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떻게 내가 무증상 감염자가 될 지 모른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규 확진자수 기록이 깨지며 3차 대유행 초입에 들어섰다. 전체 확진자 중 40%가 '무증상자'다. '호흡기 질환이 없어도' 일단 검사를 받은 후 자가격리 하는 것이 가족과 지역사회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1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신규 확진자는 718명을 기록했다. 전날 1030명에 달했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만에 300명 이상 감소한 것이다.
확진자가 급감한 것은 새로운 대규모 집단감염이나 관련 추가 확진자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지난 12일 하루 동안 콜센터, 종교시설, 요양병원 등에서 20~50명의 확진자가 쏟아지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00명을 넘어섰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환자 수를 추계해보면 하루 950~1200명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코로나 유행이 발생한 이래 최고의 위기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지난달 19일 수도권에 한해 거리두기 1.5단계로 격상했고 5일 뒤인 24일 2단계로 강화했다. 지난 8일부터는 2.5단계로 올라갔다. 통상 거리두기 효과는 적용 후 10일에서 2주 뒤에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도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다.
효과가 미미한 이유 중 하나로 무증상자가 누적이 꼽힌다. 감염원을 알 수 없어 유행 조기 차단책 중 하나인 '역학조사'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전날까지 2주간 감염경로 불명 확진자 비율은 22.3%다. 밝혀진 확진자들 5명 중 1명의 감염 원인을 파악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대본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확진자들까지 따졌을 때 약 40%가 무증상자일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자 정부는 대규모 무료 코로나19 진단검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날부터 수도권에 임시 선별검사소 150곳을 설치해 내달 3일까지 3주간 '집중 검사 기간'을 운영한다.
검사 비용은 '전액 무료'다. 휴대전화 번호 외에 다른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 '익명검사'도 가능하다. 또 방대본의 새 '코로나19 대응 지침'에 따라 의심 증상이나 확진자와 역학적 연관성이 없어도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기존엔 보건소 검사 지시가 없다면 진단검사보다 '자택 대기' 등을 권고했었다.
전문가들은 이유를 불문하고 우선 검사부터 받으라고 강력하게 조언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일단 무료다. 그리고 누구나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검사 받을 수 있는 장소도 150곳이 늘었다"며 "언제 어떻게 무증상 감염자가 될 지 모른다. 일단 검사를 받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체가 건강하고 호흡기 관련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일수록 더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이들은) 자신이 건강하다는 믿음 때문에 활동 범위가 굉장히 넓기 때문이다. 지금 본인이 기침을 하는지 안하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모든 국민이 당장 다 검사를 받으라는 건 무리가 있다"면서도 "최근에 외부활동을 많이 했거나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거나, 회식 자리를 가졌던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사 결과가 음성이더라도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며 "의료계가 한계에 다다랐다. 국민의 협조가 없으면 절대 극복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