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 정보 없다더니…이사진에 초전도체 연구진 합류
씨씨에스, 9월말 최대주주 변경 직후 CB 발행 및 유상증자초전도체 테마로 연이어 상한가를 기록했던 코스닥 상장사 씨씨에스(충북방송)에 대해 한국거래소가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주가 급등에도 특별히 공시할 내용이 없다던 씨씨에스가 하루 만에 초전도체 연구소 출신 인물들을 사내이사로 추천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씨씨에스의 해명이 충분치 않다고 판단될 경우 제재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씨씨에스는 지난달 31일 주가 급등에 대한 이유를 묻는 조회공시 요구에 대해 ‘중요 정보 없음’이라고 공시한 뒤 하루 만에 주주총회 소집결의 공시를 정정했다. 앞서 씨씨에스 주가는 지난달 24일부터 30일까지 60% 넘게 급등했다.
주총 소집결의 공시 이후 씨씨에스는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오는 1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 새로 추천된 이사들의 명단이 공개됐는데, 이 중 2명이 상온 초전도체 물질 논란이 있는 ‘LK-99′ 관련 연구진이었기 때문이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권영완 고려대학교 KU-KIST 융합대학원 연구 교수와 김지훈 퀀텀에너지연구소 전 리서치디렉터는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함께 지난 7월 ‘LK-99′ 발견 사실을 발표했다. 당시 학계에서는 LK-99를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하지만 증시에서는 초전도체 테마가 여전히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거래소 측은 씨씨에스 측의 소명이 불충분하다고 판단할 경우 제재에 나설 계획이다. 한 달간 씨씨에스 측과 소통을 거친 뒤 잘못이 인정될 경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를 한다. 이후 7일간 이의신청 기간을 두고 공시위원회를 거쳐 제재금이나 벌점을 부과한다.
일각에선 씨씨에스가 초전도체 테마를 이용해 주가를 의도적으로 띄우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지난 9월 25일 최대주주에 오른 ‘컨텐츠하우스210′이 하루 만에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고, 1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단행했기 때문이다. 제3자배정 대상자는 퀀텀이구성장1호 조합이다.
주가가 급등할 경우 CB를 인수한 이들은 CB를 씨씨에스 주식으로 전환해 큰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유상증자로 주식을 인수한 이들도 마찬가지다. CB의 전환가액은 주당 1155원, 유상증자 발행 단가는 주당 882원이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씨씨에스 주가인 3500원을 기준으로 CB 인수 주체는 406억원, 유증 인수 주체는 296억원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이는 컨텐츠하우스210이 씨씨에스를 인수했던 대금보다 많은 금액이다. 컨텐츠하우스는 지난 9월 이전 최대주주로부터 씨씨에스 지분 24.24%를 2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잔금 납입은 16일 열리는 임시 주총 5일 전에 이뤄지고, 11일 최대주주가 변경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씨씨에스가 작전 세력의 먹잇감이 됐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껍데기(쉘) 회사를 인수한 뒤 유상증자나 CB를 찍은 다음 펄(테마가 되는 소재)을 붙여 주가를 올리는 작업은 작전 세력의 기본 프로세스”라고 말했다.
최대주주인 컨텐츠하우스210은 권영완 교수 합류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씨씨에스 인수 후 초전도체사업 관련 방향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기업 성장을 위한 사업다각화와 확장을 위해 신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씨씨에스는 종합유선방송사업자로 충청북도 충주시, 제천시, 음성군 등에 케이블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채널명은 CCS충북방송이다. 종합유선방송사업 외에도 각종 지역행사 유치, 프로그램 콘텐츠 유통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컨텐츠하우스210은 2021년 5월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설립된 영상제작 및 광고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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