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세월호로 인한 슬픔과 분노가 공존하는 안산
- 무거운 애도의 분위기 속에 여전히 충격에 빠져 있는 지역 사회
- 일상생활이 망가진 유가족들의 정신적 고통
- 아이들의 억울함 풀기 전까지 ‘수용’과 ‘치유’란 말 말아야
연일 세월호에 관한 소식을 전하고 있는 뉴욕 타임스가 15일 자 기사에서는 참사 1주기를 맞는 단원고등학교와 안산시의 분위기를 현장 취재하고 여러 장의 사진들과 함께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사고를 당한 학생들이 공부했던 단원고 교실은 주인을 잃은 빈 책상에 그들을 기리는 물건과 애도의 편지들로 가득했으며 한 아버지의 구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메모에서 학교 곳곳에 스며있는 애통함을 느낄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러한 슬픔과 애도의 분위기는 단원고가 위치한 안산이라는 도시 전체에 흐르고 있으며 손님 없이 한가한 많은 음식점이 이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기사는 세월호 참사가 기업의 비윤리적인 이윤추구 활동과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무능한 정부의 합작품임이 밝혀졌고 사람들은 이에 대해 격렬한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복원된 전화기에서 공포에 질린 그들의 마지막 모습을 본 사람들은 더욱 절망했으며 이들에게 치유라는 말은 이르다고 안산시장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한 유가족과의 인터뷰를 통해 세월호 참사 1년이 지난 지금 평범했던 가족들의 일상은 파괴됐으며 정신적으로 힘든 순간이 많으나 정부에 구조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고 철저한 진상조사로 억울하게 죽은 학생들의 한을 풀어주기 전까지는 자신들을 위한 ‘수용’과 ‘치유’를 말할 수 없다는 부모들의 비장함을 전했다.
기사는 희생된 학생들의 부재는 비단 텅 빈 교실 뿐 아니라 도시 전체를 가로지르며 추모의 분위기는 도시 곳곳에 걸려있는 그들을 기리는 문구가 적힌 노란 배너들에서 느낄 수 있다고 말하고 “아이들의 방”이라 불리는 추모공간에 전시된 희생자들의 방 사진은 상처받은 가족과 지역사회의 모습을 반영함과 동시에 치유가 시작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며 마무리했다.
다음은 뉴스프로가 번역한 뉴욕타임스 기사 전문이다.
번역 감수: 임옥
A Year After Sewol Ferry Tragedy, Peace Is Elusive for South Korean City
세월호 참사 1년 후 안산에 평화는 요원하다
By MARTIN FACKLER, APRIL 15, 2015
Photos, flowers, letters and gifts are left on victims’ desks in a classroom at Danwon High School. Credit Lee Jin-Man/Associated Press
단원고등학교 교실의 희생자들 책상에 사진, 꽃, 편지 그리고 선믈들이 남겨져 있다.
ANSAN, South Korea — The classrooms where the dead students once studied sit empty, as they have since Danwon High School lost nearly three-quarters of its 11th graders to a ferry disaster a year ago. School cafeteria menus for April 2014 hang on the walls. Desks are piled high with offerings from grieving parents and friends: flowers, favorite snacks and notes.
한국, 안산 – 단원고등학교가 거의 4분의 3에 달하는 2학년 학생들을 1년 전 여객선 참사로 잃은 이후로 내내 그래 왔듯이 사망한 학생들이 공부했던 교실은 비어 있다. 2014년 4월 14일의 학교 식당 식단표가 벽에 붙어 있다. 책상에는 애도하는 부모들과 친구들이 가져다 놓은 물건들, 꽃, 좋아하던 과자 그리고 쪽지들이 높이 쌓여 있다.
“Sae-hyeon, this is Dad. I will never forget you,” read one message on a desk bearing the photo of a smiling teenage girl. “I am so sorry that I was not there to save you.”
“새현아, 아빠다. 절대로 너를 잊지 않을게” 미소 짓는 십대 소녀의 사진이 있는 책상에 이런 메시지가 있다. “너를 구해주러 그곳에 가지 못해 정말 미안해.”
The name Ansan means “peaceful mountain,” but as this gritty industrial city prepares to mark the anniversary on Thursday of the ferry sinking, it is clear that Ansan is far from finding solace. Instead, it remains frozen in time.
안산은 “평화로운 산”을 의미하지만, 이 굳건한 산업도시가 목요일 세월호 침몰 1주기를 맞는 준비를 하는 가운데 이곳에서 평안을 느끼기는 확실히 요원하다. 대신에 시간이 멈춰져 있다.
The city of 760,000 still seems bewildered, unsure of whether, or how, to move on after the deaths of 250 students and 11 teachers. Individual suffering still radiates into the community, where a collective, haunting sadness has taken hold. Restaurants, once bustling, have lost about a third of their business; many people feel they should not have fun when so many of their neighbors are in mourning.
7십6만 인구의 이 도시는 250명의 학생과 11명의 교사가 사망한 후 새로이 시작을 해야 하는 것인지,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한 채 어찌할 바를 모르는 듯 보인다. 개인의 고통이 여전히 지역사회로 번져 나오며 끊이지 않는 공동의 슬픔이 자리잡고 있다. 한때 부산하던 음식점들은 약 3분의 1의 매출을 잃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이 이웃이 애도하는 동안 자기들만 즐겨서는 안된다고 느낀다.
Among the parents, there is paralyzing grief, but also a rage that makes healing out of the question for now. Yearlong investigations suggest that the tragedy was avoidable, the result of corporate greed and lax government oversight. The families, and their community, live with the memory of some of the children’s last moments, recovered in shaky hand-held cellphone videos that document their panic as they realize the crew’s instructions to remain below deck might have doomed them.
부모들 사이에는 온몸을 마비시키는 듯한 슬픔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치유를 생각할 수조차 없게 만드는 분노 또한 존재한다. 1년간의 조사는 세월호 참사가 기업의 탐욕과 느슨한 정부의 관리 감독의 결과물로서, 피할 수 있는 일이었음을 알려준다. 가족들과 지지 시민들은, 손으로 들고 찍어 흔들리는 휴대폰 영상 속에서 복구된 일부 아이들의 마지막 순간들에 대한 기억과 함께 살고 있는데, 이 영상들에는 갑판 아래 머물러 있으라는 승무원들의 지시가 자신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을지도 모른다고 아이들이 깨닫는 가운데 공포에 떠는 그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Some say that a type of shared paranoia has set in. Students at the middle school next door to Danwon High School say school leaders have become so anxious about keeping them safe that they have halted all school trips, like the one that the high school students were on when the ferry Sewol sank, and have even banned children from running in the hallways.
어떤 이들은 일종의 집단 피해망상이 생겨났다고 말한다. 단원 고등학교 옆에 위치한 중학교 학생들은 학교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안전에 대해 너무 불안해한 나머지 세월호가 침몰했을 당시 단원고 학생들이 갔던 것과 같은 수학여행을 모두 중단했고 심지어 복도에서 학생들이 뛰어다니는 것까지 금지시켰다고 말한다.
“There is talk of recovery, but we are still far from that,” said Ansan’s mayor, Je Jong-geel, who wore a black tie of mourning as his city began a week of events to mark the sinking.
“치유에 대해 말들 하지만 우리와는 아직 먼 얘기다”고 세월호 침몰을 기리는 1주일간의 행사를 안산시가 시작하며 애도를 뜻하는 검은 넥타이를 매고 있는 제종길 안산시장이 말했다.
A relative of a victim of the Sewol disaster during a visit Wednesday to the site of where the ferry sank off South Korea. Credit Pool photo by Ed Jones
수요일 세월호가 침몰한 장소를 찾은 세월호 참사의 한 희생자의 유족.
Eom Ji-young lost her 16-year-old daughter in the tragedy.
엄지영씨는 세월호 참사로 16세의 딸을 잃었다.
Like many of the devastated parents, Ms. Eom says she still drinks herself to sleep several nights a week. She took a year off from work to protest against the government and spend time with her remaining child, an 11-year-old son, because of her regrets that her job had kept her from spending more time with her daughter, Park Yae-ji. A year after the sinking, her life is nowhere near normal.
절망에 빠진 많은 부모들처럼 엄지영씨도 여전히 일주일에 며칠 밤을 술에 취해 잠든다고 말한다. 그녀는 정부에 시위하고, 또 직장에 다니느라 딸 박예지 양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없었다는 후회 때문에, 남아 있는 11살짜리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직장을 1년간 휴직했다. 세월호 침몰 후 1년이 지난 지금 그녀의 삶은 전혀 정상이 아니다.
Her son still misses the sister who took care of him while his mother worked; he goes to school, but refuses to leave his bedroom much once he returns. Her husband is one of the fathers who regularly visit the town’s memorial site — with its wall of photos of the children and other victims — to do what they feel they cannot in front of their wives and remaining children. They drink stiff Korean alcohol, then sob on one another’s shoulders.
그녀의 아들은 여전히 엄마가 일하는 동안 자신을 돌봐준 누나를 그리워하고 있다; 학교에는 가지만 일단 집에 오면 자기 방을 나오려 하지 않는다. 그녀의 남편은 아이들과 다른 희생자들의 사진이 벽에 진열되어 있는 안산 분양소를 자주 찾는 아버지들 중 한 사람으로, 이들은 부인들과 남은 아이들 앞에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것을 하기 위해 그곳을 찾는다. 그들은 독한 소주를 마시고, 서로의 어깨에 기대 흐느낀다.
Relatives mourned victims of the Sewol tragedy during a visit on Wednesday to the site of the tragedy off the coast of the southern island of Jindo. Credit Pool photo by Ed Jones
수요일 서남쪽에 위치한 진도 연안의 세월호 참사 지점을 찾아 희생자들의 유족들이 애도했다.
Ms. Eom has returned to work as a manager of a home-repair store, but she can sometimes barely finish her commute, pulling her car over to the side of the road when sobs overcome her.
엄 씨는 집수리 전문점의 매니저로 복귀했지만, 흐느낌에 복받쳐서 차를 길가에 세우며 때로 출퇴근을 중도에 멈추기도 한다.
What keeps her going are the protests to hold the government accountable for failing to rescue the children — the coast guard did not make a serious effort to reach the trapped students — but also to demand a deeper investigation of the collusive ties between industry and government at the heart of the disaster. Without that, they say, there will be no justice for the children whom they believe were betrayed by the adults who were supposed to protect them.
그녀를 지탱해 주는 것은 정부에 아이들에 대한 구조 실패의 책임을 묻고 – 해경은 갇힌 학생들을 구조하려는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또한 이번 참사의 중심에 있는 기업과 정부 간의 유착관계에 대한 자세한 조사를 요구하는 시위이다. 이 모든 것을 밝히지 않는다면 자신들을 보호했어야 할 어른들에게 배신당했다고 믿는 학생들에게 정의를 베풀지 못하는 것이라고 그들은 말한다.
“ ‘Acceptance’ and ‘healing’ are not in our vocabulary,” said Ms. Eom, 38, a formerly shy woman who has been transformed by the loss of her daughter into a vocal activist. “I have friends who wake up in a panic at night and run all the way to the school to look for their children.”
“’수용’과 ‘치유’는 우리에게는 없는 단어들이다”고 전에는 수줍었으나 딸을 잃음으로써 선동적인 활동가로 변신한 38세의 엄 씨가 말했다. “친구 중에는 밤중에 충격에 빠진 상태로 깨어나 자신들의 아이들을 찾기 위해 학교까지 달려가는 이들이 있다.”
The deaths have become a terrible burden for this city of mainly blue-collar workers an hour southwest of Seoul that was built in the 1980s out of farmland, and where factories today stamp out auto parts and electronics.
희생자들의 죽음은 1980년대에 농경지 위에 지어졌고 공장들이 자동차 부품들과 전자제품들을 찍어내며, 거주하는 대부분이 노동자인 서울에서 남서쪽으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이 도시에 심한 부담이 됐다.
Danwon High School has recovered enough that students’ laughter and shouting once again fill the hallways. But the dead children’s absence remains a constant, not only in the silent classrooms dedicated to their memory, but throughout the city.
학생들의 웃음과 함성이 다시 복도를 채울 정도로 단원고는 회복됐다. 그러나 사망한 아이들의 부재는 이들을 기억하기 위해 보존되고 있는 조용한 교실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에 걸쳐 변함없이 느껴진다.
Outside the school, rows of identical high-rise apartment blocks hang bright yellow banners bearing solemn, often poetic odes to the perished students: “Buds that never blossomed, we will not forget you,” proclaims one.
학교 밖에 줄지어 선 똑같은 고층 아파트 단지에, 사망한 학생들을 위해 엄숙하고 종종 시적인 문구를 담은 밝은 노란 배너가 걸려 있다: “결코 피지 못한 새싹들, 우리는 너희들을 잊지 않을 것이다”고 한 배너에 적혀 있다.
Like many of the grieving parents, Eom Ji-young says she still drinks herself to sleep several nights a week. Credit Woohae Cho for The New York Times
슬퍼하는 많은 부모들처럼 엄지영씨도 여전히 일주일에 며칠 밤을 술에 취해 잠든다고 말한다.
A few blocks away, above an Internet cafe that the students once frequented, another memorial has sprung up, sponsored by local governments. Called “The Children’s Room,” it is an exhibit of more than 50 photos of the empty bedrooms of the students who died. The intimate look at loss shows beds covered with teddy bears, and desks stacked with books left undisturbed.
몇 블록 떨어진 곳에, 한때 학생들이 자주 갔던 인터넷 카페 위층에 시 정부가 후원하는 또 다른 추모공간이 생겨났다. “아이들의 방”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사망한 학생들의 빈 침실 사진 50장 이상이 전시되어 있다. 죽은 아이들의 친밀한 사진들은 곰 인형으로 덮여 있는 침대, 그리고 손대지 않은 책들이 쌓여 있는 책상을 보여준다.
The exhibit’s director, Kim Jong-cheon, 42, a filmmaker who lives in Ansan, said the photos showed how each death had ripped a hole not only in a family, but also in the community. He said he had hoped the photos would get the neighborhood, called Gojan 1, talking about the losses, and thus start the healing process.
42세의 전시 책임자 김종천씨는 안산에 살고 있는 영화감독으로 사진들은 각 학생들의 죽음이 가족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어떻게 빈자리를 만들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고잔 1동 지역 주민들이 사진들을 보고, 사망자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그러므로 치유하는 과정이 시작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This is a wounded community, where everybody knew these children,” he said.
“여기는 상처받은 지역사회이고, 이곳의 모두가 이 아이들을 알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르피가로, 레임덕 앞당기는 성완종 스캔들
– 거물급 건설업자의 뇌물 리스트 앞에서 휘청거리는 정권
– 세월호 수습 엉망인 정부로선, 1주기 앞둔 최악의 타이밍
– 박 대통령 임기 후반기는 더욱 취약한 채로 보내야 할 듯
프랑스 최대 우파 일간지 <르피가로>가 경남기업 성완종 회장의 자살 소식과 그가 남긴 메모지 등을 전하며 이번 뇌물 스캔들로 정권 차원의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기사는 상하이에 상주하며 동아시아 지역을 담당하는 세바스티앙 팔레티 특파원이 작성해, 15일 자 인터넷판과 16일 자 지면(국제면)에 나란히 실렸다. 팔레티 기자는 지난해까지 서울 지사에 근무해 한국 사정에 비교적 밝다.
‘한국 대통령을 흔들어놓은 스캔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는 임기 3년 차를 맞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성완종 회장이 자살하면서 남긴 이른바 ‘뇌물 리스트’로 인해 “저주”를 받았다고 적고 있다. 더 불운한 것은 스캔들이 터진 시기가 하필 세월호 1주기와 맞물렸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이로 인해 다른 대통령들보다 다소 이른 시기에 레임덕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성완종 회장의 리스트에 현직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 대선 당시 자금관리인 등의 고위급 정치인들이 적혀 있고, 성 회장은 자살 전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박근혜 대선캠프에 2억 원, 이완구 총리에 3천만 원 등을 건넸다고 밝혔다.
기사는 사건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진 점을 주목하며 성완종 스캔들이 “범정부적 사건으로 비화”된 것으로 판단했다. 야당의 총리 사퇴 압박에 대통령은 비리는 엄중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것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스캔들이 설상가상인 이유는 지금이 세월호 1주기 추모 국면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의 “재난 수준의 관리” 능력으로 분노한 상태의 국민들에게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는 이야기다.
팔레티 기자는 “한국의 대통령들은 임기 말을 앞두고 권력이 약해지는 치명적인 특수성을 갖고 있다”며 “이번 위기로 박 대통령은 단임제인 임기 후반기를 더욱 취약하게 보내야 할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뉴스프로가 번역한 <르피가로> 기사 전문이다.
번역 및 감수 : Sang-Phil Jeong
Un scandale fragilise la présidente de Corée du Sud
한국 대통령을 흔들어놓은 스캔들
La présidente de Corée du Sud, Park Geun-hye. – Crédits photo : Wong Maye-E/AP
한국 대통령, 박근혜
Par Sébastien Falletti
세바스티앙 팔레티
Un magnat de la construction s’est suicidé à Séoul en laissant une liste de hauts dirigeants auxquels il aurait versé des pots-de-vin.
서울의 한 거물급 건설업자가 자신이 뇌물을 건넨 고위급 지도자의 리스트를 남긴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La malédiction de la Maison-Bleue rattrape Park Geun-hye. Deux ans à peine après son entrée au palais présidentiel de Séoul, un scandale éclabousse la dirigeante conservatrice, menacéede perdre un peu plus de son pouvoir avant l’heure, dans le sillage de ses prédécesseurs. Alors que la Corée du Sud en deuil commémore ce jeudi le premier anniversaire du naufrage du ferry Sewol, et que la défiance envers les autorités politiques augmente, une ténébreuse affaire ébranle un peu plus la présidente Park.
청와대의 저주가 박근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제 갓 청와대 입성 2년이 지났을 뿐인 보수주의 지도자에게 흙탕물이 튀긴 꼴이다. 스캔들로 인해 전임자들보다 조금 더 이른 시기부터 권력을 잃을 위험에 처한 것이다. 이번 주 목요일이면 세월호 침몰 사건의 1주기를 맞아 나라 전체가 추도의 분위기를 맞게 되는데, 정치권을 향한 불신은 커져만 음험한 사건이 박 대통령을 더 흔들고 있다.
Jeudi dernier, le corps raidi du tycoon Sung Wan-jong est retrouvé pendu à un arbre, sur les flancs escarpés du mont Bukhan, à portée de métro de la capitale sud-coréenne. Dans ses poches, une liste explosive de huit noms à qui le défunt entrepreneur affirme avoir versé des pots-de-vin. On y trouve celui du premier ministre, Lee Wan-koo, celui du chef de cabinet de la présidente, ainsi que celui du trésorier de sa campagne électorale victorieuse de 2012.
거물 사업가 성완종의 뻣뻣하게 굳어버린 사체는 지난주 목요일, 한국의 수도 도심에 있는 북한산 자락 비탈의 나뭇가지에 목이 매달린 채로 발견됐다. 그의 호주머니에는 망자가 뇌물을 줬다고 주장하는 8명의 충격적 리스트가 있었다. 리스트에는 국무총리인 이완구를 비롯해 대통령 비서실장, 2012년 승리한 대선 캠프의 자금관리인 등이 포함돼 있었다.
Détournement de fonds publics
공금 횡령
Sung a déclaré avoir versé 200 millions de wons (172.000 euros) au clan Park pour financer sa campagne, lors d’une interview accordée avant son apparent suicide. Il aurait notamment donné de la main à la main à l’actuel premier ministre une enveloppe bourrée de cash, d’un montant 30 millions de wons (25.000 euros), en 2013, révèle le quotidienJoongang Ilbo. Le magnat de la construction aux abois était visé par une enquête sur des détournement de fonds publics.
성완종은 박근혜 대선캠프의 재정 지원하기 위해 친박 인사에게 2억 원(17만2000 유로)을 제공했다고 자살하기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밝혔다. 특히 그는 지난 2013년 현 국무총리에게 3천만 원(2만5000 유로)의 현금 다발을 직접 건넸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이 건설업계 거물은 공금 횡령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라 궁지에 몰려 있었다.
«Je ne pardonnerai à personne qui sera coupable de corruption»
Park Geun-hye, présidente de Corée du Sud
“비리 혐의가 드러나면 그 누구도 용서하지 않을 것”
박근혜, 한국 대통령
Ces révélations tournent à l’affaire d’État, redonnant du souffle à la gauche face à la «dame de fer» de Corée, dont le taux de popularité a basculé sous la barre des 40 % lundi, selon un sondage de Realmeter. L’Alliance de la nouvelle politique pour la démocratie (ANPD) a exigé la tête de Lee, le menaçant d’une procédure «d’impeachment». Sous pression, la présidente a tenu une réunion d’urgence et promis une lutte sans merci contre les pots-de-vin, mais sans lâcher son premier ministre. «Je ne pardonnerai à personne qui sera coupable de corruption», a prévenu la fille de Park Chung-hee, le fondateur autoritaire du miracle coréen, qui régna d’une main de fer sur le pays dans les années 1960 et 1970.
그의 폭로는 범정부적 사건으로 비화됐다. 이번 주 월요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지도가 40% 아래로 떨어져 내린 한국의 ‘철의 여인’에게도 한숨을 남겼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탄핵소추안을 행사하겠다며 이완구 총리의 사퇴를 요구했다. 바짝 긴장한 대통령은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뇌물과의 전쟁에서 자비란 없을 것임을 약속했다. 그렇지만 국무총리를 내치진 않았다. 1960~1970년대 철의 노동자들을 지휘하며 한국의 기적을 이끌어낸 독재자 박정희의 딸은 “비리 혐의가 드러나면 그 누구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Chute de popularité
지지도 하락
Ce nouveau scandale tombe au plus mal, en pleine commémoration du drame du Sewol, qui a fait trébucher la cote de popularité de Park. La dirigeante ne s’est jamais remise de sa gestion calamiteuse de la tragédie qui a tué plus de 300 personnes, la plupart des lycéens, le 16 avril 2014. Les familles des victimes accusent le gouvernement d’interférence dans l’enquête et de protéger les responsables, suspectant des connivences avec les chaebols, les grandes familles industrielles du pays. Le naufrage du ferry, dont la cargaison pesait le double de la charge autorisée, cristallise les griefs d’une partie grandissante de la population envers un pouvoir jugé sourd aux aspirations des jeunes générations, qui ont voté massivement contre l’actuelle présidente. La crise risque d’affaiblir un peu plus Park dans la seconde partie de son unique mandat, puisque la Constitution lui interdit de se représenter. Une particularité redoutable qui, bien avant l’heure, démonétise souvent les présidents sud-coréens.
이번 스캔들이 더 불운한 것은 박 정권의 지지도를 비틀거리게 만든 세월호 참사의 추모 분위기가 한창일 때 터졌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2014년 4월 16일 대부분이 고교생인 300여 명을 앗아간 비극에 대한 재난 수준의 관리 현상을 바로잡지 못했다. 피해자 가족들은 진상조사에 개입하고 재벌이나 대기업 집단과 공모가 의심되는 책임자들을 감싸고 있다며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적정 용량을 갑절 이상 초과한 화물을 실은 세월호의 침몰은 현직 대통령에 반대표를 던졌을 것이 분명한 젊은 세대의 요구에 귀를 닫아버린 권력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커져가도록 구체화하고 말았다. 이번 위기로 박 대통령은 단임제인 임기 후반기를 더욱 취약하게 보내야 할 위험에 처했다. 연임은 헌법으로 금지돼있다. 한국의 대통령들은 임기 말을 앞두고 권력이 약해지는 치명적인 특수성을 갖고 있다.
[논평] 박근혜 정권에게 조종을 울린다
–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Wycliff Luke 기자
민막[民瘼, 백성의 폐]을 모르시면 하늘이 버리시나니, 이 뜻을 잊지마소서.
- 용비어천가 116장
용비어천가는 조선 개국을 찬양하는 찬미가다. 그러나 작가들은 무턱대고 왕을 찬미하지 않는다. 작가들은 어진 임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곳곳에 숨겨 놓았다.
116장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민막’이라는 낱말은 말 그대로 백성이 당하는 폐, 지금 말로는 국민의 삶의 고단함을 말한다. 왕이 국민들 삶의 고단함을 모르면 하늘이 버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뜻을 잊지 말라고 신신 당부한다.
박근혜 정권 하는 짓이 참 가관도 아니다. 성완종 전 새누리 의원의 녹취록을 들어보면, 이 정권은 성완종을 졸 취급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고인은 스스로 자기 목숨을 버려가며 이 정권에 제동을 걸려했다.
왜 굳이 목숨을 버리려 했을까? 아마도 이 정권의 야비함을 알았기에 살아 있다면 더 참담한 상황이 연출될까봐 목숨을 버리기로 한 것 같다. 이미 고인은 검찰이 자신은 물론 가족들마저 별건 수사로 압박해 오는 상황에 몹시 힘들어했다.
이토록 야비한 정권은 그러나 국민의 고통엔 아랑곳 없다. 이 정권의 민낯은 304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참사에서 너무나 생생히 드러났다. 대통령이란 자는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유유히 자기 길을 가는가 하면, 세월호 참사 1주기인 당일 9박 12일 일정의 장기 해외순방을 예정해 놓았다. 더구나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로 인해 온 나라가 발칵 뒤집힌 상황에서 외유라니, 이 자의 인간성 마저 의심스럽다.
국민으로서 피가 끓는다. 옛 현인들은 왕에게 국민의 삶의 고단함을 알라고, 그렇지 않으면 하늘이 버릴 것이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나 지금은 권력에 줄 댈 궁리나 할 뿐, 아무도 권력자에게 직언하려 들지 않는다. 조선시대 보다 훨씬 기술도 발달하고, 지식 수준도 높고, 생활 수준이 윤택한 시대임에도 오히려 사고는 조선시대만도 못한 것이다.
분명, 이 정권은 하늘로부터 버림을 받을 것이다. 국민의 눈물을 외면하는 정권을 어찌 하늘이 끌어 안겠는가?
이 정권에게 조종을 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