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으로 세계 노예 만든다" 코로나 음모론 펼쳐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와의 관계도 재조명경북 상주 BTJ열방센터 집단감염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500명을 넘고 있는 가운데 해당 센터를 운영하는 인터콥의 과거 행보 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BTJ열방센터는 선교단체 인터콥이 운영하는 시설로, 정통 개신교에 벗어났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난해부터 방역 수칙을 어기고 수 천명이 밀폐된 공간에 모여 교육을 받고 활동해 코로나19 집단 감염의 시작점으로 지목되는 곳이다.
기독교 매체인 뉴스앤조이 미국 지사에서 기자로 활동했던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1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성회의 옳은소리'에서 "아프가니스탄 선교를 갔던 분당 샘물교회의 배후에는 인터콥이 있었고, 관련 인물인 최바울이 현재 논란의 상주 BTJ 열방센터의 운영자와 동일 인물"이라고 전했다.
2007년 7월 분당 샘물교회 신도 23명은 아프간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중 탈레반에 의해 납치돼 42일만에 풀려났다. 개신교계 일부는 인터콥이 2006년 아프간에서 연 평화축제가 탈레반을 자극해 샘물교회 피랍·피살 사건의 단초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당시 언론에 따르면 분당 샘물교회 신도들은 인터콥의 주선으로 아프간으로 출국했다고 전해졌다.
당시 아프간 피랍 사태는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탈레반 측은 카리 유수프 아마디 대변인을 통해 아프간에 주둔하고 있는 한국군을 철수하지 않을 경우 인질들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탈레반 측은 납치 7일째인 7월 25일 선교단을 이끌었던 배모 목사를 살해했고 이어 31일에는 심모씨가 살해됐다.
교회 측은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안전 대비책도 없이 아프간 사지(死地) 선교활동을 강행했으며 사태 발생 후에는 선교 활동을 했던 사실을 감추기에만 급급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빌 게이츠가 세계 노예 만들려 백신 개발?"
이런 가운데 인터콥의 수장격인 최바울씨의 코로나19 관련 발언도 또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사이비 종교 문제를 다루는 전문매체 바른미디어 대표인 조믿음 목사는 11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인터콥 핵심 인사인 임모 선교사가 지난해 12월 13일 한 교회에서 했던 설교를 설명하면서 "이들은 코로나19가 심각한 전염병이 아니라고 한다. 심각한 전염병은 사망률이 30% 정도 돼야 하는데 코로나19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방역은 우리나라처럼 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기독교 시민단체 평화나무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해 7월 한 집회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프로젝트'라고 주장하면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5년 전 코로나19와 전쟁을 예견하면서 백신을 개발하도록 자금을 한국 등에 지원했다"며 "그 백신을 맞으면 세계가 그들의 노예가 된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이에 따르면 최씨는 "2015년 빌 게이츠가 '앞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건 핵폭탄이 아니고, 코로나바이러스다'라고 말했다"라며 "군인들에게 백신을 통해 약물을 먹여 노예로 만드려고 한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실제 당시 TED 강연에 따르면 게이츠는 정확하게는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라고 말했다.
전광훈 목사와는 무슨 관계?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인 전광훈씨와 연대하는 모습도 종종 포착된다는 전언이다. 평화나무에 따르면 2019년 6월 열린 인터콥 3차 비전캠프에 전씨는 강사로 출강, 청년 수천명을 상대로 설교했다.
또 그 당시 전씨가 청와대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릴레이 단식을 이어갈 때 최씨는 지지방문을 하기도 했다. 전씨가 지난해 5월 18~20일까지 대규모 집회를 강행한 곳도 상주 BTJ 열방센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소년 속으로 침투
평화나무에 따르면 인터콥은 214개 이상의 전국 중고등학교에 UBTJ(U=Youth, BTJ=Back To Jerusalem) 모임을 결성해 청소년들 속에 침투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인터콥은 '청소년 비전스쿨'이란 명목으로 보호자 동의서를 포함한 신청서를 받는다. 내용을 살펴보면 학교, 학년, 출석교회, 연락처 등의 개인정보는 물론이고 인터콥 참여 여부를 기재하게 돼 있다.
이인규 대표(세계한인기독교이단대책연합회)는 기독교 인터넷 매체인 '당당뉴스'에 기고한 '인터콥을 조심하라'라는 제목의 글에서 "비전스쿨을 참가한 청년들이 교회와 직장을 그만 두고 인터콥의 선교사로 나가겠다는 문제 때문에 미주의 목회자들이 인터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인터콥의 문제점이 처음으로 제기됐다"고 소개했다.
국내 주요 교단들, 인터콥 제재 가해왔지만
한편 국내 개신교 주요 교단들(예장통합, 합동, 합신, 고신 등)은 인터콥의 이단성과 공격적 선교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2011년 이후부터 총회 결의로 인터콥과 교류금지, 참여 자제 등의 제재를 했다.
이에 최바울 씨는 2011년 3월 사과문을 발표하고 "인터콥선교회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를 비롯하여 존경하는 교계 지도자와 신학자들로부터 지도와 재교육을 받아 건강한 선교단체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인터콥은 마태복음 24장 14절을 근거로 '모든 민족에게 복음이 증거 되는 것을 예수님 재림의 절대 조건'으로 여기고 가르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신천지에 대한 현장 취재를 15년 가까이 해온 변상욱 앵커도 6일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 인터뷰에서 BTJ 열방센터와 인터콥에 대해 "정통 개신교로부터 벗어나 있다"고 지적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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