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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November 1, 2016

조선소 협력사 이어 직영 '고액 연봉자'도 줄줄이 퇴사 지역경제 갈수록 악화..초라한 수주 성적표로 구조조정 가속화

지역경제 갈수록 악화…초라한 수주 성적표로 구조조정 가속화
(거제=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사무직 이사급 간부 A(57)씨는 지난 1일 자로 회사를 그만뒀다.
조선불황에 따른 수주난으로 회사 몸집을 줄이는 과정에서 30여 년 일해 온 정든 회사를 떠나야만 했다.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떠올랐지만 A 씨는 회사 측의 희망퇴직 요청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한 달 정도 여행을 다니면서 마음을 추스른 뒤 일자리를 찾아볼 생각이다.
하지만 조선경기가 너무 나빠 '재취업'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각오하고 있다.
그는 당장 이날부터 소지비출 줄이기에 나섰다.
불필요한 외식 등을 자제하기로 한 것이다.
삼성중공업 사무직 부장 출신의 B씨(52)는 이에 앞서 지난 7월 초 회사를 떠났다.
수주난에 따른 구조조정 탓이었다.
그는 이후 3개월을 집에서 놀았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조그마한 회사 고문직을 맡게 됐다.
급여는 삼성중 시절에 비해 턱없이 적다.
제법 두둑한 희망퇴직 위로금을 받아나왔지만 2명의 대학생 자녀를 둔 그 역시 A 씨처럼 소비지출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A 씨와 B 씨 모두 회사에서 억대의 연봉을 받았던 고액 연봉자들이었다.
이들을 포함, 올들어 대우조선과 삼성중에서 1천500여 명씩 모두 3천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여기에 사내협력사와 물량팀(하청업체 소속 임시근로자)을 더하면 올들어 거제지역 조선업 종사자 1만 명 정도가 일자리를 잃었다.
대우조선의 경우 지난해 말 전체 직원(직영 근로자와 사내협력사 포함)이 4만6천여 명이었으나 이날 현재 3만7천여 명으로 9천여 명 줄었다.
삼성중은 같은 기간 4만여 명에서 2천 명가량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올들어 수주난으로 두 회사 수주 '성적표'가 너무 초라했기 때문이다.
올해가 아직 2개월 남기는 했지만 이들 회사 수주는 연간 목표치의 20% 안팎에 그쳤다.
대우조선은 연간 수주 목표로 62억 달러를 제시했으나 현재까지 21% 수준인 13억 달러를 수주했다.
삼성중은 53억 달러 목표치에 15%에 불과한 8억 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수주난이 심화되면서 양대 조선소들은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나섰다.
대우조선은 1천여 명의 희망퇴직자 신청을 받고 지난 1일 자로 모두 내보냈다.
사상 처음으로 300여 명의 생산직 직원들도 희망퇴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도 지난 7월 사무직을 중심으로 1천여 명을 희망퇴직 형식으로 정리했다.
대우조선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번 희망퇴직 시행 외에 지원조직 분사를 통해 올해 안에 2천명 가량을 추가로 감축할 방침이다.
전체 임직원 수를 지난 6월 말 기준 1만2천699명에서 1만 명 이하 규모로 20∼30% 줄인다는 것이다.
삼성중의 경우 하반기들어 잇달아 수주에 성공했지만 추가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거제의 양대 조선소들이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거제시의 지역경제가 날로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조선소들의 정규직 고액 연봉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고 쉽사리 재취업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소비지출을 줄일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A 씨는 "먹는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소비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수밖에 없다"고 한숨지었다.
거제시는 조선소들의 구조조정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적어도 내년까지 이어질 구조조정으로 조선소 정규직들이 회사를 떠날 경우 지역경제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관광산업 활성화 등으로 조선소의 빈자리를 충당해야 할 형편이지만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시는 정부가 조선업 침체로 조선 수주잔량 하락, 임금체불 급증 등 경기 위축이 가시화되고 있는 경남권(거제·통영·고성) 등 5개 권역에 내년 중 2조7천억원을 긴급 지원키로 한 만큼 이를 서둘러 집행해 주기를 희망하고 있다.
원경희 거제상의 회장은 "조선업계의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거제 경제는 지금보다 훨씬 위축될 것"이라며 "대우조선과 삼성중 모두 성과급과 보너스, 학자금 등의 복지혜택이 줄어들고 야간근무나 휴일 특근이 없어지게 되면 직원들의 수입이 줄고 결과적으로 소비지출 여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수주난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면 양사 직원들이나 협력사 직월들이 일자리를 찾아 아예 거제를 떠날 수도 있다"며 "정부에서 조선 밀집지역 집중투자계획을 발표했는 데 그것 못지 않게 기존 업체들이 2018년까지 존속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방법을 적극적으로 는 게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반대식 거제시의회 의장은 "내년은 조선업 회복을 기다리면서 올해보다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상황"이라며 "시는 관광 등 대체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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