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의료진 추정 인물 "중국 본토 감염자 9만명..2차 변이 가능성도"
길거리에서 시민들은 연쇄 실신..몰려드는 환자에 의료진도 '패닉'
길거리에서 시민들은 연쇄 실신..몰려드는 환자에 의료진도 '패닉'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발병지인 우한 및 우한 인근 16개 도시가 봉쇄된 가운데 SNS 등을 통해 우한 내 심각한 폐렴 확산 상황이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우한 폐렴 실상을 은폐·축소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25일 밝힌 중국 본토와 홍콩·마카오·대만 등 우한 폐렴 확진자 수는 1287명. 전날인 24일부터 24시간 동안 444명 늘어나 우한 폐렴의 급속한 확산세를 알 수 있다. 사망자수는 전날 대비 16명 늘어난 41명으로 집계됐으며 이중 39명은 우한이 위치한 후베이성에서 발생했다.
유튜브 채널 '미국이야기'는 24일 봉쇄된 우한으로부터 전달 받은 영상들을 공개했다.
시민들은 감염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만 속수무책이다. 한산한 거리에는 우한 폐렴이 전염된 것으로 보이는 시민들이 쓰러지고, 방역복을 입은 의료진들은 구급차로 이들을 실어나른다.
폐렴 환자와 24시간 붙어 있는 의료진도 예외는 아니다. 한 병원 복도는 감염 의심자들로 꽉 찼고, 또 다른 병원 바닥에는 한 의사가 가운을 입은 채로 쓰러져 있다. 구급차로 환자들을 이송하던 의료진은 길바닥에 쓰러져 일어나지 못한다.
몰려든 환자들을 감당할 수 없는 의사는 춘절 연휴를 위해 병원을 떠난 동료에게 "우린 살고 싶지 않겠냐. 저기 많은 병상을 봐라 우리가 뭘 할 수 있나"라며 전화로 고성을 지른다.
한밤중 도로에는 구급차들이 줄지어 들어오고, 식료품을 파는 마트는 사재기로 몸싸움을 벌이는 시민들 때문에 아수라장이 됐다.
우한은 인구 1천만 명이 넘는 서울급의 대도시다. 이미 내부 의료진만으로는 감염 의심자들과 환자들을 감당할 수 없어 중국 정부는 각지에서 의료진을 파견하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 육해공 3군 의료대학의 의료진 450명, 상하이 30개 병원에서 파견한 136명, 광둥성 의료진 128명 등이 현재 우한에 도착했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우한으로 급파할 의료진 1230명을 6개조로 편성했다.
베이징 거주 중인 유학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닉네임: 히히****)은 "우한을 봉쇄하면 타 지역 확산 속도는 낮아질 수 있어도 그 안에 있는 시민들은 몰살 수준의 감염 취약 상태가 된다. 한국으로 따지면 서울을 봉쇄한 수준"이라며 "파견 나간 의료진들도 90% 정도 감염이 확정된 거라고 본다. 내 지인 중 한 의사도 가기 싫다고 울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면서 우한으로 파견 나갔다"라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후베이성 의료진으로 추정되는 한 중국인은 직접 우한 폐렴의 심각성을 경고하는 영상을 올렸다.
24일 유튜브에 게시된 이 영상에는 방역복을 착용한 여성이 등장한다.
자신을 후베이성 의료진이라고 밝힌 여성은 "후베이성을 포함한 중국 전체 우한 폐렴 감염자수는 9만 명에 이른다"며 "한 사람이 전염됐는데 제대로 된 치료와 격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적어도 주변에 14명이 한번에 감염된다"라고 폭로했다. 이 여성이 주장하는 9만 명은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감염자수의 90배에 달하는 숫자다.
이어 "우한 폐렴 바이러스가 2차 돌연변이까지 성장해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1차 돌연변이 증상은 치료가 되지만 2차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환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끔찍해진다"라고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을 강조했다.
영상에 따르면 후베이성은 현재 의료 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방호복 1만4천벌, 의료용 장갑 11만쌍, 마스크 300만개 등을 우한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정부가 뭐라고 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제발 우한시에 일회용 고글, 마스크와 옷을 기부해달라. 모든 자원이 부족한 상태"라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 모두는 현재 '데드라인'에 서있다. 일부 사람들은 이 소식을 미디어를 통해 접하지 못하고 있다. 이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달라. 이것은 정치적 과제이며 모두 (우한 폐렴과 관련된) 이 이슈를 인식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ywj201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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