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민영화’ 문제가 정치권의 또다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한나라당이 인천공항 민영화를 6월 국회를 통해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에 야당들과 네티즌들이 강한 반대여론을 형성하고 있는 것. 인천공항 지분의 민간인 매각이 이명박 대통령의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정치, 사회 전문 유명 블로거인 ‘아이엠피터’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인천공항 민영화로 MB가족은 무엇하려고?’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 글에서 아이엠피터는 “인천공항 지분을 인수하려는 기업은 맥쿼리라는 공항그룹이다. 인천공항 지분을 인수할만한 항공그룹은 세계적으로 별로 없어 인천공항이 민영화 되면 거의 맥쿼리에 넘어갈 확률이 높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천공항의 지분 매각 논의가 나온 배경에는 공기업 평가에서 거의 꼴찌에 해당되는 12위를 했기 때문에 민영화를 통해 국제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정부는 밝히고 있다”며 인천공항에 대한 공기업 평가를 맡았던 이들 가운데 송 모씨는 맥쿼리 인프라 펀드의 감독이사이고 현 모씨는 또 다른 맥쿼리 인프라 펀드 감독이사와 학맥으로 얽혀있다는 점을 도표를 통해 설명했다.
또한, 아이엠피터는 “인천공항을 인수하려는 맥쿼리 그룹의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는 현재 골드만삭스다. 골드만삭스는 이지형 씨가 대표로 있던 맥쿼리-IMM자산운용을 인수했다”며 “이지형 씨는 대통령의 조카이고 이상득 의원의 아들이다. 독재국가에서 흔히 보는 전형적인 친인척 부정부패가 지금 대한민국에서 이뤄지고 있다. 대통령의 조카와 형님 아들이 인천공항의 지분을 인수하려는 최고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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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국제공항 노동조합 |
아이엠피터는 “인천공항은 매년 정부에 1000억 이상을 갖다주는 알짜기업인데 민간에 넘어가면 그 돈이 세금으로 들어올 것으로 믿느냐”며 “인천공항의 이용료에는 문화관광부 출국납부금 10000원이 포함돼 있는데 맥쿼리가 인수하면 그 돈이 감액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맥쿼리는 정부에 세금을 낮게 해 달라고 요청할 것이고 정부는 요청에 따라 낮춰줄 여지가 많다”며 “대한민국은 당장 지분을 팔아 돈을 번다고 생각하지만 황금알을 낳는 고정적인 세금 수입은 없어지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엠피터는 “이번 인천공항 지분 민간인 매각이 이명박 대통령의 마지막 비자금을 위한 절차라고 보고있다”며 “세계에서 국유 재산이나 공기업 지분 매각에는 항상 정치권이 동원되었고 이는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비자금 조성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아이엠피터는 “제가 근거로 삼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법을 개정해서라도 바꾸려는 현 정부의 움직임이 전혀 타당성이 없기 때문”이라며 “인천공항의 지분 매각이 정당하다면 법 개정 이전에 철저한 공청회와 청문회를 통한 실증이 필요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왜 지분을 매각하려는지 정확한 자료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엠피터는 “이명박 대통령은 황금알 낳는 암탉의 배를 갈라 팔아버리고 도망갈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BBK 사건부터 끝 모를 돈의 욕심을 자본주의 인간들과 영합하여 살아왔던 인물이기 때문”이라며 “그가 당당하다면 지금이라도 황금알 낳는 암탉을 주인에게 돌려주고, 그 주인이 평생 그 암탉을 통해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네티즌 “MB, 차라리 청와대도 민영화하지”
이 글은 현재 트위터를 비롯한 인터넷 상에 널리 퍼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리트윗 하면서 알려나가고 있고 해당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민주시민 필독~!!”, “탐욕 밖에 안떠오르네요”, “초심으로 일한다는 게 이거였어”, “뭐든지 민영화가 답인줄 아는 MB정권. 차라리 청와대도 민영화하지”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아무리 봐도 인천공항 매각은 눈앞의 이익에 잘못된 선택을 하는게 아니라 사욕을 채우려고 나라 팔아먹는 속성이 다시 나온데 불과한 것 같다”며 “정말 그때처럼 나라 팔아서 더 좋은게 나온다면 나라라도 팔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대개 민영화란 방만한 국영기업의 적자 탓에 세금이 투입되는 경우 이루어집니다. 공무원이나 공기업 직원 살리자고 국민 혈세를 쓸 수 없다는 게 원래 민영화의 취지인 것입니다. 인천공항,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습니다. 도대체 민영화하자는 이유가 뭡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이상득...본인 이름이 거론되는 구설수나 사건이 발생하면 그때마다 이름도 모르는 나라에 특사를 가거나 해외로 빠져나갑디다. 이번에 인천공항 민영화 추진하는데 이름이 오르내리던데 이번엔 어느나라 특사로 가시나요?”라고 지적한 네티즌도 있었다.
지난해 8월 방송됐던 MBC ‘시사매거진 2580’의 ‘인천공항, 누구를 위한 매각인가’ 편도 다시금 네티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작진은 해당 방송에서 정부가 공기업 선진화 계획에 따라 인천공항 지분의 49%를 민간에 매각하려는 계획과 이에 대한 찬반여론을 전했다. 방송 이후 인천공항 노조가 실시중이었던 인천공항 매각반대 서명운동에 무려 30여만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참여하는 등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인천공항 민영화를 골자로 한 ‘인천국제공항공사법 일부법률개정안’을 발의한 박상은 한나라당 의원과 공동발의에 나선 여야 의원들 35명의 명단도 인터넷 상에 나돌고 있다. 이 법안은 지난해 3월 발의됐으며 현재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 계류중이다.
공동발의자 명단에는 안상수 전 대표와 정의화 현 비대위원장, 황우여 현 원내대표, 전여옥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과 무소속 이인제 의원, 김낙성 자유선진당 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이와 관련, 국토해양위 소속 김진애 민주당 위원은 아이엠피터의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링크하면서 “꼭 막겠습니다. 도와주십쇼”라고 네티즌들에게 호소했다.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인천공항 매각을 꼭 막아달라”는 네티즌의 당부에 “꼭 막읍시다”라고 화답했다.
한편, 박상은 의원은 2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인천공항은 1999년 설립 당시부터 민간 경영기법을 도입하기 위한 공기업 민영화법에 따라 공기업으로 키우기로 제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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