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인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58·서울 서대문구을)이 24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자유민주주의에 역행할 수는 없다”며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의원은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라며 “근현대사 교과서에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국정화 하는 것은 또 다른 잘못이다. 국정화라는 방식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으로서 이 또한 자유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24일 자신의 블로그에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 자유민주주의에 역행할 수는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정 의원은 전에도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역사교과서를 추진하고 있는 새누리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정 의원의 블로그 글 전문.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 자유민주주의에 역행할 수는 없습니다.>
국회에서 처음으로 2008년 국정감사를 통해 근현대사 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당시 교과부에서 저의 주장을 받아들여 그 후 어느 정도 이루어지기도 했으나, 근현대사 교과서에 대한 수정은 일부 집필진들의 소 제기로 아직까지 재판이 진행중입니다. 당시 문제를 제기했던 저의 입장을 다시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우리 학교에서 가르치는 대부분의 근현대 교과서는 지나치게 좌편향되어 있다. 이들 교과서의 주제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이다. 세계 어느 나라 교과서가 자기 나라의 역사를 이렇게 부정하고 있단 말인가. 물론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역사 교과서는 지나치게 우편향되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가 광주 민주항쟁을 기점으로 기존의 극우적인 체제에 대한 심한 반발로 사회의 좌편향성이 심화되어온 와중에 지금의 교과서 사태에 이르렀다. 즉 좌편향 교과서의 등장에는 기득권층의 책임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어쨌든 과거에 3시 방향으로 가르치던 역사나 지금 9시 방향으로 가르치는 역사나 모두 잘못된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우리 아이들이 6시 방향에서 균형잡힌 시각에서 역사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아직도 우리 역사 교과서는 적지 않은 문제점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 더 바로잡아야 하겠지요. 하지만 그걸 국정화 방식으로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잘못입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계기로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체제를 갖추었습니다. 그 이후로 우리 사회는 자율화, 다양화, 개방화의 시대로 진입해 왔습니다. 그런데 역사 교과서의 좌편향성이 자유민주주의를 저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타율적, 획일적, 배타적인 국정화라는 방식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으로서 이 또한 자유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자유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 자유민주주의에 역행한다는 이율배반적인 자기모순에 빠져버립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전략적으로도 큰 실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정화 논란으로 인하여 본질적인 부분인 좌편향성 이슈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교과서의 내용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보지 않고 국정화가 왠말이냐고 흥분하고 있습니다. 사회는 늘 자기 복원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한 쪽으로의 쏠림 현상이 오래 지속되면 이에 대한 반발이 일게 마련입니다. 최근 우리는 사회의 우(右)턴 현상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웰컴 투 동막골’류의 영화들이 천만 관객을 동원하던 시대가 가고, ‘연평해전’과 같은 영화가 대박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 지뢰 도발 사건 후에 보여준 우리 젊은 층들의 자세는 정말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러던 차에 이번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은 사회의 우(右)턴 현상에 쐐기를 박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소위 좌파를 다시 결집시키고, 보수화해가는 중도층을 다시 왼편으로 밀어 넣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강경 우파들의 오만이 빚은 자충수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입니다. 그리고 실수는 빨리 바로 잡으면 전화위복이 되지만, 오래 끌면 재앙이 됩니다. 국정화를 접으면 통큰 양보가 되어 환호를 받을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들은 ‘도대체 교과서가 어떻길래?’ 하며 본질적인 교과서의 내용 논쟁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러면 좌편향 교과서의 실체도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그런 연후에 검인정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EBS등에서 균형잡힌 교과서를 값싸게 공급하도록 합니다. 그 다음은 학부모에게 맡기면 됩니다. 다만, 이 국면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과거의 우편향 교과서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통감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다시 과거의 3시 방향으로 돌아간다는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합니다. 그래야 중도층이 지지하고 좌파들의 반발이 약해집니다. 솔직히 지금의 교과서가 북한군의 양민학살을 축소하고 있다지만, 과거의 교과서는 국군과 미군의 양민학살은 다루기는커녕 거론하는 것 자체를 이단시하지 않았습니까. 사족입니다만, 새누리당이 이 문제에 대해 전원이 한 목소리로 간다면 이 당은 국민들에게 ‘도로 민정당’으로 비춰질 것입니다. 지금 누가 진정 새누리당을 위하고 있는 지는 국민과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는 신념으로 충정을 다해 이 글을 씁니다.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 자유민주주의에 역행할 수는 없습니다.>
국회에서 처음으로 2008년 국정감사를 통해 근현대사 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당시 교과부에서 저의 주장을 받아들여 그 후 어느 정도 이루어지기도 했으나, 근현대사 교과서에 대한 수정은 일부 집필진들의 소 제기로 아직까지 재판이 진행중입니다. 당시 문제를 제기했던 저의 입장을 다시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우리 학교에서 가르치는 대부분의 근현대 교과서는 지나치게 좌편향되어 있다. 이들 교과서의 주제를 한 마디로 정리하면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이다. 세계 어느 나라 교과서가 자기 나라의 역사를 이렇게 부정하고 있단 말인가. 물론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역사 교과서는 지나치게 우편향되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가 광주 민주항쟁을 기점으로 기존의 극우적인 체제에 대한 심한 반발로 사회의 좌편향성이 심화되어온 와중에 지금의 교과서 사태에 이르렀다. 즉 좌편향 교과서의 등장에는 기득권층의 책임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어쨌든 과거에 3시 방향으로 가르치던 역사나 지금 9시 방향으로 가르치는 역사나 모두 잘못된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우리 아이들이 6시 방향에서 균형잡힌 시각에서 역사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아직도 우리 역사 교과서는 적지 않은 문제점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 더 바로잡아야 하겠지요. 하지만 그걸 국정화 방식으로 한다는 것은 또 다른 잘못입니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계기로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체제를 갖추었습니다. 그 이후로 우리 사회는 자율화, 다양화, 개방화의 시대로 진입해 왔습니다. 그런데 역사 교과서의 좌편향성이 자유민주주의를 저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타율적, 획일적, 배타적인 국정화라는 방식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으로서 이 또한 자유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자유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 자유민주주의에 역행한다는 이율배반적인 자기모순에 빠져버립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전략적으로도 큰 실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국정화 논란으로 인하여 본질적인 부분인 좌편향성 이슈가 사라져 버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교과서의 내용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보지 않고 국정화가 왠말이냐고 흥분하고 있습니다. 사회는 늘 자기 복원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한 쪽으로의 쏠림 현상이 오래 지속되면 이에 대한 반발이 일게 마련입니다. 최근 우리는 사회의 우(右)턴 현상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웰컴 투 동막골’류의 영화들이 천만 관객을 동원하던 시대가 가고, ‘연평해전’과 같은 영화가 대박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 지뢰 도발 사건 후에 보여준 우리 젊은 층들의 자세는 정말 격세지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러던 차에 이번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은 사회의 우(右)턴 현상에 쐐기를 박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소위 좌파를 다시 결집시키고, 보수화해가는 중도층을 다시 왼편으로 밀어 넣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강경 우파들의 오만이 빚은 자충수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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