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9일) 연휴에 경북 상주 한 연수원에서 대규모 종교행사가 열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행사를 주체한 선교단체가 기독교 교단 내 이단성으로 문제가 된 곳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교회개혁실천연대 고문인 방인성 목사는 1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인터콥은 1983년에 세워져 주로 이슬람 지역에서 선교하는 단체"라며 "한국에 좋은 선교단체가 많지만 인터콥은 10여년 전부터 올초까지만 해도 큰 교단에서 이단성으로 총회에 보고된 곳"이라고 말했다.
방 목사는 "(인터콥은) 이슬람 국교인 나라에 가서 종교의 충돌, 굉장히 공격적인 선교를 한다"며 "중동에 가서 아프가니스탄 축제를 벌이거나 이스라엘에 수천명씩 가서 백 투 예루살렘이라는 행사를 벌여 외교부에서 긴장감을 갖고 만류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선교단체의 문제점은 '기독교 교회 외 있는 세상은 마귀의 세상이다, 사탄의 세상이다' 등 이원론적 사고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우월주의, 승리주의, 패권주의에 사로잡혀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집회 현장에서 '빌 게이츠 등 세계 갑부 8명이 코로나19를 일부러 퍼뜨려 불필요한 사람들을 제거하려고 하는 것'이라는 음모론이 나왔다는 보도에 대해 방 목사는 "선교에 열정을 보이다 보니 인적·물적 자원이 필요할 것이고, 그 신앙적 뒷받침으로 '부의 이동'이라는 예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의 이동은 빌 게이츠 같은 사람들의 부가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신실한 크리스천, 비즈니스맨들에게 이동한다는 것"이라며 "그런 부자들이 코로나19를 퍼뜨리는 주범들이고 이제는 신실한 크리스천들이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 선교사 역을 완성한다는 개념이 (인터콥에) 있다"고 설명했다.
방 목사는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알 텐데 선교라고 하는 열정이 앞서는, 참 안타깝고 불행한 신앙을 갖고 있어 사회 공공성에 침해가 됐다"며 "한국 교회도 이런 단체들에 대해 확실하게 선을 긋거나 하는 모습이 없어서 한국 교회의 자정 능력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고 말했다.
13일 상주시에 따르면, 인터콥선교회는 지난 9~10일 화서면 한 연수원에서 내·외국인 등 3000여 명이 참석하는 1박2일 선교행사를 진행했다.
신도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일부는 강의 중 노래하고 뛰고 울부짖은 경우도 있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이들은 연수원 숙소에서 20~30명씩 팀을 이뤄 자고, 주로 도시락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가 열린 시기는 정부와 경북도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유지하고 있던 때로 실내 50명 이상 모이는 집회가 금지된 상황이었다. 상주시는 이 단체에 대해 감염병 예방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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