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리서치뷰 정기여론조사] 진보적·민주당 지지자일수록 찬성 여론 높아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미디어오늘-리서치뷰 정기 여론조사결과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찬성 여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귀하께서는 '허위조작 가짜뉴스'를 보도한 언론사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은 질문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81%(매우 찬성 63%, 다소 찬성 18%)로 나타났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11%(다소 반대 6%, 매우 반대 5%)였으며, '모름/기타' 의견은 8%였다. 질문에 '허위조작 가짜뉴스'라는 대목이 들어가며 찬성 여론이 더욱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응답자의 91%가 제도 도입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정치적 성향에서 자신을 '보수'라 밝힌 이들은 73%, '진보'라 밝힌 이들은 92%가 '찬성한다'고 밝혔다. 리서치뷰는 "전 계층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찬성이 60%를 웃도는 가운데 통합당, 보수층, 중도층에서도 찬성이 높았다"고 전했다. 이는 진보·보수 모두 언론에 대한 불신이 높은 결과로 해석이 가능하다.
21대 국회에선 그 어느 때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punitive damages) 논의가 활발하게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민사상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악의를 가지고 불법행위를 한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형벌적 요소의 배상액을 추가하는 제도로, 미국이 해당 제도를 갖고 있다. 미국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요건은 △위법성 △의도성 또는 악의성이 명백한 경우다.
언론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시민단체들이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찬성입장이다. 열린민주당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당론으로 삼고 있다.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는 "김영란법처럼 존재만으로도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 기사의 질을 높이려면 기사에 대해 제대로 책임을 지우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미디어오늘이 언론중재위원회가 매년 발간하는 '언론판결분석보고서'에 집계된 2009년~2018년까지 10년간의 언론 관련 손해배상 청구사건 2220건을 분석한 결과 언론 보도 이후 명예훼손을 주장하며 언론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민사소송에 나설 경우 승소율이 39.7%이며, 배상을 받더라도 청구액의 10분의1 수준이 대부분이고, 절반은 500만원 이하의 배상액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판 보도를 압박하기 위한 공인·국가기관·대기업의 봉쇄 소송을 제외하고 생각한다면 실제 언론보도 피해자들이 소송으로 체감하는 피해구제는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21대 국회의 가장 시급한 개혁과제를 묻는 문항에서 '언론개혁'은 13%를 기록하며 '경제개혁'(29%),'검찰·사법개혁'(25%), '정치개혁'(23%)에 이어 순위권에 자리했다. 보수층에서는 '경제개혁'이 39%로 가장 높았고, '언론개혁'을 꼽은 응답자는 10%였던 반면, 진보층은 '검찰·사법개혁'을 38%로 가장 많이 꼽았으며 '언론개혁'을 꼽은 응답자도 17%로 '정치개혁'(19%), '경제개혁'(18%)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자신을 '진보'성향이라고 생각하는 여당 지지자일수록 언론개혁을 바라며,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필요성에 높이 공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5월28일부터 31일까지 4일간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ARS 자동응답(RDD무선 85%, RDD유선 15%)으로 의견을 물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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