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 지형과 관계 있다!
앵커 내릴 때
▲ 장하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3년 10월 8일 ‘부정선거 대선 결과 불복’을 선언하면서 박 대통령의 사퇴 및 보궐선거를 주장했다. 당시 야당 의원 누구도 대선불복에 대해 이야기하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 ||
▲ 장하나 의원의 대선불복 선언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2013년 12월 9일 오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규탄 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 ||
전국 중고등학생들로 구성된 ‘청소년 행동 여명(전 국정화교과서반대 청소년행동)’ 100여명은 16일 오후 서울 세종로 파이낸스 빌딩 앞에서 ‘거리 역사 강좌’ 행사를 주최하고 일본대사관까지 도보행진으로 이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청소년 기폭제’에 참석 한일 위안부 협상 반대와 무효를 외쳤다.
이날, 광화문 행사에 이어 일본대사관 앞에서 소녀상 지키기 일환의 문화제 제2회 ‘청소년 기폭제’를 주최한 여명은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에 대해 '협상은 무효고 당장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에 참가한 한모 군(13세 오산 중1)은 “학교에서 많은 친구들에게 알리기 위해 제가 먼저 나와 봤다”며 “정말 이 추운 날 많은 형들(참가 중·고등학생들)이 모였는데, 우리학교엔 아직 박근혜 대통령이 강제로 추진하는 국정교과서가 나쁜 줄 모르는 친구들이 너무 많아서, 얘기해줄려고 오늘 직접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화여자고등하고 역사동아리 주먹도끼는 성명서를 통해 주먹도끼 “한일 위안부 협상은 우리 고딩들 노력을 짓밟아 버려고 최종적 불가역적 부끄러운 단어만 남은 것이다"며 "대한민국 고딩으로서 아무리 노력해도 바꾸지 못한 제가 미웠다. 위안부 문제 해결되는 그 날까지 함께 외치고 행동하자!”고 호소했다.
아래는 주먹도끼 성명서 전문
안녕하세요? 저는 이화여자고등하고 역사동아리 주먹도끼 16기 회장 권영서입니다. 먼저 이렇게 청소년이 행동하는 의미 있는 자리에서 발언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희 주먹도끼는 2014년 세월호 추모사업을 시작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어 2014년 11월 3일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을 시작으로 ‘고등학생이 함께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그로부터 정확히 1년 후인 2015년 11월 3일 소녀상 제막식을 마쳤습니다. 지금은 올해 진행할 새로운 행동을 구상 중에 있습니다.
소녀상을 세우는 과정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점도 많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을 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뭔가 특별한 마음이 생겼습니다. 평소에는 그냥 흘려듣던 뉴스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 이야기가 나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고, 연예인들의 소식에 손이 갔던 평소와는 달리 위안부 문제가 메인에 뜨면 여지없이 가서 읽었습니다.
이번 한일 위안부 문제 협상에 대한 기사가 떴을 때도 보자마자 들어가서 읽어보았습니다.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갈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짐을 느꼈습니다. 그냥 화가 났습니다. 1년을, 아니 그 이상의 시간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친구들과 행동하고 열심히 기금을 모아왔고, 우리 손으로 소녀상까지 세우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협상은 이런 저희들의 노력을, 전국 고등학교학생들과 도와주신 많은 분들의 마음을 한순간에 짓밟아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몇 십 년 동안 입 밖으로 꺼내지도 못하시고 홀로 마음 썩이셨던 할머님들의 시간, 쇠약한 몸으로 일본과 싸워왔던 그 시간들을 허무하게 만들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단 몇 분, 몇 시간의 말 몇 마디로 해결될 수 없는 것임을 여러분들도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제도는 할머님들께 이루 말할 수 없는 끔찍한 상처를 주었고 할머님들의 삶을 헤집었습니다. 따라서 협상의 주체는 피해자 할머님들이 되어야 했고 협상의 목표 또한 일본군 위안부 범죄인정, 진상규명, 국회경의사죄, 법적배상, 역사교과서 기록 및 교육, 위령탑과 사료관 건립, 책임자 처벌이 되었어야만 합니다. 그러나 이번 협상에서 할머님들은 완전히 배제된 채 진행되었고 최종적, 불가역적이라는 부끄러운 단어만을 남긴 채 끝나버렸습니다.
대한민국 고등학생,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너무도 부끄럽고 죄송했습니다. 제가 들어도 원통한 이 소식을 할머님들께서 직접 들으셨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찢어졌습니다. 그리고 미웠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외치고 행동해도 바뀌지 않은 현실이, 또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 제 자신이 미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협상에서 누구를 탓하고 잘잘못을 따지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여기 계신 여러분들께, 그리고 전국에 고등학생들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청소년이고 미래 사회를 이끌어갈 주역들입니다. 아무리 위에서 자기들끼리 손을 잡고 끝을 내버린다 해도 우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잊지 않고 지금처럼 다함께 날개짓 한다면 그들도 결코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할머님들에게 진정한 해방을 안겨드리는 그날까지 멈추지 않고 우리가 힘을 모은다면 언젠가는 그날이 꼭 올 것입니다. 언젠가 올 그 날이 한날한시라도 더 앞당겨 질 수 있도록 지금보다 더 열심히 외쳐야 하겠지요.
지금의 무능력하고 무관심한 정부를 이겨내고, 우리가 직접 해결의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사실 시위만 한다고 해서 모든 일이 해결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깨어있고 행동하고 있음을 알리되 말로만 그럴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할머님들께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정치가가 되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 관련하여 법을 제정하거나, 직접 회담을 제안하거나 또는 교사나 교수가 되어 학생들에게 위안부 문제에 대한 바른 지식을 교육하고 연구한다던지 여러 가지 경우들이 있습니다. 학생으로서도 열심히 해서 우리의 노력이 이 사회에 보일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청소년입니다. 우리가 청소년이라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이기 때문에 우리의 목소리가 어른들의 귀를 울릴 수 있고, 우리의 행동이 어른들의 마음에 더 깊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자리에서 우리의 몫을 해낸다면 꼭 그 날이 올 것입니다. 학생이자 사회운동가로서 다 같이 열심히 해나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주먹도끼는 이번 굴욕적인 한일 협상이 무효임을 선언하고 파기를 요구하며 일본내 일부 정치인들의 망언을 절대 용납할 수 없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는 입장을 바르게 세우고 위안부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사업을 다시 지원할 것을 요구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는 그날까지 함께 외치고 행동합시다!
| |||||||||||||
언론의 생명은 진실이다. 더러는 진실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주장을 편다. 하지만 진실을 외면하는 변명일 뿐이다. 저널리즘에서 진실의 첫 단계는 숨겨진 사실을 드러내는 일이다. 정치든, 자본이든 모든 권력은 숨기는 곳이 있게 마련이다. 그 어두운 곳에 빛을 밝히는 일이 저널리즘의 본령이다.
그런데 미디어가 넘쳐나는 대한민국에서 권력의 거짓말이 기승을 부린다. 신문과 방송이 권력의 거짓말을 되레 ‘세탁’해주면서 거짓을 참으로 아는 ‘국민’이 무장 늘고 있다. 언론학에서 ‘다원적 무지’로 부르는 집단착각이다.
신문이나 방송에 나오는 의견을 다수의 생각으로 받아들이며 자신도 젖어가는 경향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미디어를 맹신하진 않는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그대로 믿는다. 비판적인 사람도 노상 노출되면 영향을 받는다.
당장 오늘을 짚어보자. 딱히 ‘헬조선’이 아니더라도 민생경제는 파탄 났다. 하지만 경제실정의 책임을 박근혜 정권은 엉뚱하게 노동법과 국회 탓으로 돌리고 있다. 신문·방송을 모두 거머쥔 조·중·동은 이 엄청난 거짓을 대량 유포한다.
박근혜 후보의 ‘경제민주화’ 공약이 얼마나 유권자를 농락한 거짓말이었는가를 집요하게 고발하는 언론은 드물다. 손쉽게 노동자들을 해고할 수 있도록 노동법 개악을 갈구해온 자본의 이익을 고스란히 받아들인 정권이 그것을 ‘청년실업의 해결책’으로 기만하는 만행에 용춤 추고 있다.
민생경제 파탄만이 아니다. 국정원의 2012년 대선개입 실체는 온전히 드러나지 않았다. 의혹을 받고 있는 후보가 결백하다면, 누구보다 앞장서서 진실을 밝혀야 상식이다.
하지만 후보 시절 ‘국정원의 대선개입은 없다’며 되레 상대 후보를 훌닦은 박 대통령은 사과할 섟에 정반대로 나갔다. 한창 수사하고 있는 검찰총장과 담당 검사들을 해임하거나 보복했다. 권력의 진실 은폐, 민주주의 유린이다. 하지만 조·중·동은 신문과 방송을 통해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사사로운 일로 축소했다. 수사 검찰의 ‘뒤’를 캤다. 민주헌정을 유린하는 범죄는 어느새 잊혀가고 있다. 국민을 어리보기로 여기는 버릇은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서도 드러났다.
남북관계는 충돌 위기다. 현실과 동떨어져 독일까지 가서 ‘통일대박’을 요란하게 떠들어댄 권력의 언어에 조·중·동 신문과 방송은 내내 ‘나팔수’다. 이명박에 이어 박근혜 정권이 ‘북핵’을 내세워 대결정책을 펴온 지난 8년, 북의 핵무기는 수소폭탄으로 ‘진화’해왔다.
천박한 ‘통일대박’의 확성기, 조·중·동은 지금도 북핵에 감정적 선동만 부르대고 있다.민생경제 파탄, 민주주의 유린, 남북충돌 위기. 바로 이것이 박근혜 정권의 성적표다.
하지만 총선을 코앞에 둔 지금, 저 무능하고 독선적인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목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다. 생게망게하게도 야권을 심판하자는 이야기가 크게 들려온다. 텔레비전까지 챙긴 조·중·동의 힘이다.
찬찬히 톺아보라. 조·중·동 지면에 야당의 ‘과도한 투쟁’을 비난하는 기자와 교수의 글들이 얼마나 숱하게 실렸는가. 조·중·동 화면에 야당의 ‘운동권 정당’을 조롱하는 교수와 변호사, 평론가들이 얼마나 악머구리로 들끓고 있는가.
미디어가 만든 ‘다원적 무지’로 이 땅의 미래는 어둡다. 민생경제를 파탄 내고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남북충돌 위기를 이어온 정권에 맞서 제1야당이 제대로 싸우지 못한 사실로 비판받지 못하고, 생뚱맞게 ‘낡은 진보’로 비난받고 있다.
야당의 학생운동·시민운동 출신들이 제대로 국회의원 구실을 못한 사실로 비판받지 못하고, 엉뚱하게 ‘운동권 정당’으로 비난받고 있다.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구현할 결연한 의지가 보이지 않은 사실로 비판받지 못하고, ‘이념 정당’으로 비난받고 있다.
김대중-노무현 집권 10년 동안 말과 달리 정책은 진보적이지 못했던 사실로 비판받지 못하고, 신자유주의를 수용했던 김-노 정권마저 ‘좌파’로 비난받고 있다. 미디어가 불러온 한국 정치의 퇴행이다. 딴은 제1야당 대표를 ‘공산주의자’로 버젓이 부르대는 편협한 인간이 공영방송 이사장으로 활개 치고 있지 않은가. 진보의 가치를 애면글면 지켜오며 국민모임과 합당한 정의당은 아예 신문과 방송의 사각지대로 내몰려 가뭇없다.
현실은 더 기막히다. 총선을 앞두고 제1야당이 쪼개지고 있는데도 그것을 분열로 비판하는 목소리는 크지 못하다. 조·중·동 신문과 방송에 따르면 제1야당의 분열은 ‘순리’다. 하지만 파탄 난 경제, 유린된 민주주의 아래서 고통받고 있는 민중에게도 그럴까.
희희낙락 미디어가 만들어놓은 해괴한 세상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저 권력의 거짓말과 조·중·동 권력을 심판할 정치세력은 언제쯤 강력한 정당을 꾸릴 수 있을까. 2016년 총선은 거쳐야 할 진통일까. 하지만 그렇게만 보기엔 우리 민중이 감당해야 할 고통이 너무 크지 않은가.
| ||
안철수가 새정치를 하겠다고 추진하는 국민의당이 전과 14범 사기잡범 '명박이 똘마니'였던 현 국회 사무총장 박형준을 영입하려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명박이때 청와대 홍보기획관과 정무수석을 지낸 박형준이 국민의당에 합류하면, 명박이때 3명의 대통령연설기획비서관 가운데 2명인 국민의당 창당실무준비단장 이태규와 호남미래연대이사장 정용화가 합류한 데 이어 세번째 명박이 측근 합류가 된다. 13일 노컷뉴스에 따르면, 국민의당 측은 박형준 사무총장과 물밑접촉을 통해 영입을 타진하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상당 부분 교감이 이뤄졌고 조만간 결론이 날 것 같다"고 전했다. 박형준도 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국민의당 측과) 이런저런 소통을 하고 있다"며 "야권 재편이 이뤄진 뒤 결정을 해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공직 사퇴시한인 14일까지 사퇴는 하지 않는다"며 "지역구 출마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형준은 국민의당 비례대표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형준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정치제도 관련 발언은 안철수 의원의 주장과 상당부분 겹친다.
박형준은 부산 출신으로 2007년 대선 명박이 캠프의 핵심 멤버로 활약했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대선후 인수위원, 홍보수석-정무수석-대통령사회특보 등 명박이 정권 핵심요직을 맡아왔다.
그는 17대 총선때는 부산 수영구에 출마해 당선됐으나 18대와 19대 총선때는 연거푸 패배의 쓴잔을 마셔야 했다.
그는 명박이 정권 말기인 2012년 정권 실세 비리가가 연이어 터지자, 그해 2월7일 방송 인터뷰에서 "몇몇 개인비리가 발견되었다고 해서 그 정권에 몸 담았던 사람들 전부가 매도 당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권력형 비리를 개인비리로 호도하기도 했다. | ||
安·金 공동대표하며 못했던 개혁, 나가서는 가능하다는 궤변
최고의 코미디는 김한길·박지원 합류...청산대상이 개혁 주장
안철수 의원이 주도해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이른바 ‘국민의 당’이 출범 초기부터 삐거덕 대고 있다. 정치개혁을 하겠다며 제1야당을 깨며 나온 그의 주변에 과연 새정치를 함께 할 정치인들이라고는 눈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 당의 창당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은 한상진 교수와 윤여준 전 장관 그리고 김한길 의원 정도로 꼽힌다.
이들에게 힘을 더하고 있는 세력은 호남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과거 민주당 세력이다. 여기에 구태 상징인 박지원 의원까지 합류할 예정으로 알려져 국민들은 고개를 절래 흔들고 있을 정도다. 이런 면면들을 살펴보면 과연 이들이 정치개혁의 적임자인지 물음표가 달리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안철수 의원과 김한길 대표는 이미 공동대표로 당을 꾸려온 경험이 있던 사람들인데, 당권까지 쥐고도 정치개혁을 이뤄내지 못했던 사람들이 과연 외부에서 이를 이뤄낼지도 의문이다. 여기에 과거 이명박 측근에서 일했던 인물들도 합류한 것을 보면, 이는 새정치를 위한 ‘헤쳐모여’가 아니라 지역주의 기대 자기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구태정치로 비쳐질 수 밖에 없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2014년 4월 16일 수 백 명의 승객을 태우고 인천을 출발해 제주도로 가는 여객선이 진도 앞에서 침몰해 300명의 승객이 바다에 빠져 사망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른바 ‘세월호 참사’로 불리는 이 사건은 지방선거가 불과 두 달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해 그야말로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의 역할을 했다. 특히 집권 2년차였던 박근혜 정부에게는 악재였고, 선거를 준비하는 새누리당에게도 치명타가 됐다. 반대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입장에서는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정치적 지형이 마련됐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김한길 의원과 안철수 의원 두 명이었다. 김한길 의원은 2013년 5월 4일 전당대회에서 대선 패배에 대한 ‘친노 책임론’과 ‘세력교체론’을 등에 업고 압도적 표 차로 제1 야당인 민주당의 대표에 당선됐다. 김 의원은 안으로는 대선 패배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당을 재건하고, 밖으로는 야권내 경쟁자로 떠오른 ‘안풍(안철수바람)’ 차단이라는 숙제를 안고 출범했다. 하지만 김한길 체제는 ‘국회의원 127석’을 가진 거대 정당임에도 불구하고 무기력한 모습만 보이다가 여론의 비판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김 의원은 기초선거 무(無)공천을 고리로 신당을 창당 중이던 안 의원과의 통합을 전격적으로 성사시키면서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야권 분열을 막으면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1차 과제를 해결했고, 안 의원과 투톱 체제를 이뤄 명실상부한 신주류 세력으로 부상하며 정국의 주도권을 잡는 듯했다.
하지만 신당 출범 후 김 의원의 리더십은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통합의 고리였던 기초선거 무공천 당론은 당내 강경파의 반발에 시달렸고, 김 의원은 당원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통해 정면돌파하려 했으나 뜻을 관철시키지 못한 채 좌절을 겪었다. 기초연금법안 처리 과정에서는 두 차례의 의원 전수 조사와 국민 여론조사까지 벌이면서도 반발 세력에 끌려 다니며 당론을 결정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함과 무기력함을 또 한 번 드러냈다.
뿐만 아니라 지방선거 후보 공천 과정에서도 구 민주당 출신과 안 의원과의 갈등이 계속 불거져 당의 화학적 결합에도 실패했다는 평가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내부 논란 때문에 통합 이후 기대했던 당 지지도는 통합 초기 반짝 반등했다가 이후 계속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더욱이 최근 세월호 참사 국면에서도 박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도 급락의 반사이익을 얻지 못한 바 있다.
무기력했던 안철수-김한길 투톱 체제
공동대표였던 안철수 의원도 비슷했다. 그는 평소 바른말을 잘 한다는 모습은 당 대표가 된 후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민감한 시기에 잘못 말했다가 김 대표처럼 욕을 뒤집어쓰기보다는 아예 입을 닫아 ‘중간’이라도 하겠다는 것처럼 보였다. 오히려 자기 사람인 윤장현 후보를 전략공천하면서 분란만 일으켰다.
김 대표의 오락가락 언행과 안 대표의 침묵과 이기적 행동은 그야말로 무능력한 제1야당의 자화상이었다. 게다가 재미교포 출신인 김한길이 과연 개인적으로도 어떤 인물인지는 이미 본지에서 몇 차례 다룬 바 있다. 그런 그가 자꾸 새정치를 부르짖는 것은 본국 정치의 슬픈 현실이기도 하다.
그랬던 두 사람이 당권을 문재인 대표에게 넘겨준 후 불과 1년 만에 당을 뛰쳐나와 새정치를 하겠다고 하니 신뢰도가 높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자신이 내건 ‘새 정치실험’이 실패했음을 자인한 셈이다.
그런 탓에 “밖에서 새로운 정치로 국민들께 보답하겠다”는 탈당의 변은 믿음을 주기 어렵다. ‘철수 정치’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안철수는 포기와 뒷걸음질을 거듭했다. 서울시장과 대선후보 사퇴, 신당 창당 포기에 이어 네 번째다. 자신은 통 큰 양보라고 생각했지만 그에게 기대를 걸었던 사람들에게는 실망을 안겨줬고, 곁을 떠난 인물도 여럿이다.
정치판에 들어와 보여준 것이라고는 헛발질의 연속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그들이 함께 새정치를 하겠다고 하는 사람들의 면면은 새정치와는 거리가 먼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3년 동안 안 됐던 일들을 이들과 함께 하겠다는 것이다.
일단 안 의원과 창당 작업을 주도하는 측근을 보면 이명박 정부 인사들이 눈에 띈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을 지낸 두 인사 정용화 호남미래연대과 이태규 전 비서관이 우선적으로 합류했다. 거대 여당을 무너뜨리고 정권 교체를 이루겠다는 그가 새누리당 인사들을 영입하는 것이 과연 정체성에 맞느냐는 점에서 논란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의 이름까지 거론되면서 논란은 점차 커지고 있다. 부산 출생인 박 사무총장은 대일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동아대 교수를 거쳐 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2007년 17대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의 공동대변인직을 수행했으며, 이명박정부 집권 시절 청와대 홍보기획관, 정무수석, 사회특별보좌관 등을 지낸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 중 한 명이다.
제일 코미디는 박지원 합류
안철수 신당 행보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박지원 의원을 비롯한 구 민주당 세력의 합류다. 박지원 의원은 과거 동교동계 핵심인물로 민주당에서 가장 구태 정치인으로 꼽혔던 인물이다. 그가 안철수 신당의 합류를 감안하고 새정치를 한다고 하니 안철수 신당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더욱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신당의 파괴력이나 참신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1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안철수, 부패척결 강조에도 창당발기인 일부 ‘부패전력’”이라며 “딜레마죠. 안철수는 새정치를 외치나, 그 당의 실제 동력은 지역주의에 기반한 기득권 세력이거든요”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지금 눈앞에서 돌아가는 이 말도 안 되는 정치적 상황을 거의 초인적 인내로 지켜보는 것은 그래도 그 지역의 특정한 정서에 내가 알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인데 그게 고작 저 수준이라면 정말 절망적일 정도로 한심한 일이죠”라고 밝혔다. 진 교수는 “문제는 저렇게 자기 명의가 아니라 ‘호남’의 이름을 걸고 바바리맨처럼 적나라하게 원초적 지역감정을 드러내면, 저 자만이 아니라 애먼 호남 사람들이 덤터기로 욕을 먹게 되죠”라고 말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