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서미선 기자 =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22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 '5자 회동' 결과에 대해 "마치 국민 일상으로부터 벗어난 섬에 다녀온 느낌"이라고 혹평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진행된 회동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냉장고에서 더운 밥을 꺼내려고 한 것 같다. 국민 고통의 터널 끝이 보이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원내대표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지난 13~18일 미국 방문 성과를 설명한 뒤, "국회가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현재 제19대 국회 임기 중 마지막 정기국회를 맞고 있다는 점에서 각종 계류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주문한 것이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이) '서비스발전기본법안' '국제의료사업지원법안' '관광진흥법' 개정안 등 3법(法)에 대해 비중 있게 말했으나 종전 얘기의 되풀이였다"고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균형 잡힌 역사관은 권력이 아니라 다양한 시각이 공존하고, 비판적 시각 있어야 가능하다. 민주주의의 다양성, 다원주의에 입각한 균형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며 정부의 중고등학교 역사(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에 대한 반대 입장을 거듭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내대표는 특히 정부가 국정화를 위한 장관 고시(告示)의 '행정예고' 기간 중이던 지난 13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44억원의 예비비를 지출키로 한 사실을 들어 "국민 불복종 운동이 일어나는 기간에 예산을 비밀리에 편성한 건 잘못이다. 의회주의를 침해하고 국회의 예비비 심사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한국형 전투기 개발(KF-X) 사업의 부실 추진 논란과 관련, 국정조사를 통한 의혹 규명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 정부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문책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이 원내대표는 전·월세난과 가계부채 증가 등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등 지방교육재정 확보, 경제 민주화 관련 공약 이행 등을 박 대통령에게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 원내대표는 특히 '법정시한 내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처리해 달라'는 박 대통령의 요청엔 "정부의 예산안 편성 제출권을 존중하지만, 국회의 예산심의권도 존중해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야당 측의 문제 제기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고통 받는 민생을 해결해 달라는 요구엔 아무 말이 없었다"면서 "국민 민생에 관해 우리 당이 더 절실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만 갖고 나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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