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도하/카타르)
"아라비안 심판들의 판정이 불만이다." 카타르와 준결승전 직전, 이란 대표팀을 이끄는 아미르 갈레노이 감독의 입에서 볼멘 소리가 터져나왔다. 중동팀끼리 똘똘 뭉쳤던 모습은 어디 가고, 어쩌다 이런 불만이 나오게 됐을까?
8일(한국 시간),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결승 대진이 결정됐다. 카타르가 아시아 2위 이란을 3-2로 꺾고 결승에 진출하면서, 한국을 2-0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오른 요르단과 만나게 됐다.
이란은 대회 내내 판정 불만을 표현해왔다. 카타르와 4강전에서도 이란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울 판정이 나왔다.
대표적인 장면을 꼽자면, 추가시간 수비수 쇼자 카릴자데가 아크람 아피프를 몸으로 밀어 넘어트린 뒤 다이렉트 퇴장을 당한 것이 있었다. 경고에서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쿠웨이트 출신 주심은 VAR을 체크한 뒤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4강에 오른 팀 중 한국을 뺀 요르단, 카타르, 이란은 모두 중동 국가다. 그러나 같은 중동이라는, 지리적인 관점에서만 이들을 바라봐서는 안 된다. 이란을 제외한 22개국이 '아랍 연맹(League of Arab States)'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뭉쳐있기 때문이다.
아랍 연맹엔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카타르, 오만, 팔레스타인 등이 속해 있다. 이집트나 알제리, 모로코 등 아프리카 국가도 있다. 이번 대회에 나선 중동팀 대다수가 여기에 속했다. 이들과 사이가 썩 좋지 않은 이란은 사실상 고립돼있다.
이란은 팔레스타인과의 조별 리그 C조 1차전에서 카타르 주심, 홍콩과의 조별 리그 2차전에서 시리아 심판을 만났다. 팔레스타인과 시리아 모두 아랍 연맹 가입국이다. 국제대회에서 그럴 리 없겠지만, 이란이 판정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는 것도 일견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CNN의 중동 판은 "카타르가 이란을 넘었다. 요르단과 아시안컵에서 '아랍 파이널'을 치른다"라는 제호의 기사를 게재했다. 그러면서 '버건디 색'이라는 뜻의 '안나비' 카타르와 '용감한 신사들'이라는 뜻을 지닌 '알 나샤마' 요르단의 맞대결을 기대했다.
아랍컵을 연상케 하는 아시안컵 결승전은 오는 11일 새벽 0시(한국 시각), 카타르 루사일에 위치한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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