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21일 204명에서 229명 폭증
질본 "종교행사나 소규모 모임 통해 전파 추정"
정부 "더욱 철저한 예방 필요" 교계 적극 협력 당부
전문가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철저해야"
질본 "종교행사나 소규모 모임 통해 전파 추정"
정부 "더욱 철저한 예방 필요" 교계 적극 협력 당부
전문가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철저해야"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아무래도 교회는 당분간 안 가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직장인 A(33) 씨는 "교회가 방역을 아무리 잘해도 감염자 한 명이 들어오면 결국 소용없는 것 아니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A 씨는 "코로나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알면서 교회를 찾는 사람은 아마도 없겠지만 잠복기나 무증상일 경우도 있지 않겠나. 솔직히 다들 언제 어디서 확진자와 접촉했을지 모르는 일"이라며 "그렇게 생활권이 다 다른 사람들이 주말에 한 장소에 모여 몇 시간씩 갇혀 있는데 감염 우려가 커지는 건 당연한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는 전날(22일) 오후 4시 기준 433명으로, 21일 오후 4시 204명에서 229명 폭증했다.
신천지대구교회 교인으로 알려진 31번 환자의 접촉자 수가 지난 20일까지 1160명으로 집계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천지 교인들은 포교 활동을 위해 다른 교회에 잠입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시민들은 감염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신천지대구교회 관련) 환자들은 주로 지난 7일~10일쯤 일부 1차 소규모의 집단발병이 있었고, 지난 14일~18일경 증상이 발현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지난 7일 이전에 유입된 감염원에 노출된 사례들이 잠복기를 거쳐 첫 번째 유행을 보여줬고, 지난 14일쯤부터 2차로 발병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매일, 주말의 종교행사나 소규모 모임 등을 통해 집단 내에서 제한적이나 지속적으로 전파가 이뤄졌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시민들은 당분간 교회·성당 등 종교활동 참여를 지양하겠다고 밝히는가 하면, 일각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단체 종교 활동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울의 한 교회 청년부 소속이라는 대학생 B(24) 씨는 "신천지 감염자가 나오면서 이렇게 급속도로 확산한 것 아니냐"라며 "사실 교회 내에서도 그런 우려가 나온다. 신천지는 본인의 신분을 숨기고 포교 활동에 나서는데 우리 교회에도 있을지 모르는 일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평일에도 교회를 자주 드나들며 활발히 활동했었는데 다들 이제는 '당분간 오지 말아야겠다'는 얘기를 한다"면서 "신천지가 아니더라도 교회라는 공간 자체가 다수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아쉽지만 제가 드나드는 행동 자체도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으니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 공간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할 것을 당부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확진자와 가까이 근접했을 때 특히 호흡기 증상을 나타내면 그때 감염이 전파된다"면서 "밀폐된 공간을 나가야 하는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하고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전날(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순복음교회를 방문해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박 장관은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시설이니만큼 더욱 철저한 예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교계에서 협력해 주시면 이번 사태를 더욱 빨리 종식시킬 수 있다. 지금처럼 앞으로도 협조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종교계는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예배와 미사, 법회 등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당분간 주일 및 주중 예배를 제외한 모임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온누리교회 측 또한 주일 예배를 제외한 평일 모임을 당분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주일미사 외의 모임은 최소화할 방침이며, 대한불교 조계종은 법회 진행 시 마스크를 착용한 뒤 암송을 권고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