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명예훈장 수훈자와 기념촬영 때 무릎 꿇어
주한 美 대사대리, SNS에 사진 올리며 "천 마디 말보다사진 한 장이 더 가치.. 우리 동맹 더 강력하게 만들어"
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개시 직전에 열린 명예훈장 수여식에 바이든 대통령과 참석했다. 명예훈장은 이름 그대로 미국에서 군인에게 주어지는 최고 영예에 해당한다. 미 육사(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1950년 중위 계급장을 단 채 6·25전쟁에 참전한 랠프 퍼켓 주니어 예비역 대령이 수훈자였다.
퍼켓 대령은 1950년 11월 25일 미군과 갓 압록강을 넘어 참전한 중공군이 평안북도 운산 청천강 일대에서 격돌한 전투에서 용맹을 떨쳤다. 당시 병력에서 10대1로 우세한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밀린 미군은 퇴각할 수밖에 없었다. 중공군 수류탄에 크게 다친 퍼켓은 “내가 남아 부대의 안전한 철수를 돕겠다”며 끝까지 버티다가 마지막 순간에야 구조돼 이후 치료를 위해 후송됐다.
훈장 수여 후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퍼켓 대령 및 그 가족과 기념촬영을 했다. 이때 문 대통령이 의자에 앉은 퍼킷 대령 오른쪽에, 바이든 대통령은 왼쪽에 각각 자리를 잡고 나란히 무릎을 꿇었다. 두 정상이 90대 노병에 대한 존경심, 그리고 굳건한 한·미동맹을 향한 의지를 극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로버트 랩슨 주한 미국 대사대리는 이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극찬했다. 깊은 감동을 받은 듯 그는 “천 마디 말보다 사진 한 장이 더 가치가 있고 바로 이것이 우리의 굳은 동맹을 더욱 강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적었다. 올해 1월 20일 미국 정권교체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해리 해리스 대사가 본국으로 돌아간 뒤 대사관의 차석이던 랩슨 공사참사관이 현재 대사대리로서 국내에서 미국을 대표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백 장군이 101세를 일기로 타계했을 때 해리스 대사는 직접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한국의 최초 4성장군이자 지도자, 애국자, 전사, 정치인인 백 장군은 현재의 한·미동맹 틀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당시 해리스 대사는 SNS에 자신이 백 장군 앞에 무릎 꿇은 사진을 게재함으로써 깊은 존경심을 드러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