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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September 10, 2016

박근혜 4년, '국가채무,적자성채무,순국가채무' 역대 최고로 나타나...'충격' 이명박때 보다도 국가채무는 1.7배, 적자성채무는 1.9배, 순국가채무는 1.7백 증가

'무지한' 박근혜 집권 4년째, 우리나라의 국가채무, 적자성채무, 순국가채무 모두가 역대 최고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경기 군포시갑, 안전행정위원회 위원)은 정부가 지난 9월 2일 국회에 제출한 2017년 정부예산안 및 부속서류를 검토한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7일 밝혔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7년 정부예산안에서 국가채무는 682.7조원, 국민세금으로 갚아야 할 적자성 채무는 397.5조원, 적자성채무 중에서 국민의정부때 기업에 투입된 공적자금의 국채전환분을 제외한 순국가채무는 349.1조원으로 나타났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박근혜정부 임기 5년 동안 국가채무는 239.6조원, 적자성채무는 177.5조원, 순국가채무는 174.8조원 증가한 것이다.  

국민 1인당으로 환산하면 2017년 정부예산안의 1인당 국가채무는 1,339만원, 1인당 적자성채무는 780만원, 1인당 순국가채무는 685만원으로 박근혜정부 임기 5년동안 각각 453만원, 340만원, 336만원 증가한 것이다. 

순국가채무는 국가채무 내역 중에 외평채, 국민주택기금 채권, 공적자금 국채전환과 같은 금융성 및 기업대상 채무는 배제하고, 일반회계 적자보전, 지방정부 순채무, 기타 등 정부가 적자를 메우기 위해 발행한 채권을 의미하는데 1인당 순국가채무는 대한민국 국민이 각자 세금으로 갚아야 할 금액을 의미한다.  
 
국가채무추이.출처=김정우 의원실  

김 의원은 “국가채무, 특히 재정지출을 위해 부족한 재원을 메우기 위해 발행한 적자성채무나 순국가채무 규모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도 문제이지만, 역대 정부별로 비교했을 때 박근혜정부 임기 5년동안 증가규모가 가장 크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명박정부 동안 증가액과 박근혜정부 임기동안 증가액을 비교하면 국가채무는 1.7배, 적자성채무는 1.9배, 순국가채무는 1.7백 증가한 것으로 박근혜정부가 알뜰한 나라살림을 약속하면서 135조원의 공약가계부를 마련하였다고 하지만 재정운용 결과를 보면 역대정부 최고로 나라 빚이 증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인해 갈수록 증가하는 복지수요, 한반도 특수성을 감안한 국방비 수요, 그리고 경제를 견인해야 하는 재정의 역할 등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재정지출 규모는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2016년 기준 18.9%로 전망되고 있는데 OECD 평균 24.7%(2012년 기준)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담뱃세, 부가가치세 같은 간접세 인상보다 세부담 여력이 있는 계층을 대상으로 한 직접세 인상 등으로 세입을 확충하고, 고강도의 재정지출 조정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우병우 사수 ‘작전세력’이 된 언론” “우병우 지키려 여론 교란하는 청와대와 ‘청부업자’로 전락한 언론”

김종대 “김정은 제정신 아냐? 감정적으로 말하는 대통령도 불안” “모르는 게 비상사태…한민구, 리튬·삼중수소가 뭔지 아예 못알아들어” ..평양이 지도에서 없어질 상황이라면 서울은 지도에서 남아 있을까”

 
▲ 북한의 핵실험으로 라오스 방문중 조기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이 9일 밤 청와대에서 국가안정보장회의(NSC)를 소집,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뉴시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김정은의 정신상태는 통제 불능”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저렇게 감정적으로 말하는 대통령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아무런 정보도 없고 체계적인 위기관리 방향도 없이 감정적으로 말한다”며 이같이 우려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김정은은 제정신이 아니다”라며 생뚱맞게 “국론 분열세력과 불순세력을 철저히 감시하라”고 말하는 그 의도가 뭔지도 아리송하다”고 의구심을 보였다.

또 박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로 규정한 것에 대해 “지금이 왜 비상사태인지, 근거가 없다, 딱히 북한에 대해 조치할 만한 것도 없다”면서 “정작 비상사태는 우리가 아는 것이 없다는 데 그 이유가 있는 것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9일 열린 국방 상임위원회에서 국방부의 답변을 들으니 북한 핵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기나 한지, 도무지 모를 지경”이라며 “합동참모본부에서 북한에 대한 전략정보를 장관에게 제대로 보고하는지 조차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전문가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이용해서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한 것인가, 만일 그것이 성공한 것이라면 핵탄두 소형화가 더 앞당겨진 것 아닌가”라며 “이를 판단하려면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추출하는 5MWe 흑연감속 원자로의 가동상태와 삼중수소를 추출하는데 필요한 리튬6를 광산에서 채굴했는가 여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북한의 제5차 핵실험 관련 국방위원회 긴급 전체회의에서 류제승 국방정책실장과 회의 시작 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어 김 의원은 “그런데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리튬이 뭔지, 삼중수소가 뭔지 아예 알아듣질 못했다”며 “처음에는 그런 걸 왜 묻는지 “질문하는 의도를 모르겠다”고 하다가 재차 질문하니까 “그건 실무 수준에서 파악해야 할 문제”라며 자신이 왜 그런 걸 확인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자세한 내용은 “정밀분석을 해 봐야 안다”고 대충 넘어가는 것”이라며 “지난 4차 핵실험을 한 지 8개월이 지나도록 정밀분석이 안 되는데 이번에는 정밀분석이 된다는 그 어떤 보장도 없다”고 꼬집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11일 “북한의 핵사용 징후에 대한 잘못된 판단의 위험은 없을까. 평양이 지도에서 없어질 상황이라면 서울은 지도에서 남아 있을까”라며 “북의 핵과 미사일이 평양에서 발사되는 것은 아닐텐데 말이다”라고 의문점들을 지적했다.

유 평론가는 “북핵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라는 것이 고작 ‘너 죽고 나 죽자’는 것 이외에 아무 것도 없음에 절망하고 또 절망한다”고 개탄했다.

  
  
  
  

[관련기사]

朴, 안보무능 들통나니 ‘불순세력’ 운운…공안정국 조성? 北 5차 핵실험 강행 당시 국가안보 책임자들 어디에?.. SNS “선조‧이승만 떠올라”


북한이 5차 핵 실험을 강행하자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저녁 라오스에서 3시간 정도 조기 귀국해 청와대에서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김정은의 정신 상태는 통제 불능”이라고 원색 비난하며 사실상의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국민을 “불순세력”으로 규정, 관계 당국에 “사회불안 조성자들에 대한 철저한 감시”를 주문하기도 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날 군과 정보 당국은 “한국 정부가 핵실험 징후를 포착하고 대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9월9일 오전 9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것은 몰랐지만 징후는 충분히 포착해 대비하고 있었다는 것.
하지만 국가안보를 책임져야 할 박 대통령은 물론 황교안 국무총리와 홍용표 통일부 장관도 서울에 없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는 “여러 전문가가 오늘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예측을 했음에도 총리․통일부 장관들이 지방 행사에 참가하고 있어서 촌각을 다투는 NSC가 핵실험한 지 두 시간 만에나 열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북 정보수집 및 분석력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5차 핵 실험은 기상청으로부터 최초 통보받았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1년에 40조원을 국방·정보 예산으로 쓰면서 기상청으로부터 핵실험을 최초 통보받은 군과 정보기관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무능한 정부의 대북정책을 공안정국으로 무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국가안보 책임자들이 모두 자리를 비우고도 ‘불순세력’ 운운하는 박근혜 정부의 태도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네티즌들은 “최고의 안보는 외교이고 남북대화다”, “있었으면 뭘 할 건데? 군 면제자들끼리 모여서”, “무능의 극치, 무책임의 극치”, “썩을 안보팔이들”,

“세월호처럼 국민 버리고 삼십육계 아몰랑인가요?”, “나라가 위급할 때 서울을 뜨는 것은 이승만이가 전통을 만들었네”, “북풍 종북 이용한 나라도둑질 중단하라”, “국민들에게는 북한 핵의 위협을 강조하고 그들은 태평하고, 전쟁 나면 다 도망 갈 거지?”,

“아무 하는 일 없이, ‘안보 안보’ 하면서 세금만 축내는 기관이 있다, 40조.. 저 돈이면 외국에 용역 주고 기관폐쇄 시켜라”라는 등 비판을 쏟아냈다.  

[관련기사]

<北 핵실험> 美본토공격 우려 점증.."머지않아 시카고 공격가능"(종합) 전문가들 "2020년이면 믿을만한 ICBM 제조능력..핵탄두 100기까지 가능"

전문가들 "2020년이면 믿을만한 ICBM 제조능력…핵탄두 100기까지 가능"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은 5차 핵실험 후 미국에서 미 본토가 공격받는 시나리오가 부각되고 있다.
북한의 빠른 핵·미사일 전력개선으로 미뤄 이런 무기가 미국을 향하는 시점은 그리 멀지 않을 것 같고, 따라서 더이상 도외시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면서 "불량정권은 멀지 않아 미국 시카고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핵으로 무장한 북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WSJ은 "장거리 미사일의 비행 중 온도변화와 진동을 견딜 수 있는 탄두 등 중요한 문제점이 여전히 있지만, 북한은 예상보다 빠르게 기술적인 문제점을 개선해왔다"며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군사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2020년이면 핵탄두가 장착된 '믿을만한 ICBM'을 제조할 기술을 갖출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이때쯤이면 핵탄두를 최대 100기까지 만들 수 있을 정도의 핵물질을 축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간 보스턴 글로브는 이 같은 전망에 근거해 불과 4년 뒤면 미국의 주요 도시들이 북한의 위협을 받게 될 가능성을 주목했다.
NYT는 북한이 작고 빠르고 가볍고 놀랄 만큼 성능이 개선된 '완벽한 미사일개발에 매달려왔다고 말했다.
북한 미사일 전문가인 미국 항공우주연구기관 에어로스페이스의 존 실링 연구원은 "이것은 더이상 무시할 수가 없는 문제"라면서 "차기 대통령의 우선순위 과제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들과 민간기관의 분석가들은 최근 몇 년간 위성사진과 북한이 제공한 사진을 분석하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마다 성능 개선 여부를 추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의 사거리와 속도, 그리고 발사 후 연기(plumes)의 색깔 변화를 살폈다.
전문가들은 최근 발사에서 연기가 훨씬 선명하게 형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이로 미뤄 북한이 개선된 추진체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quintet@yna.co.kr

전문가 인터뷰] "한국은 북 지도부 '정밀 타격' 능력 없다..답은 대화뿐"

[경향신문]
미 캘리포니아 몬터레이의 미들버리 국제문제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연구원
미 캘리포니아 몬터레이의 미들버리 국제문제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연구원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해 “북한의 발표를 믿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은 최소한 한국, 일본, 괌 미군기지 등에 대한 핵 보복 공격 능력을 갖췄으며, 미국 본토 타격 능력에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이제 미국은 점점 더 북한과 대화를 시작해 핵 동결이라도 할 것인지, 아니면 북한의 핵·미사일 시설과 지도부 ‘정밀 타격’으로 더 큰 파국을 막아야 할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캘리포니아 몬터레이의 미들버리 국제문제연구소의 비확산론자 제프리 루이스 연구원은 10일(현지시간) e메일 인터뷰에서 “특히 한국의 일부 당국자들이 북한 지도부를 정밀타격함으로써 핵 보복 공격 명령을 차단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는 것 같다”며 하지만 이것은 매우 위험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정밀 타격을 피한 북한 미사일은 한국과 일본을 타격하는데 쓰일 것”이기 때문이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결정 이후 더 분명해진 미·중 간의 전략적 긴장 때문에 북한의 레짐체인지 가능성도 낮은 상황에서, 대화를 통해 북한의 핵 개발을 동결하는 것이 그나마 최선의 선택지라고 말했다.
-북한은 5차 핵실험을 통해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북한의 능력을 어떻게 평가하나.
“어떤 나라든 핵실험을 5번 하면 미사일에 적합할 정도로 충분히 소형화된 핵탄두를 만들 수 있었다. 북한이 그것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지금까지 핵실험을 5번 이상 한 나라는 북한까지 6개국에 없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북한은 이미 한국, 일본은 물론이고 태평의 섬들까지 보복 공격을 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갖는 전략적 의미는 무엇인가.
“북한은 지역 수준의 핵 전력을 배치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서울-인천과 부산, 그리고 동북아의 미군기지나 항만, 비행장 등을 타격함으로써 타국의 공격을 격퇴할 수 있게 된다. 북한은 그러한 2차 타격 능력의 보유, 특히 미국을 위협할 ICBM을 작은 규모라도 보유하게 되면 침략을 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 북한은 사담 후세인처럼 대응하지는 않을 것이며, 이미 가진 능력으로 그런 공격을 억지하려고 한다. 하지만 북한이 억지에 실패했다고 판단한다면 핵무기를 쓸 것이다. 그것은 서울을 때리고, 부산을 때리고, 주일미군 기지를 때릴 것이다. 그러한 핵 보복 공격의 충격이 우리가 함부로 공격하지 못하게 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 결의 등을 통해 추가 제재 조치를 취해 김정은 체제에 대한 압력을 높이고 사드 배치 등으로 역내 동맹국들의 방위를 재확약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만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차단할 수 있나.
“우리의 정책들로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지 못할 것 같다. 미사일방어와 다른 군사적 역량이 얼마간 보호를 제공해줄 수는 있겠지만 한국, 일본은 북한의 핵 무장 미사일에 점점 더 취약함을 느낄 것이다.”
-제재가 북한 핵개발을 막는데 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고, 중국의 정책이 조만간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미국은 무엇을 할 수 있나. 우리는 점점 더 군사적 타격과 대화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다고 보나.
“그렇다고 본다. 정밀 타격의 문제는, 타격에서 살아남은 북한 미사일이 한국과 일본을 타격하는데 쓰일 것이라는 점이다. 내가 보기에는 일부 관리들, 특히 서울의 일부 관리들은 북한 지도부 정밀 타격으로 수뇌부의 목을 잘라내(decapitate) 핵무기 공격 명력을 막아낼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는 것 같은데, 매우 위험한 전략이다. 우리(미국)는 한국의 일부 당국자들이 김정은을 죽일 수 있다는 생각으로부터 벗어나도록 설득해야 할 지도 모른다. 그들(한국)의 미사일 능력이 그렇게 대단하지 않다는 점을 납득시켜야 한다. 우리가 이라크 자유 작전 초기에 사담 후세인을 죽이려고 시도해봤지만 놓쳤다. 김정은은 후세인과 달리 핵무기를 갖고 있고, 그 때처럼 놓치면 그것으로 끝장이다.”
-협상을 통한 해법을 하기에는 너무 멀리 온 것인가. 차기 미 행정부에게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조언하겠는가.
“북한은 대개 자신이 개발하지 않은 능력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 약속을 얻어내는 대가로 기꺼이 포기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미 개발한 능력은 그런 약속과 맞바꾸지 않으려 했다. 따라서 비핵화 전망은 매우 암울하다. 우리가 바랄 수 있는 최선은 일단 협상을 통해 이미 진전될대로 진전된 북한의 핵 개발을 동결시키는 것이다.”
<워싱턴|손제민 특파원 jeje17@kyunghyang.com>

"미국, 핵동결 전제로 북한과 협상해야" "추가 제재하면 전면적 갈등 몰고올 것" ....미국은 북한에 핵보유국 인정하고 한국에 핵무기 배치하는게 최선!! 그러면 북한은 핵무기실험을 하지 않을것임 !!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미국 정부는 추가제재냐, 대화냐 라는 '불편한 선택'에 직면하게 됐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강도 높은 대북제재를 취하자니 동아시아에 갈등이 심화할 것이고, 반대로 협상으로 돌아서자니 도발을 거듭한 북한 정권과 핵동결을 놓고 '거래한' 전임 정부들의 선택을 반복하는 꼴이라는 것이다.

이 신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날짜 사설에서는 북한의 우방 중국 때문에 추가 대북제재 효과를 낙관하기 어렵다면서, 종국에는 협상으로 북한의 핵 동결을 끌어내는 것을 최종 선택지로 제시했다.

NYT는 '북한에서의 대형 폭발, 미국의 정책에 큰 의문을 던지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북한에 대처했지만, 이번 5차 핵실험으로 '이런 접근법이 실패했느냐', '북한이 핵폭발의 기초를 습득했느냐'는 등의 의문은 이제 제거됐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의 취한 대북제재 확장이 북한의 핵발전을 제어하는 데 분명히 실패했다고 진단했다.

이 신문은 5차 핵실험에 따라 제재 강화로 가닥을 잡은 미국과 우방이 북한을 오가는 물품운송 전면 차단, 북한의 금융시스템 접근 봉쇄 등의 강공책을 내놓을 수 있겠지만, 이는 금세 '전면적 갈등'을 몰고 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한국, 미국, 일본 정부가 의도하지 않았던 것일 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전쟁에 대한 공포를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이와 반대로 제재가 아닌 다른 대안들을 선택할 여지도 있다.

대표적으로 북한이 요구하는 의제를 놓고 협상을 재개하는 것이다.

다만, 이는 위험도가 높고 다소 미국에는 불쾌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으로부터 핵 프로그램 해제를 보장받지 않고, 도발을 거듭해온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보상'을 해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미 전문가들은 북한 핵폭발이 좌충우돌한 초기를 지났고, 미사일 능력은 지난 2년간 기술적으로 진전됐다면서 북한이 미국 본토 위협에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북한의 핵 개발은 이제 정권존립용이 아니라 제한적인 핵전쟁에서 승리하는 목표로 이동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추가제재에 반대했다. 그는 "제재로 북한에 고통을 가하면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해야 하는데 그것이 지금 분명히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달 한 강연에서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너무 늦었다. 뒤집을 수 없을 것"이라며 미사일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것을 현실적인 목표로 설정했다.

NYT는 11월 대선에서 당선되는 미국의 차기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취임할 때보다 훨씬 발달한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지금처럼 도발이 빈발한다면 새 대통령은 여기에 시급히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 신문은 '북핵의 조력자'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중대한 추가 대북제재'를 예고한 오바마 대통령의 전날 성명에 대해 "낙관하기 어렵다"며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사설은 "성공 여부는 중국이 북·중 교역 중단에 협력하느냐에 달려있는데 그렇게 할 것 같지 않다"고 했으며, 북한에 대한 물품운송 차단 등 추가 제재안에 대해서도 "그 자체의 위험을 드러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설은 "제재를 뛰어넘어, 오랜 해법들은 거의 예외 없이 어떤 형태로든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대화에 무게를 실었다.

나아가 "많은 전문가들은 현시점에서 유일한 현실적 목표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전면 폐기가 아니라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의 중지라고 말하고 있다"며 협상의 목표를 '핵 동결'로 설정했다.

"북한, 미치기는커녕 너무 이성적" "협상을 유리하게 끌어가기 위해 미치광이 행세"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 잇단 도발을 감행하는 배경에는 생존을 위한 이성적인 사고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북한은 미치기는커녕 너무 이성적이다'란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 도발의 밑바탕에 깔린 원인을 분석했다. 

전쟁 위협과 간헐적인 남한 공격, 유별난 지도자, 무모한 선전 등을 볼 때 북한이 비이성적인 국가인지 또는 그런 척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 때가 많다. 

최근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북한의 비이성적 태도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지만, 정치 전문가들은 대체로 "북한은 지극히 이성적인 국가"라는 답을 내놓고 있다. 

국가가 이성을 갖췄다는 말은 지도자가 언제나 최고와 최선의 도덕적 선택을 한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자기보호를 최우선에 놓고 국가이익에 따르는 게 이성적인 행동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이들은 약하고 고립된 국가인 북한이 약육강식의 국제사회에서 언제 굴복당할지 모른다는 불안 때문에 '호전성' 카드를 이성적으로 꺼내 들었다고 분석했다. 

미 서던캘리포니아대의 정치 전문가 데이비드 C. 강은 북한 지도자들이 국내외에서 하는 행동들이 혐오감을 자아내긴 해도 이성적인 자국 이익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일 통치 시절인 2003년에 보고서를 통해 이런 주장을 했는데 김정은이 정권을 잡은 지금도 유효한 분석이라고 설명했다. 

정치 전문가인 데니 로이도 "'미치광이 국가'나 '무모한 공격' 등 북한에 붙은 꼬리표가 자국 이익을 지키는 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치광이 이론'(Madman Theory)으로 북한의 행동을 설명했다. 호전성과 예측 불가능성으로 무장해 적들에게 미치광이로 비침으로써 협상을 유리한 국면으로 끌고 가고자 한다는 논리다. 

NYT는 "잔혹성과 차가운 계산은 상호 배타적인 게 아니며 서로 협력 관계에 있다"고 전했다.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 상태로 몰고 가는 것을 북한이 체제 유지를 위한 유일한 방편으로 본다는 지적이 많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등을 목도한 북한은 미군 기지와 남한을 선제타격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줘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핵 프로그램을 미국의 침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단으로 내세웠다. 

NYT는 북한의 전략이 "힘이 약한 국가가 강대국을 적으로 마주했을 때 평화를 이루기 위한 이성적인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또 북한이 핵 프로그램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군사와 정치적인 측면에서 분석했다. 

공식적으로 정전 상태인 한반도에서 북한은 구소련의 몰락으로 냉전체제가 사라지자 위기에 몰렸다. 유일하게 비빌 언덕인 중국이 서방과의 관계 증진에 나서면서 북한의 고립감은 더욱 커졌다. 

남한이 1990년대 들어 민주화와 경제 번영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북한의 입지도 점점 줄어들었다. 

북한 지도부는 이에 선군정치로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했다. 적의 군사 위협 앞에 경제적 빈곤과 반역자 처단 등은 북한 주민들에게 기꺼이 감수해야 할 요인으로 인식됐다. 

NYT는 선군정치를 토대로 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불규칙하고 때로는 실패도 했지만, 국제사회의 위기감 증폭과 자국 이익 실현 면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렇게 감정적으로 말하는 대통령도 불안" 김종대 "우리가 북핵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게 비상사태"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 5차 핵실험을 국가비상사태로 규정한 데 대해 "정작 비상사태는 우리가 아는 것이 없다는 데 그 이유가 있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이 왜 비상사태인지, 근거가 없다. 딱히 북한에 대해 조치할 만한 것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 5차 핵실험 성공 여부에 대해선 "전문가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지난 4차 핵실험에 이어 이번 핵실험이 과연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이용해서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한 것인가, 만일 그것이 성공한 것이라면 핵탄두 소형화가 더 앞당겨진 것 아닌가라는 판단에 있다"며 "이걸 판단하려면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추출하는 5MWe 흑연감속 원자로의 가동상태와 삼중수소를 추출하는데 필요한 리튬6를 광산에서 채굴했는가 여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핵 실험 하나만 볼 것이 하나라 핵관련 활동 전체를 종합해서 판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라며 "이것이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에 시기 판단의 기초가 되는 전략정보의 핵심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국방부에게 화살을 돌려 "국방부 반응은 '북한이 핵 실험을 하면 한 거지 자세한 알아서 뭘 할 거냐'는 식"이라며 "그냥 '우리는 북한 핵에 대해 아는 게 없다'고 고백하는 게 낮지 계속 뭘 빙빙 돌려 이야기하는데 신뢰할 만한 정보가 전혀 없다"고 비꼬았.

그는 박 대통령이 '불순세력과 국론 분열세력을 철저히 감시하라'고 한 데 대해서도 "그 의도가 뭔지도 아리송하다. 아무런 정보도 없고 체계적인 위기관리 방향도 없이 저렇게 감정적으로 말하는 대통령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라며 "도대체 뭘 알고서 대비를 하는 것인지, 아닌지 정부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더 이해가 가지 않는다. 도대체 뭣이 중한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호주는 월급 안주면 수억 벌금부과하는데, 우리는 케이블 티브로드 하청 노동자 해고 사태...태광 이호진 전 회장, 강력히 처벌해야

얼마 전 시드니에서 패스트푸드점을 운영하는 한인 업주가 10명의 한국인 워홀러(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에게 우리돈 1억여 원을 미지급하고, 급여명세서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비슷한 혐의를 저지른 편의점주에게 약 3억6천만 원의 벌금을 부과됐던 걸 떠올린다면, 그에게 부과될 벌금 역시 대동소이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선 그렇게 해도 아무 지장이 없었던 사장들이 호주에 가서 비로소 ‘상식’을 마주하게 된 셈이다. 마찬가지로, 워홀러들 역시 한국에서는 보장받지 못하던 기본권을 인식하게 됐다. ‘한국이 싫어서’ 떠난, 동명의 소설 속 계나가 부러워진다.

실제 한국에선 사장이 노동자에게 최저임금 미만으로 임금을 지급하거나, 계약해지 하는 게 그리 큰 일이 아니다. 적발하는 것도 쉽지 않지만, 적발이 되더라도 미지급했던 임금을 지급하면 그만이다. 그러니 당연히 ‘안 걸리면 그만, 걸리면 재수 없는 케이스’로 여긴다. 실제 최저임금 위반으로 적발된 1만6777건 중 사법처리는 34건에 불과했다. 최저임금 위반에 대한 제재와 처벌이 이러할 진데 다른 범죄는 어떻겠는가. 오늘날 수조원의 사내유보금을 쌓아놓고, 수백억원의 배당 잔치를 벌이는 재벌기업들이 어떻게 법과 제도, 나아가 노동자들을 조롱하고 있는지만 봐도 알 수 있다.

노조 탄압으로 동료를 잃은 유성 노동자, 인간답게 살기 위해 싸우고 있는 김포공항 청소노동자 등 곡기를 끊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회 앞에도 밤새 내리는 비에도 천막 하나 없이 단식을 잇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케이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지난 설 이후 지금껏 천막과 거리를 전전하며 싸움을 이어왔고, 단식은 어느덧 열흘이 되어간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요구는 높은 탑에 오르거나 굶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 돼버렸다. 원청 티브로드가 안하무인으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조(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 티브로드 지부)는 8월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해고자 복직과 고용승계 보장을 요구하는 단식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치열 기자 truth710@
케이블방송 티브로드는 태광그룹의 대표 미디어계열사다. 티브로드는 매년 1천억원 이상의 흑자를 내는 황금알 계열사다. 태광그룹 이호진 일가는 태광산업을 비롯 대한화섬, 흥국생명 등 계열사에서 흑자 상태에도 정리해고를 감행했다. 또 노조 간부들을 표적 징계함으로써 노조를 파괴했다. 일감몰아주기나 부당내부거래도 노골적이다. 그런데 그중 가장 심각한 건 계열사 티브로드 케이블방송에서 이뤄진 원·하청간 불공정 문제다. 티브로드는 기존 고정인건비 지급에서 가입자대비 수수료 지급으로 전환하면서 매출 감소의 책임을 하청에 떠넘겼다. 또 다양한 방식의 착취 기법을 신설해, 재벌 원청으로서의 책임은 방기하고 하청업체와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전가하고 있다.

지난 1월 용역계약이 만료된 50개 업체 티브로드 하청 노동자들은 새롭게 업체 교체 과정을 거쳐야 했다. 원청은 노조 간부를 표적해 고용 연장을 거부하거나, 노동조건 하락을 기도했다. 이 와중에 10년 간 같은 자릴 지켜 온 50여 명이 갑자기 해고된 것이다.

재벌 원청의 하청 노동자 탄압은 어제 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이는 이호진 일가와 태광그룹의 다른 부정과도 연결되어 있다. 어찌 살인‧강도만 중대 범죄겠는가. 노동3권 보장의 책임을 무시하고 하청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도 심각한 범죄다. 현대 사회에서 고용주가 마땅히 지켜야할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는 노동자는 노예로 살 수밖에 없다.

처벌이 미약하다면 어느 고용주가 자신의 책임을 다하겠는가. 인권을 짓밟고 노동3권을 부정하는 행태에 대해 단호하고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그래야 사람답게 살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다. 여소야대 국면을 맞이한 야당이 자기 책임을 다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연대의 발길도 절실하다. 국회 안 정치인들이 굶주리며 소리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못 듣는다면, 보다 큰 외침이 필요하다. 이 나라에 존재하지 않는 노동권 ‘상식’을 이곳에서부터 만들어야 한다.

Friday, September 9, 2016

모병제 도입하면 ‘흙수저’ 자녀들만 입대한다?

[토요판] 김종대의 군사
다시 불붙은 모병제 논쟁

“군대엔 없는 집 애들만 가게 될 것”
반대론자들, ‘계층차별 확산론’ 펴
하위계층으로 하부구조 채운
미국 모병제 ‘실패 사례’도 근거로

이라크전 후기 미군에 닥친 위기는
방향성 잃은 군대 기반에서 유래
연간 1만명 ‘위험인물’로 관리되는
군 실상·시대적 추세 고려해야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지난 9월7일 한 대학 특강에서 “최근 일부 정치인이 ‘정예 강군을 만들겠다’며 주장하는 모병제는 부잣집 애는 군대에 가는 사람이 없는데, 없는 집 자식만 군대에 가라는 것”이라며 “(모병제 주장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정말 말이 안 되는 정의롭지 못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다음날 모병제를 주장한 당사자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모병제는 개인의 자유와 행복 추구라는 인류 보편적인 가치에 기반하고 있다”며 “그런 정책이 정의롭지 못하다는 (유승민 의원의) 규정은 오만”이라 반박하고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여기서 두 가지 의문이 든다. 첫째, 군대는 ‘없는 집의 공부 못하는 애들이나 가는 곳’이라는 세간의 인식에 부합하는 유 의원의 주장은 사실인가? 둘째, 설령 사실이라 하더라도 없는 집 애들이 직업군인이 되는 것이 왜 정의가 아닌가?
충남 논산시 연무읍 육군훈련소 연병장. 퇴소식에서 장병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가족들.   <한겨레> 자료사진
충남 논산시 연무읍 육군훈련소 연병장. 퇴소식에서 장병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가족들. <한겨레> 자료사진
베트남전쟁이 수렁으로 빠져들기 시작하던 1967년, 전쟁 반대 여론이 고개를 들던 미국 대학가는 미국 징병제도의 정당성에 대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해 시카고대학이 모병제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학술대회를 최초로 개최한 것이 계기가 돼 모병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됐다. 같은 해 미국 하원의원 5명이 ‘징병제를 종결하는 방법’(How to End the Draft : The Case for an All Volunteer Army)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5년이라는 모병제 전환 기한까지 제시했다. 이에 존슨 대통령은 병역제도 논의를 위해 국가자문위원회와 입법 자문위원회를 설립해 대안을 모색했다. 두 위원회의 건의를 토대로 존슨 대통령은 모병제는 원칙적으로 맞지만 비용과 실행 과정의 어려움으로 입법화는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이 당시에도 모병제를 실시하면 계층 차별이 확산된다는 유승민 의원과 같은 주장은 여러 곳에서 제기되었다.
게이츠위원회, 만장일치로 모병제 찬성
그러나 후임 닉슨 대통령의 생각은 달랐다. 우선 징병제에 따라 입대한 장병들이 베트남전쟁 말기로 갈수록 탈영, 마약, 인종차별, 사기저하, 하극상과 같은 각종 군 기강 문란으로 무너지는 조짐을 보이면서 군 지휘관들조차 징병제에 회의를 갖게 되었다. 징병제 이래로 병사들의 임금은 민간 부문 노동자에 비해 현저하게 낮았고 군 조직의 효율성도 저하되자 군과 민간의 징병제에 대한 거부감도 극에 달했다. 징병 카드(draft card)를 불태우며 시위를 하는 청년들의 모습이 일상화하면서 이제는 군이 국가안보의 자산이 아니라 짐이라는 인식도 확산됐다. 그러나 여전히 의회를 비롯한 여론주도층은 징병제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보내고 있었다.
징병제 폐지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면 패배할 것이 확실시되자, 1969년에 닉슨 대통령은 토머스 게이츠를 위원장으로 하는 게이츠 위원회를 구성한다. 이 위원회는 모병제 찬성 5명, 반대 5명, 중립적 인사 5명으로 균형을 맞추면서 1년 정도 검토를 진행했다. 1970년 2월에 제출된 게이츠 보고서는 미국 병역제도의 해법은 모병제라는 점을 확신하고 국방비와 군대 규모에 대한 재평가와 아울러 모병제 도입을 만장일치로 건의하게 된다. 여기에 육군부가 웨스트모얼랜드 총장의 지휘 아래 연구팀을 가동하여 모병제로의 전환 프로그램 연구에 착수하면서 정교한 전환 프로그램이 구상된다. 이를 토대로 1971년 1월에 닉슨 대통령이 일반 교서를 통해 징병제 폐지를 발표한다. 이후 법안 제출과 의회 설득의 기나긴 과정이 이어진다. 이때 새뮤얼 어빈 상원의원이 한 발언은 지금의 유승민 의원 등 새누리당의 모병제 반대 의원들의 발언과 놀랍도록 유사하다.
“청년들은 용의가 없는 이상 아무도 군대에 가서 국가를 위해 봉사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 또한 행정부가 청년들에게 1973년 7월까지 (모병제 도입) 약속을 지키려고 하는데 앞으로 그들의 비위를 맞추지 않는 이상 청년들은 군에 입대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매우 불안정한 세계에 살고 있으며, 그러므로 징병제는 연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케네디 상원의원 역시 유사한 발언을 한다. “모병제가 우리 사회의 가치와 부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든다. 빈곤층은 기술의 부족, 교육의 부족 혹은 사회가 그들에게 부과한 다른 종류의 불공평으로 인하여 전쟁에서 싸우기 위해 우리 대신 군대에 들어가야 할지도 모른다. 나는 이러한 점이 더욱더 불공평하며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반론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행정부의 의회 설득 노력과 여론 조성 작업 끝에 1971년 9월 상원에서 징병제 폐지 법안이 통과된다. 미국의 모병제 도입은 대성공이었다. 베트남전쟁의 악몽은 새로 구성된 직업 군대에 의해 비로소 변화와 혁신이라는 출구를 찾게 된다. 베트남전쟁 이후 새로 구성된 미군은 레이건 대통령 시절까지 240만명의 병력을 유지하면서 세계 최강의 전문 집단으로 거듭나고 1991년 제1차 이라크전쟁에서 비로소 실추된 위상을 회복하게 된다. 사회 하위 계층이 주로 군대의 병사로 입대한다는 주장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하위계층이라 하더라도 군에서의 복무는 직업성을 부여받게 되어 징병으로 입대한 과거의 미군 병사들보다 그 효율성이 월등히 높았다. 지금의 한국군을 보면 5명 중 4명이 대학 재학 이상의 학력을 가진 세계 최고의 엘리트 병사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아무런 직업성을 부여받지 못해 세계에서 가장 수동적이고 일상적인 업무만 수행하는 수동적 집단으로 운용되고 있다.
보수 징병론자들의 자기비하
그런데 우리 사회의 징병제 지지론자들은 지금 미국의 모병제를 실패한 제도로 낙인찍는다. 이라크 및 아프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미군이 처한 모병 어려움이 그 근거다. 이라크전쟁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던 2006년, 미 국방부는 사면을 대가로 1만7000명의 범죄자를 입대시켰다. 또한 미국 시민권을 부여한다는 조건으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모병 캠페인을 전개했으며, 18살이 되는 고등학생을 재학 중에 군에 입대시키는 조처로 부족한 병력을 채우려고 했다. 이로 인해 미군의 하부구조는 하위계층으로 채워진 반면 미 국회의원 자녀 중 군 입대자는 거의 사라졌으며, 하버드 등 유수한 대학 재학생도 군에 입대하는 경우를 찾아보기란 불가능하다.
병사뿐만 아니라 장교도 마찬가지다. 대위에서 소령까지 초급간부의 경우 3000명이 부족하여 진급 경쟁이라는 말이 아예 사라질 정도였다. 더 충격적인 것은 웨스트포인트(미 육사)를 졸업하고 임관된 장교조차 소령 계급을 마치기 이전에 58%가 군복을 벗고 전역했다는 사실이다. 레이건 시대 240만명이던 미군 병력은 140만명으로 축소되었으나 이제 이마저도 충원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꼴이다. 이런 미군의 상황을 볼 때 한국에서 모병제 도입은 군에 재앙이 될 것이라는 게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든다. 미국의 모병제 실패가 한국에서 그대로 재현될 것이라는 믿음은 정당한가? 미국에서 모병이 실패한 이라크전쟁 후기 상황은 베트남전쟁 당시와 매우 유사하다. 먼저 전쟁의 목적도 불분명하고 전쟁에서 이길 것이라는 확신이 사라졌다. 정당하고 정의로운 전쟁을 수행한다는 국가의 도덕적 권위도 무너졌다. 이런 상황에서는 징병제이건 모병제이건 그 제도의 종류와 관계없이 예외 없이 군 하부구조는 위기에 처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잘못된 전쟁 그 자체가 문제이지, 미군의 실패를 모병제에 뒤집어씌우는 것은 논리 비약이 아닐까? 방향을 상실한 군대는 장교건 병사건 그 핵심 기반이 다 무너지게 되어 있다는 데서 징병제와 모병제의 차이는 사실상 없다. 결국 징병제 지지론자들의 전제, 즉 군대는 청년들이 가기 싫어하는 곳이고 사회적 약자만 그 책임을 질 것이라는 가정은 군대를 더럽고, 위험하고, 실패할 수 있는 존재라는 부정적 관점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혐의를 피해갈 수 없다. 이 점이 이제껏 안보를 중시하고 군대를 신성시하는 보수세력의 주장에서 드러나는 가장 이율배반적인 대목이다.
지금 한국군의 실상을 보면, 베트남전쟁 말기 미군이 처한 위험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연간 3000명이 자살 우려자 수용소라고 할 수 있는 ‘그린 캠프’에 입소하고 그와 같은 수의 병사들은 사고 예방을 위한 ‘비전 캠프’에 입소한다. 그렇게 하고도 4000명은 현역 부적격자로 판명되어 군에서 조기에 제대한다. 항상 1만명 정도의 병력이 군의 사고를 유발하는 시한폭탄이 되어 사실상 격리된다는 이야기다. 지휘관들은 사고가 날 것을 우려하여 병사들에 대한 생활기록부 작성, 상담, 인성검사를 수시로 실시하고 밤늦은 시각까지 퇴근하지 못하고 병사들을 감시해야 한다. 부모들의 우려를 고려하여 중대마다 지휘관, 부모, 병사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밴드를 운영해야 하며 부모의 질문에 의무적으로 답변을 댓글로 올려야 한다. 이등병 월급 15만원, 병장 월급 20만원의 한국군 병사들은 아무런 자율성이 인정될 수 없기 때문에 그 인격의 가치가 매우 낮다. 이는 일선 전투원들의 생명가치를 경시하는 풍조로 이어져 각종 의료사고나 군기사고를 낳는다.
그나마 겨우 유지되고 있는 한국군은 급격한 인구절벽의 시대를 맞이하여 현재 87%인 징병대상자의 현역 입영률을 2022년경이면 9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이때쯤이면 정신 및 심리 이상자, 신체허약자, 고아, 혼혈아까지 전부 입대해야 하는데, 이 상황에서는 일선 부대가 조직 유지조차 문제가 되는 속칭 ‘관리형 군대’로 완전히 전락할지도 모른다. 지금 일선의 지휘관들은 자신이 마치 보육원의 보모와 다를 바 없다고 하소연한다.
중요한 건 정의로운 전쟁 수행 의지
한국의 모병제 도입 논의는 지금 군대가 위기에 처했다는 상황인식에서 출발해야 한다. 핵과 미사일이 날아다니는 현대전에서 “내 진지는 내가 지킨다”는 무조건적 충성과 전투의지, 재래식 전쟁의 관점으로 어떻게 안보가 유지될까? 병사들에게 창의성이 아니라 농업적 근면성과 기계적인 업무만을 요구하는 군대가 과연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한국에서는 유달리 습관화되어 있는 평등의 관점 때문에 징병제 유지에 대한 사회적 지지도가 높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다자녀 시대에 인구가 충분하던 과거 산업사회의 고정관념을 반영한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 상황이 급격히 바뀐다는 데 있고, 이제는 이를 앞서서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적 변곡점에 다가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1가구 1자녀 시대이고 사람의 목숨 값이 과거처럼 저렴하지도 않다. 인력자원을 공짜로 무제한 공급하던 과거 징병제의 토대는 이미 붕괴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을 선두로 하여 유럽과 아시아의 대다수 국가가 이런 상황을 반영하여 모병제로 전환했거나 전환하는 중이다. 이들 나라들이 모병제에 수반되는 비용의 증가와 사회적 약자들이 군대에 집결된다는 우려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모병제로 전환해야 하는 시대적 추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제도적 전환보다 중요한 것은 평화롭고 민주적인 환경에서 국가가 정의로운 전쟁을 수행하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이 점이 전제되지 않고 무조건 충성, 무조건 전투만 외치며 병사들을 윽박지르는 군대라면 징병제건 모병제건 성공할 수 없다. 걸핏하면 통제하고 감시하고 지시만 하는 한국의 군사관료주의와 이를 떠받치는 한국의 징병제가 더 이상 존립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추미애도 맞이한 '일방통행' 비판..박영선·문재인 데자뷔.... 전두환 예방 취소의 배경도 관심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예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가 반나절만에 취소했다. 최고위원과의 상의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예방계획이 8일 공개되자 당 최고위원들이 거센 반대를 한 것이다. 예방 계획이 알려지면서 “의외다”라는 평가가 나왔는데 곧바로 당내 비판을 받았다.
송영길 의원은 SNS를 통해 "대한민국 대법원이 판결한 헌정찬탈·내란목적 살인범을 전직 대통령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박홍근 의원 역시 "국민화합 차원이라면 하필 전 국민의 지탄을 받는 그 분이 왜 먼저일까요"라고 지적했다. 또 양향자 최고위원은 "추 대표는 개인이기 전에 당의 대표다. 대표에게는 개인일정이 있을 수 없다는 취지로 최고위원들이 말을 했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우상호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우상호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 철회로 추 대표는 모앙새를 구겼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따져볼 문제가 있다. 당대표의 결정과 이를 비판하는 다른 지도부 간의 대립은 야당에겐 낯선 게 아니기 때문이다.
◆ 박영선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활을 들고...”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에서도 과거 비슷한 상황이 있었다. 여권의 입장을 일부 수용하는 듯한 뜻을 내비치자 "독단적"이라는 당내 반발에 부딪힌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경우다. 박 전 원내대표는 2014년 당시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사퇴 요구에 시달렸다. 결국 그해 9월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한데 이어 10월에는 원내대표직에서도 사퇴했다.
새누리당과의 세월호 협상이 박 전 원내대표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그해 8월 세월호 협상안을 두고 당내 반대에 부딪혀 두차례 협상안 처리가 무산됐다. 당시 세월호 특검 추천권과 관련해 여당의 주장을 수용했다는 점이 당내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당시 추미애 대표는 "(협상을) 왜 서둘렀는지 이해가 안 된다. 이는 대부분 의원들이 느끼는 점"이라며 "심지어 박 위원장과 가까운 세월호 국정조사특위 간사인 김현미 의원도 몰랐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협상안이 두차례나 무산되자 당내 입지와 대여 입지가 좁아진 박 전 원내대표는 결국 사퇴를 선택했다.
박 전 원내대표가 추진한 이상돈 의원의 비대위원장 영입에 대한 당내 반발도 사퇴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과중한 업무를 이유로 박 전 원내대표는 함께 맡고 있었던 비대위원장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박 전 원내대표가 당시 여권인사였던 이상돈 중앙대 교수(현 국민의당 의원)을 후임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 하자 당내에서 반발이 인 것이다. 이 교수는 2012년 박근혜 대통령의 후보 시절 캠프의 정치쇄신특위 위원을 맡았다.
설훈 의원은 당시 "(이 교수는) 새누리당의 박근혜 대통령을 만드셨던 분"이라며 "그런 분이 어떤 입장에서 어떻게 다시 우리 당과 같이 하시겠다, 하는 건지 모르지만 그건 제가 생각할 때 정말 생각 밖"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박 전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사퇴의사를 밝히는 글에서 "흔들리는 배 위에서 활을 들고 협상이라는 씨름을 벌인 시간"이라며 당내 반발에 대한 서운함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 문재인, 당 비주류의 공격 대상
최고위원들로부터 "독단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건 문재인 전 대표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해 2.8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당선된 뒤 끊임없이 "독단적"이라는 평가를 꼬리표처럼 달고 다녔다. 그해 4.30 재보선 패배를 기점으로 '책임론'을 들며 사퇴론이 지속되자 문 전 대표가 각종 대안을 내놓는 과정에서 당 비주류의 반발에 부딪힌 것이다.
지난해 9월 자신이 주도한 혁신안 통과를 비주류 측에서 반대하자 문 전 대표는 자신에 대한 신임을 묻는 재신임 투표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최고위원측에서 "재신임은 당을 둘로 쪼개는 일"이라며 문 전 대표의 일방적인 결정을 비판했다.
당시 당 최고위원이었던 주승용 의원은 "당대표가 최고위원과 협의 없이 재신임을 결정했기 때문에 대표 스스로가 방법을 정해서하면 그 결과에 대해 당원이이나 국민이 승복할지 의문"이라며 "재신임 방법에 대해 최고위에서 논의하던지, 당원의 의견을 물어 결정해야 하는데 본인이 채점하고 본인이 발표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문 전 대표가 독단적이라는 평가가 최고조에 다다른 때는 지난 11월이다. 비주류의 '패권주의'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 문 전 대표가 대표권한을 분점하는 문-안-박 공동지도체제를 제안하면서다. 당시 주승용 의원은 "지도부와 상의 없이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더 이상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오영식 당시 최고위원 역시 "이러한 제안이 또 다시 최고위원들과 어떠한 협의도 없이 이루어지고, 국민과 당원들에 의해 선출된 최고위원들의 권한과 진퇴가 당사자들의 의사나 협의 없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 또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 우상호 원내대표와 불화설 대두
추미애 대표에 대한 당내 반발은 표면적으로는 전 전 대통령 예방 계획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면에는 우상호 원내대표와의 불화도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추 대표가 취임 이후 주요 당직 인선 과정에서 우 원내대표와의 논의가 없었던 데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 예방이라는 휘발성 강한 사안마저도 전혀 조율을 거치지 않으면서 우 원내대표 측이 박탈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인사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추 대표는 전 전 대통령 예방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최측근 인사 한 명하고만 논의해 이를 전격 발표했다는 게 중론이다. 우 원내대표를 포함해 최고위원들과도 전혀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 전날 긴급최고위원회에서도 김영주 최고위원이 "최고위원들과 논의가 없었다"며 절차상 문제제기를 하기도 했다.
더민주 수도권 재선의원은 "1987년 6월 항쟁 당시 선봉에 섰던 우상호 원내대표로선 당 대표의 전두환 예방 결정을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그렇다고 불만을 드러내는 성격도 아니라 속앓이만 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삶의 궤적에서 비롯된 추 대표와 우 원내대표의 태생적 차이는 추 대표의 취임 후 첫 공식행사인 현충원 참배 때부터 드러났었다. 추 대표가 국민통합의 일환으로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는 물론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까지 참배하기로 결정하자, 우 원내대표는 전직 대통령 참배 순서 때 조용히 일행에서 빠져나와 국회로 먼저 복귀했다.
이어 추 대표가 사무총장, 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 인선 과정에서 우 원내대표와 협의를 거치지 않으면서 당 운영에서 우 원내대표가 점점 소외돼 가는 모습이 뚜렷했다. 우 원내대표 측 인사는 "당직 인선에서 추 대표가 원내대표와 상의했는지는 둘만이 알겠지만, 적극적으로 의견을 구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더민주 당헌·당규에 따르면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은 당 대표가 최고위와 협의를 거쳐 임명한다'고 돼 있는데 최고위 멤버 중 한명인 우 원내대표의 의견조율이 없다는 건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편 추 대표는 이날 원외정당인 민주당의 김민석 대표를 만나며 통합행보를 이어갔다. 양당이 합당할 경우 더민주는 야당의 전통적 당명인 '민주당'으로 향후 당명을 개명할 수 있게 된다.

"박 대통령, 왜 아베한테 소녀상 대답 못하나?"

추미애 "저라도 소녀상 붙들고 철거 못하게 하겠다"
야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소녀상 철거'에 대한 입장 표명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 간부 회의에서 "아베 총리가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고, 박근혜 대통령은 고개만 외로 틀며 가타부타 입장 표명이 없다"고 비판했다.

추미애 대표는 "우리 당의 입장은 명확하다. 위안부 할머니가 동의하지 않는 협상은 무효다. 할머니들의 동의 없는 '화해 치유 재단'은 출범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심각한 명예 훼손이고, 10억 엔 역시 할머니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소녀상을 철거한다고 하면 저라도 소녀상을 붙들고 철거 못 하게 하겠다. 할머니들과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 위안부 할머니 만난 추미애 "끝까지 함께 싸울 것") 

같은 당 우상호 원내대표도 "한일 정상 회담에서 아베 총리가 한일 합의를 존중하라고 압박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수세에 몰리는 장면에 국민은 상처받았다"면서 "어떻게 역사의 가해자가 오히려 피해자를 압박하고, 피해자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아무 말도 못 하고 앉아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나"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돈 줬으니 철거하라는 말에 왜 대답을 못 하나. (박근혜 대통령의 설명처럼) 소녀상 철거에 대한 합의가 없었다면, 왜 대통령이 나서서 철거 못 한다는 말을 못 하나"라며 "이 문제에 대한 국민의 의구심을 해결하는 일은 박근혜 대통령께서 '소녀상 철거는 못 한다'고 못 박는 것"이라고 거듭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국민의당 조배숙 비상대책위원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전국위원회 및 상설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영토를 포기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을 포기했다'는 말이 왜 나오는지 박근혜 대통령은 생각해보라"며 "이제라도 소녀상 철거는 없다고 대통령이 선언해주기 바란다"고 거들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의에서 "아베 총리의 '소녀상 철거' 발언에 박근혜 대통령은 '한일 합의를 성실히 이행하자'고 답했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성실한 이행'에 소녀상 철거가 포함된 것인지, 아닌지 명백히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지난 8일 한일 정상 회담에서 아베 총리에게 '소녀상'과 관련해 아무 말도 못한 박근혜 대통령은, 정작 지난 4월 26일 국내 언론사 편집국장 간담회에서는 "소녀상 철거와 (한일 합의가) 연계가 돼 있으니 어쩌니 하는데, 이건 합의에서 언급도 전혀 안 된 문제인데 그런 것을 갖고 선동하면 안 된다"고 발언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왜 박근혜는 아베에 '소녀상 철거 반대' 말 못했나?)  

충격속보) 대우조선 전 감사실장 "부실은 청와대 때문"

전 감사실장 "청와대 로비 있었다" vs. 전 산은 회장 "로비 없었다"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은 청와대의 영향 때문이다. 그 바람에 내부통제시스템이 무너졌다."

신대식 전 대우조선해양 감사실장이 9일 국회에서 한 이야기다. 이날 열린 조선·해운 산업 구조 조정 연석 청문회(서별관 회의 청문회)에서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은 신 전 실장에게 "대우조선이 망가진 내부적 원인이 무엇이냐"라고 물었다. 신 전 실장은 "내부 통제 시스템이 무너져 관리 감독해야 하는 산업은행도 제대로 하지 못할 여건이 형성됐다"고 답했다.

2008년 9월 퇴직한 그는 "제가 퇴직할 때 산은에서 들은 이야기로는 청와대 쪽에서 '세 사람을 내려보내려 하니까 대우조선해양에 외부 인사로 들어와 있는 세 사람이 나가야 한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분명히 들었다"며 "이들이 들어온 것이 2008년 10월 1일이고 저와 다른 감사실장이 나간 날도 동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모 청와대 행정관이 당시 민유성 산업은행 회장과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에게 전화한 것으로 알고, 민 회장의 이야기를 당시 부총재인 김모 씨가 직접 제게 전달했다"며 "회사에서도 당시 인사 담당 전무가 그런 얘기를 했다"고 이야기했다.

민유성 전 산업은행 회장도 이날 청문회에 참석했다. 민 전 회장은 신 전 실장의 발언을 정면 부인했다. 2008년 당시 산업은행 회장으로 재직했던 그는 "(이모 청와대 행정관으로부터) 전혀 그런(세 사람이 나가야 한다는) 전화를 받은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강만수 전 산업은행 회장도 청문회에 출석했다. 그 역시 "청와대의 로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민유성, 강만수 전 산업은행 회장과 신 전 실장이 완전히 엇갈린 진술을 한 셈이다. 다만 강 전 회장은 자기 발언의 신뢰성을 깎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상태(전 대우조선해양 사장)가 청와대를 업고 있는 슈퍼갑"이라고 밝힌 데 대해 "그것은 취중에 횡설수설한 가운데 들어있는 내용"이라며 자기 말을 뒤집었다.

신 전 실장과 전직 산업은행 회장의 발언이 서로 충돌한 경우는 또 있었다. 신 전 실장은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이 심화된 과정에 대해 "관리 감독과 견제의 기능이 없어져서 경영자는 거리낌 없이 모든 경영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람의 문제냐, 제도의 문제냐를 많이 묻는데, 나는 사람의 문제라 말씀드리고 싶다"며 "최고경영자(CEO)의 선임이 잘못됐고 연임이 잘못됐다. 감사실을 폐지하고 감사실장을 쫓아낸 것은 회사 정관 위배였다. 사장이 결정 권한을 갖고 있지 않은 사안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 전 회장은 "상장회사라서 감사실을 폐지하고 사외이사로 구성한 감사위원회로 제도를 바꾸겠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감사실 폐지가 회사 정관 위배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처럼 서로 엇갈리는 증언이 반복되자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 전 회장에게 "증언이 거짓일 경우 법에 따라 조치될 것을 아는가"라고 물었다. 민 전 회장은 "네. (거짓 증언이) 없다"라고 대답했다. 

▲ 신대식 전 대우조선해양 감사실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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