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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August 27, 2016

노무현 얘기에 울컥하던 당원들 집권 위해 '탄핵' 추미애도 끌어안다

▲ "축하해요" "고마워요" 추미애의 인사법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추미애 후보가 축하인사 건넨 유은혜 후보를 와락 껴안고 있다. ⓒ 남소연
반전은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8.27전당대회에서 추미애 의원이 새 당대표로 당선됐다. 당 주류의 지원을 받은 추 신임대표는 대의원, 권리당원 득표에서 모두 과반 이상을 확보했고, 일반당원과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45%의 지지를 받아 최종 54% 득표로 김상곤 후보(22%)와 이종걸 후보(24%)를 압도했다. 당심과 민심 모두의 선택을 받은 결과다. 

추 대표의 당선으로 당 주류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이날 당대표뿐 아니라 여성(양향자), 청년(김병관) 등 부분최고위원 역시 주류 측 인사가 당선됐고, 호선으로 뽑힌 5명의 권역별 최고위원 대부분 주류 측 인사로 채워졌다. 결과적으로 주류가 주도권을 확보하며 당은 안정되겠지만, 내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당의 역동성이 떨어지는 숙제를 안게 됐다.

'주류 지도부', 대의원 압도한 권리당원 힘

애초 이번 전당대회는 뚜렷한 변수가 없는 경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지난 총선에서 야권 분열로 참패할 것이라는 예측을 깨고 더민주가 원내 1당이 되면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안정됐고, 대다수 비주류 인사들이 국민의당으로 떠난 상태였다. 예비경선에서 유력 주자였던 송영길 의원이 컷오프 되며 파장이 일었지만 '추미애 대세론'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무엇보다 이번 경선에서 확인된 것은 권리당원의 '힘'이다. 모든 경선에서 다수의 권리당원 지지를 확보한 후보들이 당선됐고, 서울시당위원장과 여성최고위원의 경우 대의원 득표가 많았던 후보가 권리당원 득표에서 뒤처지며 종합득표에서 역전을 당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지난해 연말 대거 입당한 온라인 당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결정적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추 대표 역시 권리당원 투표에서 61.6%를 득표했다. 역시 당 주류 후보로 분류됐던 김상곤 후보는 20.2%, 비주류 결집을 노렸던 이종걸 후보는 18%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권리당원 가운데 문재인 전 대표 지지 성향이 뚜렷한 온라인 당원들이 당 주류와 보조를 맞춘 추 대표에게 확실한 지지를 보냈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러한 온라인 당원의 선택은 추 대표의 이력을 살펴보면 쉽게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특별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한 추 대표는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의 '국민참여운동본부 공동본부장'을 맡았다. 2003년 노 전 대통령 당선자 시절에는 특사로 미국과 일본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이 대북송금 특검을 수용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후 열린우리당이 창당하고 민주당에 남은 추 대표는 지난 2004년 3월 노 전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하지만 탄핵안 가결 후 여론의 역풍이 불자 추 대표는 속죄 의미로 '삼보일배'를 했고, 그해 총선에서 민주당은 참패했다. 이로 인해 노 전 대통령 지지층과는 씻기 어려운 앙금이 생겼다.
▲ 5선 추미애, 더민주 당대표 당선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신임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추 대표는 2008년 18대 총선으로 국회에 복귀하기 전부터 이 부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사과나 유감을 표명했지만, 이번 전대에서 다른 후보들은 이 지점을 적극 공략했다. 당시 탄핵에 반대하는 대학교수 모임을 이끌었던 김상곤 후보는 "당대표는 순간에 오판과 독선으로 당을 망칠 수 있다, 그런 전력을 가진 분이 당대표를 제대로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고, 이종걸 후보도 "탄핵에 가담한 리더가 어찌 당대표를 맡을 수 있겠나"라고 공세를 폈다.

그러나 지난해 문재인 대표가 추 대표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기용하면서 이러한 약점을 상쇄할 기회를 얻게 됐다. 안철수 의원 등 비주류의 탈당 러시 속에서 추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전 대표 옆을 지켰고, 이후에도 국민의당을 겨냥해 "분열주의자"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대립각을 보였다. 당의 핵심관계자는 "추 의원의 당권 도전 준비는 최고위원 때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도 "노 전 대통령에게 진 빚, 당 대표가 돼 대선 승리로 갚겠다"라며 주류에 어필했고, 친노·친문 성향의 당원들도 그런 추 대표에게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었다. 추미애 캠프의 관계자는 "친노·친문이 추 대표를 선택한 게 아니라 당원들이 선택한 것"이라며 "경선 내내 친문이라는 공격을 받았지만, 경선을 통해 드러난 당심과 민심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당권은 안정됐지만 대선후보 경선은?

그러나 전대에서 표출된 다수 당원의 절대적 지지는 앞으로 추미애 지도부가 극복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당대표, 부문최고위원, 권역별최고위원 경선 모두에서 주류의 지지를 받은 후보들이 당선되면서 내년 대선 경선 결과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전 대표에 기운 당심이 확인된 상황에서 다른 후보들이 경선에 도전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당의 한 관계자는 주류 중심의 지도부 구성을 놓고 "아무리 공정한 룰을 만들더라도 구도 자체가 너무 원사이드(일방적)하다는 것이 나타났기 때문에 유력 대선 주자들의 입지가 극도로 좁아졌다"며 "이런 측면에서 대선후보 경선의 '공정성' 문제를 피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문 후보에게 '경선 페널티'를 줘야 공정하다는 얘기가 나올 판"이라고 덧붙였다.

주류 내부에서도 추미애 지도부의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친문 성향의 한 초선의원은 "추 대표가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경선룰을 만들 리는 만무하지만, 어떤 룰을 내놓더라도 보수언론이나 당 밖에서 불공정 시비를 걸며 흔들 수 있다"라며 "그러면 문 전 대표가 경선을 통과하더라도 본선 경쟁력이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축하해요" "고마워요" 추미애의 인사법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추미애 후보가 축하인사 건넨 유은혜 후보를 와락 껴안고 있다. 오른쪽은 아쉽게 탈락한 김상곤 이종걸 후보. ⓒ 남소연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당이 또 한 번 갈라지는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비주류 의원은 "이 당에 조금만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발붙일 수 없다는 걸 확인한 느낌"이라며 "대선후보 경선마저 이런 식으로 간다면 정권교체 가능성이 보이지 않을 것이다, 정해진 패배를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 역시 이러한 우려를 의식하는 모습이다. 그는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김부겸, 박원순, 손학규, 문재인, 안희정, 이재명 등 당의 유력 대선후보들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며 "공정한 대선경선, 반드시 중심잡고 지키겠다, 모두 함께 모셔서 공정하고 깨끗한 경선, 우리 정당사에 길이 남을 역동적인 경선을 우리 함께 만들어내자"라고 말했다.

차가운 더민주, 뜨겁게 변할까?

추 대표가 '강한 야당'을 강조하면서 정부여당을 향한 더민주의 자세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그동안 김종인 대표는 여야가 충돌하는 각종 현안에서도 '중도 노선'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추 대표가 전대 캠페인에서 "2012년 대선은 국정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가 개입한 관권선거"라고 주장하며 '선명성'을 강조한 만큼 보다 강경한 대여투쟁 노선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추 대표는 이날 수락연설에서도 "대통령이 국민이 가라는 길을 외면하고 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단호히 맞서겠다"라며 "고난과 어떠한 탄압이 있더라도 그 길을 가야 선명하고 강한 야당이 되는 것 아니냐, 그래야 수권정당 가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세월호 특별법 개정, 사드 배치,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 신임 장관 청문회 등에서 여야 대치가 날카로워질 전망이다. 

추 대표가 이러한 강경 기조로 나올 경우 기존의 중도 노선을 지켜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와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물러난 김종인 대표는 전당대회 인사말에서 "종전의 낡은 정당문화를 버리고 민의를 수용하는 새로운 정당이 될 때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고, 집권의 길이 열릴 것"이라며 새 지도부의 강경 기조에 우회적인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 핵심당직자는 "추 대표가 기존의 노선을 180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각종 현안에는 이미 우상호 원내대표가 주도권을 쥐고 결정해 온 만큼 두 사람 사이의 의견 조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 대표 역시 강경 일변도로 갈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라며 "선명히 맞설 것은 맞서고 타협할 것은 타협하는 모습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양향자·김병관의 약진, 민주화세력에 대한 경고인가 민평련, 서울시당·여성위원장 선거에서 잇달아 '고배'

▲ 양향자 꽉 껴안은 유은혜 '패자는 없는거야'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신임 여성위원장으로 뽑힌 양향자 후보가 선거기간 경쟁했던 유은혜 후보의 축하를 받으며 부둥켜안고 있다. 청년위원장으로 뽑힌 김병관 후보(맨 오른쪽)도 경쟁했던 이동학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다. ⓒ 남소연
'10만 온라인당원'의 힘은 전당대회 마지막날에도 발휘됐다.

양향자 후보가 당선된 여성 최고위원 선거는 27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치러진 4개 선거(당대표, 여성·청년·노인 최고위원) 중 가장 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

대의원 현장투표, 권리당원 ARS투표 각각 50%씩 반영되는 여성 최고위원 선거에서, 양 후보는 대의원 현장투표에서 뒤졌음에도, 권리당원 ARS투표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아 유은혜 후보를 꺾었다. 선거 결과가 발표되자 양 후보는 눈물을 흘리며 곁에 있던 유 후보와 포옹했다.

양향자 57.08% (대의원 47.63% 권리당원 66.54%)
유은혜 42.92% (대의원 52.38% 권리당원 33.46%)

이는 20일 치러진 더민주 서울시당위원장 선거와 매우 흡사한 결과다. 당시 김영주 후보는 박홍근 후보에게 대의원 투표에서 밀렸으나, 권리당원 ARS투표에서 이겨 최종 승리를 거뒀다. 서울시당위원장이 된 김 후보는 권역별 최고위원 5석 중 1석(서울·제주 부문)을 차지했다.

지난해 말 10만 온라인당원 쇄도가 3만 7000여 명 권리당원을 만들어냈고, 이들이 이번 지도부 선거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양향자 승리의 원동력이 된 '10만 온라인 당원'
▲ 승리한 양향자, 기쁨의 눈물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신임 여성위원장으로 뽑힌 양향자 후보가 기쁨의 눈물을 훔치고 있다.ⓒ 남소연
양 후보를 상징하는 키워드는 '호남'과 '문재인'였다. 2014년 삼성전자 최초의 호남·고졸·여성 출신 상무로 승진한 양 후보는 이번 선거과정에서도 자신을 "호남민심 회복"의 적임자라고 홍보했다.

양 후보는 이날 정견발표에서 "호남에서 이기고 싶다, 호남을 과거의 틀 속에 가두고, 홀대론이 아니면 정치생명을 유지할 수 없는 구시대의 정치를 이기고 싶다"라며 "양향자는 호남의 미래다, 호남의 마음을 얻어 집권의 길을 개척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양 후보는 지난 18일 <오마이뉴스> 주최 토론회에서도 "호남 인재를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게 호남 민심이다"라고 호소했다.

한편으로, 양 후보는 문재인 전 대표가 당대표 시절 설득해 영입한 인사다. 이 때문에 영입 이후부터 이번 전대까지 양 후보는 친문·주류로 분류됐다. 권리당원 ARS투표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은 까닭도 이 때문이다. 문 전 대표 시절부터 입당한 10만 온라인당원들은 대부분 친문 성향으로 분류됐다. 여성 최고위원 선거와 같은 결과가 나온 서울시당위원장 선거의 경우에도 김영주 후보는 범주류, 박홍근 후보는 계파색이 옅은 후보로 분류됐다.
▲ 두 손 번쩍 치켜든 양향자 후보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여성위원장에 도전장을 내민 양향자 후보가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남소연
그렇다면 양 후보를 둘러싼 키워드인 호남과 문재인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까?

이날 전당대회에서 만난 당원들은 양 후보에게 상반된 감정을 표했다. 하나는 ▲ 호남 인사로서 문재인의 약점을 보완해 줄 사람이며 또다른 하나는 ▲ 주류 독식의 지도부를 상징하며 당의 외연 확장에 도움을 못 줄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당원들의 시선은 양 후보가 처한 딜레마이자,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이고 기회이기도 하다.

투표 전 만난 호남 지역 한 대의원(30대, 여성)은 "마냥 호남 출신이라고 호남을 대표할 수 있나"라며 "현재 양 후보를 상징하는 것은 친문, 주류일 뿐이다"라고 박한 평가를 내놨다.

개표 결과가 발표된 이후 만난 수도권 지역 한 대의원(50대, 남성)은 "추미애 후보가 당대표로 당선됐고, 앞서 권역별 최고위원도 주류가 독식한 상황에서, 양 후보까지 여성 최고위원에 올랐다"라며 "당 주류를 향한 호남 민심의 피로도가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민주화 세력에 유능한 모습 보여달라는 당원들의 경고"
▲ 축하받는 김병관 청년위원장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청년위원장으로 선출된 김병관 후보가 여성위원장으로 뽑힌 양향자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다.ⓒ 남소연
반면, 영남 지역의 한 대의원(40대, 남성)은 "호남을 대표하는 인물이 지도부에 들어가게 돼 당 입장에서는 명분이 생긴 셈이다"라며 "양 후보가 떨어진 호남 민심의 회복을 위해 노력한다면, 문 전 대표 뿐만 아니라 당의 외연 확장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호남 지역 한 대의원(40대, 여성)도 "호남민심은 국민의당이 좋아서 총선에서 그렇게 표를 몰아준 게 아니다"라며 "더민주가 못했기 때문이니, 더민주가 잘하면 언제든 호남민심은 회복될 수 있다, 양 후보가 이번 기회에 그 역할을 해냈으면 한다"라고 평가했다.

서울시당위원장과 여성위원장 선거에서 민주평화국민연대(아래 민평련) 출신 재선 의원들이 당내 경선에서 진 것과 관련해 "그동안 당의 주축이었던 민주화 세력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를 안겨준 전대"(수도권의 한 재선의원)라는 평가도 눈길을 끈다.

민평련은 '재야 민주화운동 세력의 대부'였던 고 김근태 의원이 1994년 만든 통일시대국민회의의 후신으로, 그동안 1980, 1990년대 민주화운동에 헌신해온 운동권 출신들이 많이 가입했다. 민평련 소속의 다수 의원들이 여성위원장 후보 유은혜 의원을 지원했고, 민평련 출신이었다가 탈퇴한 박홍근 의원도 서울시당위원장 선거에서 음양으로 적잖은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성공한 기업인' 이미지에 힘 입어 당선된 양향자·김병관 후보에 대해 수도권의 재선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민평련이 당내에서 세월호나 사드 배치 반대 등에서 선명한 목소리를 내며 야당의 정체성 확립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새로 들어온 당원들이 '민주화시대의 업적은 그만하면 알겠으니 이제 먹고사는 문제에도 유능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달라'는 사인을 보낸 것 같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 쏘 쿨, 더민주 청년위원장 후보들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청년위원장으로 선출된 김병관 후보가 여성위원장으로 뽑힌 양향자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다. 김병관 후보와 경쟁했던 장경태 이동학 후보가 이 광경을 흐뭇하게 쳐다보고 있다.ⓒ 남소연

언론, ‘현금 지급’으로 지워지는 ‘위안부’ 진실 외면 통진당 악용한 ‘종북몰이’, 지치지도 않는 TV조선


■ 민언련 오늘(8/25)의 나쁜 보도

․ 나쁜 보도 1 Ⅰ‘현금 지급’으로 지워지는 위안부의 진실, 덩달아 외면한 방송사들


KBS와 연합뉴스TV의 ‘무보도’, MBC <단신/“생존자 1억 원‧유족엔 2천만 원 지급”>(21번째, 김지훈 기자, http://bit.ly/2bnDISl), SBS <“생존자 1억‧사망자 2천만원”…“안 받겠다”>(24번째, 양만희 기자, http://bit.ly/2bF5r6O)

24일, 한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일본 정부는 10억엔 거출을 각의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2·28 합의 이행 노력, 화해·치유재단이 성공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양국의 신뢰가 강화·확산되는 분위기를 여러 측면에서 느낄 수 있었다”며 반색했다. 이로써 한일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12‧28합의가 집행 단계에 접어들었다. 바로 다음날인 25일, 한국 정부 주도로 설립된 ‘화해‧치유 재단’(이하 재단)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45명을 대상으로 생존자에게는 1억 원, 사망자 유족에게는 2천만 원 범위 안에서 현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한일 양국의 위안부 합의 이행은 역사적 진실과 피해자 입장을 완전히 거스른 채로 진행되고 있다. 일본은 10억 엔을 출연하면서 배상금이 아닌 인도적 성격의 ‘국제기관 거출금’으로 명명했다. 24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자금의 지출이 완료되면 일본의 책무는 수행한 것이 된다”고 강조해 10억엔 거출로 일본의 역사적 책임이 불가역적으로 끝났음을 선언했다. 그러나 김복동 할머니 등 위안부 생존 피해자 십여 명은 재단의 지원 사업을 거부했다. 김복동 할머니의 경우 “일본의 위로금 지급에 합의한 것은 피해자를 팔아넘긴 것밖에 안 된다”라며 한일 합의 자체를 비판했다.

더 황당한 것은 일본 측이 거출과 동시에 소녀상 철거를 압박하고, 우리 정부가 협상의 여지를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일 관방장관은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비’(소녀상) 철거 여부에 대한 일본 기자들의 질문에 “한국의 노력을 포함해 일·한 합의의 착실한 실시를 요구해갈 것”이라고 말해 소녀상 철거를 압박했다. 우리 외교부도 25일 “소녀상 문제는 국내적으로 상당히 민감한 문제라 정부로서도 그런 민감성을 충분히 감안해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혀 12‧28 합의 당시 “민간에서 세운 것이라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던 입장을 바꿨다.

12‧28 한일 위안부 합의는 강제 위안부 당사자 할머니들과 국민의 동의도 없이 이뤄졌다. 반인륜적 전쟁범죄의 가해국가와 피해국가의 위정자들이 자신들만의 ‘합의’로 역사를 지우는 참담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 사안을 국민에게 알리고 공론장 역할을 해야 할 방송사들은 이 문제를 은폐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10억 엔 거출을 결정하고 한일 외교장관이 합의 이행을 다시 결의한 24일, 그리고 재단이 그 10억 엔의 사업 계획을 밝힌 25일, KBS와 연합뉴스TV는 단 1건의 보도도 내지 않았다. 이런 내용조차 저녁종합뉴스에서 보도하지 않는 보도국이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상파 중에서 MBC와 SBS도 한심하기 짝이 없다. MBC는 단신 1건으로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현금 지급 결정과 할머니들의 거부를 짤막하게 전했을 뿐이다.

  
SBS도 부실하기 그지없다. SBS는 <“생존자 1억‧사망자 2천만원”…“안 받겠다”>(8/25)에서 보도의 절반을 정부 측의 현금지급 방식을 길게 설명하는 데 할애하더니 기시다 일본 외무상의 “자금 출연이 완료되면, 한일 합의에 근거한 일본 측의 책무는 다 하는 것이 됩니다”라는 발언을 녹취 인용했다. 이어 기자는 “이제 한국 정부가 소녀상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뜻입니다”라고 말했다. 보도는 반인륜적 전쟁범죄에 대한 역사적 배상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소녀상 이전을 밀어붙이는 일본 정부와 그러한 일본에 사실상 수긍하고 있는 우리 정부의 태도를 단 한마디도 지적하지 않았다. 심지어 피해자 할머니들이나 정대협, 나눔의 집의 입장은 인터뷰조차 하지 않았다. 단지 “정대협과 나눔의집은 현금 지급은 위안부 역사를 기억하긴커녕 지우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합의에 반대해온 할머니들은 돈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라는 한 마디 언급으로 갈음했을 뿐이다.

KBS의 침묵, MBC의 단신 처리, SBS의 지나치게 무비판적인 보도는 종편 방송사보다 더 형편없는 수준이다. TV조선 <1억 원 지급…일 소녀상 거론>(8/25, 24번째, 유아름 기자,http://bit.ly/2bTpOKA)은 “10억 엔이 배상금인지는 여전히 불분명” “피해 할머니들은 현금 지급에 반발하며 아베 신조 총리의 직접 사죄와 법적 배상을 촉구” “일본 정부가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고 있는 것도 논란” 등, 비록 한 마디씩 언급에 불과하지만 위안부 합의 이행이 지니는 결점을 짚어주었다.

채널A <정부 “위안부 생존자에 1억 원 지급”>(8/25, 23번째, 김종석 기자, goo.gl/mPWDKo)도 지상파보다는 낫다. 기자는 “하지만 정부의 발표에 대해 일부 피해자들은 돈을 받지 않겠다는 등 합의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고, 일본 우익들의 소녀상 이전 요구도 거세질 전망이어서 이행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됩니다”라고 전했고, “억울하게 나이 어릴 때 끌려가서 고생하고 돌아왔는데, 위로금 몇 푼 준다고 용서가 되겠습니까. 우리는 용서할 수가 없어요”라고 말하는 김복동 할머니 발언 모습을 보여주었다.

MBN도 <위안부 생존자에 현금 1억원 지급>(8/25, 8번째, 김문영 기자, http://bit.ly/2bLsla5)에서 김주하 앵커가 현금 지급 계획을 말하며 “하지만, 정말 할머니들이 원하는 건 따로 있죠”라고 일축했고, 기자가 “일본 정부로부터의 '배상'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소녀상 철거 압박>(9번째, 오지예 기자, http://bit.ly/2bEdhZL)에서는 일본의 10억엔 거출 결정을 소녀상 철거 요구를 위한 “다른 꿍꿍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위안부 문제에 그동안 가장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던 JTBC는 이번에도 앞장섰다. JTBC는 4건의 보도 중 3건을 일본의 배상 책임 인정 여부와 우리 정부에 대한 비판에 할애했다. 특히 위안부 합의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던 송기호 변호사를 인터뷰한 <10억엔으로 ‘현금 지급’…문제는 없나?>(8/25, 11번째, 송기호 변호사, http://bit.ly/2bkxmcv)는 핵심 쟁점들을 모두 짚었다. 송 변호사는 “이번에 각의가 예비비에서 거출한다라고 결정을 했기 때문에 배상한다고 결정한 게 아니거든요. 일본에서 거출이라는 것은 어떤 상호부조를 위해서 금전이나 물품을 내는 것”이라며 일본이 10억엔을 출연하면서 애초에 ‘배상금’ 성격을 부정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손석희 앵커가 “우리는 사실상 배상이다, 이렇게 받아들이고 있는 그런 상황이 돼 버렸는데”라고 묻자 “일본법상 배상금이 아님이 명백한데도 이 돈을 받는다는 것의 의미는 결국은 배상금이 아니라는 일본의 입장에 동의하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이 문제가 심각해지는 게 일본이 1965년 청구권 협정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다는 그런 입장에 결국은 한국이 동의하는 식으로 정리가 되어 버리기 때문에 이 돈의 성격이 명백하게 배상금이라는 것을 한국 정부가 일본이 인정하도록 하는 것, 이것이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며 정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 나쁜 보도 2 Ⅰ 통진당 악용한 ‘종북몰이’, 지치지도 않는 TV조선
TV조선 <‘통진당 해산’ 비판 토론회>(16번째, 김경화 기자, http://bit.ly/2bUczId)

TV조선이 박주민 더민주 의원의 토론회 행보 하나를 ‘종북’으로 매도하면서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에 ‘종북’ 낙인을 찍었다.
TV조선은 25일 16번째 보도 시작 전에 아예 <판 포커스/장외‧종북 논란 자초한 더민주>라는 자막을 큼지막하게 화면에 띄웠다. 이어진 3건의 보도 모두 ‘더민주 강경파에 의한 분열’을 부각했다.
 
그 중 첫 보도인 TV조선 <‘통진당 해산’ 비판 토론회>는 더민주 박주민 의원이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을 비판하는 내용의 토론회를 열어 논란”이라며 보도 시작부터 ‘종북’ 공세를 펼쳤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어제 국회에서 '내란음모사건 3년, 한국사회에 무엇을 남겼나'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는데 “'통진당 재건'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민중연합당 김창한·손솔 대표 등이 참석하면서 '통진당 살리기' 아니냐”는 것이다.

기자는 발제에 나선 전문가들의 “통진당 해산 이후 진보진영에 큰 공백이 생겼다”(한상희 건국대 교수), “더민주는 생존을 위해 무기력하게 대응했다”(김동춘 성공회대 교수)라는 발언을 소개하며 “통진당 세력의 편을 들었”다고 평했다. 두 전문가의 발언이 무엇이 문제라는 것인지, 저런 수준의 발언이 왜 통진당 세력을 편을 드는 지는 설명도 하지 않았다. TV조선의 편협함은 “'종북 세력'과 애써 멀어지고 있는데, 굳이 통진당 사건을 우리가 나서 상기시킬 이유가 있느냐”라는 익명의 더민주 의원 발언을 덧붙인 부분에서 정점에 이르렀다. 사실상 박주민 의원을 고립시키려는 의도이다.

이 보도는 토론회 전체 내용 중 극히 일부를 싹둑 잘라 토론회 참석자 모두를 ‘종북’으로 매도하는 전형적인 왜곡 수법을 차용한 것이다. 24일 열린 토론회 ‘내란음모사건 3년, 한국 사회에 무엇을 남겼나’는 통진당 해산을 비판한 토론회가 아니었다. 토론회는 이석기 전 의원 ‘내란음모’ 사건 이후 노조에 대한 탄압, 집회에 대한 탄압, 사드 배치 반대 국민에 대한 ‘외부세력 프레임’ 등 박근혜 정부의 극심해진 민주주의 침탈을 진단하는 자리였다.

TV조선이 통진당 편을 든다며 문제 삼은 한상희 건국대 교수의 “통진당 해산 이후 진보진영에 큰 공백이 생겼다”는 발언은 그러한 전체 맥락 중 나온 사례였다. 한 교수는 “내란음모 사건은 우리 사회의 정치공간을 가장 협애한 지점으로 몰아넣는, 새로운 형태의 탈정치화전략”, “내란음모 사건과 그 연장선상에 있는 통합진보당의 강제해산, 그리고 그 이후 하나의 대세가 되어버린 정치·사회분야의 급격한 우경화 현상은 이런 배제전략의 결과”라고 분석하면서 야권 및 진보 진영이 정부의 이러한 술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사드 배치 반대 여론에 대한 ‘외부세력론’ 공세를 들어 “촛불집회, 민중총궐기 등 수많은 집회들까지 '외부세력'의 개입 하에 이뤄진, '빨갱이'나 ‘종북좌파’의 조종에 휩쓸린 절대악으로 규정되게 한다”고 분석했다.

TV조선이 비판한 김동춘 교수 역시 같은 맥락에서 더민주를 비판한 것이다. 또한 이런 전체 맥락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통진당 해산 이후 진보진영에 큰 공백이 생겼다”는 발언을 어떻게 “통진당 세력의 편을 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지, TV조선의 이분법적 사고가 놀라울 뿐이다. 한상희 교수가 성토한 박근혜 정부의 ‘탈정치화 전략’ 및 국민에 대한 ‘배제의 전략’에서 최전선에 서있는 TV조선이, 혹여 ‘제 발 저린 것’은 아닌지 곱씹어 봐야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TV조선이 이러한 ‘종북몰이’ 보도에서 늘 악용하고 있는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에 경우, 정작 이 전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는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내렸다는 사실이다. 헌법재판소의 통진당 해산 결정과 TV조선과 같은 언론의 ‘통진당 종북 프레임’이 박근혜 정부의 대표적인 ‘공안몰이’로 꼽힐 수밖에 없는 이유는, 대법원이 내란음모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는데도 이 사건을 ‘내란음모’로 규정하며 민주주의 원칙들을 모두 짓밟았기 때문이다. 대법원이 인정한 내란선동 및 찬양‧고무 등 국가보안법 조항조차도 정치적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다는 비판을 받는 실정이다. ‘다른 목소리’를 무조건 ‘적’으로 간주하는 TV조선의 행태가 사실관계를 왜곡하면서까지 야당 의원을 ‘종북’으로 모는 수준에 이르렀다.

․ 나쁜 보도 3 Ⅰ 북한 SLBM 발사에 한반도를 ‘미-소 냉전기’로 되돌린 KBS
KBS <“은밀하게 잠행”…미-소 ‘물밑 전쟁’ 치열>(6번째, 우한솔‧장덕수‧김희용 기자,http://bit.ly/2bnet2T)

24일,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 했던 북한이 하루 만에 발사 성공을 선전했다. 조선중앙TV는 발사 장면을 공개하면서 “성공 중의 성공”이라고 자평한 김정은 위원장의 반응을 전했다. 사실상 성공에 가까운 SLBM 발사에 힘입은 북한은 SLBM을 다량 장착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 건조 개발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사드를 무력화 시키는 탄도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사드와 같은 군비 경쟁으로는 한반도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야권에서는 ‘비핵화-평화협정 동시 추진’과 같은 대북정책의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렇게 한반도에 전운이 고조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광복절 축사에서 북한 간부들의 ‘탈북’을 장려했고 국민들을 향해서는 ‘내부 분열과 혼란’을 책동하지 말라 다그쳤다. 이런 정국을 합리적으로 분석하고 전달해야 할 방송사들은 대통령이 조성하려는 ‘공안정국’을 확대 재생산하는 모양새다.

24일 북한의 SLBM 발사 당일에도 방송사들은 SLBM이 괌까지 타격할 수 있다며 그 위험성에만 몰두할 뿐, 대안 제시에 침묵했다. 25일에도 북한이 발사 성공을 선전하자 KBS‧채널A‧MBN이 4건, YTN‧연합뉴스TV 3.5건, MBC‧SBS‧TV조선이 3건을 보도하며 비중 있게 다뤘지만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강조하는 태도만 두드러졌다. 특히 이날 방송사들은 SLBM에 대한 우리의 군사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MBC는 지항 기뢰, SBS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 채널A는 수중 킬체인 및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사들이 사실상 한반도 평화 대신 군비경쟁을 종용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중 가장 호전적 태도를 보인 것은 이번에도 KBS다. KBS는 북한과 관련된 모든 소식에서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대결 구도를 확대하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KBS <“은밀하게 잠행”…미-소 ‘물밑 전쟁’ 치열>에서 황상무, 김민정 두 앵커는 “지난 세기 강대국들은, 세계 대전을 치르며 보이지 않는 무기 잠수함의 위력을 실감하게 됩니다. 체제대결이 극심했던 냉전 당시 미국과 소련, 두 강대국은 보이지 않는 전쟁, 잠수함 경쟁을 치열하게 벌였습니다”라는 말로 보도를 시작했다. 앞선 3건의 보도에서 북한이 SLBM 시험 발사에 성공하여 핵무기 탑재 잠수함 개발에도 박차를 가했다고 전하더니 이 보도에서 대뜸 한반도 상황을 ‘미-소 냉전’ 시대의 ‘잠수함 전쟁’으로 비유한 것이다. 이는 국민을 ‘전쟁 공포’로 몰아넣는 ‘공안몰이’라 할 수 있다.

  
리포트가 시작되면 화면에는 영화 ‘붉은 10월호’의 한 장면이 나온다. 기자는 “물속에서 쾌속 항진을 해도 소리가 전혀 나지 않는 소련의 최신예 핵추진 잠수함” “갑자기 사라진 이 잠수함을 먼저 찾기 위한 냉전 시절 미국과 소련의 치열한 경쟁을 그린 가상의 영화”라며 영화를 소개했다. 이어서 “잠수함 발사 미사일은 요격이 거의 불가능해 미국과 소련은 냉전의 정점에서 서로 상대방의 잠수함 전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미국은 핵추진 잠수함을 소련 영해까지 침투시켜 핵미사일 장착 잠수함들을 일일이 추적했습니다. 이를 위해 항구 근처에서 수개월간 잠행하며 잠수함별로 고유의 음향 특성을 녹취하기도 했습니다”라며 냉전 시대 미-소 간 잠수함 경쟁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심지어 “잠수함을 둘러싼 긴장은 종종 물리적 충돌로 이어”졌고, “냉전은 끝났지만, 핵잠수함을 이용한 물밑 전쟁은 지금도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북한 SLBM 문제를 냉전의 ‘핵잠수함 물밑 전쟁’과 동일시했다.

다음 리포트를 넘겨받은 김희용 기자는 타사와 마찬가지로 ‘핵추진 잠수함 배치’를 우리가 할 수 있는 대응책으로 꼽았고 장덕수 기자는 “우리 군 전략의 핵심은 '킬 체인'” “해상 초계기와 대잠 헬기를 이용한 '공중 작전'” “추적에 실패한 상태에서 SLBM이 기습 발사되면 사드와 패트리엇 등으로 지상에서 요격” 등 우리 군의 다층적 SLBM 대응 체계를 소개했다.

북한이 잠수함 탄도 미사일에 사실상 성공에 근접했으므로, 우리 군의 대응을 점검하는 보도는 충분히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전 세계가 항시적 전쟁 위협에 시달려야 했던 ‘미-소 냉전기’의 ‘잠수함 전쟁’에 비유한 것은 국민의 공포심을 자극하기 위한 지나친 과장이다. 특히 KBS가 지난 7월 11일, 사드의 한반도 배치 이후, 중국의 반발과 ‘한중일 대 북중러’의 ‘신 냉전구도’를 뉴스해설에서 언급했다는 이유로 김진수 해설위원을 좌천시켰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 의도를 납득할 수 없다. 우리 정부가 중국, 러시아 등 동북아 국가들과의 긴장 고조를 외면한 채 미국의 뜻에 따라 배치한 사드에는 아무런 외교적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반응해온 KBS가, 사드에 대응한 북한의 SLBM은 ‘미-소 냉전’을 야기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중 잣대’라고 볼 수밖에 없다. 현 한반도 상황을 ‘미-소 냉전기’로 묘사하면서도 그러한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킬 대안적 대북정책에는 완전히 무관심하다는 사실 역시 황당할 따름이다.

물론 이날 타사들도 북한 SLBM의 위력과 우리의 군사적 대응에만 몰두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특히 YTN은 <北, SLBM 발사 …김정은 "성공 중의 성공">(27번째,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에서 문성묵 센터장의 발언을 빌려 SLBM으로 사드 배치를 정당화했다. 문 센터장은 “북한의 이런 SLBM 발사는 사드배치의 중요성과 긴요성을 더 확대해 주는 것” “북한의 SLBM 위협이 높아질수록 사드의 배치 필요성은 그만큼 또 강화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더니 “북한 김정은를 향해서 피켓을 들고 김정은 물러나라고 저렇게 반대하는 국민들도 잘 보기가 어렵고요. 그런데 사드가 대한민국에 배치돼서 우리 안보를 강화시켜주는 데 대해서는 동의한다,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동네에 오는 건 안 되라고 하는 부분은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국민을 다그치기까지 했다. 이날 ‘미-소 냉전’까지 동원한 KBS <“은밀하게 잠행”…미-소 ‘물밑 전쟁’ 치열>도 사드에 대해서는 “지상 요격 체계는 레이더의 탐지 방향이 한정돼 한계가 있습니다”라고 평한 것과 대조적이다.

* 모니터 대상 : 9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1,2부), 연합뉴스TV <뉴스20>) *YTN은 홈페이지 사정상 관련 보도 URL 링크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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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청산’ 제대로 됐더라면 박근혜, 대통령 못됐을 것”....친일파 청산, 역사적 책무 완수 못해.. 왜곡된 역사의식 키워”

지난해 독립언론 <뉴스타파>에서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친일파 후손들의 삶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4부작 ‘친일과 망각’을 방송했다. 당시 유튜브 조회 수 13만 회를 넘길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이에 부응해서일까? 1년이 지난 8월 7일 이 다큐멘터리가 책으로 출간되었다.

책에는 방송에서 담지 못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다. 다큐멘터리가 평면적이었다면 책은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출간 뒷이야기가 궁금하여 지난 22일 서울 정동에 위치한 뉴스타파 사무실에서 심인보 기자를 만났다.

심 기자는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기대 이상으로 책이 잘 팔리고 있다”면서 “지난해 방송을 했을 때 상당히 많은 분이 보셨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못 보신 분이 많은 것 같고 방송을 보셨던 분이라도 책과 다큐멘터리는 다르다고 생각하셔서 책을 사시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고 반응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다큐멘터리가 책으로 출간되는 건 이례적이다. 이에 심 기자는 “뉴스타파는 초창기부터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취재나 작업을 여러 번 해왔는데 그것들을 제대로 기록으로 남겨두지 못했다는 생각이 있었다. ‘친일과 망각’을 할 때는 처음부터 출판을 염두에 두고 기록을 충실히 하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출간 배경을 설명했다.

더불어 심 기자는 “과거 70년 전에 역사가 뒤틀렸고 그로 인해 우리 사회에 셀 수 없이 많은 부정적인 효과가 누적되고, 그게 누적되어 만들어진 구조 때문에 지금 우리가 고통 받고 있다”면서 “타임머신을 타고 70년 전으로 돌아가 그걸 바로잡을 수는 물론 없지만 적어도 잊지는 말자”는 메시지를 책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다음은 심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뉴스타파> 심인보 기자 ⓒ 이영광
- 지난해 방송된 다큐멘터리 ‘친일과 망각’을 1년이 지난 8월에 책으로 출간하셨어요. 열흘 정도 지났는데 반응은 어때요?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기대 이상으로 책이 잘 팔리고 있어요. 대형 온라인 서점에서 정치 사회 분야 5위권에 들어가는 정도입니다. 지난해 방송을 했을 때 상당히 많은 분이 보셨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못 보신 분이 많은가 봐요. 그리고 방송을 보셨던 분이라도 책과 다큐멘터리는 다르다고 생각하셔서 책을 사시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친일’은 일부 엘리트가.. ‘망각’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

- 주위에서는 뭐라고 하나요?

“자영업 하는 제 중학교 동창이 책을 사서 읽고 하는 말이 이래요. ‘제목의 뜻을 생각해 봤는데 친일은 그걸 할 기회조차 엘리트들만 가져서 일부 엘리트들의 이야기다. 그런데 망각은 나 같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인 것 같다.’고 해요. 제목을 지을 때 그런 의미까지 담은 것은 아니었는데 어쩌면 저 자신보다 더 의미심장한 해석을 하더라고요.

그리고 책을 읽고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는지 물어요. 그래서 민족문제연구소에 후원하라고 했어요. 다음 날 물어보니 후원을 시작했다고 하더라고요. 저희가 지난해에도 방송을 통해 그런 메시지를 내보내긴 했지만, 친일파가 청산되지 않아 역사가 비뚤어지고 가치가 전도된 것에 대한 분노나 울분이 우리 사회에 여전히 남아 있고 그런 부분 때문에 저희 책에 반응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책은 처음부터 생각한 건가요?

“뉴스타파는 초창기부터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취재나 작업을 여러 번 해왔는데 그것들을 제대로 기록으로 남겨두지 못했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2013년과 올해 보도했던 조세도피처 연속 보도나 2014년에 했던 원전 마피아 같은 보도요. 이런 것들을 책으로 남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동안은 취재할 때 너무 힘들기도 하고 취재가 끝나면 곧이어 다른 프로젝트를 해야 하니까 못했어요. 그래서 ‘친일과 망각’을 할 때는 처음부터 출판을 염두에 두고 기록을 충실히 하자는 공감대가 저희 사이에 있었어요. 사실 책은 지난해 말까지 출간하는 게 목표였어요. 그러나 1년이 지나 나오게 됐는데 그건 김용진 대표의 책임이 큽니다(웃음),”

- 그냥 취재하는 것과 출간을 염두에 두고 취재하는 건 다를 것 같아요.

“많이 다르더라고요. 저는 처음부터 방송기자였고 그렇기 때문에 취재를 할 때 항상 화면을 먼저 생각하거든요. 방송에서는 아무리 팩트가 의미 있어도 그림이 약한 부분은 비중이 줄어들고 팩트는 덜 중요해도 그림이 좋으면 늘어날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책은 그림에 구애받음이 없잖아요.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충분히 쓸 수 있고 제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부분은 그에 맞춰 쓸 수 있죠. 책을 쓴다는 게 훨씬 제약이 적고 자유롭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겠더라고요. 처음이라 아쉬움이 있는데 다음에 한 번 더 책을 쓰면 더 잘 쓸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다큐멘터리와 책의 차이점 중 하나는 책엔 배경까지 설명할 수 있다는 것 같아요.

“맞아요. 다큐멘터리는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림과 소리를 먼저 생각하거든요. 책은 그 제약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게 하나 있죠. 또 하나 다큐멘터리, 동영상을 만들 때는 시청자를 상당히 수동적인 존재로 가정해서 쉽게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요. 저는 KBS 출신인데, KBS 같은 경우는 공영방송인 만큼 더더욱 그래요. 처음 입사해서 교육받을 때 ‘네 리포트를 중학교 2학년이 봐서 이해할 수 있겠냐 없겠냐? 만약에 이해를 못 한다면 네가 리포트를 잘못 쓴 거다.’라고 얘기할 정도거든요. 물론 뉴스타파에 온 뒤에는 그런 부분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졌지만 그래도 다큐멘터리는 수동적인 시청자를 전제로 만들기 때문에 제약이 많아요.

그러나 책은 그보다는 훨씬 더 능동적이고 배경지식이 많은 독자를 전제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 정도 이야기를 해도 책의 독자들은 더 잘 이해하고 받아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책이라는 장르가 훨씬 더 표현의 범위가 넓고 제약이 적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 <친일과 망각> 표지
“‘친일청산’ 제대로 됐더라면 박근혜, 대통령 못됐을 것”
“재벌위주 경제구조‧보수일색 정치 구도.. 친일 미청산 산물”


- 들어가기를 보니 ‘만약’이란 가정에 대한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친일 청산이 안 된 나비효과가 지금까지도 있다는 것 다시금 느낄 수 있는 대목 같아요.

“그렇죠. 책에도 그 얘기가 나오지만, 친일 청산이 제대로 되었더라면 당장 현재 대통령은 박근혜 씨가 아니겠죠. 박정희 전 대통령은 만주군 경력이 있기 때문에 합당한 정도의 친일청산이 이뤄졌다면 사형까지는 아니겠지만, 공민권이 박탈되었든지 아니면 최소한 해방된 한국의 군대에서 고위 장교를 지낼 수는 없었겠죠.

그런데 이런 건 오히려 지엽 말단적인 얘기일 수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저희가 지난 프로그램에서도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가치가 전도된 것이죠. 민족과 사회 공동체를 위해서 자기를 희생한 사람들, 이분들은 물론 당대에는 보상받기 어렵겠다는 걸 상당 부분 알고 감수했을 거라고 봐요, 하지만 해방된 조국에서 자기 후손들이 제대로 못 배우고 못 먹고 못 입으며 어렵게 살리라고는 그분들도 생각 못 했을 거예요. 거꾸로 민족을 배신하고 외세에 빌 빌붙었던 사람들과 그 후손들은 계속해서 잘 나가고 권력을 차지하고 있죠. 이런 현실에서 만약 우리 공동체가 미래에 다시 위기에 처한다면 누가 선뜻 희생하려고 나설까요.

현실적인 문제도 있어요. 지금 이 나라의 현실에서 누가 과연 권력을 가지고 있고 사회자원을 차지하고 있느냐 하는 문제, 이것 역시 친일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고 봅니다. 지금 형성돼있는 재벌 위주의 경제구조라든지 보수 일색의 정치 구조라든지 이 모든 것들이 친일 청산이라는 첫 단추가 잘 못 끼워지면서 여기까지 온 것으로 생각합니다.”

“친일청산 열망.. 반민특위 습격‧프락치 사건 일으켜 좌절시켜”

- 제헌 의회에서 제정되었던 ‘반민족 행위 처벌’의 과정과 그로 인한 반민특위 구성에서 해체까지가 책에 나오잖아요. 그걸 조사하시면서 느끼는 것도 있을 것 같아요.

“저희 책에 1948년 당시 의회 속기록에서 발췌한 의원들의 발언이 나옵니다. 1945년 일제로부터 해방되었을 당시에야 친일파 청산에 대한 민중적인 의지가 매우 높았습니다. 그러나 미군정 때문에 친일 청산이 되지 않았고 그 상태로 3년이 그냥 흘러가 버렸어요. 48년 의회 속기록을 보면 그 3년이라는 간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친일 청산에 대한 열망이 전혀 수그러들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또 한 가지 그 당시에 의회를 수립하기 위한 총선거가 있었는데 그 총선거에 지금으로 봤을 때 왼쪽에 있거나 중도에 있는 사람들이 대거 불참해서 보수 일색의 의회가 꾸려졌습니다. 그런데 그 보수 일색의 의회에서조차 친일청산이라는 대의에 대해서 그 누구도 딴지를 걸 수 없는 분위기가 있었던 거예요. 이건 우리 민족이 갖고 있던 친일파 청산에 대한 열망이 엄청 높았다는 걸 입증하는 거로 생각해요.

그런데 그렇게 높았던 친일청산에 대한 열망을 반민특위를 습격하고 프락치 사건을 일으키는 등 정치적으로 공격하면서 완전히 좌절시킨 것이잖아요, 정말로 저는 이 장면이, 이승만 대통령의 여러 가지 과오 가운데서도 민족사적으로 보면 한두 손가락에 안에 드는 과오가 아닐까 생각해요, 피눈물 나는 장면인 것 같아요.”
  
“친일파 청산, 역사적 책무 완수 못해.. 왜곡된 역사의식 키워”

- 후손들에게 편지를 보내셨잖아요. 물론 어느 정도 예상은 했겠지만 실제로 답장을 받으셨을 땐 착잡하셨을 것 같아요.

“‘그렇게 오래된 일을 나에게 왜 묻느냐?’는 반응이 가장 많았어요. 그 정도는 당연히 있을 수 있는 반응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가서 ‘우리 할아버지 정말 훌륭한 분이다. 당신이 몰라서 그런 거고 우리 할아버지를 친일파라고 하는 것은 이른바 진보정권의 정치적인 의도에 따른 공격일 뿐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앞서 하셨던 질문과 이어지는 건데 우리가 친일 청산을 해야 했던 시점에 못했기 때문에 이들이 왜곡된 역사의식을 가지고도 그동안 아무 문제없이 살아올 수 있었던 거죠. 아무도 그 사람에게 ‘너희 할아버지가 친일파로 민족을 배신한 사람이었어’라고 얘기를 안 해준 거예요. 제대로 된 사회였다면 그들에게 사회나 학교 혹은 정부가 공식적인 작업을 통해서라도 얘기를 해줬어야 해요. 그래서 그들도 그 사실을 깊이 알고 자기의 정체성에 대해서, 물론 본인이 죄를 지은 건 아니지만, 자신의 개인사와 정체성에 대해 깊이 고민했어야 해요.

그런데 그런 고민 전혀 없이 ‘우리 조상은 훌륭한 분이고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 여기까지 왔고 모두 나와 내 집안이 잘나서 그런 거다’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너무 부끄러운 일이고 비극적인 일인 거죠. 우리 사회가 주어진 역사적인 책무를 완수하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해서 씁쓸했어요.”

- 방송이 나간 후 연락이 온 경우도 있나요?

“네. 저희 책 에필로그에도 나오는데 의외로 취재 과정에서는 저희 취재에 반감을 표시했던 분들이 방송 전체를 보시고는 우호적인 반응으로 바뀐 분도 계세요. 자기들도 잘 몰랐고 우리 사회에서 친일파 청산이 갖는 역사적인 의미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방송을 보니 자기들도 그런 부분을 의식하고 역사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겠다는 반응도 있었어요. 화를 낸 분은 없었어요. 왜냐면 화나신 분들은 아예 방송을 안 봤거나 봤어도 연락을 아예 안 하지 않았을까요. 어쨌든 여러 피드백을 받았는데 피드백만 놓고 보면 저희 방송의 의도를 어느 정도는 이해해 주지 않았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친일과 망각’으로 수상도 많이 하셨잖아요.

“네 감사하게도 여러 상을 받았습니다. 하나하나 모두 소중한 상이지만 특히 민족문제 연구소에서 주는 임종국 상을 받은 게 정말 기뻤어요. 임종국 선생은 아무도 감히 친일에 대해 얘기하지 못하고 있을 때 그 깊은 망각의 어둠을 깨뜨린 분이에요. 혼자서 촛불 하나 들고서. 어찌 보면 우리 민족 전체가 해야 했을 일을 혼자서 감당하신 분이죠.

정부가 친일·반민족 행위 진상규명을 하거나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임종국 선생의 선구적인 작업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고요, 비교하기는 민망하지만 저희가 지난해 했던 작업 같은 것 역시 임종국 선생님께 전적으로 빚지고 있죠. 그런 분의 이름을 걸고 주는 상을 받게 돼서 정말 기뻤습니다. 평생의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 얼마 전 문인협회가 친일파인 춘원 이광수와 육당 최남선 문학상을 제정하기도 했다가 철회하는 일이 있었잖아요. 문인협회 이사장은 선대의 친일을 사죄한 문효치 씨잖아요, 심경이 복잡했을 것 같은데.

“문효치 이사장 같은 경우에 저희가 찾아가 인터뷰를 했을 때도 뭔가 내면세계가 복잡한 것 같더라고요, 시인이라서 그런지. 조상의 친일에 대해 그냥 심플하게 사죄하는 게 아니고 사죄가 나오기까지 이 분의 내면에서 굉장히 많은 고민과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쨌든 지난해 저희 카메라 앞에서 사죄했는데 이 분이 갑자기 공인된 친일파인 춘원과 육당의 문학상을 제정한다고 해서 저희도 당황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이걸 가지고 따로 문 이사장에게 연락을 해보거나 하진 않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분의 마음속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알 수는 없어요.

다만 문인협회 입장을 보면 ‘공과 과는 따로 얘기해야 하고 문학적인 공이 있기 때문에 상을 제정하는 것은 온당하다’인 것 같은데 그런 입장은 이미 이쪽 연구를 하시는 분들 사이에서 오래전에 논박된 입장입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정리한 친일 10대 궤변 가운데 두 번째가 바로 ‘공과론’이에요. 저는 당연히 문인협회의 결정이 원칙적으로 옳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 이사장이 사죄 이후 왜 그 같은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해서는 취재 보지 않아서 말씀드리기 어려워요.”

“친일 미청산으로 인한 전도된 역사…취재 이어갈 것”

- ‘친일과 망각’에 대한 후속 보도를 계획하는 게 있나요?

“올해는 저희가 ‘훈장과 권력’이라는 프로그램을 제작했잖아요. 거기에 제가 참여한 건 아니지만, 박중석 선배는 참여했거든요. 박 선배 말로는 작년에 친일파 후손을 추적했던 작업과 이번에 훈장을 받은 친일파를 찾아내는 작업에서 겹치는 것도 상당히 많았고 새롭게 발견한 것도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취재 결과들이 모두 친일파와 그 후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로 뉴스타파 안에 쌓이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것을 바탕으로 친일 청산을 하지 못해 전도된 역사, 뒤집힌 가치 등에 대한 취재는 앞으로도 계속해나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친일과 망각’이 전하는 메시지.. 뒤틀린 역사 잊지 말자는 것”
- 독자들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잊지 말자는 거죠. 과거 70년 전에 역사가 뒤틀렸고 그로 인해 우리 사회에 셀 수 없이 많은 부정적인 효과가 누적되고, 그게 누적되어 만들어진 구조 때문에 지금 우리가 고통받고 있잖아요. 물론 타임머신을 타고 70년 전으로 돌아가 그걸 바로잡을 수는 물론 없어요. 그러나 적어도 잊지는 말아야죠. 기억하고 있어야만 바로 잡을 기회가 생기니까요.”
-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저희 뉴스타파가 ‘친일과 망각’, ‘훈장과 권력’ 등의 프로젝트를 계속 해왔잖아요. 그 이유는 우선 저희가 왜곡된 근현대사에 대한 문제의식을 다른 언론보다 조금 더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일 거예요,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런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겠죠.
그런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 주신 것은 역시 후원회원들이세요. 진실의 수호자들이신 뉴스타파의 3만 9천 후원 회원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 앞으로도 뉴스타파가 근현대사를 바로잡기 위한 작업을 계속해 나갈 텐데 거기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두셨으면 좋겠습니다.” 

자영업 무덤 시대 도래하나! 이 정부가 지금처럼 대기업을 위한, 건물주를 위한, 가진 자를 위한 정책만을 편다면...

한국은 자영업 비율이 OECD 최고다.
경제활동인구 약 2천만 중 자영업자만 660만이다.
 
우리보다 자영업 비율이 높은 나라도 몇 개 안 될뿐더러 해당 나라들은 주로 관광국으로 자영업이 발달할 수밖에 없는 산업구조를 가진 나라들이 대부분이다.
 
반면 한국은 관광국도 아니고 그렇다고 자영업으로 큰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도 아니다.
 
국내 자영업은 거의 다 생계형 창업이다. 마땅한 일자리가 없거나 혹은 빠른 명퇴로 어쩔 수 없이 자영업이라도 해야 입에 풀칠이나마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영업 현황만 본다면 말 그래도 헬조선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한국은 대기업이 닭을 튀기고 떡볶이 사업을 하며 국수를 파는 대~단~한 나라다!
 
생각해보라.
애플이 닭을 튀겨 판다고..
웃기지 않는가?
하지만 한국에서는 가능하다.
현재 자영업자들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업종에 대기업이 진출해있다.
 
과거 대기업은 낙수효과를 핑계로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했다. 아니 더 정확히는 국민의 세금으로 몸집을 불렸다. 그 이유는 다른 나라들과 경쟁해 이 나라를 조금 더 부강하게 해달라는 국민의 염원이었을 것이다.
 
그처럼 국민의 피땀 어린 세금을 먹고 자란 돼지가 이젠 몸집이 커졌다고 작고 힘이 없는 서민의 살을 파먹겠다고 덤벼들고 있는 모습이 작금의 웃픈 현실이다. 물에 빠진 녀석을 건져냈더니 보따리 내놓으란 식이 딱 지금의 대기업을 두고 하는 말이다.
 
거듭 반복하지만, 서민들의 세금이 아니었으면 저들은 벌써 해외 기업들에게 먹혀 도태됐을 테니까..
 
그처럼 국민들에게 은혜를 입은 대기업이 낙수효과는커녕 오히려 떨어지는 물까지 핥아 먹으려 시뻘건 눈깔이 된 ‘돼지기업’ 대기업..
 
이들의 폭압에 오늘도 자영업자들은 아니 우리 서민들은 할 수 있는 것이 그저 눈물 한 방울 닭튀김 기름 속에 떨구는 일뿐이다.
 
자영업자들의 눈물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여기 5년 전 처음 창업을 시작해 밤낮을 잠과 씨름하며 대기업과 싸우고 인근 타 자영업 시장과 경쟁하며 수년을 어렵게 지켜내고 발전시킨 A 사장이 있다.
 
그가 여느 때처럼 장사를 시작하려 문을 열었을 때.. 검은 양복을 입은 저승사자를 닮은 누군가가 찾아와 한 장의 종이를 건넸다.
 
‘명도소송..’
가게를 비워달란다..
믿도 끝도 없이..
A 사장은 버텼다..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쇠파이프와 몽둥이를 든 일단의 무리가 득달같이 달려들어 가게를 때려 부쉈다.
 
그들의 고함이 잊히지 않는다.
“법 집행 중입니다.”
법..
 
나라에서 나온 담당집행관도 건물주의 합당한 권리라며 은근슬쩍 자리를 피한다.
법..
법..
법..
 
이 나라의 법은 과연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우리는 정부에 세금을 낸다.
이유는 우리 좀 잘 살게 해달라고..
마음 편히 장사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달라고..
큰 어려움 없이 애를 키우고 결혼하며 공부하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우리는 나라에 세금을 냈다.
 
그러나 피땀을 흘려 번 돈으로 세금을 냈음에도 이 시대 자영업자들에게 돌아온 건 쇠파이프와 몽둥이의 폭력이었다. 그것도 법 집행.. 이라는 쓰레기 같은 한마디와 함께..
 
작년 하반기부터 1년 동안 자영업자에게 나간 은행권 대출(개인사업자 대출)이 27조원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은행의 월별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을 보면, 6월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249조7222억원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6월 말의 222조9045억원 대비 26조8178억원(12%) 늘어난 수치다.
 
이 중 50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비중이 63.7%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무슨 뜻이냐..
서민들에게는 이제 갈 곳이 없다는 의미다.
 
이 나라는 대기업을 위해.. 건물주를 위해.. 자영업자인 서민들 죽이기를 허락한 치외법권 나라다.
 
그럼에도.. 서민들은 오늘도 대출을 받아 꾸역꾸역 이미 레드오션으로 힘겨운 자영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왜냐면..
그거라도 해야 하기에..
어려운 걸 알면서..
망할 확률이 높다는 걸 알면서..
그럼에도 산 입에 거미줄 칠 수는 없기에..
그들은 오늘도 어쩔 수 없이 자영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제 2018년이면 베이비붐 세대 700만이 은퇴를 마무리한다. 통계는 이들 중 1/3인 250만 정도는 새롭게 자영업 시장으로 들어올 거로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
자영업은 이제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보다 더한 핵전쟁 시기에 돌입하게 될 것이다.
바야흐로 자영업 무덤 시대가 도래할지 모른다.

이 정부가 지금처럼 대기업을 위한, 건물주를 위한, 가진 자를 위한 정책만을 편다면

“소녀상 이전 협의하겠다“ 朴정부 또 '대국민 기만극' 벌려 10억엔의 공식 명칭도 '배상금 또는 보상금'이 아닌 '인도적 성격의 거출금’으로 확인

일본 아베 정부가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철거·이전을 강하게 요구하는 가운데 박근혜 정부가 ‘화해·치유 재단’(재단)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등 적절한 시점이 되면 소녀상 철거·이전 문제를 관련 단체와 협의할 방침임을 내비쳐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박근혜-아베간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 후 정부는 "소녀상은 민간단체에서 세운 것이라 정부가 정부가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해왔던 것과 "일본이 배상금으로 출연한다"던 10억엔 공식 명칭도 '배상금 또는 보상금'이 아닌 '인도적 성격의 거출금’으로 확인되어 그동안 대국민 기만극을 벌린 것으로 드러났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24일 각의에서 한·일 정부의 ‘위안부’ 피해자 관련 12·28 합의 이행 차원에서 출연을 결정한 10억엔의 공식 명칭도 배상금 또는 보상금이 아닌 인도적 성격의 ‘국제기관 등 거출금’으로 확인돼 이 또한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외교부 당국자는 25일 브리핑을 통해 “지금은 소녀상을 거론하거나 관련 단체와 협의할 시점은 전혀 아니다. 이에 대해 일본 쪽의 이해가 있었다”고 전제한 뒤, “소녀상 문제는 (12·28) 합의에 나온 그대로다. 합의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한다. 하지만 합의 이행을 언제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장은 소녀상 철거·이전을 거론하지 않겠지만, 재단의 피해자 지원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등 여론이 조성되면 소녀상 철거·이전 문제를 관련 단체와 협의하겠다는 뜻이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내외신 브리핑에서 “소녀상 문제는 (24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상의 회담에서) 양쪽 간에 기존 입장선에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며 “소녀상 문제는 국내적으로 상당히 민감한 문제라 정부로서도 그런 민감성을 충분히 감안해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외상은 24일 윤 장관과 회담한 뒤 기자들에게 “소녀상 문제의 적절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포함해 한·일의 성실한 이행을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교부 당국자와 조 대변인의 이런 발언은, “소녀상 문제는 (12·28) 합의 문구에 나타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민간단체에서 세운 것이라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할 사안이 아니다”라는 정부의 공식 방침과 뉘앙스가 사뭇 다른 것이다.

10억엔의 성격과 관련해서도,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 정부의 24일 각의 결정은 ‘국제기관 등 거출금’”이라며 “명칭을 배상금·보상금이라 쓰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공식 명칭은 양국 정부의 입장 차이라는 현실적 한계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예산 항목에서 ‘거출금’은 배상금과 명확히 구분해 정부개발원조(ODA) 등 주로 인도적 성격의 사업에 쓰이며, 1995년 민간 주도의 ‘아시아평화여성기금’에 일본 정부가 예산을 지원할 때 명목이 ‘경제협력 국제기관 등 거출금’이었다.

추미애 "대통령, 국민 가라는 길 안가면 단호히 맞서겠다" 친문, 당대표와 최고위원 모두 장악. '외연 확대'는 큰 과제


27일 더불어민주당 전대에서 추미애 대표에 이어 권역별로 선출된 5명의 최고위원과 여성-최고위원도 친문 인사들이 차지, 문재인 전 대표는 사실상 당을 확고히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추미애 신임대표는 개표결과 총 54.04% 득표로 압승을 거뒀다.

구체적으로 4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의원 투표에서 51.53%로 압승한 것은 물론, 권리당원 득표율 61.66%, 당원여론조사 55.15%, 국민여론조사에서 45.51%를 차지했다.

반면, 비주류 이종걸 의원은 대의원 득표율 25.24%, 권리당원득표율 18.09%. 당원여론조사 25.25%, 국민여론조사 30.59% 득표에 그쳤다.

김상곤 후보는 대의원 득표율 23.24%, 권리당원 20.26%, 당원여론조사 득표율 19.60%, 국민여론조사 23.90%로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날 전당대회에는 대의원 8천481명(59.42%), 권리당원 5만5천124명(27.64%)이 참여했다.

대의원-권리당원 각각 50%의 비율로 함께 치러진 부문별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친문인사들이 맹위를 떨쳤다.

가장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여성부문에서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양향자 후보가 비주류로 분류되는 유은혜 후보를 제쳤다. 양향자 후보는 대의원 투표에서 5%포인트 뒤졌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서 66.54%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아 승리할 수 있었다.

청년부문에서도 역시 문 전 대표가 영입한 김병관 의원이 55%라는 압도적인 득표로 장경태, 이동학 후보와의 경쟁에서 승리했다. 노인부문에서는 송현섭 후보가 선출됐다. 노동.민생 부문 최고위원은 권리당원수 기준 미달로 추후 선출한다.

지역별 시도당위원장 중 호선으로 확정된 권역별 최고위원도 김영주(서울.제주), 전해철(경기.인천), 김춘진(호남), 최인호(영남), 심기준(충청.강원) 등 모두 친문 주류계 인사들로 채워졌다.

이처럼 문 전 대표는 당권을 완전 장악하는 데 성공했으나 '외연 확대'라는 난제는 여전히 해결 못한 숙제로 남겨져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추 대표는 대표 수락연설에서 "저에게 모아주신 한표 한표가 분열을 치유하고 강력한 통합으로 강한 야당을 만들어 내라, 공정 대선 경선으로 승리하는 후보를 만들어 내라, 2017년 12월 20일 반드시 정권교체 해내란 명령으로 알고 받들겠다"며 "집권을 위해 여러개의 나눠진 보조경기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큰 주경기장을 만들어내자"고 야권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김부겸, 문재인, 박원순, 손학규, 안희정, 이재명 등 당내 대선 후보들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공정한 대선 경선을 반드시 중심 잡고 지키겠다"며 "우리 정당사에서 길이 남을 역동적인 경선을 함께 만들어내자"고 말했다.

그는 대정부 관계에 대해선 "대통령이 국민이 가라는 길을 외면하고 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단호히 맞서겠다. 어떠한 탄압이 있더라도 그 길을 가겠다"며 '야성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사드 배치 논란과 관련해선 "당론으로 뚜렷이 하겠다"며 "한반도에서 중국과 미국이 충돌하게 해선 안 된다"며 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시세보다 낮춰 '다운계약'..오히려 세금 폭탄

<앵커>
부동산을 사고팔 때 실제 거래 가격보다 낮추어 신고하는, 이른바 다운계약이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당장 내야 할 세금 낮춰볼 욕심에 유혹에 빠지기 쉽지만, 자칫하면 세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토요일 경제돋보기 김용태 기자입니다.
<기자>
올 상반기에만 다운계약을 포함한 부동산 실거래가 허위신고가 2천 건 적발됐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자 : 정확하게 하는 사람은 거의 없죠. 정확히 양도세 신고하고 내고 그러면 실제로 남는 게 없다 보니까요.]
A씨(다주택자)는 지난 2005년 투자 목적으로 5억 원짜리 단독주택을 한 채 샀습니다.
10년 만에 3억 원이 올라서 지난해 이 집을 팔았는데, 실제 거래가 8억 원으로 신고하지 않고 2억 낮춘 6억 원에 '다운계약서'를 썼습니다.
제대로 신고했다면 양도소득세는 6천500만 원인데 6억 원으로 속여서 1천200만 원만 냈습니다.
5천300만 원이나 아꼈다며 좋아했는데, 주변 시세보다 가격이 낮은 걸 수상하게 여긴 당국에게 딱 걸렸습니다.
이제 세금 폭탄이 쏟아집니다.
아낀 줄 알았던 5천300만 원은 기본이고요, 이 돈의 40%가 신고불성실 가산세로 붙어서 2천100만 원, 또 납부불성실 가산세가 600만 원 더 붙어서 모두 8천만 원을 내야 했습니다.
원래 낼 세금보다 3천만 원 가까이 더 낸 셈이지요.
세금만 이렇고요, 여기에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과태료가 또 붙습니다.
이번엔 산 사람 입장에서 살펴볼까요?
좀전에 든 사례에서 산 사람은 다운계약을 통해서 취득세를 1천만 원 정도 아낄 수 있었는데요, 역시 1년 만에 적발되면서 가산세까지 모두 1천500만 원을 토해냈고 과태료를 또 내야 했습니다.
정부는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간 공모를 막기 위해, 다운계약을 했지만 나중에라도 자진 신고하면 신고한 사람만 과태료를 감면해주는 제도를 내년부터 시행할 방침입니다.

성주 '사드 촛불', 전국으로…"사드반대는 국민의 뜻"

[언론 네트워크] "성주 평화의 몸짓, 100일까지 이어질 것"
성주 주민들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촛불이 타오른지 50일(8.31)을 앞두고 대구 시민 1백여명이 동성로에서 인간띠잇기를 하며 "사드배치 철회"와 "한반도 평화"를 촉구했다. 이 행사는 대구경북 등 전국 50여 곳에서 진행됐다. 성주에서 시작된 사드 반대 촛불이 전국에서 타오른 날이었다.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대표 김찬수)'는 26일 저녁 7시부터 8시까지 대구 중구 한일극장 앞에서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한 성주 촛불 50일을 기념하는 '평화의 인간띠잇기' 행사를 진행했다. 자발적 시민들의 참여로 시작된 이 행사에는 대구 시민 100여명이 참여했다.
▲ 사드철회 대구 평화의 인간띠잇기(2016.8.26.한일극장 앞) ⓒ평화뉴스(김영화)

▲ 성주 주민들의 촛불집회 50일을 앞두고 벌어진 대구의 인간띠잇기(2016.8.26) ⓒ평화뉴스(김영화)

▲ 이날 대구 행사에는 시민 1백여명이 참여했다(2016.8.26) ⓒ평화뉴스(김영화)

엄마 손을 잡고 온 어린이부터 80대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은 빗속에서 우비를 들거나 우산을 들고 "사드 철회"를 촉구했다. 한일극장 앞에서 시작된 행렬은 시간이 지날수록 참여자가 늘어 대구백화점 앞까지 100m가량 이어졌다. 지나가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이 행렬을 지켜봤다.  

시민들은 성주 주민이 제작한 평화의 상징 '파란리본'을 가슴에 달고 파랑풍선을 손에 들고 대구 중심가에서 사드반대 운동을 벌였다. 또 '평화위협 사드반대', '사드배치 철회하라'가 적힌 피켓과 '사드가고 평화오라', 'NO THAAD JUST PEACE(사드반대 오직평화)', '가라 사드 오라 평화', '최고의 무기는 평화', '오라 평화의 햇살', '생명과 평화', '함께 하겠습니다' 등 붓글씨 현수막을 들고 평화를 외쳤다.  
▲ 우비를 입고 사드철회를 촉구하는 시민(2016.8.26) ⓒ평화뉴스(김영화)

성주 주민들은 지난 7월 13일부터 현재까지 40여일째 성주군청 앞에서 매일 저녁 8시 사드 배치 철회를 위한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오는 8월 31일이면 벌써 50일째를 맞는다. 때문에 전국의 50여곳에서 성주를 응원하는 촛불집회, 인간띠잇기, 1인시위 등을 이날 열었다. 서울, 부산, 광주, 제주도를 포함해 경북 성주, 김천, 포항, 구미, 안동, 고령 등에서도 비슷한 행사가 진행됐다. 

40대 시민 박자희씨는 "생존권을 위해 여름철 뜨거운 아스팔트 바닥에 앉아 50일간 촛불을 든 성주 주민들의 뜻에 응답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며 "사드 배치는 성주만의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일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배치 결정을 철회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 우산을 들고 사드반대 운동 중인 시민들의 모습(2016.8.26) ⓒ평화뉴스(김영화)

김찬수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 대표는 "어려운 조건에서 50일간 촛불을 들고 사드 철회를 위해 애쓴 성주 주민을 응원하기 위해 이 행사를 열게 됐다"며 "이 같은 성주의 평화의 몸짓은 50일을 넘어 100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반도와 후손의 평화를 위한 성주의 촛불은 대한민국 국민의 뜻과 같다"면서 "이 촛불은 곧 산불로 번질 것이다. 정부는 사드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임대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도 이날 인간띠잇기 행사에 참여해 "사드는 전지전능한 평화의 신이 아닌 전쟁의 신이 될 무기"라며 "군사적으로 효용성이 없고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사드 배치를 철회해야 한다. 그것이 성주의 뜻이고 우리 국민의 민심"이라고 주장했다.  

▲ '기적을 만드는 희망의 투쟁', '함께하겠습니다' 등 성주를 응원하는 현수막(2016.8.26) ⓒ평화뉴스(김영화)

▲ '기적을 만드는 희망의 투쟁', '함께하겠습니다' 등 성주를 응원하는 현수막(2016.8.26) ⓒ평화뉴스(김영화)

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는 한일극장 앞에서 매주 금요일 저녁 7시 사드철회 집회를 연다. 오는 9월 2일 저녁에는 3차 평화대회를 열고 사드배치 철회를 위한 대구경북 시도민 서명운동도 한다.  

한편 '성주사드배치철회 투쟁위원회(공동위원장 이재복 정영길 백철현 김안수)'는 오는 27일 오후 6시부터 저녁 8시까지 사드 배치 예정지로 알려진 성주군 성산읍 성산포대에서 엘지사거리, 성주군청까지 사드 철회를 위한 주민 2천여명이 참여하는 평화의 인간띠잇기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 '사드 배치 철회 대구 평화의 인간띠잇기'(2016.8.26) ⓒ김두현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더민주, 새 대표로 5선 추미애 의원 선출..."흩어진 지지자 묶어 정권교체"(종합)

여성 양향자, 청년 김병관, 노인 송현섭 최고위원 선출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새 대표로 5선의 추미애 의원을 선출했다. 

더민주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전국대의원대회를 열고 신임 당대표와 청년, 여성, 노인 최고위원을 선출했다. 

당대표 선거에서는 추미애 후보(사진)가 종합득표 54.03%를 얻어 새 대표로 당선됐다. 

더민주, 새 대표로 5선 추미애 의원 선출..."흩어진 지지자 묶어 정권교체"(종합)

추 신임대표는 당선 소감을 통해 "분열주의와 패배주의, 지역주의의 악령을 몰아낼 추풍이 왔다"며 "분열을 치유하고 강력하게 통합해 강력한 야당을 만들고, 공정한 경선으로 승리하는 후보를 만들어내 2017년 반드시 정권교체하라는 명령을 받들어 섬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부터 분열, 패배주의, 낡은 정치와 결별해야 하고, 강력한 통합, 승리하는 야당, 네트워크형 정당, 분권형 정당, 직접민주주의 정당을 만들어가자"고 호소했다. 

한편 당대표 선거에 나섰던 이종걸 후보는 23.89%, 김상곤 후보는 22.08%를 각각 얻어 낙선했다. 

추 대표는 대의원 득표 51.53%, 권리당원 득표 61.66%, 당원 여론조사 55.15%, 국민 여론조사 45.52%의 고른 지지를 얻어 이, 김 후보를 압도했다. 

여성 부문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양향자 후보가 종합득표 57.08%를 얻어 유은혜 후보(42.92%)를 제치고 당선됐다. 

양 후보는 대의원 득표에서는 47.63%의 득표로 유 후보에게 뒤쳐졌지만, 권리당원 투표에서 66.53%라는 압도적 득표로 유 후보를 눌렀다.

청년 부문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김병관 후보가 55.56%를 얻어 이동학(29.84%), 장경태(14.61%)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김 후보는 청년 최고위원에 대한 투표권이 있는 청년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노인 부문 최고위원 선거에서는 송현섭 후보가 종합득표 60.14%를 얻어 제종호 후보(39.86%)를 제치고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