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연 기자2024. 12. 31. 10:52
포스텍
국내외 연구진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이 그래핀과 초전도 전극의 접합 특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2차원 초전도 접합 기술로 차세대 전자기기 개발에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텍은 이길호 물리학과 교수와 와타나베 켄지 일본 국립재료과학연구소(NIMS) 연구원 연구팀이 협력해 그래핀과 초전도 전극의 접합 특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고 31일 밝혔다.
초전도체는 특수한 조건에서 저항이 0이 되는 물질이다. 일반 도체와 결합하면 초전도성이 도체로 전달되는 ‘근접효과’가 나타난다. 이 현상은 전자기기 성능을 극대화하는 핵심 기술로 조셉슨 접합이나 위상 초전도 개발 등 응용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조셉슨 접합은 두 개의 초전도체 사이에 얇은 절연층 혹은 비초전도체를 삽입한 구조이고 위상 초전도는 양자역학의 위상 물리학과 초전도체의 특성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초전도 상태다.
그래핀은 전기 전도성이 우수하고 전자 이동 속도가 빨라 초전도체와 도체를 연결하는 이상적인 재료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기존 방식에서는 초전도체가 그래핀에 전자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전자가 빠져나가 ‘홀 도핑’ 상태가 됐다. 이로 인해 초전도체와 그래핀 사이에 ‘PN 계면’이라는 경계가 형성됐다. 이 경계는 접합 투과도를 낮추고 근접 효과를 약화해 초전도체가 그래핀에 전기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데 방해가 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그래핀의 전하 밀도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접합 방식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그래핀을 보호하는 부도체인 육방정계 질화붕소(h-BN) 특정 부분을 정밀하게 깎아내 그래핀의 표면을 노출하고 이 위에 초전도체를 접합했다. 이 방식은 기존 1차원 접합과 달리 그래핀 전하 밀도와 극성을 게이트 전압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홀 도핑 상태에서도 초전도체와 그래핀 간의 원활한 연결이 가능해 강력한 초전도 근접 효과와 높은 접합 투과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 1차원 접합 방식은 그래핀의 극성을 자유롭게 제어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2차원 초전도 접합 기술은 그래핀의 전기적 특성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새로운 전자 소자와 연구 분야를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에 지난달 28일 게재됐다.
<참고 자료>
- doi.org/10.1021/acs.nanolett.4c03767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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