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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August 7, 2024

오마카세 즐기다 1900원 맥줏집으로… 짠내나는 짠한 MZ

 욜로서 요노로… 확 바뀐 2030

불경기에 사치보다 실속 소비 늘어
배달·외식비 줄이고 절약법 공유
무지출 챌린지에 ‘거지방’도 인기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4일 오후 10시쯤 ‘생맥주 1900원’ 간판을 단 서울 관악구의 한 일식 주점 앞에 방문객 4팀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4월 고깃집이 있던 자리에 새로 오픈한 이 주점은 저렴한 가격으로 매주 주말이면 젊은이들로 만석을 이룬다. 가격은 꼬치 하나에 900원, 파스타 한 접시에 6900원. 인근에 ‘생맥주 1900원, 닭날개튀김 900원’을 내걸고 먼저 문을 연 가게도 주말 저녁마다 대기가 필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과시 소비에 빠졌던 젊은 층이 고금리·고물가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우후죽순 생겨났던 파인다이닝과 오마카세가 줄고 20~30대가 모여드는 번화가엔 낮은 가격을 무기로 내세운 식당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이날 해당 주점을 방문한 직장인 임모(30)씨는 최근 외식비 절약을 시작했다. 임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고가의 오마카세를 즐겨 다녔는데, 한 달 전에도 예약이 어려웠던 곳들이 최근엔 2~3주 전에 자리가 꽤 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식비가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요즘은 저렴하면서 분위기나 음식 맛이 나쁘지 않은 음식점이 많아 비싼 식당은 발길을 끊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20~30대의 소비 변화는 데이터로도 확인된다. 7일 NH농협은행이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농협은행 개인 고객의 금융 거래·카드 결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2030세대의 외식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감소했다. 2030세대를 제외한 다른 연령대에서 3%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이용도 2030세대에서 9% 눈에 띄게 줄었다. 다른 연령대는 3% 감소한 데 그쳤다.

2030세대는 변동지출뿐 아니라 고정지출도 줄이고 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소셜미디어에서 2030세대의 돈 관리 최대 관심사가 ‘고정비 최소화’라는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 4분기 20대의 통신비 건당 결제금액은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29.2% 줄었다. 30대 역시 32.8% 큰 폭으로 감소했다. 50대는 3.6%, 60대는 6.1% 증가했는데 젊은 층에서는 반대로 감소세를 보였다.

교통비 부담을 덜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 주 이용층도 2030세대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체 기후동행카드 전체 구매자 중 20대가 29%, 30대가 28%를 차지한다. 40대와 50대는 각각 15%, 18%였다.

젊은 층의 사치품 지출도 줄고 있다. 이제까지 젊은 층의 절약은 한 번의 ‘플렉스’(과시형 소비)를 위한 양면소비의 일환이라는 인식이 컸던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농협은행 결제내역 분석에서 지난 상반기 액세서리점과 시계전문점에서 2030세대의 결제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18%, 14% 줄었다. 다른 연령대에서 각각 1%, 3%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큰 감소 폭이다.

NH농협카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온라인 명품을 결제한 고객 수는 지난해 1분기보다 63% 감소했다.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결제 고객 수가 줄기는 했지만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감소 폭이 줄었다. 같은 기간 30대는 38%, 40대는 20%, 50대는 11% 감소했다.


절약에 도움이 되는 애플리케이션도 인기다. 이용자들끼리 서로 사용하지 않는 중고물건을 거래할 수 있는 ‘당근마켓’과 중국산 물건을 헐값에 구입할 수 있는 ‘알리익스프레스’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쿠팡 상품의 최근 수 개월간 가격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풀센트’라는 앱도 성행하고 있다.

다소 극단적인 절약 문화가 유행을 타기도 한다.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거지방’도 그중 하나다. 거지방이라고 이름 붙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절약이라는 목표 하나로 모여 익명의 이용자들끼리 서로 소비를 줄이도록 채찍질한다. “3만원짜리 젓가락이 예쁜데 사도 될까요?” 라는 질문이 올라오면 “젓가락이 예쁠 필요 있나요”라는 대답이 달리는 식이다.

이외에도 일정 기간 아무런 지출을 하지 않는 ‘무지출 챌린지’, 하루에 정해진 현금만을 사용하고 카드를 쓰지 않는 ‘현금 챌린지’ 등 갖가지 절약법이 번지고 있다.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짠테크’로 큰돈을 모은 이들이 스타로 뜨기도 한다.

대신 이들의 관심이 향한 곳은 재테크다. 한 대형 증권사의 신규 위탁(주식)계좌의 20대 비중은 2022년 15.1%에서 2023년 15.9%, 지난 1~5월 17.3%로 꾸준히 늘어났다. 30대 역시 같은 기간 21.8%에서 22.7%, 23.6%로 증가세다.


2030세대가 이렇듯 실속 소비로 방향을 바꾼 것은 경기 침체를 피부로 체감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발표한 ‘20대 청년세대의 취업 특성과 변화’ 보고서를 보면 20대 취업자의 상용직 비율은 2019년 84.7%에서 2022년 73.2%로 떨어졌다. 반면 임시·일용직 취업자는 같은 기간 11.0%에서 19.8%로 크게 올랐다.

특히 고졸 이하 저학력 청년층의 임시·일용직 비율은 2019년 17.0%에서 2022년 34.3%로 3년 만에 2배가량 올랐다. 반면 이들의 상용직 비율은 같은 기간 77.9%에서 55.4%로 떨어졌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여행 등이 어려워지면서 한때 젊은 층의 사치품 소비가 크게 늘었는데 몇 년 새 불경기 여파로 정반대 흐름이 시작됐다”며 “2030세대가 절약을 하나의 놀이처럼 즐기면서 일종의 유행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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