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배달비가 6000원이라니, 요즘 배달비가 선을 넘는 것 같아요."
주문음식 배달비가 계속 오르면서 치킨 배달비 6000원 영업점이 등장했다. 디저트 카페의 경우 배달비가 1만원이 넘는 곳도 생겼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수요 증가와 인건비 상승으로 배달료가 급증하자 소비자들과 외식 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불황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선 비용 부담마저 커졌다며 곡소리가 나온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배달대행업체들이 받는 배달 1건당 기본료가 3000원대에서 4000원대로 올랐다. 배달대행플랫폼 부릉의 경우 지난달 서울 서초·방배 지역 대리점의 배달대행 1.3㎞ 기본료가 3600원에서 4730원으로 31% 올랐다. 서울 송파 대리점은 3500원에서 4000원으로 상승했다.
배달대행료는 거리가 더 늘어나면서 가격이 오른다. 택시요금처럼 추가요금이 붙어 배달비가 6000원을 훌쩍 넘어서는 경우도 많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몇 년 전만 해도 배달비를 받지 않던 치킨 프랜차이즈점에서조차 6000원의 배달비를 받는 곳이 등장했다. 그동안 치킨 프랜차이즈점의 경우 배달원을 직고용했지만 최근 배달원 구하기가 어려워지며 배달대행업체를 쓰는 사례가 많아지면서다. 배달 가격이 오르자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디저트 카페에서는 1만~1만3000원의 배달료를 받는 곳도 생겼다.
이를 두고 온라인 카페 등에서는 '미쳐 돌아가는 배달료 근황'이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배달비가 너무 비싸다", "배달 갑질이다" 등 비판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영업자들도 배달료 인상으로 고통을 겪는다는 볼멘소리를 한다. 소비자들에 배달료를 모두 전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은 배달비 일부를 소비자와 함께 부담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자영업자는 "지난달 배달대행업체에서 배달비를 인상하면서 배달료 4700원이었던 거리가 6500원으로 올랐다"며 "손님한테 배달료 2000원 받고 있는 것을 5000원으로 올려야 하는데 그러면 배달 주문이 끊길 것 같아 차라리 가게를 접어야 하나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3㎞ 거리에 1만7000원짜리 음식을 팔아서 고객한테 배달료 3000원 받고 배달대행회사에 8000원을 줘 3000원 벌었다"며 "월세,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음식을 팔아도 망하는 가게가 많아질 것 같다"고 토로했다. 매출이 늘어도 배달대행업체만 배불리게 된다는 지적이다.
배달업계에서는 인건비가 올라 배달비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배달 수요가 늘고 배달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배달 라이더 몸값도 올랐고, 배달대행지점에서 가격을 정하는 구조라 배달대행플랫폼사는 배달료에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내 배달대행 1위 기업인 바로고에 따르면 2018년 12월 353만건이었던 배달완료건수가 지난해 12월 1670만건으로 373% 증가했다. 배달 라이더들의 부담도 커졌다. 같은 기간 1인당 배달 건수가 519건에서 596건으로 15%가량 늘었다.
배달대행업체 관계자는 "주문건수가 많아지다보니 수요공급 원리에 따라 인건비가 올랐고 배달료의 90% 이상은 라이더가 가져간다"며 "배달앱 업체에서 주문금액의 12~16%대를 배달비 포함 수수료로 떼어가는 데 반해 배달대행플랫폼 업체들은 배달료의 1% 이하만 수수료로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라이더의 수입이 크게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어 배달 운영비, 보험료 등을 모두 라이더가 부담해야 한다.
소비자·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정부 지원이 필요하단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택시나 외국인 노동자들이 음식을 배달할 수 있게 한다거나 배달 라이더가 양성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만드는 등의 정부 정책이 있어야 배달료 부담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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