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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March 18, 2017

어머니 내친 이재용…삼성가 내홍 불거진 ‘리움’ 앞날은?

홍라희 홍라영 동반 퇴진 사실상 ‘찍어내기’ 정황 
사전 협의 없어 모친 애착보인 기획전도 취소
홍 전관장 남편 유고시 컬렉션 등 상속 영향력 커져
맏딸 이부진 지원 가능성 리움 후계구도 등장할 듯

지난 6일 전격사퇴한 홍라희 전 리움관장.
지난 6일 전격사퇴한 홍라희 전 리움관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전광석화였다. 불길한 예감은 있었지만, 이렇게 신속하게 제압할 줄은 몰랐다.”

지난 6일과 8일 국내 미술계 최대 실력자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홍라영 부관장이 잇따라 퇴진한데 대해 리움 사정에 정통한 삼성가 내부 관계자는 “찍어내기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일으킨 나비효과에 리움이 유탄을 맞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홍 관장 아들이자 삼성그룹의 실질적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법처리될 처지에 놓이자 경영권 방어를 위한 선제적 조처를 취했다는 시각이었다. 홍씨 자매가 사퇴한 지 1주일여가 지났지만, 리움을 관장하는 삼성문화재단 직원들은 여전히 충격과 불안감에 얼어붙어 있다. 관장, 부관장 사퇴가 사실상의 ‘퇴거’라는 정황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움 주요 부서에 대한 대대적인 인력감축 설도 떠돈다. 그룹 쪽 내부 관계자는 6일 나온 퇴진 보도자료가 홍 전관장이 관여해온 재단 보도자료 서식이 아니었다고 했다. 퇴진 보도자료는 ‘홍라희 삼성미술관 관장은 일신상의 이유로 3월 6일(월) 삼성미술관 리움과 호암미술관 관장직을 사퇴하기로 결정했음 - 이상 -’이라는 문구 한줄로 끝난다. 

그룹 비서실 등에서 쓰는 서식으로 윗선에서 재단 쪽에 보도자료를 배포하라고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6일 삼성문화재단이 언론에 보낸 홍라희 전 관장의 사퇴 보도자료. 문장 단 한줄로 사퇴 결정을 전하고 끝부분에 ‘-이상-’이라는 종결형 명사를 붙였다. 그동안 홍 전 관장이 관여해 배포한 재단 보도자료에는 쓰지 않았던 서식이라는 게 내부 전언이다.
6일 삼성문화재단이 언론에 보낸 홍라희 전 관장의 사퇴 보도자료. 문장 단 한줄로 사퇴 결정을 전하고 끝부분에 ‘-이상-’이라는 종결형 명사를 붙였다. 그동안 홍 전 관장이 관여해 배포한 재단 보도자료에는 쓰지 않았던 서식이라는 게 내부 전언이다.

또, 홍 관장 사퇴 직후 재단 쪽은 홍라영 총괄부관장 대행 체제로 당분간 운영될 것이며 기획전시들은 예정대로 한다고 언론 쪽에 밝혔다. 그러나 이틀만에 방침은 뒤집혔다. 홍 부관장도 퇴진하라는 통보가 내려왔고, 홍 관장이 구상한 대가 김환기 기획전도 4월 개막을 앞두고, 절반이상 준비가 진척된 상황에서 돌연 취소됐다. 국내 미술시장에서 최고 경매가를 기록하며 최고 블루칩이 된 김환기의 회고전은 홍 전 관장이 직접 진행 상황을 독려할 정도로 애착을 드러낸 전시였다. 김환기 작품의 주요 소장처에 대한 대여 협의 작업이 한창 진행중이었고 도록 편집도 거의 갈무리되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룹 쪽이 개입해 엎어버린 것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3월 홍 관장이 분신처럼 공들여 설립한 서울 태평로 삼성생명 건물 안의 플라토 전시장을 건물 매각에 따른 조치라며 폐관한 바 있다. 그룹 사정에 밝은 미술계 한 관계자는 “홍 전 관장이 열정적으로 진력했던 미술관 운영과 전시에 제동을 걸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삼성을 지배하는 이씨 가문의 유대감에 균열이 일어났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지난 16일 이 부회장이 서울구치소에 수감된지 1달만에 홍 전관장이 딸들인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와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을 데리고 첫 면회를 간 것도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행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재단 쪽은 17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그룹이 어려운 상황에서 합심해야할 이 부회장과 어머니가 갈등을 빚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터무니 없다. 관장과 부관장의 사퇴배경에 대한 어떤 억측들도 사실로 확인된 게 없다”며 갈등설을 전면 부인했다.

재단 쪽의 부인과 달리 재계나 미술계 쪽에서는 앞으로 홍 전 관장 쪽이 미술관 운영에 전면복귀하는 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적지않다. 국내 미술시장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리움을 수장고 관리와 상설전만 하는 고급 미술품 소장처로 당분간 현상유지 정도만 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난 10여년간 국내에서 보기힘든 국외 거장 작품전과 기획전을 벌여온 리움의 위상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삼성미술관 리움 전경.
삼성미술관 리움 전경.
그러나 홍 전관장 쪽이 사태를 마냥 지켜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는 리움의 실체인 미술품 컬렉션 가운데 상당수 국내외 현대미술 작품들을 자기 소유로 갖고 있다. 2만여점으로 추산되는 삼성가 컬렉션은 남편인 이건희 회장 소유의 고미술 근대미술 컬렉션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남편의 사후엔 상당수가 홍 전 관장한테 상속돼 소유권이 넘어올 수 있다. 

더욱이 이재용 부회장은 실형이 선고되면, 삼성가 지배의 징표이자 계열사 우호지분이 많은 삼성문화재단과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이에 비해 홍 전관장은 이 회장의 유고 때 주식 지분 같은 다른 유산들까지 대거 상속받게 돼 그룹 대주주로서 훨씬 큰 영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인물이 홍 전관장의 맏딸 이부진 씨다. 미술계에서는 그가 앞으로 리움의 후계구도에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이란 관측이 고개를 들고있다. 어릴 때 병약했던 그는 홍 전관장이 외국에 직접 데리고 나가 치료를 받게 할 만큼 모친의 애정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술과의 인연도 상당한 편이다. 중학시절 예술계특수학교인 예원학교 미술과에서 공부했고, 90년대 그룹의 어린이미술관 운영기획 실무를 맡은 경험이 있다. 지금도 호텔 신라의 미술품 컬렉션 수집을 관리하면서 이현숙 국제갤러리 회장 등 미술계 인사들과 교분을 지속해왔다. 이씨는 그룹 내 지분이 거의 없지만, 이 회장 유고 등으로 모친의 영향력이 커질 경우 전폭적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원문보기: 

또 임명권자 수사하게 된 검찰..김수남 총장 선택 '주목'

'원칙론과 현실론'..수사 원칙·국민 여론 등 변수 거듭 숙고
강도 높은 조사 후 조사 내용·수사팀 의견 고려해 결정 전망
공안부장검사 회의 참석한 김수남 검찰총장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김수남 검찰총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조기대선 대비 전국공안부장검사회의에서 당부사항을 전한 뒤 회의장에서 나오고 있다. 전국 검찰청 공안담당 검사들은 이달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부터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으며 곧 '선거사범 전담반'을 꾸려 선거일인 5월9일까지 집중적인 감시에 들어간다. 2017.3.17 utzza@yna.co.kr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 조사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김수남(57·사법연수원 16기) 검찰총장이 자신을 임명한 박 전 대통령의 신병을 어떻게 처리할지가 초미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박 전 대통령 측에 21일 소환을 통보한 직후부터 김 총장과 대검찰청 간부들은 수시로 회의를 열고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특히 김 총장은 조사 후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깊이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책임자는 이영렬(58·18기) 중앙지검장이지만 전직 대통령 수사라는 사안의 특성상 최종 방향은 사실상 총장이 결정하게 된다.
특수본이 확인해야 할 박 전 대통령의 혐의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대기업 출연, 정부 기밀문서 유출, 삼성 뇌물, 문화계 블랙리스트 등과 관련한 뇌물수수, 강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무상 비밀 누설 등 13개에 이른다.
'비선 실세' 최순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 김기춘 전 비서실장,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박 전 대통령의 공범은 거의 전원 구속된 상태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서는 전직 대통령이란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법 앞의 평등' 원칙을 위해 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는 여론도 부담 요인이다.
한 대검 고위 관계자는 "(영장 청구 여부 결정은) 어려운 문제"라며 "국민이 바라는 대로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연합뉴스TV 제공]
반면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5월 9일로 예정된 차기 대선에 미칠 영향은 김 총장의 '결단'을 고심하게 만드는 요소로 평가된다. 법과 원칙을 따랐음에도 일각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폄훼할 빌미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만약 구속될 경우 현재 예상되는 수준을 넘어 정치 지형 전반에 큰 충격파를 몰고 오면서 대선 구도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조심스레 거론된다.
박 전 대통령 측이 13개 혐의를 모두 완강히 부인하는 점도 변수다. 대면 조사를 통해 실제 '뚜껑'을 열어보면 뇌물 혐의 등에 대한 앞선 수사의 '틀'이 유지되지 않을 수도 있다.
법원이 영장을 기각했을 때의 후폭풍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결국, 검찰 입장에선 강도 높게 조사한 뒤 조사 내용과 수사팀 의견을 토대로 결정하는 방안이 원안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런 경우 가급적 신속히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최종 판단은 법원에 맡기는 방안이 점쳐진다.
다만 일각에선 당사자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는 데다 현시점에서 구속 시도가 '처벌' 외에 실질적인 의미가 있느냐는 점 등을 들어 영장 청구는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특수통' 검찰 고위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조사 내용을 검토해 보고 결대로 가야 한다. 다른 방법은 없다. 무리해서도 안 되고 오로지 결대로 가야 한다"라며 "검찰이 순리대로 사건을 잘 처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직 대통령 수사는 검찰로선 어떤 결정이건 엄청난 후폭풍을 부를 수 있는 '양날의 칼'로 받아들여진다. 이 때문에 김 총장은 소환 시점부터 최종 신병 처리까지 전 과정에 관해 다양한 안팎의 의견을 들으면서 숙고를 거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임채진 전 검찰총장의 경우 자신을 임명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영장 청구 여부를 두고 소환 조사 이후 3주 가량 장고를 거듭하며 안팎의 의견을 구했다. 다만, 검토 기간이 길어지면서 그 와중에 노 전 대통령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 국가적으로 격랑이 일었고 수사는 종결됐으며 임 총장은 사퇴하고 대검 중수부는 해체의 길을 걸었다.
banghd@yna.co.kr

윤전추는 사표, 이영선은 여전히 공무원인 이유는

헌정 사상 최초 ‘탄핵 대통령’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나온 지난 12일 밤.
지근거리에서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해온 윤전추 청와대 제2부속실 행정관도 눈물을 흘리며 강남구 삼성동 자택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삼성동 행(行)을 택하는 대신 청와대에 연가를 냈고, 휴가가 끝나는 대로 사표를 낼 계획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제 개인 돈으로 윤씨 월급을 줘야한다.
이번 국정농단 사건에서 차명전화 50여대를 개설한 ‘대포폰 총책’이자 최순실의 ‘액정닦이’로 활약하는 영상을 남긴 이영선 청와대경호실 경호관은 16일 박 전 대통령 자택에 나타나며 ‘삼성동팀’ 합류를 알렸다. 하지만 사표 쓸 윤전추씨와는 달리 이씨는 당분간 나랏밥을 계속 먹을 예정이다. 법원에서 금고 이상 형(刑)이 확정되지 않는다면, 이씨는 청와대경호실 소속 신분을 보장 받을 수 있다.
이영선 경호관의 주목받는 멀티태스킹
두 사람이 하는 일은 비슷해 보이는데, 왜 처지가 달라졌을까. ‘전직대통령법’ 때문이다. 탄핵 대통령에게 남은 최후의 예우는 ‘필요한 기간의 경호·경비’다. 박 전 대통령에게서 비서관·운전기사·1억원대 연금 지원 같은 각종 ‘꿀 혜택’은 날아갔지만, 신변 보호만큼은 국가가 10년간 책임져 줄 예정이다. 대포폰 총책 이씨의 원래 소속은 청와대경호실이어서, 그가 ‘삼성동 경호팀’(20여명)으로 파견만 가면 사표 걱정없이 국가의 녹(祿)을 계속 먹을 수 있는 것. 이씨는 정권 출범 후 제2부속실에서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하다가, 2015년 말 퇴임 뒤 경호를 염두하고 청와대경호실로 소속을 옮겼다.
그래서일까. 이씨는 무늬만 ‘경호관’이지 사실상 ‘비서관’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대통령 탄핵 이전에도 대통령 의상비 대납, 차명전화기 개설, 기밀문건 전달, 주사·기(氣)치료 아줌마 대리운전 등 ‘경호·수행비서·운전기사’ 업무를 병행하는 멀티 플레이어였다. 이씨는 16일 가림막이 쳐 있는 ‘셔틀 K7’을 타고 비밀스럽게 삼성동을 오갔다. 이에 본업보단 ‘특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중이다. 경호를 명분 삼아 다른 미션을 수행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권법 속 ‘숨은 꿀템’
정치권·법조계 일각에선 이영선씨의 ‘멀티 경호’ 말고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숨은 예우’를 몇가지 더 지적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외교관 여권’이다.
외교관 여권이 있다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비자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해외에서 경범죄를 저질러도 처벌이 면제된다. 불체포 특권·재판받지 않을 권리도 있다. 공항 소지품 검사도 면제다. 공항에선 VIP 의전을 받으며, 출입국·세관 수속 과정에서 편의가 제공된다.
앞서 최순실씨는 ‘인천본부세관장·베트남 대사·대한항공 지점장’ 인사에 개입한 혐의로도 특검 조사를 받았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최씨가 세관을 거치지 않고 명품을 반입했다” “외교행낭에 비자금을 반출했다”는 의혹들을 제기했다.
최씨가 누리고자 했던 이런 ‘공항 특혜’는 외교관 여권 혜택과도 상당히 흡사하다. 전두환 전 대통령 역시 비록 ‘빨간줄 전직 대통령’이지만, 이런 ‘꿀템’을 오랜 기간 보유했었다. 전 전 대통령은 퇴임 후 네 차례에 걸쳐 유효기간 5년짜리 외교관 여권을 발급받았는데, 2013년 6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국회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 이슈를 강하게 제기하자 자진 반납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토교통부령에 따라 ‘공항 귀빈실’ 이용도 가능하다. 출입국 심사대를 거칠 필요 없이 귀빈실과 탑승구를 바로 연결하는 ‘전용문’으로 이동할 수 있다. 공항 측은 박 전 대통령이 탑승할 비행기를 동선(動線)상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탑승구에 대준다. 물론 일부에선 ‘박 전 대통령이 집 밖에도 잘 나오지 않는데, 외교관 여권과 귀빈실 예우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박한다.
지난해 12월 야당 의원들은 탄핵되거나 실형을 선고받은 전직 대통령의 경호와 예우를 박탈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통과 가능성이 높아보이진 않는다. 게다가 박 전 대통령은 이미 탄핵됐기 때문에 법안을 고친다한들 적용 대상이 아니다.

야3당, 틸러슨 강경발언에 "군사적 긴장 초래해선 안돼" 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틸러슨의 "미국의 전략적 인내 끝났다"에 민감반응

방한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17일 "미국의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면서 군사 행동도 불사할 것임을 시사한 데 대해 야3당은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고용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미국이 UN안보리 결의에 기초한 대북 제재를 주변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실효성 있게 강화하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할 수 있는 어떠한 조치에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모든 것을 포기하기 전에 대화는 없다는 틸러슨 장관의 입장에는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는 것이 북의 핵개발과 도발을 막는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 그간의 경험을 통해 얻은 결론"이라며 "미국이 고려하는 많은 옵션 중에 북한과의 대화 재개도 포함되기를 희망한다"고 주문했다.

국민의당 김경진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도를 넘는 북한의 군사외교 도발에 대해 응분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의견을 같이한다"면서도 "동시에 우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남북한의 공멸이 초래되는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 되며 궁극적으로 평화라는 목표를 지향해야 한다는 원칙이 충실하게 지켜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 역시 논평에서 "북핵과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한반도 주변의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 국무장관의 오늘 입장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계했다.

한 대변인은 틸러슨 장관이 사드 배치 강행 방침을 밝힌 데 대해서도 "북핵 대응과 사드 배치 등 한미간 외교·안보 공조 문제는 중차대한 문제"라며 "차기 정부에서 국회와 국민적 동의를 얻어 다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딸 부정입학 의혹 짠 것 같은 언론의 ‘침묵’... [비평] 노영민·권은희 야당인사 의혹 때와 다른 인용보도 잣대…나 의원 측의 ‘협박성’ 보도자제 요청도 한 몫

언론은 정치인이나 공직자 자녀의 특혜에 민감하다. 뉴스타파는 지난 17일 밤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의 딸이 5년 전 성신여대에 입학하는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을 단독 보도했다. 18일 포털사이트 상위 검색어는 ‘나경원’, ‘뉴스타파’였다. 관심은 높았고 의혹은 일파만파 퍼졌다. 

그러나 18일자 KBS·MBC·SBS 메인뉴스에서 나 의원 딸의 특혜 의혹과 관련한 리포트는 찾아볼 수 없었다. 신문도 마찬가지였다. 19일자 9개 전국 주요종합일간지 가운데 나 의원 딸의 대학 부정입학 논란을 보도한 곳은 한겨레가 유일했다. 주요 신문·방송만으로 세상을 보는 시민들은 나경원 의원을 둘러싼 논란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 17일 방송된 '뉴스타파'의 한 장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뉴스타파 보도를 신뢰할 수 없어 인용보도나 후속취재에 나서지 않은 것일까. 뉴스타파는 지난해 11월30일 노영민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 사무실에 카드단말기를 설치해놓고 상임위 산하 공공기관에 자신의 시집을 판매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해당 보도는 주요언론이 인용하며 수백 건이나 쏟아졌다. 중앙일보와 국민일보는 사설을 써가며 노 의원을 비판했고, 조선일보는 “노영민 의원이 5년 전 아들을 국회부의장실 비서관으로 취직시켰던 문제가 다시 회자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위기의 문재인 측근 갑질에 사면초가’(2015년 12월2일)란 제목의 기사를 내기도 했다.

뉴스타파가 2014년 7월 광주 광산을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후보의 재산 축소신고 의혹을 단독 보도했을 때도 KBS·MBC·SBS를 비롯한 주요언론은 해당 논란을 모두 보도했다. 이쯤 되면 인용보도에 있어 여당 인사냐 야당 인사냐에 따라 고무줄 잣대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주류언론과 여당 유력 정치인과의 이해관계 또한 의심할 수밖에 없다. 나경원 의원의 ‘고가 피부과 이용 논란’ 당시에도 보수언론은 ‘나꼼수-시사인 비열한 공격…성추행과 다름없어’(동아일보 2012년 3월1일)와 같은 보도로 나 의원을 지원한 바 있다. 

▲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연합뉴스
온라인에서도 논란은 감춰지고 있다. KBS 탐사보도팀장 출신의 김용진 뉴스타파 대표는 “뉴스타파의 보도 이후 포털은 분노, 반박, 법적 대응 등등 나 의원의 입장만 부각하는 기사로 도배되더니 지금은 서울대 시절 김태희 뺨치는 외모, 오드리 햅번이 롤 모델, 미모로 유세 나가면 일대 교통마비, 장애인 딸에게 보낸 편지 감동 따위의 기사들이 마구 올라오고 있다. 이게 한국 언론환경의 현 주소”라고 개탄했다. 주류언론은 유력 정치인의 특혜 의혹을 보도하지 않고, 온라인에선 어뷰징 기사가 정작 알아야 할 내용을 덮어버리고 읽어야 할 기사를 뒤로 밀어낸다. 일련의 보도양상은 왜곡된 한국 언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황일송 뉴스타파 기자는 나경원 의원의 반론을 듣기 위해 무던 애를 썼다. 하지만 한 마디도 들을 수 없었다. 보도가 나간 뒤 나경원 의원의 해명 보도자료가 나왔다. “엄마가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딸의 인생이 짓밟힌 날입니다”로 시작하는 보도자료에선 “제 아이는 정상적인 입시 절차를 거쳐 합격했다”, “장애인의 입학전형은 일반인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는 해명이 담겨 있었다. 뉴스타파가 조목조목 제기한 특혜 의혹에 대한 구체적 해명 대신 “태어날 때부터 아팠던 우리 아이가 말도 안 되는 입시 의혹 때문에 또 한 번 아파야 하는 것인가”라는 주장만 담겨 있었다. 이정도 해명이라면 다른 언론이 추가 취재해볼 만하다.  

하지만 언론은 쉬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는 나경원 의원 측의 언론대응도 한 몫 하고 있다. 나경원 의원측은 18일 각 언론사 기자들에게 배포한 문자를 통해 “나경원 의원은 뉴스타파가 보도한 ‘나경원 의원 딸, 대학 부정 입학 의혹’ 제하의 기사와 관련하여, 뉴스타파 황일송 기자를 상대로 한 형사고소장을 2016.3.18. 오후 8시 30분경 접수했으며,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의 민사소송도 곧 접수할 예정임을 알려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언론사들은 이 점을 양지하셔서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하에 보도에 신중을 기해주시기를 바랍니다”라고 밝혔다.  

이 문자의 의미는 기자가 아닌 누구라도 알 수 있다. 인용기사라도 썼다가는 ‘너도 고소하겠다’는 협박에 가까운 경고다. 나경원 의원은 과거 시사인이 ‘1억원 피부과 이용 논란’을 보도했을 당시에도 시사인 기자 등 기자 4명을 형사 고소했다. 이들은 모두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원문보기: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28797#csidx3cfda27b0996f29b644bcdde00051e5 

"과잉진압 경찰 면직"..대법 판결에 뒤숭숭한 경찰

류모 총경, 대법 형 확정으로 옷 벗어
"집회대응 어려워질 것" vs "공권력집행 신중해야"
자료사진. 지난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안국역 4번 출구에서 탄핵반대집회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2017.3.10/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집회·시위 진압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한 경찰 현장 지휘관이 법원의 유죄 판결로 옷을 벗게 되면서 경찰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앞으로 폭력·과격행위 등 긴박한 집회상황에 대응하기 어렵게 됐다는 고민과 함께 공권력 집행에 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찰청에 따르면 대법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한 원심의 형이 확정된 총경 류모씨(51)가 지난 9일자로 당연퇴직했다. 경찰공무원법에 따라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퇴직해야 한다.
경기지방청 전투경찰대 중대장(당시 경감)이었던 류씨는 2009년 6월 쌍용차 평택공장에서 점거농성하던 노조조합원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권영국 변호사를 공무집행방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권 변호사는 당시 경찰에게 노조원의 체포사유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했고, 전경 대원들의 방패를 잡아 흔들며 항의했다. 결국 노조원에 대한 접견을 요구하며 경찰차량으로 다가서다가 체포됐다.
류씨는 이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체포 혐의로 기소됐고, 1심과 항소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인신구속에 신중해야 할 경찰관이 위법 절차에 항의하는 변호사의 접견 요구를 묵살하고 체포해 변호인에게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입힌 점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김신 대법관) 역시 권 변호사의 행위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로서 정당한 권리행사일 뿐 공무집행방해로 볼 수 없다"고 지난 9일 원심을 확정했다.
경찰의 공무집행, 특히 집회 대응의 위법 행위가 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아 옷을 벋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 내부에선 이번 판결로 긴박한 시위현장에서 현장 지휘관들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관 A씨는 "집회가 폭력사태로 번질 수 있는 상황에서 엄정하게 법적 절차와 형식을 준수하기 힘들 때가 있다"며 "적극적인 공권력 행사가 어려워질 것이다. 류씨에 대한 개인적인 안타까움도 크다"고 밝혔다.
다만 경찰의 집회대응이 과거와 달라졌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보듯 평화로운 시위문화가 자리를 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찰청 관계자는 "2009년 사건으로 1·2심을 거치는 동안 시위 진압방식이 상당히 바뀌었다"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준수해 엄격히 현장을 대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chacha@

[3·18 집회]...시민들 "朴이 승복 선언해 집회 끝내야"

- 일반 시민에 시비, 상점 기물 파손
- 시민들 “朴이 혼란 부추겨”
[헤럴드경제=원호연ㆍ이유정ㆍ정경수 기자]18일은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인용 이후 처음으로 태극기 집회만 열린 주말이다.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국민저항본부)는 조기 대선 당일인 5월 9일까지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길은 곱지 않다. 시민들은 박 전 대통령의 헌재 결정 승복이 태극기 집회의 마무리로 이어지길 바랐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에서 폭력집회 사망자 추모 행사를 연 국민저항본부는 운구차를 앞세워 당시 집회가 있었던 안국역 앞까지 행진했다. 이날 집회중에는 일부 참가자가 세월호 리본을 단 가방을 맸다는 이유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왜 이곳에 오냐”며 시비를 걸다 경찰에 제지되기도 했다. 이들의 행진을 바라보는 시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인 친구와 함께 서울 나들이에 나선 이모(19)씨는 태극기 집회에 대해 “친구에게 보여주기 쪽 팔린 일이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해도 들을 것 같지가 않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씨의 일본인 친구 나까무라(19)씨는 “일본에서도 탄핵 사건이 보도되고 화제가 됐는데 여기 집회에 미국 국기가 왜 있는지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명동 롯데백화점 인근에서 행렬을 마주친 김모(30)씨는 “당연히 박 전 다통령이 너무 못하고 문제를 저질러서 나간간데 이런 집회 자체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며 “ 대선일까지 집회하는거 안 하는게 좋겠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노년층에 대해 “박근혜가 저분들에게는 영웅이었을진 몰라도 젊은 세대로서, 객관적으로 잘못한 것은 인정해야 하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집회가 지리하게 이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박 전 대통령의 헌재 결정 불복에 책임이 있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었다. 회사원 최모(48)씨는 “TV에서만 보다가 오늘 보수집회를 처음 봤다”며 “박 전 대통령이 탄핵에 대해서 지금 불복하고 있고 아무 메세지가 없으니 계속 하는 것 아니냐”며 “저분 들이 10~20%고 탄핵을 찬성하는 시민이 80~90%인데 국론이 반반으로 나뉘었다는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꼬집었다. 
삼청동에 약속이 있어 나왔지만 집회로 버스가 운행을 하지 않아 곤란을 겪은 전진희(32)씨는 “박 대롱령이 본인 잘못을 인정하면 되는 문제였는데 오히려 진실 밝혀질거라느니 혼란을 일으켰다”며 “대선 이후도 통합은 이뤄지지 않을 것 같아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집회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안국역 일대 상인들은 집회가 그만 그치기를 간절히 바랐다. 헌재 인근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는 배모(32)씨는 “주말에 시위한 날이면 매출은 반토막 난다”며 “탄핵 인용된 날 가게 앞 구조물들 다 부서지고 재떨이 화분도 다 깨먹어서 지금 국가배상신청 하랴 준비하고 있는데 될지 안될지 모르겠다”고 했다. 피해핵에 대해서 “가늠은 어렵지만 매출 손해로만 보면 1000 만원이 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인들 달리 할 것도 없으니 시위가 대선 까지 갈텐데이 동네 장사하는 사람들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why37@heraldcorp.com

한국-민주, 엇갈린 대북정책 논평에 불붙은 '개' 논란

자유한국당 "개가 웃을 일" VS 민주당 "함부로 '개' 입에 담지마"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부 브리핑룸에서 공동기자회견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미국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방한에 대해 여야가 엇갈린 논평을 내놓은 가운데 때 아닌 '개싸움'이 벌어졌다. 

포문은 자유한국당이 먼저 얼였다. 한국당은 18일 오전 논평을 내고 "민주당의 대한민국 안보관이 의심스러웠던 적이 한 두 번은 아니었지만, 지금의 행태는 걱정스러움을 넘어 어이가 없을 지경"이라고 밝혔다.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이 17일 오후 서울 외교부 브리핑 룸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내외신 공동기자회견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전날 틸러슨 국무장관이 "북핵 포기 없인 대화도 없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민주당이 우려를 표명하자, 이를 비판한 것이다.  

김성원 대변인은 "사드배치의 요청에 대해서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배치 보류' 또는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면서 "햇볕정책 재추진,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재개, 사드배치 연기 주장 등으로 김정은 정권 비위를 맞추기 위해 온갖 노력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말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라며 "대화를 병행하고 북에 퍼주기를 일삼은 결과가 핵과 미사일 그리고 국민의 안위를 위협하는 각종 군사적 도발로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국회사진취재단/자료사진)
이어 "문재인 전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이제라도 이성을 찾고, 안보확립을 위해 사리에 맞지 않는 분별없는 행동과 언행을 제발 중단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민주당은 "천박한 논평을 냈다"며 "대다수 국민은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는 대북정책을 지지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정진우 부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청와대에 진돗개를 버리고 나온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한국당 대변인이나 '그나물에 그밥'"이라며 "한국당은 '개'를 함부로 입에 담지 말라. 언제 당신들이 외롭고 힘든 국민들을 달래주는 반려동물 만큼이라도 한 적이 있는가?"라고 비꼬았다.  

박 전 대통령이 취임 당시 선물로 받았던 진돗개 '새롬이', '희망이' 등 강아지 9마리를 청와대에 남겨두고 간 것을 빗댄 것이다.  

앞서 부산의 한 동물보호단체는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박 전 대통령을 경찰에 고발했다.


원문보기: 
http://www.nocutnews.co.kr/news/4752036#csidx368ff21fce0fe918d11d67a8a5a64c4 

[단독] MBC ‘탄핵’ 다큐 이어 ‘세월호·6월항쟁’ 제작도 막았다 김장겸 경영진, 세월호 휴먼다큐·6·10항쟁 30주년 방송 제작도 중단 지시… PD들 “제작 기본 절차 무시하는 만행”

김장겸 MBC 사장 취임 이후 최근 ‘탄핵’ 관련 다큐멘터리가 불방된 데 이어 사측이 ‘세월호’와 ‘6월 항쟁 30주년’ 기획 프로그램 제작도 막은 것으로 확인됐다.

MBC는 지난 13일 방송 예정이던 ‘MBC 스페셜’ “탄핵” 편 불방 결정과 함께 담당 PD가 방송 제작을 할 수 없는 부서로 전보 조치해 MBC 구성원은 물론 언론계·정치권까지 MBC 다큐 불방 사태 파문은 커졌다.

급기야 16일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도 ‘MBC 스페셜’ “탄핵” 편 불방 사태에 대해 편성제작 책임자를 불러 소명을 듣기로 하면서 김장겸 MBC 체제가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다.(관련기사 : MBC ‘탄핵’ 다큐멘터리 불방 사태 진상 밝혀질까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지난달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이 온 후 ‘MBC 스페셜’ “탄핵” 편 외에도 MBC가 매년 5월 가정의 달 특집으로 편성해 왔던 ‘휴먼다큐 사랑’ 연속 기획 중 한 편도 제작이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휴먼다큐 사랑’ 4~5부작에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을 다룬 편이 빠지게 된 것이다.  
지난해 5월30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랑’  “사랑하는 엄마에게” 편 방송 갈무리.
지난해 5월30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랑’ “사랑하는 엄마에게” 편 방송 갈무리.
아울러 복수의 MBC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 1987년 6·10 항쟁 30주년을 맞아 제작이 진행 중이던 특집 프로그램도 방송이 어려운 상황이 됐다. MBC 사측은 김장겸 사장·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홍상운 콘텐츠제작국장으로 바뀐 후 이 프로그램 제작마저도 중단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6월 항쟁 특집을 제작하던 담당 PD는 17일 콘텐츠제작국 다큐멘터리부에서 콘텐츠제작2부로 발령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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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MBC 스페셜’ “탄핵” 편을 포함해 ‘세월호’와 ‘6월 항쟁’ 관련 프로그램 모두 전임 안광한 사장·김현종 편성제작본부장·김학영 콘텐츠제작국장 당시 제작이 시작돼 이미 상당액의 제작비가 투입돼 관련 취재와 촬영이 진행 중인 상황이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위원장 김연국)에 따르면 ‘탄핵’ 다큐멘터리는 지난해 12월부터 촬영이 시작돼 3개월 가까이 방송 제작이 준비됐지만 김현종 전 편 본부장이 목포MBC 사장으로 임명되기 직전 갑자기 편성이 취소되고 다른 편으로 대체됐다. ‘방송 기획에 대해 보고는 받았지만 문서로 승인한 적은 없다’는 이유였다.(관련기사 : MBC, ‘탄핵’ 다큐멘터리 불방하고 담당PD 내쫓았다) 

노조는 “후임인 김도인 본부장은 ‘(김 전 본부장으로부터) 인수인계받은 것이 없으며, 본인도 이 아이템의 방송을 승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보고받은 적 없다’는 본부장의 한 마디로 3개월을 준비한 프로그램을 언제든 중단시킬 수 있다는 것은 방송사에서 있을 수 없는 일로 MBC 방송강령과 편성규약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지난13일 ‘MBC 스페셜’ “탄핵” 편 대신 편성된 “농부의 탄생-열혈 남한정착기” 편 방송 갈무리.
지난13일 ‘MBC 스페셜’ “탄핵” 편 대신 편성된 “농부의 탄생-열혈 남한정착기” 편 방송 갈무리.
 복수의 MBC PD에 따르면 바뀐 편성제작 간부들은 ‘세월호’와 ‘6월 항쟁’ 다큐멘터리 제작도 허락하지 않았다. 전임 본부장·국장 체제에서 방송 제작이 진행됐어도 결국 프로그램 불방의 결정권자는 방송이 나가게 될 시점인 현 편성·제작 책임자들이다.

김도인 본부장은 ‘탄핵’ 다큐멘터리 역시 전임 본부장 핑계를 대고 있지만, 방송 제작 시스템상 현 편성·제작 간부들이 방송 내용에 대한 검토와 시사회도 없이 프로그램 ‘주제’와 제작 ‘의도’만으로 방송을 불허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MBC PD는 김장겸 경영진의 잇단 프로그램 제작 중단 사태에 대해 “제작의 기본 절차까지 깡그리 무시하며 오로지 탄핵당한 박근혜로 대표되는 부패 세력에 끝까지 충성하고 운명을 같이하겠다는 현 김장겸 경영진의 만행”이라며 “출연자와의 약속, 시청자, 제작 PD의 자율성은 안중에 없고 공영방송을 사리사욕 채우는 도구로만 간주하는 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부역 행위”라고 반발했다.


원문보기: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5690#csidx9d4fd7694bc91c195ce109942d056af 

오늘 할 개혁을 내일로 미루지 말라


2월 15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민주노총이 국회 개혁입법 쟁취 결의대회 후 행진하고 있다.  / 연합뉴스
2월 15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민주노총이 국회 개혁입법 쟁취 결의대회 후 행진하고 있다. / 연합뉴스
·탄핵정국 이후 민생에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크다. 촛불시민들은 정권교체만이 아니라 당장 더 나은 삶을 보장하는 사회를 원하고 있다. 대선 이후에도 개혁이 지지부진하면 시민들의 좌절은 더 극심해질 것이다. 
해고에 맞섰더니 가압류가 들어왔다. 살고 있는 전셋집의 전세보증금이 가압류됐다. 다른 조합원은 통장이 그대로 가압류 조치를 당해 아파서 들른 병원에서 병원비를 내지 못하고 나왔다. 올해 1월 처음 열린 노동조합 활동 관련 손해배상소송 재판의 당사자인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동양시멘트지부 조합원들의 이야기다. 강원도 삼척의 동양시멘트에서 일하던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든 것은 2014년 5월의 일이다. 이들은 원청인 동양시멘트가 고용을 책임지라고 나섰다. 2015년 2월 고용노동부는 위장도급 판정을 내려, 조합원들을 동양시멘트 소속으로 인정했다. 지난해 12월 이들 조합원이 낸 근로자 지위확인 1심 선고에서도 재판부는 이들의 ‘동양시멘트 정규직’ 지위를 확인해 줬다. 그러나 동양시멘트는 이미 하청업체와 도급계약을 해지한 상태였고, 그에 따라 조합원 24명을 포함한 사내하청 노동자 101명이 해고됐다. 
조합원들은 동양시멘트를 상대로 출근투쟁을 시작했다. 회사는 손해배상 소송으로 대응했다. 동양시멘트가 아닌 ‘다물제이호’라는 하청업체 이름으로였다. 회사는 해고노동자들이 점거농성으로 업무방해를 했다며 약 16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총 5억9000만원의 가압류를 집행했다. 수출손실 등을 이유로 기존 청구금액에 34억원을 더해 손배 청구액은 50억원대로 불어났다. 조합원들은 부동산도 보증금도 월급통장도 가압류에 묶이고 말았다.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지만 여전히 해고자 신분인 조합원 박상근씨는 “은행 가서 보니 가압류 때문에 전세보증금이 묶여서 집 살 계획을 접고 전세금을 올려 재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재판이 끝날 때까지 이들은 돈도 마음도 묶여 있어야 한다. 
이들의 올해 첫 재판이 열린 다음 주, 국회에서는 일명 ‘노란봉투법’이라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동양시멘트지부의 사례처럼 노동조합이 파업을 할 때마다 천문학적 액수의 손해배상과 가압류에 시달리는 현실 탓에 노조활동이 위축되는 것을 막는 취지의 법안이다.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와 그 액수에 제한을 걸고, 조합원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을 금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을 비롯해 24명의 의원들이 발의한 이 법안은 소관위원회인 환경노동위원회에 회부됐다. 그리고 두 달이 지났다. 그 두 달 사이 또 다른 노조활동 관련 손배소송 재판 결과가 나왔다. 1월 25일 부산고등법원은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에 청구된 90억원의 손배청구금액을 그대로 인용했다. 해고자를 포함한 조합원 4명이 90억원을 갚으라는 것이었다.
■노동자를 위협하는 손배·가압류 사례 
노란봉투법은 발의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아직 법안은 환노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같은 내용의 법안이 발의된 바 있다. 하지만 회기가 끝날 때까지 소관위를 벗어나지 못해 본회의까지 상정되지도 못했다. 19대에서는 당시 새누리당이 환노위의 과반을 차지해 논의가 진척되지 못했다. 이번 20대 국회에선 총 16인의 위원 중 야권 위원이 10인이나 포진하고 있다. 위원장도 민주당의 홍영표 의원이 맡았다. 그럼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강병원 의원은 “국회 환노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노조법 개정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려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소속 의원들의 협조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법 개정안은 20대 국회가 개혁입법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부터 헌재의 탄핵 인용까지 석 달에 이르는 기간 동안 야권은 탄핵을 위해 단일대오를 형성할 수 있었다. 여기에 옛 새누리당에서 나온 바른정당과의 협조도 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각 정당이 내부를 수습하고 입법활동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요구한 개혁의 바람은 벽에 가로막힐 위기에 처했다. 대통령 탄핵과 함께 조기 대선이 확정되면서 각 정당, 각 대선주자들은 각자도생의 길을 찾아 흩어졌기 때문이다.
물론 대선정국이 시작되면서 여기저기서 개혁을 외치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야권 중심의 대선국면이 이어지고 있어 각 주자들마다 개혁적 공약을 내놓으며 벌이는 선명성 경쟁도 눈길을 끌고 있다. 당장은 대선에 휩쓸린 정치권의 사정 때문에 국회의 입법 공백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질 수는 있다. 그렇다 해도 박근혜 정부보다는 개혁적인 성향의 차기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이 크게 높은 이상 다음 정부가 당장 시급한 개혁의 요구를 수렴해 실행해 나가면 된다. 여기까지는 장밋빛 시나리오다. 그러나 그대로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나, 아니면 안희정 지사나 누구든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보자. 처음엔 새로운 느낌도 들고 정부 조직도 개편하고 하반기 예산도 추경으로 다르게 편성해서 개혁 드라이브를 걸 수도 있다. 그런데 국회 지형은 여소야대 그대로다. 개혁정책을 해도 오래 못 간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의 말이다. 개혁이 불필요하다거나, 예상만큼 안 될 테니 기대를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야권이 연정을 펼치기로 합의만 하면 국민의당과 정의당, 무소속 중 일부 의석을 더해 과반은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반대를 무릅쓰고도 법안을 강행할 수 있는 의석수인 180석에는 못 미치는 애매한 의석수다. 낙관적 전망 대신 현실적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이유다.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과반 확보도 국민의당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두 당의 이해관계는 다르다. 자유한국당·바른정당과 대선 선거일에 개헌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합의한 국민의당을 향해 민주당은 ‘야합’이라며 몰아붙이고 있다. 민주당의 세 대표주자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야권 정당들 간의 ‘연정’ 자체는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연정과는 정반대의 대립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현재로서는 박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데다, 대선정국 가운데 넘쳐나는 개혁적 공약의 홍수 속에서 즉각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는 잠시 수그러들 수도 있다. 하지만 대선 이후에도 개혁이 답보상태를 계속할 경우 시민들의 좌절은 더욱 극심해질 수 있다.
올해 들어 매월 열린 임시국회마다 ‘빈손 국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된 것도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쳤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이 내외적으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도 개혁에 저항하며 개혁입법 저지를 주도한 한편, 차기 정부로 개혁 일정표를 미루는 것이 낫다는 정서가 깔려 있는 야권에서도 개혁입법이 가능할 만큼 강공을 이어가는 데 미온적이었던 탓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개혁입법이 제대로 안된 책임을 자유한국당이 아니라 민주당에 물으면 억울한 점이 분명 있지만, 대선 대비에 휩쓸린 나머지 의사일정에 소홀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반성해야 할 의원들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놓고 점차 강해지는 중국의 반발로 인한 충격에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까지 더해져 당장의 민생경제에 빨간불이 켜진 현 시점에서는 성과 없이 흘려버린 개혁 골든타임이 아쉬울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현재 한국 경제의 주요 악재로 손꼽히는 가계부채 리스크의 경우 미국의 금리인상이 이미 예정돼 있었다는 점에서 국회 차원의 선제적 대책이 나올 기회를 놓친 셈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가계부채는 141조2000억원이나 폭증해 총 1344조3000억원(지난해 말 기준)에 달했다. 올해 1월 들어 증가세가 누그러지는 듯했던 가계부채는 2월 들어 다시 확연한 증가세로 돌아섰다. 은행 가계대출 증가액은 올해 1월 1000억원이었던 것이 2월 2조9000억원으로 크게 뛰었고, 보험사와 상호금융권도 각각 6000억원, 2000억원으로 가계대출 증가액이 커졌다. 
3월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차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탄핵 인용을 축하하는 폭죽을 쏘고 있다. / 이준헌 기자
3월 1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차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탄핵 인용을 축하하는 폭죽을 쏘고 있다. / 이준헌 기자
■각자도생을 위해 흩어진 대선 주자들 
지난해부터 정부 정책이 대출 규제 강화에만 주력하는 동안 2금융권 부채가 급증하는 역효과가 커졌다. 특히 사회적 약자인 노인, 청년, 영세자영업자가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져 부채 문제를 악화시켰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미흡했던 것은 물론 국회도 입법기능을 통해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는 기회를 등한시했다. 60세 이상 고령층의 대부업체와 저축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각각 2938억원, 2182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4.33%, 41.32% 급증했다. 여성의 대부업체·저축은행 대출규모는 지난해 말 6조5437억원, 청년 대출은 2조835억원에 달했다.
문제는 금리인상으로 인한 가계부채 문제에 직격탄을 맞는 이들 영세계층을 위한 제도적 지원방안이 이미 마련돼 있었음에도 그동안 국회에서 잠들어 있었다는 데 있다. 대표적으로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을 더 이상 빚독촉할 수 없게 하는 ‘죽은 채권 부활 금지법’과 법정 최고금리를 20%로 낮추는 ‘이자제한법’ 등이 이미 국회 소관위에 접수됐지만 개혁 요구가 끓어오르는 국면에서도 별다른 성과 없이 그대로 계류 중이다. 이들 법안은 일부 대선주자가 자신의 공약으로 채택하기도 한 내용인 만큼 현재 국회에서 처리하면 시기적인 이점도 얻을 수 있다. 지금은 한국은행이 국내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없는 딜레마에 처하는 등 기존의 경제대책을 운용하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이어서 새로운 정책을 국회에서 입법하기만 해도 다소나마 숨통을 틔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을 위시한 부패한 정치권력 못지 않게 시민들이 한 목소리로 개혁을 요구한 대상은 재벌이다.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서는 특히 재벌 오너 일가가 자기 돈을 들이지 않고 경영권을 확보하는 문제가 드러났다. 이와 같은 전횡을 막기 위한 대책으로 이미 지난해 발의된 상법 개정안은 그나마 이번 3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진 법안 중 하나다. 그러나 이 법안 역시 자칫하면 실효성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본인이 발의한 상법 개정안을 야 3당이 통과시키기로 합의하는 과정에서 “입법취지를 전혀 달성할 수 없는 맹탕허탕 개정안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야 3당은 자사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상법 개정안을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합의했지만 자유한국당의 반대를 감안해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는 단서를 덧붙였다. 그런데 이 부칙 때문에 결과적으로 재벌 일가의 지배력을 유지시키는 면죄부가 될 수도 있다. 현재는 자사주를 가진 회사가 지주회사 등으로 분할돼 신주가 배정되면 자사주에도 의결권이 주어진다. 대주주인 재벌 일가가 추가로 돈을 들여 주식을 매입하지 않고도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상법 개정안은 발의 당시에는 이러한 편법을 막기 위해 자사주 의결권을 제한하되 개정 3개월 후부터 시행되도록 했지만 합의 과정에서 ‘1년 경과’로 바뀌었다. 박 의원은 “이대로 확정될 경우 기업들로 하여금 자사주를 이용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소위 자사주의 마법을 활용하려면 1년 내에 빨리 지주사로 전환하라는 꿀팁을 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며 “개혁입법을 가장한 경제민주화 후퇴법안이다. 법이 시행되기 전에 사실상 모든 기업이 법망을 피해 지주회사로 전환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개혁입법의 후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 2월 여야가 통과에 합의한 상법 개정안에는 전자투표제 의무화와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 재벌개혁의 기반이 되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으나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에 가로막혀 본회의에서 통과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은 3월 임시국회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대선정국에도 개혁 법안들 처리해야 
사측의 무분별한 손배·가압류가 단순히 노동조합과 노동운동을 위축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당장 조합원의 재산권을 동결하고 삶의 질을 극도로 위협하는 것처럼, 반대로 기업에 주어진 일방적 주도권을 견제하고 제한하는 법안만 통과되더라도 민생문제 해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근혜 정부가 ‘노동개혁’을 내세우며 사실상 해고와 비정규직 고용을 자유롭게 하는 방향으로 강력하게 추진한 파견법·기간제법 등의 개정이 대통령 파면으로 더 이상 추진되지 않는 것만 해도 그만큼의 성과는 있었다. 여기에 더해 실업급여를 인상하고 산재 범위를 확대하며,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산재보험법·근로기준법 등 현재 논의 중인 노동·일자리 대책만 국회를 통과해도 제도의 수혜를 받는 시민들의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법안 역시 대부분의 야권 주자들이 채택하고 있는 차기 정부 추진 공약에 들어가 있다. 때문에 탄핵정국 이후 민생에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짐에 따라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선정국 동안에도 처리할 수 있는 개혁법안들은 처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진화법이 개혁입법에 반대하는 정치세력에 면죄부를 주는 측면도 있지만, 다소 시일이 소요되는 점을 감내할 수 있다면 선진화법을 우회해서라도 개혁입법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국회 환노위원장인 홍영표 의원도 노조법 개정 등의 문제에 대해 “만약 선진화법에 가로막히게 된다면 신속처리 안건으로 지정하고 상임위원회 180일, 법제사법위원회 90일, 본회의 30일을 거쳐 최대 330일 후에는 자동으로 본회의에 상정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근본적인 해법은 ‘대연정’이든 ‘소연정’이든 연정을 통해 필요한 부분은 양보해 가면서 최대한 효율적인 개혁을 앞장서 실현해가는 것이다. 민주당 대선후보 합동토론회에서도 연정의 범위는 핵심적인 토론주제였다. 다만 후보들은 연정 자체의 필요성에는 공통된 의견을 보이면서도 연정의 범위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하고 있어 평행선을 달렸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금 구조상으로는 야당들끼리만 힘을 모아도 충분히 다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시장도 “적폐 세력이 아닌 국민들과 손잡고 정면돌파를 해야 한다. 야권 연합 정권이 그래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안희정 지사는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연정을 해야 한다. 대연정만이 국민통합과 국가개혁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반박했다. 
탄핵 전이 개혁의 골든타임으로 지목된 시기였으나 한편으로는 탄핵을 통해 개혁의 전제조건을 확보했다는 점은 분명한 만큼, 국회에서도 가능한 수준의 개혁입법은 계속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회에서 열린 ‘경제민주화, 재벌개혁 토론회’에서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임시국회부터 대선 직후까지 시행할 수 있는 단기적인 최우선 과제로는 전자·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이 포함된 상법 등의 개정을 대표적인 법안으로 제시할 수 있다”며 “특히 상법 개정안은 53개 재벌 계열사들이 미르·케이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하는 가운데 단 2곳에서만 이사회 의결을 거친 데서도 필요성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Friday, March 17, 2017

보수 "패닉".. 1위 홍준표 지지율 2%·비호감 81%.....갤럽 여론조사로 본 실태

갤럽 여론조사로 본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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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진영이 총체적 난국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지리멸렬 상태가 장기화될 조짐마저 보인다. 보수 주자 중 독주가 예상됐던 홍준표 경남지사도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 비호감도 81%’의 결과가 나왔다.
바른정당으로 눈을 돌리면 상황은 더 암울하다. 유승민 의원은 지지율 미달로 갤럽의 대선 주자 집계에서 제외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모두 대선 경선 후보자 등록을 마감해 외부 인사를 영입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한국갤럽은 지난 14∼16일 전국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홍 지사는 전주 대비 1% 포인트 올라 2%를 기록했다. 김진태 한국당 의원이 1%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황 권한대행은 여론조사 중인 지난 15일 불출마를 선언했는데도 7%를 얻었다. 세 사람을 다 합해도 지지율은 10%다. 갤럽 측은 “황 권한대행의 불출마 소식을 접하지 못했거나 여전히 출마를 바라는 유권자들이 일부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실시된 갤럽 조사에서 1∼3%대 지지율을 유지했던 유승민 의원은 이번 조사에서 처음으로 빠졌다. 남경필 경기지사도 없었다. 갤럽은 지지율을 조사할 때 후보 이름을 제시하지 않고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지’만 묻는다. 응답자의 0.5% 이상이 특정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혀야 ‘1%’로 집계된다고 한다. 갤럽 관계자는 “바른정당 지지자들조차 유 의원과 남 지사를 당선 가능한 후보로 안 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바른정당 지지율은 정의당(5%)에도 밀린 4%였다. 범보수 주자들의 비호감도는 야권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홍 지사는 81%, 유 의원은 69%였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대선 경선 레이스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당은 전날 9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지만 홍 지사를 제외하면 지지율은 미미하다. 바른정당은 유 의원과 남 지사의 양자대결로 확정됐다. 양당 모두 경선 흥행을 기대하고 있지만 “‘도토리 키재기’ 식 경선에 누가 관심을 갖겠느냐”는 우려가 크다.
때문에 관심은 보수·중도 통합으로 옮겨가고 있다. 한국당 초선 의원 26명은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바른정당을 포함한 범보수 통합을 당 지도부에 건의키로 했다. 초선 43명 중 절반 이상이 참석할 만큼 위기감이 컸다. 반면 바른정당 주자인 남 지사는 국회 기자회견에서 “국정농단 세력이 없어지지 않는 한 한국당과의 연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바른정당에서 남 지사 지지를 선언한 현역 의원은 8명으로 늘었다. 대부분 김무성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이다.
야권 주자들의 지지율은 소폭 상승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3%로 1위를 유지했고, 안희정 충남지사(18%)가 뒤를 이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10%, 이재명 성남시장 8%, 심상정 정의당 대표 1%로 집계됐다. 문 전 대표와 안 지사, 이 시장 등 민주당 주자 세 명의 지지율 합은 59%로 지난주보다 2% 포인트 올랐다. 호감도는 안 지사(56%)가 가장 높았다.
글=권지혜 이종선 기자 jhk@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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