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호프집 1년새 9.3% 감소
비필수 지출 줄어 주점업 타격울며 겨자먹기로 ‘술값 인하’
장기간 이어진 고물가·고금리가 불러온 경기침체에 강원 지역 주점업계가 직접 타격을 입고 있다.
얇아진 지갑에 씀씀이를 줄이려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외식을 자제하면서 코로나19 당시와 같은 주점업종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11일 국세통계포털을 보면 5월 기준 도내 호프 주점은 지난해 997곳에서 올해 904곳으로 1년 새 93곳(9.3%)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입(2019년~2020년) 당시, 159곳(11.5%)이 문을 닫은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5월 기준 전국 호프 주점은 1년 전보다 1515곳(6.3%) 감소했다.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회식과 같은 비필수 지출이 크게 줄어들며 외식산업 중 주점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이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2024년 2분기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 보고서를 보면 올해 2분기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는 75.6으로 집계됐다.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매출액이 감소한 업체가 증가한 업체보다 많음을 나타낸다.
업종별로 보면 주점업의 부진이 뚜렷하다. 올해 2분기 기준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를 구성하는 업종 가운데 주점업이 70.9로 가장 낮다. 기관·구내 식당업이 99.1로 가장 높았으며, 비알코올 음료점업(84.5), 출장 음식 서비스업(80.7), 기타 간이 음식점업(76.3), 외국식 음식점업(74.7), 한식 음식점업(73.1)이 뒤를 이었다.
진현정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보고서에서 “전체 음식점, 한식, 구내식당, 주점 등 모든 부문의 매출이 코로나 이후 늘었다가 2023년을 기점으로 경제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으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다”며 “경제불황과 인플레이션으로 기업과 개인이 주점 방문과 같은 비필수 지출을 줄여 주점업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짚었다.
고물가 시대에 고객들의 지갑마저 닫히자 도내 외식업계는 울며 겨자 먹기로 주류 가격을 대폭 낮추는 선택을 하고 있다. 술값을 싸게 책정해 고객들을 유도하는 마케팅을 통해 차라리 많은 양의 음식을 팔자는 자영업자들이 늘며 저가 주류 판매 기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춘천의 A음식점은 소주를 3000원, 생맥주는 2+1 마케팅을 통해 손님 몰이에 나서고 있다.
원주의 B 삼겹살집은 소주 2000원·맥주3000원 판매에 나서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강원도회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사람들이 회식을 줄이거나 하더라도 1차에서 끝내는 경향을 보이고, 가정에서 외식도 예전 같지 않다”며 “시·군 지역 골목골목에 있던 술집은 거의 없어지고 체인점 일부만 살아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덕형 duckbr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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