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무죄판결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8년 방송된 ‘PD 수첩’ 광우병 관련보도에 대한 사과문을 발표해 내외의 질타를 받았던 MBC가 이번에는 당시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한학수 MBC PD는 9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PD수첩에서 광우병 보도한 김보슬‧이춘근PD, 송일준MC, 조능희 부장, 정호식 국장을 인사위에 회부해 징계절차 돌입. 과연 끝은 어디인가?”라는 글을 남겼다. 이들은 모두 해당 방송의 제작에 참여했던 인물들이다.
이에 앞서,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이하 MBC 노조)는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한 사측을 비난하면서 “한술 더 떠 제작진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한다는 흉흉한 소문도 들려온다. 이 무슨 망동인가?”라고 주장한 바 있다.
노조는 “지난 2008년 8월 12일 엄기영 (당시) 사장과 경영진은 MBC 구성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편법을 동원해 굴욕적인 사과방송을 했는데 그 대가인지 엄 사장은 그후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강원도지사 선거에 나갔다”며 “김재철 사장과 현 경영진도 그때의 전철을 밟겠다는 것인가. ‘PD 수첩’을 확인사살하고 그 대가로 권력으로부터 ‘무엇’을 받아내겠다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PD의 글은 삽시간에 트위터 상에 퍼졌다. 네티즌들은 “끝까지 어리석게 구는군요”, “죄없는 언론인들”, “지금이 총파업 아닌가? 무엇을 기다리는가?”, “어디를 향해 울분을 토해야 되는가?”, “후안무치에 머리도 나쁜가?”, “이게 방송사야?...이게 나라야?”, “이 분노를 용서하지 않아야” 등의 댓글을 달며 사측에 쓴 소리를 보냈다.
선대인 세금혁명당 대표는 “MBC 경영진, 정말 치졸 비열하군요”라고 목소리를 높였으며 ‘미디어몽구’는 “이래도 항의성명내고 끝? 무기력해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고재열 <시사인> 기자는 “김재철은 유서에도 'PD수첩을 징계하라'라고 남길 듯”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지난 7월초 소셜테이너 출연금지조치에 항의하며 서울 여의도 MBC 본사 앞에서 이른바 ‘삼보일퍽’ 시위를 펼쳤던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는 “삼보일퍽이 아니라 죽빵을 날렸어야 했어”라며 분노했다.
한 네티즌은 “그러다 땅 파고 들어가겠다. 마봉춘”이라고 꼬집었다. 이 외에도 “대법원 승소에도 사과문내더니. 언론이 언론같잖은”, “역사가 기억할겁니다”, “신문사과도 어이없었는데”, “그 따위 징계는 훈장입니다”라는 반응들이 이어졌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 2일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조능희 PD 등 ‘PD 수첩’ 제작진 5명에 대해 무죄판결을 내렸으며 농수산식품부가 ‘PD 수첩’을 상대로 제기한 광우병 관련 보도에 대한 정정 및 반론보도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부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하지만 MBC는 5일 사고(社告)와 ‘뉴스데스크’를 통해 “대법원이 형사상 명예훼손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내렸지만 보도의 주요 내용은 허위라고 판시해 진실 보도를 생명으로 하는 언론사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국민에게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