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물관리위에서 11~12월 최종 확정 전망
한강·낙동강 보 해체 안건도 탄력받을 듯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이명박 정부 '4대강 사업' 때 건설된 일부 보(洑)가 단계적으로 철거된다. 환경 파괴와 사회 갈등 등 수많은 문제를 야기했던 보 철거는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으며, 2012~2013년 보 완공 이후 7여 년만이다.
환경부는 금강, 영산강 유역의 5개 보 가운데 세종보·죽산보는 '해체', 공주보는 '부분해체', 백제보·승촌보는 '상시개방'하라는 각 강 유역물관리위원회(유역위)의 의결에 따라 관련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유역위에서 내린 안건은 국가물관리위원회(국가위)에서 최종 확정한다. 유역위에서 내린 결정이 국가위의 검토의견 제출 요청에 따른 것이고, 1년여간 지역 의견 등을 수렴한 결과여서 뒤집힐 가능성은 작다. 부분철거나 상시개방이 완전 철거로 바뀔 수는 있으나 그 반대의 경우는 희박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유역위 의결 결과가 국가위로 넘어가고 나서 연내 최종 심의·의결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자연성 회복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가시적인 성과와 주민 공감대를 바탕으로 보 해체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는 유역위의 제안이 있었던 만큼 보 해체 시점은 지금으로선 단정지을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금강과 영산강에 설치돼 있는 보 철거 여부는 지난해에 이미 방향이 정해졌다. 지난해 2월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 기획위원회는 이번 유역위 의결과 똑같이 세종보와 죽산보는 해체하고 공주보는 부분 해체, 백제보와 승촌보는 상시개방을 제시한 바 있다.
4대강 사업 후 금강, 영산강 수질이 악화하는 등 환경 훼손이 심각했지만 보 개방 후 자연성이 회복됐다는 환경부의 수질·생태, 이·치수, 경제성 등의 조사 결과가 그 근거였다. 또 당초 기대와는 달리 보 기능이 홍수 예방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이를 뒷받침한다.
실제 모니터링 결과 금강 상류에 설치된 세종보와 영산강 죽산보의 수문을 개방했더니 창궐했던 녹조는 사라졌고, 자취를 감췄던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 유난히도 길었던 장마와 집중호우로 전국 곳곳에서 물난리가 있었지만 주로 지류·지천에서 홍수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에 4대강 본류에 설치된 보가 없었다면 피해가 더 컸을 것이라는 일부 견해도 설득력이 약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금강과 영산강은 보 수문개방으로 자연성 회복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며 "흉물스럽게 남겨진 콘크리트 구조물은 강의 하상을 왜곡시키고 고정보 구간의 고인 물은 여전히 썩고 있으며 용도없이 방치된 시설물은 유지관리비만 좀먹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역위가 제시한 금강, 영산강의 보 처리안은 이르면 다음 주 국가위에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 제출된 이 제시안은 작년 4대강 조사·평가단이 수질·생태, 경제성, 지역의견 등을 조사·분석한 내용과 종합 검토한 후 해체 대상에 어떤 보들을 최종 포함할지 등을 국가위가 최종 결정하게 된다. 시점은 이르면 11월, 늦어도 12월 중으로 전망된다.
금강, 영산강 보 처리 방향이 잡힌 만큼 한강, 낙동강에 설치된 보 처리 문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4대강 사업 때 설치된 16개 보 중에 한강은 3개, 낙동강은 전체의 절반인 8개가 있다. 환경부는 현재 한강, 낙동강 보 처리 방안을 놓고 경제성, 수질·생태, 안전성 등 조사·분석 절차를 진행 중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한강·낙동강유역의 보 개방 실측 데이터가 아직은 부족해 평가·분석이 현재 진행 중인 것 중에 몇 곳은 늦어지고 있다"라며 "실측 데이터의 충분한 확보, 전문가 및 지역 의견수렴 등을 거쳐 4대강 조사평가단의 보 처리 제시안이 확정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jep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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