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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December 16, 2022

추락하는 한국 경제에 날개가 없다… 7개월 연속 이어진 ‘경기 둔화 우려’

 기재부, ‘최근 경제동향’ 12월호

수출 2개월 연속 마이너스 기록
경기 뒷받침하던 내수까지 주춤

정부가 국내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는 진단을 7개월 연속 내놨다. 물가가 여전히 고공행진하고 있고,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내수 회복 속도도 점차 완만해지고 있는 현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다.

기획재정부는 16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점차 완만해지고 수출과 경제 심리의 부진이 이어지는 등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부의 ‘경기 둔화 우려’ 진단은 지난 6월 그린북에서 처음 언급된 이후 7개월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0%를 기록하며 지난 10월 5.7%에서 상승 폭이 0.7% 포인트 줄었다. 하지만 5%대 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수출은 지난 10월(통관 기준)은 전년 동월 대비 5.7% 줄어 2년 만에 감소로 돌아선 데 이어 지난달에는 14.0% 급감하며 감소 폭이 더 커졌다. 정부의 진단도 ‘수출 회복세 제약 우려’에서 ‘수출 회복세 약화’, ‘수출 부진’ 등으로 점차 어두워지고 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70억 1000만달러 적자로 10월 67억달러에서 적자 규모가 더 커졌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11월 무역적자가 10월보다 확대돼 11월 경상수지가 10월보다 조금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럽게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10월 경상수지는 8억 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경기를 뒷받침하던 내수 회복 흐름도 주춤하는 모습이다. 지난 10월 서비스 생산은 전월 대비 0.8% 줄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소매판매도 0.2% 줄어 두 달째 뒷걸음질 쳤다. 11월 국내 카드 승인액은 1년 전보다 6.4% 증가해 10월 10.1%에서 증가 폭이 둔화했다. 백화점 매출액 증가율도 전월 7.0%보다 둔화한 1.1%에 그쳤다. 이는 2021년 1월 -6.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과장은 “백화점 매출액과 국내 카드 승인액의 증가 폭 감소는 이태원 사고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러한 지표가 11월 소매판매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86.5로 전월보다 2.3포인트, 전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실적치는 75로 전월보다 1포인트 각각 하락하는 등 경제 주체들의 심리도 부정적이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보다 낮으면 장기평균(2003~2021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BSI는 현재 경영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바탕으로 산출된 통계로,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으면 지수가 100을 밑돈다.

정부는 “물가 등 민생경제 안정을 위해 총력 대응하면서 수출·투자 등 민간 중심의 경제 활력을 제고하겠다”면서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경제체질 개선 노력도 가속하겠다”고 밝혔다.

세종 이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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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도 안 나온다, 실화냐?” 유명 ‘대형병원’에서 어쩌다 이런 일이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연말이라 가뜩이나 돈 들어갈데가 많은데 월급이 또 절반 깎인다니 한숨만 나오네요.” (한국원자력병원 관계자)

카이스트(KAIST)와 기관 통합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국원자력의학원 원자력병원이 심각한 재정난에 휘청이고 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원자력의학원은 수 차례 직원들 월급이 제때 지급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급여 지급일 때마다 자금 조달이 원활치 않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라는 것. 이번달 급여도 절반만 나온다는 소문이 돌고있어 직원들의 사기는 땅바닥에 떨어진 상태다.

현재 원자력의학원의 총 부채는 1000억원이 훌쩍 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기관인 원자력의학원은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연간 약 600억원을 지원받고 있다. 여기에 원자력병원 자체 수익은 약 1500억원에 달한다. 전체 수익을 합치면 약 2100억원 수준으로 매달 175억원을 쓸 수 있다는 산술적인 수치가 나온다. 하지만 이는 전체 의사, 연구원, 간호사, 행정직원 등 인건비의 반 수준으로 의약품, 진료재료 등 운영비 재료비가 이를 초과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원자력의학원 관계자는 “병원 수익에서 각종 비용이 통상 40% 수준이어야만 운영이 되는데 원자력병원은 보통 60% 수준”이라면서 “일반적으로 병원은 정형외과, 성형외과, 안과, 피부과 등 진료과와 의료수가가 좋은곳이 살아남는데 원자력병원의 경우 인기과 보다는 병리과, 진단검사의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수익을 내지 못하는 진료지원부서가 많다”고 설명했다.

원자력의학원은 매년 정부의 보증을 통해 은행권에서 100억원 수준의 차입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적자폭은 커져가고 있고 현재 의학원장이 공석인 상태로 내년도 차입 관련 논의도 답보상태에 빠져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결국 카이스트와 통합만이 원자력의학원의 새로운 출구전략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연구중심병원이 필요했던 카이스트와 노후된 병원에 대한 신규투자 및 임상과 연구시너지 창출에 목말라있던 원자력의학원이 서로 윈-윈할 수 있다는 이유다.

한국원자력병원 [헤럴드경제]

원자력의학원 관계자는 “복지부 소속이 아니다보니 병원시설 투자가 부족하고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직원들 사기도 떨어지는 악순환”이라면서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되면 정부에서 적극적 투자를 받을 수 있는 명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기존 의료계는 카이스트와 원자력의학원이 통합해 의대를 신설하면 의사정원 확대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반대의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양 기관 연구협력을 먼저 시작하고 여기서 성과를 내면 통합을 추진키로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누리호 성공' 얼싸안고 환호도 잠시…'집안싸움' 휘말린 영웅들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최초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성공적으로 발사된 21일 고흥 나로우주센터 임무통제센터에서 연구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누리호는 두번째 도전 끝에 발사에 성공했으며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로 1500kg급 실용 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에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한 국가가 됐다.(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2.6.2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누리호 성공으로 한국 발사체 자립을 달성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내홍을 겪고 있다.

17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의 조직 개편을 두고 내부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에 고정환 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과 발사체개발사업본부의 부서장 5명이 보직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

누리호를 개발한 발사체개발사업본부는 한국형발사체사업 운영관리지침에 의해 만들어진 조직으로 독립사업단 형태로 출범했다. 독립 운영을 통해 사업단장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게 하고자 하는 취지였다.

향후 관리지침 개정을 통해 독립사업단 체제에서 항우연 내부 조직으로 개편됐지만, 사업 관련 전권은 유지되어 항우연 내 일종의 독립 조직처럼 운영됐다.

갈등의 시작점이 된 조직 개편은 이 발사체개발사업본부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기존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 내 16개 팀조직을 폐지 후, 소형발사체개발사업단과 합쳐 '발사체 연구소' 체재로 재편하는 것이 골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 연구 부문 조직개편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2.12.15 /뉴스1

항우연은 발사체 연구 부문이 과거와 같이 '누리호'를 중심으로 한 단일 사업을 맞는 게 아니라, △차세대 발사체 개발 △누리호 고도화 사업 △소형 발사체 개발 등 다양한 사업이 추진된 것이 이번 조직 개편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즉, 담당 사업이 늘어나면서 조직 효율화 차원에서 조직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또 항우연 내 다른 연구 부문인 항공과 위성은 2018년부터 연구소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반면 고정환 본부장은 이번 조직 개편에 따라 누리호 3차 발사, 산업체 기술이전 등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됐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직개편에 따라 250여명이었던 발사체개발사업본부는 본부장 1명과 사무국 행정요원 5명만 남게 됐다. 기존 인원들은 항우연 내 다른 발사체 연구·개발 부서로 재배치될 예정이다.

항우연은 새로 생기는 발사체 연구소의 소장으로 최환석 부원장을 발령하는 등 계획대로 조직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항우연이 공개한 인력 배치안에 따르면 243명인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와 17명인 소형발사체개발사업단이 합쳐져 신설된 발사체 연구소의 총인원은 260명으로 변동이 없을 예정이다.

seungjun241@news1.kr

Wednesday, December 14, 2022

“문재인 케어가 건보 재정 파탄냈다” 윤 대통령 발언, 그 진실은

 [윤석열 정부][팩트체크]

3년 적자 뒤 2조8천억 흑자로 전환돼
윤 정부도 “재정 누수 2천억” 소폭 추산
서울 영등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영등포남부지사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국무회의에서 “지난 5년간 보장성 강화에 20조원 넘게 쏟아부었지만 정부가 의료 남용과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방치했다”며 ‘문재인 케어’ 폐기를 공식화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재인 케어(이하 문케어)란 질병으로 인한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려는 보장성 강화 정책을 의미한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8월 “5년간 30조6천억원을 투자해 건강보험 보장률(건보 가입자가 지출한 총의료비 가운데 건보 부담금 비중) 70% 달성” 목표를 세우고, 환자가 100% 비용을 부담하던 3800여개 비급여 진료 항목에 대한 건보 적용을 단계적으로 추진했다. 이러한 정책에 대한 윤 대통령의 비난이 사실인지 따져보았다.

 ‘문재인 케어’가 재정 파탄 초래?

윤 대통령은 문케어가 건보 재정을 파탄 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감사원 자료를 보면, 2017년 건강보험 당기수지는 7천억원이었다. 문케어 시행으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내리 적자를 기록하다 2021년 2조8천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문재인 정부 시기 건보 누적 적립금도 2017년 20조7700억원에서 2020년 17조4천억원으로 줄었지만, 2021년에는 20조2400억원으로 늘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병원 이용이 줄면서 건보 지출이 줄었음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객관적 수치에서 보듯 재정이 파탄 난 상태는 아니다.

문케어로 재정 낭비가 아예 없는가? 그렇진 않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이미 같은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엠아르아이(MRI·자기공명영상) 검사에 건보가 적용되자 당시 예상 지출 규모를 크게 웃돌았다. 또 비급여 항목에 건보가 적용되면서 또다른 비급여 진료가 늘어나는 풍선 효과 등으로 재정 누수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감사원이 내놓은 보고서에는 문케어로 인한 재정 누수 금액을 2천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건강보험 재정에서 한해 진료비로 지출하는 약 100조원의 0.2% 수준에 불과하다.

 건보 재정 위협하는 진짜 주범은?

윤 대통령은 재정 누수와 낭비를 방지해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고, 중증 질환 치료와 필수 의료를 강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의미 있는 지적이다. 하지만 건보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진짜 ‘주범’을 잡아야 한다. 전문가들이 꼽는 핵심 과제는 △진료량을 늘려야 수익이 늘어나는 현행 행위별 수가제(의료 행위별로 가격을 책정해 진료비 지급) △민간 실손의료보험의 과도한 보장성 △병상 공급 과잉 등을 꼽는다.

다가올 큰 위협인 고령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건보 개혁은 필수다. △행위별 수가제에서 질병에 따라 진료비를 정해놓고 지급하는 포괄 수가제 등으로 진료비 지급 제도를 개선하고 △민간 실손의료보험 개편으로 과잉·비급여 진료 확산을 억제하는 한편 △수도권 큰 병원으로 환자들이 집중되는 현재 의료전달체계 개선, 병상 증가 억제, 의사 증원 등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정책에 대한 화살은 이런 개혁을 하지 못한 점에 꽂히는 게 온당하며, 이는 윤석열 정부가 힘써야 할 개혁 과제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 보건복지부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문재인 정권에서 핵심 정책과제 개혁에 대한 진전을 이뤄내지 못했고, 윤석열 정부에서도 정책과제로 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보장성 강화는 필요없는 정책?

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작심하고 문케어를 비난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의도를 놓고 “문재인 지우기” 등 여러 해석이 나온다. 김윤 서울대 교수(의료관리학)는 “낭비적 지출에 대한 체계적인 원인 진단 없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문케어에 대한 마녀사냥식 발언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민 의료비 부담을 덜고 혜택을 늘리는 보장성 강화는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계속되어야 할 정책”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62.7%였던 건강보험 보장률은 2021년 기준 65.3%다.

이창곤 선임기자 goni@hani.co.kr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공사비 오르는데 돈줄 말라…재건축·재개발 곳곳서 '비상'

 


울산 최대 재개발 '중구 B-04' 4번째 입찰 공고
시공사 모셔도 공사비 인상 요구…난감한 조합

원자재 가격 인상, 부동산경기 침체 등으로 전국 정비사업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업성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에 나서면서 시공사를 찾기 어려워졌다. 각 조합은 공사비를 증액하고 입찰 보증금을 낮추는 등 시공사 모시기에 나섰다.

가까스로 공사를 시작해도 사업 진행이 쉽지 않다. 시공 중에 설계 변경 등으로 공사비가 증액되면서 시공사와의 갈등이 빈번하다. 금리 인상으로 사업비 조달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정비사업장이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공사 선정부터가 '애로사항'

울산 최대 재개발 사업인 중구 B-04구역은 지난 14일 '제4차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냈다. 이날 오전 10시 열린 현장 설명회에 아무도 참석하지 않아 3차 입찰 공고가 무산됐다. 조합은 지난 7월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갔지만, 지금까지 시공사를 찾지 못해 사업이 표류 중이다.

중구 B04구역은 지하 4층~지상 29층, 55개동, 4080가구의 대규모 사업으로 예상 공사비만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일반분양 물량도 전체 72%인 2946가구에 달해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대형사들의 2파전이 될 전망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2곳 모두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최근 부동산경기가 급격히 침체하면서 분양시장 또한 직격타를 맞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 미분양 우려가 커지면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모두 사업성 재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3차 공고부터 컨소시엄 불가 조항을 삭제하며 입찰 문턱을 낮췄지만, 결국 시공사 선정은 해를 넘기게 됐다. 4차 입찰 공고에 대한 현장설명회는 오는 23일 열리며, 이때 참석한 건설사가 있을 경우 내년 1월13일 입찰을 진행한다.

시공사 찾기가 어려운 건 서울도 마찬가지다. 서울 중구 신당8구역은 지난달 첫 시공사 입찰 공고를 냈지만 포스코건설이 단독 참여해 유찰됐다. 도시정비법에 따라 시공사 입찰에 경쟁이 성립하지 않으면 유찰된다. 다만 같은 조건으로 진행한 2번째 입찰 때도 단독 입찰이면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다.

영등포 남성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지난달 4번째 시공사 입찰 공고를 냈다. 1~2차 때는 무응찰로 마감했고, 3차 때는 롯데건설이 단독 응찰해 무산됐다. 조합은 이 과정에서 예정 공사비를 1051억원에서 1441억원까지 올렸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금융위기 때 분양시장 초토화되고 그 여파가 몇 년간 지속됐던 걸 떠올리면 쉽게 수주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까진 분양 후 이익을 먼저 계산했다면 이젠 아주 사소한 리스크라도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이대론 정비사업 멈춤?

어렵게 시공사를 구해도 문제다. 금리와 자잿값이 급격히 오르면서 공사비 인상 움직임이 거세다. 조합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 요구에 갈등 조짐까지 보인다. 비용 인상을 두고 갈등 끝에 공사가 멈췄던 '둔촌 주공' 사태가 반복될 수도 있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4지구 재건축(메이플자이)조합은 최근 공사비를 4700억원 올려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금융 비용, 물가 상승에 따른 재경비가 1800억원에 달한다. 조합은 착공 후 물가 상승 등에 따른 인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인근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래미안 원베일리)조합 역시 시공사와 공사비 증액을 두고 갈등 중이다. 시공사는 설계 변경 등에 따라 공사비를 기존 1조 1277억원에서 2540억원 인상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의 한 재건축조합 관계자는 "건설사로선 원가가 상승했으니 부담이 되겠지만 조합도 사업비 대출 등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을 함께 지고 있다"며 "가뜩이나 분양시장도 안 좋은데 비용을 더 들이겠다고 하면 조합원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가 없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실제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은 최근 조합원에게 제공했던 이주비 대출 이자에 대한 후불제 혜택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대출 이자가 연 3.58%에서 6.94%로 급등하면서 부담이 대폭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부동산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정비사업이 당분간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리 인상, 집값 하락이 진행되는 한 조합의 부담이 날로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고금리에 집값이 우하향하면 재개발, 재건축 등 모든 게 멈출 수밖에 없다"며 "개발 사업은 앞으로의 가치가 오를 것을 기대하고 진행하는 건데 집값이 하락하면서 동력 자체가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하은 (lee@bizwatch.co.kr)

Tuesday, December 13, 2022

혈당 '조금만' 높아도 혈관 '굳기' 시작한다

 '당뇨 진단 전'이라도 '동맥경화 예방' 노력 동일

최근 강북삼성병원 연구팀은 혈당이 정상보다 조금만 더 높은 수준에서도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입증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혈당과 혈압이 밀접한 관계라는 점은 널리 알려졌지만, 둘 중 하나가 얼마나 안 좋을 때부터 서로 영향을 미칠지는 정확히 알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최근 한 연구 결과는 혈당이 정상보다 조금만 더 높은 수준에서도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입증했다.

이는 강북삼성병원 서울건진센터 최인영 교수와 데이터관리센터 류승호·장유수 교수팀의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혈당 기준이 '당뇨병 전 단계' 수준이라도 '관상동맥 석회화' 위험도가 높아진다고 확인했다.

당뇨병 전 단계란 당뇨병 진단이 나오진 않아도 정상보다 혈당 수치가 높은 상태를 말한다. △공복 혈당 100~125mg/dL △당화혈색소 5.7~6.4% △포도당부하검사 후 혈당 140~199mg/dL(내당능장애)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당뇨병 전 단계다.

연구팀은 2011~2019년까지 관상동맥 석회화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를 포함한 건강검진을 2번 이상 받은 성인 남녀 4만 1100명의 공복 혈당, 당화혈색소 수치를 기준으로 관상동맥 석회화 진행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당화혈색소가 정상보다 높은 경우 2.5% △공복 혈당이 높은 경우 3.1% △두 가지 모두 높은 경우 5.4%나 관상동맥 석회화 진행률이 높았다. 이는 어떤 기준으로 혈당을 측정하더라도 정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혈관 건강도 함께 나빠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관상동맥 석회화란 심장 근육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관상동맥)에 석회 덩어리(칼슘과 노폐물의 침착물)가 끼는 증상이다. 석회 덩어리는 동맥경화(중상경화증)가 생기면서 같이 발생한다.

통상적으로 관상동맥 석회화가 진행했다는 말은 동맥경화 증상이 있다는 의미다. 동맥경화는 연쇄적으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고 최악의 경우 돌연사로 이어진다.

최인영 교수는 "당뇨병은 심혈관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고 많이 알려져 있지만, 당뇨병 전 단계에서는 알려진 바가 적어 간과하기 쉽다"면서 "설사 공복 혈당과 당화혈색소 검사 결과가 불일치하더라도 둘 중 하나가 정상보다 높은 수준이라면 당뇨병 환자와 동일한 수준으로 동맥경화증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Diabetes Obesity & Metabolism' 최근호에 발표됐다.

최지현 기자 (jh@kormedi.com)

Monday, December 12, 2022

박성제 MBC사장 "제가 잘못한 게 있어야…사퇴 요구는 정치공세"

 [단독] 박성중 의원 요구에 "부적절한 정치공세, 언론간섭…연임 결정안돼"

"편향 보도라는 주장 동의 못해" "기자들의 소신 보도 외풍막겠다"
야당에 관대한 보도? "문재인정부 초기 문 지지자들에 비판 많이 받아"
'딱 보니 100만' 왜곡 표현의 사례? "김어준씨가 한 말 맞장구 친 것"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박성제 MBC 사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잇단 사퇴 요구에 “사퇴할 만한 잘못을 한 적 없다”며 “부적절한 정치공세이자 언론 간섭”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연임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고, 편향보도라는 여당 등의 지적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기자들이 자율적이고 소신있게 보도할 수 있도록 외풍을 막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민주당 등 야당에 관대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박 사장은 “문재인 정부 초기 비판 보도를 많이해 문재인 지지자들에 비판을 많이 받았다”며 “기자들이 특정한 성향이 있는 게 아니라 보이는대로 보도할 뿐”이라고 했다. 특히 자신의 조국 수호 집회 때 '딱 보니 100만'이라고 한 논란의 발언에는 “김어준씨가 한 말에 맞장구 친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박성제 사장은 13일 오전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의 공개 사퇴 요구에 이같이 답했다. 박성중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다시 한번 박성제 사장에게 경고한다”며 “업무활동비 20억을 쌈짓돈처럼 횡령혐의를 받은 데 이어 취재지원금을 악용해 보수진영을 노골적으로 공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장이 연임 의사를 내비친 것은 정상이라고 보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아무도 없다”고 밝혔다.

박성중 의원은 이날 오전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박성제 사장은 연임의사를 밝힐 게 아니라 그간 자행한 편파왜곡조작 보도와, 친민주당 세력 한편에 서서 밑도 끝도 없는 보수진영을 공격하며, 우리 사회를 갈라치기한 것에 대해 석고대죄하고 지금 당장 사퇴해야 한다”며 “사퇴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박성제 MBC 사장이 지난해 2월25일 상암동 MBC 본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박 사장은 “제가 연임하느냐 마느냐는 결정된 것 없다”면서도 “사퇴하라고 요구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그동안 여러 국민의힘 의원들이 수십번 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제가 무슨 잘못한 게 있어야 사퇴를 하지 않느냐”며 “사퇴할 만한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박 사장은 “MBC 뉴스나 유튜브나 신뢰도나 영향력 면에서 최고로 올라갔는데, 무슨 말씀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특히 “올해 들어서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사퇴하라고 한 얘기를 수십번 들었다. 국정감사 때도 그랬고, 개인적으로도, 대선 때도 많이 (사퇴를 요구)했다”면서 이를 모두 “정치공세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MBC 보도가 (편파왜곡라는) 여당 측의 혹독한 평가, MBC를 중심으로 공영방송을 뜯어고쳐야 한다는 여권의 주장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의에 “우리 기자들이 만드는 보도에 문제가 있다면 불만이 있다면 정식으로 법이 보장한 여러 절차를 통해 제기하면 된다”며 “이이 이를 갖고 (바이든과 날리면 등으로) 기자들을 고발하고 기자와 경영진 고발했고, 이밖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어서 저는 이것이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우리 후배들이 기자들의 보도가 소신과 정확한 취지에 따른 것이라고 믿고 있다”며 “그것들을, 그런 보도를 계속할 수 있도록 외풍을 막겠다고 (내부에)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MBC에 대한 양면의 평가가 있는데, 내부에서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돌아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은 없느냐'는 질의에 박 사장은 “PD수첩에서 재현화면에서 자막을 안 넣어서 비판을 받았고, 시청자 위원들도 지적해서 그에 따라 사과하고 제작진 징계도 받았다”고 일부 사안은 인정했다. 박 사장은 이어 “의견 보도 때문에 비판을 받는 게 아니라 팩트와 이런 것을 제대로 보도 했는데, 그것으로 정치적으로 여러 주장을 하는 것 같다”며 “그래서 그런 공격이 문제가 된다. 지금 공격의 대상이 되는 기사들이 '바이든', '날리면' 그 부분이라든가, 전체적으로 인상비평 같은 것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박 사장은 “보도가 오히려 국민들이 MBC의 신뢰도 영향력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이게 편향보도라는 데 동의할 수 없고, 우리 국민들, 시청자들 수준이 그렇지 않다. 저희 보도에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정부나 여당을 집중적으로 비판하는 것만이 편향성의 근거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민주당이나 야당 쪽에는 관대하거나 덜 비중을 두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나 균형성에 대한 반발이 쌓여서 문제제기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미디어오늘 기자의 질의에도 답변했다.

박 사장은 “지금 정부가 하는 것은 비판했던 것처럼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도 문제점을 많이 보도해서 문재인 정부 지지자들에게 비판을 많이 받았다”며 “저희 기자들이 특정한 성향을 가지고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우리 기자들은 눈에 보이는 여러 문제점을 취재해서 보도하고 있고, 사장은 이들이 자유롭게 보도하도록 지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원칙적으로 생각하는 것이지, 모든 것을 기자들의 판단에 맞춰서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성제 사장이 과거 조국 수호 집회 때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딱 보니 100만'이라고 말한 것이 왜곡 발언을 했다는 비판의 사례로 거론된 것에 대한 견해도 내놓았다. '그 발언 자체가 조금 경솔했다거나 굳이 그 정도까지 표현하기에는 보도국장으로서 위치를 봤을 때 더 신중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대 견해에 어떻게 보느냐는 질의에 박 사장은 “김어준씨가 물어보길래 맞장구를 쳐준 것에 불과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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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경기지사 경선 때 尹측이 수단·방법 다 동원해 날 떨어뜨려” 주장

 

‘윤핵관’ 겨냥해 “국민의힘의 한심한 부분

왕정도 아닌데 충신·윤핵관…굉장히 유치”

여당인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유승민(사진) 전 의원은 12일 “대선 직후에 경기도지사 경선을 하는데 그때 당시에 당선인, 지금의 대통령 측에서 정말 별별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가지고 저를 떨어뜨리더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후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차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관해 ‘유승민을 막아라 이렇게 집중되는 것 같다’는 질문에 “(대선) 경선 때 기분이 나빴는지 몰라도 경선이 끝나고 나선 깨끗하게 승복하고 또 지난 대선 전에 (윤석열 대통령 측에서) 도와달라고 전화를 직접 해가지고 당연히 ‘돕겠다’고 하며 도왔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또 “유승민은 절대 안 된다, 유승민을 막아라. 제가 알 파치노라는 배우 좋아하지만 이게 무슨 누아르 영화 제목도 아니고, ‘유승민은 안 된다’라는 게 진짜 ‘윤심’인지 윤 대통령의 마음인지 저도 궁금하다”며 “왜냐하면 제가 벌써 1년 전, (대선) 경선 때 치열하게 경쟁했다. 경선이 원래 그렇게 치열하게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 당시의 사례를 거론한 뒤 “이제는 총선을 이렇게 이끌어야 될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아닌가”라며 “그런데 만약 1년 전에 경선 때 그때 무슨 감정 이런 게 남아가지고 아직도 정치 보복을 하는 거라면 저는 그런 정치는 정말 속 좁고 너무 째째한 정치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또 소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에 대해 “지금 국민의힘의 모습을 보면 좀 한심한 생각이 드는 게 이런 부분”이라며 “윤 대통령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왜 국민의힘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은 지금 바로 그분, 그 사람에게 충성하지 못해서 이 난리냐”고 지적했다. 그는 “권력에 아부해서 공천받고 떡고물이라도 나눠 가지려고 그러는 것 아니냐”라며 “왕정도 아닌 민주공화국에서 ‘충신이다, 윤핵관이다’ 이런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유치한 얘기”라고 비판했다.

한편 유 전 의원은 당내 친윤(친윤석열)계가 ‘전당대회 룰’에서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바꾸려는 것에 대해 “비정상적으로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윤핵관 세력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그렇게 저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룰을 바꾼다? 축구 한참 하다가 골대 옮기고 이런 것”이라며 “정말 대통령이 말하는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이 아니지 않느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 전 의원은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 비율이) 9대 1이든 10대 0이든 저는 그 룰 때문에 제가 출마 결심을 하고 안 하고 하진 않는다”며 “더 고민해서 국민들께 분명한 결심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유 전 의원은 자신에 대한 지지가 다른 당 지지자의 ‘역선택’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국민의힘에서 진짜 변화와 혁신을 하고 중도층의 지지를 받는 유승민이 당 대표가 되는 게 민주당이 제일 싫다, 어려워진다, 이러면 저에 대한 지지를 역선택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 말 자체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지금 국민의힘 당 대표를 어떤 사람이 나오면 제일 좋겠느냐. 가장 극우적인 사람, 가장 정말 속칭 가장 ‘꼴보수’ 당 대표가 나오면 제일 좋은 것 아니겠느냐”라고 반문했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