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100인 지지 선언에 정의구현사제단 등 가세
"검찰, 과거 허물 벗는 일 겁낼 필요 없어..참회하길"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천주교·개신교·원불교·불교로 구성된 종교계 100인이 지난 1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개혁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한 데 이어, 천주교 사제·수도자 4000여명도 검찰개혁 지지에 동참하고 나섰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일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종교계 100인 선언을 지지한다"며 "검찰은 오늘 이 순간까지 자신이 걸어온 시간을 돌아보면서 참회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잠잠히 고요하게 지내야 할 사제와 수도자들이 이렇게 나선 것은 숱한 희생과 헌신 끝에 이룩한 우리의 민주주의가 또다시 갈림길에 놓였기 때문"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검찰개혁'이라는 네 글자에 주목하는 이유는 지금이 아니면 영영 어려울 것이라는 위기의식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누구라도 가졌던 것을 내놓기는 쉽지 않고, 하물며 독점적으로 행사하던 권한들을 포기하는 일은 더욱 그럴 것"이라며 "하지만 매미 같은 미물도 때가 되면 허물을 벗는다. 과거의 허물을 벗는 일을 겁낼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사제단은 "법무부 장관이 제기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배제의 여섯 가지 이유에서 여실히 드러났지만, 남의 허물에 대해서는 티끌 같은 일도 사납게 따지면서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해지는 검찰총장의 이중적 태도는 검찰의 고질적 악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특권층의 비리와 범죄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눈감아 주지만 자신의 이해와 맞지 않으면 어떤 상대라도, 그것이 국민이 선출한 최고 권력이라도 거침없이 올가미를 들고 달려드는 통제 불능의 폭력성을 언제까지나 참아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제단은 또 사법부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재판관 사찰'이 만천하에 드러났는데도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부의 구성원들은 뚜렷한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며 "재판관에 대한 사찰과 정보정치를 업무상의 관행이라 강변해도 그저 묵묵부답하는 대목에서는 불안과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사제단에 따르면 이번 선언에는 김희중 대주교 등 대주교와 주교 6명과 사제 926명 등 모두 3951명이 참여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천주교·개신교·원불교·불교로 구성된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종교계 100인'이 "법무부의 검찰개혁 조처를 지지한다"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검찰개혁을 두고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통탄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검찰개혁은 오랫동안 지체되어 온 숙원이지만 검찰은 거악의 한 축으로 살아온 과거를 반성하기는커녕 기득권 수호를 위해 자신의 본분을 팽개치기로 작정한 듯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 측과 추 장관 사이에 벌어지는 논란을 지적하며 "법질서를 구현하겠다는 검찰의 사명의식은 일견 갸륵한 것일 수 있으나 책임감이 과잉된 나머지 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sewry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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