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화 반대 백일장 문장들 ‘톡톡’. 상소문 형식부터 가사체까지 눈길
국정화 반대 대자보 백일장 문장들 ‘톡톡’
상소문 형식부터 가사체까지 다양해 눈길
상소문 형식부터 가사체까지 다양해 눈길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학생들이 모여 앉아 대자보 백일장을 열었다. 주제는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이 백일장을 개최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청년학생네트워크’의 성희연(24·이화여대)씨는 “획일화된 역사를 강요하는 정부에, 우리는 다양한 사람들의 톡톡 튀는 대자보로 맞서겠다고 생각해 백일장을 개최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 광장에 모인 80여명의 학생과 청년들은 조선시대 과거시험을 보듯 바닥에 줄맞춰 앉아 다양한 내용의 대자보를 썼다. 과거시험답게 우렁찬 징소리가 울리며 대회의 시작을 알리자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한 학생은 “효녀 근혜. 효도는 집가서 하세요. 이 나라는 ‘당신들의 나라’ 아닌 ‘우리나라’입니다.”라는 대자보를 써 심사위원의 눈길을 끌었다. 한신대 역사학과 1학년 임세일(18)씨는 조선시대 유생처럼 ‘상소문’이란 제목의 대자보를 썼다. 상소문에는 “지금 어찌하여 역사를 고치려 하십니까? 한낱 필부도 역사적 사실을 먹으려들지 않는데, 하물며 국가 원수께서야. 지금 당신의 명이 잘못되었으니, 나는 감히 따르지 못하겠습니다!”라고 썼다. 또 다른 참가자는 ‘교육 백년지대계’라는 가사체 시를 대자보에 썼다. “아빠생신 백주년에/어떤 것을 선물할까/이리 생각 저리 생각/우리아빠 친일독재/나쁜 과거 세탁하자/교과서를 국정하자/백년만년 찬양되리.’
윤희숙 한국청년연대 대표와 유지훈 ‘청년하다’ 대표의 심사로 뽑힌 장원은 쟁쟁한 대학생, 청년을 제치고 ‘소녀급제’한 중학교 2학년 조경진(14·소화중)양이었다. 조양은 “교과서 국정화는 15살밖에 안된 제가 시위할 정도로 억울한 일”이라며 담백한 문장을 뽐냈다. 조양은 “국정교과서가 일본의 악행을 감싸주고 왜곡해서 억울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글·사진 허승 고한솔 기자 raison@hani.co.kr
■ ‘박 대통령과 국정교과서’ 시제로 대자보 백일장
국정화 반대 백일장 문장들 ‘톡톡’. 상소문 형식부터 가사체까지 눈길
국정화 반대 백일장 문장들 ‘톡톡’. 상소문 형식부터 가사체까지 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