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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April 22, 2023

방송인 서세원, 캄보디아에서 당뇨합병증 쇼크사로 사망

 방송인 서세원이 20일 오전 캄보디아 한인 병원에서 별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그의 마지막 인터뷰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서세원은 2015년 서정희와 이혼한 뒤 이듬해 20세 살 연하 해금 연주자와 재혼을 하고 둘 사이에 딸이 있다는 소문에 침묵하다가 2019년 5살 된 딸이 있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는데요. 

캄보디아 현지에 마련된 서세원 임시 빈소. [박현옥;아시아한인회총연합회부회장 제공]

당시 서세원이 고백하길 "이혼 후 새 가정을 만난 건 운명이다. 더없이 행복하다 무엇보다 환갑이 탄생한 딸아이는 내 삶의 전부다. 가장 힘들고 고된 인생의 기로에서 나에게 빛을 안겨준 천사다. 다시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동력이 됐다. 나는 방송인으로 살다 한순간 모든 걸 다 잃었지만 이 아이를 만난 걸로 개인적으론 충분히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온갖 어려움을 견디며 캄보디아 사업을 따낸 것도 알고 보면 어린 딸을 둔 아버지의 절실함으로 이해하시면 된다. 아무튼 이혼과 재혼이 맞물리며 논란이 된 것에 대해서는 이유 여야를 막론하고 공인으로 물의를 일으킨 부분에 대해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그런데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인생이다. 헤어짐을 피할 수 없듯이 새로운 만남도 마찬가지다.

https://korea-to-world.tistory.com/109

Thursday, April 20, 2023

[오마이포토] "전쟁 살상무기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 외친 진보당

 [이희훈 기자]

▲ [오마이포토]  
ⓒ 이희훈
진보당 윤희숙 대표와 당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반대를 촉구하며 헌법의 국제평화 유지 노력에 나설 것을 주장하고 있다.  
 
▲  진보당 윤희숙 대표와 당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지원 반대를 촉구하며 헌법의 국제평화 유지 노력에 나설 것을 주장하고 있다.
ⓒ 이희훈
 
▲  진보당 윤희숙 대표와 당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우크라이나 살상무기 지원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지원 반대를 촉구하며 헌법의 국제평화 유지 노력에 나설 것을 주장하고 있다.
ⓒ 이희훈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단독]이재명 저격한 '초밥' 피켓 들더니..낙하산 사장됐다

 주인없는 민간기업에도 낙하산 투입

열성적으로 지지유세하고 KAI 등 주요 보직 꿰찮다
강구영 KAI 사장, 尹지지 군인 모임 '국방포럼'서 활동
尹후보 마산역 유세서 '초밥 누가 먹었나' 피켓 들어
황임동 현 윤리경영실장은 국정원 출신
구 여권 인사도 임원급 최근 임명
다른 공공기관 사례도 유사, 강성 활동이 플러스 평가

지난해 3월3일 저녁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경남 창원 마산역 광장에서 유세 당시, 강구영 당시 '국민과 함께 하는 국방포럼' 영남본부장(현 KAI 사장)이 피켓을 들고 유세를 벌이는 모습. 사진=독자 제공
지난해 3월3일 저녁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경남 창원 마산역 광장에서 유세 당시, 황임동 당시 '국민과 함께 하는 국방포럼' 사무총장(현 KAI 윤리경영실장)이 피켓을 들고 유세를 벌이는 모습. 사진=독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이번에는 '주인없는 민간기업'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낙하산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뒤 발탁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신임 강구영 사장은 대선 유세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정조준한 피켓을 들고 적극적인 유세전에 나섰다. 당시 '국민과 함께 하는 국방포럼' 영남본부장을 맡았던 강 사장은 국가정보원 출신 황임동 포럼 사무총장과 함께 지지 유세를 벌였다. 황 총장은 현재 KAI 윤리경영실장(상무급)에 선임됐다.

20일 파이낸셜뉴스 취재 결과, 지난해 대선 직전인 3월3일 경남 마산역 광장유세에서 강 사장은 '소고기 초밥 백숙 복어 누가 먹었나'라는 피켓을 들고 유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배우자 김혜경씨가 경시 성남시 한우, 초밥전문점 등에서 법인카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겨냥한 것이다.

국방포럼은 당시 윤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군인들의 모임으로, 현 정부 안보라인 핵심 인사들이 다수 회원으로 있던 곳이다. 대선 과정에서 정책공약 수립 등에 필요한 자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사장은 공군 전투기 조종사 출신으로 KAI와 전혀 연관성이 없진 않지만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치열한 군비경쟁 틈바구니속에서 한국의 전략 무기 계약 수출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방산분야 특성을 감안할 때 다소 전문성이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 집권 여당 출신 인사들도 주요 보직에 기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포럼 대표를 맡았던 육군 장군 출신 김근태 전 새누리당 의원이 감사로 선임됐으며 최근에는 박근혜 정부 출신의 황재영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이 신설된 전략홍보실장직에 임명됐다. 그는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에서 총선 출마를 시도한 바 있다.

게다가 강 사장 취임 이후 대표적인 수출전략 기종인 KF-21(한국형 전투기) 개발을 주도했던 류광수 부사장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해고돼 내부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현재 류 전 부사장은 민간 경쟁업체의 고위직으로 자리를 옮긴 상태이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강 사장이 전투기 조종사이자, 군 고위직 출신으로 평판은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도 "그러나 전략 무기 수출과 계약과정에서 중요한 결단을 내리는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방산분야에 있어선 전문가가 아니기에 후임 인선이 중요한데, 지금 상황을 보면 후속 인사에 대한 우려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공공기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취임한 오수석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기획상임이사는 대선 직전인 지난해 2월 말 '2022 한의사 필승결의대회, 나도 윤석열입니다' 행사에서 강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오 이사는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치료하는 주치의"라며 "자질 논란이 있는 불량 후보, 돌팔이에게 대통령직의 중책을 맡길 수 없다. 애국 한의사들이 똘똘 뭉쳐 윤석열 후보와 대한민국을 지켜내자"고 지지를 호소했다. 오 이사는 당시 대선캠프에서 한의학발전지원단장을 지냈다.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Wednesday, April 19, 2023

윤 대통령, 결국 중국 건드렸다…“대만 무력 현상변경, 절대 반대”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외신과 한 인터뷰에서 중국과 대만해협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로이터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러시아 침공으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 제공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가운데, 첨예한 갈등이 이어지는 중국과 대만해협에 대해서도 강한 목소리를 냈다. 

윤 대통령은 중국과 대만의 양안 갈등 및 이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긴장과 관련해 “결국 이러한 긴장은 무력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생긴 것”이라면서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이러한 변화에 절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만 문제는 단순히 중국과 대만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북한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덧붙였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과 미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 윤 대통령은 중국이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라는 사실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왔지만, 대만 해협의 긴장에 대해서는 목소리를 높였다”고 전했다. 

불 보듯 뻔한 중국 반발

박진 외교부장관 CNN 캡처

앞서 지난 2월 22일 박진 외교부 장관이 미국 CNN에 대만 문제와 관련해 “한국은 무력에 의한 일방적인 현 상태 변경을 반대한다”면서 “우리는 대만 해협에서 무슨 일이 벌어진다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하자 중국은 즉각 날선 비난을 내놓았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박 장관의 발언이 공개된 뒤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으로, 다른 사람이 말참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不容置喙, 부용치훼)”고 강하게 말했다.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한반도의 문제’라고 규정한 것조차 ‘부용치훼’로 받아쳤던 중국이 이를 ‘전 세계의 문제’라고 규정한 윤 대통령의 말에 어떤 반응을 내놓을 지는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자료사진 연합뉴스

중국은 대만과 신장, 티베트, 홍콩 문제와 핵무력 등 중국과 관련된 현안에 대해 견제를 표명한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공동성명에 대해서도 “난폭한 내정간섭”이라며 강력한 불만을 제기했다. 

16~18일 일본에서 열린 G7 외무장관 회의 마지막 날 채택된 공동성명은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G7 공동성명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여의봉”이라며 “진정 대만 해협의 평화를 지키려면 모든 대만의 독립 행동에 명확히 반대하고 제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발생 시, 군사적 지원 제공 고려할 수도

윤 대통령은 이번 로이터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 제공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로이터 19일자 보도 캡처

윤 대통령은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학살, 심각한 전쟁법 위반과 같이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면, 우리가 인도주의적 또는 재정적 지원만 고집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로이터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 의사를 밝힌 것은 살상용 무기 지원 가능성을 배제한 지 1년여 만에 처음”이라면서 “미국의 주요 동맹국이자 포탄의 주요 생산국인 한국은 서방 국가들의 무기 공급에 대한 압력이 거세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를 적대시하지 않으려 노력해 왔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Monday, April 17, 2023

“몸 달라붙는 옷 입었다”…‘처벌위기’ 北여성, 뇌물 건넨 액수

 남한풍 옷차림, ‘이색적인 옷차림’ 규정

길 가다 붙잡혀 ‘노동단련대’ 보내져
북한 당국이 청년들의 ‘사상 이완’을 단속한다며 옷차림 단속의 강도와 처벌 수위를 기존보다 더 높이고 있다. 남한풍 옷차림을 ‘날라리풍’으로 규정하고 노동단련대로 보내 강력한 처벌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북한 당국이 청년들의 옷차림 단속 강도와 처벌 수위를 기존보다 더 높이고 있다. 남한풍 옷차림을 ‘날라리풍’으로 규정하고 노동단련대로 보내는 등 강력한 처벌을 하고 있다.

17일(한국시간)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 보도에 따르면 봄철을 맞아 함경북도 청진시에서는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 규찰대가 길거리 곳곳에서 청년들의 ‘이색적인 옷차림’에 대한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동맹을 통한 단속을 해서 적발되면 이유를 불문하고 노동단련대 처벌을 내리고 있다.

북한인권증진센터에 따르면 노동단련대는 재판소에서 노동단련형(6개월 이상 1년 이하)을 선고 받은 자 또는 검사에 의해 노동단련처벌(최대 6개월까지)을 부과 받은 자를 수용하는 곳이다.

실제 청년동맹 규찰대에 붙잡혀 단속됐다는 사례도 여럿 전해진다.

단발머리의 한 북한 여성은 팔 부분이 부분 드러나는 검은색 세로줄 무늬의 블라우스를 입고 검은색 치마로 보이는 하의를 입고 길을 가고 있었는데, 청년동맹 규찰대에 의해 ‘이색적인 옷차림’으로 규정되고 강제로 촬영까지 당했다.

북한 당국은 이때 촬영한 여성의 사진을 활용해 강연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기까지 했다.

북한 당국이 청년들의 ‘사상 이완’을 단속한다며 옷차림 단속의 강도와 처벌 수위를 기존보다 더 높이고 있다. 남한풍 옷차림을 ‘날라리풍’으로 규정하고 노동단련대로 보내 강력한 처벌을 하고 있다. 노동신문 뉴스1

“1000위안 뇌물로 바치고 처벌 받지 않았다”

강력한 단속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게 뇌물을 받고 처벌을 면해주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 20대 북한 여성은 ‘몸에 달라붙는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청년동맹 규찰대의 단속 대상이 됐는데, 1000위안(한화 약 19만원~20만원)을 뇌물로 바치고 처벌을 받지 않았다.

북한의 청년들은 피어싱과 말총머리(포니테일) 등을 하다 적발되면 강제노동에 투입되는 경우도 있다. 북한에서는 여성들이 머리를 하나로 높이 묶는 포니테일을 ‘자본주의 문화’로 간주하고 단속한다.

북한 패션 모델들이 등장한 의복 현대화 설계자료들. 조선중앙TV 연합뉴스

“남한 드라마‧남한말 금지”…적발 시 강력 처벌

이는 지난 3월 통일부가 공개한 ‘2023 북한 인권보고서’에 담긴 북한 당국의 최근 방침과도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권력에 의한 자의적 생명박탈 사례들이 여럿 발생했다. 국경지역에서 사법절차를 거치지 않고 생명을 박탈하는 즉결처형 사례가 지속적으로 수집됐고, 구금시설에서 수형자가 도주하다가 붙잡혀 공개처형되거나 피구금자가 구금시설에서 출산한 아기를 기관원이 살해한 사례도 있었다.

또 ‘가장 중한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 마약범죄, 한국영상물 유포, 종교·미신행위 등에 대해서도 광범위하게 사형이 집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북한 당국은 한국 드라마 등 각종 영상 콘텐트 소지 행위를 단속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런 콘텐트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옷차림과 생활방식까지 단속하고 있다.

2017년 양강도에서는 한 남성이 남한 드라마를 시청하고 이를 유포한 행위로 공개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고, 2018년 평안남도에서는 화장품 등 남한 제품을 몰래 판 사람들이 공개 총살됐다고 한다.

같은 해 임신 6개월이었던 한 여성은 손가락으로 김일성의 초상화를 가리키는 동작이 문제가 돼 공개 처형됐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2017년 이후 한국 드라마, 영화 등이 널리 유포되면서 외부정보 접촉 및 유포뿐 아니라 외부정보로부터 영향 받을 수 있는 옷차림, 생활방식 등으로 단속 대상도 확대했다.

북한 당국은 특히나 남한 말을 쓰는 것이 포착되면 강력히 처벌하고 있다.

평양문화어보호법에는 ‘괴뢰(남한을 비하하는 표현) 말투로 말하거나 글을 쓰거나 이를 다양한 형태로 유포하는 사람에게 6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라는 내용이 명시됐다. 또 ‘남한말을 남에게 가르치거나 남한말 또는 남한 서체로 쓰인 표현물을 유포한 이는 10년 이상의 노동교화형에 처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김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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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여직원 "미국 보내달라"…삼성 사장의 다섯글자 회신

 

삼성에서 여성으로 일한다는 것은


삼성의 ‘유리천장 깨기’는 진행 중이다. 왼쪽부터 박유정 삼성물산 수석, 황유진 삼성엔지니어링 프로(토목공사 담당). 삼성전자 임원 출신의 양향자 의원(무소속). 최영재 기자, [사진 삼성그룹]
1990년 삼성은 외국에 1년간 머물며 현지인의 관습·문화·철학 등을 연구하는 전문가 양성을 시작했다. 지금은 ‘지역전문가 제도’로 불리지만, 당시 명칭은 ‘독신파견제’였다. 주로 미혼 남성 또는 기혼 남성 직원이 가족을 두고 혼자 떠났다. 과거 이 과정에서 여성이 배제되는 걸 당연하게 여겼다.

1985년 고졸 연구보조원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 입사해 2014년 여성 임원(상무)이 된 양향자 의원(무소속)은 “여성이 (외국에) 나가면 집안이 제대로 돌아가겠나, 이런 인식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1995년 미국에서 열린 반도체 콘퍼런스에 참석하고 싶어 보고서와 함께 “프로그램을 듣고 와서 전 사원에게 공유하고 기술 이전에 힘쓰겠다”는 e메일을 사장에게 보냈다. 짧은 답이 왔다. “다녀오시오.” 사장이 보고서에 감동했다는 후일담이다. 그는 “나를 임원으로 발탁한 건 삼성이 당시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였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녀(禁女)의 직무’도 사라진다. 1980년대까지 연구원 중 여성은 없었다. 양 의원이 첫 수석연구원이다. 현재는 여성 엔지니어가 상당수 활약 중이다. 1994년 삼성종합건설(현 삼성물산)에 입사한 박유정(조경 부문 기술 명장) 수석은 여성으로는 드문 조경 총괄이다. 그는 경기도 수원시의 광교호수공원 조성으로 2018년 세계조경가협회상을 받았다.

입사 당시 건설 부문 여성 신입은 박 수석 등 두 명뿐이었다. 동기는 첫째를 임신하자 퇴사했다. 육아로 힘들던 그도 퇴사를 고민했다. 그는 “사표를 내려고 면담했는데, 당시 상사가 ‘네가 그만두면 그냥 박유정 대리가 그만두는 게 아니고, ‘여성’ 박유정 대리가 그만두는 것’이라고 말한 게 기억난다. 이번 허들을 못 넘으면 여성 후배들도 계속 넘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사직서 제출을 접었다”고 말했다. 그는 “과장이 될 때 ‘여직원이 중간관리자 하는 게 가능하냐’는 말이 나왔지만, 그 후로는 여성이라고 불이익을 당한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유리천장 깨기’는 진행 중이다. 지난해 입사한 황유진(24) 삼성엔지니어링 프로도 “금녀의 벽을 무너뜨리겠다”며 현장 업무에 지원했다. 그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폐수 현장의 토목공사 관리를 담당한다. 현장에 여성은 그뿐이다. 그는 “협력업체에서 가끔 사무 보조직으로 착각하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다”며 “모범사례가 돼 여성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모바일·반도체 부문 등에서는 여성 인력 증가세가 가파르다. 현재 개발부서는 5명 중 1명, 영업마케팅부서는 3명 중 1명이 여성이다. 가전사업부는 여성이 더 많다. 삼성전자서비스는 기존에 거의 없던 대형 가전(세탁기·에어컨 등) 출장 수리 여성 기사를 늘리고 있다. 아직 여성이 일하기 어려운 분야도 있다. 삼성중공업은 몇 년 전 신입사원을 대거 채용해 여성 직원이 늘었다. 하지만 장기 불황으로 신규 충원이 줄자 여성 직원도 줄었다. 지난해 기준 이 회사 여성 인력은 3.6%다.

여성 관리자와 임원 증가에 따른 조직 변화를 따라잡기 위한 준비에도 나섰다. 2001년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 최초로 여성 간부만을 위한 리더십 교육 과정을 운영했다. 그해 삼성전자 여성 과장은 국내 임직원 4만 명 중 200여 명이었다. 여성 부장은 단 11명이었다. 그런데 이 과정이 2000년대 중반 사라졌다. 역설적으로 이즈음 여성 중간관리자가 많이 늘어서다. 삼성 관계자는 “그때쯤 여성 별도 교육이 역차별로 보일 수 있다는 말이 나왔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임원 후보군인 CL4(부장급) 직급 여성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만 운영한다. 삼성전자의 여성 임원 비율은 6.5%(2021년)로 10년 전의 1.5%(2011년)보다 크게 늘었다. 하지만 절대 수치는 여전히 낮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여성 직원 비율은 26.2%다.

최은경·고석현·이희권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Sunday, April 16, 2023

“尹정부 굴욕적 친일외교” 들불처럼 번지는 분노

 부모는 강제동원, 본인은 피폭 이기열 씨 대담 부산서 열려

- “제3자 변제 반대… 피해자 외면”

- 영도주민들 남포역서 단체행동
- “정부, 후쿠시마 오염수 손 놔
- 어업 종사 주민 생존권과 직결”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피해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부산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기에 경남 합천군 주민이 상당수인 일제 강제동원 원폭피해자들도 최근 정부의 강제동원피해자 ‘제3자 변제’ 등의 문제를 비난하고 나서는 등 대일 외교 비판여론이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15일 중구 부산가톨릭센터 소극장에서 한국인 원폭피해자 피폭 1세 이기열(오른쪽) 씨가 피해 사실을 증언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왼쪽 사진), 영도주민행동이 지난 14일 부산 중구 도시철도 남포역 6번출구 앞에서 현 정부의 대일 외교 정책을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다. 최혁규 기자


지난 15일 부산카톨릭센터 소극장에서 부산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주최로 ‘한국인 원폭피해자의 목소리’ 대담이 열렸다. 피폭 1세대 이기열(78) 씨가 참석해 떨리는 목소리로 피폭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이 씨의 부모는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로, 일본에서 일하며 살고 있었다. 1945년 3월 생인 이 씨는 생후 5개월 만에 원폭피해자가 됐다. 이 씨는 현 정부의 대일 외교정책에 관해서 “일본이 직접적인 사과와 배상을 하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여줬으며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배상하는 방식인 ‘제3자 변제’에 대해서는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난 1월 정부가 15명의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먼저 1억 원씩 주겠다고 제안했을 때 격렬히 반대했다”며 “가장 바라는 건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인데, 정부는 피해자들의 가장 간절한 마음을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통사 박석분 조직위원은 “정부의 ‘제3자 변제’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갈라치는 것이다”며 “정부의 외교 정책에 반대하는 여론을 가라앉히기 위해 피해자들을 동원하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영도구 주민을 중심으로 구성된 시민단체의 윤 정부 대일 외교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친일·굴욕외교 규탄 영도주민행동’은 이날 도시철도 남포역 6번 출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현 정부의 대일 외교 정책하에 영도구민이 큰 타격을 입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올여름 일본 정부가 계획 중인 후쿠시마 해양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영도구주민행동 하상윤 위원장은 “우리 국민의 연간 해산물 소비량은 육류 소비량을 뛰어넘기에 오염수 방류로 인한 피해는 전 국민적 문제다. 특히 해양·수산 업계 종사자가 많은 영도구 특성상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문제는 구민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후쿠시마 해양오염수 방류문제 외에도 ▷일본의 독도 영유권주장 ▷강제동원3자변제문제 ▷한일위안부 합의문제 등 윤석열 정부의 대일 외교 전반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도구주민행동 권혁 실무자는 “윤 정부의 대일외교 정책은 누구를 위한 국익 외교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며 “이제라도 윤 정부가 제대로 된 외교 정책을 펼 수 있도록 부산시민이 함께 목소리를 내고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도주민행동은 앞으로 매주 금요일 남포역에서 집회를 이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