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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August 31, 2018

"MB가 탕진한 국민 세금 최소 189조원"

[한겨레] 전문가 16명 'MB의 비용'서 주장
자원외교 42조·4대강 84조 출혈
기업 법인세 낮춰 63조 '부자감세'
'원전비리' 등 합치면 천문학적 비용
2008년 2월~2013년 2월,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이명박(MB·엠비)이었다. 그는 투표권을 행사한 유권자 48.67%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고, 퇴임 시 지지율은 24%(갤럽조사)였다. 2일 나온 그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은 그의 재임 기간 '공과'를 둘러싼 논란을 촉발시켰다. 사실관계까지 왜곡하면서 부풀린 자화자찬에 맞서 그가 남긴 천문학적인 비용을 고발하는 책이 나왔다. 바로 <엠비(MB)의 비용>(알마 펴냄)이다.
3일 출간 된 이 책은 유종일 지식협동조합 좋은나라 이사장(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등 분야별 전문가 16명이 함께 엮었다. 책은 "(엠비가) 터무니없이 탕진한 국민세금에 대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면서, 최대한 경제적 방식으로 이를 풀어낸다. '탕진과 실정'이란 열쇳말 아래 엠비가 얼마나 많은 사회경제적 비용을 남겼는지 정교한 수치로 분석하려 애쓴 게 돋보인다. 책은 자원외교와 4대강 사업, '부자 감세'로만 엠비가 최소 189조원 이상의 '비용'을 초래했다고 썼다.
책은 자원외교 비용을 첫손에 꼽았다. 사업비만 따지면, 자원외교(31조원)는 4대강 사업(22조원)보다 더 크다. 국회에서 국정조사도 진행중이다. 책은 해외자원 개발사업의 문제점을 파헤친 뒤, 이에 앞장선 석유·가스·광물자원 공사 등 3개 공기업들에서 엠비 정부 뒤 늘어난 부채가 42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고기영 한신대 교수는 이를 엠비 정부의 자원외교가 불러온 비용으로 정의했다. 책은, '투자금보다 더 많은 돈의 회수(총회수율 114%)가 예상된다'는 엠비 회고록에 대한 반박이기도 하다.
사업비로만 보면 4대강 사업은 자원외교보다 적지만,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이 사업이 유발한 비용이 자원외교보다 더 큰 84조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짬짜미로 부풀려진 사업비 이외에도 훼손된 습지의 가치(약 6조원), 하천 정비(연간 1.3조원), 취수원 이전(2.5조원), 금융비용(0.3조원) 등을 꼼꼼히 따져 나온 수치다. 엠비는 2년 전 가을 낙동강의 '녹조라떼' 문제가 제기되자, "녹조가 생기는 건 수질이 나아졌다는 뜻"이라면서 4대강 사업의 정당성을 강변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유 교수 등 좋은나라 조합원들의 '분노'가 출판의 계기였다고 책은 전한다. 엠비는 회고록에서 4대강 사업으로 "강과 주변 지역이 생기를 얻고 있다"고 주장한다.
'친기업'을 표방한 이명박 정부가 기업이 내야 할 법인세율을 낮추는 등 63조원의 감세 정책을 편 것도 엠비가 남긴 비용으로 계산됐다. 강병구 인하대 교수와 유 교수는 책에 실린 대담에서 엠비가 선전한 '투자를 통한 고용창출 효과'는 없었다고 못 박았다.
책은 이런 굵직한 사업과 정책 이외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씨가 주도한 '한식 세계화', 원전 비리 등의 비용을 따졌다. 아울러 엠비 정부 때 케이티(KT)·포스코·롯데 등 기업에 준 '특혜'와 끊어진 남북관계, 정권 비리와 부적격 인사, 보수 우위 언론 지형의 탄생 등이 한국 사회에 큰 해악을 끼쳤다고 말한다.
책은 뒤틀린 현실에 대한 '고발장'에 가깝다. 유 교수는 책 말미에 이렇게 적었다. "4대강 사업을 주도한 자들은 책임을 지기는커녕 정부의 포상까지 받고 희희낙락하고 있으며, 해외자원개발을 한답시고 혹은 메릴린치에 투자한답시고 조 단위로 돈을 날린 자들이 오히려 영전해 잘 나가는 것이 오늘날의 뒤틀린 현실이다…과거의 잘못에 대한 심판과 청산이 되지 않으니 적폐가 쌓여가는 것이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서울 금천구 아파트 바로 옆 대형 싱크홀..200명 긴급대피 30m×10m 규모 6m 깊이 땅꺼짐.."안전진단 결과 아파트 이상 없어"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31일 오전 4시 38분께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 대형 싱크홀(땅꺼짐)이 생기면서 주민 2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아파트 인근 공사장과 도로에서 가로 30m, 세로 10m, 깊이 6m의 사각형 형태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싱크홀과 인접한 2개동 주민 200여명을 대피시켰다. 이 아파트단지는 18개동으로 이뤄졌다. 소방당국은 애초 아파트 1개동이 5도가량 기운 것으로 추정했지만, 금천구청과 전문가의 안전진단 결과 현재까지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과 구청은 정밀 계측을 통해 아파트 상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대형 싱크홀로 서울 금천구 아파트 '기우뚱'…150명 긴급대피 31일 오전 4시 38분께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 대형 싱크홀(땅꺼짐)이 생기면서 주민 15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서울 구로소방서 제공]
대형 싱크홀로 서울 금천구 아파트 '기우뚱'…150명 긴급대피 31일 오전 4시 38분께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 대형 싱크홀(땅꺼짐)이 생기면서 주민 15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서울 구로소방서 제공]
금천구 대형 싱크홀 발생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31일 오전 4시 38분께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 싱크홀(땅꺼짐)이 생기면서 주민 150여명이 대피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최근 내린 강한 비에 지반이 약해지면서 아파트 인근 공사장과 도로에서 가로 30m, 세로 10m, 깊이 6m의 싱크홀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전 현장모습.     saba@yna.co.kr
금천구 대형 싱크홀 발생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31일 오전 4시 38분께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 싱크홀(땅꺼짐)이 생기면서 주민 150여명이 대피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최근 내린 강한 비에 지반이 약해지면서 아파트 인근 공사장과 도로에서 가로 30m, 세로 10m, 깊이 6m의 싱크홀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전 현장모습. saba@yna.co.kr
소방당국은 최근 내린 강한 비에 지반이 약해지면서 땅이 내려앉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7일 0시부터 31일 오전 6시까지 금천구에는 148.5㎜의 비가 내렸다.
소방당국과 금천구청은 장비 33대, 인원 131명을 투입해 현장을 수습하고 안전조처를 하고 있다.
대형 싱크홀로 서울 금천구 아파트 '기우뚱'…150명 긴급대피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31일 오전 4시 38분께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 싱크홀(땅꺼짐)이 생기면서 주민 150여명이 대피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최근 내린 강한 비에 지반이 약해지면서 아파트 인근 공사장과 도로에서 가로 30m, 세로 10m, 깊이 6m의 싱크홀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전 현장모습.     saba@yna.co.kr
대형 싱크홀로 서울 금천구 아파트 '기우뚱'…150명 긴급대피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31일 오전 4시 38분께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에 싱크홀(땅꺼짐)이 생기면서 주민 150여명이 대피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최근 내린 강한 비에 지반이 약해지면서 아파트 인근 공사장과 도로에서 가로 30m, 세로 10m, 깊이 6m의 싱크홀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전 현장모습. saba@yna.co.kr
pc@yna.co.kr

Thursday, August 30, 2018

송도 아파트 '차량 방치 차주'와 '자물쇠 주민'..어떤 처벌 받을까요?

[더(The) 친절한 기자들]
일반교통방해죄 인정시 최고 징역 10년 또는 벌금 1500만원
승용차 옮긴 입주민 '자구행위'로 판단..처벌 못해
바퀴에 자물쇠 채운 주민은 "사유재산권 침해 소지"
차주, 30일 중고차 업체 대표 보내 견인시도

[한겨레]
‘불법주차 스티커’ 부착에 화가나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주차장 진입로를 막은 50대 여성의 자동차.인천연수경찰서 제공.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에서 ‘불법주차 스티커’ 부착에 화가 나 아파트단지 주차장 진입로를 막은 50대 여성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요? 또 차량을 치우고 자물쇠까지 채운 입주민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요?
지난 27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단지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입주민 ㄱ(51·여)씨가 주차단속 스티커가 자신의 승용차 앞 유리에 부착된 것에 화가나 아파트 지하주차장 진입로를 승용차로 막았습니다. 이 여성 운전자는 “사과하고, 부착한 스티커를 떼지 않으면 차를 빼지 않겠다”며 자리를 떠났습니다.
신고를 받고 경찰과 관할 연수구청까지 출동했지만, 차량을 견인하지 못했습니다. 일반도로가 아닌 사유지였기 때문입니다. 6시간째 불편을 참다못한 주민들은 ㄱ씨의 승용차를 밀어 인근 인도로 옮긴 뒤 못 움직이게 차량용 자물쇠를 설치했습니다.
이 여성의 승용차 앞 유리에는 “불법 주차 탓에 입주민 차량의 극심한 교통 혼잡이 발생했다. 입주민 및 동대표들은 인력으로 상기 차량 인도로 이동 조치했고 경찰 신고를 통해 즉시 이동을 요청했으나 귀하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는 경고문도 붙었습니다. 격분한 입주민들도 ‘갑질 운전자’, ‘개념 상실’ 등의 내용이 담긴 포스트잇을 승용차 곳곳에 붙여 항의 뜻을 전했습니다. 전날 차량을 뒤덮었던 포스트잇은 30일 모두 제거됐습니다.
ㄱ씨와 주민들의 대치 상황은 이날까지 나흘째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날 오후 입주민들을 당황시킨 일이 또 일어났습니다. 차주인 ㄱ씨가 아파트단지로 중고차 업체 대표를 보내 견인을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ㄱ씨가 이 승용차를 중고차업체에 매각하겠다고 해 해당 업체에서 차량을 인도하러 온 것입니다.
그러나 차량 바퀴에 걸린 자물쇠 탓에 차량을 인도하지 못했습니다. 이 자물쇠를 설치한 한 입주민은 ㄱ씨가 사과하지 않으면 자물쇠를 풀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중고차 업체 대표는 빈 손으로 되돌아갔습니다.
한 주민은 “주민들이 캠리 승용차를 못 움직이도록 한 것은 ㄱ씨 사과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런 식으로 승용차를 치워버리는 것은 사과를 회피하겠다는 것”이라며 “사과 한마디면 해결될 일을 왜 이렇게 어렵게 만드는 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경찰은 ㄱ씨를 차량 통행을 방해한 혐의(일반교통방해)로 입건했습니다. 일반교통방해죄 혐의가 인정되면 형법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ㄱ씨는 9월2일 변호사와 함께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천연수경찰서는 “ㄱ씨와 소환 일정을 조율했고, 조사 뒤 구체적인 혐의를 특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ㄱ씨의 사유재산인 승용차를 옮긴 입주민들의 행위는 ‘자구행위’로 판단, 처벌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구행위란 자신의 권리를 침해당한 자가 국가권력의 보호를 받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긴급한 상태에 처해있는 경우 그 권리를 회복·보존하기 위해 직접 사력을 행사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하주차장 진출입 방해에 따른 입주민의 권리를 찾기 위한 행위로 판단한 겁니다.
다만, 승용차에 자물쇠를 채워 움직이지 못하도록 한 행위는 상황이 좀 다릅니다. 개인 재산을 자유로이 사용, 처분, 수익 할수 있는 사유재산권을 침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경찰 관계자는 “차주가 문제를 제기하게 되면, 구체적인 법리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주차장 막은 50대 여성 "차량에 본드칠한 스티커 붙여 화났다"

2일 변호사 입회하에 경찰 출석 할듯
【인천=뉴시스】 이정용 기자 = 지난 27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아파트 정문 주차장 진출입로를 승용차로 막은 50대 여성 A씨가 뉴시스와 만나 차량 조수석에 본드칠 한 주차위반 스티커를 붙여 화가나서 이같은 일을 벌였다고 밝혔다.
A 씨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아파트 주민들의 불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 줄 생각은 처음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게 싫다"고 운을 뗐다.
주민들에게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A 씨는 "현재까지 사과할 마음은 없다. 차에 체인까지 채웠다. 하지만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이 아파트에 입주했다는 A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A 씨는 "남의 사유물에 마음대로 본드칠 한 주차위반 스티커에 화가 나 차를 주차시켰다"며 "출근하려고 차를 타니 조수석에 본드칠한 스티커가 붙어 있어서 관리사무소에 따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비아저씨에게 누가 붙였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안붙였다고 책임을 회피했다"면서 "붙인 사람나와서 스티커 떼라고 했더니 다들 모른척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에 산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며 "이렇게 본드칠로 범벅이 된 스티커를 붙이면 세차장 가서 떼야한다. 엄연히 개인 사유물이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이날 해당 차량을 중고차 매물로 내놓았다.
그는 "3년에 한번씩 차를 바꾼다"며 "이번 사건 때문에 차를 바꾸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찰의 출석에 응해 본인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A 씨는 "다음달 2일 변호사 입회하에 경찰에 출석하겠다"고 말했다.
A 씨와 이 아파트 입주민 대표는 이날 오후 이번 사건의 해결을 위해 만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7일 오후 5시께 이 아파트 정문 지하주차장 통로 입구에 주차된 차를 견인해달라는 주민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연수구청은 이 아파트 내 도로가 일반도로가 아닌 사유지에 해당돼 A 씨의 차량을 견인 조치하지 못했다.
경찰은 A 씨가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민이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연락을 시도했으나 28일 오후까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주차장을 이용하는데 불편이 지속되자 주민 20여 명이 A씨의 차량을 들어 차량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는 인도로 옮겼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최근 아파트 내 주차스티커 미부착 차량과 불법주차 차량을 단속했다.
관리사무소는 A 씨를 경찰에 일반교통방해죄로 고발 조치하는 한편 입주민 차량 등록을 취소했다.
경찰은 A 씨를 차량 통행을 방해한 혐의(일반교통방해죄)로 출석을 통보했다.
sta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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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법원이 제동 건 '원세훈 해외 200만弗' 환수

검찰, 몰수·추징 보전 청구..법원이 4차례 모두 기각
檢 "美 처분만 기다릴판" 분통..국고손실혐의 추가기소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67·구속기소)이 퇴임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 유학을 위해 대학 기부금 명목으로 빼돌린 국정원 해외공작사업예산 200만달러(약 23억180만원)에 대해 검찰이 지난 5월부터 이달까지 4개월간 모두 네 차례에 걸쳐 해외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몰수·추징보전을 법원에 청구했지만 서울중앙지법이 이를 모두 기각한 것으로 30일 드러났다.
매일경제신문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14일 해외범죄수익환수합동조사단 설치를 지시한 직후 4개월 동안 대법원 판결·결정 열람 서비스를 통해 '원세훈 스탠퍼드대 200만달러' 의혹 등 검찰 수사에서 나타난 주요 해외 범죄수익 환수 이력을 추적한 결과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당시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적폐 청산 일환으로 검찰이 하는 부정부패 사건과 관련해 범죄수익재산이 외국에 은닉돼 있다면 반드시 찾아내 모두 환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매일경제가 확인한 서울중앙지법 기각 결정문 4건을 보면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검사 박철우)는 문 대통령의 해외 범죄수익 환수 지시 이후 3일 만인 5월 17일부터 이달까지 △몰수보전 △몰수보전 항고 △추징보전 △추징보전 항고 순으로 200만달러 보전을 법원에 청구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부와 형사항소부가 심리했다.
기각 결정문에는 공통적으로 원 전 원장이 국정원장 재직 당시 직원들에게 국정원 위장사업체 명의로 된 계좌에 보관돼 있던 '특수활동비 23억180만원'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계좌로 이체한 뒤 이를 200만달러로 환전해 스탠퍼드대 W은행 계좌에 송금하도록 지시한 사실이 나타나 있다. 이후 원 전 원장은 미국 서부 지역에 이른바 '코리아 체어(Korea Chair)' 설치를 추진하도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직원들에게 지시한 뒤 연구원과 스탠퍼드대 사이에 '한국학 펀드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도록 했다. 200만달러는 스탠퍼드대에 기부금(endowment gift) 형식으로 건네진 뒤 스탠퍼드대 일반 투자자산에 반영돼 연금에 투자됐고 연 5% 상당의 운용수익을 기부금 약정 용도에 따라 사용하기로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만달러는 현재까지 스탠퍼드대 투자자산 중 일부로 남아 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6월 5일 검찰의 몰수보전 항고에 대해 "200만달러는 스탠퍼드대 투자자산에 섞여버렸기 때문에 그 자체가 현물로 존재하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대신 "스탠퍼드대에 200만달러에 해당하는 만큼의 가액(금액)을 추징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부패 재산이 현존하지 않기 때문에 검찰 측 청구를 기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기각 결정에 따라 '부패 재산 금액(가액)'에 대한 추징보전을 다시 청구했으나 기각됐고 이에 대해 다시 항고했지만 지난 8월 21일 최종적으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은 항고 기각 결정문에서 "스탠퍼드대는 여러 차례 검찰에 200만달러 기부가 부적절한 것으로 밝혀지면 반환에 협조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추징보전 청구를 기각해도 앞으로 추징하기 어렵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법원이 "몰수보전보다는 추징보전이 적절하다"며 몰수보전 청구를 기각하자 기각 취지에 따라 추징보전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다시 "스탠퍼드대가 범죄수익을 돌려주지 않을 리 없다"고 기각한 것이다.
법무부 출신인 한 전직 검사장은 "법원이 이런 식으로 알 수 없는 이유를 대며 재산보전청구를 기각하면 해외 범죄수익 환수는 진행 자체가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직 간부도 "문제의 200만달러 환수는 미국 측이 '알아서' 해 주기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말했다.
200만달러 보전 청구가 모두 기각되자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국정원장 퇴임 후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에 자신이 체류할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국정원 예산 200만달러를 빼돌린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등)로 원 전 원장을 추가 기소했다.
[채종원 기자 / 부장원 기자]

Wednesday, August 29, 2018

근로자가구 2분기 소득, 10년래 최대 증가..소득주도성장 효과 뚜렷

[TOM칼럼]
통계청의 2018년 2분기 가계소득동향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언론은 온통 저소득층과 고소득층간의 소득 격차가 확대된 결과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전체가구의 올해 2분기 평균 소득이 4.2% 늘어나 6년래 최대폭으로 증가하고 지난 2년간의 0%대 소득 정체에서 벗어난 사실에 대해선 일절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특히 전체가구의 60%를 차지하는 근로자가구의 2분기 평균 소득이 10년래 최대폭으로 증가하는 등 근로자가구의 소득 개선 효과가 올해 뚜렷하게 나타난 사실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안 보는 건지 못 보는 건지 도통 알 수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구주가 임금근로자인 가구(전국 2인 이상 가구 대상)의 올해 2분기 평균 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해 2008년 이후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2003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증가액으로는 사상 최대다. 지난해 근로자가구의 평균 소득은 0.4% 감소했었다.
또한 근로자가구의 소득은 소득분위에 상관없이 전분위에 걸쳐 증가했다. 특히 소득 하위 20%(1분위) 근로자가구의 올해 2분기 소득은 작년보다 6.0% 증가해 저소득 근로자가구의 소득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1분위 근로자가구의 소득이 과거 2년간 줄곧 감소했고 하락률도 소득분위 통틀어 가장 컸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저소득 근로자가구의 소득 개선은 괄목할 만한 결과다.
중산층에 해당하는 3분위 근로자가구는 소득이 지난해 감소했지만 올해 2분기엔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3분위 근로자가구의 월 평균 소득(월급)은 443만5470원으로 이를 연소득(연봉)으로 환산하면 5322만5640원에 해당된다. 소득 상위 20%(5분위) 근로자가구는 올해 2분기 소득이 13.4% 늘었다.
그런데 근로자가구의 소득 증가는 올해 1분기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당시에도 언론은 이 같은 결과에 무관심했다.
올해 1분기 근로자가구의 평균 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해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증가액으로는 사상 최대였다.
1분위 저소득 근로자가구의 소득은 올해 1분기 0.2% 증가해 과거 2년간의 소득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작년에 소득이 감소했던 2분위 근로자가구도 올해 1분기에 소득이 0.6% 늘어 소득 개선이 나타났다. 3분위 근로자가구의 1분기 소득은 작년보다 3.9% 늘었다.
이처럼 근로자가구의 경우 올해 들어 소득 증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1분기와 2분기 모두 평균 소득이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득 전분위에 걸쳐 소득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언론과 야당은 이런 결과를 외면하고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실패했다며 맹공을 퍼붓고 나아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폐기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모든 가구에서 효과가 있진 않았다. 자영업자와 무직 등이 포함된 근로자외가구의 경우엔 소득 개선 효과가 미미했고, 특히 저소득 근로자외가구는 오히려 소득이 크게 감소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수혜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외가구는 전체가구의 40%를 차지한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지난 28일 국무회의에서 소득주도성장의 기반이 마련되기 위해선 근로자가구뿐만 아니라 근로자외가구의 소득도 함께 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한 보완대책을 강조했다. 근로자가구와 달리 저소득층 근로자외가구의 소득이 많이 감소한 사실은 문 대통령의 말대로 “아픈 부분”이고 또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부족한 점"이 있었던 탓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분명 어폐가 있다. 저소득 근로자외가구의 소득 감소를 두고 소득주도성장이 실패한 정책이라고 비판하면, 근로자가구의 소득 개선에 대해선 뭐라고 말할 것인가.
근로자외가구의 소득 악화만 비판하고 근로자가구의 소득 증가 사실을 외면하는 것은 경제정책을 평가하는 적절한 방식도 아니고, 경제통계를 보도하는 올바른 행태도 아니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는 게 바로 확증편향(confirmation bias)이다.
이코노미스트실

원세훈 또 기소..이번엔 '국정원 돈으로 집 수리' 혐의

강남 소재 건물에 호화 주거 공간 마련해
美대학교 연구소 측에 국정원 자금 송금
국정원 뇌물 및 불법 사찰 등 재판 계속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지난달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07.20.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원세훈(67) 전 국정원장이 국가정보원 자금으로 서울 강남 소재 호화 사저를 마련한 혐의 등으로 또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30일 원 전 원장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국고등손실) 혐의로 기소했다.
원 전 원장은 지난 2010년 10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서울 강남 소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 건물 18층에 자신과 아내가 기거할 공간을 건축·리모델링하기 위해서 국정원 자금 7억8333만원을 동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정원장의 공관 등 외부 주거 공간은 ▲사업계획 수립 ▲예산 배정 등 절차를 거쳐야 하고, 예산 집행 과정에서는 국정원 시설관리팀의 공사 관리·감독이 수반돼야 한다.
그러나 원 전 원장은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전략연 측에서 반대 의견을 냈지만 이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공간은 지난 2014년 11월 전략연의 업무공간으로 다시 원상복구 됐다.
원 전 원장은 또 지난 2011년 7월부터 12월 사이에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측에 한국학 펀드 설립 명목으로 국정원 자금 미화 200만 달러(한화 약 23억원)을 전락연 명의로 송금한 혐의도 있다.
조사결과 원 전 원장은 국정원장 퇴임 후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아태연구소에 자신이 체류할 자리를 마련하기 위한 목적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원 전 원장은 퇴임 직전인 지난 2013년 3월 아태연구소로부터 펠로우(객원연구원)로 초빙됐지만, 출국금지 조치로 무산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말부터 원 전 원장이 수감 생활을 하고 있는 구치소, 전략연,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물적 증거를 확보했다. 아울러 원 전 원장과 그의 아내 이모씨 등을 소환조사하면서 관련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가 안보라는 한정된 목적으로 엄격히 집행돼야 할 국정원 자금을 부부가 사적으로 사용할 강남 호화 사저 마련과 퇴임 후 미국 생활 기반 마련 목적으로 사용한 게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원 전 원장은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 작성 지시 및 민간인 불법 사찰 관여, 국정원 자금 뇌물 제공 및 MBC 인사 불법 관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해서는 이미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 최종 형량을 확정받았다.
naun@newsis.com

문정인 "종전선언, 주한미군 철수나 한미동맹과 관계없다" "종전선언은 되돌릴 수 있는 조치…한미 긴밀한 협의 중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29일(현지시간) "종전선언은 주한미군 철수나 한미동맹 문제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과 국제교류재단(KF)이 공동 주최한 한미동맹 관련 비공개 세미나에 참석, 연합뉴스 특파원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북미 협상과 관련해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선언을 받아줄 경우 주한미군 철수, 나아가 한미동맹 균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미 조야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발언으로 보인다. 문 특보는 교착국면인 북미 대화에 물꼬가 트이려면 북한은 핵물질 생산 중단과 핵 신고를 하고, 미국은 종전선언에 응하는 방식으로 북미 간 동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 특보는 특히 '종전선언 4대 요소론'을 주창하며, 종전선언이 주한미군과 한미동맹 문제로 귀결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전선언의 첫 번째 측면은 1953년 정전협정 이후 65년째인 전쟁 상태를 '상징적인' 차원에서 종식하자는 것이며, 둘째는 남북 및 북미 간 적대관계를 청산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셋째는 법적 효력이 있는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전까지는 군사분계선(MDL)과 유엔군사령부를 포함한 정전협정을 유지하고, 마지막으로 비핵화와 평화체계를 연계해 나가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그러면서 "한미가 긴밀한 협의를 하면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시사지 애틀랜틱은 문 특보가 인터뷰에서 종전선언은 불가역적인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되돌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문 특보는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선언문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미군 철수를 요구할 수 있지만, 미국뿐 아니라 한국도 그것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간의 죽음을 제외하면 되돌릴 수 없는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고 애틀랜틱은 전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 외교전문 칼럼니스트 조시 조긴은 지난 27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 무산 배경을 진단하는 칼럼에서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종전선언을 하는 데 반대했다"고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Tuesday, August 28, 2018

[단독]박근혜 청와대, '촛불' 초기부터 계엄령 검토했다

서울신문]군검 합수단, 2016년 10월 작전명 ‘희망계획’ 문건 확인
기무사 문건 초기부터 개입한 개연성 커져
2017 인권상 받은 대한민국 촛불시민. 서울신문 DB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 의혹’을 수사 중인 군검 합동수사단이 촛불시위가 막 시작되던 시점인 2016년 10월 청와대에서 계엄령을 선포하는 방안을 담은 ‘희망계획’이라는 문건이 존재한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문건에는 특히 유사시 계엄사령관을 육·해·공군에 대한 군령권을 지닌 합동참모의장이 아니라 육군참모총장으로 기술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기무사와 같은 문건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 관계자는 28일 “청와대에서 2016년 10월 작성된 일명 ‘희망계획’이 어떤 경위로 작성됐는지 여러 각도에서 확인 중”이라면서 “기무사 계엄령 문건과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작성한 ‘희망계획’은 기무사가 작성한 ‘전시 계엄 및 합수 업무 수행 방안’과는 별도로 합수단은 이 문건이 청와대와 기무사를 연결하는 고리로 보고 작성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합수단은 지난주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국방비서관실에서 근무한 관계자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 청와대가 촛불집회 초기 국면부터 계엄령을 선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문서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기무사가 독자적으로 계엄령을 검토한 것이 아니라 초기부터 청와대가 깊숙이 개입했을 개연성이 더 커졌다. 청와대의 ‘희망계획’과 기무사 계엄령 문건은 모두 계엄령을 검토하는 내용이 포함됐고 계엄사령관은 육참총장이 맡고 작성 시기도 촛불집회 국면으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합수단은 ‘희망계획’과 계엄령 문건의 연관성이 확인되면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합수단 관계자는 “김 전 실장 조사에 대한 필요성을 검토 중이며 필요한 단계가 되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수단은 ‘희망계획’ 문건이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돼 국가기록원으로 이전됐다는 관계자의 진술에 따라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열람할 계획이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이나 관할 고등법원장이 해당 기록물이 중요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영장을 발부하면 사본 제작이나 열람을 허용하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Monday, August 27, 2018

청와대, 논란 뻔히 짐작하고도 통계청장 교체 이유는 가계동향조사 신뢰성 문제 있다는 신호 주면서 소득주도성장 기조 변화 없다 강조

청와대가 황수경 전 통계청장을 전격 교체하면서 논란이 확산 중이다. 청와대는 26일 신임 통계청장에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정권이 경제정책 책임자의 잘못을 묻지 않고 엉뚱한 사람을 경질했다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앞으로 통계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정권 차원에서 구미에 맞게 통계를 조작하려고 작정한 것이 아니라면 이런 인사는 결코 할 수 없다”고까지 했다.  

황 전 통계청장 체제 아래 나온 가계동향조사 결과가 소득주도성장 정책 기조에 반하는 내용이 나왔기 때문에 황 전 청장을 교체할 경우 충분히 논란이 일 것을 청와대는 짐작했을 수 있었다. 논란을 감수하고라도 통계청장을 교체하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과 장하성 정책실장은 지난 주말 연이어 소득주도성장 정책기조 방향을 수정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나온 카드가 통계청장 교체다.  

이명박 정부 시절 김대기 통계청장이 1년 1개월 만에 물러난 적이 있지만 이후 통계청장들은 1년 8개월 이상 근무했다. 교체시기로 따져도 황 청장이 13개월 정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난 것은 이례적이라는 얘기다.  

청와대는 공식적으로 ‘이번 인사는 경질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청와대가 신임 통계청장으로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임명하면서 내놓은 입장을 보면 기존 황수경 전 통계청장 체제 아래 나온 통계 결과에 불만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청와대는 강신욱 신임 통계청장을 “경제학자 출신으로 소득분배, 빈곤정책, 사회통합 분야에 정통한 통계전문가”라며 “신규 정책수요를 반영한 새로운 통계지표 발굴, 조사방법 개선 등 신뢰성 있는 통계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통계청을 국가데이터 허브로 거듭나게 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역으로 말하면 황수경 전 통계청장은 신뢰성 있는 통계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말로도 해석된다.  

문제의 통계는 1·2분기 소득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소득 결과다. 통계청은 해당 시기 각각 8%, 7.6% 소득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고, 그 결과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와의 격차가 벌어져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 같은 통계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고용률 악화, 저소득층 소득 감소, 그리고 소득주도성장 폐기 주장으로까지 확산됐다.  

그런데 이 같은 통계를 두고 통계청 안팎으로 논란이 크게 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통계 문제점을 주도적으로 제기한 인사가 신임 청장으로 임명된 강신욱 연구위원이다.

강 연구위원은 지난 16일 한국노동연구원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공동 주관한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해 2017년도부터 실시한 가계동향조사의 표본이 바뀌어 그 이전 조사와의 직접 비교는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통계의 신뢰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말이다.  

강 연구위원이 제출한 토론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가구 소득 조사의 표본과 방식이 변화됐다. 2016년의 경우 기존 시계열과 동일하게 표본을 교체하고 가계부 기장 방식을 썼지만 2017년부터 표본이 8700가구에서 5500가구로 감소하고, 분기단위로 공표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그리고 2018년엔 다시 8700가구로 표본을 확대했다. 해당 표본은 2017년도 계속 표본과 2018년 신규 표본으로 구성됐다.  

표본 변화로 1분기 고령층 비율은 18.1%에서 19.2%로 증가했다. 소득하위 20%인 1분위 가구 중 연령 65세 이상 가구의 비율로 따지면 2017년 1분기 67.3%였던 것이 2018년 67.8%로 상승했다.
강 연구위원은 “2018년 1/4분기의 가구 소득분배 악화는 데이터의 변화, 분기 단위의 변화라는 점을 감안하고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가구 구조의 변화, 노동시장의 변화가 종합적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소득 계층별 구성 변화가 동시에 진행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같은 토론회에서 홍민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8년 추가된 표본의 분위별 비중(1인 가구 포함으로 변동)을 분석한 결과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에서만 추가표본의 비중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1분위에서 추가표본 비중은 71.8%로 나타났는데 다른 분위의 비중은 평균 59.2%로 나왔다. 다시 말해 표본 추가시 소득이 매우 낮은 1분위 가구의 표본이 많이 포함됐다는 얘기다. 홍민기 연구위원은 또한 1분위 추가 표본의 특징으로 20대 가구주의 추가 비중이 80.3%로 매우 높다는 점, 1인 가구의 추가 비중이 63.2%로 약간 높다는 점, 20~30대 1인 가구와 2인 가구가 추가 표본에 많이 포함됐다는 점을 들었다.  

결론적으로 홍 연구위원은 “가계동향조사 2018년 표본 추가 시에 저소득 가구가 많이 포함됐다”며 “가계동향조사가 고소득을 잘 포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그동안 많이 제기됐지만 고소득 가구 대신에 저소득 가구를 많이 포함시키는 것이 소득 대표성을 높이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조사 자료인 분기 통계(2018년 변경)를 둘러싸고 과한 해석과 논란이 발생했다. 소득분배 추세 변화에는 10년 이상의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장기적인 시각에서 소득 변화 통계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2018년도 표본 가구수를 변화시키면서 저소득 가구수를 과대 대표하는 우를 범해 최하위 소득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고, 최상위 소득과 간극이 더욱 벌어진 통계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
▲ 문재인 대통령.
토론회에 나온 박상영 통계청 사회통계국 복지통계과장은 “수십 년 동안 이어온 가계동향조사라는 중요한 통계에 혼선과 불신을 야기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참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표본 수가 증가했다고 하면 이에 대한 설명과 함께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겨놨어야 했는데 이를 간과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고 시인한 것이다.

청와대가 전격 통계청장을 교체한 것도 통계청 자료의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해선 논란이 있더라도 서둘러 인사를 하는 게 맞다고 결론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청와대가 나서 기존 통계자료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는 순간 불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통계청장 교체를 통해 에둘러 신뢰성 논란을 환기시키면서 소득주도성장 기조에도 변화가 없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원문보기: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44239&lbFB=003ef49569391ee9c47f22f528bacd9#csidx9a28d533757b1d7831c04e71121fa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