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September 10, 2011
'안철수 현상' 이명박 대통령과는 무관한 사안일까…조선일보 '대통령 인식' 쓴소리
‘추석 악연’ 박근혜, 대세론 둑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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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의 가장 큰 특징은 역동성이다. 강물처럼 조용히 흐르는 것 같아도 때로는 소용돌이를 만나고 때로는 폭포를 만나면서 물길은 갈라지고 합치고 어우러진다. 2002년 대선, 2007년 대선 모두 드라마와 같은 흥미진진한 레이스가 이어졌다.
한국 유권자들은 국민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인물,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만한 통큰 리더십을 지닌 인물에 끌리곤 했다. 시대정신을 관통하는 인물이 대통령선거의 주인공이 된다는 오랜 교훈도 이 때문이다.
2012년 대선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면서 밋밋한 선거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기존 정치 질서와 상식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안철수 현상’이 태풍을 몰고 오면서 2012 대선 지형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박근혜 대세론을 지켜본 이들은 “설마 지겠어”라는 심정에서 “정말로 질 수도 있겠구나”라는 쪽으로 생각이 달라졌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CBS노컷뉴스 | ||
박근혜 전 대표는 5년 전에 이어 다시 한 번 대선을 앞두고 ‘추석 악연’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2007년 대선을 한 해 앞둔 2006년 추석과 2012년 대선을 한 해 앞둔 2011년 추석 모두 박근혜 전 대표 입장에서 껄끄러운 상황과 마주하게 됐다.
백영철 세계일보 정치전문기자는 9일자 4면 <또 쫓기는 박근혜 '추석 트라우마'?>라는 기사에서 “5년 전 2006년 추석 상에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올랐다. 추석이 10월 6일이었는데 이날을 기점으로 이 전 시장이 여론 지지율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확고하게 앞서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9월 9일자 4면. | ||
중앙일보도 10일자 3면 <박근혜 5년 전 '한가위 악몽'…이번 차례상 민심은>이라는 기사에서 "2007년 대선을 1년 3개월 앞둔 2006년 9월 추석 무렵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지지율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처음으로 앞섰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표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안철수 원장은 기존 야권 지지층 + 알파의 지지기반을 갖출 수 있는 인물로 평가 받는다. 부산이라는 출신 지역도 그렇고 평소 정치에 무관심한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는 평가 때문이다.
더욱 주목할 대목은 안철수라는 개인보다 안철수를 ‘정치 태풍’의 주인공으로 올린 그 바람의 정체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8일 KBS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안철수 현상, 올 게 왔다”면서 남 얘기처럼 주장했지만, 안철수 현상은 여권 핵심부의 선거공포를 더욱 자극하는 상황이다.
중앙일보 9월 10일자 3면. | ||
핍박받는 정치지도자의 이미지는 많이 희석화 됐다. 오히려 한나라당의 진짜 실세, 미래권력의 상징 등 그에게 덧씌워진 이미지는 약자가 아닌 강자이다. 강자 이미지는 힘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책임의 무게도 클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전 대표는 한나라당에 대한 영향력이 시간이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와는 별도로 대선경쟁력에 대한 의문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전 대표를 짓누르던 ‘표의 확장성’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한나라당 지지층과 장년층, T․K 지역 등으로는 대선 승리를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공통된 분석이다. 중도층의 마음을 얻어야 승리할 수 있는데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행보는 그들의 마음을 얻을 적극적이고 분명한 태도와는 거리가 있다.
문화일보 9월 9일자 5면. | ||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 선거 때처럼 한 발 떨어진 모습으로, 선거결과 책임론에서 비켜나 있을 수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4․27 재보선 당시와 10․26 재보선에서의 박근혜 전 대표 위상은 큰 차이가 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고민은 이명박 대통령이다. 지금처럼 적당한 거리에서 부딪히지 않는 모습을 언제까지 보일지가 고민의 지점이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여론의 냉랭한 정서를 고려한다면 ‘반이명박’ 깃발을 드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도 있다.
문화일보는 9일자 5면 <위기의 박 '탈출구 찾아라'…'반MB 깃발 언제드나' 고심>이라는 기사에서 "문제는 현 정부와의 차별화는 자칫 지지기반인 보수층의 이탈로도 이어질 수 있고 대통령 임기동안 긴장감을 유지했던 이 대통령을 자극하는 것은 자칫 내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박 전 대표의 고민은 계속 길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 때리기에 나선 다고 민심의 흐름이 반드시 유리하게 흐를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박근혜 전 대표를 대선 위기상황으로 몰아넣은 본질적 이유는 다른 곳에 있는 게 아니라 박근혜 전 대표 자신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치’가 감동을 이끌어내고 보수는 물론 중도와 진보성향 유권자의 마음까지 울리는 방향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 ‘신중 모드’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표가 생각하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분야에 대한 철학이 무엇인지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한다.
내일신문 9월 9일자 1면. | ||
‘나는 가수다’ ‘슈퍼스타 K'만큼 재미있고 감동적인 대선후보 선출 드라마를 이끌어내야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도 얻어낼 수 있다. 야권은 기존의 손학규 정동영 유시민 등의 후보군에 문재인 안철수 등이 참여하는 대선후보 선출 과정을 이끌어낼 경우 2002년 이상의 흥미진진한 대선후보 선출 드라마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전 대표 입장에 지금의 ‘안철수 태풍’은 예고편일 수 있다는 얘기다. 내일신문은 9월 9일자 1면 <바보야, 문제는 감동이야>라는 기사에서 박근혜 전 대표의 위기상황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유권자들은 '새로움'에 감동하고 '버림'에 감동하고, '높은 곳에 있는 줄 알았지만 나와 같다'는 데 감동하고, 자녀들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 환호한다. 그러나 박근혜 리더십에는 이런 요소들이 없다. 박근혜 지지층이 안정적이고 단단하기는 하지만 확장성에 한계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펌) 곽노현 구속 후폭풍으로 MB 정권 무너질 것이다
곽노현 구속 후폭풍에 MB 정권은 무너질 것이다.
-------곽노현 구속의 교훈은 사법부 개혁이다.
황인채
행정부를 견제하여야 할 사법부가 자신들의 의무이자 권리를 포기하고, 정부의 시녀 노릇을 하였다. 검찰이 내민 곽노현 구속 청구에 영장을 발부한 판사에 관한 이야기다. 곽노현을 수사하는 준사법부 검찰과 그에 야합한 사법부의 모습에서 우리는 쓰디쓴 환멸을 느낀다.
MB 정권을 견제해야 할 국회는 대통령의 거수기 노릇이나 하는 한나라당이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서, 애초부터 정부를 견제할 힘이 없었다. 이제 남은 정부를 견제할 또 다른 권부는 사법부인데 사법부마저 정부의 시녀노릇을 하고 있으니 이를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이 일을 보며 내가 떠올 사건이 바로 직선으로 당선 시켰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국회에서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탄핵하였다가 그 후폭풍으로 다음 총선에서 열린 우리당은 압승하였던 일이다. 제16대 국회는 국민이 직선으로 당선시킨 대통령을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탄핵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권력을 자신들의 것이 되었다고 기쁨에 들떴을 것이다.
그러나 다음 순간부터 국민의 거세한 저항이 시작되었다. 분노한 국민들이 광화문 네거리로 모여들어 분노의 함성을 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에 이어서 시작된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소수당이었던 열린 우리당이 압도적인 다수당이 되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 파면 안은 헌법 재판소에서 기각되어 노 전 대통령은 2개월간의 직무 정지 후에 다시 대통령직에 복귀하였다.
이번 검찰과 사법부가 힘을 합해서 곽노현 구속하고 그 분의 직무를 정지한 일은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소수와 여러 면에서 비슷한 점이 있다. 우리는 곽노현 구속 이후에 이어질 서울 시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직선으로 당선시킨 교육감을 서울 시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구속한 이번 사건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는 서울 시장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반대의 표로 결집하여 나타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야권 후보가 압도적 다수표로 당선하면, 그 후폭풍으로 MB 정권과 한나라당 그리고 사법부와 조중동을 비롯한 어용 언론 매체들은 심대한 타격을 입힐 것이다. MB 정권의 권력 누수는 극심해져서, 결국 식물 정권이 될 것이다. 범야권은 승리에 환호할 것이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박근혜 씨의 수중으로 들러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시장 선거가 오히려 범야권에 독이 될 수도 있어서 범야권은 한호 속에서도 깊은 고뇌를 해야 할 것이다. 국민이 기존의 정치질서에 대한 깊은 불신의 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안철수 쓰나미 말이다. 태풍처럼 정치권을 강타하였던 안철수 신드롬에서 나타난 에너지를, 범야권이 안으로 끌어들여 조직화하고 제도화하는 일을 효과적으로 해내지 못한다면, 다음 총선에서는 MB 정권이 아닌 박근혜와 하는 싸움에서 실패하여, 시장 선거에서의 승리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범야권이 안철수 신드롬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는 지금 이 글의 주제가 아니기 때문에 놔두고 사법부 개혁에 대해서만 한마디하고 이 글을 마치려 한다. 사실 나는 사법부 개혁에 대해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할 능력이 없다. 그러나 엘리뜨가 중심이 되어 운영되는 현재의 사법부는 크게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국가의 양심의 최후 보루가 되어야할 사법부가 엘리뜨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사법부가 국민를 위한 법질서가 아닌 엘리뜨를 위한 법질서를 옹호하는 일에 종사하게 되어, 결국 다수의 시민은 사법부에 의해 피해를 보게 되어 사법부를 불신하고 판검사를 존경하기보다는 판검사를 욕하고 조롱하게 되는 것이다.
사법부를 개혁하고자 하는 분들이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실천 대안을 찾는다면 시민들을 그분들을 믿고 함께 힘을 합해서 사법부 개혁을 하여 새 시대를 열수 있게 될 것이다.
곽노현 사건에서 우리가 얻어야하는 교훈은 사법부 개혁이 우리에게 시급한 과제라는 점이다.
-------곽노현 구속의 교훈은 사법부 개혁이다.
황인채
행정부를 견제하여야 할 사법부가 자신들의 의무이자 권리를 포기하고, 정부의 시녀 노릇을 하였다. 검찰이 내민 곽노현 구속 청구에 영장을 발부한 판사에 관한 이야기다. 곽노현을 수사하는 준사법부 검찰과 그에 야합한 사법부의 모습에서 우리는 쓰디쓴 환멸을 느낀다.
MB 정권을 견제해야 할 국회는 대통령의 거수기 노릇이나 하는 한나라당이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서, 애초부터 정부를 견제할 힘이 없었다. 이제 남은 정부를 견제할 또 다른 권부는 사법부인데 사법부마저 정부의 시녀노릇을 하고 있으니 이를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이 일을 보며 내가 떠올 사건이 바로 직선으로 당선 시켰던 노무현 전 대통령을, 국회에서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탄핵하였다가 그 후폭풍으로 다음 총선에서 열린 우리당은 압승하였던 일이다. 제16대 국회는 국민이 직선으로 당선시킨 대통령을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탄핵하였다. 그리고 그들은 이제 권력을 자신들의 것이 되었다고 기쁨에 들떴을 것이다.
그러나 다음 순간부터 국민의 거세한 저항이 시작되었다. 분노한 국민들이 광화문 네거리로 모여들어 분노의 함성을 지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에 이어서 시작된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소수당이었던 열린 우리당이 압도적인 다수당이 되었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 파면 안은 헌법 재판소에서 기각되어 노 전 대통령은 2개월간의 직무 정지 후에 다시 대통령직에 복귀하였다.
이번 검찰과 사법부가 힘을 합해서 곽노현 구속하고 그 분의 직무를 정지한 일은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소수와 여러 면에서 비슷한 점이 있다. 우리는 곽노현 구속 이후에 이어질 서울 시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직선으로 당선시킨 교육감을 서울 시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구속한 이번 사건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는 서울 시장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반대의 표로 결집하여 나타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야권 후보가 압도적 다수표로 당선하면, 그 후폭풍으로 MB 정권과 한나라당 그리고 사법부와 조중동을 비롯한 어용 언론 매체들은 심대한 타격을 입힐 것이다. MB 정권의 권력 누수는 극심해져서, 결국 식물 정권이 될 것이다. 범야권은 승리에 환호할 것이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박근혜 씨의 수중으로 들러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시장 선거가 오히려 범야권에 독이 될 수도 있어서 범야권은 한호 속에서도 깊은 고뇌를 해야 할 것이다. 국민이 기존의 정치질서에 대한 깊은 불신의 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안철수 쓰나미 말이다. 태풍처럼 정치권을 강타하였던 안철수 신드롬에서 나타난 에너지를, 범야권이 안으로 끌어들여 조직화하고 제도화하는 일을 효과적으로 해내지 못한다면, 다음 총선에서는 MB 정권이 아닌 박근혜와 하는 싸움에서 실패하여, 시장 선거에서의 승리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범야권이 안철수 신드롬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 문제는 지금 이 글의 주제가 아니기 때문에 놔두고 사법부 개혁에 대해서만 한마디하고 이 글을 마치려 한다. 사실 나는 사법부 개혁에 대해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할 능력이 없다. 그러나 엘리뜨가 중심이 되어 운영되는 현재의 사법부는 크게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 국가의 양심의 최후 보루가 되어야할 사법부가 엘리뜨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사법부가 국민를 위한 법질서가 아닌 엘리뜨를 위한 법질서를 옹호하는 일에 종사하게 되어, 결국 다수의 시민은 사법부에 의해 피해를 보게 되어 사법부를 불신하고 판검사를 존경하기보다는 판검사를 욕하고 조롱하게 되는 것이다.
사법부를 개혁하고자 하는 분들이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실천 대안을 찾는다면 시민들을 그분들을 믿고 함께 힘을 합해서 사법부 개혁을 하여 새 시대를 열수 있게 될 것이다.
곽노현 사건에서 우리가 얻어야하는 교훈은 사법부 개혁이 우리에게 시급한 과제라는 점이다.
곽노현 구속에 ‘넷심폭발’…“노무현때처럼 안보내!
결국 법원은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 사퇴 댓가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2억원을 건넸다는 혐의를 받고있는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넷심’은 폭발직전이다. ‘촛불정국’이 다시 도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곽 교육감의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김환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0일 0시 30분 경 검찰의 구속영장신청을 받아들였다.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곽 교육감은 이날 새벽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구속과 동시에 곽 교육감의 직무는 정지됐으며 당분간 서울시 교육청은 부교육감의 교육감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그러나 최종판결이 나올 때까지 교육감으로서의 신분은 유지된다.
이에 앞서 법원은 9일 오후 2시 곽 교육감을 불러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나섰다. 곽 교육감은 최후진술문을 통해 “진실은 고해의 대상이지 공방의 대상이 아니라고 믿는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는 것은 때로는 불편하고 위태롭고 두렵기조차 하다”며 “하지만 세상 살면서 이런 일, 저런 일 겪다보니 진실이 결국 승리한다는 걸 배웠다”고 밝혔다.
곽 교육감은 “사건이 불거진 이후 지금까지 기자회견을 통해, 그리고 검찰조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숨김없이 말하기로 마음먹고 실천했다”며 “설령 여론의 법정에서 잠시 동안 오해와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국가의 법정에서 법적으로 자기부죄의 위험성이 있을지언정 진실에만 충성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에게 2억원을 건넨 것에 대해서는 “늘 마음 한켠에서 미안한 마음을 가졌던 박 교수를 극도의 곤궁에서 벗어나게 하는 일이었고 40년 친구의 잘못된 판단에도 불구하고 우정을 살리는 길이었으며 단일화를 바랐던 민주진보진영의 도덕성을 살리는 길이었다”며 “교육감 직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홀로 짊어질 수밖에 없었던 멍에, 십자가였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박 교수 측 이재화 변호사는 7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 교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곽노현 교육감 측이 준 돈에 대해 대가성이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한다”며 “구속 전에도 대가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구속 뒤에도 그랬다고 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혀 대가성에 대해 수긍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변호사는 “언론에 나오는 건 사실과 다른 게 많다. 박 교수가 곽 교육감과 후보 사퇴를 대가로 돈을 받기로 한 약속 자체가 없었다고 한다”며 “실무자들끼리 이야기 한 것도 후보사퇴 대가가 아닌 선거비용 보전문제였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법원은 결국 곽 교육감을 구속시켰다. 때마침 알선수재혐의로 구속 수감중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은 8일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져 대조를 이뤘다.
이정희 “마녀사냥의 결정판”…네티즌 “곽노현 지켜내자”
곽 교육감의 구속소식이 전해지자 트위터 상에는 이를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로 가득찼다. 한 네티즌은 “곽노현 살리기 촛불 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대선에서 이 정권의 경솔함을 지적해 주겠습니다. 한표로”, “감당도 못하는 칼자루는 이제 그만 내려놓지 그러냐”, “곽노현은 우리 시대에 내려진 성자”, “곽노현 교육감을 지켜냅시다” 등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피의사실 인정 않으면 증거인멸 우려 있다고 구속, 인정하면 자백했으니 범죄 확실하다고 구속. 마녀사냥의 현대판”이라는 글을 남겼다.
최재천 전 민주당 의원은 “곽노현 구속이 정의라 믿는 이들은 비단 한나라와 검찰만이 아니”라며 “가장 먼저 사퇴를 주장한 민주당 일부 지도자들, 진보를 애기해온 어느 언론사들 그리고 논객이라 자처해온 그 누구들...암흑 속 보름달이여”라고 일침을 가했다.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술마시던 사람들은 술이 확깨고 가만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술이 땡기는 밤”이라며 “너희는 곽노현을 구속했으나 그 대신 우리의 분노를 풀어놓았다”고 일갈했다. 한 네티즌은 “곽노현을 믿는 이유는 선출직 중 그토록 공약을 성실히.실천하는 사람 처음 이었던 이유”라며 “그를 뽑은 책임을 끝까지 그와 함께 지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후보단일화 과정에 참여했던 하태훈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구속은 범죄사실 소명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를 더 진행해야 할 때 취하는 조치인데 검찰이 `자신 있다'고 말한 걸 보면 수사가 더 필요한 것 같지는 않다”며 법원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 소장은 “우리 사회에선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법원 판결이 나기 전 이미 유죄라는 낙인이 찍히므로 검찰도 이같은 `형벌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며 “수사가 다 이뤄졌고 곽 교육감이 준 돈의 의미에 대해서만 다툼이 있다면 구속하지 않고 법리적으로 논쟁해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트위터에는 “구속된 것은 곽노현이 아니야, 행동하지 않는 당신! 말하지 않는 당신! 왜곡에 동조하는 당신! 지식을 밥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당신! ... 그리고 나”, “이제 어디서 만나서 촛불을 들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의견을 모아야 합니다. 노무현이 돌아가시듯 방치했듯이 곽노현마저 혼자이게 내버려두지 않아야 합니다”, “나는 분명히 단언한다. 2012년 대한민국의 대통령, 나라 최고지도자는 곽노현이다. 그는 또한 노무현이다. 노무현은 못다 한 나라 최고지도자이다. 그는 죽지 않았다. 우리가 그를 죽였듯, 우리가 다시 살려내야, 죽은 우리를 살려내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님. 당신이 그렇게 우려하시던 악들이 결국..그렇게 싸우시던 모습이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당신을 닮은 곽노현 교육감님은 당신처럼 외롭게 하지 않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곽노현 교육감님 결국 무죄날 거니 괜찮다는 분들 계신데요, 저놈들 의도는 구속으로 범죄자 이미지 덧씌우고 대법원까지 질질 끌고 가면서 조중동 동원해서 곰탕 우려먹듯 여론재판하고 여론전 하려는 거예요. 유무죄는 상관 없다는 거죠. 강력한 저항이 필요해요”, “결국 곽노현 교육감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었군요. 공정택 교육감 불구속의 전례에 비춰봐도 너무 부당하고, 지나치게 예상대로 가고 있군요. 서울교육 수장의 구속으로 우리 아이들의 교육도 함께 자유를 구속당하는 것은 아닐지...” 등의 멘션이 이어졌다.
한편, 곽 교육감은 이날 서울구치소로 수감되면서 현재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실망스럽지만 시련이 닥친다고 해서 진실이 변하지는 않는다”며 “제 자신을 돌아보고 더 단련시키는 기회로 삼겠다”고 답했다.
문용필 기자 | newsface21@gmail.com
곽 교육감의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김환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0일 0시 30분 경 검찰의 구속영장신청을 받아들였다.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곽 교육감은 이날 새벽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구속과 동시에 곽 교육감의 직무는 정지됐으며 당분간 서울시 교육청은 부교육감의 교육감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그러나 최종판결이 나올 때까지 교육감으로서의 신분은 유지된다.
이에 앞서 법원은 9일 오후 2시 곽 교육감을 불러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나섰다. 곽 교육감은 최후진술문을 통해 “진실은 고해의 대상이지 공방의 대상이 아니라고 믿는다. 하지만 진실을 말하는 것은 때로는 불편하고 위태롭고 두렵기조차 하다”며 “하지만 세상 살면서 이런 일, 저런 일 겪다보니 진실이 결국 승리한다는 걸 배웠다”고 밝혔다.
곽 교육감은 “사건이 불거진 이후 지금까지 기자회견을 통해, 그리고 검찰조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숨김없이 말하기로 마음먹고 실천했다”며 “설령 여론의 법정에서 잠시 동안 오해와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국가의 법정에서 법적으로 자기부죄의 위험성이 있을지언정 진실에만 충성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에게 2억원을 건넨 것에 대해서는 “늘 마음 한켠에서 미안한 마음을 가졌던 박 교수를 극도의 곤궁에서 벗어나게 하는 일이었고 40년 친구의 잘못된 판단에도 불구하고 우정을 살리는 길이었으며 단일화를 바랐던 민주진보진영의 도덕성을 살리는 길이었다”며 “교육감 직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홀로 짊어질 수밖에 없었던 멍에, 십자가였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박 교수 측 이재화 변호사는 7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박 교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곽노현 교육감 측이 준 돈에 대해 대가성이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한다”며 “구속 전에도 대가성을 인정하지 않았고 구속 뒤에도 그랬다고 한다. 검찰 조사에서 전혀 대가성에 대해 수긍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변호사는 “언론에 나오는 건 사실과 다른 게 많다. 박 교수가 곽 교육감과 후보 사퇴를 대가로 돈을 받기로 한 약속 자체가 없었다고 한다”며 “실무자들끼리 이야기 한 것도 후보사퇴 대가가 아닌 선거비용 보전문제였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법원은 결국 곽 교육감을 구속시켰다. 때마침 알선수재혐의로 구속 수감중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은 8일 건강상의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결정이 내려져 대조를 이뤘다.
이정희 “마녀사냥의 결정판”…네티즌 “곽노현 지켜내자”
곽 교육감의 구속소식이 전해지자 트위터 상에는 이를 비난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로 가득찼다. 한 네티즌은 “곽노현 살리기 촛불 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대선에서 이 정권의 경솔함을 지적해 주겠습니다. 한표로”, “감당도 못하는 칼자루는 이제 그만 내려놓지 그러냐”, “곽노현은 우리 시대에 내려진 성자”, “곽노현 교육감을 지켜냅시다” 등의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피의사실 인정 않으면 증거인멸 우려 있다고 구속, 인정하면 자백했으니 범죄 확실하다고 구속. 마녀사냥의 현대판”이라는 글을 남겼다.
최재천 전 민주당 의원은 “곽노현 구속이 정의라 믿는 이들은 비단 한나라와 검찰만이 아니”라며 “가장 먼저 사퇴를 주장한 민주당 일부 지도자들, 진보를 애기해온 어느 언론사들 그리고 논객이라 자처해온 그 누구들...암흑 속 보름달이여”라고 일침을 가했다.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술마시던 사람들은 술이 확깨고 가만있던 사람들은 갑자기 술이 땡기는 밤”이라며 “너희는 곽노현을 구속했으나 그 대신 우리의 분노를 풀어놓았다”고 일갈했다. 한 네티즌은 “곽노현을 믿는 이유는 선출직 중 그토록 공약을 성실히.실천하는 사람 처음 이었던 이유”라며 “그를 뽑은 책임을 끝까지 그와 함께 지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후보단일화 과정에 참여했던 하태훈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구속은 범죄사실 소명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를 더 진행해야 할 때 취하는 조치인데 검찰이 `자신 있다'고 말한 걸 보면 수사가 더 필요한 것 같지는 않다”며 법원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 소장은 “우리 사회에선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법원 판결이 나기 전 이미 유죄라는 낙인이 찍히므로 검찰도 이같은 `형벌 효과'를 노리는 것”이라며 “수사가 다 이뤄졌고 곽 교육감이 준 돈의 의미에 대해서만 다툼이 있다면 구속하지 않고 법리적으로 논쟁해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트위터에는 “구속된 것은 곽노현이 아니야, 행동하지 않는 당신! 말하지 않는 당신! 왜곡에 동조하는 당신! 지식을 밥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당신! ... 그리고 나”, “이제 어디서 만나서 촛불을 들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의견을 모아야 합니다. 노무현이 돌아가시듯 방치했듯이 곽노현마저 혼자이게 내버려두지 않아야 합니다”, “나는 분명히 단언한다. 2012년 대한민국의 대통령, 나라 최고지도자는 곽노현이다. 그는 또한 노무현이다. 노무현은 못다 한 나라 최고지도자이다. 그는 죽지 않았다. 우리가 그를 죽였듯, 우리가 다시 살려내야, 죽은 우리를 살려내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님. 당신이 그렇게 우려하시던 악들이 결국..그렇게 싸우시던 모습이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당신을 닮은 곽노현 교육감님은 당신처럼 외롭게 하지 않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곽노현 교육감님 결국 무죄날 거니 괜찮다는 분들 계신데요, 저놈들 의도는 구속으로 범죄자 이미지 덧씌우고 대법원까지 질질 끌고 가면서 조중동 동원해서 곰탕 우려먹듯 여론재판하고 여론전 하려는 거예요. 유무죄는 상관 없다는 거죠. 강력한 저항이 필요해요”, “결국 곽노현 교육감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었군요. 공정택 교육감 불구속의 전례에 비춰봐도 너무 부당하고, 지나치게 예상대로 가고 있군요. 서울교육 수장의 구속으로 우리 아이들의 교육도 함께 자유를 구속당하는 것은 아닐지...” 등의 멘션이 이어졌다.
한편, 곽 교육감은 이날 서울구치소로 수감되면서 현재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실망스럽지만 시련이 닥친다고 해서 진실이 변하지는 않는다”며 “제 자신을 돌아보고 더 단련시키는 기회로 삼겠다”고 답했다.
문용필 기자 | newsface21@gmail.com
Friday, September 9, 2011
박원순-안철수를 둘러 싼 오해와 진실
박원순-안철수’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서프라이즈 / 아이엠피터 / 2011-09-09)
계속해서 안철수 교수와 박원순 변호사의 서울시장 출마 관련 포스팅을 올리고 있습니다. 기존 정치의 상식을 파괴하는 그들을 통해 저는 정치 변혁은 아니지만 정치인의 변화는 충분히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의 생각과 다르게 안철수 교수와 박원순 변호사의 ‘아름다운 합의’와 앞으로의 행보를 둘러싼 오해를 여러 댓글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안철수-박원순의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된 오해와 앞으로 그들의 향방을 통해 우리 정치계의 지각변동을 살펴보겠습니다.
■ 안철수는 왜 기존 정치인처럼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을 바꾸나?
안철수의 서울시장 불출마를 보고 난 뒤 사람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압축이 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기존 정치인과 다른 ‘아름다운 합의’이자 결정이었다는 입장과 기존 정치인처럼 출마한다고 했으면서 불출마를 선언하는 전형적인 말 바꾸기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안철수 교수 본인의 입으로 출마하겠다고 말 한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즉 지인들과 함께 이 사회를 변혁시키는 역할과 그에 따른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하겠다는 말이 엄청난 폭풍으로 다가온 것입니다.
혹자는 아니 출마를 고민하겠다는 말이 출마가 아닌가? 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것은 억측입니다. 오마이뉴스 단독보도 이후 나온 그의 모습을 보면 언론의 태풍과 갑자기 불어닥친 지지율에 그마저도 놀란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의 성격과 인격을 보면 서울시장 출마를 일부러 언론에 흘려내고 다시 말을 바꾸는 교묘함은 상상할 수 없다고 저는 봅니다.
■ 안철수는 진정 강남좌파로 한나라 2중대인가?
저는 계파를 나누고 세력화시키는 모습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정치적으로 가능한 시나리오고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당연하게 볼 수 있는 분석이지만 이런 점이 대한민국 정치를 부패시켰고 국민에게 외면받았던 이유였습니다.
안철수 교수는 실제적으로 조직력도 없고 정치적 세력도 없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그의 ‘청춘콘서트’ 배경에 윤여준이 있다는 사실로 안 교수를 의심하는 눈초리로 봤던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안철수는 정치세력화를 무서워했고 그 병폐를 잘 알고 있기에 그동안 그에게 쏟아졌던 정치 영입을 모두 거부했던 것입니다. 그에게 정치는 자신의 몫이 아니었고 정치가라는 타이틀은 그에게 맞지 않는 옷이었습니다.
그가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했던 가장 큰 이유는 ‘거꾸로 가는 역사’에서 자신이 지성인으로 이 시대에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이지 결코 어떤 정치 세력을 등에 업고 나아갈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 안철수는 서울시장이 아니라 대권을 노리고 있다?
안철수-박원순의 서울시장 단일화 기자회견 이후에 안철수에게 쏟아졌던 의혹 중의 하나가 대선 출마를 노린 포석이라는 점입니다. 이것은 진짜 억측에 불과합니다.
서울시장과 대통령은 그 무게가 틀립니다. 대선은 한 나라의 대통령을 뽑는 일이기에 한국 정치 세력이 총 집합하고 동원해야 합니다. 그러나 서울시장은 조직도 중요하지만 각 계층의 이해 충돌이 대통령 선거처럼 규모와 정치적 활동이 거대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아무리 안철수가 올바른 품성과 인격적으로 완성된 사람이고 대중의 인기가 있다고 해도 대선은 그리 쉽지 않으며 안철수 본인도 그리 잘 알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출마 관련 대중의 지지도가 높은 이유가 자신이 아닌 정권 교체의 열망임을 인지했던 그가 대선을 꿈꾼다는 사실은 전혀 근거가 없습니다.
저도 안철수 씨가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이지 정치적으로 무리수가 따릅니다. 서울시장까지는 변화의 물결이 보일 수 있지만 아무런 정치적 기반이 없는 안철수에게 대선은 비상식적인 정치 논리일 뿐입니다.
안철수가 대선을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은 내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다시 집권할 경우입니다. 그래서 당장 내년 대선에 출마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 아니 지지율이 높은 안철수가 나와야지 왜 박원순이 나와야 하는가?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 이후 작성한 포스팅을 보고 많은 분들이 ‘왜 박원순인가?’라는 의구심과 지지율만을 보고 박원순에 대해 실망을 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단순 지지율만 비교하기 어려운 것이 본인의 의지라는 점입니다.
박원순은 서울시장 출마를 앞두고 50여 일간 백두대간을 종주하면서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생각과 자신의 의지를 정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안철수는 닷새 동안이 50년과 같은 세월을 보냈다고 할 정도로 정신없이 지냈습니다.
박원순은 준비된 사람이고 안철수는 아직은 열정만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안철수는 박원순의 출마 의지를 보고 선뜻 자신의 생각을 접은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사람들이 제기하는 반론이 ‘정치에 대한 의지만 있으면 모두 나와도 되는가?’라는 점입니다. 정치에서 어떻게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 의지가 권력욕으로 변질하면 문제이지만 정확한 목표와 철저한 준비는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우리는 눈여겨봐야 하고, 그 모습을 존중해야 합니다.
정치를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의지와 준비 그리고 단순 열정, 권력욕은 구분되어야 합니다.
■ 도대체 박원순이 나와서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는가?
박원순의 지지율은 안철수보다 현저히 낮았고 한나라당 나경원에게도 뒤처졌습니다. 그래서 박원순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오면 한나라당에 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나경원 필패론까지 거론하면서 충격적인 박원순 변호사의 새로운 지지율을 보도합니다.
이 상태로 진행되면 조선과 동아의 걱정대로 박원순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박원순과 나경원 양자구도일 경우이지 야권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표와 민심이 떠날 수 있습니다.
박원순이 야권 단일화 후보로 나오기까지는 또 하나의 절차가 남았습니다. 즉 야권 단일화 후보로 결정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지금은 안철수-박원순의 단일화이지 야권의 단일화는 아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민주당 내에서 천정배, 추미애, 박영선을 비롯한 수많은 야권 후보가 즐비해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우리는 박원순의 역량을 가늠해야 합니다. 저는 박원순을 지지하지만 그의 정치적 역량을 이제부터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면서 아예 기회조차 막으려고 합니다. 저는 정치권에 들어서는 사람은 가치관과 품성 그의 과거를 검증해서 올바른 사람이 무조건 나오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 후에 정치적 논리와 역량을 파악하고 그가 과연 야권 단일화 후보가 될 수 있는지 계산을 뽑아야 합니다.
안철수 교수가 서울시장에 출마했어도 이 절차는 동일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무조건 처음부터 정치적 잣대를 들이댑니다. 정치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 곳입니다.
박원순이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는가에 집착하지 말고 야권단일화 후보까지 그가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를 먼저 고민하고 지켜봐야 합니다.
박원순이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 유세했다는 말로 박원순을 몰아붙이는 사람들이 있는데, 정책 협약과 선거 유세는 차원이 다릅니다. 만약 그런 말로 박원순이 한나라당 2중대라고 헐뜯는 사람이 있다면 제발 언론을 액면 그대로 믿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원순 씨는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지역의 좋은 일꾼을 지지해요!
■ 민주당 그리고 야권 단일화, 도대체 박원순이 어떡해?
박원순이 갈 길은 힘들고 고달파 보입니다. 우선 야권 단일화 후보로 나와야지 독자 노선을 걸어가면 야권의 표를 분산시키기 때문에 오히려 역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철수와의 회동 직후, 박원순 변호사는 한명숙 전 총리,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만나 야권 단일화와 한나라당 심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 사실로 미루어 박원순도 야권단일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런데 문제는 야권단일화에서 제일 걸림돌이 바로 민주당입니다. 민주당은 외부 인사가 민주당에 입당해서 자체 경선을 벌이기 원하지 유시민 참여당 대표의 경기지사 선거 때처럼 무조건 야권단일화를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문제는 민주당도 제가 볼 때는 한나라당처럼 개혁이 필요한 정당이라는 사실입니다. 민주당이 반한나라당 국민 정서를 등에 업고 기고만장해있지만 실제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은 적습니다. 이 점을 망각한 민주당이 무조건 외부 인사의 입당만을 주장한다면 야권단일화는 깨질 수 있습니다.
박원순은 민주당보다는 전 야권 세력의 경선(여론조사 방식)을 통해 민주당을 초월한 야권단일화 후보가 되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국민은 반한나라당에 맞설 용사가 필요한 것이지 민주당의 그늘에 가려 구태의연한 정치를 보이는 민주당 후보를 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정치는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 때에 정권교체가 일어났습니다. 지금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는 심판받아 마땅한 정권이고 민주당은 야당으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야당입니다. 이런 저들을 심판하고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사람이 정치하되 자신의 가치관은 절대 팔아먹지 않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박원순-안철수, 이 두 사람의 서울시장 출마 사건을 보면서 저는 꿈 꾸어 봅니다. 기성 정치인들이 모두 국민의 심판을 받고, 새롭고 능력이 있는 깨끗한 사람들이 국민을 위해 진심으로 일하는 날을.
계속해서 안철수 교수와 박원순 변호사의 서울시장 출마 관련 포스팅을 올리고 있습니다. 기존 정치의 상식을 파괴하는 그들을 통해 저는 정치 변혁은 아니지만 정치인의 변화는 충분히 만들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의 생각과 다르게 안철수 교수와 박원순 변호사의 ‘아름다운 합의’와 앞으로의 행보를 둘러싼 오해를 여러 댓글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안철수-박원순의 서울시장 출마와 관련된 오해와 앞으로 그들의 향방을 통해 우리 정치계의 지각변동을 살펴보겠습니다.
■ 안철수는 왜 기존 정치인처럼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을 바꾸나?
안철수의 서울시장 불출마를 보고 난 뒤 사람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압축이 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기존 정치인과 다른 ‘아름다운 합의’이자 결정이었다는 입장과 기존 정치인처럼 출마한다고 했으면서 불출마를 선언하는 전형적인 말 바꾸기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안철수 교수 본인의 입으로 출마하겠다고 말 한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즉 지인들과 함께 이 사회를 변혁시키는 역할과 그에 따른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하겠다는 말이 엄청난 폭풍으로 다가온 것입니다.
혹자는 아니 출마를 고민하겠다는 말이 출마가 아닌가? 라고 할 수 있지만 그것은 억측입니다. 오마이뉴스 단독보도 이후 나온 그의 모습을 보면 언론의 태풍과 갑자기 불어닥친 지지율에 그마저도 놀란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의 성격과 인격을 보면 서울시장 출마를 일부러 언론에 흘려내고 다시 말을 바꾸는 교묘함은 상상할 수 없다고 저는 봅니다.
■ 안철수는 진정 강남좌파로 한나라 2중대인가?
저는 계파를 나누고 세력화시키는 모습을 극도로 싫어합니다. 정치적으로 가능한 시나리오고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당연하게 볼 수 있는 분석이지만 이런 점이 대한민국 정치를 부패시켰고 국민에게 외면받았던 이유였습니다.
안철수 교수는 실제적으로 조직력도 없고 정치적 세력도 없는 인물입니다. 그래서 그의 ‘청춘콘서트’ 배경에 윤여준이 있다는 사실로 안 교수를 의심하는 눈초리로 봤던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안철수는 정치세력화를 무서워했고 그 병폐를 잘 알고 있기에 그동안 그에게 쏟아졌던 정치 영입을 모두 거부했던 것입니다. 그에게 정치는 자신의 몫이 아니었고 정치가라는 타이틀은 그에게 맞지 않는 옷이었습니다.
그가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했던 가장 큰 이유는 ‘거꾸로 가는 역사’에서 자신이 지성인으로 이 시대에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이지 결코 어떤 정치 세력을 등에 업고 나아갈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 안철수는 서울시장이 아니라 대권을 노리고 있다?
안철수-박원순의 서울시장 단일화 기자회견 이후에 안철수에게 쏟아졌던 의혹 중의 하나가 대선 출마를 노린 포석이라는 점입니다. 이것은 진짜 억측에 불과합니다.
서울시장과 대통령은 그 무게가 틀립니다. 대선은 한 나라의 대통령을 뽑는 일이기에 한국 정치 세력이 총 집합하고 동원해야 합니다. 그러나 서울시장은 조직도 중요하지만 각 계층의 이해 충돌이 대통령 선거처럼 규모와 정치적 활동이 거대할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아무리 안철수가 올바른 품성과 인격적으로 완성된 사람이고 대중의 인기가 있다고 해도 대선은 그리 쉽지 않으며 안철수 본인도 그리 잘 알고 있습니다. 서울시장 출마 관련 대중의 지지도가 높은 이유가 자신이 아닌 정권 교체의 열망임을 인지했던 그가 대선을 꿈꾼다는 사실은 전혀 근거가 없습니다.
저도 안철수 씨가 대통령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생각이지 정치적으로 무리수가 따릅니다. 서울시장까지는 변화의 물결이 보일 수 있지만 아무런 정치적 기반이 없는 안철수에게 대선은 비상식적인 정치 논리일 뿐입니다.
안철수가 대선을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은 내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다시 집권할 경우입니다. 그래서 당장 내년 대선에 출마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 아니 지지율이 높은 안철수가 나와야지 왜 박원순이 나와야 하는가?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 이후 작성한 포스팅을 보고 많은 분들이 ‘왜 박원순인가?’라는 의구심과 지지율만을 보고 박원순에 대해 실망을 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단순 지지율만 비교하기 어려운 것이 본인의 의지라는 점입니다.
박원순은 서울시장 출마를 앞두고 50여 일간 백두대간을 종주하면서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생각과 자신의 의지를 정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안철수는 닷새 동안이 50년과 같은 세월을 보냈다고 할 정도로 정신없이 지냈습니다.
박원순은 준비된 사람이고 안철수는 아직은 열정만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안철수는 박원순의 출마 의지를 보고 선뜻 자신의 생각을 접은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사람들이 제기하는 반론이 ‘정치에 대한 의지만 있으면 모두 나와도 되는가?’라는 점입니다. 정치에서 어떻게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 의지가 권력욕으로 변질하면 문제이지만 정확한 목표와 철저한 준비는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우리는 눈여겨봐야 하고, 그 모습을 존중해야 합니다.
정치를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겠다는 의지와 준비 그리고 단순 열정, 권력욕은 구분되어야 합니다.
■ 도대체 박원순이 나와서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는가?
박원순의 지지율은 안철수보다 현저히 낮았고 한나라당 나경원에게도 뒤처졌습니다. 그래서 박원순이 서울시장 후보로 나오면 한나라당에 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나경원 필패론까지 거론하면서 충격적인 박원순 변호사의 새로운 지지율을 보도합니다.
이 상태로 진행되면 조선과 동아의 걱정대로 박원순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이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박원순과 나경원 양자구도일 경우이지 야권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표와 민심이 떠날 수 있습니다.
박원순이 야권 단일화 후보로 나오기까지는 또 하나의 절차가 남았습니다. 즉 야권 단일화 후보로 결정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지금은 안철수-박원순의 단일화이지 야권의 단일화는 아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민주당 내에서 천정배, 추미애, 박영선을 비롯한 수많은 야권 후보가 즐비해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우리는 박원순의 역량을 가늠해야 합니다. 저는 박원순을 지지하지만 그의 정치적 역량을 이제부터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면서 아예 기회조차 막으려고 합니다. 저는 정치권에 들어서는 사람은 가치관과 품성 그의 과거를 검증해서 올바른 사람이 무조건 나오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 후에 정치적 논리와 역량을 파악하고 그가 과연 야권 단일화 후보가 될 수 있는지 계산을 뽑아야 합니다.
안철수 교수가 서울시장에 출마했어도 이 절차는 동일하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무조건 처음부터 정치적 잣대를 들이댑니다. 정치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 곳입니다.
박원순이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는가에 집착하지 말고 야권단일화 후보까지 그가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를 먼저 고민하고 지켜봐야 합니다.
박원순이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 유세했다는 말로 박원순을 몰아붙이는 사람들이 있는데, 정책 협약과 선거 유세는 차원이 다릅니다. 만약 그런 말로 박원순이 한나라당 2중대라고 헐뜯는 사람이 있다면 제발 언론을 액면 그대로 믿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원순 씨는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지역의 좋은 일꾼을 지지해요!
■ 민주당 그리고 야권 단일화, 도대체 박원순이 어떡해?
박원순이 갈 길은 힘들고 고달파 보입니다. 우선 야권 단일화 후보로 나와야지 독자 노선을 걸어가면 야권의 표를 분산시키기 때문에 오히려 역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철수와의 회동 직후, 박원순 변호사는 한명숙 전 총리, 문재인 노무현 재단 이사장을 만나 야권 단일화와 한나라당 심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 사실로 미루어 박원순도 야권단일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런데 문제는 야권단일화에서 제일 걸림돌이 바로 민주당입니다. 민주당은 외부 인사가 민주당에 입당해서 자체 경선을 벌이기 원하지 유시민 참여당 대표의 경기지사 선거 때처럼 무조건 야권단일화를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문제는 민주당도 제가 볼 때는 한나라당처럼 개혁이 필요한 정당이라는 사실입니다. 민주당이 반한나라당 국민 정서를 등에 업고 기고만장해있지만 실제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은 적습니다. 이 점을 망각한 민주당이 무조건 외부 인사의 입당만을 주장한다면 야권단일화는 깨질 수 있습니다.
박원순은 민주당보다는 전 야권 세력의 경선(여론조사 방식)을 통해 민주당을 초월한 야권단일화 후보가 되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국민은 반한나라당에 맞설 용사가 필요한 것이지 민주당의 그늘에 가려 구태의연한 정치를 보이는 민주당 후보를 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박원순의 닳아버린 구두. 이런 사람이 권력에 욕심을 낼 수 있을까? (이미지 출처 : 오마이뉴스) |
대한민국에서 정치는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 때에 정권교체가 일어났습니다. 지금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는 심판받아 마땅한 정권이고 민주당은 야당으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야당입니다. 이런 저들을 심판하고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사람이 정치하되 자신의 가치관은 절대 팔아먹지 않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박원순-안철수, 이 두 사람의 서울시장 출마 사건을 보면서 저는 꿈 꾸어 봅니다. 기성 정치인들이 모두 국민의 심판을 받고, 새롭고 능력이 있는 깨끗한 사람들이 국민을 위해 진심으로 일하는 날을.
아이엠피터
안철수 돌풍 소감(1)
안철수 돌풍 소감(1)한국식 정당 정치와 양대 정당에 대한 Red Card
5년의 간극 - 통탄에서 희망으로
솔직히 내가 4~5년 전에 안철수 돌풍을 접했다면 한국 사회의 부박함을 통탄하고 착잡한 심정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정당 정치와 정치·행정 경험이 개무시 당하는 상황을 심히 우려하며 거부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 혁신’을 화두로 삼아 5년여를 여의도 바닥에서 구르면서 철이 들어서인지 ‘안풍’은 정치 변화를 갈망하는 민심의 자연스런 반영임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래서 매우 희망적, 고무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나에게 ‘안풍’은 지긋지긋한 장마철에 잠깐 나타난 파아란 하늘이다. 끝도 없을 것 같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늦여름 아침에 잠깐 맛본 선선하고 상쾌한 가을바람이다.
정치 콘텐츠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아예 이것으로 밥벌이까지 하는 프로 작가(?) 내지 정도전 류의 경세가(?)가 되어보겠다고 여의도에 사회디자인연구소(당시는 주식회사)를 연 2006년 9월부터 문국현 돌풍이 몰아친 2007년 가을까지, 나는 정당에서 훈련되지도 않았고, 선거나 청문회를 통해서 검증되지 않은 기업인, 시민운동가, 교수 출신들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다. 국가경영의 비전, 전략, 정책을 묻지 않는 이미지 정치가 싫었고, (정치는 세력과 조직인데) 인물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정치 풍토가 싫었다. 큰 정치는 사자의 심장, 여우의 두뇌, 독수리의 눈, 얼굴 성형의사의 섬세한 손길 등이 필요한 상당한 전문분야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까운 지인들이 문국현에게 가자고 강권했지만 나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한국에서 크고 복잡한 조직을 운영한 행정 경험이나 기업 경험은 어느 정도 존중받을만한 가치가 있지만, 한국식 정당 정치는 별로 존중받을 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는 내 개인의 시각이기 이전에 대중의 시각일 것이다. 한국의 정당정치는 불합리한 선거제도, 공천제도, 정당법, 부실한 정당 조직기반, 후진적 정치문화와 뒤틀린 언론, 피폐한 정치생태계 등이 합작하여 만든 정치적 독과점 체제에다가 (저들의 후진성이 나의 존재 이유가 되는) 적대적 상호의존 체제여서 정치 품질을 혁신할 이유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지 정치도 사필귀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치가 가치, 비전, 정책의 정치를 보여주지 않고, 언론 역시 이를 교정하기는커녕 증폭하는 상황에서는 대중은 그가 살아온 이력과 이룩한 성과를 보고 능력과 노선을 짐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중의 시각에서 안철수 인생을 개괄하면 정말 매력이 있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대(시장)가 요구하는 상품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 창업을 했고, 탁월한 창의, 열정, 경영 능력을 발휘해서 영혼이 있는 기업(한 때 500명)을 만들었다. 그 이후 기업과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하지 않았다. 많은 벤처기업인의 로망인, 기업 가치를 높여 큰 회사에 팔아서 일확천금을 만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마다했다. 또한 매체를 통하여, 주로 한국 산업과 기업(특히 중소기업과 IT분야)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정책 제언을 많이 했고, 그 말은 그리 틀리지 않았다. 이런 인생 역정과 발언과 활동이 큰 감동, 작은 공감을 쌓아 이번에 서울시장 관련 여론 조사를 통해 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기존 보수, 진보 정치가 지지리도 못났기 때문에 안철수에게 확 쏠린 것이다.
물론 정치권 바깥에는 안철수보다 훨씬 오랫동안 치열하게 공적 가치 -노동, 빈민, 복지, 세금혁명, 교통, 생태환경, 다문화, 북한동포, 해외동포, 정당 민주화, 지역주의 타파 등- 를 추구해 온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박원순이나 내가 인생을 걸고 추구하는 가치도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정말 ‘안풍’에 대해 샘을 내도 될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 한 두 사람이 아니다. 특히 기업인 중에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그러나 가수가 열창하는 모든 노래가 다 청중을 열광케 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 공간, 청중의 특성에 따라 폭발적으로 감동하는 노래가 있는 법이다. 2002년의 노무현 바람도, 2007년의 이명박에 대한 열광도, 박근혜에 대한 기대도, 안철수 바람도, 여름에 부는 태풍처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에 대비하거나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일 것이다. 나는 ‘안풍’으로 희망을 만들고 싶다. 안철수 앞세워 ‘정치 투기’ 내지 ‘정치 벤처’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 ‘안풍’을 만든 에너지 원인 대중의 열망 혹은 시대정신에 부응하는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돌아보면 나는 이 일을 오래전부터 해 왔다고 생각한다. 내가 낸 책들은 그 발자국이다. ‘한 386의 사상혁명(2004)’ ‘진보와 보수를 넘어(2007)’ ‘희망한국 프로젝트(2007)’ ‘노무현 이후-새시대 플랫폼은 무엇인가-(2009)’ 등
‘정치, 하지 마라’
그런데 정치의 속살과 바닥 현실을 조금은 봐서인지 (정치에 비하면 그래도 온실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에서 일가를 이룬 안철수 같은 사람이 과연 현실 정치의 처절한 고난을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나는 정치권력은 산 정상과 너무나 닮았다는 것을 절감한다. 작은 권력은 1000~2000미터 산과 비슷하다. 우거진 수목도 있고, 고즈넉한 공간도 있고,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계곡도 있고, 산토끼와 사슴과 멧돼지가 뛰논다. 정말 보기 좋다. 그러나 권력이 커지면 높은 산 정상처럼 황량해진다. 이해관계자들 간의 대립, 갈등이 심한 한국에서 당권, 대권 후보군에 들면 5000~6000미터 급 산이 되고, 유력한 주자가 되면 6000~7000미터급 산이 된다. 사방에서 질투, 견제, 검증, 비난의 칼바람, 눈보라가 몰아친다. 자신도 까맣게 잊고 있는 사소한 허물 들추기가 시작된다. 일거수일투족이 관심, 감시의 대상이 된다. 대부분은 아주 악의적이다. 허물 찾기 스토커나 정신 이상기가 다분한 스토커들도 따라붙게 되어 있다.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털어놓을 사람도 거의 없다. 가족, 친구와의 일상의 작은 행복(사생활)이 날아가 버린다. 그래서 큰 권력을 가지려면 엄청나게 강한 욕망, 나 아니면 이 일을 할 사람이 없다는 사명감, 모순 부조리에 대한 뜨거운 분노, 내가 하면 정말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 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거친 칼바람, 눈보라, 황량함, 고독을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2009년 3월 4일 올린 ‘정치, 하지 마라’라는 글에 정말로 공감한다. 큰 권력을 가져보지는 않았지만 직관적으로 그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정치, 하지 마라. 농담이 아니라 진담으로 하는 말입니다. 얻을 수 있는 것에 비하여 잃어야 하는 것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은 모든 것을 정치에 바쳐야 합니다. 정치를 위하여 무엇을 바쳐야 하는지를 헤아리는 것보다, 그가 가진 것 중에서 정치에 바치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를 헤아려 보면, 아닌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사생활, 특히 가족들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없는 것은 참으로 치명적인 고통입니다. 거짓말의 수렁, 정치자금의 수렁, 사생활 검증의 수렁, 이전투구의 수렁 많은 사람들이 이 수렁에 빠져서 정치 생명을 마감합니다. 살아남은 사람도 말년이 가난하고 외롭습니다.
돈의 수렁… 돈을 조달할 방법은 없습니다…. 돈벌이를 할 방법도 없습니다…. 노후는 대책이 없습니다…. 정치인은 사생활이 없습니다. 행동의 자유도 없습니다. 연극을 보러 가는 일도, 골프를 치는 일도 세상 분위기와 언론의 눈치를 살펴야 합니다. 밥 먹는 자리에서 농담도 함부로 하면 사고가 납니다…. 저격수는 항상 준비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공공의 이익과 사생활보호의 한계가 너무 모호하여 더욱 고통스럽습니다…. 정치를 하는 동안 옛날 친구들과는 점점 멀어졌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없기도 하고, 생각과 정서도 달라지기도 하고, 손을 자주 벌려서 귀찮은 사람이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안철수는 적어도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것이다. 천만다행이다. 그러나 사생활 검증의 수렁과 이전투구의 수렁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정치인들은 왜 그렇게 싸우는가? 민주주의 정치 구조가 본시 싸우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싸우는 것입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당을 서로 나누어 싸우지 않는다면 민주주의 정치는 무너집니다…. 민주주의라고 싸움이 항상 규칙대로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더욱이 정쟁을 전쟁으로 하던 적대적 정치문화의 전통이 남아 있고, 사회적 대립과 갈등이 큰 나라 에서는 자연 싸움이 거칠어지고 패자에 대한 공격도 가혹해 지기 마련입니다. 욕설, 몸싸움, 거짓말, 중상모략, 뒷조사 이런 악습이 남아 있는 이유입니다. 결국 이런 싸움판에서 싸우는 정치인들은 스스로 각박해 지고 국민들로부터는 항상 욕을 먹는 불행한 처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는 십자가 고행
여기까지 써놓고 나니 안철수에게 함부로 정치하지 말라고 하는 취지의 글처럼 되어버렸다. 하지만 정반대다. 오히려 안철수 같은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의 글을 소개한 것이다. 한국 정치가 이렇게 각박해 진 것은 기본적으로 기득권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몰상식, 무원칙하게 추구하고, 공공(정치, 관료, 사법, 언론)이 이를 방조, 조장해 왔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승자는 독과식하고, 패자는 완전히 짓밟아 버리기 때문이다. 이는 상대의 후진성(잔학함, 몰상식)이 나의 존재 이유로 되는 적대적 상호의존 체제를 만들기 마련이다. 또한 원래 기득권자들은 정의와 상식의 칼이 무디면 정치적 독점(경쟁자 제거 등)이나 경제적 독점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건전한 상식과 균형감각을 가진 정치세력이 공공의 중심을 잡지 못했기 때문에 한국 정치가 엉망이 된 것이다. 물론 보수의 오른쪽에 북한, 좌파, 노조, 무질서, 호남에 대한 극단적인 증오와 피해의식을 가진 세력이 포진하고 있고, 진보의 왼쪽에는 미국, 시장, 경쟁, 개방, 영남에 대한 극단적인 증오와 피해의식을 가진 세력이 포진하고 있는 정치지형이 이를 더욱 악화시켰을 것이다.
따라서 근거 없는 피해의식으로부터 자유롭고, 건전한 상식과 균형감각을 갖추고 있으면서,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은 유권자들을 대변하는 안철수 류의 정치세력이 힘 있게 등장하면 정치적 독과점에 기반을 둔 적대적 상호의존체제는 많이 완화될 것이다. 그러면 노 전 대통령을 괴롭힌 거짓말의 수렁, 정치자금의 수렁, 사생활 검증의 수렁, 이전투구의 수렁과 정치보복의 악습도 상당 정도 완화될 것이다. 그런데 안철수의 가족, 친지, 친구들 대부분은 정치하는 것을 말리지 않을까 한다. 정치는 우리 시대의 ‘십자가 고행’ 비슷한 거니까!
진짜 레드카드 받았다고 생각할까?
안풍을 양당 구도 혹은 정당 정치에 대한 레드카드로 해석하는 식자들이 적지 않았다. 이는 촛불 시위 때도 나온 얘기다. 그런데 나는 진짜 그렇게 생각할까 의문이다. 현실정치를 아는 대부분은 속으로는 기존의 강고한 양당 구도에 편입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을 것이다. 진보 논객들은 이구동성으로 정치는 인물과 바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세력과 정당으로 한다면서 야권연대 테이블에 들어오라고 종용하였다. 안철수의 “반한나라 비민주” 독자적인 정치세력화 또는 무소속 가능성에 대해 적의를 표하였다. 한나라당의 어부지리를 경고 내지 우려하기도 하고, 민주 개혁을 위해 싸워 온 민주당의 역사를 무시한다고 격노하기도 하였다. 지금이야 안철수가 반한나라당 입장을 명확히 했고, 야권통합 후보가 되지 않으면 당선이 곤란한 박원순에게 후보를 양보했으니까 이런 우려와 분노는 사그라졌겠지만……. 그러다 보니 이제는 레드카드의 대상은 진보와 민주당이 아니라, 오로지 한나라당과 보수만 되어 버린 것처럼 되었다.
나는 이것이 진보의 불행이라고 생각한다. 안철수가 레드카드를 잠깐 비쳤다가 너무 빨리 집어 넣어버린 것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레드카드의 배경
9월 2일자 한겨레신문은 최저임금(4320원) 100% 적용으로 인해 해고를 두려워하는 아파트 경비원 관련 기사가 3개, 사설 1개를 실었다. 먼저 3개의 기사 제목만 보자.
최저임금 100% 지급? 경비원은 되레 서럽다강제휴식에 임금 깎기 등 관리사무소 꼼수 늘어 /노동단체 "예견된 문제" 정부가 대책마련 나서야
“내 임금 인상 말라” 서명받는 경비원들‘최저임금 100% 적용’ 씁쓸한 풍경 / 입주자 요구에 마지못한 동참 / “해고가 두려운데 어떡하겠나”
‘무인경비’ 주민투표 바람… 몸 낮춘 경비원들 ‘해고 조바심’아파트마다 “CCTV 등 확대” / 보안업체는 공짜 마케팅 / 쓰레기 분리 자처·머리 염색 / “주민에 잘 보이자 인정 호소
사설 제목은 이렇다.
[사설] 아파트 경비원 스스로 "임금 더 안 받겠다"는 세상
이튿날에는 독자(김병현 미국 공인회계사) 의견을 실었다.
[왜냐면] 우리 이러지 맙시다9월2일치 1면 “‘내 임금 인상 말라” 서명받는 경비원들”을 읽고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은 감시·단속직 노동자(아파트 경비원, 수도·가스 검침원, 건물전기기술직, 주차관리원, 청원경찰 등)에 대해서는 그동안 최저임금 적용 유예를 했는데, 2012년부터는 100% 적용하도록 최저임금법 시행령이 정했기 때문이다. (2007년에는 최저임금의 70%, 2008~11년은 80%를 적용받았다)
이승준 기자가 쓴 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의 100%를 줄 경우, 현재 평균 110만~120만 원을 받는 경비원의 월 급여는 평균 20만~30만 원가량 오를 것이 예상되며, 이에 따라 관리비 인상(가구당 1~2만 원)을 우려한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전아연)가 대응에 나섰고, 일자리를 잃을까 봐 경비원들이 ‘임금 인상을 하지 말라’는 서명 운동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함께하고 있다”고 한다. 전아연 관계자는 “근로조건 개선도 중요하지만 65살 이상 고령층이 대부분인 경비원들이 거리로 내몰릴 텐데 최저임금 100%를 적용하는 게 과연 옳은 것이냐”고 말했다고 한다.
자 그러면 이승준 기자가 소개하는 대안은 무엇일까?
“노동단체와 전문가들은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강조하며, 감단직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100% 지급 규정 적용을 유예하자는 일부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고 하면서 민주노총 정호희 대변인의 발언을 소개했다. 요지는 “최저임금 자체가 너무 낮다”는 것과 “감단직 최저임금 보장은 사회적 합의”라는 것이다. 누가 합의를 했는지, 합의를 위한 조사, 연구, 대안에 대해 얼마나 고민했는지 모르지만….
이승준 기자는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실 관계자의 발언도 소개했다.
“노동강도가 높은 현재의 24시간 맞교대를 바꾸고 고용유지 지원금, 교대제 전환 지원금 제도를 활용해 고용안정과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대책 마련을 검토 중”
김윤자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의 발언도 소개했다.
“경비원들에게 제대로 된 임금을 보장할 수 있도록, 일정 규모 이상의 아파트에는 정해진 수의 경비원을 두어야 한다는 법 조항을 만들어 고용을 보호해야 한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이렇게 호소했다.
“대부분 노년층인 아파트 경비원들은 일자리를 잃으면 더 기댈 곳이 없다. 많게는 월 몇만 원의 관리비 증가를 이유로 우리의 아저씨, 할아버지 같은 경비원들에게 하루아침에 경제적·정신적 충격을 주는 것은 인간적 도리가 아니다. 세상이 힘들고 각박할수록 어려운 이웃의 고통을 껴안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부도 아파트 경비원들이 최저임금 100%를 적용받으면서 고용불안에 시달리지 않도록 고용유지 지원금 등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런 상생의 정신이 사라진 사회는 말 그대로 ‘피도 눈물도 없는 세상’이다.”
김병현 미국 공인회계사도 호소한다.
“조금 편하고 깔끔하다고 해서 재래시장보다는 대기업 마트에 길들여지지 않으셨습니까? 프랜차이즈 배달 음식이 아니면 주문하는 것이 꺼려지지 않으십니까? 커피 한잔에 원가의 수십 배에 달하는 돈을 망설임 없이 지불하면서, 입주민을 위해 불철주야 고생하시는 경비 아저씨의 법정 최저임금 지급을 위해 늘어나는 관리비 1만~2만 원이 아깝다고 생각되십니까?…… 우리 작은 것부터 해나갑시다……. 우리 공생 문화를 만들어봅시다.”
한겨레사설과 김병현의 호소는 나와 우리 가족은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다. 내가 아는 많은 사람들도 실천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하지만 이런 자발적 나눔과 상생의 정신이 보편화되어 시장 원리를 근본적으로 거스를 수 있다면, 양극화, 비정규직, 청년실업, 노인빈곤, 사교육 열풍 등 한국 사회의 대부분의 문제가 아예 발생하지도 않았으리라. 그런데 아무리 선진국이라도 바로 이것이 안 되기에 국가의 책임성을 높이려 하고, 조세와 재정을 놓고 고민하고, 복지의 우선순위, 대상, 전달체계를 고민하고, 고용과 성장 친화적인 경제사회 제도를 고민하는 것 아닌가? 홍희덕 의원실 관계자와 김윤자 교수의 대안도 그래서 나오는 것 아닌가? 그런데 “일정규모 이상의 아파트는 정해진 수의 경비원을 두도록 하자”는 김윤자 교수의 대안은 실효성이 있을까?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용유지 지원금, 교대제 전환 지원금 제도”는 이보다는 조금은 나은 대안이지만, 형평성의 문제와 지속가능성의 문제가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다.
원래 최저임금제의 취지는 최저임금도 못 줄 정도면 사업체 문을 닫거나, 노동력을 해고(방출)하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사회적 차원에서는 보다 생산성 높은 부문으로 노동을 재배치하자는 산업구조조정 전략인 것이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쏟아져 나온 실업자들은 국가가 고용보험이나 공적부조제도(기초생활보장제도 등)로 떠안아야 한다. 이것이 안 되면 고용유지지원금이라도 주어서 일단 대량 실업사태를 막아야 한다. 당연히 이 모든 것은 규제 수준을 정하거나 높일 때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사안이다. 취약 근로자들이 보다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경제적 조건을 마련하자는 '좋은 의도'가 바닥현실을 조사해 본 결과, 의도와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할 것이 예상되면 최저기준을 조심스럽게, 지혜롭게 다뤄야 한다. 앞에서 말한 취약근로자-그것도 노인근로자- 보호, 완충 장치와 더불어 지역별, 연령별, 산업별 최저임금 수준 차등화도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일이 결코 간단치 않기 때문에 직업관료를 두고, 의원과 정당을 세금으로 생활비와 활동비를 보조하는 것이다.
그런데 진보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진보의 정체성인 것처럼 생각한다. 민주당은 지난 7월 초 2011년 현재 4320원인 최저임금을 2012년에는 노동자 평균임금의 50%인 5410원으로 올리고, 2015년까지는 60%로 올리겠다고 하였다. 더불어서 현재 전체 노동자의 50%인 비정규직을 30%로 줄이고, 임금은 80%로 올리겠다고 공언하였다. 이는 야권 연대를 의식하여 내지른 측면도 있지만, 결정적인 것은 한국 특유의 고용·임금 구조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최저기준의 대폭 상향에 따라 수백만 명의 취약 근로자와 기업이 받을 엄청난 충격에 대한 인식도, 대안도 없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몇 백만 명의 고소득 근로자와 다수의 취약근로자로 구성되어, 1인당 GDP를 기준으로 보면, 평균임금 수준(2009년 259만 7천 원, 5인 이상)은 OECD 국가 중에서 높은 수준이지만, 중위임금은 낮고(211만 원, 5인 이상), 최저임금에 걸리는 노동자 숫자가 너무나 많다. 또한 고용률과 임금근로자 비율이 낮다. 이는 자본의 가혹한 임금 착취 때문이 아니라 자본력 자체가 약하기 때문이다. (www.socialdesign.kr/news/articleView.html?idxno=6382)
한겨레신문은 치밀한 조사도, 숙고도 없이, 그것도 ‘사회적 합의’로 인해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 필요가 없는 자들이 모여서 ‘사회적 합의’란 것을 해 놓고, 막상 가장 열악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대량 실업 사태 앞에서 사실상 무대책인 진보와 보수 정치권에 대해서 너무 관대하다. 진보는 아파트 입주자들에게는 인정에 호소하여 가구당 1~2만 원을 더 부담하라고 하면서, 사회적 합의 테이블의 주체인 민주노총 등에게 뭘 내놓으라고 요구하는지 나는 알 수 없다. 아파트에 사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중심이 되어 관리비 1~2만 원 더 내놓기 운동을 벌이든지, 대량 실업 위기에 처한 노인들을 위한 고용유지 지원금을 위한 증세나 예산 배정 운동이라도 벌이면 그래도 좀 봐 줄만 하겠지만……
한국에서 최저 임금 수준을 급상승시키면, 먹고 살 만한 진보 인사의 상당수는 양심이 덜 아파서 좋을지 모르지만, 노인들은 감내하기 쉽지 않은 강한 충격을 받게 되어 있다. 이들은 보다 생산성 높은 부문으로 옮겨갈 수가 없고, 국민연금은 아예 붓지 않았기에 혜택이 없고, 기초생활보호 제도에서는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다수가 소외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들이 결국 어디로 가겠는가? 아마도 도시 빈곤 노인들 상당수는 지하철과 시장통의 폐지 줍는 일에 나설 것이고 적지 않은 수는 자살 유혹을 받을 것이다.
문제는 지금도 노인 빈곤율과 노인 자살률 문제는 엄청나게 심각하다는 사실이다.
OECD는 노인자살률(10만 명당 자살자 수)을 표기하기 위해 원래 5명, 10명, 15명으로 증가하는 왼쪽 눈금을 사용하는데, 한국의 폭증하는 노인 자살률을 표기하기 위해 20명, 40명, 60명, 80명 (…) 160명으로 증가하는 별도 눈금을 만들었다. 198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한국의 자살률 그래프를 보면, 잔잔했던 바다가 1990년대 초반부터는 큰 풍랑이 이는 것처럼 보인다. 그중에서도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 그래프는 그야말로 거대한 쓰나미를 연상케 한다. 자살이라는 것이 아무리 실존적인 행위라 하더라도, 그 원인을 추측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가깝고도 직접적인 원인은 노령연금제도가 부실하고, 근로소득이든 자산소득이든 사적이전소득이든 노인들이 소득을 얻을 기회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좀 멀고 간접적인 원인을 꼽아보면 급격한 핵가족화(대가족 공동체의 해체)와 도시화, 가계 교육비 부담, 중국발 산업구조조정 압력, 벤처중소기업의 발목을 잡아 결과적으로 일자리 창출을 틀어막는 기득권 과보호의 노동, 금융, 유통시장 및 원하청관계, 부가가치를 국내화하는 능력(부가가치 유발계수)과 고용을 창출하는 능력(고용계수)이 현격히 떨어지는 산업구조 등이 꼽힐 것이다. 한반도의 기후, 일조량과 한민족의 성정과 문화, 절대적인 부의 수준 등을 종합하면 한국은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멕시코 등 라틴계 민족처럼 자살률이 결코 높을 수 없는 나라다. 그렇다면 지금의 자살대란, 특히 노인자살대란은 1990년대 후반 북한의 대량기아사태처럼 일종의 사회적 대학살이라고 해야 마땅하다.
안철수 돌풍을 얘기하다가 왜 뜬금없이 최저임금과 노인자살 타령인가?
그것은 노인자살대란과 최저임금 관련 갈등을 파고들어가 보면 우리 시대 고통, 증오, 갈등, 분노, 불신의 대부분이 거의 동일한 뿌리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국내외적 변화의 압력이 쓰나미처럼 밀어닥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도 대응하지도 못하는 한국 공공(정치, 행정, 사법, 언론, 지식사회)의 둔감, 무능, 무책임이다. 그로 인해 국가가 복지로써 사회적 약자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고, 정의로써 사회적 강자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고 있다. 냉정하게 보면 한국의 진보, 보수의 주류의 철학, 가치, 행태는 일자리, 청년의 희망, 노년의 행복을 합동으로 목 졸라 죽이는 짓을 끈질기게 하고 있다. 한국에서 힘 있는 존재의 대표격인 재벌, 금융, 관료, 노조, 전문직, 지식인, 정치인의 행태를 보면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재벌의 황소개구리적 행태, 금융과 전문직능의 기득권 과보호 시스템, 공평성, 연대성, 유연성과 담쌓고 오로지 기득권 노동의 안정성만 추구하는 노조의 행태, 공무원의 양반관료화와 마피아화, 시장과 기업의 동력학에 대한 진보의 놀라운 무지, 언론의 저열한 당파성이 그 예다. 정치의 둔감, 무능은 오랜 적대적 의존 관계의 양당 체제 및 지역적 정치 독과점 체제와 떼려야 뗄 수 없다. 나는 이것이 레드카드 사태의 진짜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이를 먼저 알아먹고 환골탈태하는 세력이 안풍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계속)
(사회디자인연구소 / 김대호 / 2011-09-09)
5년의 간극 - 통탄에서 희망으로
솔직히 내가 4~5년 전에 안철수 돌풍을 접했다면 한국 사회의 부박함을 통탄하고 착잡한 심정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정당 정치와 정치·행정 경험이 개무시 당하는 상황을 심히 우려하며 거부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 혁신’을 화두로 삼아 5년여를 여의도 바닥에서 구르면서 철이 들어서인지 ‘안풍’은 정치 변화를 갈망하는 민심의 자연스런 반영임을 절감하게 되었다. 그래서 매우 희망적, 고무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나에게 ‘안풍’은 지긋지긋한 장마철에 잠깐 나타난 파아란 하늘이다. 끝도 없을 것 같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늦여름 아침에 잠깐 맛본 선선하고 상쾌한 가을바람이다.
정치 콘텐츠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아예 이것으로 밥벌이까지 하는 프로 작가(?) 내지 정도전 류의 경세가(?)가 되어보겠다고 여의도에 사회디자인연구소(당시는 주식회사)를 연 2006년 9월부터 문국현 돌풍이 몰아친 2007년 가을까지, 나는 정당에서 훈련되지도 않았고, 선거나 청문회를 통해서 검증되지 않은 기업인, 시민운동가, 교수 출신들에 대한 거부감이 강했다. 국가경영의 비전, 전략, 정책을 묻지 않는 이미지 정치가 싫었고, (정치는 세력과 조직인데) 인물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정치 풍토가 싫었다. 큰 정치는 사자의 심장, 여우의 두뇌, 독수리의 눈, 얼굴 성형의사의 섬세한 손길 등이 필요한 상당한 전문분야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까운 지인들이 문국현에게 가자고 강권했지만 나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한국에서 크고 복잡한 조직을 운영한 행정 경험이나 기업 경험은 어느 정도 존중받을만한 가치가 있지만, 한국식 정당 정치는 별로 존중받을 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는 내 개인의 시각이기 이전에 대중의 시각일 것이다. 한국의 정당정치는 불합리한 선거제도, 공천제도, 정당법, 부실한 정당 조직기반, 후진적 정치문화와 뒤틀린 언론, 피폐한 정치생태계 등이 합작하여 만든 정치적 독과점 체제에다가 (저들의 후진성이 나의 존재 이유가 되는) 적대적 상호의존 체제여서 정치 품질을 혁신할 이유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지 정치도 사필귀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치가 가치, 비전, 정책의 정치를 보여주지 않고, 언론 역시 이를 교정하기는커녕 증폭하는 상황에서는 대중은 그가 살아온 이력과 이룩한 성과를 보고 능력과 노선을 짐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중의 시각에서 안철수 인생을 개괄하면 정말 매력이 있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시대(시장)가 요구하는 상품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 창업을 했고, 탁월한 창의, 열정, 경영 능력을 발휘해서 영혼이 있는 기업(한 때 500명)을 만들었다. 그 이후 기업과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을 등한시하지 않았다. 많은 벤처기업인의 로망인, 기업 가치를 높여 큰 회사에 팔아서 일확천금을 만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나 마다했다. 또한 매체를 통하여, 주로 한국 산업과 기업(특히 중소기업과 IT분야)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드는 정책 제언을 많이 했고, 그 말은 그리 틀리지 않았다. 이런 인생 역정과 발언과 활동이 큰 감동, 작은 공감을 쌓아 이번에 서울시장 관련 여론 조사를 통해 돌풍을 일으킨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기존 보수, 진보 정치가 지지리도 못났기 때문에 안철수에게 확 쏠린 것이다.
물론 정치권 바깥에는 안철수보다 훨씬 오랫동안 치열하게 공적 가치 -노동, 빈민, 복지, 세금혁명, 교통, 생태환경, 다문화, 북한동포, 해외동포, 정당 민주화, 지역주의 타파 등- 를 추구해 온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박원순이나 내가 인생을 걸고 추구하는 가치도 그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다. 정말 ‘안풍’에 대해 샘을 내도 될만한 자격이 있는 사람이 한 두 사람이 아니다. 특히 기업인 중에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그러나 가수가 열창하는 모든 노래가 다 청중을 열광케 하는 것은 아니다. 시간, 공간, 청중의 특성에 따라 폭발적으로 감동하는 노래가 있는 법이다. 2002년의 노무현 바람도, 2007년의 이명박에 대한 열광도, 박근혜에 대한 기대도, 안철수 바람도, 여름에 부는 태풍처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에 대비하거나 활용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일 것이다. 나는 ‘안풍’으로 희망을 만들고 싶다. 안철수 앞세워 ‘정치 투기’ 내지 ‘정치 벤처’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 ‘안풍’을 만든 에너지 원인 대중의 열망 혹은 시대정신에 부응하는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돌아보면 나는 이 일을 오래전부터 해 왔다고 생각한다. 내가 낸 책들은 그 발자국이다. ‘한 386의 사상혁명(2004)’ ‘진보와 보수를 넘어(2007)’ ‘희망한국 프로젝트(2007)’ ‘노무현 이후-새시대 플랫폼은 무엇인가-(2009)’ 등
‘정치, 하지 마라’
그런데 정치의 속살과 바닥 현실을 조금은 봐서인지 (정치에 비하면 그래도 온실이라고 할 수 있는) 기업에서 일가를 이룬 안철수 같은 사람이 과연 현실 정치의 처절한 고난을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다.
나는 정치권력은 산 정상과 너무나 닮았다는 것을 절감한다. 작은 권력은 1000~2000미터 산과 비슷하다. 우거진 수목도 있고, 고즈넉한 공간도 있고,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계곡도 있고, 산토끼와 사슴과 멧돼지가 뛰논다. 정말 보기 좋다. 그러나 권력이 커지면 높은 산 정상처럼 황량해진다. 이해관계자들 간의 대립, 갈등이 심한 한국에서 당권, 대권 후보군에 들면 5000~6000미터 급 산이 되고, 유력한 주자가 되면 6000~7000미터급 산이 된다. 사방에서 질투, 견제, 검증, 비난의 칼바람, 눈보라가 몰아친다. 자신도 까맣게 잊고 있는 사소한 허물 들추기가 시작된다. 일거수일투족이 관심, 감시의 대상이 된다. 대부분은 아주 악의적이다. 허물 찾기 스토커나 정신 이상기가 다분한 스토커들도 따라붙게 되어 있다.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털어놓을 사람도 거의 없다. 가족, 친구와의 일상의 작은 행복(사생활)이 날아가 버린다. 그래서 큰 권력을 가지려면 엄청나게 강한 욕망, 나 아니면 이 일을 할 사람이 없다는 사명감, 모순 부조리에 대한 뜨거운 분노, 내가 하면 정말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 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 거친 칼바람, 눈보라, 황량함, 고독을 이겨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노무현 대통령이 2009년 3월 4일 올린 ‘정치, 하지 마라’라는 글에 정말로 공감한다. 큰 권력을 가져보지는 않았지만 직관적으로 그 정도는 이해할 수 있다.
“정치, 하지 마라. 농담이 아니라 진담으로 하는 말입니다. 얻을 수 있는 것에 비하여 잃어야 하는 것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은 모든 것을 정치에 바쳐야 합니다. 정치를 위하여 무엇을 바쳐야 하는지를 헤아리는 것보다, 그가 가진 것 중에서 정치에 바치지 않은 것이 무엇인가를 헤아려 보면, 아닌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사생활, 특히 가족들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없는 것은 참으로 치명적인 고통입니다. 거짓말의 수렁, 정치자금의 수렁, 사생활 검증의 수렁, 이전투구의 수렁 많은 사람들이 이 수렁에 빠져서 정치 생명을 마감합니다. 살아남은 사람도 말년이 가난하고 외롭습니다.
돈의 수렁… 돈을 조달할 방법은 없습니다…. 돈벌이를 할 방법도 없습니다…. 노후는 대책이 없습니다…. 정치인은 사생활이 없습니다. 행동의 자유도 없습니다. 연극을 보러 가는 일도, 골프를 치는 일도 세상 분위기와 언론의 눈치를 살펴야 합니다. 밥 먹는 자리에서 농담도 함부로 하면 사고가 납니다…. 저격수는 항상 준비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공공의 이익과 사생활보호의 한계가 너무 모호하여 더욱 고통스럽습니다…. 정치를 하는 동안 옛날 친구들과는 점점 멀어졌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없기도 하고, 생각과 정서도 달라지기도 하고, 손을 자주 벌려서 귀찮은 사람이 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안철수는 적어도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것이다. 천만다행이다. 그러나 사생활 검증의 수렁과 이전투구의 수렁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정치인들은 왜 그렇게 싸우는가? 민주주의 정치 구조가 본시 싸우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싸우는 것입니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당을 서로 나누어 싸우지 않는다면 민주주의 정치는 무너집니다…. 민주주의라고 싸움이 항상 규칙대로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더욱이 정쟁을 전쟁으로 하던 적대적 정치문화의 전통이 남아 있고, 사회적 대립과 갈등이 큰 나라 에서는 자연 싸움이 거칠어지고 패자에 대한 공격도 가혹해 지기 마련입니다. 욕설, 몸싸움, 거짓말, 중상모략, 뒷조사 이런 악습이 남아 있는 이유입니다. 결국 이런 싸움판에서 싸우는 정치인들은 스스로 각박해 지고 국민들로부터는 항상 욕을 먹는 불행한 처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는 십자가 고행
여기까지 써놓고 나니 안철수에게 함부로 정치하지 말라고 하는 취지의 글처럼 되어버렸다. 하지만 정반대다. 오히려 안철수 같은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의 글을 소개한 것이다. 한국 정치가 이렇게 각박해 진 것은 기본적으로 기득권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몰상식, 무원칙하게 추구하고, 공공(정치, 관료, 사법, 언론)이 이를 방조, 조장해 왔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승자는 독과식하고, 패자는 완전히 짓밟아 버리기 때문이다. 이는 상대의 후진성(잔학함, 몰상식)이 나의 존재 이유로 되는 적대적 상호의존 체제를 만들기 마련이다. 또한 원래 기득권자들은 정의와 상식의 칼이 무디면 정치적 독점(경쟁자 제거 등)이나 경제적 독점을 추구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건전한 상식과 균형감각을 가진 정치세력이 공공의 중심을 잡지 못했기 때문에 한국 정치가 엉망이 된 것이다. 물론 보수의 오른쪽에 북한, 좌파, 노조, 무질서, 호남에 대한 극단적인 증오와 피해의식을 가진 세력이 포진하고 있고, 진보의 왼쪽에는 미국, 시장, 경쟁, 개방, 영남에 대한 극단적인 증오와 피해의식을 가진 세력이 포진하고 있는 정치지형이 이를 더욱 악화시켰을 것이다.
따라서 근거 없는 피해의식으로부터 자유롭고, 건전한 상식과 균형감각을 갖추고 있으면서,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 않은 유권자들을 대변하는 안철수 류의 정치세력이 힘 있게 등장하면 정치적 독과점에 기반을 둔 적대적 상호의존체제는 많이 완화될 것이다. 그러면 노 전 대통령을 괴롭힌 거짓말의 수렁, 정치자금의 수렁, 사생활 검증의 수렁, 이전투구의 수렁과 정치보복의 악습도 상당 정도 완화될 것이다. 그런데 안철수의 가족, 친지, 친구들 대부분은 정치하는 것을 말리지 않을까 한다. 정치는 우리 시대의 ‘십자가 고행’ 비슷한 거니까!
진짜 레드카드 받았다고 생각할까?
안풍을 양당 구도 혹은 정당 정치에 대한 레드카드로 해석하는 식자들이 적지 않았다. 이는 촛불 시위 때도 나온 얘기다. 그런데 나는 진짜 그렇게 생각할까 의문이다. 현실정치를 아는 대부분은 속으로는 기존의 강고한 양당 구도에 편입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을 것이다. 진보 논객들은 이구동성으로 정치는 인물과 바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세력과 정당으로 한다면서 야권연대 테이블에 들어오라고 종용하였다. 안철수의 “반한나라 비민주” 독자적인 정치세력화 또는 무소속 가능성에 대해 적의를 표하였다. 한나라당의 어부지리를 경고 내지 우려하기도 하고, 민주 개혁을 위해 싸워 온 민주당의 역사를 무시한다고 격노하기도 하였다. 지금이야 안철수가 반한나라당 입장을 명확히 했고, 야권통합 후보가 되지 않으면 당선이 곤란한 박원순에게 후보를 양보했으니까 이런 우려와 분노는 사그라졌겠지만……. 그러다 보니 이제는 레드카드의 대상은 진보와 민주당이 아니라, 오로지 한나라당과 보수만 되어 버린 것처럼 되었다.
나는 이것이 진보의 불행이라고 생각한다. 안철수가 레드카드를 잠깐 비쳤다가 너무 빨리 집어 넣어버린 것을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레드카드의 배경
9월 2일자 한겨레신문은 최저임금(4320원) 100% 적용으로 인해 해고를 두려워하는 아파트 경비원 관련 기사가 3개, 사설 1개를 실었다. 먼저 3개의 기사 제목만 보자.
최저임금 100% 지급? 경비원은 되레 서럽다강제휴식에 임금 깎기 등 관리사무소 꼼수 늘어 /노동단체 "예견된 문제" 정부가 대책마련 나서야
“내 임금 인상 말라” 서명받는 경비원들‘최저임금 100% 적용’ 씁쓸한 풍경 / 입주자 요구에 마지못한 동참 / “해고가 두려운데 어떡하겠나”
‘무인경비’ 주민투표 바람… 몸 낮춘 경비원들 ‘해고 조바심’아파트마다 “CCTV 등 확대” / 보안업체는 공짜 마케팅 / 쓰레기 분리 자처·머리 염색 / “주민에 잘 보이자 인정 호소
사설 제목은 이렇다.
[사설] 아파트 경비원 스스로 "임금 더 안 받겠다"는 세상
이튿날에는 독자(김병현 미국 공인회계사) 의견을 실었다.
[왜냐면] 우리 이러지 맙시다9월2일치 1면 “‘내 임금 인상 말라” 서명받는 경비원들”을 읽고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은 감시·단속직 노동자(아파트 경비원, 수도·가스 검침원, 건물전기기술직, 주차관리원, 청원경찰 등)에 대해서는 그동안 최저임금 적용 유예를 했는데, 2012년부터는 100% 적용하도록 최저임금법 시행령이 정했기 때문이다. (2007년에는 최저임금의 70%, 2008~11년은 80%를 적용받았다)
이승준 기자가 쓴 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의 100%를 줄 경우, 현재 평균 110만~120만 원을 받는 경비원의 월 급여는 평균 20만~30만 원가량 오를 것이 예상되며, 이에 따라 관리비 인상(가구당 1~2만 원)을 우려한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전아연)가 대응에 나섰고, 일자리를 잃을까 봐 경비원들이 ‘임금 인상을 하지 말라’는 서명 운동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함께하고 있다”고 한다. 전아연 관계자는 “근로조건 개선도 중요하지만 65살 이상 고령층이 대부분인 경비원들이 거리로 내몰릴 텐데 최저임금 100%를 적용하는 게 과연 옳은 것이냐”고 말했다고 한다.
자 그러면 이승준 기자가 소개하는 대안은 무엇일까?
“노동단체와 전문가들은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강조하며, 감단직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100% 지급 규정 적용을 유예하자는 일부 주장에 강하게 반발했다”고 하면서 민주노총 정호희 대변인의 발언을 소개했다. 요지는 “최저임금 자체가 너무 낮다”는 것과 “감단직 최저임금 보장은 사회적 합의”라는 것이다. 누가 합의를 했는지, 합의를 위한 조사, 연구, 대안에 대해 얼마나 고민했는지 모르지만….
이승준 기자는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실 관계자의 발언도 소개했다.
“노동강도가 높은 현재의 24시간 맞교대를 바꾸고 고용유지 지원금, 교대제 전환 지원금 제도를 활용해 고용안정과 최저임금을 보장하는 대책 마련을 검토 중”
김윤자 한신대 국제경제학과 교수의 발언도 소개했다.
“경비원들에게 제대로 된 임금을 보장할 수 있도록, 일정 규모 이상의 아파트에는 정해진 수의 경비원을 두어야 한다는 법 조항을 만들어 고용을 보호해야 한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이렇게 호소했다.
“대부분 노년층인 아파트 경비원들은 일자리를 잃으면 더 기댈 곳이 없다. 많게는 월 몇만 원의 관리비 증가를 이유로 우리의 아저씨, 할아버지 같은 경비원들에게 하루아침에 경제적·정신적 충격을 주는 것은 인간적 도리가 아니다. 세상이 힘들고 각박할수록 어려운 이웃의 고통을 껴안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부도 아파트 경비원들이 최저임금 100%를 적용받으면서 고용불안에 시달리지 않도록 고용유지 지원금 등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런 상생의 정신이 사라진 사회는 말 그대로 ‘피도 눈물도 없는 세상’이다.”
김병현 미국 공인회계사도 호소한다.
“조금 편하고 깔끔하다고 해서 재래시장보다는 대기업 마트에 길들여지지 않으셨습니까? 프랜차이즈 배달 음식이 아니면 주문하는 것이 꺼려지지 않으십니까? 커피 한잔에 원가의 수십 배에 달하는 돈을 망설임 없이 지불하면서, 입주민을 위해 불철주야 고생하시는 경비 아저씨의 법정 최저임금 지급을 위해 늘어나는 관리비 1만~2만 원이 아깝다고 생각되십니까?…… 우리 작은 것부터 해나갑시다……. 우리 공생 문화를 만들어봅시다.”
한겨레사설과 김병현의 호소는 나와 우리 가족은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다. 내가 아는 많은 사람들도 실천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하지만 이런 자발적 나눔과 상생의 정신이 보편화되어 시장 원리를 근본적으로 거스를 수 있다면, 양극화, 비정규직, 청년실업, 노인빈곤, 사교육 열풍 등 한국 사회의 대부분의 문제가 아예 발생하지도 않았으리라. 그런데 아무리 선진국이라도 바로 이것이 안 되기에 국가의 책임성을 높이려 하고, 조세와 재정을 놓고 고민하고, 복지의 우선순위, 대상, 전달체계를 고민하고, 고용과 성장 친화적인 경제사회 제도를 고민하는 것 아닌가? 홍희덕 의원실 관계자와 김윤자 교수의 대안도 그래서 나오는 것 아닌가? 그런데 “일정규모 이상의 아파트는 정해진 수의 경비원을 두도록 하자”는 김윤자 교수의 대안은 실효성이 있을까?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용유지 지원금, 교대제 전환 지원금 제도”는 이보다는 조금은 나은 대안이지만, 형평성의 문제와 지속가능성의 문제가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다.
원래 최저임금제의 취지는 최저임금도 못 줄 정도면 사업체 문을 닫거나, 노동력을 해고(방출)하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사회적 차원에서는 보다 생산성 높은 부문으로 노동을 재배치하자는 산업구조조정 전략인 것이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쏟아져 나온 실업자들은 국가가 고용보험이나 공적부조제도(기초생활보장제도 등)로 떠안아야 한다. 이것이 안 되면 고용유지지원금이라도 주어서 일단 대량 실업사태를 막아야 한다. 당연히 이 모든 것은 규제 수준을 정하거나 높일 때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사안이다. 취약 근로자들이 보다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경제적 조건을 마련하자는 '좋은 의도'가 바닥현실을 조사해 본 결과, 의도와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할 것이 예상되면 최저기준을 조심스럽게, 지혜롭게 다뤄야 한다. 앞에서 말한 취약근로자-그것도 노인근로자- 보호, 완충 장치와 더불어 지역별, 연령별, 산업별 최저임금 수준 차등화도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일이 결코 간단치 않기 때문에 직업관료를 두고, 의원과 정당을 세금으로 생활비와 활동비를 보조하는 것이다.
그런데 진보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이 진보의 정체성인 것처럼 생각한다. 민주당은 지난 7월 초 2011년 현재 4320원인 최저임금을 2012년에는 노동자 평균임금의 50%인 5410원으로 올리고, 2015년까지는 60%로 올리겠다고 하였다. 더불어서 현재 전체 노동자의 50%인 비정규직을 30%로 줄이고, 임금은 80%로 올리겠다고 공언하였다. 이는 야권 연대를 의식하여 내지른 측면도 있지만, 결정적인 것은 한국 특유의 고용·임금 구조를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최저기준의 대폭 상향에 따라 수백만 명의 취약 근로자와 기업이 받을 엄청난 충격에 대한 인식도, 대안도 없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몇 백만 명의 고소득 근로자와 다수의 취약근로자로 구성되어, 1인당 GDP를 기준으로 보면, 평균임금 수준(2009년 259만 7천 원, 5인 이상)은 OECD 국가 중에서 높은 수준이지만, 중위임금은 낮고(211만 원, 5인 이상), 최저임금에 걸리는 노동자 숫자가 너무나 많다. 또한 고용률과 임금근로자 비율이 낮다. 이는 자본의 가혹한 임금 착취 때문이 아니라 자본력 자체가 약하기 때문이다. (www.socialdesign.kr/news/articleView.html?idxno=6382)
한겨레신문은 치밀한 조사도, 숙고도 없이, 그것도 ‘사회적 합의’로 인해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 필요가 없는 자들이 모여서 ‘사회적 합의’란 것을 해 놓고, 막상 가장 열악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대량 실업 사태 앞에서 사실상 무대책인 진보와 보수 정치권에 대해서 너무 관대하다. 진보는 아파트 입주자들에게는 인정에 호소하여 가구당 1~2만 원을 더 부담하라고 하면서, 사회적 합의 테이블의 주체인 민주노총 등에게 뭘 내놓으라고 요구하는지 나는 알 수 없다. 아파트에 사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중심이 되어 관리비 1~2만 원 더 내놓기 운동을 벌이든지, 대량 실업 위기에 처한 노인들을 위한 고용유지 지원금을 위한 증세나 예산 배정 운동이라도 벌이면 그래도 좀 봐 줄만 하겠지만……
한국에서 최저 임금 수준을 급상승시키면, 먹고 살 만한 진보 인사의 상당수는 양심이 덜 아파서 좋을지 모르지만, 노인들은 감내하기 쉽지 않은 강한 충격을 받게 되어 있다. 이들은 보다 생산성 높은 부문으로 옮겨갈 수가 없고, 국민연금은 아예 붓지 않았기에 혜택이 없고, 기초생활보호 제도에서는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다수가 소외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들이 결국 어디로 가겠는가? 아마도 도시 빈곤 노인들 상당수는 지하철과 시장통의 폐지 줍는 일에 나설 것이고 적지 않은 수는 자살 유혹을 받을 것이다.
문제는 지금도 노인 빈곤율과 노인 자살률 문제는 엄청나게 심각하다는 사실이다.
OECD는 노인자살률(10만 명당 자살자 수)을 표기하기 위해 원래 5명, 10명, 15명으로 증가하는 왼쪽 눈금을 사용하는데, 한국의 폭증하는 노인 자살률을 표기하기 위해 20명, 40명, 60명, 80명 (…) 160명으로 증가하는 별도 눈금을 만들었다. 1980년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한국의 자살률 그래프를 보면, 잔잔했던 바다가 1990년대 초반부터는 큰 풍랑이 이는 것처럼 보인다. 그중에서도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 그래프는 그야말로 거대한 쓰나미를 연상케 한다. 자살이라는 것이 아무리 실존적인 행위라 하더라도, 그 원인을 추측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가깝고도 직접적인 원인은 노령연금제도가 부실하고, 근로소득이든 자산소득이든 사적이전소득이든 노인들이 소득을 얻을 기회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좀 멀고 간접적인 원인을 꼽아보면 급격한 핵가족화(대가족 공동체의 해체)와 도시화, 가계 교육비 부담, 중국발 산업구조조정 압력, 벤처중소기업의 발목을 잡아 결과적으로 일자리 창출을 틀어막는 기득권 과보호의 노동, 금융, 유통시장 및 원하청관계, 부가가치를 국내화하는 능력(부가가치 유발계수)과 고용을 창출하는 능력(고용계수)이 현격히 떨어지는 산업구조 등이 꼽힐 것이다. 한반도의 기후, 일조량과 한민족의 성정과 문화, 절대적인 부의 수준 등을 종합하면 한국은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멕시코 등 라틴계 민족처럼 자살률이 결코 높을 수 없는 나라다. 그렇다면 지금의 자살대란, 특히 노인자살대란은 1990년대 후반 북한의 대량기아사태처럼 일종의 사회적 대학살이라고 해야 마땅하다.
안철수 돌풍을 얘기하다가 왜 뜬금없이 최저임금과 노인자살 타령인가?
그것은 노인자살대란과 최저임금 관련 갈등을 파고들어가 보면 우리 시대 고통, 증오, 갈등, 분노, 불신의 대부분이 거의 동일한 뿌리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국내외적 변화의 압력이 쓰나미처럼 밀어닥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도 대응하지도 못하는 한국 공공(정치, 행정, 사법, 언론, 지식사회)의 둔감, 무능, 무책임이다. 그로 인해 국가가 복지로써 사회적 약자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고, 정의로써 사회적 강자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고 있다. 냉정하게 보면 한국의 진보, 보수의 주류의 철학, 가치, 행태는 일자리, 청년의 희망, 노년의 행복을 합동으로 목 졸라 죽이는 짓을 끈질기게 하고 있다. 한국에서 힘 있는 존재의 대표격인 재벌, 금융, 관료, 노조, 전문직, 지식인, 정치인의 행태를 보면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재벌의 황소개구리적 행태, 금융과 전문직능의 기득권 과보호 시스템, 공평성, 연대성, 유연성과 담쌓고 오로지 기득권 노동의 안정성만 추구하는 노조의 행태, 공무원의 양반관료화와 마피아화, 시장과 기업의 동력학에 대한 진보의 놀라운 무지, 언론의 저열한 당파성이 그 예다. 정치의 둔감, 무능은 오랜 적대적 의존 관계의 양당 체제 및 지역적 정치 독과점 체제와 떼려야 뗄 수 없다. 나는 이것이 레드카드 사태의 진짜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이를 먼저 알아먹고 환골탈태하는 세력이 안풍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계속)
김대호 / 사회디자인연구소장
선택의 길은 대의와 명분뿐… 통합이다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민주당선택의 길은 대의와 명분뿐… 통합이다
이런 것을 소용돌이라고 할 것이다. 여론이 춤을 추고 하룻밤 자고 나면 정치판의 기류가 바뀐다. 추풍낙엽이다. 서리 맞은 배추다. 어제는 웃던 얼굴이 하루 사이에 울상이 된다. 아무리 인심이 조석변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사람의 간을 말려서야 어지간한 배짱으로는 견디기가 힘들 것이다.
이회창은 안철수의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고 했지만 지금 그의 말은 그저 늙은이 화풀이 정도다. 이회창 말고도 속상한 사람들이 참 많을 것이다. 자신들은 산전수전 온갖 고생 다 겪으면서 정치를 해 왔다고 자부하는데 그들 생각에는 백면서생이나 다름없는 안철수란 인물이 정치판을 벌컥 뒤집어 놨으니 자존심 상한 거야 나중이고 우선 살아남을 수 있는지 그것부터 걱정이다.
안철수 바람이 잠시 몰아치는 태풍이 아닌 것은 이미 알았을 것이다. 얼마나 충격적으로 신선한가. 불과 20분 만에 박원순과 단일화에 합의를 했다. 단 세 마디로 후보를 양보했다. 기존의 꼴통 정치로는 이해가 안 된다. 영구불변일 줄 알았던 박근혜를 2위로 끌어내렸다. 오죽 화가 났으면 질문하는 기자에게 “병 걸렸느냐?”라고 했겠는가. ‘수첩공주’에 이어 ‘발끈해’라는 별명도 추가됐다.
몇 년을 끌어 오면서도 합의가 안 되는 것이 대한민국의 정치다. 같은 진보세력끼리도 무슨 놈의 따질 게 그리도 많은지 이건 차라리 원수끼리 담판이 쉬울 지경이다.
안철수가 박원순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했다는 아름다운 사실 하나로 박원순의 인기는 치솟아 서울시장 지지도 1위가 됐다. 한명숙에 뒤지던 한나라당이 안철수 시장 출마에 희희낙락하다가 ‘한나라당은 사라져야 할 정당’이라는 수준의 강한 비판에 뿔이 나고 박원순과 단일화를 이루고도 역시 한나라당 비판을 멈추지 않자 거의 이성마비 수준이 됐다.
이한구는 CBS에 나와서 안철수 현상이라는 게 뭐냐고 완전히 ‘사오정’이 됐다. 제정신이 아닌 것이다.
나경원을 비롯해 어느 누가 나와도 박원순은 물론이고 출마의사도 밝히지 않은 한명숙에도 패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공황상태가 빠졌다. 최고회의에서는 홍준표가 죄 없는 책상만 꽝꽝 치고 험한 말이 오간다. 이런 걸 파장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냥 생긴 현상이 아니다. 당연히 와야 할 현상이다. 그걸 모르고 있던 것이 바보 같은 정치권뿐이었다. 이 판국에 민주당을 보면 불쌍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오세훈이 만신창이가 되어 사라지자 기분이 좋았다. 이제 서울시장 먹고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그 여세를 몰아 대통령까지다. 아아… 집권의 꿈이 이루어진다. 얼마나 감격적인가.
헌데 꿈은 여기까지다. 억울하기 짝이 없지만 곽노현 사건이 터졌다. 악재다. 뒤질세라 손학규 박지원이 꼬리 자르기를 시도했지만 너무 빨랐다. 여론이 곽노현 지지다. 꼴이 우습게 됐다. 딱하다. 정치 안목은 영점이다.
천정배가 날쌔게 서울시장 나가겠다고 의원직 사표까지 냈는데 여론조사는 보나마나다. 안철수는 이제 없지만 박원순이란 거대한 벽 앞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나와도 어림도 없다. 박원순에게 입당하라지만 반응은 영 아니다. 경선을 해서 1등이 박원순과 경선을 하자지만 반응은 시원찮다. 정동영이 거들지만 역시다. 왜일까. 대의명분에서 처진다. 국민들 생각에는 괜히 촐싹거리지 말라는 것이 아닌가.
이미 박원순과 한명숙 그리고 문재인은 의논을 했다고 한다. 민주당 중진들이 한명숙을 시장 후보로 추대했다고 하지만 누구 맘대로. 한명숙 전 총리는 추대한다고 얼씨구 할 분이 아니다. 그는 희생을 겁내지 않되 대의와 명분을 소중히 여긴다.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 있다. 박원순에게 민주당 입당하라는 씨도 안 먹히는 소리 하지 말고 국민의 뜻을 따르라는 것이다. 대의명분이다. 제1야당의 체면을 구기는 거 아니다. 오히려 칭찬받을 일이다.
민주당이 웃을 수 있는 일
민주당이 결정을 했다고 전한다. 시장하고 싶은 후보들이 모두 나와 경선을 하고 1등 한 인물이 박원순을 포함한 후보들과 다시 경선을 한다는 것이다. 박원순이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합리적 방법이다. 악수만 두더니 그래도 민주당이 최선의 선택을 한 셈이다.
사실 정작 민주당이 해야 할 중요한 일은 따로 있다. 야권 대통합이다. 며칠 전 <혁신과 통합>이 발족했다. 그 자리에 참석한 손학규 대표는 자신의 팔도 눈도 필요하다면 내 놓을 수 있다고 했다. 감동적이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 대의명분을 따르면 된다.
문성근이 공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언처럼 당부했다고 한다. ‘70을 가질 생각을 하지 말고 30을 가져라.’ 70 내준다고 민주당이 망하는 거 아니다. 오히려 대의명분이란 거대한 우군을 얻는다. 국민의 지지를 얻는다. 민주당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들로 하여금 민주당이 손해라고 생각하는 것도 할 줄 아는 정당이로구나 하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지역이기주의에 매몰된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이번에 확실하게 떼어 버리는 것이다. 당내에서 별것도 아닌 조직을 가지고 분란을 일으키는 세력들의 버릇을 고치는 것이다. 그들이 사라져야 민주당이 산다.
바라보면 목표가 분명하고 도달할 수 있는 방법도 빤한데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하고 있는 민주당은 이번에 좋은 기회를 맞이했고 기회는 항상 오는 것도 옆에 있는 것도 아니다.
한나라당이 혼절 직전에 있다고 해도 그게 민주당의 이익으로 오는 것은 아니다. 사실 찬찬히 보면 민주당도 졸도 직전이다.
국민경선으로 단일화를 이룬다면 탈락한 후보들은 흔쾌하게 단일후보를 위해 온 힘을 다 해야 한다. 야권에서 단일화로 당선이 된다면 그것은 민주당 시장이나 다름이 없다. 시의회의 80%와 21곳의 구청장을 차지한 민주당의 정책을 착실하게 실천해 나갈 수가 있을 것이다.
괜히 분란을 일으키지 말라.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얼굴에서 우는 모습은 싹 지워 버려야 한다. 웃을 일은 얼마든지 있지 않은가.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아주 고약한 말도 있지만 실제로 그런 경우는 우리 사회에 얼마든지 존재한다. 한나라당은 속이 상하겠지만 자업자득이다. 정치가 엉망이고 나라 살림도 파산 직전이다. 그런데도 4대강 지천 사업을 한단다. 또 20조 원을 퍼부을 것인가.
곽노현 교육감을 어떻게 해서든지 잡아넣으려고 한다. 욕먹을 일을 찾아다니면서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한나라당도 살아남으려면 박근혜 턱만 바라보지 말고 그야말로 팔다리를 잘라내는 대결단과 수술을 해야 할 것이다.
무너지는 박근혜의 지지율을 봤을 것이다. 얼마나 충격을 받았으면 박근혜가 기자 질문에 발끈해서 ‘병 걸리셨어요?’라는 상상도 못할 말을 했겠는가. 사람의 품격을 위기에서 나타난다. 박근혜의 한계다. 이처럼 자제력이 없는 지도자를 과연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한나라당의 원로라는 사람이 했다는 말을 음미해 보자. “시중에 거대한 분노의 가스가 차오르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터지면 한나라당은 끝장이다.” 한나라당이 태산처럼 믿고 있는 조중동도 이제 탈진이다. 힘을 못 쓴다.
야권이 단합하면 집권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열쇠를 민주당이 쥐고 있다. 열쇠 구멍 제대로 찾아 돌리면 된다. 민주당이 환히 웃을 일이 생길 것이다.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1-09-09)
이런 것을 소용돌이라고 할 것이다. 여론이 춤을 추고 하룻밤 자고 나면 정치판의 기류가 바뀐다. 추풍낙엽이다. 서리 맞은 배추다. 어제는 웃던 얼굴이 하루 사이에 울상이 된다. 아무리 인심이 조석변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사람의 간을 말려서야 어지간한 배짱으로는 견디기가 힘들 것이다.
이회창은 안철수의 간이 배 밖으로 나왔다고 했지만 지금 그의 말은 그저 늙은이 화풀이 정도다. 이회창 말고도 속상한 사람들이 참 많을 것이다. 자신들은 산전수전 온갖 고생 다 겪으면서 정치를 해 왔다고 자부하는데 그들 생각에는 백면서생이나 다름없는 안철수란 인물이 정치판을 벌컥 뒤집어 놨으니 자존심 상한 거야 나중이고 우선 살아남을 수 있는지 그것부터 걱정이다.
안철수 바람이 잠시 몰아치는 태풍이 아닌 것은 이미 알았을 것이다. 얼마나 충격적으로 신선한가. 불과 20분 만에 박원순과 단일화에 합의를 했다. 단 세 마디로 후보를 양보했다. 기존의 꼴통 정치로는 이해가 안 된다. 영구불변일 줄 알았던 박근혜를 2위로 끌어내렸다. 오죽 화가 났으면 질문하는 기자에게 “병 걸렸느냐?”라고 했겠는가. ‘수첩공주’에 이어 ‘발끈해’라는 별명도 추가됐다.
몇 년을 끌어 오면서도 합의가 안 되는 것이 대한민국의 정치다. 같은 진보세력끼리도 무슨 놈의 따질 게 그리도 많은지 이건 차라리 원수끼리 담판이 쉬울 지경이다.
안철수가 박원순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했다는 아름다운 사실 하나로 박원순의 인기는 치솟아 서울시장 지지도 1위가 됐다. 한명숙에 뒤지던 한나라당이 안철수 시장 출마에 희희낙락하다가 ‘한나라당은 사라져야 할 정당’이라는 수준의 강한 비판에 뿔이 나고 박원순과 단일화를 이루고도 역시 한나라당 비판을 멈추지 않자 거의 이성마비 수준이 됐다.
이한구는 CBS에 나와서 안철수 현상이라는 게 뭐냐고 완전히 ‘사오정’이 됐다. 제정신이 아닌 것이다.
ⓒ 조선일보 |
나경원을 비롯해 어느 누가 나와도 박원순은 물론이고 출마의사도 밝히지 않은 한명숙에도 패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공황상태가 빠졌다. 최고회의에서는 홍준표가 죄 없는 책상만 꽝꽝 치고 험한 말이 오간다. 이런 걸 파장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냥 생긴 현상이 아니다. 당연히 와야 할 현상이다. 그걸 모르고 있던 것이 바보 같은 정치권뿐이었다. 이 판국에 민주당을 보면 불쌍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다.
오세훈이 만신창이가 되어 사라지자 기분이 좋았다. 이제 서울시장 먹고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고 그 여세를 몰아 대통령까지다. 아아… 집권의 꿈이 이루어진다. 얼마나 감격적인가.
헌데 꿈은 여기까지다. 억울하기 짝이 없지만 곽노현 사건이 터졌다. 악재다. 뒤질세라 손학규 박지원이 꼬리 자르기를 시도했지만 너무 빨랐다. 여론이 곽노현 지지다. 꼴이 우습게 됐다. 딱하다. 정치 안목은 영점이다.
천정배가 날쌔게 서울시장 나가겠다고 의원직 사표까지 냈는데 여론조사는 보나마나다. 안철수는 이제 없지만 박원순이란 거대한 벽 앞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나와도 어림도 없다. 박원순에게 입당하라지만 반응은 영 아니다. 경선을 해서 1등이 박원순과 경선을 하자지만 반응은 시원찮다. 정동영이 거들지만 역시다. 왜일까. 대의명분에서 처진다. 국민들 생각에는 괜히 촐싹거리지 말라는 것이 아닌가.
이미 박원순과 한명숙 그리고 문재인은 의논을 했다고 한다. 민주당 중진들이 한명숙을 시장 후보로 추대했다고 하지만 누구 맘대로. 한명숙 전 총리는 추대한다고 얼씨구 할 분이 아니다. 그는 희생을 겁내지 않되 대의와 명분을 소중히 여긴다.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 있다. 박원순에게 민주당 입당하라는 씨도 안 먹히는 소리 하지 말고 국민의 뜻을 따르라는 것이다. 대의명분이다. 제1야당의 체면을 구기는 거 아니다. 오히려 칭찬받을 일이다.
민주당이 웃을 수 있는 일
민주당이 결정을 했다고 전한다. 시장하고 싶은 후보들이 모두 나와 경선을 하고 1등 한 인물이 박원순을 포함한 후보들과 다시 경선을 한다는 것이다. 박원순이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합리적 방법이다. 악수만 두더니 그래도 민주당이 최선의 선택을 한 셈이다.
사실 정작 민주당이 해야 할 중요한 일은 따로 있다. 야권 대통합이다. 며칠 전 <혁신과 통합>이 발족했다. 그 자리에 참석한 손학규 대표는 자신의 팔도 눈도 필요하다면 내 놓을 수 있다고 했다. 감동적이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다. 대의명분을 따르면 된다.
문성근이 공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유언처럼 당부했다고 한다. ‘70을 가질 생각을 하지 말고 30을 가져라.’ 70 내준다고 민주당이 망하는 거 아니다. 오히려 대의명분이란 거대한 우군을 얻는다. 국민의 지지를 얻는다. 민주당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들로 하여금 민주당이 손해라고 생각하는 것도 할 줄 아는 정당이로구나 하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지역이기주의에 매몰된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이번에 확실하게 떼어 버리는 것이다. 당내에서 별것도 아닌 조직을 가지고 분란을 일으키는 세력들의 버릇을 고치는 것이다. 그들이 사라져야 민주당이 산다.
▲ 진보성향 시민사회가 주도하는 야권 대통합 추진모임 ‘혁신과 통합’이 7일 오후 세종문화회관에서 발족식을 했다. 왼쪽부터 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해찬 전 총리, 남윤인순 ‘내가 꿈꾸는 나라’ 공동준비위원장, 김두관 경남지사. ⓒ연합뉴스 |
바라보면 목표가 분명하고 도달할 수 있는 방법도 빤한데 웃지도 울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하고 있는 민주당은 이번에 좋은 기회를 맞이했고 기회는 항상 오는 것도 옆에 있는 것도 아니다.
한나라당이 혼절 직전에 있다고 해도 그게 민주당의 이익으로 오는 것은 아니다. 사실 찬찬히 보면 민주당도 졸도 직전이다.
국민경선으로 단일화를 이룬다면 탈락한 후보들은 흔쾌하게 단일후보를 위해 온 힘을 다 해야 한다. 야권에서 단일화로 당선이 된다면 그것은 민주당 시장이나 다름이 없다. 시의회의 80%와 21곳의 구청장을 차지한 민주당의 정책을 착실하게 실천해 나갈 수가 있을 것이다.
괜히 분란을 일으키지 말라.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얼굴에서 우는 모습은 싹 지워 버려야 한다. 웃을 일은 얼마든지 있지 않은가.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는 아주 고약한 말도 있지만 실제로 그런 경우는 우리 사회에 얼마든지 존재한다. 한나라당은 속이 상하겠지만 자업자득이다. 정치가 엉망이고 나라 살림도 파산 직전이다. 그런데도 4대강 지천 사업을 한단다. 또 20조 원을 퍼부을 것인가.
곽노현 교육감을 어떻게 해서든지 잡아넣으려고 한다. 욕먹을 일을 찾아다니면서 한다는 생각이 든다. 한나라당도 살아남으려면 박근혜 턱만 바라보지 말고 그야말로 팔다리를 잘라내는 대결단과 수술을 해야 할 것이다.
무너지는 박근혜의 지지율을 봤을 것이다. 얼마나 충격을 받았으면 박근혜가 기자 질문에 발끈해서 ‘병 걸리셨어요?’라는 상상도 못할 말을 했겠는가. 사람의 품격을 위기에서 나타난다. 박근혜의 한계다. 이처럼 자제력이 없는 지도자를 과연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한나라당의 원로라는 사람이 했다는 말을 음미해 보자. “시중에 거대한 분노의 가스가 차오르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터지면 한나라당은 끝장이다.” 한나라당이 태산처럼 믿고 있는 조중동도 이제 탈진이다. 힘을 못 쓴다.
야권이 단합하면 집권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열쇠를 민주당이 쥐고 있다. 열쇠 구멍 제대로 찾아 돌리면 된다. 민주당이 환히 웃을 일이 생길 것이다.
2011년 09월 09일
이 기 명(칼럼니스트)
이 기 명(칼럼니스트)
박원순, 한명숙의 ‘고민’ 이해할까?
박원순, 한명숙의 ‘고민’ 이해할까? 안철수의 ‘고민’ 이어받은 박원순과 한명숙
오늘날 우리가 살고있는 대한민국은 무릉도원일까.
아니면 아수라장일까.
이런 생각이 든 건 작금에 우리 눈앞에 벌어진 정치적 현실 때문이었다. 어느 날 트윗의 멘션을 통해 날아든 안철수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 하나 때문에 대한민국 전체가 통째로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는 대한민국 정치판에 빅뱅을 일으킨 당사자이자 썩어 자빠지고 문드러진 정치판을 휩쓸 태풍의 눈이었다. 그가 우리 정치판에 등장한 이후 정치판의 지도는 쓰나미를 맞은 듯 지형이 바뀌고 언론들은 시시각각 변해가는 정치판의 모습에 대해 입을 딱 벌리고 있다. 실로 놀라운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란 살아있는 생물체나 다름없다고 하더니 요즘 우리네 정치판이 딱 그런 모습이다. 마구 마구 꿈틀대며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안철수 신드롬’이 대한민국을 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며 한 치 앞도 분간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 정도가 얼마나 심한지 산전수전 다 겪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께서도 ‘확신이 서지 않을 정도’라고 말할까. 안철수 신드롬은 최소한 민주당 등 야권에 미친 영향뿐만 아니라, 서울시와 나라를 말아먹고 있던 이명박 정권의 한나라당에는 치명적으로 작용하여 우면산 산사태를 방불케 하며 초토화시키고 있었다. 첫 번째 빅뱅이 안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이었다면, 두 번째 빅뱅은 안 교수가 박원순 변호사를 지지하며 서울시장 출마를 거두면서 나타난 강력한 빅뱅의 모습이자 초신성의 등극이라고나 할까.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불어닥친 안철수 신드롬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면서도 빅뱅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보수 꼴통들의 대변인 격인 조중동은 빅뱅의 결과가 그들에게 미칠 영향 등에 매우 관심이 컸다. 그래서 이들은 그 파장이 얼마 정도인지 여론조사를 통해 알아봤다. 놀라운 결과가 등장했다. 딴나라당 나경워니 같은 여자는 일찌감치 서울시장 경선구도 밖으로 튕겨져나갔다. 서울시민 5백 명을 상대로 한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의 양자대결 조사결과는 박원순 변호사 51.1%, 나경원 의원 32.5%로 나타났다. 같은 표본규모로 실시된 ‘동아일보 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에서도 박원순 변호사는 나경원 의원을 16.3%포인트 앞섰다. 안철수 교수의 지지자의 상당수가 박원순 변호사 지지로 이어졌다는 분석결과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한나라당은 초상집 분위기며 이명박 대통령은 “안철수 현상, 올 것이 왔다 생각했다”며 안철수 신드롬에 대해 긍적적(?)으로 보면서도 애써 문제의 핵심을 돌려보고 싶은 생각이 묻어나 있었다. 이명박은 KBS를 통해 생중계된 추석맞이 특별기획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에 출연(이게 뭔 지랄이여.)하여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변화 요구가 안 교수를 통해 나온 게 아니겠냐”며 이같이 말한 것이다. 또 그는 “‘정말 짧은 시간에 교수 출신이 그렇게 할 수 있을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미 스마트 시대가 왔고 국민은 상당히 앞서가고 있는데 정치는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게 무슨 말인가.
당신은 스마트하고 디지털 시대에 부응하는 데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등 야권이 아날로그 정치에 머물러 있다는 말인가. 속으로 ‘지랄덜 하고 자빠졌네’ 하는 생각이 퍼뜩 들며 아전인수도 유분수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명박은 안철수 신드롬에 대해 아는 듯 뻘짓을 통해 잘못을 엉뚱한 곳으로 되돌리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의 이런 뻘짓 하나만으로도 오늘날 안철수 신드롬이 왜 빅뱅을 일으키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다. 안철수 교수가 박원순 변호사를 지지할 때 공개적으로 한나라당을 ‘뺀치’ 놓았으므로 오세훈에 이어 이미 이명박의 한나라당은 안철수의 블랙홀에 잠식되어 사라지고 있는 순간이었다. 따라서 이명박의 추석맞이 특별기획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는 최후의 발악 정도로 생각하면 될까.
문제는 빅뱅 이후 혼돈과 질서를 되찾는 과정에서 안 교수가 밀어준 박원순 변호사가 서울시장에 당선되어 서울시장직을 원만하게 수행할 수 있느냐 하는 게 과제로 남았다. 안 교수의 출현 이후 약 일주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안 박 변호사의 주가는 안 교수의 지지율 다수를 흡수하며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여전히 박 변호사는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라는 숙제를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
선거란 게 변수가 많아서 제아무리 잘 나가는 후보라 할지라도 막상 선거전이 시작되면 양쪽 모두 50대 50으로부터 시작하여 각종 변수들이 등장하며 지지율이 시시각각 달라지는 걸 볼 수 있다. 박 변호사가 안 교수의 지지를 등에 업고 50% 이상의 막강한 지지율을 끝까지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는 말이며 상대적 변수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강금실 대 오세훈’의 서울시장 대결구도에서 강금실 후보가 패한 것은 큰 교훈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박원순 변호사는 안 교수의 감동적 단일화 지지에 따라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서울시장 후보 내지 선거전이 마무리될 때까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몇 가지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아직 나경워니에 이은 여권의 대항마가 나타나지 않았고 민주당의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서울시장 출마 변수를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일 노무현재단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3시 노무현재단에서 문재인 이사장의 중재로 박 변호사 측 대리인과 만나 “우리 3인은 다가오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고 ‘민주’ ‘복지’ ‘평화’를 되찾는 중차대한 전환점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4가지 합의사항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이를 위해 “박원순-한명숙 두 사람은 범시민 야권 단일후보 선출을 위해 상호 협력하고 이후엔 선거 승리를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인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범야권의 단결과 협력이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며 10월 서울시장 재보선 후 내년 총선·대선에서의 연대에도 합의했다는 사실이다. 아직 박 변호사가 야권의 최후 단일화 후보가 아니란 말이며 여전히 상호협력해야 하는 관계이다. 이를테면 안 교수가 무소속 출마설이 불거질 당시 제도권의 정치적 한계에 부닥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고민해야 하는 것처럼 박 변호사에게도 똑같은 법칙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한 전 총리의 고민이 깊어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안 교수로 인해 정치권의 불신이 싸잡아 비난당한 것인지, 한나라당만 비판한 것인지 등이 확실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안 교수나 박 변호사가 최초 무소속을 선택했을 경우로 본다면 여야 공히 국민적 비판에 직면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한 전 총리까지 비판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건 무리가 아닐까.
노무현재단에서 문재인 이사장이 나서서 ‘서울시장 후보단일화’에 합의한 건 안 교수가 박 변호사를 전격적으로 지지한 것과 다르며 또 한차례 단일화 과정을 남겨둔 것이므로 향후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따라서 박원순 변호사는 안철수 교수의 고민을 여전히 떠안은 셈이며 한 전 총리의 현실적 고민까지 헤아려야 할 상황으로 사료된다.
박원순 변호사는 안 교수의 지지를 등에 업기 전까지 지지율 5%에 불과할 정도로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았다. 반면 한 전 총리는 안 교수의 등장 전후 여전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두 분의 조율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의회와 구청 등 정치적 배경을 감안하면 서울시정을 가장 효율적으로 가동할 수 시킬 수 있는 인물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아닌가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아울러 안철수 신드롬에 따르면 민주당이 박 변호사를 전폭적으로 끌어안을 필요가 있다. 기득권을 과감히 버려야 다시 부활하는 이치다. 이때 박 변호사가 무소속으로 남아 서울시정을 어떻게 이끌지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정치현실은 신선들이 노니는 무릉도원이 아니라, 질 나쁜 공구리십장이나 국민들과 동족을 이간질하는 사기꾼이 대통령이 될 수 있고 여전히 정치검찰이 함부로 시민들을 구속하는 병폐를 남발하는 아수라장 같은 사회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안 교수에 열광했던 이유는 그런 정치적 현실에 환멸을 느꼈을 뿐이지, 선량한 정치인들까지 싸잡아 비난하고 있었던 건 아니잖은가. 그래서 박원순 변호사나 한명숙 전 국무총리나 안철수 교수 모두, 잘 닦아 놓은 면경 같은 분들이어서 더불어 고민하고 있다. 분명해 보이는 건 ‘너무 얕고 맑은 물속에는 큰 물고기가 살지 못하는 법’이다. 민주당 등 야권이 더불어 고민해야 할 부분이며, 안 교수처럼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안 교수가 박 변호사를 지지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닷새만이었다. 가장 현명한 판단은 어떤 경우의 수일까.
(서프라이즈 / 내가 꿈꾸는 그곳 / 2011-09-09)
오늘날 우리가 살고있는 대한민국은 무릉도원일까.
아니면 아수라장일까.
이런 생각이 든 건 작금에 우리 눈앞에 벌어진 정치적 현실 때문이었다. 어느 날 트윗의 멘션을 통해 날아든 안철수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 하나 때문에 대한민국 전체가 통째로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는 대한민국 정치판에 빅뱅을 일으킨 당사자이자 썩어 자빠지고 문드러진 정치판을 휩쓸 태풍의 눈이었다. 그가 우리 정치판에 등장한 이후 정치판의 지도는 쓰나미를 맞은 듯 지형이 바뀌고 언론들은 시시각각 변해가는 정치판의 모습에 대해 입을 딱 벌리고 있다. 실로 놀라운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란 살아있는 생물체나 다름없다고 하더니 요즘 우리네 정치판이 딱 그런 모습이다. 마구 마구 꿈틀대며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안철수 신드롬’이 대한민국을 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며 한 치 앞도 분간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 정도가 얼마나 심한지 산전수전 다 겪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께서도 ‘확신이 서지 않을 정도’라고 말할까. 안철수 신드롬은 최소한 민주당 등 야권에 미친 영향뿐만 아니라, 서울시와 나라를 말아먹고 있던 이명박 정권의 한나라당에는 치명적으로 작용하여 우면산 산사태를 방불케 하며 초토화시키고 있었다. 첫 번째 빅뱅이 안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이었다면, 두 번째 빅뱅은 안 교수가 박원순 변호사를 지지하며 서울시장 출마를 거두면서 나타난 강력한 빅뱅의 모습이자 초신성의 등극이라고나 할까.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불어닥친 안철수 신드롬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면서도 빅뱅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보수 꼴통들의 대변인 격인 조중동은 빅뱅의 결과가 그들에게 미칠 영향 등에 매우 관심이 컸다. 그래서 이들은 그 파장이 얼마 정도인지 여론조사를 통해 알아봤다. 놀라운 결과가 등장했다. 딴나라당 나경워니 같은 여자는 일찌감치 서울시장 경선구도 밖으로 튕겨져나갔다. 서울시민 5백 명을 상대로 한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의 양자대결 조사결과는 박원순 변호사 51.1%, 나경원 의원 32.5%로 나타났다. 같은 표본규모로 실시된 ‘동아일보 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에서도 박원순 변호사는 나경원 의원을 16.3%포인트 앞섰다. 안철수 교수의 지지자의 상당수가 박원순 변호사 지지로 이어졌다는 분석결과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한나라당은 초상집 분위기며 이명박 대통령은 “안철수 현상, 올 것이 왔다 생각했다”며 안철수 신드롬에 대해 긍적적(?)으로 보면서도 애써 문제의 핵심을 돌려보고 싶은 생각이 묻어나 있었다. 이명박은 KBS를 통해 생중계된 추석맞이 특별기획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에 출연(이게 뭔 지랄이여.)하여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변화 요구가 안 교수를 통해 나온 게 아니겠냐”며 이같이 말한 것이다. 또 그는 “‘정말 짧은 시간에 교수 출신이 그렇게 할 수 있을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미 스마트 시대가 왔고 국민은 상당히 앞서가고 있는데 정치는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게 무슨 말인가.
당신은 스마트하고 디지털 시대에 부응하는 데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등 야권이 아날로그 정치에 머물러 있다는 말인가. 속으로 ‘지랄덜 하고 자빠졌네’ 하는 생각이 퍼뜩 들며 아전인수도 유분수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명박은 안철수 신드롬에 대해 아는 듯 뻘짓을 통해 잘못을 엉뚱한 곳으로 되돌리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의 이런 뻘짓 하나만으로도 오늘날 안철수 신드롬이 왜 빅뱅을 일으키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다. 안철수 교수가 박원순 변호사를 지지할 때 공개적으로 한나라당을 ‘뺀치’ 놓았으므로 오세훈에 이어 이미 이명박의 한나라당은 안철수의 블랙홀에 잠식되어 사라지고 있는 순간이었다. 따라서 이명박의 추석맞이 특별기획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는 최후의 발악 정도로 생각하면 될까.
문제는 빅뱅 이후 혼돈과 질서를 되찾는 과정에서 안 교수가 밀어준 박원순 변호사가 서울시장에 당선되어 서울시장직을 원만하게 수행할 수 있느냐 하는 게 과제로 남았다. 안 교수의 출현 이후 약 일주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안 박 변호사의 주가는 안 교수의 지지율 다수를 흡수하며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여전히 박 변호사는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라는 숙제를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
선거란 게 변수가 많아서 제아무리 잘 나가는 후보라 할지라도 막상 선거전이 시작되면 양쪽 모두 50대 50으로부터 시작하여 각종 변수들이 등장하며 지지율이 시시각각 달라지는 걸 볼 수 있다. 박 변호사가 안 교수의 지지를 등에 업고 50% 이상의 막강한 지지율을 끝까지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는 말이며 상대적 변수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강금실 대 오세훈’의 서울시장 대결구도에서 강금실 후보가 패한 것은 큰 교훈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박원순 변호사는 안 교수의 감동적 단일화 지지에 따라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서울시장 후보 내지 선거전이 마무리될 때까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몇 가지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아직 나경워니에 이은 여권의 대항마가 나타나지 않았고 민주당의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서울시장 출마 변수를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일 노무현재단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3시 노무현재단에서 문재인 이사장의 중재로 박 변호사 측 대리인과 만나 “우리 3인은 다가오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고 ‘민주’ ‘복지’ ‘평화’를 되찾는 중차대한 전환점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4가지 합의사항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이를 위해 “박원순-한명숙 두 사람은 범시민 야권 단일후보 선출을 위해 상호 협력하고 이후엔 선거 승리를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인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범야권의 단결과 협력이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며 10월 서울시장 재보선 후 내년 총선·대선에서의 연대에도 합의했다는 사실이다. 아직 박 변호사가 야권의 최후 단일화 후보가 아니란 말이며 여전히 상호협력해야 하는 관계이다. 이를테면 안 교수가 무소속 출마설이 불거질 당시 제도권의 정치적 한계에 부닥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고민해야 하는 것처럼 박 변호사에게도 똑같은 법칙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한 전 총리의 고민이 깊어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안 교수로 인해 정치권의 불신이 싸잡아 비난당한 것인지, 한나라당만 비판한 것인지 등이 확실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안 교수나 박 변호사가 최초 무소속을 선택했을 경우로 본다면 여야 공히 국민적 비판에 직면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한 전 총리까지 비판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건 무리가 아닐까.
노무현재단에서 문재인 이사장이 나서서 ‘서울시장 후보단일화’에 합의한 건 안 교수가 박 변호사를 전격적으로 지지한 것과 다르며 또 한차례 단일화 과정을 남겨둔 것이므로 향후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따라서 박원순 변호사는 안철수 교수의 고민을 여전히 떠안은 셈이며 한 전 총리의 현실적 고민까지 헤아려야 할 상황으로 사료된다.
박원순 변호사는 안 교수의 지지를 등에 업기 전까지 지지율 5%에 불과할 정도로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았다. 반면 한 전 총리는 안 교수의 등장 전후 여전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두 분의 조율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의회와 구청 등 정치적 배경을 감안하면 서울시정을 가장 효율적으로 가동할 수 시킬 수 있는 인물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아닌가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아울러 안철수 신드롬에 따르면 민주당이 박 변호사를 전폭적으로 끌어안을 필요가 있다. 기득권을 과감히 버려야 다시 부활하는 이치다. 이때 박 변호사가 무소속으로 남아 서울시정을 어떻게 이끌지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정치현실은 신선들이 노니는 무릉도원이 아니라, 질 나쁜 공구리십장이나 국민들과 동족을 이간질하는 사기꾼이 대통령이 될 수 있고 여전히 정치검찰이 함부로 시민들을 구속하는 병폐를 남발하는 아수라장 같은 사회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안 교수에 열광했던 이유는 그런 정치적 현실에 환멸을 느꼈을 뿐이지, 선량한 정치인들까지 싸잡아 비난하고 있었던 건 아니잖은가. 그래서 박원순 변호사나 한명숙 전 국무총리나 안철수 교수 모두, 잘 닦아 놓은 면경 같은 분들이어서 더불어 고민하고 있다. 분명해 보이는 건 ‘너무 얕고 맑은 물속에는 큰 물고기가 살지 못하는 법’이다. 민주당 등 야권이 더불어 고민해야 할 부분이며, 안 교수처럼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안 교수가 박 변호사를 지지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닷새만이었다. 가장 현명한 판단은 어떤 경우의 수일까.
내가 꿈꾸는 그곳
MBC, ‘PD수첩’ 승소에도 사과문 내더니 징계 돌입
곽노현 구속에 ‘넷심폭발’…“노무현때처럼 안보내!”
곽노현 최후진술문에 감동‧사과 트윗 ‘봇물’
'허걱', 안철수 59.0% vs 박근혜 32.6%
집전화를 이용한 SBS 여론조사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가 안철수 서울대 교수를 앞서나, 휴대전화를 이용한 MBC 여론조사에서는 안 교수가 박 전 대표를 더블스코어 가까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박 전 대표 측에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휴대전화 여론조사는 집전화보다 물밑 민심에 접근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
9일 MBC와 SBS는 전날 실시한 여론조사를 결과를 동시에 발표했다. 두 여론조사는 조사규모도 MBC 1천537명, SBS 1천500명으로 엇비슷했다. 차이점은 MBC는 휴대전화를 이용한 여론조사 방식을, SBS는 집전화를 이용한 여론조사 방식을 택했다는 것.
그러나 그 결과는 천양지차였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MBC 여론조사에서 박근혜-안철수 양자 대결구도를 상정했을 때 안철수 59.0%, 박근혜 32.6%로 조사됐다. 지금까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가장 차이가 크게 벌어진 수치다.
다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박근혜 29.8%, 안철수 28.4%로 박 전 대표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 차이는 오차범위내의 근소한 것이었다. 이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11.8%, 손학규 민주당 대표 5.5% 순이었다.
안 교수는 범야권 후보 조사에서도 40.4%로, 16.1%인 문재인 이사장을 비롯해, 손학규 대표 등을 압도적으로 제쳤다.
반면에 통상적 방식대로 집전화를 이용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SBS의 경우는 MBC와 상이했다.
박근혜-안철수 양자 대결구도에서 박근혜 45.9%, 안철수 38.8%로 나타났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지역적으로 수도권과 호남에서, 연령별로 20~40대에서 안 교수보다 지지율이 낮았다.
다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박근혜 34.7%, 안철수 17.2%로 박 전 대표가 앞섰다.
박근혜-손학규 가상대결에서도 박근혜 57.1% 손학규 27.0%으로 조사됐고, 박근혜-문재인 가상대결에서도 박근혜 55.4% 문재인 25.6%으로 압도적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집전화 여론조사가 지난 수년간 선거때마다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여론조사 무용론'을 낳을 정도로 적중률이 형편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휴대전화 여론조사 결과는 '박근혜 대세론'을 크게 휘청거리게 하는 등 향후 정가에 일파만파의 후폭풍을 몰고올 전망이다.
9일 MBC와 SBS는 전날 실시한 여론조사를 결과를 동시에 발표했다. 두 여론조사는 조사규모도 MBC 1천537명, SBS 1천500명으로 엇비슷했다. 차이점은 MBC는 휴대전화를 이용한 여론조사 방식을, SBS는 집전화를 이용한 여론조사 방식을 택했다는 것.
그러나 그 결과는 천양지차였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MBC 여론조사에서 박근혜-안철수 양자 대결구도를 상정했을 때 안철수 59.0%, 박근혜 32.6%로 조사됐다. 지금까지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가장 차이가 크게 벌어진 수치다.
다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박근혜 29.8%, 안철수 28.4%로 박 전 대표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 차이는 오차범위내의 근소한 것이었다. 이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11.8%, 손학규 민주당 대표 5.5% 순이었다.
안 교수는 범야권 후보 조사에서도 40.4%로, 16.1%인 문재인 이사장을 비롯해, 손학규 대표 등을 압도적으로 제쳤다.
반면에 통상적 방식대로 집전화를 이용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SBS의 경우는 MBC와 상이했다.
박근혜-안철수 양자 대결구도에서 박근혜 45.9%, 안철수 38.8%로 나타났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지역적으로 수도권과 호남에서, 연령별로 20~40대에서 안 교수보다 지지율이 낮았다.
다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박근혜 34.7%, 안철수 17.2%로 박 전 대표가 앞섰다.
박근혜-손학규 가상대결에서도 박근혜 57.1% 손학규 27.0%으로 조사됐고, 박근혜-문재인 가상대결에서도 박근혜 55.4% 문재인 25.6%으로 압도적으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집전화 여론조사가 지난 수년간 선거때마다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여론조사 무용론'을 낳을 정도로 적중률이 형편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휴대전화 여론조사 결과는 '박근혜 대세론'을 크게 휘청거리게 하는 등 향후 정가에 일파만파의 후폭풍을 몰고올 전망이다.
박태견 기자
[MBC 여론조사] 박원순 51.6%, 나경원 32.5%
휴대전화 여론조사와 집전화 여론조사 모두에서 서울시장 선거시 박원순 변호사가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9일 나타나, 한나라당을 충격에 몰아넣고 있다.
우선 휴대전화를 이용한 MBC 여론조사에서 박원순-나경원 양자대결 구도에서 박원순은 51.6%, 나경원은 32.5%로 조사됐다. 한나라당이 나 최고위원 대신에 김황식 총리를 차출했을 경우에도 박원순 59.7%, 김황식 20.7%로 표차는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순-나경원-한명숙 3자 대결 구도에서도 박원순 23.8%, 나경원 19.3%, 한명숙 15.0% 순으로 나타났다.
집전화를 이용한 SBS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박원순-나경원 양자대결 구도에서 박원순 42.1%, 나경원 38.1%였다. 박원순-김황식 양자대결에서는 박원순 44.8%, 김황식 31.5%로 표차가 더 벌어졌다.
다자 구도에서도 박원순 21.4%, 나경원 19.5%, 한명숙 17.4% 순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나경원-한명숙 양자대결에서도 나경원 40.6%, 한명숙 45.6%로 역시 야권의 한명숙 후보가 더 높았다.
후보자를 특정하지 않고 여당후보, 야권후보 중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도 여당 후보 37.0%, 야권 후보 40.6%로 야권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MBC 여론조사는 엠비존 씨엔씨에 의뢰해 전국의 19살 이상 성인남녀 1537명을 대상으로 8일 휴대전화 조사를 했으며,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2.5%p다.
SBS 여론조사는 TNS 코리아에 의뢰해, 8일 서울시민 711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로 실시됐고 오차 한계는 95% 신뢰수준에 ±3.7%포인트입니다.
우선 휴대전화를 이용한 MBC 여론조사에서 박원순-나경원 양자대결 구도에서 박원순은 51.6%, 나경원은 32.5%로 조사됐다. 한나라당이 나 최고위원 대신에 김황식 총리를 차출했을 경우에도 박원순 59.7%, 김황식 20.7%로 표차는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원순-나경원-한명숙 3자 대결 구도에서도 박원순 23.8%, 나경원 19.3%, 한명숙 15.0% 순으로 나타났다.
집전화를 이용한 SBS 여론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박원순-나경원 양자대결 구도에서 박원순 42.1%, 나경원 38.1%였다. 박원순-김황식 양자대결에서는 박원순 44.8%, 김황식 31.5%로 표차가 더 벌어졌다.
다자 구도에서도 박원순 21.4%, 나경원 19.5%, 한명숙 17.4% 순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나경원-한명숙 양자대결에서도 나경원 40.6%, 한명숙 45.6%로 역시 야권의 한명숙 후보가 더 높았다.
후보자를 특정하지 않고 여당후보, 야권후보 중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도 여당 후보 37.0%, 야권 후보 40.6%로 야권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이 더 많았다.
MBC 여론조사는 엠비존 씨엔씨에 의뢰해 전국의 19살 이상 성인남녀 1537명을 대상으로 8일 휴대전화 조사를 했으며,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2.5%p다.
SBS 여론조사는 TNS 코리아에 의뢰해, 8일 서울시민 711명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로 실시됐고 오차 한계는 95% 신뢰수준에 ±3.7%포인트입니다.
박태견 기자
[속보] 법원, 곽노현 구속영장 발부
법원이 10일 새벽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곽 교육감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김환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장시간 고심 끝에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법원은 앞서 2억원을 받은 혐의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가 구속됨에 따라 형평성 차원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곽 교육감이 지난해 서울시 교육감 선거 후보 사퇴 대가로 박명기 교수에게 올해 2~4월 6차례에 걸쳐 2억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곽 교육감은 이에 따라 취임 1년 2개월만에 직무 집행이 정지되고, 이주호 교과부장관이 임명한 부교육감이 교육감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곽 교유감은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추석을 앞두고 곧바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곽 교육감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김환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장시간 고심 끝에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법원은 앞서 2억원을 받은 혐의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가 구속됨에 따라 형평성 차원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곽 교육감이 지난해 서울시 교육감 선거 후보 사퇴 대가로 박명기 교수에게 올해 2~4월 6차례에 걸쳐 2억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곽 교육감은 이에 따라 취임 1년 2개월만에 직무 집행이 정지되고, 이주호 교과부장관이 임명한 부교육감이 교육감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곽 교유감은 구속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추석을 앞두고 곧바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김혜영 기자
안철수의 '역사의식'과 정부이길 포기한 MB정부
필자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과 일면식도 없다. 그런데 언론에서 그를 거론하는 횟수가 잦아지면서 그를 염려하는 마음이 서서히 들기 시작했다. 그도 '주진야보'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까하는 염려였다. ('주진야보'는 낮에는 젊은 지지자들을 만나며 진보인 척 하다가, 밤이 되면 보수신문을 탐독하는 절친들을 만나 보수 성향으로 바뀌는 정체성 없는 지도자를 일컫는 필자의 조어다. 정권을 잡기 전에는 진보적이었다가 정권을 잡고 난 후에는 보수적인 절친들의 영향 하에 바뀌는 인사들을 보면서 만든 용어다.)
겉으로 보기에 그럴 성향은 충분했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 안 원장이 역사 공부를 좀 해야 하는데...하는 바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가 역사를 거론했다. 그리고 자신의 역사의식에 비춰 아주 명료하게 한나라당은 응징을 당하고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천명했다.
그의 역사에 대한 고민을 읽을 수 있었다. 이제 역사를 공부해야 할 사람은 그가 아니라 필자가 되었다!
한은총재와 금통위원들은 물러나야
8월의 물가상승률이 5.3%에 달했다. 이른 추석이 다가오는데 물가가 이렇게 오르면 서민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한가위 대보름달은 이 정부에서 100조 원의 감세 혜택을 받은 재벌과 슈퍼부자들에게만 비추려나 보다. 저금리 고환율 정책으로 떼돈을 번 그들은 지금 얼마나 좋을까? 이 정부는 그들에겐 돈 폭탄을 안기더니 서민들에게는 물가폭탄을 안겼다. 궤도 수정을 요구하는 수없이 많은 외침을 무시하고 그렇게 결기를 부리더니, 결국 서민들의 피고름을 짜내고야 말았다.
그런데 물가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은행 총재와 금융통화위원들은 한 마디 미안하다는 말이 없다. 물가목표를 3±1%로 잡았을 때도 많은 경제학자들이 책임회피를 위한 안이한 목표라고 비판했었다. 그 목표조차 훌쩍 넘겼으니 가히 엽기적인데, 아무도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다.
연중 최대의 명절 한가위에 서민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준 물가 폭등을 목도하고도 국회는 한국은행 총재를 불러 따지지도 않는다. 그러니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가 얼마가 되든 아랑곳하지 않으면서도, 한국은행의 감독권을 확대하기에만 혈안이 되어 외국에서 뛰어왔을 것이다. 물가는 중요하지 않고 감독권만 중요했던 모양이다.
이 모든 일은 뜨지도 못할 '747 공약'을 띄우기 위해 애쓰던 대통령 비서를 한은 총재에 임명할 때 이미 예견되었다. 금통위 회의에는 물가 염려보다는 경기 걱정을 더 많이 한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필자가 물러나라고 물러날 사람들도 아니지만, 한국경제의 모습이 하도 한심해서 하는 말이다.
공정거래위원장과 공정거래위원들도 물러나야
그런데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갑자기 공정거래위원장이 물가를 잡겠다고 나섰다. 물가를 잡아야 할 한국은행은 뒷전에 있고, 공정거래위원장과 기획재정부 장관이 나섰다. 심지어는 지식경제부 장관까지 나서서 기름값을 잡겠다고 한다. 분명히 대한민국 법에 물가는 한국은행이 잡기로 되어 있는데, 당사자인 한국은행은 가만히 있고 법적 책임기구가 아닌 기관들이 나서고 있다.
더 가관인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업무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는 것인데, 재벌이 무차별적으로 계열사를 늘리고, 재벌 딸들이 빵가게, 피자가게 확장에 열 올리는 바람에 동네 자영업자들이 죽겠다고 아우성인데도 그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그리고는 멋쩍었는지 갑자기 물가를 잡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런 공정위가 왜 필요한지 이해하기 어렵다.
엉뚱한 일만 하는 공정거래위원회를 바로 잡기는커녕, 갑자기 동반성장위원회를 만들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촉구한다는 소식에 필자는 또 놀랐다. 그러더니 이 정부 들어 이런저런 명목으로 수십조 원의 수혜를 입은 재벌의 총수가 나서서 내 교과서에는 없는 일이라고 하고 지식경제부 장관이 그 졸병이나 된 듯 그의 말을 받아 전직 총리를 역임한 동반성장위원장에게 치대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편에서 또 이런 의문도 든다. 그러면 중소기업청은 뭘 하고 있었나? 중소기업청장도 물러나고 중소기업청도 문을 닫아야 하는 것 아닌가? 예는 끝없이 많다. 복지가 포퓰리즘이라고 우기는 보건복지부가 과연 존재의의가 있을까? 물러나면 안 되는 장관이나 없애면 안 되면 정부부서가 있는지 따져봐야 할 정도다.
국민이 나무인가
필자같은 딸깍발이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연이어 일어나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이번에는 대통령이 나서서 '공생'(共生)을 외쳤다. 왜 상생이 아니고 공생이지? 상생은 서로 살리는 것인데, 공생은 기생도 포함하는 열등한 개념이다. 아름다운 숲을 보며 공생을 떠올렸다는 청와대의 설명은 더욱 납득하기 어려웠다. 숲은 약육강식의 세계다. 큰 나무 밑은 볕이 들지 않아 작은 나무는 살지 못한다. 결국 작은 나무들은 큰 나무가 없는 곳으로 쫓겨나고, 큰 나무 밑에는 풀만 남는다. 설마 정부가 재벌에게 빌붙어 먹고 사는 서민의 모습을 아름답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이 든다.
그렇지만 마음 한 구석은 여전히 찝찝하다. 좋은 의미로 공생을 썼다면, 그리고 국민이 나무가 아니라면 최소한 국민들의 외침은 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정부에서 이미 주창한대로 공생 이전에 소통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한진 중공업의 크레인 위의 저 외침이 들리지 않는가? 반값등록금 약속을 지키라는 대학생들의 외침이 들리지 않는가? 엊그제 현대중공업에서 쇠파이프 테러 당한 노동자 딸이 쓴 글을 읽고 가슴이 멍해 왔다. 이 나라에는 법이 없던지 힘없는 자만 괴롭히는 법만 있는 듯싶다. 그런 외침이 들리지 않는 공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노동자들의 외침이 하늘을 찌르는데, 노동부 장관이 보이지 않는다. 이유는 고용노동부로 이름을 바꾸었기 때문인 모양이다. 그러니까 이 정부에서 국민의 대다수인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부서는 없다는 의미다. 고용을 붙였으니 일자리라도 늘려야 하는데, 눈높이를 낮추라는 것이 대통령과 이 정부의 공식 입장인 모양이니 고용노동부는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이 정부가 보여주는 한심의 극치는 해가 넘도록 노동연구원장 하나 임명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2009년 12월에 한국의 노동현실에 대해 온갖 희안한 이론을 주장하던 전임 원장이 갑자기 사퇴한 이후, 이 정부는 노동연구원장을 임명하지 않고 있다. 정부이기를 포기할 심사가 아니라면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것을 내버려두는 한나라당은 수치심을 잃어버린 것 같다. 정부이기를 포기한 정부에 동조하는 정당은 응징해야 하는 것 아닌가?
MB정부는 정부가 아니다
민주국가는 상생의 기반위에 존재한다. 그렇게 법이 만들어졌고 정부기관이 그렇게 구성되어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32조에는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고 되어 있다. '국가는 사회적·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과 적정임금의 보장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지 국가가 국민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요구할 권리는 헌법 어디를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대한민국 헌법 제34조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고 되어 있고 따라서 '국가는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고 되어 있는데, 사회복지의 증진을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하는 반헌법적 발상을 가진 정부를 어디 정부라 부를 수 있겠는가?
MB정부는 국기를 흔들고 있는 정부이고, 한나라당은 거기에 동조하고 있으니 당연히 응징해야 한다. 국민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나무 취급하는 죄 역시 가볍지 아니하다.
금준미주(金樽美酒)와 옥반가효(玉盤佳肴)는 천인혈(千人血)과 만성고(萬姓膏)라
MB정부가 국기를 흔들고 있다는 비밀을 알게 된 사유가 있다. 놀랍게도 미국에서 MB정부와 똑같이 부자감세를 하고, 노동부를 무력화시키고, 우리나라의 공정위 격인 연방거래위원회를 무력화시키고 슈퍼부자들과 재벌들을 위해 규제완화에 치중하고, 대신 복지는 노예근성만을 키울 뿐이라며 반대하던 정부가 있었다. 대기업집단을 감시해야 할 연방거래위원회로 하여금 노동조합을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처벌하라고 종용했을 정도로 황당한 정부가 있었다. 1920년대 미국의 보수정부다. 그 때문에 엄청난 부의 불균등이 초래되었고, 결국 대공황이라는 참극이 발생했다.
그 경험을 통해 우리는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정치의 원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고, 그 이후 전 세계는 법으로 정부기관으로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지키려 노력해왔다. 바로 그 역사를 거스르는 MB정부를 우리 국민들이 응징하지 않으리라고 믿었다면 큰 오산이다. 한나라당의 각성을 촉구한다. 백성들의 피와 고름을 짜내어 재벌과 슈퍼부자들의 배만 불리는 반역사적 만행을 즉각 멈추어야 한다. 한나라당이 역사에 순응할 때 합리적 인사들이 왜 지지하지 않겠는가?
'제가 생각할 때 역사의 물결을 거스르는 것은 현재의 집권세력이다. 그럼 답은 명료하다. 나는 현 집권세력이 한국사회에서 그 어떤 정치적 확장성을 가지는 것에 반대한다...(한나라당 세력을 반대하는 것은) 일련의 일들이 역사의 흐름을 거꾸로 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대가를 치러야 우리의 역사가 발전할 수 있다.' (안철수의 <오마이뉴스> 인터뷰 중에서)
겉으로 보기에 그럴 성향은 충분했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 안 원장이 역사 공부를 좀 해야 하는데...하는 바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가 역사를 거론했다. 그리고 자신의 역사의식에 비춰 아주 명료하게 한나라당은 응징을 당하고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천명했다.
그의 역사에 대한 고민을 읽을 수 있었다. 이제 역사를 공부해야 할 사람은 그가 아니라 필자가 되었다!
한은총재와 금통위원들은 물러나야
8월의 물가상승률이 5.3%에 달했다. 이른 추석이 다가오는데 물가가 이렇게 오르면 서민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한가위 대보름달은 이 정부에서 100조 원의 감세 혜택을 받은 재벌과 슈퍼부자들에게만 비추려나 보다. 저금리 고환율 정책으로 떼돈을 번 그들은 지금 얼마나 좋을까? 이 정부는 그들에겐 돈 폭탄을 안기더니 서민들에게는 물가폭탄을 안겼다. 궤도 수정을 요구하는 수없이 많은 외침을 무시하고 그렇게 결기를 부리더니, 결국 서민들의 피고름을 짜내고야 말았다.
그런데 물가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은행 총재와 금융통화위원들은 한 마디 미안하다는 말이 없다. 물가목표를 3±1%로 잡았을 때도 많은 경제학자들이 책임회피를 위한 안이한 목표라고 비판했었다. 그 목표조차 훌쩍 넘겼으니 가히 엽기적인데, 아무도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다.
연중 최대의 명절 한가위에 서민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준 물가 폭등을 목도하고도 국회는 한국은행 총재를 불러 따지지도 않는다. 그러니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가 얼마가 되든 아랑곳하지 않으면서도, 한국은행의 감독권을 확대하기에만 혈안이 되어 외국에서 뛰어왔을 것이다. 물가는 중요하지 않고 감독권만 중요했던 모양이다.
이 모든 일은 뜨지도 못할 '747 공약'을 띄우기 위해 애쓰던 대통령 비서를 한은 총재에 임명할 때 이미 예견되었다. 금통위 회의에는 물가 염려보다는 경기 걱정을 더 많이 한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필자가 물러나라고 물러날 사람들도 아니지만, 한국경제의 모습이 하도 한심해서 하는 말이다.
공정거래위원장과 공정거래위원들도 물러나야
그런데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갑자기 공정거래위원장이 물가를 잡겠다고 나섰다. 물가를 잡아야 할 한국은행은 뒷전에 있고, 공정거래위원장과 기획재정부 장관이 나섰다. 심지어는 지식경제부 장관까지 나서서 기름값을 잡겠다고 한다. 분명히 대한민국 법에 물가는 한국은행이 잡기로 되어 있는데, 당사자인 한국은행은 가만히 있고 법적 책임기구가 아닌 기관들이 나서고 있다.
더 가관인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업무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억제하는 것인데, 재벌이 무차별적으로 계열사를 늘리고, 재벌 딸들이 빵가게, 피자가게 확장에 열 올리는 바람에 동네 자영업자들이 죽겠다고 아우성인데도 그건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그리고는 멋쩍었는지 갑자기 물가를 잡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런 공정위가 왜 필요한지 이해하기 어렵다.
엉뚱한 일만 하는 공정거래위원회를 바로 잡기는커녕, 갑자기 동반성장위원회를 만들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촉구한다는 소식에 필자는 또 놀랐다. 그러더니 이 정부 들어 이런저런 명목으로 수십조 원의 수혜를 입은 재벌의 총수가 나서서 내 교과서에는 없는 일이라고 하고 지식경제부 장관이 그 졸병이나 된 듯 그의 말을 받아 전직 총리를 역임한 동반성장위원장에게 치대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편에서 또 이런 의문도 든다. 그러면 중소기업청은 뭘 하고 있었나? 중소기업청장도 물러나고 중소기업청도 문을 닫아야 하는 것 아닌가? 예는 끝없이 많다. 복지가 포퓰리즘이라고 우기는 보건복지부가 과연 존재의의가 있을까? 물러나면 안 되는 장관이나 없애면 안 되면 정부부서가 있는지 따져봐야 할 정도다.
국민이 나무인가
필자같은 딸깍발이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연이어 일어나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이번에는 대통령이 나서서 '공생'(共生)을 외쳤다. 왜 상생이 아니고 공생이지? 상생은 서로 살리는 것인데, 공생은 기생도 포함하는 열등한 개념이다. 아름다운 숲을 보며 공생을 떠올렸다는 청와대의 설명은 더욱 납득하기 어려웠다. 숲은 약육강식의 세계다. 큰 나무 밑은 볕이 들지 않아 작은 나무는 살지 못한다. 결국 작은 나무들은 큰 나무가 없는 곳으로 쫓겨나고, 큰 나무 밑에는 풀만 남는다. 설마 정부가 재벌에게 빌붙어 먹고 사는 서민의 모습을 아름답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의심이 든다.
그렇지만 마음 한 구석은 여전히 찝찝하다. 좋은 의미로 공생을 썼다면, 그리고 국민이 나무가 아니라면 최소한 국민들의 외침은 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정부에서 이미 주창한대로 공생 이전에 소통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한진 중공업의 크레인 위의 저 외침이 들리지 않는가? 반값등록금 약속을 지키라는 대학생들의 외침이 들리지 않는가? 엊그제 현대중공업에서 쇠파이프 테러 당한 노동자 딸이 쓴 글을 읽고 가슴이 멍해 왔다. 이 나라에는 법이 없던지 힘없는 자만 괴롭히는 법만 있는 듯싶다. 그런 외침이 들리지 않는 공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노동자들의 외침이 하늘을 찌르는데, 노동부 장관이 보이지 않는다. 이유는 고용노동부로 이름을 바꾸었기 때문인 모양이다. 그러니까 이 정부에서 국민의 대다수인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부서는 없다는 의미다. 고용을 붙였으니 일자리라도 늘려야 하는데, 눈높이를 낮추라는 것이 대통령과 이 정부의 공식 입장인 모양이니 고용노동부는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이 정부가 보여주는 한심의 극치는 해가 넘도록 노동연구원장 하나 임명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2009년 12월에 한국의 노동현실에 대해 온갖 희안한 이론을 주장하던 전임 원장이 갑자기 사퇴한 이후, 이 정부는 노동연구원장을 임명하지 않고 있다. 정부이기를 포기할 심사가 아니라면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것을 내버려두는 한나라당은 수치심을 잃어버린 것 같다. 정부이기를 포기한 정부에 동조하는 정당은 응징해야 하는 것 아닌가?
MB정부는 정부가 아니다
민주국가는 상생의 기반위에 존재한다. 그렇게 법이 만들어졌고 정부기관이 그렇게 구성되어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32조에는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진다'고 되어 있다. '국가는 사회적·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과 적정임금의 보장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지 국가가 국민에게 눈높이를 낮추라고 요구할 권리는 헌법 어디를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대한민국 헌법 제34조에는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고 되어 있고 따라서 '국가는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고 되어 있는데, 사회복지의 증진을 포퓰리즘이라고 주장하는 반헌법적 발상을 가진 정부를 어디 정부라 부를 수 있겠는가?
MB정부는 국기를 흔들고 있는 정부이고, 한나라당은 거기에 동조하고 있으니 당연히 응징해야 한다. 국민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나무 취급하는 죄 역시 가볍지 아니하다.
금준미주(金樽美酒)와 옥반가효(玉盤佳肴)는 천인혈(千人血)과 만성고(萬姓膏)라
MB정부가 국기를 흔들고 있다는 비밀을 알게 된 사유가 있다. 놀랍게도 미국에서 MB정부와 똑같이 부자감세를 하고, 노동부를 무력화시키고, 우리나라의 공정위 격인 연방거래위원회를 무력화시키고 슈퍼부자들과 재벌들을 위해 규제완화에 치중하고, 대신 복지는 노예근성만을 키울 뿐이라며 반대하던 정부가 있었다. 대기업집단을 감시해야 할 연방거래위원회로 하여금 노동조합을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처벌하라고 종용했을 정도로 황당한 정부가 있었다. 1920년대 미국의 보수정부다. 그 때문에 엄청난 부의 불균등이 초래되었고, 결국 대공황이라는 참극이 발생했다.
그 경험을 통해 우리는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정치의 원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고, 그 이후 전 세계는 법으로 정부기관으로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지키려 노력해왔다. 바로 그 역사를 거스르는 MB정부를 우리 국민들이 응징하지 않으리라고 믿었다면 큰 오산이다. 한나라당의 각성을 촉구한다. 백성들의 피와 고름을 짜내어 재벌과 슈퍼부자들의 배만 불리는 반역사적 만행을 즉각 멈추어야 한다. 한나라당이 역사에 순응할 때 합리적 인사들이 왜 지지하지 않겠는가?
/홍종학 경원대 교수
▲ 서울시장 불출마 입장을 밝히고 있는 안철수. ⓒ프레시안(김하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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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정 “곽노현, 노무현의 사지 알면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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