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 앞에서 열린 '올바른 역사교과서 지지 기자회견'에서 한국중등교장 평생동지회 회원들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지지하는 내용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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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를 지지하는 선언 명단에 오른 교수들이 "내 이름을 올리도록 허락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명의도용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S교수 "전화 한통 없이, 참말로 기가 막혀"
지난 19일 오전 '좋은 교과서, 정직한 교과서, 올바른 교과서를 지지하는 지식인'을 내세운 이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중고교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 '올바른 교과서를 지지하는 지식인'이라면서 500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 명단에는 이름과 직장이 적혀 있었다.
21일 이 명단에 이름이 오른 전남대 교수 S씨는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나는 국정교과서에 반대하는데 도대체 누가 내 이름을 올린 것이냐"면서 명의도용 의혹을 제기했다.
S 교수는 "그 분들이 나하게 전화 한 통 없이 이러면 안 되는데 참말로 기가 막히다"면서 "내 이름을 갖다가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매체 <리포르시안>도 이날 보도에서 "보건의료계 일부 인사도 '이름이 도용당했다'고 말했다"면서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 김덕진 한국만성기의료학회 회장' 등이 그런 경우라고 밝혔다.
지난 19일 국정교과서 지지자들은 기자회견에서 "기존 국사교과서들은 아이들로 하여금 대한민국이 수치스런 과거를 가진 어두운 착각을 가지도록 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착각은 삶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가지도록 만듦으로써 청년층 자살 및 정신질환의 중요한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기자회견을 주도한 한 보수단체의 핵심간부는 '명의도용 의혹'에 대해 "애국단체들의 젊은 사람들이 준비한 것이라 자세한 것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지지하는 교수 모임'이 발표한 '국정교과서 지지 102명'의 교수로 이름이 오른 한 교수는 '억울하다'고 호소하고 나섰다. 이 모임이 지지 교수의 근무처를 빼고 이름만 밝힘에 따라 '동명이인'에 따른 오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김도기 한국교원대 교수(교육학)는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내 이름이 국정제 지지 교수 이름에 등재되어 인터넷에 떠돌고 있어 황당하다"면서 "그래서 이 성명서를 주도한 교수에게 항의하니 '경상도에서 시민운동 하는 사람이 동명의 이름을 가진 사람을 알려줬다'고 답하더라. 참 답답한 일"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따라 경남에 있는 또 다른 김도기 교수(ㅊ대)에게 확인한 결과 이 교수는 "나는 국정제를 지지하는 것은 맞지만 102명의 명단에 오른 '김도기'는 다른 교수인 줄 알았다"면서 "이름을 올리겠다는 전화를 받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성명을 주도한 한 교수는 전화통화에서 '누가 진짜 명단에 오른 김도기 교수인 것이냐'는 물음에 "그것은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 "대학까지 굳이 밝힐 필요는 없다고 본다. 국정화를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들은 명단도 비공개로 하지 않았느냐"고 해명했다.
9월에는 교원 명의도용, 10월에는 교수 명의도용?
한편, 지난 9월 24일에도 바른교육교사연합, 공교육살리기교장연합, 서울평생교육회 등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지지 현직 교원 1000인 선언'을 내놨다가 명의도용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우선 이 선언에 이름을 올린 숫자는 1000명이 아닌 660명이었다. 그나마 퇴직교원 210명을 빼면 현직 교원은 450명이었다.
명단 도용 정황도 나왔다. 기자와 전교조가 20여개 학교 50여 명의 교원들을 무작위로 확인한 결과 7개 학교 10여 명의 교원은 해당 학교에 근무하지 않았다. 이름이 오른 15명의 현직 교장 가운데 서울 용강초, 신월초, 풍납초 등 3개 학교에는 해당 교장이 근무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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