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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August 14, 2021

WHO '코로나 기원' 조사단원 "우한연구소 유출 가능성"

 "중국, 공동보고서 작성 당시 실험실 내용 포함 거부"..덴마크 TV서 폭로

팬데믹 발발 시기에 실험실 이전도 지적
피터 벤 엠바렉 박사.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올해 초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조사를 이끌어온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 일원이 당시 WHO 공동 보고서 작성에 얽힌 뒷배경을 폭로하며 '우한 연구소 유출설'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놨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피터 벤 엠바렉 박사는 전날 덴마크 공영방송 TV2에서 방영된 '바이러스 미스터리' 제하의 다큐멘터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엠바렉 박사는 WHO 조사단과 중국 연구팀이 보고서와 관련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양측이 부딪혔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지난 3월 WHO는 중국에서 4주간의 조사를 마친 후 공동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가 중국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중국 연구팀이 보고서에 코로나19 기원과 우한 연구소를 연관시키는 내용을 담는 것을 반대했다고 폭로했다.

박사는 "처음에 그들은 보고서에 실험실과 관련된 그 어떤 내용도 들어가길 원치 않았다"며 "그러나 우리는 그 내용이 바이러스 기원과 관련된 문제의 일부였기에 보고서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후 48시간에 걸친 논의 끝에 중국 연구팀은 해당 내용을 언급하는 것으로 한발 물러섰지만 대신 그 가설과 관련해 추가 연구를 진행하지 않도록 권고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고 한다.

또 박사는 박쥐와 상호작용하는 실험실 직원이 최초 감염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며 WHO가 일축했던 연구소 유출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는 "현장에서 샘플을 채취하다가 우연히 감염된 직원이 우한에 바이러스를 들여왔다는 가설은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며 "이는 바이러스가 실험실에서 유출됐다는 것과 박쥐로부터 감염됐다는 두 가지 가설을 모두 충족한다"고 주장했다.

또 박사는 중국 연구자들과 대화하던 도중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을 언급하며 "실험실이 2019년 12월에 이전됐다는 점은 흥미로운 사실"이라며 "이 시기에 코로나19가 시작됐다"라고 둘 사이의 연관성을 유추했다.

이전에 WHO가 발표한 '중국 실험실 기원설은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결론이 '가능성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우한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 운영하는 실험실과 관련해 더 많은 정보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kite@yna.co.kr

인도네시아 어린이 1천200명 코로나 사망…세계 최고 수준

 

누적 확진자 377만명 가운데 18세 미만 40만명 차지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에서 18세 미만 어린이 40만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고, 이 가운데 1천2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코로나로 생후 29일된 아기 잃은 자카르타의 부부
코로나로 생후 29일된 아기 잃은 자카르타의 부부

[AFP=연합뉴스]

13일 세이브더칠드런 인도네시아지부와 AFP통신에 따르면 작년 3월부터 약 40만명의 어린이가 코로나19에 감염됐으며 특히 델타 변이가 확산한 6월부터 어린이 감염자와 사망자 수도 급증했다.

지난달 16일 기준 0∼18세 미만 감염자가 누적 35만명이고, 사망자가 777명이었는데 최근 기준으로는 감염자 수가 누적 40만명, 사망자가 1천20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인도네시아의 전체 감염자 수는 377만명, 사망자는 11만3천여명이다.

보건 전문가는 "인도네시아의 어린이 코로나 사망자 1천200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한 살 미만"이라며 "영양부족과 부적절한 보건관리가 사망률을 높였고, 부모들이 자신도 모르게 아이를 바이러스에 노출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어린이 코로나 사망률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어린이 1천200명 코로나 사망…부모 "매일 그리워"
인도네시아 어린이 1천200명 코로나 사망…부모 "매일 그리워"

[AFP=연합뉴스]

지난 6월 갓 태어난 딸을 코로나로 잃은 티르사 마니틱(32)은 자카르타의 코로나 희생자 묘지를 찾아 딸의 무덤에 꽃잎을 뿌리며 "나는 매일 딸이 그립다"고 말했다.

마니틱이 출산한 뒤 아기를 보겠다고 많은 친척이 집으로 찾아왔다.

곧이어 아기가 아프기 시작했고, 검사 결과 엄마와 아기 모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마니틱은 "병원에 갔지만, 병실이 없어 입원시킬 수가 없었다. 정말 절망적이었다"며 "나도 코로나에 걸렸지만, 아기를 위해 버텨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마니틱은 친구의 도움을 얻어 가까스로 아기를 입원시켰지만, 아기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받은 지 일주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생후 29일째였다.

그는 "의사들은 딸이 사흘밖에 못 살 거라 했지만, 훨씬 더 오래 버티다 떠났다"며 "나는 아직도 딸이 정확히 어떻게 감염됐는지 모르기에 친척들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어린이들을 코로나로부터 보호하고자 시노백 백신 접종 연령을 18세 이상에서 12∼17세를 포함하도록 확대했다.

또, 자카르타 수도권 등 코로나 감염률이 높은 '사회활동 제한조치'(PPKM) 4단계 지역에서는 12세 미만의 쇼핑몰 출입을 일시적으로 금지한 상태다.

코로나 검사받는 인도네시아 어린이
코로나 검사받는 인도네시아 어린이

[AFP=연합뉴스]

noanoa@yna.co.kr

Wednesday, August 11, 2021

"추미애 그 인간 때문에 죽을맛"..윤우진 '스폰서' 회유 정황

"윤석열이 변호사 소개" 증언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스폰서 관계 사업가 회유 정황
윤우진 2012년 뇌물의혹 사건, 지난해 10월 추미애 지휘로 재수사 중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한테서 자신의 뇌물 수수 의혹 사건 변호사를 소개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스폰서 역할을 한 사업가에게 1억원을 건네며 회유를 시도한 정황이 보도됐다.
뉴스타파 유튜브 캡처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는 12일 윤 전 서장의 스폰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는 사업가 Y씨 제보를 바탕으로 Y씨가 윤 전 서장과 통화한 내용, 윤 전 서장이 Y씨에게 1억원을 건네며회유를 시도하는 영상 등을 공개했다.

Y씨는 2018~2019년 윤 전 서장 스폰서 역할을 하며 수억원이 넘는 로비자금을 건네고 접대하는 등 30억원 넘는 돈을 뜯겼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윤 전 서장은 윤석열 전 총장과 가까운 윤대진 검사의 친형으로, 2012년 육류수입업자 등 한테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중 해외도피한 뒤 몇 개월 후 강제 소환됐으나 결국 2015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 사건 때문에 당시 서울중앙지검 근무 중이던 윤 전 총장이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주고 사건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윤 전 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제기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변호사 소개 등 의혹을 모두 부인했으나 윤 전 서장은 최근 “윤석열이 변호사를 소개해준 것이 맞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0월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수사지휘로 재수사가 시작됐다. Y씨는 같은 해 11월 본인의 청탁 혐의가 드러나는 것을 감수하고 윤 전 서장 처벌을 요구하는 진정을 서울중앙지검에 냈다.
뉴스타파 유튜브 캡처
Y씨가 윤 전 서장에게 만나자는 요구를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부터로, 사건 재수사에 Y씨 진정까지 검찰에 제출되자 자신을 회유하기 위해 만남을 요청했다는 것이 Y씨 주장이다.

당시 녹음된 통화내용을 보면 Y씨 거절에도 윤 전 서장이 만남을 요구하며 “나 지금 죽게 생겼다”, “너무 힘들다. 6개월째 저기(수사) 해가지고”, “추미애 그 인간 때문에 죽을맛이다” 등의 말로 사정을 한다.

윤 전 서장 요구로 만난 자리에서 Y씨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윤 전 서장이 협조를 요구하며 “좋은 의미로 나도 Y씨를 돕고 Y씨도 나를 도와줬지않느냐”며 스폰서 관계를 인정하는 발언을 한다. 이어 Y씨가 거절하는데도 5000만원 수표 두 장을 건네며 회유를 시도한다.

현재 윤 전 서장 재수사건은 지난해 10월 추 전 장관 수사지휘 후 수사가 시작돼 10개월 가까이 지났으나 별다른 결론은 나오지 않고 있다.

Y씨는 진정서 제출 뒤 검찰 조사도 받았으나 조사 과정에서 자신이 윤 전 서장 스폰서 역할을 하고 검사들에게 접대를 했다는 진술을 하자 검찰 측이 신뢰성을 의심하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영락 (ped19@edaily.co.kr)

이재명 41% vs 윤석열 33%..이낙연 35% vs 윤석열 33%

 대선후보 적합도 이재명 23%·윤석열 19%·이낙연 12%·홍준표 5%

현역 광역단체장 경선 출마시 "사퇴해야 한다" 56% 과반
© News1 DB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야권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모두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2일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업체가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8월2주차 전국지표조사(NBS) 결과, 이 지사는 윤 전 총장과의 양자대결에서 41%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33%의 윤 전 총장에게 8%포인트(p) 앞섰다.

격차는 오차범위(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밖이다. 전주와 비교하면 이 지사는 1%p, 윤 전 총장은 2%p 각각 하락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윤석열 전 총장 간 양자대결에서는 이 전 대표가 35%를 기록하며 33%의 윤 전 총장에 오차범위 내인 2%p차이로 앞섰다. 전주 3%p 앞섰던 윤 전 총장은 이번 조사에서 4%p 하락했고, 반대로 이 전 대표는 1%p 상승하면서 양자대결 결과가 역전됐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이 지사가 23%로 1위를 차지했다. 윤 전 총장은 19%를 기록했다. 전주와 비교해 이 지사는 5%p, 윤 전 총장은 3%p 각 하락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전주보다 2%p 상승하며 12%를 기록, 3위를 유지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주보다 1%p 상승한 5%로 4위에 올랐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5주 연속 3%를 기록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p 상승한 3%의 지지율로 최 전 원장과 함께 5위에 자리했다.

유승민 전 의원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각 2%,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와 심상정 정의당 의원,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각 1%를 기록했다.

지지 후보가 없다는 응답은 21%, 모름·무응답은 5%로 집계됐다.

대선후보 지지 강도에 대한 질문에는 '계속 지지할 것이다'가 55%로 과반을 기록했다. '지지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는 응답은 44%로 나타났다. 지난 6월5주차 조사와 비교하면 '계속 지지할 것이다'는 응답은 5%p 상승했고,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은 4%p 하락해 지지세가 공고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지지 후보별 '계속 지지' 응답은 이 지사 66%, 윤 전 총장 65%, 이 전 대표 57%, 홍 의원 44% 순으로 조사됐다.

현직 광역단체장의 당내 경선 출마시 현직 사퇴에 대한 질문에는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이 56%로 과반을 기록했다. '사퇴하지 않아도 된다'는 응답은 35%로 조사됐다.

현재 경선주자 가운데 유일한 현역인 이재명 지사 지지층은 67%가 '사퇴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반면 윤석열 전 총장 지지층 76%, 이낙연 전 대표 지지층 59%, 홍준표 의원 지지층 73%는 '사퇴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29.2%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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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유족 변호사 "숙명여고도 3년형인데, 정경심 말이 돼?"

정철승 변호사. [페이스북 캡처]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의 행정소송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정철승 변호사가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2심 판결 양형이 과도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시험지 유출'로 물의를 빚은 숙명여고 쌍둥이 사건을 사례로 들었다.

정 변호사는 지난 11일 정 교수의 2심 판결에 대해 "검찰이 맛이 가서 벌인 일이어서 법원이 '정경심 무죄' 식으로 검찰을 문 닫게 만드는 판결은 도저히 내릴 수 없다는 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징역 4년이 말이 되나? 정경심씨가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하고 논문에 자녀 이름을 끼워 넣고 인턴을 허위로 작성했다는 공소사실이 다 사실이라고 치더라도 감경받은 살인범의 형량인 징역 4년이라니"라고 비판했다.

그는 "그 일은 정경심 교수의 행위이고, 조국 장관이 평범한 대학교수였을 때 있었던 일인데 가중처벌될 이유가 뭔가"라고 되물으며 "고등학교 교무부장이 전교 100등도 안 되는 딸에게 시험문제를 가르쳐줘서 전교 1등으로 만든 사건도 고작 징역 3년"이라고 했다. 이는 숙명여고 쌍둥이의 시험지 유출 사건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러면서 정 변호사는 "우리나라 교육제도의 성적관리 시스템 및 입시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정면으로 허물어버린 중대한 사건임에도 징역 3년이었다"라며 "어떻게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등의 죄책이 징역 4년일 수가 있을까. 조국이 그렇게 두려운가"라고 했다.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 뉴스1

12일에도 정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재차 "나는 단 한 번도 정경심 교수가 무죄라거나 고 박원순 시장이 결백하다고 말한 적이 없다"라면서도 "그러나 검찰의 공소사실이 전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법원이 판결한 형량이 과다하다면, 피해자 여성의 주장내용이 모두 사실이더라도 인정될 수 없는 죄명들과 과도한 윤리적 비난을 고인에게 뒤집어씌운다면, 비로소 나는 그것은 부당하다고 말할 수 있게 된다"라고 했다.

정 변호사는 "그래서 나는 어제 정경심 교수에 대한 형사재판 항소심 판결에 대해 양형이 과도하고 그런 불합리성에 비추어 사실심리는 과연 합리적이었을까 의문이라는 의구심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객관적 합리적 기준에 비추어 부당하다"라고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박 전 시장 유족이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박 전 시장의 언동을 성희롱으로 판단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행정 소송의 법률대리를 맡고 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70대 보수 아버지, 윤석열에 등 돌린 결정적 이유

 '아내 의혹'에도 꿈쩍 않던 아버지가.. "요즘 하는 걸 보니 마뜩잖아"

[이희동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역 앞에서 은평갑 당원협의회 소속 당원들과 함께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홍보 활동을 마친 뒤 차량에 올라타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오랜만에 만난 40대와 70대 부자지간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내년 대선주자에 대한 품평으로 시작됐다. 아버지는 여전히 '반 문재인' 정서로 도배돼 있는 유튜브 등에 심하게 노출돼 있으신 바, 작금의 상황이 심히 못마땅하신 듯했다. 차기 유력한 대권주자였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들, 윤석열 후보는 어떤 것 같으냐?"
"왜요? 생각보다 별로예요?"
"그러게. 처음에는 괜찮은 것 같았는데. 지금은 영. 처가 문제까지만 해도 그냥 헛소문이겠거니 했는데 요즘 하는 걸 보니 마뜩치가 않네."

몇 주 전만 하더라도 윤석열 후보에 대한 아버지의 호감도는 꽤 단단한 편이었다. 현 정부의 반대편에서 시원시원하게 자기 의견을 개진하고, 법무부장관의 온갖 탄압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조직을 지키는 그의 모습을 아버지는 흡족해하셨다. '남자답다'라나.

심지어 아버지는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와 관련된 소위 '쥴리' 인터뷰가 터졌을 때에도 꿈쩍하지 않으셨다. 평소에 대통령의 품격이나 인품을 중요시하던 당신이었기에 난 아버지가 당장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줄 알았지만 착각이었다.

아버지는 윤석열 후보와 처가는 다른 문제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으셨다. 아내의 'Yuji'(유지) 논문 논란도 어디까지나 김건희씨의 개인적인 문제일 뿐, 윤석열 후보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하셨다.

그런데 그랬던 아버지조차 윤석열 후보에 대해 의구심을 품기 시작하셨다. 아직 제대로 검증대에 서보지도 않은 윤석열 후보이건만 도대체 무엇 때문에 윤석열에 대해 실망하고 계신 걸까?

"왜요 아버지? 윤석열 후보 뭐가 마음에 안 들어요?"
"처음에 나와서 도리도리 할 때부터 약간 이상하긴 했는데, 요즘 이야기 하는 것을 보니 너무 무식한 것 같다. 기자들 과장도 있겠지만 이건 너무하지 싶은데? 평생 칼만 휘두르다 보니 세상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것 같아."

그러면서 아버지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그의 발언들을 하나하나씩 짚기 시작하셨다. '가난한 사람에게는 부정식품을 먹여도 된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는 폭발하지 않았고 방사능이 유출되지 않았다', '집은 생활필수품이니 세금을 걷을 필요 없다' 등 아버지는 발언 대개가 기가 막힌다며 혀를 끌끌 차셨다. 어떻게 검찰총장이나 한 사람이 필부인 당신이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발언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가 떠올랐다. 아버지는 그 세대가 으레 그렇듯 박근혜 대통령에게 연민을 가지고 있었는데, 결정적으로 마음을 돌리게 된 것은 최순실의 등장 때문이었다. '우리의 대통령 박근혜'가 나보다 잘난 게 없어 보이는 최순실의 꼭두각시였다는 사실 그 자체가 충격이었던 것이다.

아마도 아버지 세대에게 있어서 대통령은 그가 권위적이고 비민주적이어도 최소한 똑똑해야 하는 존재인 듯했다. 제왕적 대통령에 익숙해 있는 그들에게 후보가 무식하다는 평가는 최악일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아버지는 윤석열 후보를 다시 보고 있으셨다.

최재형은?
 
▲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4일 오후 경기도 파주 미라클스튜디오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했다.
ⓒ 국회사진취재단
 
1960~70년대 사고방식이 노출된 윤석열 후보. 그렇다면 그 대체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괜찮을까? 안됐지만 아버지에게 있어서 최재형 후보 역시 윤석열 후보와 크게 다를 바 없는 수준이었다.

"그럼 최재형 후보는 어때요?"
"전 감사원장 말이지? 거기도 영. 저번에 기자회견 봤더니 아는 게 없던데? 다 준비해서 말하겠다고 하고. 도대체 왜 대선에 나왔는지 모르겠더라."

윤석열 후보에 대한 평가와 비슷했다. 아버지에게 대선 후보라 하면 최소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직시하고 국민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해야만 하는 자리이다. 그러나 최재형 후보는 윤석열 후보처럼 아버지에게 그런 능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그냥 기독교 열심히 믿는 판사 출신의 전 감사원장일 뿐이었다.

아버지는 최근 이슈가 됐던 최재형 후보의 국민의례 사진까지 알고 계셨다. 비록 뉴스에는 나오지 않지만 아버지가 접하고 있는 소셜미디어에는 그 내용이 돌아다니고 있는 듯했다.

"요즘 유행하는 그 국민의례 사진도 보셨어요?"
"그럼. 집안에서 식구들끼리 모였는데 애국가 4절이 다 뭐냐. 국기에 대한 경례도 하고. 5시 되면 국기하강식도 하려고 하는 건가? 그리고 그걸 또 왜 굳이 인터넷에 올렸대. 판사까지 한 양반이 참 이상해."  

'준비 안 된 대통령 후보'라는 비극

아버지는 전체적으로 답답해하셨다. 어쨌든 문재인 정권은 잘못한 것 같아 정권교체는 필요한 것 같은데 도대체 믿을 사람이 나오지 않으니 안타까운 형국이었다. 그렇다면 다른 후보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실까?

"윤석열, 최재형 다 아니라면 아버지는 누가 대통령 되면 좋겠어요? 야당에는 괜찮은 후보가 있어요?"
"글쎄다. 홍준표는 여전히 불안하고. 원희룡은 잘 모르겠고. 그나마 유승민 후보가 낫지 않나? 경제도 많이 알고 똑똑해 보이고. 뭐, 자기 사람들 챙겨주고, 그런 남자다운 맛은 없다고 하더만, 그래도 지금으로 봐서는 유승민이 제일 나은 것 같은데?"

"그럼 더불어민주당은 어때요?"
"뭐, 이재명은 어쨌든 일을 잘 할 것 같고, 이낙연은 성품과 인격으로 봐서는 대통령 감이지. 그래도 어쨌든 이번에는 정권교체를 해야 하니까."

물론 우리 아버지가 그 세대를 대표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정권교체를 바라시는 아버지를 통해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에서 윤석열과 최재형 두 후보의 지지율이 왜 약간 떨어지거나 답보 상태에 머무르고 있는지는 짐작해볼 수 있다.

70대 보수 어르신에게조차 그들은 대통령을 하기에 너무 준비가 돼 있지 않다. 아직도 자신은 1960~70년대를 살아가면서 21세기, 그것도 코로나19 시대 이후의 대한민국을 이야기하고 있는 중이다.

이는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의 현실에서 비극일 수밖에 없다. 그들에 대한 지지율이 개인이 아니라 진영에 근거한 이상, 그들은 자신의 능력과 상관없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부디 두 후보는 좀 더 치열하게 공부하시길 바란다. 혹여 정권이 바뀌더라도 우리는 여전히 21세기를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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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August 9, 2021

델타보다 더 큰 날벼락.."심판의 날 바이러스 온다"

 지난 4월 29일 인도의 코로나19 시신 화장터 모습. 동시에 여러 시신을 화장하면서 불이 위협적인 기세로 커지자 한 남성이 대피하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지난 4월 29일 인도의 코로나19 시신 화장터 모습. 동시에 여러 시신을 화장하면서 불이 위협적인 기세로 커지자 한 남성이 대피하고 있다. [AP통신=연합뉴스]


“미국에서 변이 바이러스끼리의 전투는 끝났다. 델타가 이겼다”


워싱턴포스트(WP)는 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델타 변이가 절대적인 비율의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다며 이같이 표현했다. 알파·베타 등 다른 나라에서 생성된 변이 바이러스가 차례로 미국 땅에 상륙했지만 델타 변이가 신규 감염자의 93.4%를 차지했다면서다.


델타 변이의 전파력은 1명의 보균자가 5명 이상을 감염시킬 수 있는 수준으로 추산된다. 중국 우한에서 처음 확산했던 기존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평균 2.5명을 감염시켰다. 델타 변이는 5월 8일까지 미국 전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1%에 불과했지만 석 달 만에 다른 변이를 밀어내다시피 했다.


“델타 감염자들 간 손상, 혈전 증상 더 많아” 현장 목소리

미국 켄사스 라킨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자와 접촉해 격리돼 있던 환자와 의료진이 포옹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켄사스 라킨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자와 접촉해 격리돼 있던 환자와 의료진이 포옹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다른 변이를 물리치고 이 정도로 완전한 지배종이 됐다는 것은 델타 변이가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와 다른 점이 있다는 증거라는 점에서 우려할 만하다고 WP는 지적했다. 아직 치명률에 대해서는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하지만, 현장에서는 델타 변이가 감염력뿐 아니라 중증 발현도도 더 높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델타 변이에 감염된 환자들의 경우 호흡 부전이 더 빠르게 나타나거나, 신부전증, 간 손상, 혈전 증상이 더 많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루이지애나주(州)의 배턴루지 제너럴 중환자 실장 스티븐 브리에는 “환자들의 호흡 곤란 증상이 더 빨리 시작되고 있다”며 “(환자는) 더 아프고 (증세는) 더 빠르다”고 고 말했다. 루이지애나주의 윌리스 메디컬센터의 코로나19 병동 임상 간호사는 “델타 변이가 확산한 후 환자들에게서 더 많은 신부전증과 간 손상, 혈전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확산력과 치명률 모두 강한 ‘심판의 날 변이’ 출현할 것”

지난 7월 인도, 코로나19 사망자의 친척이 방호복을 입고 꽃을 든 채 시신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7월 인도, 코로나19 사망자의 친척이 방호복을 입고 꽃을 든 채 시신 앞에서 오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남미를 휩쓴 람다 변이도 미국에서 확산하기 시작해 전문가들은 긴장하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변이의 출현이 거듭될수록 바이러스가 진화하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다음 변이는 마치 스테로이드를 장착한 ‘스테로이드 델타’(delta on steroid)가 될 것을 우려한다고 미국 시사 잡지 뉴스위크는 보도했다. 이 변이는 전파력도 치명률도 강해 ‘심판의 날’(Doomsday) 바이러스라는 이름을 붙일 만하다고 과학자들은 뉴스위크에 말했다. 뉴스위크는 종말적인 변이 바이러스가 곧 도래할 수 있으며 과학자들은 그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다소 얕잡아봤다가 입장을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진원으로 의심받고 있는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WIV)의 스정리 소장도 “코로나19는 끝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정리 소장은 지난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감염자 수가 많아지면서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선택의 기회가 더 많아졌다”며 “새로운 변종은 계속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코로나는 끝나지 않을 것이며 함께 사는 쪽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이를 두고 “악명높은 우한 연구소의 소장이 ‘더 많은 변이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스정리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소장. [더힐 홈페이지 캡처]


스정리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소장. [더힐 홈페이지 캡처]

“접종률 목표 90%로 상향해야”

변이와의 전쟁에서 인간이 이기려면 접종률 목표를 90%로 상향해야 한다고 WP는 전했다. 기존에는 인구의 70~80%가 백신을 접종하면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지만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확산을 막으려면 목표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둔화하고 있다. 접종을 마친 인구는 이제 전체의 50%에 도달했다. 8월 들어 코로나 19 감염자 수 일일 평균은 10만명을 넘어섰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대역 아냐? 완전 딴사람"..전두환, 몇 달 새 급격히 달라진 모습

 고(故) 조비오 신부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

재판 시작 20여분 만에 호흡 곤란 호소
9일 항소심 재판 출석을 위해 서울 연희동 자택을 나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왼쪽)과 지난 2019년 3월11일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는 전두환 모습 비교.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군 헬기 사격을 목격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명예훼손한 혐의를 받는 전두환(90) 전 대통령이 못 알아보게 노화된 얼굴로 광주 항소심 재판에 출석한 뒤 약 11시간 만에 귀가했다.

9일 오전 8시25분쯤 부인 이순자 여사와 함께 검정색 세단을 타고 광주로 출발한 전 전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7시32분쯤 서울 연희동 자택에 도착했다. 출발 전 차에 타기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손 인사를 하던 것과 달리, 돌아와서는 수행원의 부축을 받으며 차에서 내렸다.

그의 모습은 불과 몇 달 새 많이 바뀌어있었다. 얼굴은 전보다 야위어 수척한 모습이었고, 주름도 깊어졌다. 지난해 11월30일 1심 선고 공판에 출발하며 '국민에 사죄하라'는 시민단체의 항의에 "말조심하라"고 호통치던 기력은 보이지 않았다.

약 8개월 사이 급격하게 달라진 외모 탓에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전두환 대역이 아니냐" "완전 딴사람이다. 같은 사람 맞느냐" "얼굴이 많이 달라졌다" 등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금남로에 모인 시민. /사진=연합뉴스

앞서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자신의 회고록에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헬기 사격을 했다'고 증언해 온 고(故) 조비오 신부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쓴 혐의(사자명예훼손)로 기소됐다.

이날(9일) 재판은 전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 첫 출석으로 신원을 확인하는 인정신문 절차가 진행됐다. 그는 이름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을 잘 듣지 못해 헤드셋(청력 보조장치)까지 착용했지만 자신의 거주지조차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재판부가 주소를 묻자 동석한 이순자 여사가 먼저 말하고 전 전 대통령이 따라 부르는 형태로 답변했다.

그는 재판이 시작된 지 10여 분도 지나지 않아 눈을 깜빡거리며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고개를 꾸벅거리며 조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이후 재판 시작 20여 분 만에 그는 호흡 곤란을 호소했다.

이순자 여사가 "식사를 못 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하자, 재판부는 전 전 대통령에게 호흡 곤란 여부를 묻고 약 10분간 법정 밖으로 나가 휴식을 취하도록 했다.

전 전 대통령이 재판을 마치고 법정동을 나오자 1980년5월 당시 계엄군에게 가족을 잃은 오월어머니회원들이 "사죄하라"며 울분을 터트렸다. 전 전 대통령은 취재진으로부터 "발포 명령 인정하느냐" "광주시민과 유족들에게 사과할 생각 없느냐"는 질문도 받았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은 1심에서는 인정신문과 선고기일 등 모두 3차례 법정에 출석했으나, 1심 판결 이후 항소심 재판에는 줄곧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재판부가 불이익을 경고하자 출석을 결정했다.

나예은 인턴기자 nye8707@asiae.co.kr

"윤석열, 실체 드러났다".. 1주 만에 돌아선 지지세

 윤석열 지지율, 잇따른 설화에 지지율 4%p 급락

배재정 "단순 실언 아니라 철학 빈곤에서 나온 것" 쓴소리
이종훈 정치평론가 "패싱 논란 계속되면 국민의힘 지지층도 돌아설 것"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   연합뉴스

[쿠키뉴스] 김은빈 기자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 한 주 만에 위기에 빠진 모양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하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6~7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후보는 28.3%로 집계됐다. 이는 전주 대비 4.0%p 떨어진 수치다.

앞선 여론조사에서도 윤 후보의 지지율은 하락세로 나타났다. 6일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후보는 6%p 하락한 19%에 그쳤다.

그는 지난주만 해도 국민의힘으로 합류하며 ‘입당 컨벤션 효과’를 누렸다. 7월31일 KOSI 조사에선 5.4%p 급상승했다.

그러나 지지율 오름세가 꺾이며 한 주 만에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의 약점이 드러나면서 지지율을 유지하던 동력이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 후보를 감싸고 있던 안개가 조금씩 걷히면서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동시에 지지율 거품도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는 패륜·배신 소리를 듣든 말든 자신이 몸담았던 문재인 정권을 마구 때리기만 하면 반문재인 정서로 인한 높은 지지율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착각한 나머지, 반대와 분노의 정치에만 골몰했을 뿐, 자신만의 국정운영의 비전과 철학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윤 후보는 유독 문 정부의 정책 실패를 지적하며 대안을 제시할 때 말실수가 터져 나왔다. ‘주 120시간 노동’ 발언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달 19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밖에도 ‘후쿠시마 원전’, ‘부정식품’, ‘건강한 페미니즘’, ‘대구 민란’ 발언 등으로 구설에 올랐다.

최근에는 지지율이 빠지자 전통적 지지층 표심을 위해 입장을 바꿨다는 논란에도 휩싸였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시 특검 수사팀이) 박 전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하려 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김영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9일 메타버스 최고위원회의에서 “2019년 4월 박 전 대통령이 건강상 이유로 형 집행 정지를 신청했을 때 수형생활을 못 할 정도는 아니라면서 허가하지 않았던 최종결정권자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었다”며 “그분이 정치인이 돼서 지지율이 땅을 뚫고 내려가자 자신이 수장인 검찰 조직에 책임을 떠넘겨 친박의 표를 구걸하는 모양새”라고 비꼬았다.

당내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9일 “비겁하다”며 “국민의힘이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정권교체의 희망을 스스로 짓밟는 것”이라고 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도 8일 페이스북을 통해 “거짓말을 스스럼없이 하는 것을 보니 정치인이 다 됐다는 느낌을 받기는 한다”고 일갈했다.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 또한 이날 “윤 후보의 언급은 스스로를 부정할 뿐 아니라 비겁해 보이기까지 한다. ‘변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찾아볼 수가 없다”고 쓴소리했다.

윤 후보가 잇따른 설화에 휩싸이자 윤석열 캠프는 말실수를 막기 위한 의도로 특단의 대책까지 세울 계획이다. 이른바 ‘레드팀’이다. 윤 후보 캠프의 정무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은 지난 6일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논란이) 한두 번은 있을 수 있지만 계속해서 이어지면 변명의 여지가 없게 된다. 이런 일들이 재발되지 않도록 ‘레드팀’을 만들어서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레드팀’이 윤 후보의 지지율 반등에 도움이 될지는 물음표가 제기된다. 말실수를 막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정책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돌파구라는 지적이다.

이낙연 캠프 측 배재정 대변인은 9일 논평을 통해 “아무리 유능한 레드팀을 만들어 준다고 해도 윤 후보가 가지고 있는 사고와 인식을 갑자기 바꿀 수는 없는 일”이라며 “윤 후보가 그동안 했던 망언들은 단순한 실언이 아니라 기본적인 사실관계 파악 능력 부족, 사회 현상에 대한 인식 부족과 철학의 빈곤에 따른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는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 후보가 중도층이 매력을 느낄만한 콘텐츠를 가진 인물로 많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그의 앞길이 쉬울 것 같지 않다. 야권에서 내년 3월9일에 누가 후보로 올라있을 것인가는 아직 유동적이라 판단한다”고 했다.

윤 후보가 당 지도부를 ‘패싱’하고 독자 행보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9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후보는 입당 전부터 말실수로 구설수가 계속 있었다. 그런데 관리가 잘 안 되니까 이런 결과를 낳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입당을 하면 당 차원에서 리스크 관리를 해줄 것이라 기대해서 들어갔을 텐데 들어가자마자 당 지도부와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도 보호해주기 난감할 것”이라며 “입당 효과를 계속 누리려면 지도부에 방어를 요청해야 한다. 계속 분란을 일으키면 국민의힘 지지층도 등 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