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의 시대다. 현대의 사람들은 TV를 켜놓은 상태로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뉴미디어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은 블로그다. 블로그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가 등장하기 한참 전부터 포털사이트와 함께 성장해왔다. 콘텐츠 소비자에서 생산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가장 쉽게 접근하는 곳 또한 블로그다. 블로그차트의 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블로그 개수는 1700만 개를 넘었다.
블로그의 원래 목적은 포털사이트에서 정보를 검색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보제공'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블로그는 상업적인 목표를 띄게 됐다. 블로그에 콘텐츠를 발행하는 개인과 포털사이트의 이해구조는 결국 광고수익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블로거들은 다른 사람들의 시간을 차지하면서 본인의 사업을 홍보한다. 혹은 블로그 트래픽을 늘려 포털(구글, 네이버 등)에서 제공하는 광고수수료로 수익을 얻는다.
블로거의 수익이 쏠쏠하다는 정보가 퍼지면서 너도나도 블로그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블로그는 레드오션이 됐다. 키워드를 전략적으로 설정하고, 포털의 노출 알고리즘을 먼저 알아내서 적용하는 사람들만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됐다. 2021년 현재, 블로거로 의미있는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은 1700만 명 중 1%가 채 안 된다.
그러나 모든 레드오션 영역이 그렇듯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살아남아 큰 돈을 버는 사람들도 있다. 레드오션이라는 뜻은 한편으론 시장성이 크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람이 리뷰요정리남이다. 리남은 티스토리 블로그를 운영하며 '블로그로만' 월 700 ~ 1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얻는다. 블로그를 통해 파생된 수입원들까지 합하면 총 월 수입은 3000만원에 달한다.
피튀기는 블로그 시장에서 살아남은 리남의 전략은 무엇일까. 리남을 만났다.
블로그, 유튜브, 책 출간 등 요즘 많이 바쁘실 것 같아요.
제가 하는 일들은 한번 집중해서 작업을 해두면 어느 정도 유지가 되는 것들이에요. 작년 여름부터 블로그에 글을 거의 못 쓰고 있어요. 근데 수익이 거의 70% 정도는 유지가 되더라고요. 요즘은 계속 책 쓰는 데만 시간을 보낸 것 같아요.
저는 시간관리를 진짜 못해요. 딱 한 가지 일에만 집중을 할 수 있어요. 그래서 비중 조절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하루 시간의 90%는 한 곳에만 집중을 해요. 하나가 어느 정도 만들어지면 비중을 줄이고 다른 일을 하는 거죠. 이전에는 블로그를 거의 90% 이상 했고, 유튜브를 또 90% 이상 하다가 지금은 책에 90%를 쏟아붓고 있어요.
직장생활을 하다가 전업 블로거가 되셨나요?
아르바이트만 해봤어요. 취업할 때 고민을 진짜 많이 했어요. 취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이긴 했거든요. 근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과연 내가 이 일을 해서 결혼을 할 수 있을까', '내가 집을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하니까 이건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판단이 됐어요. 그리고 제가 취업할 수 있었던 업종이 정말 싫어하는 분야였어요. 돈도 많이 못 벌 텐데 굳이 싫어하는 걸 하면서 살아야 되나 생각해서 취업을 안했어요.
"용기있다" 와는 조금 다른 맥락인 것 같아요.
생각을 쉽게 하려고 노력했어요. 취업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잖아요. 그때 당시가 26살이었으니까 1년을 포기해도 27살이였어요. "1년 동안만 진짜 노력해보자, 안 되면 취업하자" 라는 생각이었죠. 처음에는 블로그로 전업할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부업으로 100만 원이라도 만들어 놓으면 더 낫지 않을까, 회사생활도 더 재밌게 할 수 있고' 생각했는데 하다보니까 잘 되더라고요. 저도 이만큼의 수익을 벌 수 있을지는 몰랐어요
블로그 말고 다른 플랫폼들도 굉장히 많았잖아요. 블로그를 시작했던 이유가 있나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SNS들은 자체 플랫폼에서 유입이 있는 거잖아요. 특정 SNS는 유행을 타요. 만약 유입이 딴 데로 빠지면 더 이상 유입이 안 돼요. 그런데 블로그의 기반은 검색이잖아요. 블로그는 포털이랑 같이 살아있어요. 포털이 안 망하는 한 블로그는 망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네이버나 구글을 따라서 계속 꾸준히 가는 거죠.
포털은 웬만하면 거의 망할 일이 없다고 생각해요. 만약에 블로그는 사라진다고 해도 포털들은 트래픽을 모으기 위해서 분명히 어떤 걸 만들 거예요. 포털에서 만드는 로직은 결국 검색기반이기 때문에, 이걸 파악하는 일을 하면 낫겠다는 생각을 했던 거죠.
네이버가 아닌 티스토리 블로그를 하는 이유가 있나요.
저도 처음에는 네이버 블로그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명확한 수익이 없더라고요. 티스토리 블로그는 콘텐츠를 올리면 애드센스 광고가 붙으면서 수익이 발생하는데, 네이버의 애드포스트 광고는 수익률이 심하게 낮아요. 마케팅, 브랜딩, 협찬 쪽으로는 괜찮은데 순수 콘텐츠 수입을 얻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죠. 티스토리는 월 30-50만 원을 버는 게 어렵지 않아요. 네이버 블로그는 한 달에 10만 원 벌면 대단하다고 할 정도예요.
애드센스 이외에 제휴 마케팅 수익도 내시잖아요.
제휴 마케팅은 블로그로 안하고 따로 하고 있어요. 원래는 블로그로 제휴 마케팅을 같이 했었는데 제휴 마케팅은 조금 더 효율적인 방법들이 있더라고요. 블로그 외적으로 커뮤니티 같은 데 침투해서 댓글을 다는 등의 게릴라 마케팅이 더 효율적이라고 느꼈어요. 물론 제휴마케팅도 블로그로 연동하면 편하긴 해요. 블로그는 어차피 콘텐츠를 만들어야 되잖아요. 애초에 제휴마케팅 관련 콘텐츠를 만들면, 애드센스 광고는 자동으로 들어가요. 광고가 2중으로 들어가는 거죠.
출처리뷰요정리남 유튜브 채널
유튜브도 6만 구독자까지 올리셨어요. 블로그랑 유튜브는 전혀 다른 알고리즘인데도요.
플랫폼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플랫폼은 껍데기에요. 결국 인터넷으로 돈을 버는 것들은 다 비슷한 부분이 있거든요. 물건을 팔든 뭘 하든 결국은 노출이 돼야 돼요. 그러려면 내 콘텐츠에 관심을 가질만한 사람들을 타겟팅 해야겠죠. 이게 핵심이라서 한 가지 채널만 잘 파악해두면 나머지를 키우기는 쉬운 것 같아요.
유튜브를 접근할 때에는 솔직히 별 생각이 없었어요. 웃기게 말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보니,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모든 플랫폼은 일단 시작하고 나서 방법을 찾아나가야 해요.
저도 처음에는 최대한 많은 정보를 공유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깊게 파고들어서 알려줄수록 안 보더라고요. 얇게 대중적으로 말해야 사람들이 보더라고요. 유튜버들의 딜레마이긴 해요. 사람들은 항상 더 좋은 정보를 달라고 하지만, 막상 올리면 안 보거든요. 만드는 입장에서는 허탈하죠.
뉴미디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처음 시작한다고 하면 어떤 채널을 추천하시나요.
제가 하고 있는 블로그죠(웃음). 블로그를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능력'을 키우면 돼요. 콘텐츠를 올리고, 데이터를 쌓고, 데이터를 토대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적용해보고, 다시 데이터를 보는 식으로 훈련하는 거죠.
온라인은 결국 포털부터 성장해 왔어요. 블로그를 파악해 두면 다른 것도 파악하기 쉬워요. 콘텐츠를 만드는 본질은 다르지 않잖아요. 그리고 처음에는 영상보다는 글을 쓰는 게 훨씬 더 쉬워요. 쉬운 것부터 시작하는 걸 추천합니다.
출처블로그차트 / 국내 블로그의 개수는 1700만 개를 넘는다.
블로그가 레드오션이라는 말도 많아요.
막상 찾아보면 제대로 하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10명이 도전하면 남는 건 1명이죠. 그렇게 남은 1명 중에서도 돈을 벌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유지만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글만 쓰는 건 노력이 아니라 유지에요.
진짜 노력은 어떻게 해야 더 효율이 높은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테스트를 하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블로그가 다 같이 경쟁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카테고리별로 나뉘어요. 카테고리별로 나뉘고,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도 다루는 글이 달라요. 진짜 경쟁 상대는 많이 없습니다.
한 가지 전문 분야를 정하고 쓰는 게 좋은가요, 잡블로그(여러 가지 분야)가 좋은가요?
전문 분야를 하는 게 당연히 좋아요. 그런데 소재 고갈이 있죠. 그리고 광고 단가를 알고 있으면 상관이 없는데, 모르는 상태에서 돈이 안 되는 분야를 가지고 가버리면 되돌아갈 수도 없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무조건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들을 다뤄보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블로그에서 가장 중요한 게 키워드잖아요. 좋은 키워드란 뭔가요.
남들이 모르는 키워드가 가장 좋은 키워드에요. 그래서 공개될 수가 없는 거고요. 황금키워드를 찾을 필요도 없어요. 황금 키워드를 내가 알게 됐으면 더이상 황금 키워드가 아니에요. 그 키워드를 나만 알 거라고 생각하는 건 자만이에요. 모두가 문서수 대비 조회수 많은 키워드를 찾는데 혈안이 돼 있어요. 그래서 키워드를 너무 계산적으로 노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블로그는 글을 한 200개 정도 쌓았을 때부터가 진짜 시작이에요. 200개 정도 글이 쌓이면 데이터가 생기거든요. 데이터를 보면서 나만의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해요.
직접 키워드를 만들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이게 들어올까 싶은 키워드들이 있어요. 막상 조회해도 거의 유입이 거의 없는 키워드들이 있거든요. 근데 의외로 그런 거에서 많이 유입돼요. 10명만 보더라도 내가 무조건 올라갈 수 있는 걸 쌓아놓으면 이거는 누적되는 거예요. 훨씬 오래 가죠. 단기적으로만 볼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봤으면 좋겠어요.
블로그 글쓰기는 일반적인 글쓰기와 어떻게 다른가요.
블로그 글쓰기는 책 쓰는 것과 달라요. 책은 다른 사람들에게 평가를 받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블로그는 평가를 받지 않아요. 아무리 좋은 글을 쓴다고 해도 광고를 클릭하진 않거든요. 블로그를 할 때 좋은 글은 포털에서 노출이 잘 되는 글, 사람들이 클릭할 만한 요소가 있는 글이에요.
키워드와도 연관된 이야기인데,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 게 뭘까를 생각해야 해요. 예를 들어 '재난지원금'은 누구나 받고 싶잖아요. 이런 컨텐츠로 글을 쓸 수 있죠. 재난지원금은 돈 관련 내용이니까 대출 등의 애드센스 광고가 나올 수 있잖아요. 재난지원금 관련 글을 보는 사람들 중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분명 있기 때문에 대출 광고를 클릭해볼 수 있겠죠.
애드센스는 내 글과 연관된 광고만 출력시키나요?
애드센스 광고는 문맥기반, 사용자 관심사 기반으로 구성돼요. 문맥기반은 글에 적혀 있는 내용을 토대로 광고가 출력되고, 사용자 관심사 기반은 방문자가 검색했던 기록들을 파악해서 광고를 출력해요.
글을 쓸 때는 이것까지 파악을 해서 글을 써야 해요. '이 사람이 과거에 뭘 검색했겠구나' 라는 것까지 생각을 하는 거죠. 계속 쓰다보면 파악이 가능해요. 글을 쓰는 시간보다 생각하고 기획하는 시간에 많이 투자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