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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October 12, 2018

"설마 이 정도일 줄은"..'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에 학부모들 분통

박용진 의원, 교육청 감사에 적발된 1146곳 실명 공개
명품백·성인용품 구매하고 별도 계좌에 적립금 쌓아놓기도
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 주최로 열린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정책 토론회: 사립 유치원 회계부정 사례를 중심으로'에서 박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반대하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 회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정부에서 준다는 누리과정 지원금, 우리는 구경도 못하고 곧바로 유치원으로 따박따박 들어가는데 여기에 교육비라고 별도로 25만원씩 내고, 방과후 영어수업비, 통학차량 이용료, 급식비까지 달달이 50만원 가까이 현금으로 냈어요. 그런데 회계감사도 안받는다는 게 말이 되나요?"(서울 강동구 학부모)
"명단 공개되자마자 유치원 엄마들 다들 난리가 났죠. 유치원에 항의하니까 강당에 학부모 모아 놓고 설명하겠다 해서 오늘 회사도 휴가 내고 기다렸는데, 그마저 취소됐다네요. 원장이 병원에 입원하셨대요."(경기도 동탄 학부모)
전국의 비리 유치원 명단과 그 내용이 공개되면서 학부모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공개된 자료가 전수 조사가 아닌 일부 유치원을 선별해 감사한 결과이고, 그마저 감사 결과에 불복해 처분이 완료되지 않았거나 소송이 진행중인 곳은 제외된 만큼 더 많은 유치원에서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 시민들도 공분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감사 결과, 비리 혐의가 적발된 유치원 1146곳의 실명과 비위 사실이 담긴 파일을 공개했다.
적발된 유치원들의 비리는 수법도 제각각이었다. 일례로 서울의 한 유치원에서는 무려 3년간 개인 승용차 렌트비를 '승용차 사용료' 명목으로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원장 개인의 차량 기름 값과 수리비, 아파트 관리비까지 낸 경우도 있었다.
교비로 명품 핸드백을 사거나 심지어 성인용품점에서 물품을 구입하고, 종교시설에 헌금을 하기도 했다. 또 다른 유치원에서는 교직원 복지 적립금 명목으로 설립자 개인 계좌에 1억1800여만원을 부당하게 적립한 사실도 적발됐다.
박 의원은 "교육부가 지난 7월20일 유치원 명단을 공개하기로 해놓고도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며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직접 명단을 공개한다. 공개된 사립유치원 비리가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녀가 다니는 유치원이 비리 유치원 명단에 포함된 것을 확인한 한 학부모는 "평소 원비를 더 내는 만큼 아이들에게 훨씬 우수한 교육을 하고 있다고 누누이 강조하더니, 결국 시설적립금이라는 명목으로 차명계좌에 돈을 빼돌리고 있었던 모양"이라고 탄식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급식비를 더 받았다고 해도 단순 착오나 실수라면 인정하고 사과하면 될 일인데, 유치원 측이 다짜고짜 억울하다, 모함이다, 정 못 믿으시면 (아이) 그만 보내시라 협박까지 하는데 기가 막혔다"며 "이런 유치원을 계속 다녀야 하는건지 속이 탄다"고 토로했다.
이미 자녀가 유치원을 졸업했다는 한 학부모는 "십년 전에도 사립에선 돈을 빼돌린다, 기업형으로 유치원 몇 곳씩 운영하는 원장도 있다는 등 말이 많았지만 그래서 문 닫았다는 유치원은 보지 못했다"며 "설마설마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감사 결과를 실명으로 공개하는데 적극 찬성한다"고 일갈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유치원 비리와 관련된 청원이 수십 건 이어지고 있다. 세 아이의 엄마라는 한 시민은 '비리 유치원 처벌 강화'라는 제목의 청원에서 "유치원에 지원하는 금액 줄이고 비리로 벌어들인 금액 전액 토해내고 그 원장들은 자격 박탈해야 된다"며 "믿고 맡길 유치원이 없는 현실에 눈물이 난다"고 호소했다. 하루 밤 사이 1700명 이상이 이 청원에 동의했다.
앞서 지난 5일 박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토론회'에 난입해 행사를 가로막았던 한국유치원총연합회 등 유치원 단체들은 이번 비리 유치원 명단 공개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Wednesday, October 10, 2018

현장영상] 문재인 대통령, "대한민국 해군을 더욱 강하게 만들 것"


[앵커] 전 세계 47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제주 국제 관함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제주 해군기지가 제주를 넘어 동북아 평화의 구심점이 돼야 하고 강정마을에도 용서와 화해가 울려 퍼지기를 바란다고 언급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의 연설 들어보시겠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국민 여러분, 각국의 해군장병 여러분,
오늘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세계 47개국 해군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제주도가 세계 해군의 화합과 우정의 장이 되었습니다.
제주의 바다가 평화의 바다를 위한 협력의 장이 되었습니다.
거친 파도를 넘어 평화의 섬 제주까지 와주신 각 국의 대표단과 해군장병 여러분을 뜨겁게 환영합니다.
세계의 해군을 따뜻하게 맞아주신 제주도민들과 강정마을 주민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해군장병 여러분,
바다의 역사는 도전의 역사이자 희망의 역사입니다.
저 멀리 수평선은 인류를 꿈꾸게 했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수평선 너머로 향했습니다.
대서양으로, 남태평양으로 미지의 항해를 떠난 이름 모를 우리의 선조들이 있었습니다.
지도에 없는 땅을 찾아나서 아메리카라는 새로운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가 있었습니다.
남극대륙까지 항해해 극지점에 발자국을 남긴 아문센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바다를 통해 새로운 땅을 만나고, 이웃을 만났으며, 우리의 영역을 지구 전체로 확장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200여 개의 항만에 연간 1억 9천만 개의 컨테이너가 물자를 싣고 오갑니다.
우리나라도 무역의 99.8%가 바다에서 이뤄집니다.
바다는 우리의 생명입니다.
우리는 바다에서 경쟁하고 바다에서 공존합니다.
바다는 인류 모두의 공동 자산입니다.
우리가 오늘, 국제관함식에 함께 하는 이유는 바다가 미래를 향한 우리의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함께 지키고 보존해야할 터전이기 때문입니다.
해군장병 여러분,
우리 앞의 바다는 태평양입니다.
위대한 평화를 상징하는 이 드넓은 바다는 한때 전쟁의 화염으로 휩싸였습니다.
우리가 바다에서 얻는 것이 많은 만큼 영유권과 관할권의 분쟁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해적, 테러와 같은 해상범죄와 난민 문제로 인한 갈등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계의 해군은 공존과 협력의 지혜를 키워왔습니다.
함께 새로운 도전에 맞섰습니다.
공동의 노력으로 평화를 가져왔습니다.
소말리아 해역에서는 다국적 해군이 해적을 퇴치하고 상선과 어선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재난 구호와 인도적지원에도 앞장서 병원선과 군수지원함이 지구촌 곳곳을 누비고 있습니다.
또한 해양재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5대양에서 연합수색 구조훈련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한 세계의 해군장병 여러분이 세계의 바다를 안전한 바다로 만들고 있는 주인공입니다.
인류의 번영을 수호하는 용사들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여러분의 노력과 헌신에 경의를 표합니다.
오늘 개최되는 제주 국제관함식은 세계해군의 발전과 위용을 만방에 떨치고 서로의 우정을 나누는 축제의 장입니다.
바다를 지키는 여러분의 위용을 마음껏 자랑하길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해군장병 여러분,
한반도는 정전상태입니다.
남과 북은 이제 군사적 대결을 끝내기로 선언했고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평화로 가는 길은 결코 순탄하지 않겠지만 대한민국은 그 길을 끝끝내 갈 것입니다.
평화와 번영이라는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강한 국방력입니다.
그 중에서도 해군력은 개방·통상 국가의 국력을 상징합니다.
해양강국은 대한민국의 미래입니다.
대한민국 해군은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이어받은 최강의 해군입니다.
지난 4월에는 아프리카 가나에서 납치된 우리 국민을 무사히 구출한 쾌거를 이뤘습니다.
나는 대한민국 해군이 한반도의 평화를 넘어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욱 강하게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강한 국방력은 국민의 신뢰 속에서 나옵니다.
이곳 제주는 평화의 섬입니다.
이념 갈등으로 오랜 시간 큰 고통을 겪었지만 강인한 정신으로 원한을 화해로 승화시킨 곳입니다.
또한 섬 전체가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될 정도로 아름다운 섬입니다.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건설되면서 제주도민들이 겪게 된 아픔을 깊이 위로합니다.
강정마을 주민들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이곳 해군기지를 전쟁의 거점이 아니라 평화의 거점으로 만들 것입니다.
제주도의 평화정신이 군과 하나가 될 때 제주 국제관함식은 세계 해군의 화합과 우정을 나누는 축제를 넘어 인류평화와 번영의 기반이 될 것입니다.
이번 국제관함식을 계기로 국민과 함께하는 해군이 되어주길 당부 드립니다. 지역 주민과 해군이 상생하는 계기가 되어 새로운 관함식의 이정표로 남길 기대합니다.
국민 여러분, 각국의 해군장병 여러분,
대한민국은 평화를 사랑합니다.
오늘 국제관함식은 한반도 평화를 알리는 뱃고동소리가 될 것입니다.
세계의 해군장병들도 한반도를 넘어 세계 평화를 위해 함께 하는 대한민국 해군에게 응원의 함성을 보낼 것입니다.
오늘 관함식에 참석한 모든 함선과 장병들이 모국의 항구로 귀항할 때까지 안전하고 행복하길 기원합니다.
또한 대한민국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 인정을 만끽하길 바랍니다.
세계 해군의 위용이 자랑스럽습니다.
이제 평화의 깃발을 높이 올리고 태평양을 향해 출발합시다.
감사합니다.

위장간첩 몰려 처형된 이수근씨 49년 만에 무죄.."국가의 과오"

법원, 재심서 "공소사실 인정 어려워..피해자와 유족에 용서 구해야"
1969년 사형 선고를 받고 재판부를 바라보는 이수근씨(오른쪽).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과거 중앙정보부가 간첩 혐의를 조작하면서 처형된 이수근 씨에 대해 법원이 재심 끝에 49년 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는 1969년 사형이 선고된 이씨의 재심에서 반공법 및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공문서 위조 및 행사,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일부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사 부사장이던 이씨는 1967년 3월 판문점을 통해 귀순했으나 1969년 1월 위조여권을 이용해 홍콩으로 출국한 뒤 캄보디아로 향하다가 기내에서 중정 요원에 체포됐다.
위장 귀순해 북한의 군사적 목적을 위해 기밀을 수집하는 등 간첩 행위를 한 뒤 한국을 탈출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그는 같은 해 5월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씨의 사형은 두 달 뒤인 7월 집행됐다.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당시 중정 수사관들이 이수근 씨 등을 불법 체포·감금하고 수사과정에서 물고문과 전기 고문 등 가혹 행위를 했다"며 "사실 확인도 없이 졸속으로 재판이 끝났고, 위장 귀순이라 볼 근거도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재판부 역시 이씨가 영장 없이 불법으로 구금됐고, 수사관들의 강요로 허위자백을 했을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첫 공판이 열리기 전날 대공분실로 끌려가 "쓸데없는 이야기 하지 말라"는 협박을 받았고, 재판 당일에도 중정 요원들이 법정을 둘러싸 위압적 분위기를 조성한 만큼 당시 법정에서 한 진술도 강요된 것으로 의심할 만하다고 봤다.
이수근씨. [연합뉴스 자료사진]
오히려 재판부는 이씨가 당시 간첩이라면 필수적으로 소지했을 난수표 등 암호나 의미 있는 국가기밀을 소지하지 않았고, 당시 홍콩에 도착해서 충분히 북한 영사관 등으로 들어갈 수 있었음에도 캄보디아로 향한 점 등을 근거로 위장 귀순 간첩이라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지령을 받기 위해 한국을 탈출했다기보다는, 처음 이씨가 진술했던 대로 너무 위장 간첩으로 자신을 몰아붙이자 중립국으로 가서 편히 지내며 저술 활동을 하려 했던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밝혔다.
출국 당일 중앙정보부 부장에게 "감찰실의 폭행을 견디기 어려워 나간다. 베풀어주신 은혜를 잊지 않겠다. 정세가 바뀌면 돌아가겠다"고 서신을 보낸 것도 이런 판단의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홍콩으로 출국하는 과정에서 위조여권을 행사하고, 미화를 환전하고 취득신고를 하지 않은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 채 위장 귀순한 간첩으로 낙인 찍히고 생명까지 박탈당하는 데 이르렀다"며 "권위주의 시대에 국가가 저지른 과오에 대해 피고인과 유가족에게 진정으로 용서를 구할 때"라고 밝혔다.
sncwook@yna.co.kr

보훈처 "이명박 정권 초기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 식순서 배제"

과거정권 위법행위 조사.."국정원 압력으로 몽양기념사업회 지원중단"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이명박 정권 초기부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행사 식순에서 배제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보훈처의 '위법·부당행위 재발방지위원회'(이하 재발방지위)는 이런 내용을 포함해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기의 보훈처 위법행위 진상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재발방지위는 최근 2개월여 조사를 벌였다.
재발방지위는 "5·18 민주화운동 제29주년 기념행사 때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 노래 제창이 공식 식순에서 배제됐다"면서 "이 노래 제창과 관련한 파행은 박근혜 정권이 아니라, 이명박 정권 초기 때부터 시작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08년 제28주년 기념식에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이후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대한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의 지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문건(5·18의 노래 제정 경위 보고에 따른 BH 반응)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재발방지위는 특히 제32주년 기념식 공연계획안에는 참석자들의 기립과 제창을 차단하고자 첫 소절은 연주와 무용만(2분), 둘째 소절은 합창(빠르게·1분 30초) 또는 전주(1분 30초) 도입, 무용·특수효과 등을 추가해 기립과 제창의 시점을 헷갈리게 한 사실도 밝혀냈다.
재발방지위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기념곡으로 지정하는 내용이 포함된 '5·18 민주화 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과 관련해 국가보훈처에서 특별법 개정 저지 활동에 나선 사실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박승춘 처장 재임 시절 독립유공자에 대한 업무가 소홀했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재발방지위는 "박 전 처장 재임 당시 '참전유공자' 신규 등록에는 매주 실적을 보고토록 했으나 독립유공자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의 편향된 업무를 추진했다"면서 "2016년 5월 29일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개정 이후 참전유공자는 2만8천여명이 등록했고 독립유공자는 4명만 직권등록한 것도 편향된 결과"라고 밝혔다.
재발방지위는 아울러 보훈처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지원한 '여운형 기념관 현충시설 활성화 사업 예산'을 2016년에는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2015년 4월경 국정원 정보관이 현충시설 활성화 예산 지원 담당 과장에게 전화를 걸어 '몽양 역사아카데미'의 강의 내용을 문제 삼았다"면서 "당시 몽양 여운형기념관에서 주최하는 시민강좌의 주제 인물에 이승만, 김일성, 박헌영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라고 재발방지위는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보훈처는 5·18 민주화 운동 기념곡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 지정을 법제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훈처는 "기념사업회의 교육 내용 중에 사회주의 계열 인물이 포함됐다는 이유만으로 몽양기념사업회에 대한 예산지원이 중단됐던 것에 대해서는 앞으로 민간 기념사업회의 자율적인 활동을 보장하고, 예산지원 결정 과정도 투명하게 관리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발방지위는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 정치편향적 나라사랑교육, 보훈단체 불법행위, 유관순 열사 독립유공자 미등록 원인, 몽양여운형 기념관 예산지원 중단 등을 조사해왔다.
threek@yna.co.kr

미국주가 폭락...금리인상에 기술주 거품 파열 기술주, 7년만에 최대 폭락. "투자자들이 기술주 투매 시작"

미국 주가가 10일(현지시간) 채권금리 인상 부담과 기술주 우려가 겹치면서 폭락, 미국증시 거품이 본격적으로 빠지기 시작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831.83포인트(3.15%) 하락한 25,598.74에 거래를 마치며 26,000선이 무너졌다. 

S&P 500지수도 94.66포인트(3.29%) 내린 2,785.68에 마감, 2,800선이 깨지는 동시에 5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내려갔다. 50일 이동평균선이 깨졌다는 것은 당분간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낙폭이 더 커 315.97포인트(4.08%) 하락한 7,422.05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낙폭은 지난 2016년 6월 이후로 2년 4개월 만에 최대다. 나스닥지수는 중기 추세선인 200일 이동평균선이 무너져 향후 기술주 전망을 어둡게 했다.

기술주들로 구성된 S&P500지수의 IT인덱스는 4.8% 빠졌다. 이는 2011년 8월 이후 7년여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넷플릭스가 8.4% 폭락하는 등 IT 인덱스를 구성하는 65개 종목이 모조리 급락했다.

특히 'IT 빅5'로 꼽히는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는 예외없이 4% 이상 낙폭을 기록했다. '대장주' 애플은 4.63% 내렸고, 아마존은 6.15%나 폭락했다. 

월스트리트 유명 애널리스트인 바클레이스의 로스 샌들러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아마존의 3분기 실적이 부진하고 최저임금 인상 조치로 4분기에도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비관적 보고서를 낸 것이 결정타가 됐다.

채권금리도 고공행진을 이어가 10년 만기 미국 국채는 장중 3.24%를 웃돌았다. 2년물 국채는 2008년 이후로 최고치를 찍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공포지수'라 불리는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41.57% 폭등한 22.58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담스 펀드의 마크 스토에클 대표는 "투자자들이 그동안의 승자(기술주)를 투매하고 있다"며 "시장의 움직임에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지만, 매우 힘든 환경"이라고 토로했다.

에스더, 정말 국정원·박근혜 캠프와 관련 없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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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친절한 기자들] 에스더 해명에 대한 7가지 반박
동성애·이슬람 혐오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의 공장으로 밝혀진 ‘에스더기도운동본부’가 가짜뉴스의 뿌리를 고발한 <한겨레> 탐사보도에 대한 반박 의견 광고를 2차례에 걸쳐 냈습니다. 가짜뉴스 공장답게 해명조차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었습니다. <한겨레>는 앞으로 3차례에 걸쳐 이에 대해 재반박할 계획입니다. 에스더 쪽의 대응에 따라 횟수가 늘어날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한겨레는 앞으로도 ‘에스더기도운동’과 가짜뉴스에 대한 보도를 계속 이어갈 계획입니다. 에스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분과 또 다른 가짜뉴스 발원지에 관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에스더가 지난 4일 <조선일보> 등 조간신문에 실은 반박 광고.
에스더가 지난 4일 <조선일보> 등 조간신문에 실은 반박 광고.
에스더기도운동(에스더)은 국정원·박근혜 선거캠프와 정말 아무 관련 없는 걸까요? 지난 4일 에스더는 일간지에 광고를 내어 “에스더가 박근혜 캠프에 5억여원, 국정원에 43억여원을 요청했다는 한겨레신문/티브이(TV) 보도는 악의적이며 날조된 가짜뉴스다!”라고 했습니다. (관련기사 [단독] 에스더, 박근혜 국정원에 ‘우파 청년’ 양성자금 요청) 에스더는 국정원·박근혜 선거캠프에 자금 지원을 요청한 적이 없고, 1원의 재정 지원도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대해 <한겨레>가 확보한 증거와 증언을 토대로 에스더의 주장을 재반박합니다.
① ‘자유통일아카데미’ 기획안에는 ‘감수 : 이용희’라고 찍혀 있습니다
에스더는 반박문 서두부터 <한겨레> 보도를 부정합니다. 이 단체가 국정원에 보낸 것으로 드러난 ‘자유통일아카데미’ 문건이 에스더가 작성한 게 아니라고 합니다. 문건에 작성자로 명시된 박아무개씨가 에스더 간사(스태프)가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에스더의 해명은 사실이 아닙니다. <한겨레>가 확보한 엠티(MT) 준비 문건(2011년 8월 작성) 등 내부 자료를 보면, 박씨는 분명히 ‘간사’로 표기돼 있습니다. 복수의 에스더 인사들도 그가 이용희 에스더 대표의 지시로 일했던 내부 간사였다고 증언합니다.
문건 작성자 박아무개씨가 사회와 진행을 맡은 간사로 표기된 2011년 에스더 내부 자료. 원문의 실명 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했다. 에스더 전직 활동가 제공
문건 작성자 박아무개씨가 사회와 진행을 맡은 간사로 표기된 2011년 에스더 내부 자료. 원문의 실명 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했다. 에스더 전직 활동가 제공
박씨가 에스더와 무관하다는 에스더의 주장은 사실 무의미한 주장입니다. 문건에 이용희 대표가 문서를 감수했다고 명확히 찍혀 있기 때문입니다. 에스더는 해당 문건과의 연관성을 부정하면서 작성 시점이 ‘2011년 11월’이 아닌 ‘2011년 8월’이며, 내부 모임인 ‘유티디(UTD, Until The Day)’에서 발표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한겨레가 문건 작성일을 11월로 특정한 것은 해당 문건의 문서 정보상 작성 시점(최종수정 기준)을 토대로 한 것입니다. 그 이전에 이미 작성되었다는 에스더의 주장은 해당 문건과의 연관성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자 문건이 업데이트되었음을 시인하는 꼴입니다.
에스더는 유티디가 비밀 모임이 아니라 공개적인 활동을 했다는 주장도 하지만 에스더 내부 인사들의 증언은 다릅니다. 에스더 관계자들은 “유티디라는 명칭은 나중에 알게 된 것이고 애초에는 ‘기독교 시아이에이(CIA)’라고 부르며 조심스러워 했다”고 말합니다.
② 이용희 대표가 국정원 간부에게 메일을 보내라고 요청하는 문자를 공개합니다
에스더는 ‘통일운동가 양성’ 등 불법 선거운동을 기획하는 자료를 국정원에 보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사실과 다릅니다. 에스더 전직 간사 ㄱ씨는 “이 대표 지시에 따라 ‘이 대표 메일’로 국정원 간부 이아무개씨에게 기획안이 담긴 메일을 보냈다”고 합니다. 이를 기반으로 복수의 에스더 관계자의 증언과 국정원 관계자들을 취재한 결과, 메일 수신자 이씨는 국정원 간부(3급 부이사관)로 확인됐습니다. 이 대표가 ㄱ씨에게 국정원 직원의 메일주소를 알려주며 메일 전송을 요청한 문자도 남아있습니다. <한겨레>는 문자에 등장한 메일주소가 국정원 간부 소유 계정이라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자유통일아카데미’ 문건의 작성부터 국정원 전송까지, 모든 과정에 에스더와 이 대표가 있었던 셈입니다. <한겨레> 보도 이후 이 대표는 국정원 직원과 접촉이 있었다는 점은 직접 인정했습니다. 10월2일 ‘펜앤드마이크정규재TV’에 출연한 이 대표는 “우파청년 양성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여기저기 보냈다. 그게 국정원에게 보내졌는지 지금은 기억에 없지만 실행되지 않은 것이다. 국정원 직원을 만난 적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용희 에스더 대표가 국정원 간부에게 메일을 보내라고 요청하는 문자. 전직 에스더 활동가 제공.
이용희 에스더 대표가 국정원 간부에게 메일을 보내라고 요청하는 문자. 전직 에스더 활동가 제공.
③ 국정원에 보낸 기획안의 전송 시점·내용이 정황상 맞지 않다?
에스더는 국정원에 지원 요청한 사실을 부인하며 “문건 작성과 전송 시점이 정황상 맞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2011년 작성된 기획안은 사업 시기를 2011년 11월부터 2014년 11월까지로 잡고 있다. 그런데 왜 2013년 11월에야 이 문건을 국정원에 보냈겠느냐”는 주장입니다. 또 기획안에 사업 후원 주체로 ‘국정원’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반박의 주된 논거입니다.
그러나 에스더가 지원 계획을 명시한 자금요청 기획안을 국정원 간부에게 보낸 것은 이용희 대표가 직접 문자로 발송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기획안 작성과 전송 시점 △후원 요청 대상을 논하는 일은 사안의 본질이 아닙니다. 에스더와 국정원의 관계는 수사를 통한 입증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한겨레> 취재에 따르면, 이 문건은 작성과 전송이 여러 차례 이뤄졌습니다. 이 대표 역시 이에 대해 “여럿에게 기획안을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문건은 2011년 하반기에 처음 작성됐지만 지속해서 업데이트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원 요청하는 금액도 바뀌었습니다. 이 대표의 증언대로라면 에스더는 이 사업을 후원할 이들을 지속적으로 물색했습니다.
또한 ‘자유통일아카데미’ 기획안을 국정원에 보냈다는 근거가 남은 시점은 2013년 11월이지만, ㄱ씨는 그 이전에도 수차례 에스더 활동내용을 담은 메일을 국정원 간부에 보냈다고 증언합니다. 또 다른 에스더 관계자는 “2011년 무렵부터 2014년 무렵까지 전직 국정원장을 비롯해 이 소장이라고 불린 국정원 직원 등이 직접 참여하는 회의가 매주 월요일 오전 삼성동에서 열렸다. 이미 실행된 내부강연 자료, 활동내역 등을 계속 보고했다”고 말했습니다. <한겨레>는 이 대목과 관련해 계속 취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1년 작성된 3년치 사업기획안을 2013년도 11월에 국정원에 보낸 것은 에스더가 지속적으로 선거와 관련한 활동보고와 자금 요청을 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대선사역’ ‘총선사역’ 등 불법선거활동 계획을 이미 2011년에 수립했던 에스더가 이를 2012년에 실행한 이후 ‘국정원’에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입니다. 에스더가 국정원과의 연계 속에 불법적인 인터넷 여론 조작 사업을 벌인 것이라면, 이는 수사가 필요한 문제입니다.
④ 에스더의 기획안을 받은 인물이 박근혜와 관련 없다?
에스더는 박근혜 캠프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는 <한겨레> 보도도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이 단체는 2012년 대선을 반년 앞두고 미래와 행복연대 김아무개 대표에 ‘인터넷 선교사 양성을 위한 기획안’을 보낸 점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에스더는 문건 수신자인 미래와 행복연대가 박근혜 캠프 외곽단체는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또 미래와 행복연대가 순수 선교 단체이고, 김 대표도 2012년에 특정 정당에 몸담지 않았다고 반박합니다.
미래와 행복연대 대표가 에스더 관계자에 건넨 명함. 전직 에스더 활동가 제공.
미래와 행복연대 대표가 에스더 관계자에 건넨 명함. 전직 에스더 활동가 제공.
하지만 에스더 인사들의 말은 다릅니다. 에스더 핵심인사로 일했던 ㄴ씨와 ㄷ씨는 “김 대표가 자신을 박근혜 선거캠프 소속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서울 송파구에 있는 사무실에 선거 활동을 위해 상주했다. 거기서 김 대표를 함께 만난 적도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김 대표는 에스더 관계자들에 ‘박정희 연구원 준비위원’이라는 명함을 건넨 적도 있습니다.
김 대표가 2012년 ‘3에이치(H) 포럼’이라는 박근혜 지지 외곽단체의 기독교 분야 대표를 맡았다는 점도 확인했습니다. 당시 3에이치포럼의 상임대표의장은 ‘친박 7인회’ 중 한명으로 꼽히는 현경대 전 의원이었습니다. 3에이치포럼 고위 간부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김 대표가 포럼의 기독교 분야를 담당했다. 대선 전까지 박근혜 후보의 이춘상 보좌관(2012년 12월 사망)과 자주 만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⑤ ‘미래와 행복포럼’은 박근혜 대선 준비와 관련 있습니다
2012년 미래와 행복연대가 주관하고, 에스더 이용희 대표가 발제자로 참여한 ‘미래와 행복포럼’도 박근혜 전 대통령 선거운동과 관련이 있습니다. ‘미래와 행복포럼’에 기획 단계부터 관여한 ㅎ목사는 ‘이 포럼이 박 전 대통령 선거를 돕기 위한 게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실질적으로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ㅎ목사는 “참석자들에 (박근혜 선거를 돕겠다는) 사인을 받았다. 포럼은 4차까지 했다. 마지막 포럼 다음날 박근혜 후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포럼 참석자인 ㅂ목사도 그 포럼을 기독교계 인사를 포섭하는 선거 준비조직으로 기억했습니다. 그는 “미래와 행복포럼을 통해 교계 인사들을 박 후보 선거운동에 참여시키려 했다”고 전했습니다.
⑥ 에스더는 대선 때 ‘박근혜 지지’ 활동을 하고 ‘문재인 비방’ 가짜뉴스를 배포했습니다
에스더는 2012년 대선 때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는 공식적 입장이었을 뿐입니다. 2012년 10월 에스더 회의록을 보면, 에스더 집행부는 간사들에 ‘박근혜 동성애 대응’ 등 선거 관련 작업을 지시합니다. 에스더는 또 2012년 12월 “이단 논란이 있는 종교와 박근혜 후보가 관련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글을 기독교계에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에스더는 또 대선을 6일 앞두고 열린 내부 회의에서 ‘[문재인 공약] 고려 연방제 충격!’ ‘[충격] 문재인 저축은행 먹튀 사건’ ‘문재인 굿판 벌였다’ 등 가짜뉴스를 집중적으로 유포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한겨레>보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는 실제로 실행됐습니다. (관련 기사 [단독] 에스더,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가짜뉴스’ 전파)
2012년 10월 에스더 책임간사 회의록. 원문에 실명으로 돼 있는 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했다. 전직 에스더 활동가 제공.
2012년 10월 에스더 책임간사 회의록. 원문에 실명으로 돼 있는 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했다. 전직 에스더 활동가 제공.
⑦에스더는 ‘십알단’ 윤정훈 목사 외에도 여러 강사를 초청해 인터넷 댓글 작업 노하우를 전파했습니다
<한겨레>는 “윤정훈 목사 등이 대선 이전부터 에스더 내부강연에서 트위터 사역, 인터넷 사역 노하우를 전파했다”는 활동가의 말을 전한 바 있습니다. 에스더는 이를 두고 “윤 목사는 2011년 1번 강의한 적 있고 그 이후 오지 않았다”며 “(한겨레가) 윤 목사가 지금까지 계속 강의하는 것처럼 기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에스더 강연에서 윤정훈 목사는 ‘미디어 이해와 트위터 사역의 노하우’를 강의했고, 이후 김성욱(국정원 알파팀 리더) 등이 유사한 강의를 지속적으로 했다. 에스더 강연 포스터 캡처.
에스더 강연에서 윤정훈 목사는 ‘미디어 이해와 트위터 사역의 노하우’를 강의했고, 이후 김성욱(국정원 알파팀 리더) 등이 유사한 강의를 지속적으로 했다. 에스더 강연 포스터 캡처.
이는 <한겨레> 보도의 본질을 짚지 못한 궁색한 해명입니다. 윤정훈 목사를 비롯해 김성욱, 안희환 목사 등 인터넷 여론 조작과 관련된 인사 여럿이 에스더에서 댓글 달기·공유하기와 같은 인터넷 작업 방법을 지속적으로 교육해왔습니다. 에스더 인터넷 교육을 맡은 다른 강사들의 강의도 ‘십알단’으로 알려진 윤 목사 못지않습니다. 강사들은 ‘미디어 선교’라는 이름으로 최근까지도 인터넷 댓글 작업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취재를 통해 에스더가 지금도 이러한 강좌에서 강사가 기사의 좌표를 지정하면 수강생들이 몰려가서 댓글을 다는 상황도 직접 포착했습니다. 이는 지난 2일 <한겨레>가 보도한 바 있습니다. (관련기사 ‘가짜뉴스 학교’ 체험기…6시간 강연 뒤 “열심히 퍼 날라 주세요)
박준용 김완 기자 juneyong@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65245.html#csidx571803f82e049e2af2ab466ba0de734 

中 협조 없으면 '세계 지존' 미군도 무용지물?

미 국방부 펜타곤보고서 살펴보니
"중국, 미 군사 장비 공급망 장악"

중국의 미 군사장비 공급망을 장악한다는 우려가 담긴 미 펜타곤 보고서. 지난 4일 발간됐다.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는 전자제품, 옷 등에서만 보이는 라벨이 아닙니다. 세계 최고 화력을 자랑하는 미군의 주요 장비·무기 상당수에도 ‘메이드 인 차이나’ 라벨이 붙어있지요. 나이트고글, 군복부터 미사일 발사 장치까지 종류도 다양합니다.
여기서 궁금증 하나. 만약 중국이 군 관련 부품의 대미(對美) 수출을 중단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미군이 군수품 조달에 적지않은 타격을 입는다’는 게 중론입니다. 실제로 예비역 미군 준장인 존 아담스는 최근 한 매체 기고문을 통해 “중국이 (군사 관련 부품에 대한) 수출을 끊는다면 미군이 수행 가능한 작전은 없을 것(non-mission capable)”이라고 평가했지요.
그런데 이런 시나리오는 더 이상 ‘가정’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4일 미 국방부에선 이런 우려를 담은, 이른바 ‘펜타곤보고서’를 발표했지요. 1년에 걸쳐 작성된 140여 쪽짜리 보고서에서 미 국방부는 중국을 집중 조명했습니다. 내용을 살펴볼까요.
미 국방부는 보고서에서 “중국이 (군 장비 생산에 필요한) 부품망을 꽉 쥐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에너지·합금부터 각종 원자재까지 다양하지요. 특히 미군의 차세대 에너지로 꼽히는 태양광 발전의 경우 전세계 70% 이상을 독점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힙니다.
지난 5월 특수작전 훈련 참여 이후 미 본토에 귀환하는 미군. [AFP=연합뉴스]

미국이 군수용품 생산에 있어 중국에 의존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중국이 군사 분야의 연구개발(R&D)에 과감한 투자를 벌이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전합니다.
펜타곤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1~15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액은 2.1%에서 2.5%로 크게 올랐습니다. “중국이 국영 기업과 국내 민간 투자자로 하여금 최첨단 연구에 대한 (군사적) 접근성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지요.
미 국방부의 펜타곤리포트에 따르면 중국의 연구개발(R&D) 투자는 독일과 일본을 제치고 미국을 따라잡는 추세다. [미 국방부]

이어 펜타곤보고서는 “중국이 반도체·로보틱·인공위성·인공지능(AI) 분야에 적지않은 투자를 한다”며 “합법적으로, 또는 불법적으로 미국 경쟁사의 기술과 지적재산권을 빼가려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보고서는 “(미국이) 군수 산업과 연관된 주요 부문에 대한 직접 투자를 확대하는 등 산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지요.

로켓 엔진, 군용기 날개에도…‘메이드인차이나’
주한미군 훈련 도중 미군 다연장로켓시스템에서 발사되는 미사일. [AP=연합뉴스]

사실, 중국의 ‘미군 장비망 장악설’은 처음 알려진 소식이 아닙니다. 최근 보수성향 국제이슈 전문지인 더내셔널인터레스트가 인용 보도한 미 국무부의 2016년도 연간 산업력 보고서에 따르면, 미 군용 로켓 엔진 개발엔 ‘데클로란’이라고 불리는 원료가 쓰입니다. 동맹국인 벨기에산(産)이 유일하지요.
문제는 데클로란 생산에 필수적인 전구체(前驅體)라는 부품을 중국만이 생산하다는 점입니다. 이 보고서는 “최근 들어 중국은 더 이상 전구체를 개발하지 않는다. 그래서 원료(데클로란) 역시 무용지물이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뿐 아닙니다. 군용기 날개 제작에 쓰이는 인쇄회로기판(PCB)은 90% 이상이 아시아에서 제작되는데요. 이중에서도 절반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된다고 합니다. “중국이 의도적으로 수출용 군 부품에 해킹 장치를 설치했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지요.
10월 8일자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 표지. [BBW]

우려는 조금씩 현실화되는 분위기입니다. 첫 타깃은 군이 아닌 ‘IT 기업’이었지요. 지난 4일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BBW)는 중국이 애플·아마존 등에 납품되는 전산 서버에 초소형 스파이칩을 심어 내부 정보를 빼갔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2015년 네트워크상 이상 반응을 감지한 애플이 대만계 기업 ‘수퍼마이크로’가 납품한 서버에서 쌀알보다도 작은 초소형 칩을 발견했다는 것입니다. 수사에 착수한 미 연방수사국(FBI)은 중국인민해방군 산하 조직이 서버의 메인보드에 칩을 심는 데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BBW는 보도했지요. (※이와 관련해 애플 측은 “이 문제와 관련해 FBI와 접촉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다음 피해자가 미군이 될 수 있다’는 추측까지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실제로 펜타곤리포트는 “미 국방 체계에 ‘트로이(바이러스 종류)’ 칩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할 리스크가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지요. 미 CNBC 역시 “주요 군사 장비에 몰래 설치된 ‘킬 스위치(전원 장치)’가 장비의 작동을 멈출지 국방부 관계자들이 조마조마해 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이런 우려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무역전쟁을 촉발시켰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펜타곤리포트는 미국의 경제 안보와 국가 안보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철과 알루미늄에 대한 무역 장애물을 세우기 위한 명분이 될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중국의 대미 경제 보복, 사실상 ‘군사 보복’?
현재 중국과 무역전쟁에 몰두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군사 장비 관련 제품 수출 중단을 ‘실제로’ 단행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만약 현실화되다면 극단적인 형태의 ‘경제 보복’이 되겠지요.
이쯤에서 다시 펜타곤보고서로 돌아가볼까요. 이 보고서는 중국의 ‘대미 수출’이 점차 ‘무기화(weaponize)’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대미 무역 협상 등에 히든 카드로 쓰일 것이라는 것이지요.
센카쿠열도 분쟁 당시 관련 이슈를 다룬 신문을 읽는 한 시민. [로이터=연합뉴스]

이어 펜타곤보고서는 중국이 일방적으로 수출을 끊어 상대국의 군수품 조달에 악영향을 끼친 사례를 일부 소개했습니다. 지난 2010년 일본과 중국의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분쟁입니다. 희토류의 상당량을 생산하는 중국은 당시 ‘경제 보복’ 명분으로 대일(對日) 희토류 수출을 금지한 바 있는데요. 문제는 희토류가 유도탄의 핵심 원료이라는 점입니다. 결국 일본은 중국의 압박에 굴복하고 말았지요.
그렇다면 펜타곤보고서가 제시한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바로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입니다. 이전까지 미군이 중국산 부품을 선호했던 이유가 ‘저가’였다면, 앞으론 질 좋고 ‘기밀 유출 우려까지 없는’ 국산 부품을 애용하자는 것이지요. 한 마디로, 애국주의에 호소하는 것입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MB 당선무효? 현재로서는 방법 없다"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521] 김종휘 변호사

'징역 20년' 구형받은 이명박 뇌물수수 및 횡령 등으로 구속기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6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릴 결심공판을 마치고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20년과 벌금 150억원, 추징금 111억여원을 구형했다.
▲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은 지난 9월 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릴 결심공판을 마치고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로 향하고 있는 모습.
ⓒ 이희훈
 
다스(DAS) 자금 횡령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가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다. 재판부는 장역 15년, 벌금 130억 원, 추징금 82억 원을 선고했다.

이번 재판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다스의 실소유주가 누구냐'는 것이다. 다스 실소유주 문제는 대선을 기준으로 했을 때 2007년부터 11년 동안 논란이었던 문제라 관심이 높았다. 이에 재판부는 다스 실소유주를 이 전 대통령으로 규정했다. 11년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1심 재판을 분석해 보고자 지난 8일 민변 민생경제위원회에서 활동하는 MAST 법률 사무소 소속 김종휘 변호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김 변호사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다스는 누구 거?' 논란에 종지부, 큰 의미 있다"
 
 MAST 법률 사무소의  김종휘 변호사
▲  MAST 법률 사무소의 김종휘 변호사
ⓒ 이영광
 
- 지난 5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려졌어요.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82억 원이 선고됐는데 총평 부탁드립니다. 
"이번 판결을 통해 국민의 의혹인 '다스는 누구 것인지' 확인됐다는 점과 '삼성은 박근혜 정권뿐만이 아니고 이명박 정권과 유착도 있었다'는 점, 그리고 '대통령이 될 지위 및 대통령의 지위를 악용해서 인사 청탁하고 국회의원 지위를 매관'한 점이 확인됐습니다.

또한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상납받으면서 국고 손실을 저지른 점도 확인됐습니다.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다만 이 전 대통령이 헌정 질서를 흔들고 공정성 가치를 훼손한 점에 비춰서 징역 15년형은 다소 가벼운 처벌이 아니었냐는 점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2007년 대선 때부터 실소유주 논란이었던 다스에 대해 1심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의 것이라고 인정함으로써 11년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 같은데.
"다스 설립 과정을 지켜보면 이 전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관여하죠. 이상은씨와 김재정씨의 다스 유상증자 자금원인 도곡동 토지매각 대금이 이 전 대통령 소유라는 점, 또 이 전 대통령 또는 그의 아들인 이시형씨가 주로 경영권을 행사했고 이시형씨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이뤄진 점. 그리고 이상은씨, 권영미씨, 김창대씨 등 다스 주식에 대한 처분 수익 권한을 이 전 대통령이 소유했다는 점과 장기간 상당한 액수의 다스 자금이 이 전 대통령을 위해 사용된 점을 사실로 인정해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판단했거든요.

국민들이 다스 실소유주에 대한 의혹을 아주 오랫동안 품어왔잖아요. 다스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근거들이 모두 재판을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거죠."

- 2007년 특검도 했지만, 그때는 이 전 대통령 소유가 아니라고 했잖아요. 그럼 특검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을까요?
"특검에 대해 공소시효가 지난 부분도 있고, 특히 다스 소유주와 관련해 두 번의 수사와 두 번의 특검 등 총 네 번의 수사가 있었어요. 거기에 대해 밝히지 못하다가 이번에 드러난 만큼 검찰이 스스로 자정 노력을 해야죠. 검찰의 봐주기식 수사였다는 게 밝혀진 거잖아요. 스스로 책임자들에 대한 징계와 처벌을 해서 스스로 자정 작용이 이뤄져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당선소송-선거소송 다투는 사유 아니다"

- 선고 내용에 국민을 속여서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내용이 있잖아요. 그럼 이게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당선 무효까지 갈 수 있나요? 물론 임기를 마쳐서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의미가 있을 것 같기도 하거든요.
"일단 선거에 관한 소송에는 당선 소송과 선거 소송이 있어요. 선거 소송은 선거 절차의 하자가 있다고 해서 선거 효력을 다투는 건데, 이거와 관계가 없고요. 그다음은 당선 소송인데, 당선 소송은 선거 절차가 유효함을 전제로 선관위 당선인 결정에 위법이 있다고 해서 효력을 다투는 거거든요. 하지만 당선 소송에는 당선을 무효로 만드는 사유가 존재해야 하는데 여기에 해당은 안 돼요.

그리고 중요한 게 당선 소송 같은 경우는 당선인 결정일로부터 30일 이내 소를 제기 해야 합니다. 그 기간은 이미 지났고, 오히려 이 부분은 허위사실이니까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잖아요. 선거법 위반도 6개월로 기간이 짧아요. 그러니 당선 무효나 선거법 위반을 통해서 처벌할 수 있는 기간도 지났고, 선거 소송을 다툴 수 있는 사유가 아니죠."

- 다스의 실소유주를 이 전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측근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 비서관 등의 진술과 증거 제출이었잖아요. 이들이 진술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주요 핵심 증거가 김성우 다스 전 사장 등 핵심 관계자들의 진실과 증언인데요. 객관적인 진술과 자료가 상당수 제시된 만큼 김 전 총무 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걸 부인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특검 수사 당시 이상은, 김재정씨 등이 허위진술을 지시했다는 점에 대해서 다스 관계자인 김성우 전 사장과 권승호, 이병모, 이동형, 김창대, 조용주, 김종백씨 등의 진술이 모두 일치했거든요. 그런 점을 재판부에서 적시했어요. 그만큼 특검 수사 당시 나온 내용을 비서관들도 유지하기는 어려운 거죠.

실제로 김 전 총무 비서관의 진술은 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 사건에서도 주요하게 적시했는데 김 전 총무 비서관이 삼성의 자금 지원에 대해 원래 사실대로 진술 안 했어요. 그러다가 이 전 대통령 보고사항이 적힌 삼성그룹 당시 자금 지원 문건을 제시받고 2010년 이 전 대통령을 보좌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알게된 것을 진술하기 시작했다고 판결문에 적시했거든요. 자기가 부인하기 어려운 객관적 증거나 진술이 나왔기 때문에 거짓말하기는 쉽지 않았다는 거죠."

- 삼성과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소남 전 의원에게 받은 돈을 뇌물로 인정했지만,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 손병문 ABC상사 회장, 지광 스님 등으로부터 받은 자금에 대해서는 뇌물로 인정하지 않았어요.
"이팔성 전 회장 같은 경우에는 비망록같이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는 다수의 사정이 존재했어요. 그리고 김소남 전 의원의 경우도 김 전 총무 비서관의 진술에 대해서 자백하는 취지가 있었어요.

다른 사건의 경우에는 김 전 총무 비서관의 진술에 따라 정치자금법 규정을 위반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지만, 최등규, 손병문, 이정섭 사이에 명시적 또는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는 사실을 개별적으로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해서 무죄가 나온 거거든요.

쉽게 말씀드리면 김 전 총무 비서관에게 자금이 전달된 정황은 있는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묵시적 청탁이 있었는지 그리고 이러한 청탁이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해 증거가 없었어요. 그러다 보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합리적 증거 없이 유죄로 판단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무죄 판결이 선고된 것 같아요."

- 이 전 대통령이 다스 현안 해결을 위해 청와대 직원들을 동원한 직권남용은 무죄로 판단했어요.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직권남용은 인정됐어요. 그렇다면 이 둘의 차이는 뭔가요?
"직권남용 같은 경우는 공무원이 일반적 권한에 속하지 않는 행위를 하는 경우에 지위를 이용한 불법행위와는 구분됩니다. 한마디로 직권남용이 되려면 공무원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안을 지시해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해야 합니다. 

판결에 따르면 다스의 미국 소송 관여를 지시한 사실은 인정되는데 그런 지시 행위가 국가의 행정작용과 직간접적인 관련성이 있는 업무에 대한 지시, 즉 대통령의 직무상 권한에 속할 수 없다는 거예요. 일반적 직무 권한이 전제돼야 하는데 거기에 대해 직무 권한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직권 남용에 대해 무죄가 나온 거 같거든요.

그런데 일반적 직무권한의 범위를 좁게 해석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는데, 수긍 가는 부분이 있기도 해요.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에 직무권한이 있다고 봐서 사실관계의 차이가 있어요."

- 퇴임 후 일부 기록물을 영포빌딩으로 무단 반출한 점도 유무죄 판단을 할 수 없다고 봤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대통령 기록물 관리 위반의 경우에는 공소장 일본주의(公訴狀一本主義)에 위반해서 공소 기각 판결이 난 거거든요. 공소장 일본주의라는 건 공소장에는 사건에 대해 법원의 예단이 생길 수 있는 서류, 기타 물건을 첨부하거나 그 내용을 인용하면 안 된다는 원칙을 말해요.

원래 공소장만 오고 공판 중심주의로 인해서 사람의 진술을 두고 판단해야 하는데, 내용을 다 적어오면 이 사람이 했겠다는 예단을 가질 수 있으니까 그런 것을 막기 위한 원칙입니다. 그런데 본 범죄의 공소사실에 대해 증거 내용을 공소장에 그대로 인용한 거예요.

즉 피고인 범행과 무관하게 법원으로 하여금 예단할 내용이 적시 됐다는 것인데, 기재된 내용을 보면 의도가 앞서간 게 아닌가란 생각은 있어요. 공소장 일본주의가 어떻게 보면 원칙이고, 원칙에 반하게 서술된 점에 대해서 위반이라고 판단한 거 같은데 그것 자체가 부인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 그럼 공소장을 바꾸면 유무죄를 판단할 수 있나요?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배된 공소 제기라고 인정되는 때에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을 위반해 무효일 때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공소 기각의 판결을 선고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항소심에서 검찰 측은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배된 공소 제기가 아니라는 취지로 공소기각의 판결을 다퉈야지, 항소심에서 공소장을 변경할 수는 없습니다."

- 1심에서 공소시효 만료로 연소된 부분도 몇 가지 있었는데 검사가 공소시효가 지난 걸 모르고 공소 제기를 했을 것 같지는 않아요. 그러면 왜 재판부는 공소 시효 만료로 판단했을까요?
"일단 횡령에 대해 포괄일죄가 아니라 경합범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거잖아요. 결국에는 이 행위가 있었던 시점부터 종료된 시점까지 이거는 포괄일죄로 부분도 있었고, 일단 검찰은 모든 걸 포괄일죄로 판단했죠.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포괄일죄가 아니라 경합범이라는 거죠. 법리적 판단이기 때문에 검찰로는 당연히 그걸 주장해야 하는 것이죠. 그러나 법원은 경합범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검사가 몰라서 그런 건 아니고 그걸 주장 안 할 수는 없거든요."

"떳떳하다면 나왔어야 했다"
 
판결문 읽는 정계선 판사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피고인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불출석한 채 열린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자금 횡령 관련 1심 선고공판에서 정계선 형사합의27부 부장판사가 판결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TV 제공]
▲ 판결문 읽는 정계선 판사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피고인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불출석한 채 열린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자금 횡령 관련 1심 선고공판에서 정계선 형사합의27부 부장판사가 판결문을 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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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 이어 이 전 대통령 재판 선고도 생중계됐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선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는데 생중계가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생중계하는 건 어떻게 보세요?
"이게 2017년 8월부터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대한 법이 개정돼 재판장의 판단에 따라서 1심, 2심 주요 재판 선고 과정을 중계재판 허용하는 게 가능해졌는데요.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더라도 공적 이익이 크다고 판단되면 허용하는 거라 재판장의 판단이 들어가게 됩니다. 아무래도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된 부분이기 때문에 일단 생중계를 허용하냐 마냐 제가 판단 내릴 자격은 없고 원칙에 따라 국민 알 권리와 사익, 공익을 판단한 건 문제 없다고 봅니다."

- 이 전 대통령은 건강과 국격 훼손 등을 이유로 안 나왔어요. 사유로 적절하다고 보십니까. 
"다스는 자기 것이 아니고 모든 것이 날조돼 오히려 떳떳하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잖아요. 그러면 오히려 나와서 밝혔어야죠. 자기가 정말 떳떳하다면요. 최소 떳떳하지 않더라도 국가 원수였던 만큼 나와서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도 대응했어야 한다고 봐요.

박 전 대통령이나 이 전 대통령은 안 나오는 게 이 판결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한 조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히려 그럴수록 국가 원수 지위에 있었던 사람이 나와야 할 책임감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일반인이 재판에 안 나올 수도 있나요?
"약식 재판이나 벌금형 재판이라면 안 나와도 돼요. 그러나 이런 사건 같은 경우 안 나오면 선고 기일을 계속 수정하죠. 결국 사람을 구인해서 선고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무래도 대통령 지위에 있던 사람이다 보니 거기에 따라서 판단한 것 같아요. 일반인이 이렇게 안 나올 수는 없어요."

- 이후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세요?
"박 전 대통령처럼 항소를 포기할 수도 있는 거고요. 1심이 나온 상황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판단할 수도 있는 거고요. 아니면 피고인 이익을 위해 항소할 수도 있죠. 그건 피고인 권리잖아요. 거기에 대해 11일 발표한다고 하니 두고 봐야 할 거 같습니다. 검찰의 경우, 무죄 선고된 부분이 있잖아요. 그런 부분을 보강해 다투기 위해서 검사는 항소할 것 같아요."

- 정치 재판으로 몰고 갈 가능성도 있지 않나요?
"그런 식으로 몰아갈 수도 있지만, 이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처럼 지지자가 많은 것도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 갈지 11일 발표를 봐야 할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려요.
"1심은 국가권력을 이용한 권력과 재벌의 유착도 밝혀진 것이고, 권력형 비리 사건에 예외를 두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판결이라 생각해요. 이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민의 의혹이 아주 큰 사건이었잖아요. 대통령이 국가 지위를 이용해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국민들은 비분강개할 수밖에 없는 거죠. 참담한 심정을 느낄 뿐입니다. 또다시 국가원수가 재판을 받고 범죄를 저지른 거잖아요. 다시는 이런 재판을 지켜보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