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정 “곽노현, 노무현의 사지 알면서 갔다” |
“한국판 드레퓌스, 지성인에 뼈아픈 질문 던져” |
김태진 기자 | newsface21@gmail.com 11.09.09 16:46 | 최종 수정시간 11.09.09 18:0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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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현 사건’을 한국판 드레퓌스에 비견하면서 “곽 교육감이 진실규명에서 더 나아가 ‘사람을 살리는 법’에 대해 모두에게 아픈 질문을 던지기 위해 얄팍한 권력에 기대어 구린내를 풍기는 협잡꾼들과 당당하게 맞서고 있다”는 요지의 칼럼이 9일 트위터에서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북서울중학교 교사 강민정씨는 9일 소셜뉴스사이트 위키트리에 기고한 “곽노현 교육감과 드레퓌스”란 제목의 칼럼에서 “법의 본질에 대해 우리 모두가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자신을 던지고 있다”며 “법 정신의 확장과 그 법 적용에서의 정의의 문제로부터 우리 모두 더 이상 도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들고 있다”고 이번 사건의 의미를 주장했다.
강씨는 “1894년 반유대주의를 이용해 드레퓌스를 간첩으로 몰았던 프랑스 권력의 만행, 그 만행을 준엄하게 꾸짖고 당당하게 진실을 밝히려 했던 프랑스의 양심과 지성 덕분에 프랑스 사회의 수준은 한 단계 높아졌다”며 이번 곽노현 교육감 사건에서 드레퓌스 사건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그는 “노골적으로 음흉하게 웃으며 드레퓌스에게 돌을 던졌던 권력을 쥔 세력은 차치하고 진실의 객관적 실체에 눈감은 채 드레퓌스를 물어뜯었던 광기의 여론이 어찌나 그렇게 소름끼치게 닮아 있는지”라며 “진실을 붙잡고 10년을 버텨냈던 드레퓌스와 진실 앞에 당당했던 프랑스 지성이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아닌가”라고 사건 초기 곽 교육감을 몰아쳤던 진보개혁진영의 자성을 촉구했다.
강씨는 “곽노현 교육감 사건은 드레퓌스 사건에 비해 더 간교한 적들과 맞서 있으며 더 큰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기도 하다”면서 “그 점에서 어쩌면 더 어려운 싸움이고 그래서 그만큼 더 가치로운 투쟁일지 모른다”고 이번 사건을 짚었다.
“왜냐하면 저들은 단지 곽노현으로 대표되는 진보세력을 죽이는 것만이 아니라 더러운 자신의 치부를 감추고 위기를 넘기기 위해 이 사건을 최대한 이용해 먹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그는 “여야 정치인들이 연루되어 있고 2억과는 비교도 안 되는 거금이 오고 간 박태규 사건은 어디로 갔는가?”라고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 사건을 언급했다.
박태규씨는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17억원을 받아 2억을 돌려주고 나머지 15억 중 5억을 ‘이명박 정부의 유력인사’에게 건네주고 10억원은 8~9명의 정관계 인사에게 뿌리고 자신이 일부를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곽노현 사건만 언론에 생중계 될 뿐 박씨 사건은 거의 보도되고 있지 않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6일 “사라진 박태규를 찾습니다. 부산저축은행사건 핵심로비스트 박태규가 곽노현 뉴스를 이불삼아 덮고 나타나질 않습니다. 무한알티로 함께 찾아봅시다”라고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더 크고 당당히 밝히면서 우리에게 본질적 문제 던져”
이번 사건에서 곽 교육감의 행보와 관련 강씨는 “곽 교유감은 정치공학적인 어떤 대응도 거부하고 오로지 진실을 구명하기 위해 정공법을 택했다”며 “그는 그 싸움이 어려운 줄 알면서 돌아가기를 거부했다. 노무현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자들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전의 드레퓌스들이 대부분 권력의 마수를 피해 최대한 몸을 숙이고 자신의 소신을 위해 실천하다가 그 마수에 걸려들어 싸웠던 이들이라면 그는 몸을 숙이지 않고 저들이 범법이라 쪼아대는 행위를 더 크고 당당하게 스스로 밝히면서 정면승부하고 있다”며 강씨는 “‘고해주의’에 입각한 진실 투쟁이라 했던가?”라고 곽 교육감의 당당한 모습을 높이 평가했다.
강씨는 “그가 검찰이 밝힌 1억3천 보다 더 많은 돈을 주었다고 발표하는 순간 이미 그는 실정법을 넘어 선 보다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투쟁을 우리에게 던진 것이다”고 곽 교육감의 지난 8월 28일 기자회견을 지적했다. 곽 교육감은 검찰의 공개 수사 전환과 동아일보의 단독 보도가 나간 직후인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선의로 총 2억원을 지원했다”고 사실상 ‘양심선언’을 했다.
강씨는 “그의 맞은편에는 누구의 눈에도 분명한 부패한 권력과 공권력이라는 적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 자신이 있다. 어쩌면 그 자신도 거기에 포함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면서 “한국의 모든 지성과 양심이라 자처한 이들에게 보다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지성인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우리가 구현해야 할 최소한의 도덕은 어디까지인지, 정의의 본질은 무엇이며 삶의 본질은 무엇인지. 이것이 그가 우리에게 던지고 있는 질문이다”이라고 강씨는 말했다.
그는 “나 자신 잠시지만 그가 대의를 위해 살신성인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다”며 “진보진영에게 도덕적 명분을 주고 사퇴함으로써 다가올 선거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국면을 만드는 것이 그의 몫이라고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우리 앞에서 뚜벅뚜벅 걸어가 싸움의 최전선에 섰다”
이어 강씨는 “그러나 그가 우리 앞에서 뚜벅뚜벅 걸어 나가 그 싸움의 최전선에 선 지금 더 이상 우리 스스로를 변명하고 합리화할 논리를 찾는 것은 비겁한 일”이라며 “비록 다가올 선거에서 설혹 그것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게 될지라도 긴 싸움에서 우리는 훨씬 더 단단해질 수 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드레퓌스와 에밀졸라의 투쟁이 결국 프랑스 사회에 양심의 각성, 정의에 대한 성찰을 가능케 해 프랑스 사회를 일보 전진시켰던 것처럼 곽노현이 선택한 투쟁과 그 투쟁을 지지하는 깨어 있는 양심들의 동참은 우리 사회를 일보 전진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는 스스로에게 답해야 한다”며 강씨는 “‘사람을 살리는 법’인가 ‘사람을 죽이는 법’인가, 그리고 그 선택과 결정에 기꺼이 동참할 수 있는가에 대해”라고 깨어있는 시민들의 각성과 행동을 촉구했다.
앞서 곽 교육감의 비서는 8일 다음 카페 ‘곽노현과 함께하는 사람들’에 올린 글에서 “곽 교육감은 법리 싸움이나 법적 공방에서 자신의 승리도 중요하지만 이 과정이 어떤 사회적‧교육적 교훈을 가질 것인가 고민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비서는 “곽 교육감이 자신이 법적으로 이기는 것도 필요하지만 자신의 선의라도 사회적 물의를 불러일으킨 것과 서로 에너지를 소비한 것에 부담을 느낀다며 이런 소동을 치른 만큼 이 과정에서 반드시 어떤 교육적 교훈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래서 어떤 얄팍한 전략이 아니라 총체적 진실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며 “자신의 법적 승리보다 사회적 공공선과 선의의 확립이 더 중요하다”는 요지의 말을 곽 교육감이 했다고 비서는 공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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