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서울시의 집회 제한 조치에도 보수 성향 단체는 주말 집회를 예정대로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은 주말에 예정된 대규모 집회를 강행할 방침이라고 21일 밝혔다. 범투본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단체다. 전 목사는 이날 ‘전광훈 목사 대국민 담화문’이란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통해 “우리는 정상적으로 집회를 강행한다”며 “내일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범투본 관계자는 “집회는 민주적 절차에 따른 것이며 이미 지역에서 차량 등이 올라올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 무죄석방 1000만 국민운동본부’(석방운동본부) 주축인 우리공화당 관계자는 “감염병 예방법상 지자체장의 집회 제한이 가능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처벌이 강하진 않다”며 “일단 경찰 측과 어떻게 협조하는지 파악해보고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대표도 “(광화문 광장 인근) 도로에 집회 신고를 했기 때문에 제한 조치와 관련이 없다”며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가 아닌 광화문광장 집회 금지는 미봉책”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감염병에 취약한 어르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시민 운집이 많은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광화문 광장 사용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도심 내 집회를 제한할 수 있다는 관련법 규정에 따른 조치다. 위반 시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박원순 서울 시장은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인 단체에 집회 금지를 통보하고 있다”며 “경찰에도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금지 통보에도 불구하고 집회를 강행할 경우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단 집회 신고를 막거나 해산 명령을 하는 등 강제 절차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의해 금지된 집회가 아니라 해산 조치를 할 수 없으나 서울시의 고발을 접수해 사후 사법처리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 등 뿐 아니라) 도심에서도 집회를 금지할 예정으로 안다”며 “물리적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제지 및 검거 등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보수 성향 단체들은 코로나19 사태에도 매주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왔다. 이들은 29일 오후 삼일절을 기념하며 전국에서 참여자가모이는 대규모 ‘광화문 총동원집회’도 예고한 상태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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