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자 오슬로대 한국학과 교수가 코로나19 감염증 사태에서 한국 보수 언론은 '공포마케팅'을, 보수 정당들은 총선 대비용 '정권 흠집내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13일 박노자 교수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했다. 그는 평소에 노르웨이에 거주하다 최근 한국에 입국했다. 이날 박 교수는 진행자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 과정에서 유럽인의 아시아인 대상 인종주의 경향 등에 대해서도 거론했다.
진행자는 '유럽에도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있냐'는 취지의 질문을 하자, 박 교수는 "혐오와 인종주의의 광란이 지금 춤추고 있다"고 답하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일례로 자신이 아는 한국 연구자들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갔다가 "현지인 청소년들한테 '코로나가 온다, 바이러스가 온다'는 (소리를 듣고) 손가락질 당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KLM 네덜란드 항공 기내에는 한국인만 보게 한국말로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고 써놨다. 모든 한국인들을 잠재 보균자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다. 인종주의적 광란이다"고 짚었다.
진행자가 '유럽에 코로나19가 발병한 중국인, 한국인에 대한 혐오가 상당하다는 것이냐'고 묻자, 박 교수는 "원래는 혐오가 상당하지도 않고, 그다지 많지도 않았다"라며 "이번에 유럽에서 (혐오를) 부추기는 것에 미국발 뉴스가 큰 역할을 한 것 같다"고 짚었다.
그는 영국 내 사립학교 학부모들이 중국에 다녀오지도 않은 중국인 학생에 대해 '수업 참여 반대 청원'을 한 상황과 한국의 식당이나 편의점에 '중국인 출입금지'를 붙여놓은 것은 "똑같은 것"이라면서, "아주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사태가 이같이 번진 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코로나19 관련해 "미국발 뉴스에 상태를 대단히 과장되게 표현하는 부분이 많았다. 한국 내 보수 언론이나 유럽 보수 언론들이 그 부분을 상당히 의도적으로 확대 해석했다"면서 "과장된 뉴스를 받아쓰기하고 확대 해석해서 공포 마케팅하는데 국내 보수 언론들의 역할이 상당히 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 진영으로서는 정권 타도 명분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예컨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식으로 흠집낸다"고 주장했다.
진행자가 '보수 언론과 정당이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를 부추기는데 정치적인 것도 섞여 있다고 보냐'는 취지의 질문을 하자, 박 교수는 "정권을 어떻게든 뒤집어보려는 차원에서 좀 더 심하게 '정권이 무능하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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