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한명숙의 ‘고민’ 이해할까? 안철수의 ‘고민’ 이어받은 박원순과 한명숙
오늘날 우리가 살고있는 대한민국은 무릉도원일까.
아니면 아수라장일까.
이런 생각이 든 건 작금에 우리 눈앞에 벌어진 정치적 현실 때문이었다. 어느 날 트윗의 멘션을 통해 날아든 안철수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 하나 때문에 대한민국 전체가 통째로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는 대한민국 정치판에 빅뱅을 일으킨 당사자이자 썩어 자빠지고 문드러진 정치판을 휩쓸 태풍의 눈이었다. 그가 우리 정치판에 등장한 이후 정치판의 지도는 쓰나미를 맞은 듯 지형이 바뀌고 언론들은 시시각각 변해가는 정치판의 모습에 대해 입을 딱 벌리고 있다. 실로 놀라운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란 살아있는 생물체나 다름없다고 하더니 요즘 우리네 정치판이 딱 그런 모습이다. 마구 마구 꿈틀대며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안철수 신드롬’이 대한민국을 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며 한 치 앞도 분간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 정도가 얼마나 심한지 산전수전 다 겪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께서도 ‘확신이 서지 않을 정도’라고 말할까. 안철수 신드롬은 최소한 민주당 등 야권에 미친 영향뿐만 아니라, 서울시와 나라를 말아먹고 있던 이명박 정권의 한나라당에는 치명적으로 작용하여 우면산 산사태를 방불케 하며 초토화시키고 있었다. 첫 번째 빅뱅이 안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이었다면, 두 번째 빅뱅은 안 교수가 박원순 변호사를 지지하며 서울시장 출마를 거두면서 나타난 강력한 빅뱅의 모습이자 초신성의 등극이라고나 할까.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불어닥친 안철수 신드롬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면서도 빅뱅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보수 꼴통들의 대변인 격인 조중동은 빅뱅의 결과가 그들에게 미칠 영향 등에 매우 관심이 컸다. 그래서 이들은 그 파장이 얼마 정도인지 여론조사를 통해 알아봤다. 놀라운 결과가 등장했다. 딴나라당 나경워니 같은 여자는 일찌감치 서울시장 경선구도 밖으로 튕겨져나갔다. 서울시민 5백 명을 상대로 한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의 양자대결 조사결과는 박원순 변호사 51.1%, 나경원 의원 32.5%로 나타났다. 같은 표본규모로 실시된 ‘동아일보 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에서도 박원순 변호사는 나경원 의원을 16.3%포인트 앞섰다. 안철수 교수의 지지자의 상당수가 박원순 변호사 지지로 이어졌다는 분석결과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한나라당은 초상집 분위기며 이명박 대통령은 “안철수 현상, 올 것이 왔다 생각했다”며 안철수 신드롬에 대해 긍적적(?)으로 보면서도 애써 문제의 핵심을 돌려보고 싶은 생각이 묻어나 있었다. 이명박은 KBS를 통해 생중계된 추석맞이 특별기획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에 출연(이게 뭔 지랄이여.)하여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변화 요구가 안 교수를 통해 나온 게 아니겠냐”며 이같이 말한 것이다. 또 그는 “‘정말 짧은 시간에 교수 출신이 그렇게 할 수 있을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미 스마트 시대가 왔고 국민은 상당히 앞서가고 있는데 정치는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게 무슨 말인가.
당신은 스마트하고 디지털 시대에 부응하는 데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등 야권이 아날로그 정치에 머물러 있다는 말인가. 속으로 ‘지랄덜 하고 자빠졌네’ 하는 생각이 퍼뜩 들며 아전인수도 유분수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명박은 안철수 신드롬에 대해 아는 듯 뻘짓을 통해 잘못을 엉뚱한 곳으로 되돌리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의 이런 뻘짓 하나만으로도 오늘날 안철수 신드롬이 왜 빅뱅을 일으키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다. 안철수 교수가 박원순 변호사를 지지할 때 공개적으로 한나라당을 ‘뺀치’ 놓았으므로 오세훈에 이어 이미 이명박의 한나라당은 안철수의 블랙홀에 잠식되어 사라지고 있는 순간이었다. 따라서 이명박의 추석맞이 특별기획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는 최후의 발악 정도로 생각하면 될까.
문제는 빅뱅 이후 혼돈과 질서를 되찾는 과정에서 안 교수가 밀어준 박원순 변호사가 서울시장에 당선되어 서울시장직을 원만하게 수행할 수 있느냐 하는 게 과제로 남았다. 안 교수의 출현 이후 약 일주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안 박 변호사의 주가는 안 교수의 지지율 다수를 흡수하며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여전히 박 변호사는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라는 숙제를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
선거란 게 변수가 많아서 제아무리 잘 나가는 후보라 할지라도 막상 선거전이 시작되면 양쪽 모두 50대 50으로부터 시작하여 각종 변수들이 등장하며 지지율이 시시각각 달라지는 걸 볼 수 있다. 박 변호사가 안 교수의 지지를 등에 업고 50% 이상의 막강한 지지율을 끝까지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는 말이며 상대적 변수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강금실 대 오세훈’의 서울시장 대결구도에서 강금실 후보가 패한 것은 큰 교훈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박원순 변호사는 안 교수의 감동적 단일화 지지에 따라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서울시장 후보 내지 선거전이 마무리될 때까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몇 가지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아직 나경워니에 이은 여권의 대항마가 나타나지 않았고 민주당의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서울시장 출마 변수를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일 노무현재단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3시 노무현재단에서 문재인 이사장의 중재로 박 변호사 측 대리인과 만나 “우리 3인은 다가오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고 ‘민주’ ‘복지’ ‘평화’를 되찾는 중차대한 전환점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4가지 합의사항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이를 위해 “박원순-한명숙 두 사람은 범시민 야권 단일후보 선출을 위해 상호 협력하고 이후엔 선거 승리를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인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범야권의 단결과 협력이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며 10월 서울시장 재보선 후 내년 총선·대선에서의 연대에도 합의했다는 사실이다. 아직 박 변호사가 야권의 최후 단일화 후보가 아니란 말이며 여전히 상호협력해야 하는 관계이다. 이를테면 안 교수가 무소속 출마설이 불거질 당시 제도권의 정치적 한계에 부닥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고민해야 하는 것처럼 박 변호사에게도 똑같은 법칙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한 전 총리의 고민이 깊어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안 교수로 인해 정치권의 불신이 싸잡아 비난당한 것인지, 한나라당만 비판한 것인지 등이 확실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안 교수나 박 변호사가 최초 무소속을 선택했을 경우로 본다면 여야 공히 국민적 비판에 직면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한 전 총리까지 비판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건 무리가 아닐까.
노무현재단에서 문재인 이사장이 나서서 ‘서울시장 후보단일화’에 합의한 건 안 교수가 박 변호사를 전격적으로 지지한 것과 다르며 또 한차례 단일화 과정을 남겨둔 것이므로 향후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따라서 박원순 변호사는 안철수 교수의 고민을 여전히 떠안은 셈이며 한 전 총리의 현실적 고민까지 헤아려야 할 상황으로 사료된다.
박원순 변호사는 안 교수의 지지를 등에 업기 전까지 지지율 5%에 불과할 정도로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았다. 반면 한 전 총리는 안 교수의 등장 전후 여전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두 분의 조율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의회와 구청 등 정치적 배경을 감안하면 서울시정을 가장 효율적으로 가동할 수 시킬 수 있는 인물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아닌가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아울러 안철수 신드롬에 따르면 민주당이 박 변호사를 전폭적으로 끌어안을 필요가 있다. 기득권을 과감히 버려야 다시 부활하는 이치다. 이때 박 변호사가 무소속으로 남아 서울시정을 어떻게 이끌지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정치현실은 신선들이 노니는 무릉도원이 아니라, 질 나쁜 공구리십장이나 국민들과 동족을 이간질하는 사기꾼이 대통령이 될 수 있고 여전히 정치검찰이 함부로 시민들을 구속하는 병폐를 남발하는 아수라장 같은 사회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안 교수에 열광했던 이유는 그런 정치적 현실에 환멸을 느꼈을 뿐이지, 선량한 정치인들까지 싸잡아 비난하고 있었던 건 아니잖은가. 그래서 박원순 변호사나 한명숙 전 국무총리나 안철수 교수 모두, 잘 닦아 놓은 면경 같은 분들이어서 더불어 고민하고 있다. 분명해 보이는 건 ‘너무 얕고 맑은 물속에는 큰 물고기가 살지 못하는 법’이다. 민주당 등 야권이 더불어 고민해야 할 부분이며, 안 교수처럼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안 교수가 박 변호사를 지지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닷새만이었다. 가장 현명한 판단은 어떤 경우의 수일까.
(서프라이즈 / 내가 꿈꾸는 그곳 / 2011-09-09)
오늘날 우리가 살고있는 대한민국은 무릉도원일까.
아니면 아수라장일까.
이런 생각이 든 건 작금에 우리 눈앞에 벌어진 정치적 현실 때문이었다. 어느 날 트윗의 멘션을 통해 날아든 안철수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 하나 때문에 대한민국 전체가 통째로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는 대한민국 정치판에 빅뱅을 일으킨 당사자이자 썩어 자빠지고 문드러진 정치판을 휩쓸 태풍의 눈이었다. 그가 우리 정치판에 등장한 이후 정치판의 지도는 쓰나미를 맞은 듯 지형이 바뀌고 언론들은 시시각각 변해가는 정치판의 모습에 대해 입을 딱 벌리고 있다. 실로 놀라운 일이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란 살아있는 생물체나 다름없다고 하더니 요즘 우리네 정치판이 딱 그런 모습이다. 마구 마구 꿈틀대며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안철수 신드롬’이 대한민국을 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며 한 치 앞도 분간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 정도가 얼마나 심한지 산전수전 다 겪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께서도 ‘확신이 서지 않을 정도’라고 말할까. 안철수 신드롬은 최소한 민주당 등 야권에 미친 영향뿐만 아니라, 서울시와 나라를 말아먹고 있던 이명박 정권의 한나라당에는 치명적으로 작용하여 우면산 산사태를 방불케 하며 초토화시키고 있었다. 첫 번째 빅뱅이 안 교수의 서울시장 출마설이었다면, 두 번째 빅뱅은 안 교수가 박원순 변호사를 지지하며 서울시장 출마를 거두면서 나타난 강력한 빅뱅의 모습이자 초신성의 등극이라고나 할까.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불어닥친 안철수 신드롬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하면서도 빅뱅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보수 꼴통들의 대변인 격인 조중동은 빅뱅의 결과가 그들에게 미칠 영향 등에 매우 관심이 컸다. 그래서 이들은 그 파장이 얼마 정도인지 여론조사를 통해 알아봤다. 놀라운 결과가 등장했다. 딴나라당 나경워니 같은 여자는 일찌감치 서울시장 경선구도 밖으로 튕겨져나갔다. 서울시민 5백 명을 상대로 한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의 양자대결 조사결과는 박원순 변호사 51.1%, 나경원 의원 32.5%로 나타났다. 같은 표본규모로 실시된 ‘동아일보 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에서도 박원순 변호사는 나경원 의원을 16.3%포인트 앞섰다. 안철수 교수의 지지자의 상당수가 박원순 변호사 지지로 이어졌다는 분석결과다.
사정이 이러하므로 한나라당은 초상집 분위기며 이명박 대통령은 “안철수 현상, 올 것이 왔다 생각했다”며 안철수 신드롬에 대해 긍적적(?)으로 보면서도 애써 문제의 핵심을 돌려보고 싶은 생각이 묻어나 있었다. 이명박은 KBS를 통해 생중계된 추석맞이 특별기획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에 출연(이게 뭔 지랄이여.)하여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변화 요구가 안 교수를 통해 나온 게 아니겠냐”며 이같이 말한 것이다. 또 그는 “‘정말 짧은 시간에 교수 출신이 그렇게 할 수 있을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미 스마트 시대가 왔고 국민은 상당히 앞서가고 있는데 정치는 아날로그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게 무슨 말인가.
당신은 스마트하고 디지털 시대에 부응하는 데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등 야권이 아날로그 정치에 머물러 있다는 말인가. 속으로 ‘지랄덜 하고 자빠졌네’ 하는 생각이 퍼뜩 들며 아전인수도 유분수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이명박은 안철수 신드롬에 대해 아는 듯 뻘짓을 통해 잘못을 엉뚱한 곳으로 되돌리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의 이런 뻘짓 하나만으로도 오늘날 안철수 신드롬이 왜 빅뱅을 일으키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다. 안철수 교수가 박원순 변호사를 지지할 때 공개적으로 한나라당을 ‘뺀치’ 놓았으므로 오세훈에 이어 이미 이명박의 한나라당은 안철수의 블랙홀에 잠식되어 사라지고 있는 순간이었다. 따라서 이명박의 추석맞이 특별기획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는 최후의 발악 정도로 생각하면 될까.
문제는 빅뱅 이후 혼돈과 질서를 되찾는 과정에서 안 교수가 밀어준 박원순 변호사가 서울시장에 당선되어 서울시장직을 원만하게 수행할 수 있느냐 하는 게 과제로 남았다. 안 교수의 출현 이후 약 일주일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안 박 변호사의 주가는 안 교수의 지지율 다수를 흡수하며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여전히 박 변호사는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라는 숙제를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
선거란 게 변수가 많아서 제아무리 잘 나가는 후보라 할지라도 막상 선거전이 시작되면 양쪽 모두 50대 50으로부터 시작하여 각종 변수들이 등장하며 지지율이 시시각각 달라지는 걸 볼 수 있다. 박 변호사가 안 교수의 지지를 등에 업고 50% 이상의 막강한 지지율을 끝까지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는 말이며 상대적 변수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강금실 대 오세훈’의 서울시장 대결구도에서 강금실 후보가 패한 것은 큰 교훈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박원순 변호사는 안 교수의 감동적 단일화 지지에 따라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서울시장 후보 내지 선거전이 마무리될 때까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몇 가지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아직 나경워니에 이은 여권의 대항마가 나타나지 않았고 민주당의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서울시장 출마 변수를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일 노무현재단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3시 노무현재단에서 문재인 이사장의 중재로 박 변호사 측 대리인과 만나 “우리 3인은 다가오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고 ‘민주’ ‘복지’ ‘평화’를 되찾는 중차대한 전환점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4가지 합의사항을 발표한 바 있다.
또 이를 위해 “박원순-한명숙 두 사람은 범시민 야권 단일후보 선출을 위해 상호 협력하고 이후엔 선거 승리를 위해 모든 힘을 기울인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범야권의 단결과 협력이 이뤄지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다”며 10월 서울시장 재보선 후 내년 총선·대선에서의 연대에도 합의했다는 사실이다. 아직 박 변호사가 야권의 최후 단일화 후보가 아니란 말이며 여전히 상호협력해야 하는 관계이다. 이를테면 안 교수가 무소속 출마설이 불거질 당시 제도권의 정치적 한계에 부닥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고민해야 하는 것처럼 박 변호사에게도 똑같은 법칙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한 전 총리의 고민이 깊어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안 교수로 인해 정치권의 불신이 싸잡아 비난당한 것인지, 한나라당만 비판한 것인지 등이 확실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안 교수나 박 변호사가 최초 무소속을 선택했을 경우로 본다면 여야 공히 국민적 비판에 직면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한 전 총리까지 비판의 대상이 돼야 한다는 건 무리가 아닐까.
노무현재단에서 문재인 이사장이 나서서 ‘서울시장 후보단일화’에 합의한 건 안 교수가 박 변호사를 전격적으로 지지한 것과 다르며 또 한차례 단일화 과정을 남겨둔 것이므로 향후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에 대한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는 셈이다. 따라서 박원순 변호사는 안철수 교수의 고민을 여전히 떠안은 셈이며 한 전 총리의 현실적 고민까지 헤아려야 할 상황으로 사료된다.
박원순 변호사는 안 교수의 지지를 등에 업기 전까지 지지율 5%에 불과할 정도로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았다. 반면 한 전 총리는 안 교수의 등장 전후 여전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두 분의 조율이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민주당이 다수당으로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의회와 구청 등 정치적 배경을 감안하면 서울시정을 가장 효율적으로 가동할 수 시킬 수 있는 인물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아닌가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아울러 안철수 신드롬에 따르면 민주당이 박 변호사를 전폭적으로 끌어안을 필요가 있다. 기득권을 과감히 버려야 다시 부활하는 이치다. 이때 박 변호사가 무소속으로 남아 서울시정을 어떻게 이끌지도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정치현실은 신선들이 노니는 무릉도원이 아니라, 질 나쁜 공구리십장이나 국민들과 동족을 이간질하는 사기꾼이 대통령이 될 수 있고 여전히 정치검찰이 함부로 시민들을 구속하는 병폐를 남발하는 아수라장 같은 사회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안 교수에 열광했던 이유는 그런 정치적 현실에 환멸을 느꼈을 뿐이지, 선량한 정치인들까지 싸잡아 비난하고 있었던 건 아니잖은가. 그래서 박원순 변호사나 한명숙 전 국무총리나 안철수 교수 모두, 잘 닦아 놓은 면경 같은 분들이어서 더불어 고민하고 있다. 분명해 보이는 건 ‘너무 얕고 맑은 물속에는 큰 물고기가 살지 못하는 법’이다. 민주당 등 야권이 더불어 고민해야 할 부분이며, 안 교수처럼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안 교수가 박 변호사를 지지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닷새만이었다. 가장 현명한 판단은 어떤 경우의 수일까.
내가 꿈꾸는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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