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요즘 누가 웨이브 보나요?”
한때 넷플릭스의 대항마 꼽혔던 국내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부동의 토종 1위자리도 티빙과 쿠팡플레이에 빼앗겼다. 심지어 한국에서 외면 받아 왔던 디즈니플러스(디즈니+)에 까지 밀릴 상황이다. 사실상 꼴찌 추락이 현실화 되고 있다.
국내 최대 통신사 SK텔레콤과 지상파3사가 이끌고 있는 웨이브의 꼴찌 추락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18일 시장 조사업체에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국내 OTT 월 이용자수(MAU)에서 디즈니플러스(디즈니+)가 지난 9월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의 흥행을 등에 업고, 웨이브를 넘볼 정도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 이용자수 1100만명에 달하는 넷플릭스가 절대강자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티빙과 쿠팡플레이가 400만명 수준으로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
왓챠가 거의 폐업 상태임을 감안하면 웨이브가 디즈니+에 까지 밀릴 경우 사실상 국내 꼴찌로 추락하게 된다.
특히 9월 디즈니+의 MAU는 약 394만명으로 전달(269만명) 보다 46% 이상 급증했다. 웨이브(약 422만명)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웨이브는 SK텔레콤과 지상파 3사(KBS·SBS·MBC)가 손잡고 설립한 OTT 플랫폼이다. 지상파 3사가 제작한 콘텐츠를 장소·시간 제약 없이 볼 수 있다는 매력을 무기로 출시 후 꾸준히 가입자를 끌어모았다. 넷플릭스에 이어 국내 시장 2위, 토종 OTT 중에선 선두를 오랜 시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올들어 뚜렷한 ‘킬러 콘텐츠’를 내놓지 못하며 이용자들의 이탈이 가속화 됐다. 지상파의 콘텐츠들이 OTT 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는 것도 주 요인이다.
드라마 ‘약한영웅’이나 예능 ‘피의 게임2’ 정도를 제외하곤 흥행 콘텐츠를 찾기 어렵다. 흥행 콘텐츠는 별로 없는데, 제작비만 크게 늘어나 지난해 적자만 1200억원이 넘게 발생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올해 역시 큰 폭의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웨이브는 연간 이용권 할인 이벤트로 구독자 확보에 나섰다. 올들어서만 네 번째 구독료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출혈을 감수하더라도, 구독자를 확보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오리지널 드라마 '거래' 공개 기념으로 오는 22일까지 스탠다드와 프리미엄 멤버십 연간 이용권을 각각 8만7500원, 11만1500원에 판매한다. 기존 가격이 10만9000원, 13만9000원인 점을 고려하면 약 25% 할인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는 커녕 국내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려 이대로 가다가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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