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kg 살은 쪘지만 건강"..1월 8차 당대회, 北체제 중요 변곡점
북 여의도 면적 18배 침수..北, SLBM 탑재 잠수함 2기 건조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김민성 기자,한재준 기자 = 국가정보원은 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현장지도 중심의 통치 방식을 정책지도 중심으로 전환했으며 최근 서해상에서의 우리나라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경위를 조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북한 동향을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가 전했다.
올해 상반기 사망설이 제기될 정도로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의문이 일었지만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비만인 점을 제외하면 건강에 이상은 없다고 보고했다.
정보위 야당 간사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김 위원장이) 2012년 8월경 90kg에서 8년간 평균 6~7kg씩 쪘다"며 "지금은 140kg대이고 지난해 130kg대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살은 조금 쪘지만 젊은 나이여서 비만이 큰 문제는 아니다"며 "2014년에 족근관 증후군으로 지팡이를 짚고 걸어다니지 못했는데 그걸 고쳤다. 정상 보행이 가능하다"고 했다.
집권 초기 현장지도 중심의 통치를 이어온 김 위원장은 북한 노동당 회의 주재 빈도를 높이는 등 정책지도 중심의 통치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 의원은 "(김 위원장이) 과거에 현장을 방문해 공장, 농촌 활동을 많이 하다가 최근에는 정책을 지도하는 노동당 회의에 집중한다"며 "올해 직접 주재한 당 정책회의가 17회인데 지난 8년간 연평균이 3회 정도로 6배 가까이 증가했다. 현장지도는 핵심 측근들이 분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김 위원장이 내년 1월 열리는 8차 당대회에서 자신과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의 직위를 격상하는 한편 열병식을 열어 충성맹세 의식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했다.
하 의원은 "김여정이 2개월간 김 위원장의 수행을 중단했는데 그때 방역·수해 등 별도 현안을 관리했다"며 "여전히 외교안보 뿐 아니라 당 참관행사 총괄 기획을 맡고 있어 국정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내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김여정이 위상에 걸맞은 당 직책을 부여받을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국정원이 보고했다"며 "김 위원장도 지금 원수인데 대원수급의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공개활동이 없었던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미국 대선 후 대미 정책을 수립하는 데 전념하는 것으로 파악한다는 국정원 보고가 있었다고 정보위 여당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김 의원은 내년 1월 예정된 북한의 8차 당대회에 대해 "(김 위원장이) 당 대회를 준비하면서 민심 수습과 대내외 국면을 타개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하고 있으며 당 대회를 통해 충성맹세를 하려는 게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며 "최근 북한이 당 창건 열병식 당시 동원된 장비를 평양에 잔류시키고 군단별 훈련에 다시 돌입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는 내년 8차 당 대회에서 열병식을 다시 열어 충성맹세 의식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대회에서 김 위원장의 위상을 강화하려는 권력구조 개편과 새로운 대내, 대외 전략요소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어서 북한체제의 중요 변곡점이 될 수 있어 (국정원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북한의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전파교란 작전 부대가 통신교란용으로 추정되는 개인장비를, 화학전 부대는 생화학 탐지세트로 추정되는 소형 가방을 착용하고 있었다고 보고했다.
또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가 가능한 로미오급의 개량형 잠수함 1대, 신형 중대형 잠수함 1대 등 총 2대를 새로 건조하고 있다고도 했다. 중대형 잠수함의 재원은 국정원이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최근 서해상 우리나라 공무원의 피격 사망 사건에 대한 경위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는 정황도 보고됐다.
하 의원은 "첩보 상으로 김 위원장의 시신 수색 관련 정황이 있었다"며 "김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사건경위를 조사하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 피격 사건 후 우리 군의 SI(Special Intelligence·감청 등에 의한 특별취급 정보)가 언론을 통해 노출된 것과 관련해서는 "북한 통신망이 우리 언론에 많이 노출돼서 통신망 이용량이 줄었다"며 "(북측이) 자기들끼리 교신할 때 쓰는 은어 체계도 조금 변했다"고 했다.
피격 공무원의 월북 여부나 북한군의 시신 소각 문제에 대해서는 국정원 또한 국방부, 해양경찰과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하 의원은 전했다.
북한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및 수해 상황도 국정감사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국정원은 북한이 비상방역법을 개정해 코로나를 잘 관리하지 못한 간부들에게 사형 선고까지 가능하도록 했다고 보고했다고 하 의원이 전했다. 또 당 중앙위원회 검열대를 파견해 방역을 하고 있고 국경봉쇄 및 접경지역 지뢰 매설도 진행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은 거주하는 외국인 중환자의 경우 코로나 감염에 대비해 수레를 이용해 이동시키고, 지난 8월 중순 (북한) 세관에서 남측 물자를 북으로 반입한 세관원들을 대규모 처벌하기도 했다는 보고도 있었다.
하 의원은 코로나19과 관련한 북한의 과잉대응과 관련해 "올해 2월27일 당 정치국 회의 문건에 '코로나 유입 시 큰 재앙이 온다', '30만명, 50만명이 죽을지 모르는 상황', '북한에는 코로나 대응 수단이 0이다'는 문구가 있었다"며 "때문에 코로나에 대해 트라우마가 있고 외부 물자도 아예 안 받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올해 수해로 함경남도 검덕에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 의원은 "북한의 최대 비철금속 매장지인 함경남도 검덕이 여의도 면적의 18배 달하는 지역의 침수 피해를 입어 8~9월 납, 아연, 마그네사이트 생산량이 30%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곡 수확량도 평년 대비 20만톤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국정원의 사이버 위협 실태 보고도 이뤄졌다.
김 의원은 "올해 국가 공공분야에 대한 사이버 공격 시도 건수가 하루 평균 162만 건으로 2016년 41만건에 비해 4배가 급증했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올해 발생한 해킹사고 중에서 공격 주체는 북한이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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