했던 것이 기억난다”며 “장학재단의 경우 이명박 정부 들어 꿈장학재단으로 바뀌면서 이사진 구성에도 교육부 입김이 세지고 자율성이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안철수가 택한 사회 환원은 주식지분의 기부다. 올해 이슈가 된 ‘주식 기부’는 또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매제 김재정씨 사후에 그가 가졌던 ‘다스 지분’ 5%의 ‘청계재단 기부’ 문제다. 이 주식기부 행위는 2007년 대선 당시 논란이 되었던 BBK와 다스의 실소유주가 누구냐는 문제를 다시 불러일으켰다. 청계재단 주식기부에는 진통이 있었다. 다스의 주식은 비상장 주식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주식배당금 등 수익관계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청계재단 측의 서류를 반려했다.

그 후 청계재단 측은 주식배당을 하겠다는 다스 측의 확인서를 담당 교육지원청에 제출했다. 확인 결과 다스 측의 주식배당은 2011년 11월 현재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시 교육청은 청계재단의 다스 주식과 관련, 민주당 안민석 의원실에 보낸 답변에서 “계속 수익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매각조치 등 제반 방안을 강구하도록 하여 보유재산의 활용성을 높이고 건전한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지도·감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청계재단 관계자는 “매각해서 없애기보다 배당금을 받는 것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배당금과 관련해서는 주총이나 이사회를 통해 결정하게 되는데 청계재단이 5%(101억3800만원 상당)의 지분을 갖고 있으니 주총에 참여해서 배당금 지급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설혹 배당금이 지불되더라도 연간 소득은 700만~800만원에 불과하기 때문에 청계재단의 목적사업(장학사업)에는 별반 도움 되지 못하는 액수다.

·청계재단 장학사업 절반, 한국타이어 기부금


서울 서초동 영포빌딩에 자리잡은 청계재단 사무실./정용인 기자

청계재단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청계재단의 연간수입은 약 15억~16억원 수준이다. 수입의 대부분은 이명박 대통령이 내놓은 세 건물의 임대료가 차지한다. 이 중 장학금으로 지출된 액수는 지난해의 경우 6억2000만원 정도. 그런데 이 중 3억원은 한국타이어가 기부한 액수다. 한국타이어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씨가 부사장으로 있는 회사다. 그러니까 기부를 제외한 임대료 등의 수입에서 장학금으로 쓰이는 돈은 약 3억1000만원에 불과하다.

왜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쓰이고 있을까. 가장 큰 이유는 부채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은 은행에서 30억원을 대출받아 천신일 전 세중나모 회장에게 채무를 변제했다. 청계재단은 근저당 설정을 떠안아 50억원을 대출한 뒤 그 중 30억원을 천 회장에게 갚았다. 이에 대한 이자가 매년 2억6000만원이다. 즉, 매년 지급하는 장학금의 절반 정도 규모가 은행 이자로 들어가는 것이다. 교육청은 안 의원에게 보낸 회신에서 “장기차입 상환을 위해 부동산 매각이 필요하다면 기본재산 처분 허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청계재단의 답은 앞의 케이스와 같다. “건물을 매각하지 않고 1년 단위로 근저당 설정을 갱신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재연장을 검토하고 있다.”

청계재단의 목적사업은 장학사업이다. <주간경향>이 입수한 기부금 영수증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3억원, 올해 1억5000만원을 기부했다. 즉 목적사업의 절반은 한국타이어가 보조한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계획대로라면 목적사업을 위해 건물을 매각하거나 주식을 팔 계획도 없다. 결국 “장학사업보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재단이 아니냐”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비케이 안 한국기부문화연구소 소장은 “재산을 환원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싶진 않다”며 “다만 진정성이 있다면 퇴임 후 이명박 대통령이 보다 적극적으로 사회 환원에 나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사회 환원할 수 있는 자원이 꼭 재산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결국 사회 환원은 돈의 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사회에 의미있는 변화를 이끌어내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 안 소장의 결론이다. 안철수 원장이 향후 계획을 결정하는 데도 경청할 만한 지적이다.

※ 월요일 발매되는 <주간경향 925호>에서는 ▲ ‘대중도신당’ 추진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 안철수의 기부, 기부문화 물꼬 트나 ▲ 한·미 FTA ‘간접수용’ 보상 규정 우리 법체계와 마찰 논란 ▲ 국가인권위원회 10년, 초라한 오늘 ▲ 대학총학생회 선거 반값 등록금 향한 99%의 역습 등의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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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 경제버전 '나는 꼽사리다', 들어보니…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경제판 '나는 꼽사리다(나꼽살)'가 19일 공개 직후 뜨거운 인기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청취 후 반응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날 공개된 '나는 꼽사리다' 1회를 청취한 네티즌들은 블로그, 트위터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재미있었고 의미있었다", "부모님도 경청하게 만들었다", "경제의 꼼수를 알고 싶다면 꼭 들어보시길", "나곱살 2회가 기대된다"라는 등 청취 소감을 밝혔다.

진행을 맡은 김미화에 대해서는 "어려운 부분을 쉽게 해설해 줘서 좋았다", "김미화씨 방송, 너무 반갑다"는 호감성 반응과 "너무 중심을 잡으려는 것 같아 '나꼼수' 특유의 느낌이 부족했다", "파격진행이 요구된다"는 등 아쉬움 섞인 반응으로 나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편, '나는 꼽사리다'에서는 방송인 김미화 진행으로 우석훈 2.1연구소장, 선대인 선대인경제전략연구소장, '나꼼수' 편집자 김용민 시사평론가가 출연했다.

이명박이 하면 로맨스, 박원순이 하면 불륜? [2011.11.21 제886호]

박원순, 사방에서 안철수 공격하자 버럭…

박원순, 사방에서 안철수 공격하자 버럭…
“정치 잘돌아가면 우린 안나섰다, 시대요구 거부시 죄인” 역공

박원순 서울시장은 18일 ‘안철수 신드롬’을 깎아내린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의 발언에 일침을 놓으며 “정치가 잘 돌아가고 최장관 같은 분들이 잘하고 있었다면 정치할 생각을 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
연합뉴스

박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면서, 최 전 장관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기술대학원장의 1천500억원 기부를 ‘정치적 행보’로 규정하며 “과학자는 과학을 해야한다. 왜 정치권에 기웃거리느냐”고 말한데 대해 이렇게 밝혔다.


박 시장은 자신은 원래 정치하려던 사람이 아니라면서 “그런데 우리나라 정치, 행정, 정부가 제 궤도를 밟고 있지 못하다. 너무 심각해서 우리가 각자 전문영역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 오히려 죄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런 상황에서 어찌보면 참 힘든 길을 선택했다”고 정치인으로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박 시장은 또 안철수 원장도 자신의 경우와 마찬가지일 것이라면서 “본인이 어떤 책무감, 시대적 책무관, 시대적 요구, 많은 사람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죄인이 될 거란 생각이 깊으면 하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안철수씨가 서울시장을 꿈꿨던 건 틀림없다. 사업, 강의, 세상을 바라보면서 적어도 이것은 아니라고 생각해 그런 용기를 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 원장이 그 당시 반(反)한나라당 얘길 한 것도 무슨 정파적 입장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런 맥락이었을 것”이라며 “현 정부 하는 일이 너무 시대를 거스르고 역류하고 있는 것을 한 시민, 전문가, 한 분야의 통찰력을 가진 입장으로서 이건 안되겠다 생각한 거 아닌가”라고 풀이했다.
 
박 시장은 또 안 원장에게 정치 참여를 권유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나도 많은 권유를 받았지만 정치라는 길은 누가 누구에게 권하기 힘든 일”이라고 답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 후 안 원장에게 감사표시를 아직도 못했다며 “일단 감사를 표하는 메일이라도 보내야 될 것 같다. 또 한 번 뵐 것”이라며 “선거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도와주셨으니 감사의 인사 자리를 마련하는 건 너무 당연한 일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그동안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던 야권 통합 논의에 직접 나서기보다는 다소 거리를 두고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는 입장도 전했다.
 
그는 “시장이라는 행정의 책임자로 있으면서 그런 통합 과정이나 정치에는 조금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연석회의) 출범 때는 힘 실어 드리는 입장에서 했지만 많이 개입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20일 열릴 예정인 2차 연석회의에도 직접 참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기고] "이제 남은 건 전기·가스·수도요금 폭등뿐"

정부가 발표한 이른바 한미 FTA '괴담'에는 "전기, 가스, 지하철, 의료보험료가 폭등한다"라는 것이 있다. 정부의 대답은 "가스, 전력, 상수도 등 공공분야는 개방대상이 아니"며 따라서 민영화도 이루어지지 않고 "공공요금 폭등은 없다"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우선 먼저 지적해야할 거짓말은 민영화 대상이 아니라는 가스나 전기가 이미 상당부분 개방되어 민영화되었다는 점이다. 가스가 대표적이다. 가스 수입은 대부분 한국가스공사가 하지만 이를 가정에 공급하는 도시가스 소매는 이미 33개로 쪼개져 민영화되어 있다. 당장 가스요금을 어디다 내는지 고지서를 한번 살펴보시라. 이중 GS와 SK가 약 40%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GS가스 부문은 "I'm your Energy, GS칼텍스"라는 이제는 귀에 익숙한 광고에서 보듯이 GS와 칼텍스의 50:50 합자회사다. 칼텍스는 콘돌리자 라이스가 대주주로 있는 미국의 거대 석유가스회사다. 가스가 개방대상이 아니라고? 이미 외국자본에 개방되어있다. 게다가 한국정부는 아예 가스수입 부문까지도 즉 가스부문 전체를 민영화하려는 법을 추진 중이다.

"가스 요금 매길 때 '상업적 고려'…어떻게 안 오르나?"

한미 FTA 협정문에는 민영 지정독점기업은 물론 공기업도 요금을 매길 때 '상업적 고려'를 해야 한다. 즉 시장가격대로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정부가 공공요금을 정할 수는 있지만 이 또한 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되어있다. (☞관련 기사 : 한미FTA는 어떻게 공공을 파괴하는가) 지금 가스요금은 지방자치조례로 결정한다. 한미 FTA 협정이후 만일 박원순 시장이 가스요금을 서민생활을 위해 요금인상을 억제하려 한다면 칼텍스가 가만히 있을까? 당장 한미 FTA 위반이고 투자자 국가 중재(ISD) 회부대상이다. 오히려 어떻게 가스요금이 인상되지 않을 수 있을지 물어보고 싶다.

가스뿐만이 아니다. 전기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외국자본의 발전부문에 대한 지분을 제한해놓았으므로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발전부문은 '전체의 30%'를 개방한다고 협정문에 적혀있다. 30%라고 하면 외국기업이 주도권은 없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아니다. IMF위기 이후 한국정부가 발전부문을 5개 회사로 나누어놓았기 때문이다. 지역적 분할이나 운영효율성 때문이 아니다. 한꺼번에 팔기에는 너무 덩치가 커서, 팔기에 적당한 규모로 나누어놓았을 뿐이다. 즉 30%라고 해도 5개 중 1~2개는 외국기업이나 한미 합자기업이 소유할 수 있다.

설사 공기업으로 남는다 하더라도 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30%의 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하는 저렴한 요금정책을 취하게 되면 이는 한미 FTA 협정 위반이 될 수 있다. 전기 값도 오를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 2008년 '공기업의 민영화 및 통폐합 등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는 배국환 기획재정부 차관과 오연천 공기업선진화추진위원회 위원장. ⓒ연합

"공공분야 한번 민영화되면 되돌릴 수 없다"

정부는 공공부문은 한미 FTA 예외라고 계속 주장한다, 그러나 이미 여러 필자가 밝혀듯이 예외라고 주장하는 정부 주장 즉 '미래유보'조항에는 두 가지가 빠져있다. 즉 '수용보상'과 '최소기준대우'다. (☞관련 기사 : '통상 관료'에게 우리 미래를 맡기자고?)

예를 들어 인천에서 이미 하고 있는 것처럼 수도 민영화를 했다고 치자, 대개 이런 계약은 30년이나 40년 계약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다가 수돗물 가격이 너무 올랐다든지, 아니면 미국의 애틀랜타 시처럼 민영기업이 누수율을 낮추기 위해 수압을 너무 낮추어 화재소방전의 수압이 낮아져서 빌딩의 화재진압이 불가능해 졌다든지 하는 이유로(황당하게 들리겠지만 실제 일어났던 일이다) 한국정부가 5년쯤 후에 '이거 문제가 많으니 국유화 해야겠다'고 판단할 수 있다.

문제는 이때부터다, 물론 수도나 가스는 '미래유보'이므로 다시 국유화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정부가 보상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25년이나 35년의 남은 계약기간에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정부가 국민세금으로 보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주장하는 대로 보상했다가는 민영화로 놓아두는 쪽이 공기업화(이를 '수용'이라고 부른다)해서 '보상'을 하는 것보다 돈이 더 들 수도 있다. 그래서 보상을 거부한다? 그러면 투자자 정부 중재(ISD)로 가는 것이다. 물론 전기처럼 '현재유보'로 되어있으면 역진방지조항(래칫) 때문에 아예 되돌릴 수도 없다.

공기업이 민영화되지 않고 가스, 전기, 수도요금이 오르지 않는다고? 이미 한국정부는 이미 많은 공공부문을 민영화했고 또 추진 중이다, 런던 히드루 공항은 민영화한 이후 공항이용료가 5배나 올랐지만 정부는 여전히 인천공항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지 않은가?

한미 FTA가 비준되면 이렇게 민영화된 공기업이나 공공부문은 '미래유보'조항에 해당되면 '수용보상' 때문에, '현재유보'에 해당되는 부문은 '역진방지조항'(래칫) 때문에 이를 되돌릴 수가 없다.

가스요금이나 전기요금과 같은 요금 인상억제 정책도 민영화된 기업의 투자이익을 침해하면 한미 FTA 위반이다(이것을 간접수용이라고 부른다). 이를 거부하면 그때는 투자자 국가 중재(ISD)에 회부된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민영화, 상업화로 가는 편도차편'이라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미 FTA도 당연히 마찬가지다.

민영화 정책을 추진하는 정부가 들어서서 한번 민영화를 해놓으면, 그 다음 정부가 이를 되돌리려 해도 이를 되돌릴 수가 없거나 매우 힘들어진다. 그리고 민영화된 기업이 이익을 추구하는 만큼 공공요금은 대폭 인상, 즉 '폭등'한다.

볼리비아, 미국과 양자투자협정 맺고 수도요금 폭등

볼리비아의 코차밤바시의 수도가격 인상이 ISD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정부는 괴담이라고 말한다. 볼리비아와 미국 사이에는 FTA가 없었다는 게 정부 주장이다. 볼리비아는 물론 미국과 FTA를 하지 않았다. 미국과의 양자투자협정(BIT)에 포함된 ISD만으로도 평균임금의 25%를 수도요금으로 내야했으니 미국과 FTA를 맺었겠는가? 1999년 수도요금 인상으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자 계엄령까지 선포했던 로사다 대통령은 결국 2003년 가스까지 민영화하려다가 대통령 자리에서 쫓겨났다.

공공요금에 대한 ISD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과테말라 정부는 1998년 전기배전부문을 민영화했다. 그러나 이 때문에 전기요금이 폭등하자 2008년 전기요금을 인하하는 정책을 취했다. 그러자 곧바로 민영화된 전기회사에 간접적 지분을 가진 미국기업 TECO가 이 요금인하조처를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의 ISD로 과테말라 정부를 2009년 중재에 회부했다. 이 중재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뿐인가? 심지어 미국의 센츄리온이라는 기업은 캐나다의 연방보건법이 의료비를 올려받지 못하게 한다고 한국의 건강보험 당연지정제에 해당하는 법을 영업이익침해로 ISD에 걸었다.

상황이 이런데 어떻게 한미 FTA가 비준되어도 공기업 민영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공공요금이 오르지 않을 수 있나? FTA는 단지 관세에 대한 협정이 아니다. 미국정부 스스로가 '비관세 무역장벽', 즉 기업이익을 규제하는 사회정책과 공공제도를 제거하거나 완화하는 것이 FTA의 목적이라고 공공연하게 주장하고 있다. 도대체 누가 '괴담'을 퍼뜨리고 있나?
 

/우석균 한미FTA 범국민저지운동본부 정책자문위원

지옥행 급행열차 FTA! 생존 티켓을 끊으려면…

MB 정부, 론스타에 ‘먹튀’를 명령하다

금융위원회가 론스타에 외환은행 보유 지분을 매각하라고 명령했다. 그야말로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다. 정부가 투기자본에 먹튀를 명령한 셈이다.

금융위는 18일 론스타에 6개월 안에 외환은행 보유 지분 51.02% 가운데 41.02%를 매각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2003년 9월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대주주가 된 뒤 8년 2개월 만의 일이다. 론스타는 그동안 여러차례 외환은행 지분 매각을 추진했으나 금융당국의 반대로 실패했다. 그러나 지난달 13일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론스타의 유죄가 최종 확정되고 대주주 자격을 잃으면서 자연스럽게 매각 수순을 밟게 됐다.

그동안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징벌적 매각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나 금융위는 매각 명령에 6개월의 기한만 명시했을 뿐 아무런 조건을 달지 않았다.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의 지분을 넘겨받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외환은행 노동조합은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하나금융은 주당 1만3390원, 4조4천억원 수준에 론스타 지분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나 매매 가격을 1만600원 수준으로 낮추는 수정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하나금융과 당초 계약이 그대로 성사된다면 론스타는 2조1549억원을 투자해 배당 등으로 2조9027억원을 챙기고, 지분 매각 대금 4조4059억원을 더하면 7조3086억원을 챙기게 된다. 8년 만에 5조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셈이다. 그러나 론스타의 먹튀가 순조롭게 끝날 거라고 보는 건 아직 이르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장 행정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제기될 가능성이 크고 국부 유출 논란과 금융당국의 책임론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론스타가 애초에 2003년 9월부터 금융기관의 대주주가 될 자격이 없는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였으며 4% 이상 지분의 의결권이 제한된다는 의혹이 계속됐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 등은 론스타가 부당하게 취득한 지분을 취득원가에 환수하고 배당도 모두 토해내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론스타가 먹튀에 성공하더라도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 여부는 두고두고 논란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민변과 참여연대는 이날 공동으로 성명을 내고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였다는 추가 근거자료가 폭로된 상황에서 이를 얼버무린 채 강행된 금융위의 매각명령은, 명백한 위법이며 무효”라고 비판했다. 민변은 “금융위가 내린 매각명령은 은행법 시행령 별표에 따라 금융주력자에게 내릴 수 있는 명령인데 추후에라도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로 확인될 경우 오늘 내린 ‘매각명령’은 무효가 돼 이로 인한 경제적 파장과 충격은 엄청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오전에는 ‘외환은행 되찾기 범국민운동본부’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2003년 론스타가 주금납입 하루 전에 투자구조를 변경해 비금융주력자 자본총액 비율이 27.3%로 산업자본으로 판명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투자구조 변경에 따라서 추가된 회사가 모두 금융회사라서 비금융주력자 여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답변한 바 있다.

민변은 “주금 납입 전에 론스타의 투자구조가 변경됐다면 별도의 동일인 승인이 있어야 하는데도 변경된 동일인으로 거래를 종결하였다면 최초 승인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변은 “한국을 떠날 기회를 계속 엿보고 있는 론스타에게 고가에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이번 ‘매각명령’은 론스타와 론스타 지분을 매입하기로 한 하나금융지주에 대한 특혜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민노-참여-통합연대 진보통합 극적 타결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통합연대 등 진보진영의 통합정당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이로써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진보정당 통합 논의가 10개월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민주노동당은 19일 오후 확대간부-의원단 연석회의를 열어 진보통합을 놓고 격론을 벌인 끝에 조만간 진보통합 정당을 창당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민노당, 참여당, 통합연대는 20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협상 타결을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할 계획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진보진영의 통합정당은 각 진영 1인씩 3명의 공동대표 체제를 꾸리고 과도기 대의기구는 민노당 55%ㆍ참여당 30%ㆍ통합연대 15% 비율로 구성하기로 했다.

당명은 공모방식을 거쳐 3개의 복수안을 마련한 뒤 당원 전수조사와 여론조사를 절반씩 반영해 결정한다.

민노당은 이날부터 당대회 개최를 위한 서명작업에 들어가고 27일 오후 2시 당대회를 열어 통합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당대회에서는 800여명 대의원의 과반수 참석에 참석 인원의 3분의 2가 승인을 해야 통합이 확정된다.

또 참여당은 오는 24일 중앙위원회를 열고 12월3일 내지 4일 전당대회를 열어 통합을 최종 의결한다. 전당대회에서 전체 8천700명의 주권당원 가운데 과반이 투표하고 투표자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통합이 확정된다.

노회찬ㆍ심상전ㆍ조승수 전ㆍ현직 의원이 주축이 된 통합연대는 정식 정당의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전당대회를 열 필요는 없다. 통합연대는 23일 시도당 대표와 대표단 연석회의를 열어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향후 절차를 논의한다.

이들이 당내 의결을 거치면 곧바로 수임기구를 만들어 실무작업에 들어가고 신설합당의 형태로 중앙선관위에 신고를 하면 진보통합 정당이 탄생한다.

이들은 12월 초 창당대회를 열어 진보통합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다만 18일 새벽까지 마라톤 협상을 하면서도 상임대표를 누가 맡을지를 포함해 당직 배분 문제, 총선공천 과정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막판 쟁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진보진영의 한 축인 진보신당이 불참하면서 이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는 것이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jesus7864@yna.co.kr

(끝)

이상득, 내곡동 땅 국정원에 팔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사저를 지어 2013년 2월 퇴임 이후 머무를 계획이었다. 하지만 < 시사저널 > 이 지난 10월8일 '내곡동 사저'를 처음 보도한 이후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등 갖가지 의혹이 불거지면서 큰 파문이 일었다. 또한 일부 언론을 통해 내곡동 사저에서 5백m 떨어진 곳에 이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땅(1천4백58㎡, 4백41평)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기도 했다. 꼬리에 꼬리를 문 의혹이 계속 제기되자 청와대는 결국 '내곡동 사저'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위치한 이상득 의원(위)의 땅을 국정원에서 매입한 과정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연합뉴스
열흘 만에 '이상득→삼호→국정원' 일사천리

그런데 < 시사저널 > 이 내곡동 사저와 관련해 추가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이상득 땅'이 또 드러났다. 이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에서 불과 1㎞ 정도 떨어진 곳에도 이상득 의원이 대규모의 부동산을 보유했던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의원은 이 땅을 지난 1995년과 2003년 두 차례에 걸쳐 국가정보원(국정원)에 매각했다. 문제는 당시 매각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이의원이 보유했던 땅을 들여다보자. 이의원이 내곡동에 보유하고 있던 땅은 밭(12개 필지)과 임야(1필지) 등 모두 13개 필지로, 1만4천64㎡(4천2백62평) 규모였다. 이의원은 13필지 가운데 2천8백66㎡ 규모의 밭 2필지를 1995년 12월23일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에 매각했다. 당시 이의원은 집권 여당인 신한국당 제2정책조정위원장(경제 담당)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었다.

그로부터 7년4개월이 지난 2003년 4월23일, 이의원은 밭 10필지와 임야 1필지 등 나머지 11필지 1만1천1백98㎡ 규모의 땅을 건설업체인 ㈜삼호에 전부 매각했다. 당시는 야당인 한나라당 최고위원이었다. 그런데 이의원의 땅을 매입한 삼호측은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 불과 열흘 만인 5월2일에 11필지 모두를 국정원에 다시 매각했다. 일사천리로 '이상득→삼호→국정원'으로 소유권이 이전된 셈이다. 서울 강남의 한 부동산업자는 "부동산 소유권이 열흘 만에 두 번씩이나 바뀐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매매자들이 특별한 관계이거나,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1995년과 2003년에 이의원이 매각한 땅에는 현재 국정원 청사와 부대시설이 들어서 있다. 국정원은 11월3일 "이상득 의원의 땅 13필지를 매입했던 것은 사실이다. 1995년에 매입한 두 필지는 국정원 청사를 신축하기 위해, 2003년 매입한 11필지는 부대시설을 신축하기 위해서 강제 수용했던 것이다. 모두 당시 공시 지가로 산정해 매입했으며, 정상적인 거래였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의원이 왜 삼호를 거쳐 국정원에 매각했는지 아느냐'라는 질문에는 "그 과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아는 바가 없다"라고 말했다. 2003년 1월 현재 11개 필지의 공시 지가는 ㎡당 2만7천~12만9천원이었다. 국정원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삼호는 11개 필지 모두를 8억7천3백35만4천9백원에 매각한 셈이다.

삼호측, 1억원 손해 본 것으로 추정돼





서울 마포구 도화동 ㈜삼호 본사. ⓒ시사저널 임준선
그렇다면 이의원은 삼호측에게 얼마를 받고 매각했을까. 2004년 2월28일자 '국회 공보'를 통해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 변동 내역에 따르면, 이의원은 의문의 내곡동 땅 11필지를 삼호에 모두 9억7천6백20만5천원에 매각했다.

다시 말해, 이의원은 삼호에 9억7천여 만원, 삼호는 국정원에 8억7천여 만원에 각각 매각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의원의 땅이 삼호를 거치지 않고 직접 국정원에 강제 수용되었다면 1억원 정도의 손해를 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마디로, 삼호는 이의원에게 '비싸게' 사서, 열흘 만에 국정원에 '싸게' 팔았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삼호는 왜 손해를 보면서까지 땅을 사고팔았던 것일까. 이에 대해 삼호의 한 관계자는 "삼호는 지난 2009년부터 워크아웃 상태이기 때문에 2003년 당시 사정을 알 만한 임원진은 모두 퇴사한 상태이다. 현재는 그 부분에 대해 알 만한 직원도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땅 거래와 관련해 11월11일 국회 이상득 의원실로 전화를 걸었다. 이의원의 보좌관은 "의원님은 '개인적으로 삼호에 대해 전혀 모르며, 삼호측이 먼저 매입하겠다고 해서 팔았던 것이다'라고 했다. 국정원이 땅을 매입하기 위해서 삼호를 내세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상득-삼호-국정원'으로 연결된 석연치 않은 땅 매매 과정은 여전히 의문이다. 당시 이의원과 삼호가 어떤 관계였는지, 또한 국정원이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이의원의 편의를 봐주었던 것은 아닌지 등에 의문점이 찍힌다. 뿐만 아니라, 청와대가 이대통령 퇴임 후 사저 부지를 내곡동으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내곡동에 상당한 땅을 보유했던 이의원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미스터리이다.

국정원에서 국정원과 관련된 부동산 내역에 정통한 인물은 기조실장이다. 이의원의 땅이 거래되었던 2003년 4월까지는 민주당 국회의원인 신건 전 국정원장 체제였다. 하지만 당시 기조실장이었던 장종수씨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신 전 원장의 후임이었던 고영구 전 원장은 "전혀 아는 바가 없다"라고 말했으며, 고 전 원장 시절 기조실장이었던 서동만씨는 2009년 6월4일 폐암으로 타계했다.

김지영·조현주 기자 / young@sisapress.com

Thursday, November 17, 2011

강용석의 최효종 고소는 싱크로율 100% 때문?



강용석의 최효종 고소는 싱크로율 100% 때문?(서프라이즈 / 아이엠피터 / 2011-11-18)


성희롱 파문, 박원순 저격수, 안철수 예산 등으로 매일같이 논란을 벌이는 강용석 의원이 이번에는 개그맨 최효종 씨를 ‘집단 모욕죄’로 형사 고소했습니다.

최효종 씨는 KBS ‘개그콘서트’의 ‘사마귀 유치원’ 코너에서 진학상담을 해주는 일수꾼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는 11월 2일 방송분에서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 아이에게 국회의원이 되는 일은 어렵지 않다면서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합니다.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집권여당 수뇌부와 친해져서 집권여당의 공천을 받아 여당의 텃밭에서 출마를 하면 되는데 출마할 때도 공탁금 2억만 들고 선관위로 찾아가면 돼요.”
“약점을 개처럼 물고 늘어진다면 국회의원이 될 수 있어요.”
“선거 유세 때 평소에 잘 안 가던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할머니들과 악수만 해주면 되고요. 평소 먹지 않았던 국밥을 한 번에 먹으면 돼요.”


이런 최효종 씨의 개그에 강용석 의원은 “국회의원을 모욕한 것이며 이는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한다”라며 ‘집단 모욕죄’로 형사 고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강 의원이 개그맨 최효종 씨를 고소한 것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너무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아나운서에게 뺨 맞고 개그맨에게 화풀이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제 생각에는 강용석 의원이 자신의 이야기를 너무 콕 집어서 최효종 씨가 했기 때문이 아닐지에 대한 생각도 해봅니다.
KBS 개그콘서트 사마귀 유치원에 출연 중인 최효종 ⓒKBS 개그콘서트 화면 갈무리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는 집권여당 수뇌부와 친해져서 집권여당의 공천을 받아 여당의 텃밭에서 출마를 하면 되는데 출마할 때도 공탁금 2억만 들고 선관위로 찾아가면 돼요.”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사건이 일어나자 민주당 이규의 선대위 대표는 “강용석 의원은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회 법률지원 팀장을 지냈고 경쟁자였던 홍윤오 성국산업개발 대표를 밀어내며 공천을 받았다. 당시 공천에서 탈락한 홍윤오 대표는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위원이 미는 유일한 공천 신청자였다”라며 강용석 의원이 이재오 의원의 공천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명박과 왕의 남자 이재오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재오 의원은 ‘왕의 남자’로 불리며 친이계의 중심축 중의 한 명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강용석 의원과 사돈입니다. 정치권에서 이 정도 인맥이라면 여권 실세 중의 가장 핵심라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쩌면 강용석 의원은 여권 실세와 친한 자신을 빗댄 최효종의 말에 가슴이 뜨끔했을지도, 아니면 복수의 칼을 갈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참고로 강용석 의원은 18대 총선에 당선되자마자 선거법 위반 협의로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은 국회의원입니다. 그는 선거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사람이 아니라 했던 사람입니다.

“약점을 개처럼 물고 늘어진다면 국회의원이 될 수 있어요.”
강용석 의원은 선거는 물론이고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약해지자 박원순과 안철수를 공격하며 정치계는 물론이고 언론에 자신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정치] - 악착같이 버티던 강용석이 최후에 남긴 것
[정치] - ‘타진요’ 들어가고 강용석 기획 ‘박진요’ 등장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를 위해 악착같이 박원순을 물고 늘어지고 요새는 안풍의 주인공인 안철수 교수를 공격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강용석 의원과 싱크로율 100%입니다.

“선거 유세 때 평소에 잘 안 가던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할머니들과 악수만 해주면 되고요. 평소 먹지 않았던 국밥을 한 번에 먹으면 돼요.”

개그맨 최효종의 이런 말에 공감하지 않는 국민이 있나요? 대한민국 대통령부터 오뎅 사먹고, 국밥 광고로 청와대에 들어갔다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혹시 그가 이런 말에 열받은 이유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사진들 때문이 아닐까요?
강용석 의원 블로그에 올라온 선거 유세 사진과 국밥 먹는 사진 ⓒ강용석 의원 블로그

평소에는 국회의원 모임이나 지역유지 행사만 가시던 분이 선거철이 되면 시장에 가서 시민들과 악수하고 인사하고 명함 돌리고 자신이 마치 서민인 것처럼 국밥을 드시는 모습이 강용석 의원 블로그에 있습니다.

아마 강 의원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사진들을 최효종 씨가 보고 개그를 만든 것이 아닌가 걱정돼서 그를 고소했을지도 모릅니다.

자 여기까지는 풍자로 보시기 바랍니다. 머 무서워서 이렇게 말해도 강용석은 저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수도 있겠죠. 치졸한 강용석의 블랙 마케팅, 노이즈 마케팅 말고 진짜 상식의 잣대를 가지고 정상적인 의정 활동으로 국회의원 강용석을 평가해보겠습니다.

강용석 의원이 18대 국회의원에 당선돼서 지금까지 낸 법안은 총 4건이며 그 중의 1건만 원안 가결, 나머지는 계류 중입니다.

국회의원은 법을 제정하는 임무가 제일 큽니다. 그런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그가 한 일이라고는 법안 4건을 발의하고 그중에서 3건은 아직도 계류 중입니다. 이것이 수억 원의 국민 세금을 받아서 여태까지 국회의원 강용석이 했던 일입니다.

법안 발의는 절차가 복잡하고 정당과 이해관계자들의 복잡한 속내 어쩌고저쩌고하는 변명을 한다면 이 자료는 어떻습니까?

서울대와 하버드 법대를 나오시고 현재 변호사로 활동하시는 강용석 의원이 법안 발의도 어렵다고 하신다면 국회의원의 본회의 출석률로 따져 보겠습니다.

국회 본회의는 가장 중요한 안건을 처리하는 활동입니다. 그런데 당선 초기 2008년에는 93.3%의 출석률을 보이더니 2011년에는 41회 중 결석만 30회 출석률은 26.83%입니다. 학교라면 벌써 퇴학당했을 수도 있습니다.

성희롱 파문 때문이라고요? 그렇다면 2010년은 어떻습니까? 49회 중 결석 18회이고 출석률은 57.14%입니다. 혹시 상임위원회 활동으로 출장을 갔는가 확인해봤지만 2010년에는 청가만 3회였고 출장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개그맨이 국회의원을 모욕했다고 강용석 의원은 개그맨을 형사 고소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대한민국은 법안발의도 제대로 못 하고 국회 본회의 출석을 반도 하지 않는 국회의원을 버젓이 국회에 출입시키고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까지 꼬박꼬박 지급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강용석 의원이 블로그에 올린 글 ⓒ강용석 블로그


강용석은 자신의 블로그에 개그맨 최효종의 ‘애정남’ 코너 유행어를 사용했습니다. 재밌다고 개그맨의 유행어를 쓸 때는 언제이고 지금에 와서는 그 개그맨을 고소하다니….

개그는 개그일 뿐이라고 국민 MC 유재석이 그토록 외쳤건만 강용석 의원은 개그맨을 ‘집단 모욕죄’로 형사 고소했습니다. 대한민국은 국회의원이 녹화장으로, 개그맨이 국회로 가야 합니다. 개그맨이 국회의원보다 더 진실하고 국회의원이 개그맨보다 더 웃기기 때문입니다.

아이엠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