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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February 6, 2017

전경련, 사회협력기금 3억 ‘현금 인출’…정관계 로비에 썼나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모습.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모습.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2013~16년 51차례 수시로 꺼내
사용처 ‘빈칸’…이승철 부회장이 관리
사회공헌·예술 지원 등에 쓸 돈
국회·정부 담당 직원들 활동비로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부터 최근까지 사회협력기금을 이용해 38개 보수·우익단체에 25억원을 직접 지원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사회협력기금을 관리하는 금융계좌에서 2013~2016년 4년 사이에 총 51차례에 걸쳐 3억원 가까운 돈이 사용자와 사용처를 알 수 없도록 현금으로 인출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전경련은 또 사회협력기금을 국회와 정부를 상대하는 이른바 대관업무 담당 직원들의 활동비로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사회협력기금으로 정관계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런 사실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당국으로부터 제출받은 전경련 사회협력회계 관련 은행계좌의 2013~2016년도 입출금 거래내역에서 드러났다. 사회협력회계는 사회공헌·협력사업 지원을 위해 회원기업들로부터 회비를 걷어 운용하는 자금으로, 보수·우익단체 지원에도 광범위하게 사용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관련기사 ‘전경련, 사회공헌기금 25억원 보수단체에 쏟아부었다’)
자료: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전경련의 사회협력회계 현금인출은 한건당 적게는 100만원 정도부터 많게는 2000만원 정도까지 수시로 이뤄졌다. 또 전체 51차례의 인출 가운데 31차례(71%)가 500만원으로 인출액이 같고, 건당 평균 인출액은 549만원이었다. 사회협력회계 계좌의 경우 다른 자금의 지출은 ‘적요’ 항목에 지급자(단체 또는 개인)나 지급용도가 명시되는 것과 달리, 현금은 적요 항목이 모두 빈칸으로 처리돼 사실상 사용자와 사용처를 알 수 없는 ‘꼬리표 없는 돈’이라 할 수 있다.

 전경련 내부 관계자들은 “사회공헌·협력사업이나 문화·예술·학술사업에 지원하는 사회협력회계에서 사용자와 사용처가 불분명한 현금이 수백만원, 수천만원씩 상습적으로 인출된 것은 지극히 비정상적인 일”이라며 “이승철 상근부회장이 사회협력회계 자금관리를 직접 주관하며, 지출 용도와 금액을 건건마다 일일이 승인해온 것을 고려할 때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전경련의 사회협력기금이 국회와 정부를 상대하는 ‘대관업무’를 맡은 사회협력팀 직원들의 활동비로도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회협력회계 은행계좌 거래내역을 보면 사회협력팀의 일을 하는 팀장, 직원 등 대여섯명에게 수시로 수십만원, 수백만원씩 지급됐다. 특히 2013년 11월초부터 12월초까지 한달 사이에는 사회협력팀 소속 한 직원 이름으로 적게는 20만원부터 많게는 300만원까지 7차례에 걸쳐 1220만원이 지급돼, 자금 사용처에 대한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전경련 내부 관계자는 “사회협력기금을 국회와 정부를 상대하는 대관부서의 활동비로 사용하는 것은 보수·우익단체 지원에 쓰는 것과 똑같이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 홍보실은 “사회협력회계 자금은 회계법인의 철저한 회계감사를 받기 때문에 사용처가 불분명한 자금 사용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구체적인 자금사용 내역은 밝힐 수 없고, 알지도 못한다”고 밝혔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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