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英·美서 '아나필락시스' 모더나'관절 통증' 화이자 임상시험 때 알레르기·임산부·청소년 빠져
영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사례가 나왔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임상 참가자들이 크고 작은 후유증을 경험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영국과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백신 후유증이나 부작용이 잇따라 보고되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후유증이 소수에게 나올 수 있는 문제로 자칫 백신 접종 거부사태로 이어지지 않도록 사전에 접종자들에게 충분히 설명이 되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의 의료 종사자가 전날 화이자 백신을 맞은 뒤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 환자는 다른 약물에 대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이력은 없으며 현재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환자가 보인 알레르기 반응은 ‘아나필락시스’이다. 이 반응은 우리 몸에서 발생하는 급격한 전신 알레르기 면역 반응이다. 병원체 등 외부 물질이 체내에 들어오면 우리 몸은 방어를 위해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이 때 대표적인 반응이 병원체 단백질(항원)에 결합하는 항체라는 단백질을 만들어 병원체의 재침입을 인식하고, 항원을 둘러싸 막는 반응이다. 인간 등 포유류에서 이렇게 만들어지는 항체는 이뮤노글로불린(Ig) A, D, E, G, M 등 5종류가 있으며 초기에는 IgM이 생성되고 나중에는 IgG가 만들어져 주요한 면역 작용을 담당하게 된다. IgG는 전체 항체의 약 75%를 차지한다.
IgE는 이 같은 항체 가운데 매우 소수만 만들어지는 항체다. IgE는 전체 항체의 0.05% 수준으로 적게 만들어지며 주로 알레르기 반응에 관여한다. IgE는 ‘비만세포’라는 면역세포 표면에 붙어 있는데, 알레르기 유발 물질(알레르겐)이 들어오면 신경전달물질의 일종인 히스타민을 분비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아나필락시스는 이 같은 알레르기 반응이 급격히 진행되면서 쇼크와 비슷한 급성 전신 반응을 일으키는 증상이다. 보통 소량의 외부 물질에 의해서도 일어날 수 있으며 빠르면 접촉한지 수 분 만에도 발생할 수 있다.
기관지 근육에 경련이 일어나 호흡 곤란이 오고 혈압이 떨어지며 뇌로 가는 혈류가 줄면서 어지러움증이나 두통이 일어난다. 심하면 정신을 잃는다. 피부 점막에 두드러기가 나기도 하고 입술이나 혀의 혈관에 부종이 일어나기도 한다. 호흡곤란을 겪지 않도록 기도를 확보하는 등의 응급조치가 필요하며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 등을 투여해 치료한다.
앞서 이달 8일(현지시간) 화이자 백신을 맞은 영국 의료 종사자 2명도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보였다. 이에 영국 의약품규제당국(NHS)와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관련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과거 약품이나 음식, 백신 등과 관련해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이들은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말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화이자는 애초 임상시험 때도 부작용 우려로 아나필락시스 반응 등 알레르기 이력을 가진 사람은 대상자에서 배제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임상시험에서 안면신경마비 등 과민성 부작용을 경험한 사람은 0.63%(137명)로 위약을 투약 받은 사람(0.51%·111명)보다 약간 비율이 높았다. 알레르기 이력을 가진 사람을 제외한 결과라 관련 정보가 부족한 상태다.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 외에 임산부와 청소년에 대한 임상 데이터도 부족하다. 화이자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화이자는 “현재 임신부 백신접종과 관련된 자료가 제한적"이라며 "임신했거나 임신을 계획하는 경우나 출산 후 수유 중일 경우, 의료진에게 이를 알려야 하며 백신 접종 2개월 안에는 임신을 피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말한다. 16세 미만 어린이도 접종하지 말라고 권고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3일 화이자 백신을 16세 이상 미국인에게 접종해도 좋다고 승인했다. 그러면서 심각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안전하게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경우 의료진이 백신을 접종한 뒤 30분간 잘 관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달 중 미국에서 승인이 예상되는 미국 생명공학기업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임상 참가자들이 크고 작은 후유증을 경험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생명공학기업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임상 참가자들이 크고 작은 후유증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지난 8월 임상 3상에 참여했던 조슬린 에드워즈는 "한밤 중 꼼짝도 못하고 덜덜 떨었다"며 "이후 하루동안 심한 오한과 심각한 목 통증, 두통 등이 있었고 모든 관절들이 아팠다"고 말했다. 열이 너무 많이 나 땀을 많이 흘리며 1.3kg 정도 살이 빠졌다고도 말했다.
임상 3상에 참여한 또 다른 의료종사자인 에이미 워런도 2차 접종 후 오한과 발열, 심한 관절 및 근육통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은 심한 부작용 등이 있었지만 이후에 상태도 나아졌고 일상에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백신을 접종하는 게 좋다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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