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해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이날 간담회는 문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영향과 조기극복 방안을 경제계 인사로부터 직접 듣고 논의하기 위해 만들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그리고 이재현 CJ 회장이 참석했다.
이중에서도 주목받는 인물은 이 회장이다. 그가 청와대 재계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11년 이명박 대통령과 30대 그룹 신년 간담회 이후 9년 만. CJ그룹은 그동안 재계나 정부 행사에 손경식 CJ 회장이 참석해왔다.
업계는 재계순위 5위권 밖인 CJ가 이번 행사에 참여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청와대 측은 CJ그룹이 소비재 기업으로 코로나19와 연관이 깊어 이번 간담회 초청 리스트에 올렸다고 전했다.
애초 주요 경제단체와 5대 그룹에 한정해 간담회를 준비했지만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해외출장 등으로 참석할 수 없게 되자 중국 사업 규모 등을 고려해 CJ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CJ그룹은 중국 내 사업 비중이 높은 기업 중 하나다. CJ는 중국 현지에서 CGV, 올리브영, 뚜레쥬르, 비비고 등의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중국내 식품과 바이오 생산시설 19곳을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J는 문화, 식품,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국의 소비자들을 직접 상대하고 있다”며 “그만큼 중국을 잘 알고 동시에 코로나19 영향을 가장 많이 받기 때문에 오히려 간담회에 빠지는 게 이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CJ 초청 배경에 ‘기생충 효과’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문 대통령이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최근 우리 기업들이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국민의 희망이 되고 있다”고 말하며 그 첫 사례로 CJ를 꼽았다. 문 대통령은 “CJ그룹이 투자한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 작품상을 비롯한 4관왕이 영예를 차지했다”며 “한류 문화의 우수성을 또 한번 세계에 보여준 쾌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CJ그룹은 지난 25년간 영화는 물론 K-팝, K-푸드 등 한국 문화의 세계화를 위해 꾸준히 투자해왔다. 영화 기생충 신화가 CJ ENM의 투자가 빚어낸 결실이란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CJ의 뚝심 있는 투자에 대해 격려하고 수상을 축하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한층 더 의미를 실어준 것 아니겠냐”며 “이재현·이미경 남매의 문화 사업에 대한 진정성을 인정한 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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